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보행사고 성남시… 어린이는 수원시 ‘최다’ 불명예

지난해 경기도내 ‘노인보행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성남시 수진동 탄리사거리 부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남, 수원, 안산, 부천 등의 지역은 노인과 어린이 등 교통약자 관련 사고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보행노인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ㆍ군은 총 70건(사상자 71명)의 사고가 발생한 성남시로 나타났다. 또 ‘보행 어린이 사고’는 수원시가 13건(사상자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스쿨존 어린이 사고’는 안산시가 4건(사상자 8명)으로 최다였다. ‘자전거 사고’는 165건(사상자 171명)이 발생한 부천시로 확인됐다. 특히 경기지역 노인 교통사고는 지난 2013년 4천939건, 2014년 5천795건, 지난해 6천544건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어린이 교통사고도 지난 2013년 2천563건, 2014년 2천763건, 2015년 3천30건으로 계속 늘고 있다. 사고 유형별 교통사고 다발지역을 보면 ‘보행노인사고’의 경우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탄리사거리 부근에서 11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 부천남부역사거리 부근에서 10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자전거사고’는 부천시 원미구 중동 신시청 부근과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사거리 부근에서 각각 13건이 발생했고 ‘보행 어린이 사고’는 평택시 서정동 지정초교사거리 부근(5건)과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천연화장품 부근(4건)가 사고 다발지역으로 확인됐다. ‘스쿨존 어린이 사고’는 안산시 단원구 와동초교 부근(2건)과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한뫼초교 부근(3건)에서 많이 발생했다. 이들 사고 다발 지역은 대부분 사거리거나 혼잡지역으로 교통약자들에게 위험 요인이 많아 도로 환경 개선이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도는 위의 데이터를 반영해 올해 ‘지역교통안전환경개선사업’으로 국비와 시ㆍ군비 37억9천만 원을 들여 15개 시ㆍ군 28개 사고다발지역의 불합리한 도로구조와 교통안전시설 등을 개선하고 있다. 또한 ‘초ㆍ중ㆍ고교 및 노인정 주변 교통안전 및 보행환경 개선사업’은 도비 25억5천만 원을 투입해 학교나 노인정 인근 도로에 안전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는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이를 적극 활용해 도내 도로 주변 위험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늘어나고 있는 교통약자에 대한 사고를 줄이기 위한 도로 안전시설 개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호기자

청라 하나금융타운 2단계 ‘글로벌인재개발원’ 건립 순항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청라국제도시에 추진 중인 하나금융타운 2단계 ‘글로벌인재개발원’ 건립 사업이 인천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 투자심의를 통과했다. 지난달 30일 실시된 투자심의 통과로 금융타운 2단계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올랐으며 사업자 선정, 외국인직접투자유치 등 내년 상반기 착공을 위한 제반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그동안 하나금융그룹은 2014년 7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및 LH공사와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1단계 선도 사업인 통합데이터센터를 지난해 6월 착공했다. 2017년 상반기 준공 및 입주 예정으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통합데이터센터의 현재 총 공정률은 70%로 올 연말에는 시설동이 준공되며 내년 6월에는 금융전산 관련 인원 2천명이 이곳에서 근무하게 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내년 상반기 통합데이터센터에 가장 먼저 입주하는 금융전산 관련 임직원들이 청라국제도시에 정착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2단계 사업으로 추진 중인 글로벌인재개발원은 금융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개발방향과 맥을 같이한다. 금융 서비스산업의 발전에 필수적인 요인이 금융전문인력 확보인데, 이런 맥락에서 볼 때 2단계로 추진하는 글로벌인재개발원은 글로벌 금융인재 양성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해당 시설은 금융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연수원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전문교육시설로 운영된다. 은행, 증권 등 금융회사 마케팅 및 전문 금융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금융전문과정과 특정회사에서 희망하는 맞춤형 교육과정도 개설될 예정이다. 연간 예상 교육(연수 포함)인원만 약10만명에 달해 청라국제도시 내 금융전문인력 공급센터로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시설 내 교육시설을 활용하여 금융관련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해당 프로그램의 시행을 통해 청라국제도시는 물론 한국 내 최고 금융 산업 클러스터 조성 기반을 마련하고 하나금융그룹을 포함한 지역 내 금융기업 취업 유도를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나금융타운은 2단계 글로벌인재개발원 조성완료 후에는 헤드쿼터 등 많은 금융관련 시설이 함께 들어서게 된다. 최종 하나금융타운이 모두 완성되면 약 6천4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이곳에서 근무하게 될 것으로 경제청은 추정하고 있다. 김신호기자

