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단상] 국감무용론 유감

정권교체 이후 첫 국정감사가 끝났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17대 국회 초선의원 시절에 이어 12년 만에 여당 법제사법위원으로 치른 국감이었다. 언론에서는 이번 국감을 적폐청산과 정치보복의 프레임 전쟁이라 말하고 최전선을 법사위로 꼽았다. 여당은 국정농단으로 무너진 법치주의와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외쳤고,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인권침해와 노무현 대통령의 비자금 재수사로 각을 세웠다. 국감을 통해 확인된 국기문란 실상은 심각했다. 검찰의 칼끝은 청와대 하명에 무뎌졌고, 거꾸로 ‘거악이 편히 잠들게’ 했다. 감사원의 마패와 유척도 수시보고 등 정치감사 논란 속에 장신구가 됐다. 법제처는 청와대 맞춤형 유권해석은 기본이고 법을 어기며 훈령개정도 해줬다. 군 검찰과 법원은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과 법원해킹 의혹 등으로 조롱당했다. 국회 법사위 소관 사정기관들은 법을 집행하고 공직부패를 감찰해야 할 책임이 있다. 준사법기관들의 행태가 이러한데, 타 부처 행정이 법률에 따라 운영되고 자체감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을 리 만무하다. 흔히 지난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만, 실제로는 당대의 경험에서조차 교훈을 얻지 못하기도 한다. 스스로를 객관화 시키고 성찰하는 일은 수천 년 내려온 공맹의 가르침처럼 어려운 일이다. 꼭 1년 전 주말 저녁을 바치며 추운 광장에 촛불을 들고선 시민들의 바람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부끄러운 지도자의 하야를 넘어,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공동체를 만들어달라는 주권자의 절박한 주문이었다. 구여권의 슬로건을 빌면 ‘국가대개조’, ‘비정상의 정상화’였다. 따라서 적폐청산이야말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을 위해 불가피한 과정인 것이다. 다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너무 서둘러서도 안 되지만 너무 여유를 부리다가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민생위기에 안보위기까지 겹친 엄중한 상황이다. 새 정부는 적폐청산과제를 빠르고 정확한 외과수술로 마무리해야 한다. 매년 국감 때면 맹탕 국감, 재탕 국감 등 국감무용론이 언급된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지방감사 반대 탄원서도 나오고 경제지 중심으로 기업인 대상 무더기 증인채택도 지적된다. 물론 필요 이상의 자료요구와 벌주기식 증인심문은 시정돼야 한다. 그러나 국정감사는 제도 자체로 비대화된 행정부의 독주를 견제하는 효과가 크다. 비록 제한된 감사기간과 질의시간 탓에 추궁을 못하더라도 자료제출과 시정요구만으로도 긴장과 주의를 환기시켜주기 때문이다. 특히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등 사법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더욱 중요하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국민주권주의의 요체는 대의제와 권력분립이다. ‘견제와 균형’은 고대 로마의 혼합헌정에서 비롯돼 근대 서구의 법치주의 정신으로 이어져 온 원리이며, 통치자의 자의적 권력행사를 방지하고 국민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런 점에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 사법부에 대한 전반적인 견제수단은 국회 국정감사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야당의 헌재 국감 거부는 유감이다. 추석연휴를 반납하고 감사준비를 한 국회나 피감기관 관계자 모두 송구한 일이다. 시민단체들은 수박 겉핥기 국감이라고 비판한다. 변명일 수도 있으나 각 300명 국회의원에 소속된 인턴 포함 2천700명 보좌진이 국가공무원 63만, 지방공무원 37만, 공공기관 30만 등 행정부 130만 명이 집행하는 업무를 감사해야 한다. 수행과 총무, 지역담당 등을 제외하면 감사보좌진은 의원실별 4~5명에 지나지 않는다. 국정감사 기간 1개월 전부터 밤을 새울 수밖에 없다. 여의도의 가을 늦은 밤, 의원회관 모든 방들이 환하게 밝혀진 전경이 익숙한 이유다. 이제 국정감사 종료와 동시에 예산심사가 시작됐다. 정기국회는 예산국회다. 예산은 숫자로 표현된 정부의 정책의지다. 정부편성과정에서 소외된 지역현안예산들이 국회를 기다리고 있다. 정성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양주)

[기고] 버스노선, 공동체의 삶 속에서 생각했으면

