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 ‘방음벽 설치 갈등’ 4년만에 매듭

한국도로공사와 광교신도시 주민이 4년여 간 끌어온 ‘영동고속도로 방음벽 설치’ 문제가 합의안을 도출하며 일단락됐다.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 신재상 한국도로공사 부사장, 광교신도시 주민대표 등은 지난 17일 ‘수원 광교웰빙타운 소음분진 예방을 위한 방음시설 개선 조정회의’를 열어 방음벽 설치에 대한 최종 합의안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그동안 한국도로공사와 광교신도시 주민들은 영동고속도로 입구 인천 방향 차로에 ‘방음벽’과 ‘반방음터널’ 설치 두 가지 안을 두고 지난 2013년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한국도로공사는 방재관리 어려움 등을 이유로 방음벽을, 광교신도시 주민은 주변 구간과 형평성을 들어 반방음터널 설치를 각각 주장해왔다. 이날 합의안에 따라 영동고속도로 입구 인천 방향 220m 구간 4개 차로 가운데 3∼4차로에는 반방음터널, 1∼2차로는 방음벽 등이 설치된다. 3∼4차로와 1∼2차로는 폭 10m의 완충녹지로 분리돼 있다.방음벽 시공 후 고속도로의 소음이 주간 65dB, 야간 55dB 등을 초과하면 소음감쇠기 등 추가 소음대책을 마련하기로 논의했다. 반방음터널과 방음벽 공사는 오는 10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진경기자

최광훈 경기도약사회장 “편의성만 따지다 국민 건강 안전망 무너진다”

“규제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국민 건강에 위해를 가하고 있다. 편의성만 따지다가 안전성을 놓치는 꼴이다. 국민 건강을 돌보지 않는 무책임한 것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겠다!” 부드러운 인상의 최광훈 경기도약사회장은 첫인상과 달리 약사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의약품 화상판매기 도입과 편의점의 가정상비약 판매 품목 확대 등에 대해 단호했다. 일반의약품을 화상판매기를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복지부 발의 약사법 개정안으로 구매자는 약국개설자와 화상통화한 후 전자적 제어시스템으로 일반의약품을 살 수 있다. 정부는 또 편의점 상비약 판매 품목 확대를 추진 중이다. 도약사회는 31개 분회, 회원 7천여 명, 약국 4천500개 등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전국 약사계 공통 현안에 상대적으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그 때문일까. 극렬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한 최 회장은 “도약사회는 올해 해당 사안을 저지하기 위해 대국민 캠페인, 반대 서명 운동, 국회와 보건복지부와의 대화 등 도약사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집단행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올해 역점사업을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도민 건강 지킴이로서의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표 사업은 올해 처음으로 경기도의 예산 지원을 받아 확대 운영하는 ‘의약품안전사용 교육’이다. 약사가 경로당과 복지센터, 의료 취약ㆍ소외 가정을 직접 찾아가 약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기존에 복용 중인 약을 정리 지도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이 교육은 정부와 도에서 예산을 증액하며 적극 지원하는 사업으로 의약품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면서 “화상판매기 도입이나 편의점 상비약 판매 등 최소한의 안전망까지 무너뜨리는 현 상황은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도약사회는 또 공공약국 운영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도약사회는 현재 구리, 김포, 남양주, 용인, 의정부, 평택 등 도내 6개 지역의 공공약국을 지정 운영 중이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365일 문을 여는 약국이다. 이 밖에도 학교에서 청소년 대상 의약품안전사용 교육, 국내외 의료 봉사 등을 벌인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도약사회는 궁극적으로 도민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회원 약사 스스로 공부하고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다”면서 “좀 더 주민에게 다가가 건강한 삶을 지키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설아기자

[제6회 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 깨어 있는 생각가감 없는 의견…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하다

