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들을 믿습니다’ 오늘 kt와 인천서 “플레이볼”

치솟은 기온에 여기저기서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봄을 알리는 신호다. 벚꽃보다 더 화려한 개화(開花)가 녹색 다이아몬드 위에서 펼쳐진다. 2016 프로야구가 1일 오후 7시 인천 SK행복드림구장(SK 와이번스-kt wiz),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삼성 라이온즈-롯데 자이언츠), 서울 잠실구장(LG 트윈스-한화 이글스), 서울 고척 스카이돔(넥센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 경남 마산구장(NC 다이노스-KIA 타이거즈)에서 막을 올린다.주말이나 공휴일이 아닌 금요일에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건 2007년 이후 9년 만이다. 개막을 기다린 야구팬들은 프로야구 시작과 함께 ‘불타는 금요일’을 즐긴다.10개 구단은 이날부터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를 치르는 열전에 돌입한다. 대장정의 시작인 개막전은 야구팬을 향한 구단의 ‘첫 인사’다. 이 순간을 그리며 10개 구단 선수들은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지난해 가장 짧고 굵게 가을야구를 마쳤던 SK는 ‘불광불급(不狂不及·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를 슬로건으로 이 봄을 기다렸다. 아테네식 훈련 방식을 고수하던 김용희 감독도 이번만큼은 ‘광(狂)’을 외치며 선수들을 조련했다. 분명 전력 누수는 있었다.불펜의 핵심 정우람과 윤길현이 빠져나가고 안방마님 정상호를 잃었다. 그렇다고 지난 2007년부터 한동안 이어진 ’SK 왕조‘의 영광을 완전히 잊은 건 아니다. ‘에이스’ 김광현을 필두로 최정과 김강민, 박정권 등 예전 왕조 주역들이 아직 남아있다.‘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는 속설이 있지만, 이번 시즌 SK 타선은 시선을 불러모은다. SK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리그 최고의 타자친화적 구장에 맞춰 헥터 고메즈와 최승준 등 거포들을 수집하며 숨 쉴 틈 없는 타선을 꾸렸다. 마운드도 지난해 중반 이후까지 부상으로 고생한 투수 박정배와 박희수가 건강한 몸으로 복귀해 기대를 불러 일으킨다.김 감독은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나는 물론이고 선수들이 많은 노력을 했다. 미치도록 뛰어서 노력과 열정이 상식을 뛰어넘는 시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조성필기자

“최대 승부처 잡아라”… 여야, 첫날부터 수도권 세몰이

20대 총선 공식선거운동이 31일 시작되면서 투표일 전날인 4월12일까지 13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여야 대표 등 당 지도부들도 일제히 지원유세의 스타트를 끊은 가운데, 초반 유세는 예상대로 경기·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 여당 새누리당의 경기도 유세 전략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무성·원유철·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과 정병국 경기도 선대위원장 등 4인이 집중적으로 돌며 60개 선거구를 이중·삼중으로 지원하는 총력지원 전략이다. 원유철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알파원 유세단’을 이끌고 오전 자신의 지역구인 평택갑에서 출정식을 가진 후 오후 수원-시흥-안산 지역을 두루 돌며 지원유세를 펼쳤다.수원을 김상민 후보와 수원병 김용남 후보 출정식 참여에 이어 시흥을 김순택 후보 지원 후 안산으로 넘어가 단원갑(김명연)·상록을(홍장표)·상록갑(이화수)·단원을(박순자) 등 4개 지역을 모두 도는 강행군을 했다. 서청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오전 평소처럼 지역구 출근 인사를 마친 후 충남 서산태안으로 넘어가 지원유세를 했다. 오후에 화성으로 돌아온 서 선대위원장은 향남에서 집중유세를 펼친 뒤 수원 장안구로 넘어와 수원갑 박종희 지원유세를 하고, 다시 화성으로 돌아가 봉담에서 화성병 우호태 후보를 지원했다. 이와 별도로 정병국 경기도 선대위원장은 오전 지역구인 여주·양평 유세를 마친 뒤 수원에서 수원무 정미경 후보, 수원정 박수영 후보를 지원했으며, 남양주로 넘어가 남양주병 주광덕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공식선거운동 첫날 서울을 두루 돌며 지원유세를 펼친 김무성 공동선대위원장은 1일 경기지역을 방문, 지원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경제심판론’을 전면에 내걸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서울과 안산 등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에 나섰다. 출근시간대 수도권 각지에서 직장인들이 모여드는 4대문 안에서 집중 유세하는 한편 동대문·남대문시장을 잇따라 찾아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경제심판론’의 의미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종로 정세균 후보 지원사격에 나선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새로운 희망의 경제를 만들지, 지지부진한 경제를 끌고갈지 판단하는 선거”라면서 “국민과 함께 경제를 확실히 살려내겠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각지를 돌며 유세를 이어가는 한편 오후에는 안산단원을 손창완 후보 캠프와 안산 단원구에서 진행된 집중유세장을 방문해 후보자들을 격려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도 이날 서울 일대를 돌며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안 대표는 이날 파란색 와이셔츠에 녹색 당점퍼 차림으로 오전 6시30분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 수락산역 입구에서 선거운동을 펼쳤다. 안 대표는 유세에서 “어떤 분은 경제가 문제라고 하지만, 꿈도 희망도 미래도 없는 2016년 한국에 우리는 이렇게 외치고 싶다.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라며 “이번 총선을 걸쳐 국민이 3당 체제를 만들어준다면 한국에 혁명적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이날 심상정 대표의 지역구인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화정광장에서 4·13 총선 출정식을 열고 승리를 다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에 레드카드를, 제1야당에는 옐로카드를 국민께서 뽑아 달라”며 “풍찬노숙하면서 양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온 유일한 민생정당 정의당을 선택해달라”고 역설했다.김재민 정진욱기자