올해는 ‘김포 정명(定名) 1260년’이다. 굳이 김춘수 시인의 ‘꽃’을 읊조리지 않더라도 ‘이름’이 가지는 의미는 무척이나 크다. 대부분의 ‘이름’에는 이유나 유래가 있기 마련인데, 1260년이 된 ‘김포’라는 지명유래 중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의좋은 형제’ 설화가 있다. 가난한 형제가 밭일을 하다가 발견한 커다란 금덩이를 가지고 나룻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문득 형제의 우애를 그르치고 더 큰 욕심을 부르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금덩이를 강으로 버렸다는 내용이다.금덩이를 강물에 던져버린 포구라 해서 ‘투금포(投金浦)’라 불리다가 언제부턴가 그냥 ‘금포(金浦)’라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김포는 예로부터 형제는 물론 이웃 간 정을 주고받으며 살아온 인정 많고 따뜻한 고장이다. 지난 9월8일 김포시 인구가 40만을 넘어섰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김포로 순유입 된 인구는 13만4천630명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이다. 이중 대부분이 강서구와 양천구 등 서울에서 한강신도시로 입주한 주민들이다.직장을 서울에 두고 있다 보니 출퇴근을 위한 서울행, 서울발 교통수요 증가는 폭발적이다. 그러나 대중교통수단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매일 아침 출근길이 바쁜 시민들로 정류장마다 북새통이고 광역버스건, 좌석버스건 입석도 항상 만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포시는 2층 버스와 같은 대량 교통수단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서울 도심으로 가는 버스 노선의 증설과 증차이다. 서울 방면 버스 노선을 증설, 증차하려면 서울시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고수하고 있는 ‘버스 총량 유지’, ‘광역버스의 2호선 벨트 진입금지’, ‘시내버스의 서울시 경계 환승’ 원칙은 너무나도 높은 진입장벽이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우리가 갖고 있는 노선을 조정하여 분배하거나 가까운 정류소로 가서 환승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노선 조정과 분배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버스 노선이 단순히 ‘버스가 다니는 경로’라는 의미를 넘어 생활의 질을 좌우하고 심지어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대요소가 되어 버렸다. 행정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밀어붙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녹록지 않다. 거점 정류소를 이용한 환승 역시 외면받는 부분이 있다. 바쁜 아침 시간에 5~10분을 걷거나 기다리는 현실을 마음 좋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버스 노선을 비롯한 교통인프라는 공공재다. 공공재는 한편의 이익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현재의 버스 노선으로 인한 편익은 영원히 보장되는 ‘권리’가 아니라 행정행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반사이익’이다. 지역별·아파트별 내 집 앞 버스노선 유치 경쟁은 전체 노선체계에 혼란을 초래하고 도시 전체로는 비효율이 되고 만다. 버스 노선을 재산권으로만 인식하면 상호 갈등이 증폭된다. 버스 노선이 필요한 시민도, 이미 원하는 버스 노선 가까이에 살고 있는 시민도 버스 노선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격론을 벌이기보다 ‘우리의 것’이라는 다수 시민의 공익적 가치와 공동체적 인식으로 함께 어울려 사는 김포를 생각했으면 한다. 편리는 나누면 두 배가 되고, 불편은 나누면 절반이 되는 법이다. 조성춘 김포시 교통행정과장

[천자춘추] 어금니 아빠의 두 얼굴

전 세계에 몇 명밖에 없다는 희귀난치병인 거대백악종 환자. 유전적으로 같은 병을 물려받은 딸의 수술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성실하고 착한 아빠. 그렇게 세상에 알려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놀라운 반전에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고 있다. 딸 친구 살인에서부터 벗겨진 그의 모습은 중학교 때 이미 시작된 성폭행, 사기, 주거침입, 절도 등 전과 11범, 전신 문신, 아내까지 동원한 불법 성매매 운영자의 범죄자 모습이었다. 이번 사건이 충격이 컸던 것은 그가 보여 왔던 양과 같이 순하고 천사같이 착한 모습 때문이었다. 이번 사건을 어떻게 심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정신의학적으로 보면 이영학은 전형적인 반사회성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라고 할 수 있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라고도 불리는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관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성격장애를 말한다.