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천리로 진행된 사드배치 심야 작전…저항 주민 속수무책

6일 0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경찰이 차단했다. 경찰은 이날 경력 8천여 명을 동원해 성주골프장으로 통하는 주도로인 지방도 905호를 포함한 도로를 통제했다. 주민과 취재기자는 물론 성주골프장 및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쪽으로 가는 모든 차량을 막았다. 성주골프장에서 4.5㎞ 떨어진 초전면 신흥마을에서부터 출입을 통제했다. 평소 사드배치 반대 집회장으로 이용된 소성리 마을회관은 성주골프장에서 2.5㎞ 떨어진 곳. 이에 성주투쟁위원회 주민이 비상 사이렌을 울리고 휴대전화 등으로 "집결하라"며 비상연락을 했다. 기도회를 열던 원불교 신도, 주민 등 60여 명이 200명까지 불었다. 주민은 일차적으로 마을회관 앞 도로에 차 10여 대를 대고 저항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오전 3시께 주민을 에워쌌다. 이어 차량 유리창을 깨고 모두 견인했다. 경찰과 주민 충돌로 주민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경찰은 "도로를 점거하는 것은 공무집행방해다"라는 경고 방송을 했다. 오전 4시 43분 사드 발사대 6기, 레이더, 요격 미사일, 발전기, 냉각기 등을 실은 군용 트레일러 8대가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통과했다. 주민과 원불교 신도·성직자 등은 마을회관 앞에서 "미국 경찰 물러가라", "사드배치 반대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강현욱 교무는 "경찰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도하던 성직자와 교무를 진압하고 사드 장비를 통과시켰다"며 "사드배치는 원천 무효이고 불법"이라고 했다. 지난 25일 저녁 경남 김해시 중앙고속도로에서 사드 발사대 4기가 이동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지난달 이미 오산기지에 들어온 발사대 2기를 포함한 6기가 성주골프장에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단독] 구리도시公, 규정·절차 무시한채 특정인 채용 논란

구리도시공사가 직원 채용과정에서 규정과 절차 등을 무시한 채 면접시험기준을 임의로 변경, 특정 응시자를 합격시킨 사실이 구리시의 자체 감사를 통해 뒤늦게 밝혀져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구리시와 구리도시공사(공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등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2015년 말 ‘일반직원 채용’, ‘전임계약직 특별채용’ 등의 공고를 내고 시설물 위탁관리 인원과 스포츠 분야 강사를 채용했다. 이런 가운데 공사 측은 당시 일반직원 채용과정에서 ‘지역 인재 우선 채용(20%)’을 이행하면서 이 부문에 응시했다 떨어진 한 특정인에게만 기회를 다시 제공, 일반직원 합격자로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전임계약직 특별채용과정에서도 해당 직급에 규정된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다른 사항의 경력사항을 인정, 또 다른 특정인을 최종 합격시켜 의혹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더구나 공사 측은 채용과정에서 블라인드 면접을 진행하면서 면접관에게 미리 응시자의 신상이 담긴 이력ㆍ경력사항 등의 자료를 제공한 사실과 일부 채용 예정자에 대한 범죄경력 조회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자체 감사를 통해 인사담당자 행위를 ‘특혜’로 보고 중징계를 요구했고 공사 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부서장(3급)과 실무자(4급) 등 관계자 2명에게 각각 정직 1월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노위는 최근 징계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며 이의 신청을 한 이들을 대상으로 심의, △특정 응시자의 면접시험 기회가 박탈된 점 △면접시험 기준을 임의로 변경해 채용의 공정성이 훼손된 점 △채용 자격요건에 대해 자의적인 해석을 적용한 점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시 관계자는 “당시 갑자기 변경된 기준으로 3명의 응시자가 면접 기회를 박탈당했고, 합격된 응시자는 현재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엄연한 채용기준이 있는데도 자의적 해석 등 공정성을 훼손시킨 특혜로 판단, 공사에 중징계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채용과정에서 절차를 잘못 이행, 징계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특정인을 위한 건 아니다. 앞으로 정해진 절차나 규정 등을 엄격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리=하지은기자

