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내국인 일자리까지 잠식하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또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는 일자리상황판까지 설치, 점검하고 있으나, 막상 우리에게 주어진 일자리까지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이 잠식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는 약 1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 4년 동안 무려 20만명 증가하였다. 이 중 경기·인천 취업자 수는 약 40만3천명으로 전체의 41.8%에 달한다. 이들이 근무하고 있는 업종도 다양하다. 광업 및 제조업 뿐만 아니라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 사업·개인 공공서비스, 건설업, 농림어업 등이며, 우리는 전국 도처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목격할 수 있다. 음식점업, 건설업 등에는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운영할 수 없을 정도로 이들이 해당 분야에 필수 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소위 3D업종이라는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한(Dangerous) 것으로 지칭되고 있는 제조업·광업·건축업 등을 기피하고 있어 이들 업종들은 상당 부분 외국인 근로자들이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국민소득의 증가와 편안한 것을 추구하는 사회분위기로 인해 이들 3D업종은 만성적 인력난을 겪고 있어 오히려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들 업종에 종사, 한국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는 현상이다. 글로벌 시대에 있어 외국인 근로자들의 증가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내국인 실업자는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불법외국인 근로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앞으로 한국경제 발전에 오히려 큰 저해요인이 될 수 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시행된 지 벌써 14년이 지났다. 따라서 고용허가제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들의 관리제도는 현재 실정에 맞게 개선되어야 한다. 특히 일시 방문, 관광 등의 명목으로 입국, 불법 취업하고 있는 정부 관리 밖의 인력이 너무 많은데도 정부가 이에 대한 통계조차 제대로 갖고 있지 못해 이들에 대한 관리는 사실상 방치된 상태이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만 외치지 말고 불법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 청년·여성·중장년ㆍ고령자의 일자리를 잠식해 구직난을 심화시키고 있음을 인식하여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될 것이다. 불법 외국인 근로자들이 엄연히 법을 위반하고 국내에 체류하고 있음에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잘못된 법 집행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불법 체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실태를 정확히 분석, 종합적인 관리 대책을 마련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문재인 정부가 지방분권을 향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방분권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지방분권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13일 “법률 개정에는 시일이 소요되므로 이전에라도 활용방법을 찾아 TF를 출범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TF의 명칭은 ‘자치분권전략회의’로 13일 행정자치부 장관 주재로 출범식도 가졌다. TF는 오는 9월 출범하는 지방자치발전위원회까지 활동하고 이후 위원회로 흡수된다. 논의될 의제는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포괄적 계획이다. 자치분권 추진전략과 실천 과제가 논의되고, 지방분권형 개헌 등 지방분권 전반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향후 자치위원회에 넘겨줄 자치분권 세부 과제 등을 준비하는 역할도 한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가 추진할 지방분권의 기본 골격이 모두 다뤄지는 셈이다. 그만큼 의미가 크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있다. TF에 지방 목소리가 반영되는 시스템이다. 지방 분권을 향한 지방의 목소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지방세법 개정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그 필요성이 더욱 강조됐다. 법 개정으로 피해를 보게 된 이른바 6개 불교부 단체-수원ㆍ성남ㆍ용인ㆍ고양ㆍ화성ㆍ과천-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나머지 지자체들의 주장도 다르지 않았다. 근본적 대책은 지방세법 개정이 아니라 지방분권 확립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전국 지자체들의 공통된 요구인 것이다. 출발이 이랬다면 구성도 그 취지에 맞아야 한다. 지방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TF가 돼야 한다. 행정자치부가 모든 것을 좌우해서는 안 된다. 전국시장ㆍ군수ㆍ구청장협의회는 이미 이런 뜻을 천명해 놓은 상태다. 지방분권 정책에 의결권과 집행권을 가진 독립행정기구로서 지방분권 위원회 설치를 건의해왔고, 그 과정에 지방의 목소리가 참여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 TF 구성 단계부터 고려되어야 할 핵심 요소다. 지방분권은 밑으로부터 혁명이다. 중앙 권력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작업이다. 지방 재원 확충, 지방 자치경찰제 도입, 자치 교육제 개선 등 변화될 모습이 여간 방대하지 않다. 이런 작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지방이 배제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TF에 지방 목소리를 대변할 대표자를 포함시켜야 한다. 시장ㆍ군수ㆍ구청장 협의회 대표자를 넣어도 되고, 그간 지방 분권을 학습해온 상징적 단체장을 넣어도 된다. 지방 분권에 가장 절박하며 체험된 전문가는 지방 행정가다.
