‘수사권 조정’ 놓고 공방가열… ‘인천 검·경’ 확전 조짐

수사·기소권 조정을 놓고 경찰과 검찰의 논리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은 최근 ‘수사구조개혁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경찰 통합포털시스템인 폴넷(polnet)에 올렸다. 수사권 조정에 대해 내부논리를 강화하고 대국민 홍보까지 나서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수혁단은 ‘현행 형사사법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수사권과 기소권의 독점’이라며 ‘기소권이 있는 검사가 직접 수사함으로써 진실 발견보다는 유죄를 받아내기 위한 수사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헌법에는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토록 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조항 중 ‘검사의 신청에 의해’란 문구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형사소송법에도 사법경찰관은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인천지역 한 고위급 경찰은 “현재 수사의 98%는 경찰이 하고 나머지 2%만 검찰이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사가, 재판은 판사가 해야만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경찰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 인식과 함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 수사권 조정은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에서 추진하고 있어 검찰 입장에선 법무부 움직임에 불만을 제기하기가 어렵단 입장이다. 검찰은 수사·기소권 조정이 검·경간 갈등으로 비치는 것 역시 경계하는 분위기다. 인천지검 고위 관계자는 “수사·기소권 조정의 핵심은 국민의 인권 보호에 있고, 특정 조직에 대한 권한 확대나 축소 문제로 나아가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수사·기소권은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고 제대로 움직이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일 뿐 어느 기관이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결국 국민이 직접 선택해야 할 부분이지 관련기관들이 주장할 사안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경찰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에게 수사지휘를 맡긴 것은 경찰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라며 “과연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했을 때 이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준구·김경희기자

[달리는 시한폭탄 인천 마을버스] 2. 면피성 ‘임시검사’

인천 시내 곳곳을 누비며 서민의 발이 되고 있는 마을버스가 노후화와 장비 불량 등으로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27일 인천시청에 따르면 부평구, 연수구 등 인천지역을 오가는 A사 마을버스 20여대 중 지난해 10월 이후 최근까지 행정처분을 받은 버스는 절반가량인 10대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로 충격 완화를 위해 기사들 좌석에 설치된 에어샵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계기판은 버스가 달리고 있는데도 움직이지 않았다. 마을버스 기본 연한 9년을 넘긴 버스가 절반 이상인 것은 물론 11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최대치를 초과해 과징금 처분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인천시는 민원 제기 이후 해당 구에 행정처분을 요구했고, 업체 측은 절차에 따라 임시검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본보가 입수한 A사 사업용 자동차 임시검사 합격통지서를 보면 한 마을버스는 지난해 11월 7일 임시검사 합격통보를 받은 뒤 2달이 채 되지 않아 또다시 차량 고장으로 정비소 신세를 지게 됐다. 업체 관계자는 “여러 문제가 제기돼 검사소에서도 더 신경을 써서 검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시와 버스 업체가 인식하지 못한 문제도 발견됐다. A사의 마을버스 일부 운전석에 안전벨트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해당 버스의 경우 출고 당시부터 운전석에 안전벨트가 없었던 모델”이라며 “시와 군에서도 그러한 사실을 확인한 후에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시 관계자 역시 “안전벨트가 원래 없이 출고가 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황당한 이야기”라며 “마을버스 승객석은 예외규정의 적용을 받지만, 운전석은 당연히 안전벨트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생각하며 읽는 동시] 손가락

최 향- 손가락 무엇을 가리켜야 할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갖고 싶은 것 모두 가리키고 싶지만 손가락은 거친 엄마의 손등을 보고 다시 한번 생각한다 하고 싶다고 갖고 싶다고 이것 저것 가리키면 안 된다는 것을. 법정 스님같이 ‘무소유’의 삶을 산 이도 있지만, 인간은 어디까지나 소유의 동물이다. 이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다 똑 같다. 인생의 길에는 갖고 싶은 게 왜 그리도 많은지. 이 동시는 손가락을 내세워 인간의 소유욕에 대한 경계심을 훈계한다. ‘갖고 싶은 것을 가리켜 보라’고 했을 때 무엇을 가리켜야 할지 고민에 빠진 아이의 손가락. 마음 같아서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다 가리키고 싶은데, 하필이면 그 때 엄마의 거친 손등이 떠오른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살림을 꾸리느라 나무껍질처럼 거치러진 손, 크림 한 번 발라보지 못한 억센 손...그 손은 ‘이것 저것 가리키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 땅의 어머니들도 그렇게 살았다. 전쟁과 가난의 세월 속에서 한 가정의 살림을 꾸려나가기 위해서는 그리 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만큼이라도 사는 데는 그렇게 바보처럼 산 어머니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동시를 쓴 시인의 어머니도 그런 어머니였을 것이다. 그 어머니의 삶을 하나의 거울로 삼은 시다. 자기 몸을 방패삼아 자식들의 안위와 장래를 위하는 데 행복의 의미를 두었던 이 땅의 어머니들에게 바치는 헌시(獻詩)이기도 하다. 참 예쁘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한국GM 노사 임단협 재개 풍전등화 사태 해법 분수령