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사회적인 규범을 지키지 못한다. 이들은 즉각적인 만족만을 추구하며 죄책감과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후회를 하지 않는다. 이러한 설명을 본다면 반사회성 성격장애는 조폭이나 범죄자에만 있고 TV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우리 주변 곳곳에 숨어 있고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영학의 경우처럼 그들 중 상당수는 뛰어난 처세술을 가지고 있고 이성에게 매력적인 모습으로 우리 주변에 숨어 있기도 하다. 대중들에게 유해물질을 구매하도록 조장하는 사장, 주가를 조작하는 증권가의 사람들, 연구결과를 조작하는 교수, 집권 후 부정으로 엄청난 재산을 축적하는 지도자나 정치인들이 바로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가진 이들이다. 반사회성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활개를 치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법과 정의가 바로 서야 한다. 법 앞에는 만인이 평등해야 하며 특히 지도층에 대한 법 집행일수록 더욱 공명하고 엄격해야 한다. 또한 한 번에 큰돈을 벌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세상엔 공짜가 없으며 쉽게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바로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들의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는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그런데 그들을 알아보기가 어렵다면 다음 한 가지 지침만이라도 기억하기 바란다. 이성에겐 매력 있지만 동성은 별로라고 하는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많은 반사회성 성격장애자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신동근 마마라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사자평습지 억새 물결… 가을빛 물든 ‘영남 알프스’ 경남 밀양

경남 밀양에는 ‘영남 알프스’라 불리는 곳이 있다.가지산, 간월산, 신불산 등 고산 준봉이 경상도 지역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모습이 알프스와 같이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다.그 중심부에는 국내 최대 산지 습지 사자평고산습지가 있고, 천황산, 천황재, 재약산, 사자평습지로 이어지는 능선에 늘어선 억새는 장관을 이루고 있어 깊어 가는 가을의 끝에서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잠시 쉬었다 가도 좋다.이곳에서 표충사에서 사자평습지로 가는 등산로를 걸어보거나 케이블카를 타고 바람이 불면 춤을 추는 억새의 물결을 볼 수 있는 영남 알프스의 풍경을 바라보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등산로·케이블카로 떠나는 ‘사자평습지’ 탐험 사자평습지는 영남알프스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재약산 남동쪽 사면 해발 750m 부근에 형성되었다. 산들늪으로도 불리는 이곳에는 매, 삵, 하늘다람쥐 같은 멸종 위기 동물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환경부가 이곳을 보전 가치 높은 생태계로 인정, 2006년 12월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했다. 면적 58만 7천㎡로 전국의 산지 습지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사자평습지에 오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표충사를 들머리로 임도를 따라가는 평이한 코스부터 경관이 빼어나지만 난도가 높은 코스까지 등산로가 다양하고, 울주군 쪽에서 올라갈 수도 있다. 표충사에서 층층폭포를 거쳐 올라가는 코스가 가장 아름답지만, 안전시설 설치를 포함한 정비 작업으로 2018년 3월까지 출입이 제한된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를 이용해 천황산과 재약산을 거쳐서 가는 방법도 있다.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1천20m 지점까지 단숨에 올라 웅장한 영남알프스 경관을 360°로 조망하며 비교적 여유 있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 경험이 적거나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이 방법을 권한다. 