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에 첫 여성 국장(4급 서기관)이 탄생했다. 시는 지난 17일 직제개편에 따른 인사를 단행하면서 신설되는 친환경사업소에 진영애 기획예산담당관(58)을 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지난 1989년 시 개청 이후 여성이 고위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무통이라는 평가를 받는 진 소장은 시정 기획과 예산 등에 안목이 넓어 이번에 승진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진 소장은 “그동안 담당했던 세무와 기획예산업무 등을 바탕으로 내년 1월부터 처음 시행하는 하수도특별회계를 무리 없이 이끌고 가겠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로또 당첨확률은 약 800만분의 1인데도 관심이 많습니다. 반면 화재안전사고율은 그보다 20배가 더 높은 약 40만분의 1인데도 관심은 적습니다.” 지난 16일 파주운정신도시 한국소방안전협회 경기북부지부 소방화재체험교육장.소방체험 조기 교육 일환으로 교육장을 찾은 60여 명의 유치원생은 김연희 지부장(50)의 눈높이 설명에 눈과 귀가 쏠렸다.이어 유치원생들은 소화기를 직접 작동해보고, 소방호스를 가상현장에 대고 물을 뿌려 진압하는 등 이론이 아닌 생생한 체험 위주의 실습교육을 받았다. 국민안전처 산하 기관인 한국소방안전협회는 1980년 10월 설립돼 올해로 36년째 각종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화재안전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국 18개 시·도에 설립돼 정부를 대신해 소방 관련 종사자 교육과 연구조사, 대국민 안전을 위한 화재 예방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경기북부지부는 2003년 7월 경기지부에서 분리됐다. 파주를 비롯해 고양, 김포, 의정부, 부천, 포천, 동두천·연천, 남양주, 가평 등 경기북부 10개 시·군을 관할하며 종사자 소방·화재 안전교육 등을 실시한다. 대상자만도 어림잡아 2만 5천여 명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김 지부장 등 10여 명의 직원은 자체 교육장과 직접 사업장을 찾아 교육하고 있다. 파주 출신으로 명지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 지부장은 1994년 공채로 협회에 입사해 홍보담당, 연구원, 교육국장, 충북지부장 등을 역임한 22년차 베테랑 교수다. 그는 “소방 관련법에 따라 법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실무교육과 강습교육을 하다 보면 여전히 안전 불감증이 극심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김 지부장은 가급적 협회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지 않고 현장 위주의 점검교육에 매달린다. 물론 안전관리자들의 애로 사항청취도 업무 중 하나다. 아울러 소방안전 종합컨설팅도 실시한다. 지난해 10월 LG 디스플레이의 요청으로 전문적인 종합컨설팅을 해줘 호평을 받기도 했다. 미국 등 선진국은 조기 교육으로 화재안전을 시스템화하고 있다. 이젠 우리나라도 화재안전 과목을 초등 교과과정에 포함해 조기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 김 지부장의 지론이다. 김 지부장은 “그동안 인력이 부족해 소방체험교육 요청이 와도 이를 감당치 못했다”며 “소방 관련 재능기부가 가능한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자체 교육장에서 소방 관련 실습 체험 무료교육을 더욱 확대해 화재 경각심을 체험위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인천시 수산사무소가 유익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왕새우 양식에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바이오플락(Biofloc·미생물 덩어리)기술로 기존 축제식(築堤式)양식장 보다 사료는 약 30% 정도 적게 주면서 성장 속도는 2?3배 빨리 자라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8?10배 증산이 가능하다. 또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고 바닷물 속의 무수한 미생물 중 새우양식에 꼭 필요한 유익 미생물을 대량 번식시키고 물고기에 유익한 미생물을 새우와 같이 기르는 친환경 첨단 양식기술로 양식 수조 내 오염물질의 분해 능력 역시 뛰어나다. 따라서 축제식 노지(露地) 양식장의 수온변화, 질병유입, 자연재해 등에 따른 환경적 단점을 극복하고 육상 비닐하우스에서 양식수를 재사용 함으로써 해안지대는 물론 내륙에서도 새우의 2?3모작의 연중 사육이 가능해졌다. 이번 바이오플락 양식기술을 적용하면 출하시기가 기존 9~10월에서 7월 중순?8월 초순으로 앞당겨져 피서철 구이용으로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바캉스 시즌 구이용으로 대량 판매된 새우는 전량 수입새우였으나 이번 양식성공으로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수산사무소 관계자는 “질병에도 강하고 친환경적 새우양식 기법인 바이오플락 양성기법을 확대하여 기술을 보급하겠다”며 “양식품종을 해산 새우뿐만 아니라, 담수산 큰징거미새우, 메기, 동자게, 민물장어 양식에도 적용하는 시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양식에 성공한 품종은 흰다리새우로 노지에서 키운 것보다 껍질이 얇고 살이 단단해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며, 비린내가 나지 않고 특유의 새우향이 풍미를 더욱 살려 인기가 좋다”고 설명했다. 유제홍기자