유통기한 지난 식품 파는 동네슈퍼

아파트 단지 등에 들어선 소규모 동네슈퍼에서 유통기한이 훌쩍 지난 먹거리가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대형마트와 달리 관계당국의 주기적인 위생점검 대상에 포함조차 되지 않아 위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식품위생법 상 유통기한이 경과된 식품 등을 판매하거나 판매목적으로 진열·보관해서는 안 된다. 만일 식약처와 관할 구청의 단속에 적발될 시 업체는 최대 15일의 영업정지 및 3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현행법상 면적 300㎡이상의 대형마트 등 ‘기타식품판매업’으로 등록한 업체만 단속 대상에 해당될 뿐, ‘자유업’으로 등록하는 소규모 동네 슈퍼는 제외돼 있다. 이같은 영향으로 동네 슈퍼에 유통기한 경과 제품이 자주 등장, 소비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수원시 팔달구의 Y슈퍼에 들어서자 식재료를 사러 온 주부들이 이것저것을 들여다보며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이때 진열대 한 편에 놓여 있는 당면을 보던 주부 J씨(42·여)는 깜짝 놀라 그대로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유통기한이 ‘2013년 7월19일’로 명시, 무려 3년이나 지난 제품이었던 탓이다. J씨는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도 잘 안 사는데 어떻게 3년이나 지난 상품이 팔릴 수 있느냐”며 “집과 가까워서 자주 오는데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화성시 남양읍의 W 슈퍼에서도 유통기한이 경과한 제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껌 진열대에는 유통기한이 두달가량 지난 제품부터 심지어 1년 이상 지난 껌도 판매되고 있었다. 실제 유통기한이 지난 껌을 구입해 씹어보자 정상제품과는 다르게 완전히 흐물흐물한 상태였다. 또 이곳에는 9월19일까지 판매돼야 하는 마요네즈도 진열대에 떡하니 올라와 있었다. 또 오산시 가장동의 H 슈퍼 역시 분말 수프와 견과류 등이 이미 유통기한이 지나 딱딱하게 굳었지만 그대로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었다. H 슈퍼 업주는 “해당 물건이 잘 팔리지 않아 제대로 확인을 못하고 진열돼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더 신경쓰겠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와 수원시 등 관계자는 “동네슈퍼는 단속 대상에서 빠져 있어 민원이 들어오면 현장 확인 후 과태료 부과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전반적인 교육 및 계도활동을 활발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5년 불량식품 통합 신고센터 ‘1399’로 접수된 신고 건수는 총 9천744건으로, 이 중 유통기한 경과·변조 관련 신고는 1천6건으로 확인됐다. 한진경·송승윤기자

