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부품 절단 부문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려 준비 중이다.공정의 불량률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이점도 있지만,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7천530원으로 올해(시급 6천470원)보다 16.4% 인상돼 인건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지자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직원 130여 명 가운데 10여 명의 인원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A씨는 “가족처럼 함께 일한 직원들을 내보내는 데 상당한 고민을 했지만, 도저히 늘어나는 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당분간 다른 기업과 연계에 일자리를 주고,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수익이 더 늘어나고 임금 등이 안정되면 다시 부르려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지역 중소기업ㆍ소상공인 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일부 업체들은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에 신규채용을 중단하고 공장 자동화나 무인자동화 기계에서 살길을 찾고 있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2018 중소기업 경기전망·경제환경 전망조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 5곳 중 1곳꼴(18.1%)로만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나머지 80% 이상의 기업이 ‘미정’(40.6%)이거나 ‘채용계획이 없다’(41.3%)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16.4% 오르면서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올해보다 15조 2천여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아르바이트 시장 역시 다르지 않다. 알바천국이 자영업 및 중소기업 고용주 1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43.4%가 내년에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 대신 이미 무인기계를 ‘사용 중’(10.9%)이거나 ‘사용 의향이 있다’(30.4%)는 응답도 41.3%에 달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PC방·편의점·슈퍼마켓·주유소·이미용업·음식점·택시·경비 등 경영난에 처한 업종에 대해서는 ‘업종별 차등 적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의 일괄적용이 아닌 편의점이나 음식점, 미용실, 주유소 등 최저임금 적용에 크게 영향을 받는 업종은 최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업종별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안산시의회가 운영 중인 ‘안산시 청소년의회’가 최근 청소년의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별 심의 안건을 의결한 뒤 9개월간 진행해 온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24일 안산시의회에 따르면 ‘안산시 청소년의회’는 시의회가 올해 처음 시도한 것으로 청소년들에게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 체험과 입법 활동 참여의 기회를 주고자 지난 3월 관내 각 중학 교장의 추천과 서류 심사 등을 통해 21명의 학생 의원을 선발·구성했으며 참여 학생 스스로 상임위 등 원 구성과 의사일정을 정하고 안산시의 청소년 정책, 지역의 관심사 등에 대한 토론과 제안을 통해 스스로 문제해결을 모색하는 활동을 해왔다. 실제 의회운영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청소년의회는 그동안 3개 상임위 운영을 통해 △안산시 공공용 쓰레기통 설치에 관한 조례(안) △안산시 청소년 시정평가단 운영 조례(안) △안산시 평화의 소녀상 설치 및 관리 조례(안) 등 총 6건의 안건을 발의, 2차 본회의에서 전 안건을 가결했다.