[세계는 지금] ‘재스민’ 외교

지난 4월 초 미국을 방문한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부부는 긴박한 정상회담 가운데서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함께 아라벨라(5세)와 조지프(3세) 남매가 부른 중국 민요 ‘모리화(茉莉花)’로 모처럼 흐뭇한 시간을 가졌다. 중국어를 또박또박 잘하는 이 남매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의 자녀들이다.‘아름다운 모리화여 사랑하는 님에게 한 송이 꺾어 드리고 싶네 눈보다 희고 아름다운 모리화여’ 이러한 가사로 시작되는 모리화 노래는 중국의 창장(長江) 남쪽에서 유행하고 있는 민요의 이름이기도 하다. 중국의 아열대 산지에서 자생적으로 피는 모리화는 그 독특한 향과 순백의 색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 그 노래가 민요로 만들어졌다. 1896년 청조(淸朝)의 북양대신 리훙장(李鴻章)이 유럽을 순방하였다. 방문국에서는 국빈을 맞아 연주할 국가(國歌)가 필요했다. 당시 청조에서는 국기(國旗)로서는 황룡기가 있었지만 국가는 없었다. 리훙장은 중국에서 누구나 잘 아는 모리화 노래의 곡을 임시 국가로 지정하였다. 1920년대 초 이탈리아의 작곡가 푸치니가 중국의 투란도트 공주를 주제로 한 오페라 ‘투란도트’를 작곡할 때 모리화 곡을 주제곡의 하나로 삽입함으로써 모리화 노래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1949년 신중국 건국 후 중국의 공식 국가는 항일의용군 행진곡으로 바뀌었지만 모리화 노래는 여전히 중국을 상징하는 노래에는 변함이 없다. 1999년 마카오가 중국으로 반환될 때 모리화 곡이 연주되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메달 시상식 때에도 이 곡이 연주되었다. 중국을 상징하는 노래로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은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 우리의 ‘아리랑’처럼 즐겨 부른다고 한다. 시 주석 내외가 이방카 자녀의 모리화 노래를 듣고 잠시 고향 생각을 하였는지 모른다. 모리화는 3~6세기 중국을 지배한 북방의 기마민족과 함께 중앙아시아로 전래됐고 이 지역에서 세력을 떨친 아랍인에 의해 북아프리카 튀니지까지 흘러들어 갔다. 모리화의 순백의 색상은 청결을 좋아하는 튀니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튀니지의 국화(國花)가 되었다. 튀니지에서는 ‘신의 선물’이라는 의미로 모리화를 야스민(jasmeen)이라고 불렀고 이것이 영어권에서는 재스민(jasmine)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2010년 튀니지의 노점상 청년이 부패한 경찰의 단속에 분신자살로 항의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튀니지 민중의 반정부 투쟁으로 24년간 계속된 독재정권이 무너졌다. 튀니지 혁명을 ‘재스민 혁명’으로 부르는 것은 재스민이 튀니지의 국화이기 때문이다. 재스민 혁명은 튀니지에 그치지 않고 이집트 리비아 등 다른 아랍의 국가에도 확산되어 이른바 ‘아랍의 봄’을 가져온 기폭제가 되었다. 모리화는 차(茶)로도 만들어져 차의 나라 중국인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일반 차에 없는 독특한 향과 모리화의 하얀 꽃잎이 들어 있는 모리화차는 중국에서 손님이 오면 즐겨 내 놓는 차다. 11세기 중국의 송조(宋朝)시대, 차의 고장인 푸젠성(福建省) 산지에서 흔히 피는 신선한 모리화를 녹차에 섞어 꽃의 향기가 찻잎에 흡수되도록 하여 만들기 시작한 것이 모리화차로 외국에서는 재스민차로 알려져 있다. 유주열 前 베이징 총영사·㈔한중투자교역협회자문대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레지오넬라증 예방 다중이용시설 등 검사

최근 일본 히로시마현의 한 온천에서 레지오넬라로 인한 집단 폐렴이 발생한 가운데 경기도가 도내 발병예방을 위한 집중검사를 추진한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여름철 집중 발생하는 레지오넬라증을 예방하기 위해 5월부터 11월까지 ‘레지오넬라증 검사’를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검사 대상은 레지오넬라균 주요 서식지인 도내 대형목욕탕과 찜질방 등 다중이용시설과 종합병원, 노인요양시설 등 고위험시설이다. 연구원은 해당 시설의 냉각탑과 저수조의 냉·온수, 건물 내 샤워기 수도꼭지, 가습기, 호흡기 치료기기 등에서 샘플을 채수해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검사결과 기준을 초과한 시설에 대해서는 청소와 소독 등 위생지도를 실시하고 재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레지오넬라균은 일반적으로 수온 25~45℃에서 증식하기 시작하며 37~42℃에서 폭발적으로 증식한다. 오염된 물에서 증식한 균이 비말 형태로 호흡기에 흡입될 경우 레지오넬라증에 감염될 수 있으며 인체감염 시 독감과 폐렴을 유발한다. 주로 만성폐질환자, 당뇨환자, 고혈압환자, 흡연자, 면역저하 환자 등 면역력이 낮은 사람에게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낮은 확률로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나타난다. 방치할 경우 사망(치사율 15~20%)에 이를 수도 있다. 윤미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장은 “올해 여름은 예년보다 온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돼 레지오넬라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며 “대형목욕탕, 찜질방,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레지오넬라 예방검사를 철저히 진행해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허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