국내 최장 거리를 왕복하는 케이블카는 선로 길이가 1.8㎞에 달한다. 하부 승강장에서 상부 승강장까지 소요 시간은 단 10분. 대다수 탐방객이 상부 승강장에 내려 시원한 전망을 마주하는 순간 감탄사를 터뜨리지만, 아직 감동하기엔 이르다.데크 로드를 따라 10여 분 오르면 주변 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다. 여기서 잠시 숨을 고르고 호젓한 숲길을 조금 더 가면 천황산 정상을 향한 능선에 올라선다. 정상까지 운동화를 신고 걸어도 될 만큼 길이 좋고 오르막도 없다. 바람에 억새가 나부끼는 길을 걷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 천황산 정상에서 재약산에 이르는 황홀한 풍경 천황산 정상에서 천황재는 1㎞, 재약산은 1.8㎞ 거리다. 천황재까지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도 어렵지 않다. 사방이 억새로 둘러싸인 천황재에는 넓은 데크가 있어 도시락을 먹고 쉬기 좋다. 천황재에서 재약산 가는 길은 험하지 않아도 계속 오르막이라 땀깨나 흘려야 한다. 하지만 정상에 이르면 흘린 땀이 전혀 아깝지 않은 풍경이 선물처럼 주어진다. 광활한 사자평습지가 품에 안길 듯 발밑에서 와락 달려들고, 간월산과 신불산, 영축산 능선이 황홀한 자태를 드러내는 것.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에서 천황산은 1시간~1시간 30분, 재약산은 2시간~2시간 30분 걸린다. 천황산에서 천황재, 재약산, 사자평습지로 이어지는 코스는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3구간 사자평억새길의 하이라이트다. ■ ‘억새 군락지’에서 ‘습지생태계의 보고’로 탈바꿈 과거 사자평습지는 억새 군락지로 유명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화전민이 불을 놓아 나무를 태우고 밭을 일구면서 억새 평원이 된 것. 그러다 1990년대에 화전민이 모두 떠난 뒤 억새가 줄고 습지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2006년 습지 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뒤, 2013년부터 3년간 복원 사업을 벌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습지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 습지 한가운데 흐르는 실개천에 버들치가 헤엄치고, 탐방로에는 고라니와 삵의 배설물이 눈에 띈다. 무분별한 출입으로 습지 생물의 터전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 데크도 놓았다. 이제 사자평습지를 거쳐 표충사로 내려갈지, 되짚어가서 케이블카를 탈지 결정해야 한다. 재약산 정상에서 사자평습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 보여도 까마득한 나무 계단을 30분 이상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케이블카를 탈 경우, 천황산 정상으로 올라갈 필요 없이 천황재에서 바로 임도를 택하면 한결 수월하다. ■ ‘천년고찰’ 표충사와 ‘조선 시대 3대 누각’ 영남루 어느 길로 내려가든 표충사는 꼭 들르자. 654년(무열왕 1) 원효대사가 터를 잡은 천년 고찰 표충사는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사명대사를 추모하는 유교식 사당이 있는 점이 독특하다.일주문 지나 수충루로 들어서면 사당 영역이고, 사천왕문을 지나면 밀양 표충사 삼층석탑(보물 467호)이 있다. 중심 전각인 대광전은 계단을 올라 가장 안쪽에 자리한다. 대광전과 마주보는 우화루에 앉으면 남계천 맑은 물이 발밑에 흐른다.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조선 시대 3대 누각으로 꼽히는 밀양 영남루(보물 147호)도 빼놓을 수 없다.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우뚝 선 조선 후기 목조건축의 걸작이다. 강물에 비친 영남루 야경은 밀양8경 가운데 1경에 이름을 올렸다. 수령 120년 된 소나무 9천500여 그루가 울창한 기회송림은 캠핑장으로 인기다. 소나무 아래 텐트를 치고 하룻밤 묵어가거나, 돗자리와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해 피크닉을 즐겨도 좋다. 조붓한 오솔길을 따라 행복한 산책도 할 수 있다. 김광호기자 / 자료사진=한국관광공사

[1일 현장체험] 병아리 감별사