전국 청소년들의 올바른 국가관 정립과 안보의식 고취를 위해 해마다 개최하는 ‘제6회 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가 지난 16~17일 양일에 걸쳐 ‘통일의 관문’ 파주시에서 진행됐다.전국 각지에서 온 120여 명의 고등학생들은 개성공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면서, 급변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주변국의 정세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앞으로의 미래까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토론대회는 5명이 한 조를 이룬 뒤 정해진 주제를 놓고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나뉘어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어 토론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준비와 이해도, 의견 제시 방법, 팀원들 간 협업 등을 바탕으로 심사가 이뤄졌다.토론 주제는 △탈북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가 △개성공단, 재가동해야 하는가 △한국은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이 필요한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무효화 되어야 하는가 △통일 비용, 우리 세대가 준비해야 하는가 △우리나라 대통령제는 분권형으로 개혁이 필요한가 등 총 6개로 구성됐다. 이같이 주어진 주제를 놓고 120여 명의 학생이 이틀에 걸쳐 열띤 토론을 벌인 결과, 가평 청심국제고교의 ‘토다라’팀이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 됐다. 이들은 ‘우리나라 대통령제는 분권형으로 개혁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남양주 평내고등학교 ‘정유년 닭의 해’팀과 20분이 넘도록 치열한 토론을 벌인 끝에 대회 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얻게 됐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흥식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장은 “논리성·충실성·협동성 등의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심사했다”면서 “대회에서 토론자들이 보여준 태도와 수준은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게 한 시간이었다”고 총평했다. 토론대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제3땅굴, 도라산 전망대 등 DMZ 견학과 명사 초청 특강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순국 경기일보 사장은 “국제정세는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으며,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전환한 우방국인 미국과 세계의 패권을 노리는 중국 등 한반도를 중심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여러분이 생각하는 국가관이 곧 대한민국의 미래 국가관인 만큼 국제정세를 정확히 공부하고, 자신감 있는 토론으로 글로벌 리더로서 경쟁력을 키워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본보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파주시협의회가 주최하고 아주대학교가 주관한 이번 대회는 교육부와 국방부, 국회 국방위원회 등 총 9개 기관이 후원했다. 정민훈기자 인터뷰 김준태 파주시장 권한대행 부시장“청소년들 창의적 토론… 통일시대 이끌 글로벌리더 기대”“‘통일의 길목’ 파주에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청소년들이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기대됩니다”제6회 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에 참석한 김준태 파주시장 권한대행 부시장은 “전국 각지에서 온 고등학생들이 참여한 ‘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는 학생들의 인생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토론 주제가 학생들에게 다소 무겁고 생소할 수 있지만, 창의적인 의견과 생각지도 못한 지식 폭에 크게 놀랐다”고 강조했다.이어 “우리나라는 토론문화가 잘 정착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많아 어렸을 때부터 토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현실적인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며 “이러한 뜻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토론대회의 개최 의미는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그는 또 “청소년들의 깨어 있는 생각과 가감 없는 의견들은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나라의 미래는 청소년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토론대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토론은 어떤 문제에 대해 비판적이고도 논리적인 접근에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이번 토론대회를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 리더십을 가진 주역으로 한 층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파주=김요섭기자교육부장관상 가평 청심국제고 ‘토다라’“신문기사·자료 찾아 토론 좋은 결실”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한 가평 청심국제고등학교 ‘토다라’팀(민경서·설해빈·최혜원·강민재·이현서)은 “현 시국에서 친구들과 굉장히 뜻깊은 주제를 놓고 깊이 있는 토론을 하게 돼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가’, ‘우리나라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등,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설해빈양(18·여)은 “토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권력이란 어떻게 분배돼야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인가’, ‘(대통령제를)분권형으로 개혁한다고 했을 때 나타날 한계와 부작용이 어떤 것이 있을까’ 등 우리나라의 현 상황과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특히 ‘토다라’팀은 지난 2015년 ‘국방부장관상’을 시작으로, 3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명실 공히 토론대회 강자임을 입증했다.이현서군(18)은 “주제가 어렵다 보니 학교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팀원들과 자주 만났다”면서 “매주 신문기사나 자료를 찾아서 시의성 있는 주제로 토론하다 보니 좋은 성과를 얻게 된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국방부장관상 동두천외국어고 ‘LEEP’“주제 관련 용어·개념정리 수상 비결”‘제6회 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에서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한 동두천외국어고등학교 ‘LEEP’팀(전혜성·최유리·홍예은·정재용·김태선)은 토론에 앞서 주제와 관련된 용어의 개념 정리 및 이해가 수상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최유리양(19·여)은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조원들과 자료를 공유하고, 주제와 연관된 신문기사 등을 찾아보면서 반박할 자료를 수집했다”면서 “자료에 나와 있는 용어를 이해할 때까지 공부했던 부분이 주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에게 피드백하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어, 토론을 벌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김태선군(18)은 “이번 토론대회를 통해 우리 팀뿐만 아니라 상대팀과도 의견을 나누고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뜻깊은 시간이었다”면서 “낯선 환경에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팀원들의 격려로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정민훈기자부문별 수상자 명단 ( )는 학교명△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상= 토다라: 민경서, 설해빈, 최혜원, 강민재, 이현서(청심국제고) △국방부장관상= LEEP: 전혜성, 최유리, 홍예은, 정재용, 김태선(동두천외국어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상= 운정고: 김지연, 이해담솔, 이리나, 김민아, 진채은(운정고) △국회 국방위원장상= 낭중지추: 박시연, 박예솔, 김유진(평내고), 최지민, 김찬슬(동화고) △국가보훈처장상= 강외홈런: 지예린, 김민정, 김진호, 김지석, 신무경(강원외국어고) △경기도지사상= 달리보는인간: 박윤하, 김정아, 김세영, 이예경, 조수연(동우여자고) 문산수억고: 한예빈, 유은비, 양지유, 변슬기, 김세현(문산수억고) △경기도교육감상= 이것또한무스비: 강은수, 이민지, 류시온, 변주혜, 김환기(점동고) G.O.D.S: 정수정, 정지우, 장 윤, 송석빈, 유승찬(우성고) △인천광역시교육감상= LPG: 김나연, 김민정, 김지윤, 한유진, 조영준(동두천외국어고) 아고라: 김민성, 김주형, 권오혁, 주기석, 김대용(양주고) △파주시장상= 고등나무: 김소현, 김연성, 안권우, 유정곤, 강선호(세경고) 나라찬: 김민선, 김민영, 이주미, 김미리, 강유은(파주여자고) △아주대학교총장상= 신비담: 최정원, 박연서, 김수연, 강병수, 문건영(신한고) Elastico: 변수민, 이다빈, 김현서, 오동준, 박재현(청심국제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파주시협의회장상= B1F4: 김설호, 이미르, 최혜빈, 노민지, 진태현(운정고) △경기일보회장상= Speak up: 표영현(서초고), 김다현(육민관고), 이채윤(서문여자고), 차민지(동일여자고), 진유태(대성고) 청열지사: 장주은, 이민영, 홍준하, 김이현, 하정안(우성고) △개인상= LANS: 홍형준(동해광희고) ALLBLUE: 임도경(공항고)