[알림] 本社辭令

셋째 출산장려금 준다고 아이 많이 낳지 않는다

출산장려금, 양육수당 등 출산지원정책보다 여성고용률이 출산율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경기도 인구정책TF팀은 지난 2004부터 2014년까지 도내 인구별, 지역별 출산 변화와 사회요인, 출산율과의 관련성을 분석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기도 인구변화-출생’ 보고서를 31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를 보면 먼저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보육이나 출산장려금 등이 출산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서는 지난 2013년 기준 도내 모든 시ㆍ군에서 50만~200만원 수준의 셋째아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연천군과 양평군만 예외적으로 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천군(출산율 1.85명)과 양평군 (출산율 1.294명)은 출산율이 높은 편이지만 50만~200만원 수준의 셋째아 출산장려금을 주는 하남시는 1.094명, 구리시는 1.055명으로 출산율이 높지 않았다. 또 출산장려금과 별도로 셋째아의 양육수당을 가장 많이 제공하는 성남시(0~7세, 매월 10만원), 김포시(1~6세, 매월 10만원)의 출산율은 각각 1.114, 1.441로 출산장려금과 양육지원액이 높다고 출산율이 높다는 상관성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과 여성의 고용률 격차는 출산율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과 여성의 고용률 격차가 많이 나는 화성시(-36.2%), 오산시(-31.4%), 평택시(-29.9%)의 출산율은 1.4~1.5명 수준으로 성별 고용률 격차가 적은 과천시(-16.3%), 포천시(-16.8%), 성남시(-17.2%)의 출산율 1.1~1.2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고용률이 높은 성남시(54.5%), 안양시(51.0%), 부천시(50.9%)는 출산율이 1.1명 수준으로 가임기 여성의 고용률이 낮은 화성시(45.0%), 김포시(45.5%), 평택시(45.6%) 출산율 1.4~1.5명에 비해 낮은 경향을 보였다. 도 관계자는 “아직도 여성이 직장 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데이터”라며 “이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고용과 출산율에 대한 추가 빅데이터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저출산 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학교 영양사·조리사 등 파업… 급식 차질 우려

경기지역 학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 일부 학교 급식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는 1일 오전 10시30분 도교육청 앞에서 ‘경기교육공무직노동자 총파업투쟁대회’를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1천여개 학교에서 약 3천여명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결의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파업은 도교육청과의 임금교섭이 지난 11일 결렬된 데 따른 것으로, 경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소속 3개 노조 가운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만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차별과 고용불안 현실을 외면하는 경기도교육감을 상대로 4월1일 총파업 투쟁에 들어간다”며 “임금을 교육청이 인건비로 직접 지급하지 않고 각 학교 운영비에서 지급하게 해 비정규직이 학교운영비를 잡아먹는 괴물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전체 학교비정규직은 50여개 직종에 3만5천여명이며, 이 가운데 영양사 1천345명, 조리사 1천821명, 조리실무사 1만2천535명 등 급식종사자가 1만5천여명으로 가장 많다. 특히 지난 2014년 11월20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여성노조 파업(229개교 1천81명 참가) 당시 93개교가 급식 차질을 빚었던 상황에 비춰 2년 전 상황이 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파업 참가인원을 고려해 학교별로 간편식,도시락 지참, 빵·음료나 외부 도시락 제공, 단축수업 등 적절하게 대응해달라고 안내했다. 또 행정실무사를 비롯한 다른 직종의 파업 참가에 대응해 교직원 업무 조정 등으로 파업 영향을 최소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지현기자