누구나 어린 시절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사본 적이 있을 것 같다. 기자도 초등학교에 다닐 적 하굣길 학교 정문에서 병아리를 발견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곧장 달려가곤 했던 기억이 있다.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병아리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호기심을 참지 못한 기자는 결국 당시 과자 1봉지 가격이었던 100원을 과감히 투자해 병아리를 집으로 데려왔다. 지극한 정성을 쏟은 탓인지 병아리는 어느새 닭이 되어가면서 더이상 집에서 키울 수 없게 됐고, 마침 학교에서 운영 중인 동물사육장에 기증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결과적으론 잘 키운 공로(?)로 상장과 맞바꾸며 위안을 삼았지만, 병아리는 이렇게 아쉬움 가득한 첫 반려동물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얼마 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풍경을 한 초교 앞에서 우연히 목격했다. 아직도 병아리를 판매한다는 사실에 놀란 것도 잠시, 병아리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기자의 향수를 자극하기 시작했다.문득 “암컷은 200원”을 외치던 병아리 장수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에 기자는 암수 구별법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1일 ‘병아리 감별사’가 되어보기로 했다. ■ 작업장 진입부터 심한 악취… 하루 1천 수 감별 ‘고역’ 대한양계협회로부터 소개받은 병아리 감별 전문가 곽용숙 꼬꼬감별 대표(61ㆍ여)와 체험을 위해 이른 아침, 안성시 일죽면의 한 부화장에서 만났다. 인사를 마친 곽 대표는 하루 일정과 반드시 지켜야 할 주의사항부터 운을 뗐다.항문을 열어 생식기의 모습을 보고 암수를 구분하는 만큼, 인내심과 침착함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미 사전 조사(?)를 통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지만, 작업장에 진입하는 순간 상상을 초월하는 분뇨 냄새에 고된 하루가 예고됐다. 이날 체험 도우미로 나선 곽용숙 대표는 30년 경력의 베테랑 전문 감별사로 국내에 단 2명만이 소지했다는 ‘고등감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감별 의뢰가 들어오면 팀을 구성해 감별작업에 들어가고 있으며, 교육을 통해 제자도 육성하고 있다. 그의 능력은 이미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간간이 미국이나 유럽 등지로 파견을 나가는 등 관련 업계에선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먼저 곽 대표의 지시에 따라 부화기에서 갓 태어난 병아리를 꺼내는 첫 작업이 진행됐다. 감별사는 부화장에 가면 가장 먼저 부화기내 병아리 상태부터 점검해야 한다. 실수로 병아리를 부화기에서 늦게 꺼낼 경우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건조해져 감별이 쉽지 않다고 한다. 처음에는 손을 너무 떨어 병아리를 잡기조차 힘들었지만 편하게 하라는 곽 대표의 조언대로 미리 준비된 상자에 5마리씩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익숙해질 즈음 자리를 옮겨 ‘탈분 작업’이 이어졌다. 항문 감별을 위해선 먼저 등뼈 아래 대장 부위를 손으로 눌러 배내똥을 빼줘야 한다. 이 강제 탈분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감별 도중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곽 대표의 말이 기자를 섬뜩케 했다. 아니나 다를까 탈분 작업은 말 그대로 고역이었다. 200여 마리 병아리의 배내똥을 강제 탈분시키면서 손은 엉망진창이 됐고, 겉에 입은 작업복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나마 얼굴로 튀지 않은 사실에 위안을 삼으며 병아리들과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어느덧 분뇨 냄새도 무뎌질 만큼의 시간이 지난 후 드디어 ‘감별’의 시간이 왔다. “암수를 정확하게 판별하기 위해선 항문을 잘 여는 게 관건이에요.” 곽 대표의 설명에 따라 먼저 왼손 세 번째 손가락과 네 번째 손가락 사이에 병아리 목을 넣어 잡은 뒤, 뒤집은 상태에서 오른손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항문을 열어 안에 보이는 생식기 모양을 확인했다. 생식기 모양이 뚜렷이 보이면 수평아리, 그렇지 않으면 암평아리다.처음엔 설명을 새겨듣지도 않고 암중모색을 거듭했지만 생소한 작업이 녹록지 않았다. 같은 자세로 앉아 몇 시간 동안 병아리와 승강이를 벌이자니 눈은 침침해지고 목과 등이 뻐근해져 왔다. 잠깐 쉬었다 하면 현기증이 나기도 하고,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는 탓에 식사나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더욱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해서 피곤도 역시 높았다. 기자는 서툰 실력으로 몇 시간 동안 겨우 100여 마리를 감별했지만, 일반 감별사는 시간당 900수~1천 수 병아리의 암수를 구분하며 하루 평균 1만 수 병아리의 암수를 감별해야 하는 고된 작업의 연속이었다. ■ 영국선 평균 ‘6천700만원’ 고연봉… 해외 진출 유망 직종 우선 ‘병아리 감별사’는 이름부터 생경한 느낌을 주지만 기술만 있다면 세계시장 진출도 가능한 유망 직종 중 하나다. 