[사설] 인천시 복지정책, 전달체계부터 강화하라

인천시의 민선 6기 후반기 핵심과제는 인천형 복지모델 발굴과 추진이다. 유정복 시장이 최근 밝힌 복지정책은 돌봄 복지의 촘촘한 지원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 시민이 만족하는 공감복지를 실현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유 시장은 이 같은 시책 목표 달성을 위해 틈새 없는 복지실현, 고용 복지 통합 일자리 창출, 생애 주기별 돌봄 서비스 제공, 공유 나눔 공감 공동체 조성 등 5개 중점과제를 설정하고 28개 세부 사업을 제시했다. 결국 5개 과제와 세부 사업들은 맞춤형 복지로 귀결된다. 유 시장은 이런 시책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 복지예산을 올해보다 131억원 늘린 333억원으로 편성, 수혜자가 25만8천800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시장의 강한 의지가 담긴 시책들이 제대로만 시행된다면 인천시는 앞으로 건강한 복지도시로 변모될 걸로 기대된다. 문제는 복지 전달체계다. 사회복지의 발전 과제는 복지예산의 확충도 필요하지만 복지 전달체계를 어떻게 개선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 모든 정책의 생명은 그 실효성에 있다. 정책이 아무리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어도 그 내용이 일선에서 구체적으로 가시화·현실화되지 않으면 그 정책은 있으나 마나 한 것이다. 복지정책도 손발 역할을 하는 일선 행정기관이 수용태세를 갖추지 못해 실행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물론 인천시는 행자부 시책에 따라 읍면동 ‘주민센터’를 시민들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복지센터’로 전환할 계획이다. 행자부가 읍면동 사무소를 ‘주민센터’로 바꾼 지 10년도 안 돼 또 바꾸는 거다. 현재 주민센터 직원들이 복지 수요자의 신청 접수 처리도 벅차서 복지 수요자를 발굴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결함을 보완하자는 뜻일 것이다. 인천시는 우선 올해 52개 읍면동 주민센터를 행정복지센터로 전환하고 오는 2018년까지 150개 전체 주민센터를 행정복지센터로 전환한다. 또 내년까지 사회복지 인력 290명을 추가 보충, 전담팀을 구성한다는 거다. 1개 행정복지센터 당 고작 2명 증원이다. 이 인력으론 복지 수요자를 발굴해 맞춤 복지를 구현하기엔 어림도 없다. 인력과 기능이 획기적으로 강화되지 않으면 행정복지센터는 이름만 바꾸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현대 행정은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 비전문·순환보직에 바탕을 둔 복합행정의 틀은 지방화 정보화시대의 국민들이 바라는 원스톱 서비스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특히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지향하는 사회복지의 경우 다양한 복지 수요와 질적 향상을 요구하는 국민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선 전달체계를 개혁 차원에서 개선 강화해야 한다. 복지정책의 성패는 전달체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사설] 위안부 조롱 일본 게임 ‘페르소나 5’ / 국민정서가 절대 받아들이지 못한다

일본 게임 ‘페르소나 5’가 있다. 이 게임은 아틀러스사가 개발한 게임 시리즈 신판이다. 현대 일본 거리가 배경이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체험한다. 불가사의한 소문이나 도시 전설과 같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일종의 역할수행 게임(RPG-Role Playing Game)이다. 기존 시리즈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게임 유통사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이 신판을 내년부터 한국에서 발매하기로 했다. 문제는 내용이다. 게임 곳곳에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가 등장한다. 욱일기(旭日旗)는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의 깃발이다. 우리에겐 일제 수탈의 상징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다. 위안부 피해자를 조롱하는 부분도 있다. ‘사죄와 변상을 요구한다’는 문구다. 일본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위안부를 비하할 때 자주 쓰는 문구다. 이걸 우연으로 봐야 하는가. 아니다. 욱일기, 위안부 조롱 모두 군국주의적 정서의 고의적 투영으로 봐야 한다. 우리로서는 용인할 수 없는 게임이다. 그런데 발매가 결정됐다. 일차적 원인은 허술한 외국 게임 국내 발매 승인 절차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게임의 이용연령만 분류하고 출시를 허가한다. ‘성인용’이냐 아니냐만 따지는 셈이다. 국민 정서는 애초부터 검토 대상에 들어 있지 않다. 심지어 ‘페르소나 5’를 ‘전체 이용가’로 승인했다. 욱일기와 위안부 조롱 문구가 넘실대는 게임, 그 속에 빠져들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이 상상만으로도 섬뜩하다. 우리는 일본 문화에 대해 무조건 반대를 주장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는 많은 일본 문화가 흡수돼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노래방이다. 1991년 4월 부산 동아대 앞 로얄전자오락실에 처음 등장한 이래 25년이 됐다. 일본 노래방 가라오케를 그대로 본뜬 영업 형태다. 노래방은 이제 일본보다 더 한국적인 문화가 됐다. 노래방을 ‘일본 문화’라고 분류하는 것 자체가 촌스러워졌다. 한국과 일본 간의 상호 문화 침투력이 그만큼 강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페르소나 5’는 다르다. ‘페르소나 5’가 노래방처럼 흡수된다고 가정하자. 청소년들이 욱일기에 익숙해지고, 위안부 조롱에 익숙해진다고 가정하자. 큰일 날 소리 아닌가.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가수 이승철씨가 독도에서 뮤직 비디오를 찍었다. 이후 일본이 공항에서 이씨를 쫓아냈다. 일본 정부가 밝힌 이유는 이씨의 마약 전과였다. 하지만, 이씨는 이전에도 십수 차례나 일본을 오갔다. 한 마디로 억지다. 진짜 이유는 일본인의 정서였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욱일기가 휘날리고, 위안부를 조롱하는 게임을 ‘팔아도 좋다’며 승인했다. ‘전 연령대가 즐겨도 좋다’며 후한 등급까지 매겨줬다. 도대체가 정신없는 짓 아닌가. 복장 터질 일이다.