한국GM 노사가 이번 주 경영정상화 방안을 놓고 교섭을 재개한다. 글로벌GM의 신차배정 등 이달 말까지 정한 시한을 앞두고 노사가 테이블에 마주 앉는 만큼 향후 한국GM 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GM 등에 따르면 노사는 오는 28일 오전 부평공장에서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3차 교섭을 재개한다. 노사는 지난 7일 올해 첫 임단협 상견례 및 협상에 나서 모두 2차례 교섭을 했지만, 군산공장 폐쇄 발표와 설 연휴 등이 이어지면서 후속 협상은 중단됐다. 이번에 재개되는 교섭에서 사측은 임금 동결 및 성과급 지급 불가, 승진 유보 등 대폭 삭감된 복리후생안을 담은 교섭안을 노조에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국GM 노사 임단협이 중요한 것은 글로벌GM이 신차물량 배정에 있어 비용절감을 가장 큰 고려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배정받아 생산물량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 결정을 글로벌 GM이 내리기 때문에 한국GM이 임단협을 통한 비용절감 노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한국GM이 이미 납품받은 자동차 부품을 반품한다는 사항을 두고 위법행위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부당 반품은 심각한 법 위반인 만큼 하도급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또 한국GM 차량 단종에 따른 소비자 보호 문제에 대해서도 강화된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이 조만간 공포되는 만큼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GM노조는 28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공장폐쇄 철회, 구조조정 저지, 30만 일자리 지키기 금속노조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청와대까지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GM의 자본투자 및 시설투자에 대한 확약과 한국GM 실사에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받고 생존권을 지키겠다는 우리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함”이라며 “미국 대사관 앞에서 사전집회를 하는 것은 글로벌GM에 대한 우리의 요구를 촉구하고 전달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아이가 미래다] 가족친화기업-영우 T&F LEAD