인천지방법무사회가 국토교통부의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시스템을 비판(본보 7월21일자 7면)하고 나선 가운데, 대한법무사회까지 국토부에 강력 항의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특정 업체와 직업군만 수혜를 받는 것은 물론 대법원 소관 업무까지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18일 국토부와 인천법무사회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부동산거래 동시에 부동산 실거래신고와 확정일자 등을 가능하게 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태료 등 위험을 없애 국민이 더 편리하게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전자계약시스템을 마련했다. 그러나 대한법무사회는 이 시스템이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인천법무사회는 현재 전자계약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자격사가 공인중개사로 한정돼 있어 국민 편의보다는 공인중개사만 편해진 꼴이라며 비판했다. 인천은 물론 대한법무사회는 최근 “국토부가 특정 법무법인과 업체 등과 맺은 협약 탓에 대법원 소관 업무를 침해당할 위기에 있는 것은 물론, 이 업체들에 특혜 아닌 특혜를 주고 있다”고 국토부에 항의했다. 실제 국토부와 단독으로 협약을 맺은 업체들은 기존 비용의 70% 수준으로 전자등기 업무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등기 업무는 국토부가 아닌 대법원 소관 업무인데, 국토부와 협약을 맺은 업체들은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을 포함, 전자등기까지 처리할 계획도 갖고 있다. 법무사회 관계자는 “기존에도 가능했던 전자등기를 마치 새롭게 시작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이 같은 문제를 국토부가 방관하고 있다”며 “누가 봐도 특혜로 보일 수 있는 만큼 국토부는 시스템 이용 대상을 확대하는 등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시작 단계인 만큼 공인중개사를 중심으로 하고 있고, 협약은 전자계약을 촉진하기 위한 일환으로 입장이 맞는 업체들과 맺은 것”이라며 “일반인을 위한 앱도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법무사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원기자
“자전거 보험요? 미리 알았다면 지난번 우리 아이 다쳤을 때 신청했죠.” 인천시 연수구에 사는 A씨(44)는 올 초 딸과 함께 자전거를 타다가, 딸이 크게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A씨의 딸은 뼈 일부가 조각나 떨어져 나갔고 엄지발톱이 빠진 것은 물론, 손바닥과 팔 등에도 찰과상을 입었다. 하지만 지자체의 자전거 보험이라는 게 있는 줄 몰라 전혀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처럼 일부 기초자치단체가 전 주민을 대상으로 자전거 보험을 가입했지만, 주민들이 제대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18일 연수구·서구 등에 따르면 자전거 이용객 증가로, 주민이 자전거를 이용하다 사고가 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각각 1억8천여만원을 들여 자전거 보험을 가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주민은 이 보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연수지역에서 발생한 자전거 사고는 경찰에 접수된 것만 33건이다. 1명이 숨졌고, 26명이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보험혜택을 받은 건수는 20건에 불과하다. 사망자 유족들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 서구지역도 마찬가지. 총 47건, 49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지만 보험혜택을 받은 사람은 20명뿐이다. 자전거 특성상 경찰에 신고되지 않은 사고가 더 많은 점을 감안하면, 사고를 당하고도 지자체의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 주민은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자체들은 사고현장과 가장 밀접한 경찰에도 이 같은 보험제도를 알리지 않아 홍보 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 경찰서 관계자는 “사고현장 출동 경찰들이 이 같이 좋은 보험제도를 알았다면, 피해자에게 안내했을 텐데 안타깝다”며 “지자체에 보험과 관련한 내용을 파악해 사고조사팀 등에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사고발생 이후 3년 내엔 사고를 접수하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서 “경찰 등 유관기관과 