[지지대] 교원 치유 지원센터

지난해 A학교의 수업 도중 학부모 B씨가 여교사 C씨의 뺨을 때리고 머리카락을 잡고 머리를 벽에 부딪히는 등 폭언과 폭행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C교사가 지시를 이행치 않은 자기 자녀에게 꿀밤을 때린 데 불만을 품고 학교에 찾아와 C교사를 폭행한 것이다. B씨는 현장에서 체포됐지만 사건 이후 불안감에 시달리던 C교사는 3주간의 병가를 냈고, 이후에도 상담 치료를 받는 등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매 맞는 교사들 얘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까지 학교에 찾아와 교사의 멱살을 잡는 일이 빈번하다. 학교 측과 피해 교사는 바깥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이미지와 신뢰도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학생 지도를 포기하거나 아예 교단을 떠나는 교사들도 적지 않다. 교단에 서기가 겁난다는 이들은 자부심은커녕 자괴감만 든다고 토로한다. 교권 붕괴 행태도 다양하다. 교사들이 폭행과 욕설은 물론 성추행까지 당하고 있다. 이들 피해 교사들은 해당 학교에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전보나 병가·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권 침해 피해 교원에 대한 조치 내역’에 따르면, 교권 침해를 당한 교사들의 전보·병가·휴직 등의 건수가 지난 2013년 405건에서 2014년 434건, 2015년 950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폭행·폭언·성희롱 등 교권 침해 건수는 2013년 5천562건, 2014년 4천9건, 2015년 3천458건으로 집계됐다. 교육부가 교권을 침해당한 교사들을 위해 ‘교원 치유 지원센터’를 운영한다. 부산 제주 대구 대전 등 4곳에서 시범 운영하던 것을 내년에는 전국 시ㆍ도 교육청으로 확대키로 했다. 학부모와 학생으로부터 폭행ㆍ협박ㆍ폭언ㆍ성희롱 등을 당한 피해 교사에 대한 상담ㆍ치유ㆍ사후 관리 등을 맡는다. 센터에는 전문상담사들이 상주하며 교권 피해 교사를 대상으로 심리검사와 집단상담, 심리극, 치유캠프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교권 침해를 막는 것이다. 교권이 무너지면 학교가 무너지고 결국 국가의 미래도 암울해진다. 공교육 정상화도 힘들다. 상처받은 교사의 치료와 안정적 복귀를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심하고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권 보호를 위한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제프리즘] 시스템의 부재