현재의 경기도청사가 수원 팔달산 자락에 자리 잡은 건 1967년 6월 23일이다. 경기도에 있던 서울시가 1946년 특별시로 승격하면서 경기도에서 이탈하자 서울 태평로에 있던 경기도청사 위치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역마다 경기도청사 유치를 놓고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인천과 수원이 심했다. 이는 1963년 12월 경기도청사를 수원시로 이전하는 법률 통과로 일단락됐다. 경기도청사 수원 유치에는 7선을 지낸 이병희(1926~1997) 국회의원의 역할이 컸다. 수원 유치를 위해 삭발 투쟁을 하고, 박정희 대통령 앞에서 무릎 꿇고 청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1964년 10월 15일엔 박 대통령 등 3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수원공설운동장터에서 경기도청사 신축 기공식을 가졌다. 도청사가 1967년에 준공됐으니 수원 이전이 올해로 50주년이다. 경기도가 15일 광교신청사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 신청사 건립부지에서 ‘경기융합타운 및 신청사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광교신청사는 2천915억원을 들여 2만6천227㎡ 부지에 연면적 9만9천127㎡ 규모로 지어진다. 2020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도 본청 건물(22층)과 도의회 건물(12층)로 구성되며, 두 건물은 사람을 상징하는 시옷(ㅅ)자 형태로 배치된다. 소통·혁신·개방의 콘셉트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곳엔 도민전망대, 스마트오피스, 융합형 프로젝트오피스 등도 들어선다. 신청사를 포함한 11만8천200㎡ 규모의 경기융합타운에는 도교육청,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기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도대표도서관, 초등학교, 미디어센터, 주상복합건물 등이 입주한다. 신청사 앞에는 대규모 공원도 조성된다. 이날 기공식은 ‘인인화락(人人和樂)’을 주제로 한 축제로 진행됐다. 인인화락은 1796년 수원화성을 축조한 정조대왕의 ‘戶戶富實 人人和樂(집집마다 부자가 되고 사람마다 화합해 행복해지길 바란다)’에서 따온 것으로 여러 기관과 사람들이 서로 화합해 경기도를 행복하게 하는 경기융합타운의 비전이 담겨 있다. 기공식에선 31개 시·군에서 가져온 흙과 물로 기념식수를 하는 ‘합토합수(合土合水)’ 행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수원은 광교산의 흙과 수원천의 물을, 김포는 문수산의 흙과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조강의 물을 채취해왔다. 남양주는 천마산의 흙과 왕숙천의 물로, 용인은 석성산의 흙과 경안천의 물로 참여했다. 내년은 ‘경기 1000년의 해’다. 광교신청사가 새로운 경기 천년의 중심지가 돼 경기도와 31개 시ㆍ군이 웅혼(雄渾)하길 기원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요즈음은 병원도 여느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수익률은 낮고, 보건의료 인력의 구인난은 꽤 심각합니다. 생존 환경이 녹록지 않습니다. 그래도 병원에 가장 큰 위험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환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일일 겁니다. 그렇다면 병원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병원의 경쟁력을 이해하려면 기업에서의 경쟁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라면 좋은 물건을 싸게 만들어 많이 파는 기업이라 하겠지요. 우선 ‘좋은 물건’이란 성능과 내구성이 뛰어나고 외관이 수려해서 보는 이의 구매 욕구를 일으킬 수 있는 물건을 말합니다. 거기에 더하여 제품의 이미지가 좋고 포장이 잘 되어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결국 알맹이와 껍질이 모두 좋아야 ‘좋은 물건’인데 의료업으로 따지면 정확한 진단, 확실한 치료와 같은 진료의 결과물이 ‘알맹이’에 해당하고, 고객만족이나 진료 외 서비스 등은 ‘껍질’에 해당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물건이 싸려면 생산과정에서 원가가 낮아야 합니다. 원가를 낮추려면 투입비용을 줄이거나 생산성을 높여야 합니다. 생산량이 늘어나면 재료비와 같은 변동비는 비례적으로 증가하겠지만 고정비의 증가는 미미하여 결국 시간당 생산량이 늘어나면 제품의 생산원가는 낮아집니다. 