주민센터·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더 많이 홍보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A: Who do you think is going to win the presidential election in the U.S.? B: I’m sure it will be the Democrats. A: Why do you think so? B: There is too much internal conflict in the Republican Party. A: 넌 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거라고 생각해? B: 분명히 민주당일 거야. A: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B: 공화당에는 내부 분쟁이 너무 많아. conflict는 명사로서 ‘(사람이나 국가들 사이의 이해관계로 인한) 갈등’, ‘(국가 간의) 물리적 충돌’을 의미한다. 어원은 ‘충돌’과 ‘분쟁’을 뜻하는 라틴어 conflictus에서 유래했으며 유사한 표현으로는 dispute, opposition, friction 등이 있다. 자료제공= 최선어학원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한반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한반도는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의 기류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다. 사드 배치 예정지로 발표된 경북 성주는 그야말로 난리다. 성주군민들은 사드 레이더 전자파로 군민들의 생존권과 재산권에 막대한 희생이 따른다며 사전에 아무런 설명도,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성주를 사드 배치 예정지로 발표한 정부에 대해 분노하며 ‘성주 사드배치 철회 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 설득을 위해 국무총리가 성주를 방문하였으나 분노한 성주 군민들은 물병과 계란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하고 결국 성난 민심 달래기는 실패하고 말았다.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대비책이며 정당한 자위권이라는 정부 입장에 대해 국가안보를 책임져야 하는 정부의 고충은 이해를 할 수 있다. 다만,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결정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었다면 정부와 국민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50년대 초 한국전쟁 발발로 국가안보가 위태롭던 시기에 경기도 최북단 도시 동두천에 살고 있던 주민들은 그 어떤 저항이나 반발도 하지 못한 채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미군기지로 징발 당하고 오늘날까지 65년이란 긴 세월 동안을 기지촌이라는 오욕 속에서 물질적, 정신적 희생을 참으며 살고 있다. 시 면적의 42%를 미군기지로 징발당한 동두천으로서는 정상적인 도시개발이 불가능하고, 설상가상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저촉을 받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변변한 기업이나 시설이 들어올 수 없는 중첩된 규제 속에서도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2016년까지 동두천 주둔 미군기지를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던 정부는 아무런 의논도 없이 미군기지 일부 잔류를 발표하여 동두천을 분노의 도가니로 만들어 놓았다. 국가로부터 배신감을 느낀 일부 시민들은 미군부대 정문 봉쇄 등 극단적인 투쟁을 주장하기도 했으나 국익에 반하는 행동으로 국가에 해가 될 수는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또다시 참고 주둔 미군과 이웃으로 교류하면서 민간외교관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살고 있는 순박하고 애국적인 시민들이다. 지난해 8월 북한의 연천 포격 도발로 촉발된 군사적 충돌 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 속에서 편히 잠들지 못하고 밤새워 뉴스 속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당시 매일 특집으로 전해진 뉴스를 통해 동두천에 주둔하는 미2사단이 북한의 무력도발을 원천봉쇄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다수 국민들이 새삼 느꼈을 것이다. 평소 우리가 공기와 물의 소중함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처럼 국가안보를 위해 누군가는 희생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대한민국의 안보와 5천만 국민의 행복을 위해 동두천이 희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아야 한다. 그 누구보다 국가가 우선 나서서 보살펴 줘야 한다.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를 이끄는 G20 정상회원국이 되었다, 이제는 새로 부담을 주는 지역뿐 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G20 정상회원국이 되기까지 오랜 기간 동안 희생하면서 살아온 지역에 대해 그동안의 손실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정부의 특별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우리 속담에 ‘우는 아이에게 젖준다’는 말이 있다. 