특히, 처리된 6개의 조례(안)는 본회의 산회 후 청소년의 제안에 귀 기울여 줄 것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민근 의장에게 전달했으며 타당성 등에 대한 검토에 따라 시 정책 반영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이민근 의장은 “청소년의회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이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배우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소속감과 책임감을 느끼는 시간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다양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들이 마련될 수 있도록 다양한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안산=구재원기자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수사본부는 24일 건물주인 L씨(53)와 관리인 K씨(50)에 대해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날 건물주 L씨 등 2명을 제천경찰서로 불러 이번 화재 발생과 관련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됨에 따라 체포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소방시설 설치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23일까지 화재 현장 목격자 4명, 탈출자·부상자·유족 34명 등 총 38명을 상대로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해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는 경남 통영의 통영항 전경을 한 폭에 담은 커다란 그림 하나가 걸렸다.고 전혁림 화백의 작품인 ‘통영항’이다. 이 그림은 노무현 정부 때 인왕실에 들어왔다가 이명박 정부 때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 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다시 인왕실 벽에 걸리게 됐다. 이 그림에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2005년 당시 TV를 보던 노 전 대통령은 전 화백의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했다. TV 화면에 스쳐 지나간 전 화백의 그림을 보고 감동을 한 노 전 대통령은 예고도 없이 그 미술관으로 달려가 작품을 제작 의뢰했다. 그때 노 전 대통령이 찾은 미술관이 김이환씨(83)가 관장으로 있는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에 위치한 ‘이영미술관’이었다. 올해로 개관 17년째를 맞은 이영미술관은 7천여 평의 대지에 야외조각공원과 함께 지상 1~3층의 미술관 전시장으로 이뤄져 있다. 김 관장은 원래 2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했다. 부산에서 우연히 매화 그림 한 장을 산 것을 계기로 그림에 관심을 두게 된 김 관장은 1977년 화가 박생광과 인연을 맺게 됐다. 박 화백에게 흑모란 그림을 청하러 무작정 찾아간 것. 김 관장은 이를 통해 박 화백의 후원자가 됐다. 1979년 공무원을 그만두고 일반 기업에 들어간 김 관장은 부업으로 돼지 3천 돈을 사육, 수익금을 통해 박 화백이 눈을 감은 1985년까지 8년간 그를 후원했다. 이 같은 후원은 전혁림 화백에 대한 후원으로까지 연결돼 전 화백이 타계한 2010년까지 21년간 이어졌다. 결국 두 작가의 예술활동을 지원하며 후원자로서 이들을 세상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김 관장은 2001년 오랜 꿈이었던 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제껏 모았던 두 작가의 작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고 이들과 같은 예술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해서다. 김 관장은 “앞으로도 젊고 재능있는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며 “우리 미술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훌륭한 미술관이 용인에도 있다는 사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송승윤기자
한 해가 마무리 돼가면서 많은 이들이 ‘올 한 해 행복했나?’를 생각해본다. 그러면서 내년엔, 또는 내년에도 ‘행복했음 좋겠다’라는 바램을 갖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국가 GDP(국내총생산) 순위 대비 국민행복지수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국민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의 삶의 방식은 어떨까. 덴마크인들은 ‘휘게(Hygge)’ 라이프를 지향한다. 휘게는 ‘좋아하는 사람과 거실에 앉아 장작불이 탁탁 타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일상적인 분위기다. ‘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의 저자 마이크 비킹은 “휘게는 간소한 것, 그리고 느린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새 것보다 오래된 것, 화려한 것보다 단순한 것, 자극적인 것보다 은은한 분위기에서 휘게를 더 가깝게 느낀다. 스웨덴 사람들의 ‘라곰(Lagom)’은 ‘딱 알맞은 양’ ‘적당히’ ‘충분히’를 뜻한다. 