수술을 예로 들면 30분 만에 끝마친 맹장수술이 한 시간 동안 시행한 맹장수술보다 원가가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많이 팔거나 팔 수 있어야 경쟁력이 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업종에서 이윤을 남기려면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합니다. 손익분기점(Break Even Point)은 판매량 손익분기점과 가격의 손익분기점이 있습니다. 가격이 고정되었다 가정하면 판매량이 얼마냐에 따라 손익이 갈리고, 판매량이 고정되었다면 가격의 높낮이에 따라 손익이 갈리게 되겠지요. 우리나라의 의료는 국민건강보험에서 일괄적으로 진료비를 정하기 때문에 가격이 고정된 대표적인 업종입니다. 즉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겨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입니다. 이상 살펴본 기업의 경쟁력에 빗대어 병원의 경쟁력을 설명하자면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진료품질향상, 둘째는 원가 낮추기, 셋째는 환자고객의 확보입니다. 이 세 가지를 달성하기 위해 품질관리, 마케팅관리, 수지예산관리, 인사노무관리 등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수많은 관리를 합니다. 그런데 의료는 의사의 오더를 통해서만 의료행위를 개시할 수 있는 독특한 업종입니다. 의사가 진료를 수행할 때는 제조업으로 치자면 생산, 판매, 품질관리, 수익성 제고, 인력운용 등 다양한 임무를 혼자서 수행하는 것과 흡사합니다. 말하자면 의사직종은 멀티 플레이어인 셈입니다. 게다가 환자들과 직접적인 정서적 유대감을 갖고 상담과 조언까지 하는 카운슬러 역할도 합니다. 이처럼 진료에 있어서 의사의 역할이 절대적이어서 어찌 보면 의사의 경쟁력이 곧 병원의 경쟁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병원이 경쟁력을 높이려면 ‘의사 경쟁력’ 향상에 필요한 경영적 지원과 관리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영호 좋은꿈 한림병원장
청소년들의 문화 축제 ‘제7회 까꿍!! 사랑실천 골든벨 및 드림 콘서트’가 성황리에 열렸다. 지난 15일 강남대학교 목양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경기도 내 청소년과 학부모, 대학생 등 총 1천여 명이 참여했다.콘서트는 입시와 진학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해 ‘생명존중’과 ‘인간사랑’의 시민의식을 함양하고, 글로벌 리더로서 바람직한 한국의 인재상을 제시하기 위해 한국자원복지재단과 경기도자원봉사센터, 강남대학교 글로컬사회공헌센터가 매년 개최하는 행사다. 무엇보다 도내 초ㆍ중ㆍ고와 대학생,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참여자들이 봉사를 통해 직접 행사를 이끌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한국자원복지재단 대표이사상(대상), 강남대학교 총장상(최우수상),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이사장상(우수상) 등을 시상한다. 올해 7회를 맞이한 이날 콘서트는 ‘꿈꾸는 청소년 날개를 달다’를 주제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희망날개’, 각종 체험과 먹거리 부스를 운영하는 ‘소통날개’, OX퀴즈와 골든벨을 맞추는 ‘도전날개’, 동아리들의 장기자랑을 선보이는 ‘열정날개’ 등 총 4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희망날개’에서 한국인 아버지로부터 버림받고 살아가는 필리핀의 코피노 어린이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상영했다. 동영상을 모두 관람한 청소년들을 동영상과 관련된 OX퀴즈와 골든벨의 각종 퀴즈를 통해 생명사랑과 인간존중의 가치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청소년들의 열정적인 무대도 펼쳐졌다. 장기자랑 코너에서 화성 병점중학교(업쎄스 댄스)와 동탄중앙고등학교(밴드), 용인 백현고등학교(페이드 댄스) 등 도내 동아리 학생들은 자신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한국자원복지재단 관계자는 “콘서트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앞으로도 건강한 청소년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상은 용인 상하중학교의 최우진 학생에게, 최우수상은 수원 매원중학교의 김승우 학생에게 돌아갔으며 총 92명의 학생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송시연기자