일찍이 ‘맹자(孟子)’가 말했다. “하늘이 준 때는 지리상의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상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 (孟子曰,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백성을 나라 안에 살게 하는 것은 국경을 굳게 봉하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나라를 굳게 하는 것은 산과 골짜기의 험함으로써 되는 것이 아니며, 천하를 위압하는 것은 무기의 날카로움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고 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맹자, 공손추하에 나온다. ‘천시’란 어떤 일을 이루게 해 주는 유리한 때를 말하는데, 전쟁의 경우에는 작전을 개시할 유리한 시간을 말한다. ‘지리’란 유리한 지형을 차지하는 환경적인 요인을 말하며, ‘인화’란 민중의 단합된 마음을 말한다. 맹자의 이야기에서 도를 얻은 사람에게는 도와주는 이가 많다는 뜻의 ‘득도다조(得道多助)’도 나왔다. 우리는 깨달음을 얻었을 때 득도했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공자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한 것이다. 공자의 도는 인생의 나아갈 바른 길을 열어주고, 맹자의 도는 어지러운 전국시대를 뛰어넘어 천하통일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렇게 중국사회는 두 분의 성인이 제시한 길을 따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나라가 어려운 위기에 처하면 근본으로 돌아가 원인을 찾고 결국에는 성인이 제시한 길(道)을 다시 반추해보게 된다. 이미 공자와 맹자가 제시한 도는 2천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유용하고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 유용할 것이다. 맹자의 말을 빌려 현재 인천의 상황을 보면 천시인 한중FTA체결, 지리인 한중FTA시범도시선정을 계기로 人和를 얻고자 인차이나포럼, 세계부동산박람회, 미용박람회 등의 행사를 개최했으나 ‘일은 사람이 도모하지만 성사 여부는 하늘에 달려있다’는 중국의 격언처럼 ‘사드’라는 복병을 만나 천시와 지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명나라 말기의 사상가인 ‘고염무’는 “천하흥망 필부유책(天下興亡 匹夫有責)”이라는 말로 깨어있는 민중의 중요함을 설파했다. “천하가 융성하고 쇠퇴하는 데에는 한낮 밭 갈고 나무를 하는 농부 초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뜻으로서, 현재의 한중관계를 빗대어 재해석하면 국가 간의 정치, 군사적인 문제로 정부 간의 교류 중단 사태에서 교류의 최 일선에 있는 민간부분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역량을 총 결집, 더욱 굳건한 우정으로 맺어진 새로운 교류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역량을 결집할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교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최근에 일어나는 위기 상황이 시스템의 부재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천하의 사람들이 각자가 처한 곳에서 대국(大局)을 고려하는 유기적인 사고를 하며 최선을 다한다면 천하가 어찌 흥하지 않겠는가? 결국 시스템이란 사람의 사고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가정, 사회, 국가로 그 연대감을 확장해가는 것이다. 맹자가 말하는 인화는 바로 이런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사회를 지칭하는 것이니 명망이 있는 리더를 통해 더욱 소통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무너진 시스템을 복구하는 길이라고 보인다. 이정학 한중경제문화교류중심 이사장

[최진석 칼럼] 위대함의 원천

인간은 근본적으로 문화적 존재다. 자신의 생각을 반영하여 인간과 관계없이 존재하던 자연의 세계 위에 무늬를 그린다.무늬를 그리면서 자연 세계를 변화시키는 인간의 행위를 ‘문화’라 하고, 문화적 활동의 결과로 눈앞에 세워진 다양한 내용들을 ‘문명’이라 한다. 한 인간의 높이는 문화적인 수준이 얼마인가가 결정한다. 개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국가의 문명적인 수준도 마찬가지로 문화의 눈금으로 결정된다. 문화도 가장 원초적으로는 ‘생각’에 의해 지배된다. 결국 생각의 수준이 그 문화나 문명의 내용과 높이를 좌우한다. 한 인간의 높이가 그 사람이 가진 생각의 수준에 의해 정해진다는 것도 매우 당연하다. 국가도 그러하다.그런데, 문화나 문명의 내용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생각’은 많은 경전들에 집약되어 축적되고 전승된다. 그래서 문명국에는 문화가 응축된 경전들이 존재한다. 그 경전들은 인종과 지역에 상관없이 보편적인 존경을 받으며 긴 시간동안 비판과 반대나 전쟁뿐만 아니라, 햇빛이나 비바람 그리고 천둥 번개들까지도 이겨내며 계속 이어져 지금까지도 인류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우리는 그것들을 따로 ‘고전’(古典)이라고 존칭한다. 문화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발휘하는 탁월한 능력은 모두 ‘고전’으로 모인다. 따라서 선도국에는 생각을 선도하는 증거로서 ‘고전’이 존재한다. 지금 이 단계에서 우리는 ‘고전’이 어떻게 태어나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우리도 고전의 생산국이 되는 도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한 학생이 찾아와 도움이 될 만한 좋은 고전을 추천해 달라 했다. 서양 현대 철학을 연구하는 학생이어서, 나는 오히려 전혀 다른 쪽에서 더 도전적인 영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중국의 고전 가운데 하나인 ‘장자’를 권해 주었다. 사실 ‘장자’라는 책은 서양 현대의 철학자들이나 예술가뿐만 아니라 심리학자들에게까지도 매우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 책이다.몇 개월 후에 학생이 다시 찾아왔다.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으며,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하면서 나에게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는 이제 장자처럼 살아보려고 합니다.” 이 말은 요즘 나의 문제의식을 매우 부정적으로 자극하였다.나도 한 마디 했다. “이 사람아, 장자를 감명 깊게 읽고 나서 기껏 한다는 말이 장자처럼 살아보겠다는 것인가? 그럼 자네는 어디 있을 요량인가?” 장자는 절대 자신 이외의 그 누구처럼 산 사람이 아니다. 장자 자신처럼만 살다 간 사람이다. 자신처럼 혹은 자신으로만 사는 자신을 자신의 눈으로 들여다보면서 한 사유의 결과물로 ‘장자’가 태어났을 뿐이다.우리에게 존경받는 수많은 고전 가운데 어느 한 권이라도 자신 이외의 누구처럼 살다가 나온 것이 있겠는가. 플라톤은 플라톤 자신처럼 살다가 ‘국가론’을 남겼고, 노자도 공자도 다 각자 자기 자신으로만 살다가 ‘도덕경’과 ‘논어’를 남겼다. 기원전 8세기 호메로스도 오직 자기처럼만 산 사람이다. 그 결과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를 인류의 빛으로 세워놓았다. 이제 알겠다. 위대한 고전들은 다 자기 자신처럼 산 사람들이 남긴 결과라는 것을. 그렇다면 위대함은 다 자기 자신으로만 산 사람들에게서 나온다는 것도 알겠다. 고전을 생산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으로만 살았는데, 고전을 존숭하는 자들은 그 고전을 따라 살려 한다. 자신으로부터 나온 것만 위대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최진석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건명원 원장

