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기록하는 사진가 모임이 있다. 지난 2008년 결성된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수기사)는 그동안 세월의 흐름과 개발로 인해 사라져가는 수원의 옛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다.전업 작가, 디자이너, 경찰, 언론인, 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 군으로 구성된 수기사의 회원들은 주로 도시화 속 사라지는 수원의 좁은 뒷골목과 그 안의 사람들, 에누리같은 인심이 남아 있는 재래시장 등을 소재로 촬영해왔다.다른 사진동호회들이 아름다운 풍광을 주로 담는 것과 달리, 수기사는 사진의 본래 기능인 리얼리티를 중시하며 수원의 기록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기사는 지난 2011년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 1’과 수원 지동의 모습을 기록한 ‘지동마을 사진전’을 시작으로 2012년 수원의 사라져 가는 마을, 오래된 건물ㆍ상점, 사라져가는 직업 등을 담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 2, 다큐멘터리 수원’, 2013년 수원의 오밀조밀한 골목풍경을 담은 ‘골목전’을 열었다. 이어 2014년에도 수원천의 생태와 자연환경, 수원천을 따라 형성된 시장과 마을사람들을 담은 ‘왔다里,갔다理 수원천展’, 지난해에는 수기사 회원 5명이 바라본 ‘골목길 탐방展’을 개최했다. 올해 여섯 번째 정기전 ‘왕의 길-정조대왕 원행을 보다’는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기념해 마련했다. 홍채원, 남기성, 이규석, 이병권, 이연섭, 고인재, 김태왕, 강관모, 김미준, 한정구, 이용규 등 11명의 회원이 지난 3월부터 문헌을 토대로 서울 창경문~화성 융건릉 62.2km에 달하는 정조의 능행차길을 답사하며 사진으로 기록했다. 지난달 열린 ‘제53회 수원화성문화제’에서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의 창덕궁 출궁의식부터 배다리 시도식, 장용영 수위의식, 남사당놀이 등 주요 장면을 담아냈다. 이들은 경기도 기념물 제161호로 지정된 만년제가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모습을 포착해 개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홍채원 회장은 “수기사는 사진의 본래 기능인 리얼리즘을 살려 수원의 모습을 기록하면서 유관기관과 정보도 공유하고 주민과 친목도 도모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수원 전통시장의 모습을 담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22일까지 대안공간 눈에서 열리는 ‘왕의 길-정조대왕 원행을 보다’에서 정조의 능행차길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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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연 기자
2016-12-14 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