2017 평강식물원 전국온라인 사진공모전 시상식이 지난 15일 포천 평강식물원에서 열렸다. 경기일보와 포천 평강식물원이 공동 주최하고, 포천시와 포천시의회 등이 공동 후원한 이번 사진공모전은 지난 4월 22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모두 630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예비심사와 본심사 등을 거쳐 대상을 비롯해 금상, 은상, 동상, 가작 등 모두 66점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권오현기자
국민 10명 중 7명은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개헌에 찬성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16일 나타났다.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전국 성인 남녀 1천 명(신뢰수준 95%·표본오차 ±3.1%p, 그 밖의 사항은 국회 및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상대로 개헌 관련 국민인식을 조사한 결과, 개헌 찬성은 75.4%로 집계됐다. 반면 개헌에 반대한다는 답변은 14.5%였으며 모름 또는 무응답은 10.1%였다. 개헌 찬성 이유로는 ‘헌법을 개정한 지 30년이 지나 변화된 현실을 반영하기 위해’가 41.9%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국민이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 확대를 위해’(27.9%),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거나 견제하기 위해’(19.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 이유로는 ‘헌법의 문제라기보다는 헌법 운용의 문제이기 때문에’가 44.8%로 가장 많았다. ‘개헌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찬성이 72.8%로 조사됐다. 다만 ‘개헌’과 ‘삶의 질 향상’의 상관계수는 0.62(1에 가까울수록 양의 상관관계가 높고 0이면 상관관계가 없음)로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정 의장실은 향후 개헌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원을 지방자치단체로 분산해야 한다’는 응답률은 79.6%에 달했으며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 신설에 대한 질문에는 각각 72.0%, 77.2%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선호하는 정부형태로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과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혼합형 정부형태’가 46.0%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통령제(38.2%), 의원내각제(13.0%) 등 순이었다. 선호하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39.9%), 정당명부 비례대표제(29.4%), 중대선거구제(26.8%) 순이었다. 송우일기자
“내가 사는 동네가 깨끗해야 제 마음이 편하고 좋아요.” 박광술씨(82)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65일 자신이 사는 인천 남구 주안7동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씨는 자녀의 만류에도 매일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거리 곳곳에 버려진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이 거리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도록 깡통과 나무로 손수 쓰레기통을 제작해 설치했다. 박씨는 10여 년 동안 깡통으로 만든 쓰레기통을 주안6동과 3동에 총 360개 설치했다. 자기 집 앞 청소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집 주변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지나칠 수 없어 청소지역을 확대한 것이다. 365일 쓰레기를 수거하다 보니 쓰레기봉투(일반쓰레기봉투, 폐기물쓰레기봉투 등) 구입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그에게 어떤 것보다 반가운 선물은 쓰레기봉투다. 박씨의 선행을 보고, 주민 중 월남참전유공자인 유철형씨(77)도 함께 환경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박씨가 손수 만든 깡통 쓰레기통의 재료도 지역 음식점 등에서 모았다가 제공해 주고 있다.