지난해 6월 정부는 동두천 국가산업단지 조성이 포함된 동두천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미군기지로 지역개발이 제한된 동두천으로서는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같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나타난 성과는 아무것도 없다. 동두천시민들은 또다시 정부의 거짓말을 의심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국무총리가 직접 찾아간 경북 성주와 아무리 울어도 젖줄 생각은 없는 듯한 동두천의 상황이 비교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6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국가의 배려가 있기를 바라면서 조용히 기다려온 동두천을 무시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고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큰 의무이다. 그리고 이런 국가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이 희생하는 것이다. 동두천시민들은 국가를 지키기 위해 65년 동안을 희생하고 있는데 왜 국가는 동두천시민들의 행복을 지켜주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인가. 지역 간의 형평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동두천이 특별하게 감수해 온 희생과 손실을 생각해야 한다.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지원이 진정한 형평성이라고 생각한다. 오세창 동두천시장
함께하는 놀이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마을에서도 함께하는 놀이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다. 오늘의 아이들은 각자 따로 노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마을과 학교에서 함께하는 놀이는 점점 줄어들고 실내에서 혼자만의 컴퓨터 게임, 휴대폰 등에 의존하는 놀이문화가 어느 사이 우리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40~50대 이상의 장년층이라면 누구나 마을과 학교에서 또래 친구들과 놀이에 흠뻑 빠져 있었던 즐거운 기억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어릴 적 함께 한 놀이는 단순히 놀이에 그치지 않고, 경쟁과 협력을 통해 공동체의 의미를 깨닫고, 여럿이 함께 즐기며 협동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되어 왔다. 하지만 때로는 양보하고, 때로는 협동하며 공동의 성취를 기뻐하고, 함께 아쉬워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던 놀이문화는 차츰 우리 주변에서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주당 운동시간이 1시간 미만인 학생 비율은 초등학교 4학년 42%, 5학년 42%, 6학년 38%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직접 햇볕에 노출되어야만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 D의 결핍률은 9∼11세 62.8%, 12∼14세 75.1%(서울의과학연구소 연구결과ㆍ2015)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초등학생들의 부족한 운동량과 균형 있는 건강관리 간의 상관관계에 바탕하여 초등학교에서의 놀이교육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지난 7월 발표한 바 있다. 화성 수기초등학교 등 도내 42개교를 ‘놀이교육 중심학교’로 지정하고 연차적으로 지정 학교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참고할 수 있는 전래놀이 80종을 담은 ‘친구야, 놀자!’ 장학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할 계획으로 있다. 뿐만 아니라 놀이와 체육수업을 연계하여 체육교육과정을 통한 놀이교육 활성화를 꾀하는 한편, 체육전담교사를 2017학년도부터 3학년 이상 학급 수 6학급 이상인 초등학교에 모두 배치할 계획이라 한다. 마을과 학교에서 우리의 건강하고 신명나는 놀이문화를 되살려야 한다. 컴퓨터, 휴대폰 중심의 혼자 하는 놀이에서 서로가 함께하는 공감적 놀이문화를 되살려야 한다. 학교와 마을에서의 건강한 놀이문화는 학생들의 체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소통과 협력의 가치를 일깨우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새로이 발표된 경기도교육청의 놀이문화 활성화 계획을 계기로 놀이문화가 학생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마을과 학교에서 서로 간의 소통을 이어주는 든든한 연결고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심학경 고양교육지원청 교육장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2016년의 8월, 무더위 속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요즘 자연스레 지난해 8월에 있었던 일들이 생각나곤 한다. 