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내성 생겼나… 피해株 일제히 반등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에 대한 우려로 피해를 입었던 종목들이 일제히 반등세를 나타냈다. 관련 종목의 주가가 시장의 우려를 지나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전문기관의 분석이 제기되면서 제자리를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국내 증시에서는 화장품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0.31% 오른 27만3000원에, 지주사인 아모레G는 3.56% 오른 11만650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LG생활건강도 2.92% 오른 80만8000원에 마감했다. 동시에 △한국화장품(3.62%) △한국콜마(2.65%) △한국콜마홀딩스(6.73%) △에이블씨엔씨(1.00%)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화장품주의 상승세는 현재 주가하락이 지나치다는 평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시장에서는 국내 화장품업종의 실적추정치를 하향하고 있는 분석기관조차도 ‘과매도 상태’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화장품, 음식료, 호텔, 레저 관련주의 경우 단기 낙폭이 커서 저가 매수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분석했고, 글로벌 금융기관인 CLSA도 “국내 화장품 업종이 장기적으로는 과매도 상태인 만큼, 앞으로 몇 주 동안 엄청난 매수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비슷한 현상은 게임주에서도 나타났다. 게임주는 지난 7일 중국 당국이 한국산 게임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는 소식으로 줄줄이 하락했다. 하지만 게임주가 실제 게임사들의 실적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고, 이튿날 곧바로 반등했다. 중국의 동향에 극도로 민감해진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공포감에 휩쓸린 것이다. 마찬가지로 최근 약세를 보이던 항공주 역시 분석 보고서들이 나오면서 반등세를 보였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사드 보복 이슈가 전 섹터를 불문하고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자라를 보고 놀란 가슴이 솥뚜껑을 보고 놀라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투자자들이 가슴을 진정시키고 냉정하게 사태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역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 따른 수혜종목도 생겨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종목은 마스크팩 전문업체 제이준이다. 한국 화장품의 통관절차가 강화되면서 온라인 역직구 사이트를 통한 매출이 확대될 것이란 논리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이준의 지난해 매출 기준을 보면 중화권 비중 80% 가량이고, 그 중에서도 온라인 비중이 90%에 달해 사드에 대한 우려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헌재 입에 주목하는 투자자… 국내 증시는 어디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판결이 국내 증시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를 놓고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탄핵 기각보다는 인용이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통령 탄핵심판 판결일인 10일 오전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하락 출발한 후 2080선 후반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091.06)보다 2.39포인트(0.11%) 내린 2088.67로 출발했으며 탄핵심판 선고를 시작하는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포인트(0.07%) 오른 2092.94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판결에 따라 증시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선 인용 판결이 나올 경우 코스피지수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정권 교체 이슈는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단, 이번 경우의 경우 단기적 이슈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치 리스크 완화가 어느 정도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탄핵 인용 시 주가의 변화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탄핵이 기각될 경우, 단기적인 혼란을 야기하며 시장이 충격을 받을 전망이라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게다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가까스로 자리를 지킨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이 심화되면 투자심리도 약해지면서 하락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될 우려가 크다는 것. 이 같은 경우 연말까지 증시가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탄핵 이슈가 시장에 반영된 만큼,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탄핵과 관련된 정치적 이슈와 별개로 글로벌 경제 현황에 따른 변동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중국과 미국이 우리 수출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IT, 자동차 등 핵심 수출 종목의 기업가치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부장은 “현재 우리 증시는 국제 정세의 변화 속에서 성장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향후 증시 방향성의 상승 강도는 세계 경제 성장 속도 및 방향과 일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13년 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 기각 당시… 증시 움직임은 "소폭 하락 후 우상향"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불과 몇시간 앞둔 가운데, 국내 증시에 한바탕 회오리가 휘몰아칠 지 이목이 집중된다. 그렇다면,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당시 증시 상황은 어땠을까. 노 전 대통령의 탄핵 건 당시, 코스피 주가는 5월 14일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나기까지 지속 하락했다. 2004년 1월 2일 821.26포인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5개월가량이 지난 탄핵심판 선고 당일 768.46포인트까지 밀렸다. 2004년 3월 12일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날 코스피 지수는 881.17에서 860.53으로 2.34% 하락했다. 이후 탄핵심판 선고 당일인 5월 14일 코스피지수는 -2.74%를 기록했으며, 그 다음 거래일인 같은달 17일에는 -5.14% 를 기록하면서 728.98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기각 결정 이후 꾸준히 회복해 2015년 코스피지수는 877.52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기각 결정 이후 국내 증시는 중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간 것.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시는 헌법재판소 선고가 기각될 것이라고 대부분 인지된 상황이었던 만큼,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다"면서 "더불어 당시 기업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정치적 이슈 등 대외 변수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면서 증시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건은 당시보다 불확실성 측면에서 더 심각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이익이 100조 원을 돌파하고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인 만큼, 정치적 변수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탄핵 인용]시민단체 진보 "적폐청산 기회로" vs 보수 "논란 짚고 넘어가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을 만장일치로 인용한 가운데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엇갈렸다.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보수 성향 단체들은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박근혜퇴진수원시민행동에 참여한 유주호 경기민권연대 대표는 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무엇보다 기쁜 날”이라며 “탄핵은 당연한 결과”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국민들의 요구는 적폐청산과 정상적인 대한민국으로의 회귀”라며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또 “수원지역에서도 이 문제를 갖고 시민단체들과 함께 논의할 것”이라면서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수원시와 함께 ‘추모와 약속의 콘서트’를 주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여러 문제들을 청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 단체들은 탄핵 인용을 존중하면서도 짚고 넘어갈 문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헌법적 절차에 따라 헌법 기관이 내린 결정인 만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그러나 법치주의 관점에서 이번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탄핵 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몇 개월에 걸친 국회와 헌재의 탄핵 절차과정에서 일각에서는 법적 해석을 두고 논란이 분분했다”면서 “만일 이러한 논란 중 일부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법치를 훼손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법치주의에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관주ㆍ정민훈기자

[탄핵 인용] 청와대, 심한 충격과 침통 '망연자실'

“혹시나 했는데…” 청와대가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에 심한 충격에 휩싸였다. 기각 혹은 각하 결정 기대가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 가운데 예상외로 ‘8 대 0’ 전원일치 파면 결정이 나자 망연자실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헌정 사상 첫 파면 대통령’이 나왔다는 자괴감에 전화에 답하지 않는 등 깊은 침묵이 이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TV로 생중계되는 헌재 판결 장면을 각자 방에서 긴장감 속에서 지켜봤으며, 박 전 대통령도 관저에서 헌재가 만장일치로 파면 선고하는 장면을 담담하게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에서는 선고 초반 대통령의 권한 남용과 언론의 자유 침해,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세월호 문제) 등에 대해 탄핵 사유가 안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탄핵이 기각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한때 감지됐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부분에서 단호하게 대통령의 중대한 헌법 위반행위를 지적하고 만장일치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선고가 내려지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헌재가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해놓고 검찰, 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압수수색도 거부한 점 등을 지적한 부분이 특히 아픈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성실하지 못한 대통령의 모습이 재판에 악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헌재 선고 후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을 협의했으나 대통령의 입장표명이나 청와대의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김재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