‘軍사격장 산불’ 불려가는 헬기… 道·산림청 불만

육군이 군 사격장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산림청과 경기도에 수시로 헬기 파견을 요구하면서, 도와 산림청이 업무가중을 호소하고 있다.이들은 경미한 사안임에도 군이 헬기 파견을 요구하자 “군의 산불 진화체계가 의심스럽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31일 육군과 산림청, 도에 따르면 봄철 산불 취약기를 맞아 산림청과 도는 대형 산불 예방을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도내에서 산불이 올해에만(3월25일 기준) 300여건 발생한데다 4월 고온건조한 날씨가 전망되면서, 지난 20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대형 산불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했다. 이어 도내 곳곳에 산림청 소속 헬기 13대(김포공항 5대, 원주(경기동부) 4대, 진천(경기남부) 4대)와 시·군별로 임차 헬기 20대를 배치해 상시 출동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군 사격장에서 발생한 산불을 군이 자체적으로 진화하지 않고 산림청과 도에 산불 진화를 요구하는 일이 자주 발생, 산림청과 도가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총 비행시간이 1시간도 안되는 경미한 화재시까지 군부대가 무분별하게 진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올해 경기지역 군 사격장에서 발생한 산불은 총 20건(3월25일 기준)으로, 총 55만9천900㎡의 면적이 소실됐다.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양평 12곳이며, 이어 파주 4곳, 포천 2곳, 화성과 화천 각각 1곳이다. 특히 3월에만 16건(80%)의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부대의 까다로운 통관절차도 문제가 되고 있다. 파주시의 경우 헬기를 군 사격장의 화재 현장에 보내고도, 통관절차를 기다리느라 헬기가 상공에서 오랜시간 머물러야 하는 등 효율성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것. 도 관계자는 “군이 매번 사격 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불을 지자체에 요청해 업무량이 심각할 정도다”라며 “군이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군이 자체적으로 헬기를 가지고고 있는데도 초동 조치 없이 산림청과 지자체에만 의존하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육군은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에 따라 산불진화 매뉴얼 등을 만들어 운용하지만, 피탄 지역 또는 불발탄 폭발 위험이 있는 지역에는 군인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병력이 들어갈 수 없어 산림청과 도에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육군 관계자는 “사격 과정에서 불발탄 또는 출입이 통제되는 구역에 불이 붙게 되면 자체 진화가 어려워 산림청 또는 민간 헬기 투입을 요청해 진화하는 것”이라며 “군 헬기를 산불 진화에 투입할 수 있지만 작전상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민훈기자

野 텃밭 ‘경기 서부벨트’ 지킬까

4·13 총선이 ‘일여다야’ 구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경기도에서 야권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부권 벨트가 건재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동부권은 여당이 강세를 보인 반면 서부권은 야당이 여당을 압도했었다. 하지만 20대 총선은 ‘일여다야’ 구도여서 야당이 19대 처럼 성적을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부권 주요 지역은 부천(4개)·광명(2개)·안산(4개)·시흥(2개)을 꼽을 수 있다. 18대 총선에서는 여당과 야당이 6곳 대 5곳(1곳은 친박연대)으로 엇비슷했으나 19대 총선 때는 12개 선거구 중 안산단원갑과 시흥갑을 제외하고 10곳을 야당이 차지했었다. ★도표 참조 이번에도 부천·광명은 야당이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산은 19대와 자못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시흥 역시 여야 간 팽팽한 접전 속에 선거를 시작하고 있다. 부천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김경협(원미갑)·설훈(원미을)·김상희(소사)·원혜영 의원(오정)이 모두 후보로 다시 나섰고, 새누리당은 이음재 전 당협위원장(원미갑)과 이사철(원미을)·차명진 전 의원(소사), 안병도 전 당협위원장이 도전장을 던졌다.초반 판세는 야당이 다소 앞서간다는 분석이 많지만 국민의당이 4개 선거구(황인직·이승호·김정기·서영석), 정의당이 소사(신현자)와 오정(구자호)에 후보를 내 ‘일여다야’ 구도이고 설욕을 다짐한 새누리당 후보들의 각오도 만만치 않아 접전이 예상된다. 광명도 더민주 현역의원인 백재현(광명갑)·이언주 후보(광명을)에 새누리당 정은숙·주대준 전 당협위원장이 도전하는 모양새다. 야당이 초반 다소 우세한 판세를 보이지만 국민의당(양순필·송백석)과 정의당(문현수·이병렬)의 득표력도 만만치 않아 변수로 여겨진다. 안산은 현역 의원 2명(김영환·부좌현)이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출마하면서 전·현직 의원 4명을 내세운 새누리당과 더민주·국민의당 간 치열한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상록갑은 현역인 더민주 전해철 후보에게 새누리당 이화수 전 의원이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안산시장을 역임한 국민의당 박주원 후보, 17대 의원을 역임했던 무소속 장경수 후보가 4 대 1의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상록을은 4선 현역 국민의당 김영환 후보에게 18대 의원을 역임한 새누리당 홍장표 후보와 안산시장을 역임했던 더민주 김철민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다. 또한 단원갑은 새누리당 도당위원장인 김명연 후보에게 더민주 고영인 후보가 도전하는 모양새이며, 국민의당 김기완, 무소속 이영근 후보는 변수로 평가된다. 단원을은 3선을 노리는 새누리당 박순자 후보와 전략공천된 더민주 손창완 후보, 현역인 국민의당 부좌현 후보, 정의당 이재용 후보가 자존심을 걸고 한 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시흥은 야당이 17·18대 갑·을 지역 모두 싹쓸이를 했으나 19대 새누리당 함진규 의원이 갑 선거구에서 더민주 백원우 전 의원을 이겨 여야가 1개 선거구씩 나눠 가진 상태다. 함 의원과 백 전 의원은 18대·19대 1승1패를 기록한 가운데 20대 세번째 대결을 벌인다. 국민의당 임승철 후보와 무소속 이정우·이홍철 후보가 변수로 여겨진다. 을 선거구는 3선 현역 더민주 조정식 의원에게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출신 김순택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국민의당 정필재 후보가 다크호스로 부각된다. 김재민기자