지난해 8월 20일, 북한의 포격도발로 우리 대대에서 대응사격을 실시했던 그 ‘8·20완전작전’을 생각하면 아직도 설레고 심장이 뛴다. 당시 북한의 기습 포격도발로 실제상황이 발령되어 자주포 안은 평소와 달리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이윽고 무전기를 통해 사격준비를 하라는 명령이 떨어졌고, 포반인원들은 굳은 얼굴로 ‘우리는 죽어도 임무와 남은 탄약을 다 소모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탄약을 장전했다. 사격명령이 떨어지자 나와 자주포 안의 용사들은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방아끈을 당겼다. 첫 포탄 1발이 북을 향해 정확하게 날아갔고 그와 동시에 발생한 엄청난 양의 먼지, 장약을 연소하며 생긴 가스가 포반 내부를 휩쓸었다. 나는 목이 찢어져라 “괜찮아, 다들 정신 바짝 차려”라는 말을 수없이 외치며 포반인원들을 독려했다. 또한 무전기를 통해 들려온 포대장의 “모두 잘하고 있다. 조금 더 힘내자”는 독려의 목소리도 큰 힘이 되었다. 우리 포반인원들은 사격절차대로 완벽하게 두 번째 포탄도 목표한 지점에 사격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에 나는 세 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 번째는 ‘간부 현장 리더십의 중요성’이다. 전투현장에서 부하들이 두려워할 때 리더인 간부들의 투철한 책임감과, 용기, 전문지식은 부하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준다. 두 번째는 ‘전우의 중요성’이다. 아무리 내가 포반장이라 해도 내 옆에 전우들이 없었다면 작전은 실패했을 것이다. 전우를 믿고 서로 맡은 제 역할에 충실하며 단결력을 발휘해 정확하고 단호히 사격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훈련의 중요성’이다. 우리는 8·20완전작전을 통해 임무수행능력이 향상된 것이 아니다.평소 1일 2회 이상의 끊임없는 비사격 훈련과 한계를 모르는 주특기 훈련을 통해 긴급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임무수행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RAP(사거리 연장)탄과 각종 제한사항을 극복해 작전을 승리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당시를 생각하니 심장이 두근거리며 다시금 긴장이 된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우리 부대는 실전 상황을 겪으면서 더욱 강해졌다고 생각한다.만약 북한이 재차 도발을 감행하여 나에게 임무가 주어진다면 나는 지난해보다 100배, 1천배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전투복을 입은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로서 우리나라를 적으로부터 지켜낼 것이며 어떠한 일이 닥쳐도 이겨낼 것이다. 황영롱 26기계화보병사단 백호대대 중사
올해 여름은 유례없이 연일 30℃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전력 사용량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뉴스들도 매일 신문과 TV 등에 오르내린다.시민들은 올림픽에 출전한 태극전사들의 시원한 활약을 보면서 잠 못 드는 열대야를 버티고 있다.더위에 지칠 때면 누구나 ‘냉장고 안에 들어가 쉬고 싶다’거나 ‘해수욕장에서 아이스케키나 팔아볼까’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기자도 태양을 피하고 싶은 마음(?)에 ‘얼음창고 안은 시원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실제 얼음창고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여름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한 마음에 얼음창고 일일체험을 택했다. ■ 근대 역사와 함께 한 인천종합어시장일일체험을 위해 중구 연안부두에 있는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을 찾았다. 인천종합어시장은 개화기 인천의 역사와 함께 하며 성장한 곳이다. 협동조합에 따르면 개항장 무렵인 1880년대 말부터 인천에 살던 일본인들이 늘면서 생선 소비량도 많아져 자연스레 수산물 시장이 형성됐다.일본인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어로권과 판매권을 따내고 근대식 어선을 동원해 어획량을 늘려 갔다. 그러다 1890년 서울에서 내려온 정홍택 씨 형제가 중구 내동에 상점을 차리고 어부들에게 물량을 공급받아 독점 판매했고, 1902년 신포동에 수도권 최초로 상설 어시장을 개설했다. 이 어시장은 북성동으로 이전한 뒤 발전을 거듭했다.지금의 인천종합어시장은 인천시가 1975년 연안부두 일대를 메워 도시정비사업을 벌이면서 자리 잡았다. (주)인천개발공사는 북성동 어시장을 옮겨 관리하다 1981년 (주)인천종합어시장으로 바뀌면서 현재에 이른다.■ 얼음창고 직원도 찜통더위는 못 이겨인천종합어시장 수산물의 신선도를 책임지는 얼음창고는 협동조합 사무실 바로 아래층에 있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곧바로 앞치마를 둘렀다.