곽 대표는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충분히 먹고살 만한 직업”이라며 “별도의 정년이 없고, 기술을 배우고 나면 영구직으로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최근엔 영국에서 병아리 감별사 연봉이 약 6천700만 원에 육박하지만 일할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도 있다. 이와 더불어 해외에선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정교한 손재주와 빠른 손놀림을 선호하는 실정이다.병아리 감별사는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소지자로 교정시력 0.8 이상, 양손 모두 사용 가능하다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도전할 수 있다. 실력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해외 연봉 수준은 5천~8천만 원이며, 국내에선 최대 6천만 원에 일당 25~40만 원 선이다. ■ 침체되는 업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절실 전도유망하지만 국내에서 병아리 감별사는 여전히 이색직업이라는 인식 속에 젊은 세대의 외면을 받으면서 극심한 ‘인력난’과 ‘고령화’를 겪고 있다. 희망자가 터무니없이 부족해 수요가 급감하면서 양계협회에서 주관하는 감별사 자격증 시험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곽 대표는 업계 침체의 이유로 여러 가지 제약이 있지만, ‘병아리 공급’을 가장 큰 문제로 언급했다. 감별사 양성 학원에 교육용으로 보급되는 약추(弱雛)가 마리당 100원에 육박하고 있어 끊임없는 반복 연습이 필요한 학원 입장에선 큰 부담이 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 학원도 점차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곽 대표는 “과거엔 해외에 파견된 감별자가 대부분 한국사람이었는데 최근 들어 인도와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다”면서 “정부가 AI 사태로 공급을 차단하면서 업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감별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 나라에서 버려지는 병아리를 저가로 책정해 (학원에)원활한 공급을 해줘야 한다”면서 “여기에 양성 기관도 지역별로 마련해 준다면 청년 실업률 해소와 더불어 해외 진출로 인한 외화를 벌 수 있어 국가의 일익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 병아리 감별사가 되기 위해선 “자신을 먼저 알아야” 협회에서 주관하는 자격증 시험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현재는 학원을 통해 감별 기술을 습득한 뒤 공식적인 병아리 감별사가 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고 있다. 고액 연봉에 시험까지 없어지면서 한 때 지원자들이 몰리기도 했지만, 중도포기한 수강생이 태반인 만큼 단호한 결심이 있어야 한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다. 또 시간과 금전적인 투자는 필수다. 곽 대표는 “‘무조건 돈이 되겠다’, ‘괜찮겠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단순한 호기심에 찾아왔다가 낭패를 보는 분을 자주 봤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라고 말하고 싶다”며 “단 1주 만이라도 학원에서 직업에 대해 이해하고 실습을 통해 적성과 소질이 맞는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지를 스스로 잘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든지 젊은 사람들이 많아야 발전하지 않겠느냐”면서 “끈기와 도전을 통해 자부심을 찾고, 관련 업계를 함께 발전시켜 세계적인 명성도 함께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사진=오승현기자