그들은 라곰한 크기, 라곰한 양, 라곰한 기분, 라곰한 분위기, 라곰한 맛을 중요시하며 과한 것을 바라지 않는 편안하고 소박한 삶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라곰, 스웨덴식 행복의 비밀’의 저자 롤라 오케르스트룀은 “라곰한 삶은 어떤 상황도 받아들 수 있는 정서적 여유를 갖추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프랑스의 ‘오캄(Au calme)’은 ‘고요한’ ‘한적한’ 분위기다. 오캄 라이프는 심신이 평온한 상태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삶을 여유롭고 편안하게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일이 잘 진행되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차 한 잔 들고 ‘오캄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는 여유다. 일상에서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확행(所確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입을 때의 기분’이 소확행이라고 했다. 소확행은 미래보다 지금이 소중하고, 특별함보다는 평범함을 중시하며, 행복의 강도가 아닌 빈도를 중시하는 세계적 추세와 일치한다. 이 개념은 우리나라에서도 거창한 목표나 성취감보다 일상 속 행복을 찾으려는 현상이 일면서 주목받고 있다. 소확행은 내년도 소비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거창하고 요란한 것보다 ‘단순하고, 은은하고, 평온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아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이연섭 논설위원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안전의식의 부재와 소방당국의 미숙한 대응으로 대형참사가 또 발생했다. 지난 목요일 충북 제천시 소재 노블 휘트니스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사망하고 36명의 부상하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참사 역시 후진국형의 참사요인인 인재(人災)로 볼 수 있어 한국사회의 안전불감증과 소방당국의 미숙한 대응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최근 수년동안 우리는 인재에 의한 대형참사의 쓰라린 경험을 했음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오히려 반복되고 있어 과연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고가 발생할까 두렵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4년이 되어 가고 있지만 대형참사가 반복되고 있다. 경인지역의 경우, 2014년 5월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1층에서 가스배관 용접작업 중 안전 소홀로 화재가 발생해 9명이 죽고 69명이 다쳤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전남 장성의 요양병원에서 21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그뿐 아니다. 2015년 1월 의정부 아파트 화재로 5명이 숨졌다. 지난 2월 화성시 동탄 아파트 단지 상가건물에서 어린이 놀이시설 화재로 4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달 초에는 인천에서 급유선과 낚싯배 충돌로 13명이 죽었다. 그때마다 안전의식을 강조했고 또한 정부는 사고 발생 시 골든타임 내에 희생자를 최소화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 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 경찰· 검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합동 현장감식을 참관한 유가족들은 스포츠센터 운영자가 얼마나 허술한 안전관리를 하였는가를 오열과 탄식으로 대신하고 있다. 비상구는 찾을 수도 없는 위치에 사물함으로 막혀있고 관리인도 두지 않아 비상시에 안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고, 더구나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외장재 ‘드라이비트’공법을 사용했으니, 화재 시 대형참사의 발생은 자명한 것 아닌가. 소방당국의 대응도 역시 허술했다. 불법주차로 인해 소방차 접근이 어려웠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없다. 여탕에 갇힌 희생자들이 연기 질식을 피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여러 곳에 있는 유리벽을 여하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재빨리 깨기만 했더라도 이렇게 많은 희생자는 없었을 것이다. 안에 갇힌 희생자들이 유리를 깨달라고 얼마나 소리를 쳤는데도 물만 뿌리는 소방차가 무슨 소용 있는가. 초반대처의 기본수칙도 모르는 것 아닌지. 제대로 작동도 하지 못한 굴절차를 장비라고 가지고 온 소방당국의 책임 소재는 반드시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번 제천시 스포츠센터 대형참사를 계기로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진단과 책임규명을 해야 한다. 안전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이런 대형참사는 또 발생할 것이다.