[경기천년 999+1, 경기도의 思想과 思想家] 2. 경기 사상의 형성과 지리적 특성

■ 국호 조선에 담긴 지리적 특징과 홍익인간의 이상우리나라는 동쪽과 서쪽, 남쪽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나 북쪽은 대륙과 이어진 반도국이다. 한반도의 지리적 특징은 동서는 좁고 남북은 길며 북동에는 산악지대가 많고 남서에는 평야지대가 많다. 아득한 옛날 추운 북방에 살던 우리 선조들은 따뜻한 곳을 찾아 남하하다가 한반도에 정착했다. 기원전 2333년에 단군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 아사달에 터를 잡고 세운 나라가 ‘조선(朝鮮)’이다. 조선이란 국호에는 단군의 원대한 꿈, 겨레의 씩씩한 기상이 담겨 있다. 나라 이름처럼 해가 뜨는 곳에 터를 잡고 살았던 까닭에 선조들의 성품은 밝고 몸짓은 활달했다.단군조선은 독자적 문화권을 형성하며 천 년의 역사를 이어갔다. 조선 앞에 고(古)를 붙여 ‘고조선’이라 부르는 것은 이성계가 건국한 근대조선과 구별하기 위함이다. 중국인들은 때로 조선을 ‘동이(東夷)’라고 불렀다. 역시 해가 뜨는 동쪽이라는 지리적 특징이 이름에 들어 있다. “비구름 바람 거느리고 인간을 도우셨다는 우리 옛적” 위당 정인보 선생이 지은 제헌절 노래 첫 구절이다. 위당은 “삼백 예순 남은 일이 하늘 뜻 그대로였다. 삼천만 한결같이 지킬 언약 이루니 옛 길에 새 걸음으로 발맞추리라”라며 식민지에서 해방돼 민주정부를 수립하는 대한민국의 헌법에 단군조선의 홍익사상을 담아 희망찬 새 조국을 건설하자는 염원을 노래했다.‘인간을 도우셨다’는 말은 곧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홍익인간은 한국사상의 원류이며 정수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보다 더 위대한 사상을 우리 역사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이처럼 단군왕검은 한반도에 조선을 세워 홍익인간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고조선에 관한 역사 기록은 너무 빈약하다. 하여 조선을 세울 때 품은 홍익인간의 위대한 뜻이 얼마나 현실사회에서 실현됐는지 알 수 없다.그러나 우리가 마음속으로 그리는 고조선의 역사와 문화는 찬란하고 당당하다. 그 이후의 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조선에서 부여, 위만조선을 거친 이후에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으로 나눠졌다.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후에 고구려 백제 신라가 건국하면서 역사 기록도 풍성해졌다.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다가 약소국 신라가 한강을 차지하면서 삼국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이미 이때부터 한강 유역은 문명의 중심지였다.신라가 고구려의 영토를 회복하지는 못했으나 당나라 군대를 몰아내고 한반도의 주인이 된 것이다. 고구려의 후예들이 건국한 발해가 한반도의 이북을 차지하고 해동성국으로 불리며 신라와 경쟁하며 번영을 누렸던 역사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신라는 후삼국으로 잠시 분열됐으나 고려로 재통합돼 조선에 역사의 바통을 넘겨주었다. 이것이 우리 겨레의 반만년 역사다. 세종시대에 이미 백두산에서 흘러내린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국경을 확정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의식 속에는 고구려와 발해의 터전 만주도 영토에 포함돼 있다. 달리 말해 우리의 역사는 한반도에 갇혀 있지 않다. ■ 극동의 심장 한반도, 한반도의 중심 경기도 한국사상은 우리 겨레가 국가라는 공동체를 이뤄 수 천 년을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집단의식의 정수이다. 한 인간의 의식은 가족을 기본 단위로 형성된 공동체의 환경에 좌우된다. 이것을 민족이나 국가로 확대하면 민족기질이나 국민성이라는 문화적 성격이 나타나게 된다. 자연환경 중에서도 지리는 한 민족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한반도의 중심부에 자리한 경기도의 사상 형성에 영향을 끼친 지리적 특성은 무엇일까. 경기도는 한반도의 가슴이라 할 수 있다. 고려의 도읍 개성과 조선의 도읍 한양을 가슴에 품고 있는 지역이다. 송악산과 임진강이 고려의 도읍 개성을 감쌌듯이 삼각산과 한강이 조선의 도읍 한양을 품었다. 이처럼 산과 강은 지리적 특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다. 잠시 세계 지도를 펴 놓고 한반도의 위치를 가만히 살펴보자. 한반도는 대륙의 중국과 해양국 일본에 둘러싸여 있다. 지리적으로 답답한 형국이다. 그러나 지도를 거꾸로 펼쳐 놓으면 만주에서 뻗어나간 한반도가 태평양을 향해 열려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만주에는 바다로 나가는 길이 없다. 