근무일수 232일, 근무시간 1624시간.패션 소재 전문 기업 영우 T&F LEAD(안양시 동안구) 임직원의 지난해 근무시간과 근무일수다.우리나라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에 따라 근로 246일, 1968시간에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치다. OECD 평균 근로시간인 1766시간보다도 142시간 적다.영우의 임직원들은 오전 8시30분에 출근하고, 오후 4시30분에 퇴근한다. 출퇴근 시간은 철저하다. 야근이나 당직은 없다. 일은 시간 안에 끝내야 하고, 모든 직원들은 4시30분이 되면 출퇴근입력기에 퇴근 시간을 찍고 나가야 한다. 행여나 직원들이 눈치를 볼까 대표를 비롯해 임원들은 20분 전, 부장들은 10분 전에 퇴근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익숙한 풍경이다.전재성, 이영숙 대표가 이끌고 있는 영우는 1990년 설립된 패션 소재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기업이다. 직원 34명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이지만 기업부설연구소의 신소재 연구와 체계적인 생산 시스템을 통해 국내 대기업 브랜드를 포함해 1천여곳과 거래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 영국 등으로 수출하며 ‘작지만 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영우의 또 다른 타이들은 바로 ‘여성고용우수기업’ ‘가족친화기업’이다. ‘근무시간 단축’을 비롯해 ‘리프레쉬 기간’ ‘전 직원 연 1회 가족 해외여행비’ ‘생일자 당일 휴가 및 가족 외식비’ ‘임직원 가족초대 문화의 날’ ‘자유로운 문화회식’ ‘직원전용 카페’ ‘장기근속 포상’ 등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게 적극 지원하고 있다.근무시간 단축은 7년전부터 꾸준히 30분 단위로 줄여왔다. 처음 7시30분에서 시작해 7시, 6시30분, 6시 그리고 올해 4시30분이 됐다. 내년에는 4시까지 당길 계획이다. 특히 근무시간 단축으로 인한 구성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체 ERP 개발, 답돌이(자동응답시스템) 등 사내 시스템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지난해부터는 ‘어른들에게도 방학을’이라는 키워드로 연 3회 방학을 제공하는 리프레쉬 기간을 도입했고, 전 직원들에게 연 1회 가족 해외여행비 2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리프레쉬 기간은 장미방학, 해바라기방학, 코스모스방학으로 총 3번이다. 4월28~5월7일(장미방학), 7월28일~8월5일(해바라기방학), 9월22일~10월3일(코스모스방학)에는 전임직원들이 방학에 들어간다.가족 해외여행비는 그동안 직원 개개인에 소소하게 지원하고 있다가, 지난해 대상과 금액을 전직원 200만원으로 정하고 지급하기 시작했다.생일자 당일 휴가 및 가족 외식비 지원은 오래전부터 진행해 왔다. 생일자는 당일 휴가를 쓸 수 있고, 가족 외식비 20만원을 지원받는다.이 모든 것들은 단순히 1~2년 안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전재성, 이영숙 대표의 ‘가족’에 대한 남다른 고집과 철학으로 설립 이후 부터 3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꾸준히 노력해 정착시킨 문화다.영우의 문화는 직원 개개인의 삶을 변화 시켰다. 일과 가정의 양립은 물론 일에 대한 책임감, 직원간의 끈끈한 유대감, 회사에 대한 애사심까지. 아이 유치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 집의 이사를 위해, 출산을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눈치 받는 사람도, 눈치 주는 사람도 없다. 서로의 출산과 휴가, 가족행사를 제 일처럼 챙기고 독려한다.중소기업의 가장 큰 문제인 인력난과 이직률은 남의 일이다. 34명의 직원 중 10년차 이상이 5명, 5년차 이상이 14명이다.매출 상승은 자연스럽게 뒤따라 왔다. 직원들 스스로도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갖고 보다 업무에 집중했다. 근무 시간은 훨씬 효율적으로 돌아갔고, 섬유업계의 계속되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지속해서 상승는 결과를 낳고 있다.송시연기자 [인터뷰] 전재성ㆍ이영숙 대표주인의식 가질 수 있는 환경 구축”전재성, 이영숙 대표는 부부다. 네 아이를 둔 다둥이 부모다. 시골에서 올라와 맨손으로 지금의 영우를 만들면서 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가화만사성’은 두 대표가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깨달은 삶의 철학이다.-가족친화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처음 패션업계에 들어왔을 때 4대보험 조차 없었다. 그런 것부터 하나 하나 고쳐 왔다. 오랜시간 작은 것 부터 꾸준히 실천해왔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진짜 애사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모든 기업들이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말을 한다. 직원들은 한달에 한번 월급 받는 사람들이다.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지나. 진짜 주인처럼 대해야지 주인이 되는 것이다.-근무시간 단축이 가장 눈에 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퇴근시간을 조금씩 줄이기 시작했다. 헌데 일이 되더라. 줄이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고, 이게 정상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30분 단위로 줄이기 시작했다. 내년에는 4시에 퇴근한다. 직원들도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근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일을 해결해 나간다. 물론 시스템도 뒷받침 돼야 한다. 직원들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도록 회사에 필요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고, 업무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실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근무 시간이 현저히 줄고, 시스템 도입에 따른 상당수의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매출에는 지장이 없다. 요즘같은 경기에 매출이 떨어지지 않는 것만해도 대단한 일이다. 오히려 소폭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을 체감했기 때문에 올해도 자신있게 추진할 수 있었다. 직원들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가족친화제도를 통해 크게 얻은 부분이다.-많은 중소기업들이 이러한 제도들을 도입하는데 쉽게 나서지 못한다. 조언 한마디 해주자면.이런 문화들이 많이 확산되길 바란다. 열심히 해라, 더 열심히 해라는 직원들은 움직일 수 없다.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서로의 입장을 끊임없이 고려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오너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추진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 아니냐.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인터뷰] 이보란 영업부 직영매장팀 과장 “아이와 함께 할 시간 많아 행복”올해 11년차 이보란 과장은 영우가 첫 직장이었다. 영우에서 결혼을 했고, 출산을 했다. 지금 그 아이이가 5살이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것이 힘들 법도 한데, “아이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웃었다.-실제 근무 환경은 어떠한가.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느끼는 부담과 문제점들이 현저하게 적다. 회사에서 여러가지를 추진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잡게 됐다. 처음 퇴근 시간을 앞당긴다고 했을때는 ‘한 해만 하고 말겠지’ 싶었다. 매년 조금씩 바뀌어 나가는 회사의 모습을 보면서, 회사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또 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커졌다. 영업부에 있다보니 회사의 매출을 신경쓸 수 밖에 없다. 내가 조금이라도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무엇일까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게 됐다.-제도의 도입 전과 후 개인적인 삶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 왔는지.퇴근 시간이 빨라지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다. 함께 저녁을 먹고, 학습지를 한다. 입사 초기에는 꿈에 대한 포부가 컸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더라. 내가 좋아 하는 일을 하면서, 아이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해부터는 리프레쉬 기간과 해외여행비가 지원되면서, 가족들과 여행 계획을 짠다. 삶에 또다른 즐거움이 생겼다. 지쳤던 몸들을 힐링할 수 있는 시간들이 생기니까 일에 대한 의욕과 삶의 질, 모두 높아졌다.-워킹맘에게 가장 필요한 가족친화제도는 무엇일까.근무 시간이다. 퇴근 시간이 조금만 빨라도 많은 것들을 가족과 함꼐 할 수 있다.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퇴근을 정확한 시간에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기쁨이다. 주변에서도 다들 부러워한다. 올해 회사에서 방학 일정을 표시한 달력을 만들었다. 거래처에도 나눠줬는데, 달력을 보시고는 거래처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 했다는 말을 들었다. 영우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송시연기자