쓰레기 수거가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박씨는 “깡통 쓰레기통의 크기가 작고 학교 주변은 학생들이 음료 캔 등을 버리기 때문에 초등학교 주변에 설치한 쓰레기통은 하루 2번 이상 치우고 있다”며 “하지만 학생들이나 주민들이 인사를 건넬 때면 피로는 녹아버리고 오히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밖에 박씨는 매일 손수레로 수거한 쓰레기 중 재활용할 수 있는 빈병과 플라스틱, 폐지 등의 수익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수거한 쓰레기 처리도 직접 집으로 가져와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박씨의 선행이 널리 알려지며 깨끗한 남구사랑운동실천에 솔선수범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조성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남구청장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박씨는 “동네 청소가 보람되지만, 청소를 나갈 때면 아내 최길례씨(77)가 걱정이다. 치매를 앓아 혼자 집 밖으로 나가 경찰의 도움을 받은 적도 서너 번이다”며 “지금은 청소 나갈 때 아내가 혹시 집 밖으로 나가 길을 잃어버릴까 염려돼 문을 잠가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내의 병이 완쾌돼 함께 동네 환경정화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동네 청소를 할 것”이라고 했다. 허현범기자
찬밥으로 김밥을 만든다 찰기없이 극돌던 밥들 천천히 조화를 이루어가고 있다 태생부터 다른 사람들 중에 마음 통하는 사람 만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손이 닿고 숨결이 닿고 생각이 닿으면 하나가 되어 갈 수 있는 일 오지 않은 내일을 달달 볶고 있기엔 눈물나게 아까운 시간들 찬밥이면 어떻고 더운밥이면 어떠리 모난 정이라도 돌돌 말아 정성껏 가다보면 맛스러워 지는 걸김안나
1967년, 동백림사건. 중앙정보부는 윤이상, 이응로, 천상병이 포함된 예술가와 유학생 194명을 대남적화 활동자로 지목해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동베를린을 거점으로 북한과 내통했다는 것이 주요 죄목이었다.고구려 고분 벽화를 보기 위해 북한에 갔던 일로 작곡가 윤이상은 서울로 끌려와 고초를 겪었다. 윤이상과 박정희는 같은 해에 태어나 동시대를 살았지만 해방이후 상충하는 삶의 궤적을 그렸다. 항일운동을 한 윤이상은 현대음악의 거장이 되었고, 일본군 장교를 지낸 박정희는 권력자가 되어 있었다. 1992년, 독일 데트몰트 음대에서 윤이상 75세 생일기념콘서트가 열렸다. 내가 단 한 번 선생을 만난 날이었다.그가 G. Meerwein에게 헌정한 오보에 독주곡 Piri(1971)는 내게 영향을 깊이 준 작품이다. 동양의 도(道)를 서양음악 기법에 담은 곡으로, 도가(道家)사상의 ‘무위(無爲)’가 그 중심에 들어가 있다. 오월 광주가 무너진 후, 선생은 쾰른 WDR 위촉으로 관현악곡광주여 영원히(1981)를 쓰면서 극도의 분노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고 한다. 1917년, 선생은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다. ‘상처받아 하늘에 오르지 못한 용’이 태몽이었다. 그의 삶을 예언한 것이었을까. 유럽에서 용이 된 그는 굴욕을 당한 후 조국과 결별했다. 전향서 쓰기를 거부하고 세상을 떠난 지금도 갖은 오해와 모욕을 견디며 가토우 공원묘지에서 영면하고 있다. 지난 주, 독일을 방문한 김정숙여사는 통영에서 동백나무 한 그루를 공수하여 묘소에 식수하고 그의 고단했던 삶을 위무(慰撫)했다. 선생의 의연함을 동백에 투영한 것은 아닐까. 학창시절 영향 받은 그의 음악에 감사를 표현했으나, 한국정부가 모질게 대한 행위를 사죄하고 그를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2017년, 정부가 예술인들을 압박한 사실이 문체부사태로 모두 드러났다. 동베를린사건이 나고 50년이나 지났지만, 힘을 쥔 자들은 박제된 신념이 지배하는 삶의 방식에 여전히 갇혀서 살아온 것이다. 이념의 족쇄를 차고 밀려들어간 갈등의 어두운 터널에서 우리는 언제쯤 빠져나갈 수 있으려나. 권력은 예술의 생명력을 능가할 수 없다. 그 사건을 주도한 자들의 말로(末路)와 핍박 받았던 예술가들의 존재감을 상상해보라. 선생이 생전에 남긴 마지막 말이다. “부디 나의 음악을 통하여 고국의 동포들이 위로와 용기를 얻으시고 내가 절실히 염원하는 민족의 평화적 사회와 화해가 실현되기를 바라고 또 다 같이 노력합시다.” 동백은 붉고 굵은 꽃을 통째로 떨어뜨린다. 구차함 없이 목을 내던지는 충신의 기개를 닮았다. 선생의 묘비에 새겨진 ‘처염상정(處染常淨)’. 동백꽃 같은 그의 기품이 서려있다. ‘오염된 곳에 있어도 늘 깨끗하리라….’ 주용수 작곡가ㆍ한국복지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