[천자춘추] 개그맨 이홍렬의 30년 나눔

최근 몇 년간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명 인사들이 홍보대사, 친선대사, 또는 후원회장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NGO 기관 활동에 참여하는 일이 많아졌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도 최불암, 이홍렬, 추신수 씨 등 10여명이 함께하고 있는데, 그 중 개그맨 이홍렬씨의 열정적인 활동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홍렬씨는 1986년부터 두 명의 소년소녀가장을 후원하면서 재단과 인연이 되었는데, 사회적으로 모범이 되는 유명 인사들의 봉사와 나눔이 널리 알려져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눔에 동참할 수 있다는 재단의 제안을 받아들여 1998년 어린이재단 홍보대사가 되었다. 당시 그 일을 담당했던 필자는 그 인연으로 이후 이홍렬씨의 여러 활동을 함께할 수 있었다. 아이디어 뱅크이자 기획 전문가였던 그는 재단의 초기 기획안에 풍성함을 더해 그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도록 도왔다. 그 좋은 예가 ‘이홍렬의 樂樂페스티벌’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스럽지 않고 즐겁게 콘서트와 경매를 함께하면서 나눔에 참여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로 11년째를 이어오고 있고, 그와 인연이 있는 많은 가수들이 재능기부로 무료 출연해 그 의미를 더했다. 봉사나 나눔을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부특강’은 올해 감동적인 100번째 강의를 했다. 이 강의를 통해 나눔과 친해지고 동참하게 된 사람들도 무수히 많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소개하고 싶은 것은 이홍렬씨의 버킷리스트였던 ‘국토순례’다. 그는 이 개인적인 미션에도 나눔을 연결해, 먼 거리에 있는 학교를 매일 몇 시간씩 걸어다녀야 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생각하며 부산에서 서울까지 한 달여를 걸었다. 그리고 이 이벤트를 통해 모아진 후원금으로 아프리카 최빈국 남수단 아이들에게 통학용 자전거 2천600대를 선물했다. 이홍렬씨는 언제나 한결같이 재단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에게 쉽고 재밌게 봉사와 나눔에 참여할 수 있음을 알리고 있다. 그를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열정적이고, 진지하고, 유쾌한 그의 말에 이끌려 나눔에 동참하게 된다. 올해로 무려 만 30년, 그 자신이 몸소 실천하고 있는 나눔 뿐만 아니라 그의 활동을 통해 재단과 함께한 많은 사람들의 나눔의 가치는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홍창표 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