장애인·가족 ‘삶의 활력소’…전국 첫 장애인 전문 체육시설 ‘인천장애인국민체육센터’

인천장애인국민체육센터가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며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27일 인천시에 따르면 센터는 장애인·어린이·여성·노인 등 4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자 지난해 8월 연수구 선학동 선학체육관 옆에 세운 전국 첫 장애인 전문 체육시설이다. 연면적 3천900여㎡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수영장·체력단련실·사격장·골볼장·실내조정장 등의 체육시설과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하게 장애인 경기 규격에 맞는 보치아·골볼·수영장이 마련돼 있다. 현재 시 장애인체육회에서 맡고 있는 센터는 지적·발달·지체·뇌병변 등 장애유형별 수영, 일반장애인 수영, 배드민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저강도의 던지기 뉴스포츠 등 20개의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전문 지도자가 개인별 체력테스트를 진행해 단계별 수준과 적합한 운동기구를 제공하는 맞춤형 재활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또 가족이 함께하는 요가·태보·필라테스 등 가족 맞춤형 프로그램 등도 운영돼 장애인 가족들도 센터에서 심신을 단련할 수 있다. 센터는 전국 최고 수준의 시설·프로그램·지도자를 갖추고 있고, 이용료도 저렴해 모든 프로그램이 만원을 이루고 있다. 하루 평균 이용자만 600명에 달하고,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는 대기자 역시 400명에 이른다. 심지어 인근 시흥과 부천 등에서도 센터를 찾아오고 있다. 이와 관련, 유정복 시장은 “바로 옆에 있는 선학체육관과 시유지를 활용해 장애인들에게 더 많고 우수한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장애인을 배려하는, 장애인이 희망을 갖는 인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업무보고 청취하는 경기도의회

[행복을 주는 기업] 사회적기업 ㈜‘처가식품’