언제까지 정치 희생양 삼을 건가. 시민 스포츠단이 왜 정치 희생양이 돼야 하나. 선거철만 되면 단골 메뉴처럼 목도하는 장면이 있다. 야당 시의회가 스포츠단 운영에 제동을 건다. 제출된 예산에 딱히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냥 전액 삭감 또는 무차별 삭감을 한다. ‘방만한 경영’ 때문 이라고는 하는데, 입장이 바뀌면 없던 일이 된다. 전임자와 똑같이 지원한다. 그때마다 선수단 명예는 추락한다. 예산 축내는 죄인 신세가 된다. 이번엔 성남 FC인가보다. 성남시 예산 결산 특별위원회가 운영 예산 70억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모두가 알듯이 한국 프로축구의 경영은 최악이다. 대기업 구단의 경우 기업 지원금, 시민 구단의 경우 시 지원금에 크게 의존한다. 70억원이 삭감되면 성남 FC는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 소식을 접한 선수단과 팬들의 걱정이 크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본회의 의결에 앞서 극적인 타결로 예산이 통과되기를 바라고 있다. 예결위가 밝힌 삭감 이유는 운영비 부실 공개다. 집행부가 성남 FC 운영비 사용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본질이 ‘정치’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성남시는 기업이 낸 후원금을 성남 FC에 지원했다. 이를 두고 야권은 ‘후원금 비리’라고 공격했다. 이 문제를 더 부각시키겠다는 것이 야당의 의도다. 여기에 말려들지 않겠다며 무시 전략을 펴는 것이 집행부 전략이다. 누가 봐도 그렇다. 양쪽 모두 나쁘고, 옳지 않다. 시장들은 운동부를 정치 수단화해왔다. 성적 좋은 경기에 참가해 얼굴 알리는 데 목표를 뒀다. 이러니 성적이 나쁘며 마구잡이식으로 칼을 휘둘렀다. 정치적이긴 시의회도 마찬가지다. 시장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운동부를 악용했다. 시장이 맘에 들면 예산을 통과시켰고, 그렇지 않으면 삭감했다. 시나 시의회 어디에도 운동부 육성에 대한 순수성은 없었다. 이번엔 성남 FC가 그 목표가 된 것이다. 성남 FC가 어떤 팀인가. 한국 축구의 역사다. 서울과 천안을 전전하다가 성남에 둥지를 틀었다. 모기업이 손을 뗀 2013년부터는 시민이 혈세로 운영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 7회 우승 등 각종 대회 우승만 21회다. 28년간 한국 축구의 역사를 써왔다. 잠깐 스쳐갈 지역 정치인의 그것과 차원이 다르다. 정치 놀음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실제로 해체할 필요성이 있을 순 있다. 그게 아니라면 정치 장난이다. 하면 안 된다. 사사건건 극한 대립을 해온 성남 지역 정치권이다. 쉽사리 조율되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안다. 그래도 조언은 남겨야 한다면 이렇다. 이재명 시장은 성의껏 설명해야 하고, 시의회는 충실히 심의해야 한다.
한 달 중 몸이 아프거나 근심이 있는 날을 빼면 우리가 평안히 즐겁게 살 수 있는 날은 며칠 되지 않는다. 죽은 자식을 데려와서 살려달라고 했을 때, 집안에 죽은 사람이 없는 열 집에서 콩을 얻어오면 살려주겠단 석가의 말을 생각해 보면 우리는 저마다 근심, 걱정, 죽음을 가까이 두고 살아가는 셈이다. 앞길이 희미하고 아득할 때, 심신이 괴로울 때 우리는 눈물을 닦아 줄 그 누구를 찾는다. 우리를 구원해 줄 구세주, 메시아를 기다리는 것이다. 성탄절이 다가온다. 성탄절은 예수가 태어난 날로 알려져 기독교권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명절이 됐지만 그 유래는 빛이 어둠을 이기기 시작하는 날, 즉 동지가 지난 첫 일요일인 태양절이다. 성탄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창조주인 신이 피조물을 구원하기 위해 직접 사람이 됐다는 데 있다. 예수는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지냈다. 12제자들 중에 글을 쓸 줄 아는 사람도 한둘 뿐이었다. 겸손을 상징하는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했을 때 사람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그를 열렬히 환영했다. 백성은 그가 자신들을 구하러 온 분이라고 믿었으나, 종교지도자들은 눈엣가시로 여겼다. ‘산헤드린(Sanhedrin)’이라는 유대의 의결기관에서 무고한 그에게 사형에 해당하는 죄를 씌워 총독 빌라도에게 데려갔을 때, 군중은 바라바를 놓아주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다. 제국에 억압받는 자신들을 구해주리라 믿었던 이가 힘없이 잡혔을 때, 그는 메시아가 아니라 혹세무민하는 사기꾼으로 보였기 때문이리라. 명문대학도 아닌 지방대 출신의 한 의사가 격려와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가 치료한 사람들은 건설노동자, 운수업 종사자 등 근로계층으로 부자가 아니었다. 