인천LNG기지, 국감 지적 ‘균열’ 등 올초 이미 보수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본부(이하 인천LNG기지)가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던 받침기둥의 균열 보수와 받침기둥 상하금속판의 전면 재도장 등을 이미 올해 초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인천LNG기지는 지난해 말부터 저장탱크 받침기둥에 발생한 균열 보수를 진행해, 0.2mm 이상 균열이 발생한 140곳과 껍질이 벗겨지거나 깎여 떨어진 45곳에 대해 지난 3월 모두 보수조치를 마쳤다. 또 탱크의 하부구조인 면진패드 3천920개도 전면 재도장했다. 현행법상 0.3mm 미만 균열은 허용치이지만, 인천LNG기지는 0.2mm 이상의 균열까지 모두 보수 대상에 포함했다. 0.2mm 미만의 미세 균열도 탱크에 균열게이지를 설치하고 균열상태를 기록하는 등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7월부터 한국가스안전공사 주관으로 고상식 탱크 10기에 대한 받침기둥의 균열·부식 등에 대한 원인조사 및 보수·보강 방안 마련을 위한 정밀안전진단도 벌이고 있다. 기간은 내년 6월까지다. 인천LNG기지는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저장탱크 기둥 등을 보수·보강할 예정이다. 이번 저장탱크 기둥 균열 문제 등은 현재 4지구에 건설 중인 저장탱크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게 인천LNG기지 측 설명이다. 4지구의 지상식 탱크(20만㎘급) 구조는 탱크 본체가 지면에 부착돼 있는 구조로 받침기둥이 없기 때문이다. 인천LNG기지 관계자는 “수시로 안전진단을 실시해 최상의 안전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며 “저장탱크의 내구성과 안전성이 유지되도록 법적기준보다 강력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초심 잃지 않고… 자원봉사자도 전문직 되는 사회 만들 것”

“자원봉사는 ‘음식 맛’이라고 생각해요. 이 맛에 푹 빠져 사는 요즘, 천직을 만난 것 같다는 느낌에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은 남양주자원봉사센터 김선미 사무국장(56)의 포부가 남다르다. 2007년 경기도 센터 내 최초의 사단법인으로 운영형태를 변경한 이래 효율적인 조직정비로 자원봉사활동률과 프로그램이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활성화된 만큼 많은 주목을 받는 센터의 향후 운영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 전국자원봉사센터 평가에서 ‘우수자원봉사센터’로 선정된 이후 타 시군의 벤치마킹 사례가 줄을 잇는 데 대해 김 국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내년부터 앞으로 10년을 바라보며 다양한 사업을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센터는 설립 이후 지난 10년 동안 지역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봉사로 많은 사업을 전개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먼저 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쉽게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8개 행정복지센터 내 ‘봉사나눔터’를 설치했고, 소외된 이웃의 열악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해주는 ‘희망하우스 봉사단’과 1:1로 매칭해 대상자에게 적극적이고 세심한 관리를 해주는 ‘희망매니저 사업’을 진행하며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이 외에도 경로당 이동봉사단 운영, 해외자원봉사 지구촌동행운영 등 국내외를 넘나들며 온정을 나누고 있다. 특히 센터 설립 전 2만 명에 불과하던 자원봉사자는 현재 13만6천 명(남양주시 인구대비 21%)으로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김 국장은 이를 십분 활용해 ‘어르신 봉사단’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을 도입하는 한편, 봉사자들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최근엔 봉사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업무시간 이후 대학원에 다니는 등 만학도의 길도 걷고 있다. 그는 “어려서부터 어른이 되면 보육원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결혼한 뒤 30년간 남양주에서 다양한 봉사 경력을 쌓아왔지만 잘하려면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며 “향후 봉사자에 대한 기본교육부터 마인드 교육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해 자원봉사자도 전문직이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13만 봉사자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등불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봉사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내년 복지분야 국정과제로 지방재정부담 20% 급증”

