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외국인 근로자와 남한산성 역사 체험

광주시는 최근 세계유산인 남한산성 일원에서 외국인근로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 동네 100배 즐기기’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다 함께 돌자! 남한산성 한 바퀴’라는 주제로 지난 5월 22일과 이달 12일 2회에 걸쳐 열린 이번 행사는 다문화 가족 및 외국인근로자의 문화적 소외감을 해소하고, 세계유산 남한산성에서의 힐링을 통해 한국에서의 좋은 추억을 심어 주고자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남한산성의 역사와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숲 해설사와 함께 생태 숲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남한산성의 자연생태를 오감으로 체험했다. 오후에는 행궁을 찾아 시립광지원농악단의 전통민요, 난타, 사물놀이 등 흥겨운 가락과 화려한 퍼포먼스를 함께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특히 왕실 의복체험장에서는 왕실의복을 직접 입어보고 한국 전통문화의 이해와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외국인주민이 지역사회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주민에게 광주시 대표 관광 자원인 ‘광주 8경’을 널리 알리고자 ‘우리 동네 100배 즐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남종면 팔당호에서 다문화 가족과 봄나들이 행사를 가졌다. 광주=한상훈기자

군부대 마을의 작은 울림, 장병들(멘토)과 학생들(멘티)의 만남

“오빠, 형 같아 너무 좋아요, 진로 문제 등 사춘기 때 겪는 여러 가지 고민을 격이 없이 들어주고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를 할 때면 정말 멘토(mentor)와 멘티(mentee) 같아요.” 사교육을 받을 곳도, 사교육을 받을만한 여건도 안된 전방부대 마을 학생들에겐 오빠와 형 같은 장병이 좋은 청량제가 되고 있다. 포천 이동중학교(교장 이재영) 인근에 513항공대와 5공병여단이 주둔해 있다. 소음 때문에 학습권을 침해받는다는 민원으로 일부 대립각도 있지만, 장병이 일과 후 한가한 시간을 학생들과 함께 보내는 등 마을 민심을 추스르고 있어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장병 한 두 명씩 학교를 찾아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야학을 진행해 왔다. 당시에는 단순히 학습 효과를 올리는 데 주력하는 것이 전부였다.그러다 이 교장이 부임한 2103년 4월께부터 좀 더 체계적이고 정례화시켜보자는 생각으로 인근 부대에 학생을 멘토할 수 있는 장병을 더 요청했고, 각 부대장은 흔쾌히 허락해 지금은 20여 명의 학생에게 8명의 장병이 멘토로 붙어 있다. 장병 한 명당 2~3명의 학생을 담당하고, 강의 위주 학습이 아닌 일대일 과외 같은 친근함을 높여주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은 뜨거웠다. 학생들은 지루해하지 않으면서도 쑥쑥 오른 성적을 눈으로 확인하는 즐거움을 얻고 있다.아버지가 군인인 석채원군(15·중학교 2학년)은 “알기 쉽게 가르치고, 언제든 궁금하면 물어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만족감을 나타냈고, 김선의림양(15·여·중학교 2학년)은 “오빠같이 친근하고, 편안해서 학습 효과가 올라 엄마, 아빠가 무척 좋아한다”며 마냥 즐거워했다. 멘토 역할을 하는 장병의 반응도 다양했다. 한국외대 영어학과에 재학 중인 류현수 상병(공병여단)은 “학습지도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자신감을 고취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가톨릭대 국제학부에 재학 중인 최의진 일병(항공대)은 “도심지역에 비해 교육격차가 큰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래도 꿈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기에 ‘할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대대 박민수 상병(중앙대 전자공학부 재학)은 “저보다 형이 먼저 화천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이런 멘토에 보람을 느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막상 해보니 학생들이 좋아하고 학부모들의 거는 기대도 커 뿌듯하다”고 보람을 나눴다. 항공대대장 김문규 중령은 “장병이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마을 학생을 찾아 자원봉사하는 것을 보면서 군과 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작은 시작점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학교나 마을에서 고급인력인 장병을 원한다면 언제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인근 부대에서 버스도 지원해주고, 학생에게 장학금도 전달하는 등 마을을 위해 많은 일을 해주고 있다”며 “마을이 낙후됐다고 교육의 질까지 떨어지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는데 장병이 이렇게 나서주니 정말 감사하고, 이 전통이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포천=김두현기자

외제차 3대, 하루 유흥비 500만원, 90평 아파트…21세 도박업자

외제차 3대 보유, 하룻밤 술값 500만원, 해외 카지노 도박, 월세 200만원짜리 90평대 아파트 거주, 여행사 우수고객… 일반인이라면 상상 못할 이런 호사를 누린 사람은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홍보총괄자 A(21)씨다. A씨를 잡기위해 지난 3월 부산 앞바다와 광안대교가 훤히 보이는 초고층 해운대 주상복합아파트를 덮친 경찰은 그의 호화로운 생활에 혀를 내둘렀다. 방 4개를 갖춘 90평대 아파트에 A씨는 혼자 거주하고 있었다. 별다른 가구도 없이 PC와 금고 1개만 달랑 갖춰놓고, 아파트 월세 200만원을 꼬박꼬박 지급했다. 금고에 평소 5천만원 이상 넣어 뒀지만, 이날은 흥청망청 쓰고 남은 300만원만 들어 있었다. A씨 명의로 된 차는 대당 1억원이 넘는 벤츠, 아우디, BMW 등 3대였다. 차를 바꿔 타고 다니면서 해운대 유흥가를 누볐다. 경찰이 확인한 A씨 휴대전화에는 '(외상 술값) 4명이 500만원이에요'라는 유흥주점 업주에게서 온 문자가 있었다. A씨가 '네'라고 답하고 500만원을 계좌 이체한 내역도 확인됐다. 500만원을 '외상'으로 할 만큼 A씨는 주점 업주들의 '큰손'이었다.경찰은 A씨와 같은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이 3∼4명씩 모여 다니며 일주일에 1∼2번씩 유흥업소를 찾아 돈을 뿌렸다고 밝혔다. 해외여행도 자주 갔다.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2013년 1월부터 올해 초까지 A씨가 해외에 나간 것은 10여 차례. 나갈 때마다 홍콩, 마카오, 필리핀 마닐라 등을 돌아다니며 1∼2개월씩 머물렀다. 해외에선 수억원을 카지노로 탕진했다. A씨는 일당 중 한 명인 B(34)씨와 함께 주로 해외에 나갔는데 여행사에선 우수고객 대접을 받았다. 성수기라도 B씨가 여행사에 전화해 비행기 표를 부탁하면 즉시 구입이 가능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확인을 위해 여행사에 전화해 B씨 이름을 이야기했더니 직원이 이름을 알고 있었다"며 "B씨는 한 번도 비행기 표 값이 얼마인지 여행사에 물어본 적이 없을 만큼 돈이 많은 고객이었다"고 말했다. A씨를 포함해 스포츠 도박사이트 조직 운영자는 9명으로 모두 외제차를 굴리고 해외여행을 수시로 다녔다. 도박사이트 규모는 2조7천억원으로 "국내 최대"라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14일 사이트 고객이 잃은 714억원을 챙겨 호화롭게 생활하던 A씨와 B씨, 총괄사장, 자금관리 총책 등 7명을 구속하고 해외에 있는 나머지 2명을 수배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