전통의 맛과 미를 살려 어머니의 손맛을 전해주는 급식전문업체 ㈜처가식품(대표 이하경)이 장애인과 고령층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작지만 강한 사회적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양시 일산 동구에 소재한 ㈜처가식품은 지난 1995년 5월 설립 후 ‘단체급식’이라는 한우물만 팠다. 올해로 창립 23주년을 맞아 서울, 인천, 파주, 고양 지역에 주요 고객사로 퓨전 선술집인 ‘지짐이’와 ‘수상한 포차’, 그리고 ‘세프의 국수&육개장’ 등 프렌차이즈사와 각급 학교 등 300여 개소에 급식 자재를 제공하면서 업계에서 ‘히든 챔피언’으로 자리매김했다. ㈜처가식품은 20년 가까이 일한 40대부터 70대까지의 베테랑 사원 25명이 이끌고 있다. 이 가운데 70%는 장애인 등 소위 사회적 취약계층이지만 제품만큼은 완벽하게 생산해 내고 있다. ㈜처가식품 사원들이 고령층 등 소외계층이 주를 이루는 것은 이하경 대표가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등 기업철학 실천과 기업윤리를 실행하기 위해 지난 2013년 11월 경기도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에 이어 2년 뒤 2015년 11월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는 등 노력의 소산이다. ㈜처가식품이 동종업계에서 챔피언으로 인정을 받는 것은 ‘최고의 위생’, ‘국내산 및 유기농 중심의 최고의 품질’,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먹을거리 제공’과 ‘정직함’ 때문이다. 전류, 튀김류, 후식류, 과일류 등 생산되는 50여 종의 제품은 오로지 수작업으로만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또 식품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각 단계에서 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 위해요소가 해당 식품에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생관리시스템인 HACCP(햇섭) 인증을 받았다.아울러 계절식으로 삼짇날에는 진달래 화전과 화채, 단오날에는 수리취떡, 중양절에는 국회전 등을 곁들이고 시즌별로 봄에는 쑥덕, 화전 등을 여름에는 밀국수, 가을에는 국화전, 겨울에는 팥죽 등을 다양하게 납품하고 있다. ㈜처가식품은 지난 2009년 2월 고양시로부터 위생등급평가 1등급을 지정받은 데 이어 2013년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적용업소로 지정받는 등 최고 위생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과일만 전문으로 하는 2공장과 전 제품을 생산하는 1공장에 각각 금속 검출기 등을 설치해 이물질을 방지하는 등 완벽한 위생관리를 통해 품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이시현 이사는 “전 직원이 위생복, 위생모, 위생화를 착용하고 20여 년째 위생등급 1등급을 목표로 100% 물샐틈없는 철저한 위생을 고집하고 있다”며 “전 생산공장을 모니터링하며 청결한 위생 경계를 24시간 늦추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고유 전통식품의 계승과 역동적인 벤처정신으로 똘똘 뭉쳐 청결 제품생산을 일의 처음과 마지막으로 생각하는㈜처가식품은 최근 군대에 있는 젊은이들을 주목하고 있다. 이하경 대표이사는 “앞으로 고객 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메뉴개발과 다양화로 식문화를 선도해 나가겠다”며 “특히 고령층 등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을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해나가는 알찬 회사로도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이하경 처가식품 대표이사“정직한 제품으로 인정받아 새로운 메뉴 개발 힘쓸 것”“어머니의 뛰어난 손맛으로 전통의 맛과 퓨전의 감각을 살려 학생 등 고객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수제 전과 튀김 전문회사인 ㈜처가식품은 사회적기업으로 단체급식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이하경 대표이사(49)는 “다음 세대를 이어나갈 학생 등을 위한 책임감으로 최고의 품질과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하경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대학에서 의상디자인과 캐나다 유학을 통해 경영학까지 공부한 실무와 경영을 두루 갖춘 인재였다. 그런데 지난 1995년 5월 갑자기 학생들을 위한 단체 급식 사업에 뛰어들면서 모두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이 대표는 “단체급식이 처음 도입될 때 우리나라에서는 국이나 찌개 등이 위주였고 위생 상태도 엉망이었다”며 “유학시절 먹던 학교 급식의 다양한 메뉴와 철저한 위생과는 비교돼 어머니와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고 창업 일화를 소개했다.그는 “물론 회사를 설립하고 나서 어려움이 많았고 나이도 어리고 여성 경영자라서 무엇보다도 영업 고충이 심했다”며 “각급 학교와 산업체 급식담당자들의 철저한 외면 속에서도 양질의 제품과 정직하고 끈질김 속에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하경 대표의 각고의 노력 끝에 사업 초기 완자, 동태 등 10여 종에서 시작해 설립 23년째인 올해에는 50여 종이 넘는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제품의 뿌리는 우리 고유의 전통 전이며 그 가치와 함께 베이컨맛살전 등 학생들의 서구 입맛을 맞춘 퓨전제품들이다. 현재 서울, 고양, 파주, 인천 등 지역 초중고 약 300여 개교의 단체 급식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회사 장수비결로 ▲정직함 ▲현장에서 원하는 제품공급 ▲대체식품 제공 등 3가지를 꼽았다. 이 대표는 “처가식품은 원자재부터 제품출하까지 모든 과정에 정직을 담고 있으며 산업체나 학교에서 원하는 제품은 정성을 담아 제때, 그리고 대체 제품까지 한치의 어긋남 없이 공급한다”고 자부했다. 이 대표는 결코 회사 이득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2015년 11월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으면서 직원 70%가 고령자,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는 등 소외계층의 경제 사각지대를 없애고 있다. 특히 친동생과 하경법무사무소를 설립,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무료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기업윤리를 실천하고 있다. 이하경 대표는 “앞으로도 더 좋은 먹을거리로 서구 입맛에 길든 현대인들에게 우리 음식을 알리고 새로운 메뉴로 보답하겠다”며 “젊은이들이 있는 병영(兵營)에 제품을 공급하고자 메뉴를 새로 개발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파주=김요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