얼음창고에는 통얼음과 알갱이 얼음, 통얼음을 갈아 나오는 얼음가루까지 상인들의 요구에 맞춰 종류별로 만들어져 보관된다. 상인들은 편의상 얼음 덩어리는 ‘통얼음’, 알갱이 얼음은 ‘마대(자루)’, 얼음가루는 ‘고운 거’로 부른다. 생선 아래에 까는 얼음덩이는 통얼음을 전기톱으로 잘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칼집을 낸다.일단 밀린 배달부터 나가기로 했다. 창고에 있는 통얼음을 기계에 넣고 밖에서 페달을 밟으면 얼음가루가 나온다. 설명을 듣고 비닐봉지를 입구에 대고 조심스레 페달을 밟았다. 곱게 갈려 나오는 얼음가루를 비닐봉지에 담고, 바가지로 고무통에 남은 얼음가루를 떠 비닐에 꽉꽉 눌러 담았다. 속칭 ‘딸딸이’라고 불리는 손수레에 마대자루에 담은 ‘마대’ 세 자루와 ‘고운 거’ 두 자루를 실었다.“얼음 쏟으면 다 물어내야 해요.”농담처럼 말했지만, 농담으로 들리지 않았던 기자는 사방에 가득 깔린 각종 생선과 해물들을 볼 시간도 없이 통로를 비집고 들어가 손수레 운전에만 집중했다. 시장 복도는 가득 깔린 자판에 이동하기가 쉽지 않았다.30년 넘게 얼음창고 일을 했다는 사장 양흥권 씨는 “자판을 줄이자니 해산물이 적고, 손님이 많을 때는 시장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며 “요즘은 불경기와 휴가철이 겹쳐 한산한 편”이라고 설명했다.얼음을 주문한 점포 앞에 얼음을 내려놓자 아주머니들은 “초보인 거 같은데 새로 왔냐”, “직업 체험하러 왔냐”며 한마디씩 건넨다.기자는 얼음 배달에만 집중하느라 제대로 인사할 겨를도 없이 “수고하세요”라는 인사만 드리고 돌아왔다.그렇게 배달을 두세 번 돌자 땀이 줄줄 흐른다. 애초 편하게 일일체험을 하겠다는 생각은 오판이었다. 이런 감상(?)을 전하자 한 직원은 웃으며 “장사가 잘될 때는 열 자루도 싣고 다닌 적도 있다”며 “손님이 많으면 지나갈 수가 없어 자루를 들고 한참을 왔다갔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 얼음창고는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추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겨울에는 바닷가의 찬바람이 워낙 매서워 창고 안이 오히려 따뜻하다”고 설명했다.배달을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가 얼음창고로 향했다. 창고 문을 열자 그제야 시원한 냉기를 느낄 수 있었다. 통얼음이 가득 세워진 영하 5℃의 창고 안에서 얼음 부스러기를 쓸며 땀을 식혔다.창고에 있는 통얼음은 갈고리로 모서리를 찍어 끌고 와 분쇄기에 싣는다. 120㎏의 통얼음을 살짝 기울인 뒤 타이어가 깔린 바닥에 조심스레 넘어뜨리고, 갈고리로 당겨 분쇄기 안쪽으로 넣어 고정시켰다.주문이 뜸해진 오후 3시. 직원들이 주문한 콩국수와 냉면이 도착했다. 이곳은 점심때가 따로 없고 주문이 뜸한 시각에 식사를 주문한다고 한다. 식사 시간을 틈타 궁금한 것들을 이것저것 물어봤다.■ 40여년 긴 역사… 인천종합어시장 새 활로 ‘절실’양 사장은 20살 전부터 얼음창고 일을 시작해 아들과 딸을 키웠다. 새벽 5시에 냉동차량이 들어오면 통얼음을 창고에 옮기고, 밤새 녹은 얼음을 새로 세팅하려는 상인들의 주문에 정신이 없다. “지금이야 주문이 적으니 한 차에서 한 차 반 정도 분량의 얼음이 들어오는데, 장사가 잘될 때는 차가 줄을 섰어요.”수도권 최대 규모였던 인천종합어시장은 세월이 흐르면서 노량진 수산시장, 소래포구종합어시장에게 밀려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통로도 좁은 데다, 주위에 특별한 볼거리가 없으니 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말 그대로 시장만 들러 찾는 생선을 사면 바로 떠난다.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수산물이 줄면서 공급보다 수요가 적어 얼음 값은 10년 전 가격 그대로다. ▲ 손수레에 얼음을 싣고 인천종합어시장을 돌며 배달하고 있다. 게다가 시장 건물은 40년이 다 돼 워낙 낡고, 경기 침체까지 겹쳐 얼음 주문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 얼음창고 운영업체는 1년 단위로 조합과 계약하기 때문에 얼음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도 없어 ‘삼중고’를 겪고 있다.“요즘 다들 힘들다고 하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죠. 겨우겨우 먹고산다고 보시면 돼요.”시장에 들어선 점포는 500여 개지만, 문을 닫은 곳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시장이 잘 돼야 얼음창고도 잘 되는데, 시장이 어려우니 얼음창고 사업도 힘들 수밖에 없다.인천종합어시장은 새로운 부지로 옮겨 활기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새 부지로는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는 제1국제여객터미널 부지를 희망하고 있다. 최운학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전망 좋은 터미널에 노천 목욕탕과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휴게시설까지 만들면 젊은 층과 가족 단위의 손님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130년 전부터 인천 앞바다를 지켰던 인천종합어시장이 새로운 모습을 갖춰 예전의 활기를 되찾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김덕현기자사진=장용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