내년도 문재인 정부의 기초연금 인상 등 복지분야 국정과제 추진에 따른 내년도 지방재정 부담이 올해보다 20%가량 급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8년도 예산안 분석 종합’ 보고서를 발간했다. 예정처는 “내년도 복지분야 국정과제 추진에 따라 대규모 사회복지 국고보조사업이 확대되면 지방의 대응지방비 부담이 이전 추세를 상회하는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에서 지방비 부담 수준의 적정성을 심의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정처는 복지지출 확대에 따른 지방재정 부담 증가에 대해 국회의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정처는 정부의 복지분야 국정과제 중 새로 신설되는 아동수당을 제외한 사회복지 국고보조사업(기초연금지급, 장애인연금, 노인 일자리, 주거급여지원)의 국비와 지방비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각각 20.9%, 18.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예정처는 “지난 2015년에서 올해까지 연평균 국비와 지방비 모두 각각 1.0%, 1.3%의 증가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이전 추세를 상회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예정처는 “지방비 부담 증가율이 높은 사업에 대해서는 지방재정부담심의위원회에서 적정성을 심의해야 한다”면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할 때 관련 자료를 함께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관련해서는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총 30조 6천억 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건강보험 보장률이 증가하더라도 의료비 총액이 증가할 경우 본인부담은 증가하게 되며 건강보험 재정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의료비 총액에 대한 관리를 촉구했다. 이밖에 국토교통부 SOC 예산안과 관련, 예정처는 “국토교통부 소관 SOC 예산이 23.2% 감소했다. 이는 예산의 집행가능성, 국가재정 운용의 효율성 등을 고려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SOC 예산이 지속 감소할 계획으로 돼 있는데 SOC 예산의 중기편성방향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민간소비와 건설 투자 부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송우일기자

원도심 관광 활성화 4개 과제 14개 사업 추진

인천시가 사람과 장소의 이야기가 더해지는 원도심 관광 만들기 등 인천 원도심 지역 관광 활성화 복안을 내놨다. 시는 2일 부평의 한 테마카페에서 열린 제5차 관광진흥확대회의에서 4개 중점과제 14개 단위사업이 담긴 원도심 지역 관광 활성화 발표하고 총 282억원의 사업비를 연차적으로 투입키로 했다. 시는 사람과 장소의 이야기가 더해지는 원도심 관광을 만들기 위해 ‘도심관광명소 육성’, ‘인천 미래유산프로젝트 추진’, ‘인천 원도심 밤마실 추진’, ‘원도심 콘텐츠융합형 상설 문화관광프로그램 지원’ 등을 실시한다. 또 관광 여가 하기 편한 원도심을 만들고자 ‘관광수용태세 중점정비지구’, ‘원도심 관광품질고도화’, ‘열린 관광지’, ‘원도심 연계 시티투어 운영체계 구축’ 등을 추진한다. 시는 시민참여와 새로운 주체 만들기를 위해 ‘인천관광콘텐츠 랩’, ‘인천형관광두레사업’, ‘지역대학 연계 시민참여형 관광사업’을, 원도심과 관광객을 연결하는 ‘시민여행학교 운영’, ‘관광상품 개발 및 마케팅 강화’, ‘책임 있는 인천관광 만들기’를 각각 진행한다. 특히 시는 최근 관광트렌드가 개별관광과 틈새 관광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에 착안해 하드웨어 중심의 대규모 인프라사업을 지양하고 시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창의적 콘텐츠 발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 같은 전략하에 열린 이날 회의는 인천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담고 있지만, 그동안 관광정책에서 소외지역으로 인식돼 온 원도심을 주제로 삼았다. 주제발표에 나선 심진범 인천발전연구원 박사는 ‘원도심 관광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시민의 힘과 창의력에 의한 원도심 관광 활성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에 대한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유정복 시장은 “올해를 원도심 지역 활성화의 원년으로 삼아 앞으로 주거환경 개선과 함께 원도심 관광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원도심 관광은 물리적인 인프라 개발보다는 지역의 정체성과 미래의 가치를 담은 창의적인 콘텐츠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지역공동체와 시민이 보다 적극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