다시 말해 만주는 한반도와 이어져야 비로소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땅이다. 일본 제국주의는 조선을 식민지로 삼킬 때 조선의 지리적 문제를 늘어 놓으며 식민지 지배를 합리화했다. 반도라는 지리적 약점 때문에 조선은 스스로 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리적 결함을 가진 조선은 일본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조선의 지식인 사회에 깊이 파고들었다. 그런데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논문이 등장했다. 1934년 3월 ‘조선지리소고’라는 글이 발표됐다. 이 글을 지은 이는 베를린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을 배출한 양정고보의 지리박물과 교사 김교신(1901~1945)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조선은 극동의 중심이다. 심장이다”라고. 이어 그는 식민지 조선인의 사명을 이렇게 설파했다. “조선 역사에 편안한 날이 없었다함은 무엇보다도 이 반도가 동양 정국의 중심인 것을 여실히 증거하는 것이다. 물러나 은둔하기에는 불안한 곳이나 나아가 활약하기에는 이만한 데가 없다. 이 반도가 위험하다 할진대 차라리 캄쟈카 반도나 그린랜드 섬의 빙하에 냉장하여 두는 수밖에 없는 백성이다. 현세적으로, 물질적으로, 정치적으로 고찰할 때 조선반도에 지리적 결함, 선천적 결함은 없는 줄로 확신한다.다만 문제는 그곳에 사는 백성의 소질, 담력 여하가 중요한 원인인가 한다”라며 조선인의 분발과 결단을 촉구한 뒤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동양의 온갖 고난도 이 땅에 집중되었거니와 동양에서 산출하여야 할 바 모든 고귀한 사상, 동반구의 반만년의 총량을 큰 용광로에 달여(煎) 낸 엑기스(精素)는 필연코 이 반도에서 찾아보리라” 이러한 한반도의 중심에 경기도가 있다. 그러나 70년 이어진 국토의 분단으로 이러한 이상은 아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 가로막힌 이념의 장벽을 허무는 첩경 경기도의 지리적 특성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개성과 한양, 그리고 단군이 천제를 지낸 강화도를 품고 있는 경기도는 주변의 우수한 문화를 받아들였던 곳이자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냈던 한반도의 중심이다. 수용과 소통, 창조라는 경기도의 전통은 훗날 주자학에서 나라와 백성들의 삶을 개선하는 실학을 꽃피우는 바탕이 됐다. 단군조선의 건국이념으로 널리 알려진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은 현재진행형이다. 반만 년 전에 이러한 원대한 꿈을 품었으나 우리 겨레는 아직까지 세계사에 특별히 기여한 사상과 철학을 만들지 못했다. 세계사에 기여할 철학과 사상은 분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형성될 것이다. 경기도는 70년 분단의 현장이다. 그런 면에서 한강과 임진강이 하나로 합쳐 서해로 흐르는 조강(祖江)은 우리가 지리적으로 주목해야 할 곳이다. ‘할아버지의 강’ 조강은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낸 강화도 마니산과 고려의 도읍 개성, 조선의 도읍이자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아우르고 있다. 이처럼 조강은 남북의 주요 산줄기와 물줄기가 한 몸으로 만나는 곳이다. 서울의 백악을 이룬 한북정맥과 개성 송악을 이룬 임진북예성남정맥이 만나는 곳이며, 남의 한강과 북의 임진강이 만나 예성강과 한 몸이 되어 서해로 흘러드는 곳이다. 지리학자 최원석은 조강의 지리적 특징을 “세 강줄기가 거대한 삼태극의 형상으로 휘돌며 역동하는 생명의 땅”이며 “한반도의 중심 위치에 있을 뿐 아니라 강과 바다로 사통팔달하며 중국 대륙으로 거침없이 진출하는 기지”로 표현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경기도는 오랜 옛날부터 한반도 문명의 중심이며 중국을 비롯한 이웃나라와 문화를 교류했던 창구였다. 예전에 조강으로 불렸던 할아비의 강, 조강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중국과의 교류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지리 환경을 가진 경기도의 시대적 과제는 분단의 극복이다.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열린 마음이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포용의 열린 태도야말로 남북으로 가로 막힌 이념의 장벽을 허무는 첩경이다. 포용과 화합은 경기도민의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 김영호 한국병학연구소