저승사자와 줄다리기하듯 그가 아니었으면 죽었을지도 모를 환자들을 수없이 살려냈다. 자신의 몸도 돌보지 못하며 사신과 맞서는, 겸손하지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바른말을 하는 그에게 일반인뿐 아니라 동료의사들도 존경과 지지를 표명했다. 지지하는 여론이 비등하면 그 빛에 대응하는 그림자도 함께 드리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장일치의 판결은 무효라는 자신들의 원칙을 어기고서 예수를 만장일치 유죄로 판결한 ‘산헤드린’의 위원들처럼, 자신은 한 사람의 의사일 뿐이라고 몸을 낮추는 그를 ‘눈엣가시’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이라며 환호하다가 한순간에 “그를 십자가로!”라고 외치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천주교 신자인 그 의사가 십자가의 길 14처를 묵상하며 따라 걸어보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리고 그는 그 길이 험난하리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래서 미리 관에 들어갈 부장품으로 ‘치료했던 환자 명부’를 준비했는지도 모른다. 학생시절 유행했던 김민기의 ‘금관의 예수’를 다시 들으며 만해의 시 ‘비방’을 떠올린다. “세상은 비방도 많고 시기도 많습니다. 당신에게 비방과 시기가 있을지라도 관심치 마셔요. 비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태양에 흑점이 있는 것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당신에 대하여는 비방할 것이 없는 그것을 비방할는지 모르겠습니다.” 터무니없는 비방이 난무할지라도 그가 수난의 삶을 묵묵히 완수하리라고 나는 믿는다. 황건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화성 IBK기업은행이 프로배구 2017-20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에서 2연승으로 3위를 고수했다. IBK기업은행은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KGC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서 주포 매디스 리쉘(등록명 메디)가 32득점을 기록하는 맹위를 떨치고 김희진(20점), 고예림(16점)이 뒤를 받쳐 세트스코어 3대1(25-19 25-20 23-25 25-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3을 보탠 IBK기업은행은 9승6패, 승점 26으로 2위 수원 현대건설(승점 27)을 1점 차로 뒤쫓으며 3위를 유지한 반면, 4위 인삼공사(승점 16)는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인삼공사는 알레나 버그스마(등록명 알레나)가 33득점을 올리는 부활포에도 불구하고 연패를 끊지 못했다. IBK기업은행은 1세트 10득점을 퍼부은 메디의 활약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2세트서도 메디와 고예림의 잇따른 공격성공으로 세트를 추가했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는 3세트서 알레나가 혼자 12득점을 뽑아내는 활약으로 한 세트를 만회해 추격전을 펼치는 듯 했다. 4세트 중반까지 18-18로 팽팽히 맞선 상황서 IBK기업은행은 메디의 시간차 공격과 이고은의 세브에이스로 달아나면서 승리를 낚았다.황선학기자
고양 킨텍스는 킨텍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 지 1년 만에 앱 가입 회원이 10만 명을 돌파했다고 24일 밝혔다. 킨텍스는 관람객, 참가업체, 주최자 모두에게 편리한 전시컨벤션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정부연구과제 지원 사업을 통해 지난 1월 9일 킨텍스앱을 출시했다. 킨텍스앱은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행사들을 사전 등록하면 무료입장권을 발급받고 앱을 통해 바로 입장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특히 전시 일정확인은 물론 원하는 행사를 간편하게 사전등록 할 수 있어 호응도가 높다. 그뿐만 아니라 킨텍스 앱은 마이스셔틀 무료 모바일승차권, 실시간 주차현황, 인터넷보다 저렴한 주변호텔, 음식점, 문화관광시설 할인티켓 제공 등 다양한 추가혜택도 함께 제공한다. 이 같은 이점 때문에 당초 킨텍스가 내년 말 10만 회원 돌파를 예상한 것과 달리 1년 만에 앱 이용객 목표치를 달성했다. 킨텍스 관계자는 “앱 이용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크리스마스페어 행사에서 ‘킨텍스앱 10만 돌파 이벤트’를 개최해 자동차, 소파, TV 등을 전달했다”며 “앞으로도 앱을 통해 유용한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해 전시산업 관련 대표 앱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고 밝혔다. 고양=김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