45억 亞 겨울축제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팡파르…한국 14년 만에 종합 2위 도전

45억 아시아인들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제8회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이 19일 오후 4시 일본 삿포로 돔에서 개회식을 갖고 8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겨울의 감동을 공유하고 더 큰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의 ‘Beyond your ambitions’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대회는 빙상, 스키,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컬링 등 5개 종목에서 금메달 64개를 놓고 32개 국가가 경쟁한다.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 이후 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에 한국은 221(선수 142, 임원 79)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이번 대회가 평창 동계올림픽의 전초전으로 관심을 끄는 만큼 한국은 금메달 15개를 획득해 지난 2003년 아오모리 대회 이후 14년 만에 종합 2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날 개회식의 서막은 삿포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보통 사람들을 위한 팡파르’, ‘캔디드 서곡’ 연주로 문을 열었다. 개회식의 1부 행사를 알리는 선수단 입장식에서 한국은 기수를 맡은 스키 국가대표 정동현(하이원)을 필두로 32개국 가운데 9번째로 삿포로 돔에 등장했다. 이어 가쓰히로 아키모토 대회 조직위원장의 환영사, 셰이크 아흐마드 알파하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의장의 인사말, 개회 선언, 선수, 심판 선서가 진행됐다. 2부는 홋카이도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도시의 활기를 조화롭게 엮은 공연이 펼쳐졌다. 이후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하라다 마사히코(49)의 성화 점화로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마지막 3부에서는 대회 공식 주제가를 부른 ‘드림스 컴 트루’가 라이브 공연을 펼치며 개회식이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스노보드 ‘간판’ 이상호(한국체대)는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이상호는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데이네 뉴 슬라럼 코스에서 열린 스키 스노보드 남자 대회전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35초76을 기록하며 최보군(상무ㆍ1분36초44)과 가미노 신노스케(일본ㆍ1분37초14)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종목에서 한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이상호는 개회식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4만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호는 20일 열리는 스키 스노보드 남자 회전에서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홍완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