[이연섭 칼럼] ‘문제는 정치인이야, 바보야’

선거 때면 늘 요란하다. 국민을 위하는 양, 나라를 걱정하는 양 호들갑이다. 국회의원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 얘기다. 말을 참 잘한다. 구호도 그럴듯하다. 선거 슬로건은 번지르르하다. 하지만 진정성은 없어 보인다. 국민들이 느끼는 정서다. 20대 총선이 보름도 남지 않았다. 여야는 이번에도 톡톡 튀는 선거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워 선거에 임하는 각오와 선거전략을 유권자에게 선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저마다 상대 당의 심판론을 앞세우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도긴개긴이다. ‘뛰어라 국회’ ‘문제는 경제’ ‘문제는 정치’ 새누리당은 ‘뛰어라 국회야, 잠자는 국회에서 일하는 국회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일하는 정당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조동원 당 홍보본부장은 “19대 국회는 식물국회가 됐지만 20대 국회는 그렇게 되면 안된다”며 “지금 대한민국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새누리당만 해결할 수 있는 만큼 과반 의석을 만들어 일하는 국회가 되게 해달라는 호소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이를 위해 후보들에게 △일자리 개혁 △청년 독립(청년의 주거ㆍ재정독립 지원 공약) △40∼50대 재교육 △마더센터(여성의 임신ㆍ출산·육아문제를 지원하는 센터) △갑ㆍ을 개혁(불평등ㆍ불공정 관계 청산) 등 5대 핵심공약을 내년 5월31일까지 완수하지 못하면 1년치 세비를 반납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쓰도록 했다.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등 현재까지 30여명이 서명을 했거나 동참을 약속했다. 누가 봐도 정치쇼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에 대한 ‘경제심판론’을 선거 기조로 삼아 선대위 명칭부터 ‘더불어경제선대위(약칭 경제선대위)’로 정했다. 더민주는 총선의 메인 슬로건을 ‘문제는 경제다. 정답은 투표다’로 정하고, 서브 슬로건을 ‘4월 13일은 털린 지갑을 되찾는 날’로 정했다. 이재경 선대위 대변인은 “메인 슬로건은 경제문제를 먼저 부각해 투표라는 행동으로 이끌겠다는 뜻을 담았다”면서 “이번 선거를 ‘새누리당 8년의 경제 실패 대 더민주의 경제 살리기’ 구도로 이끌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민주의 슬로건은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직접 제안했다. ‘잃어버린 8년 경제 실패 심판’을 통한 서민과 중산층 등 경제적 피해를 입고있는 대상을 타깃으로 경제주권을 회복시키겠다는 당 총선 기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새누리당의 ‘경제 실정’이 비난받고 있지만 더민주의 ‘국정 발목잡기’가 경제 실패의 한 원인이었다는 지적도 틀리지 않다. 총선 슬로건, 구호 아닌 실천이 중요 국민의당은 메인 슬로건을 ‘문제는 정치다, 이제는 3번이다’로 정했다. 또 ‘1번과 2번에겐 기회가 많았다, 여기서 멈추면 미래가 없다’를 서브 슬로건으로 삼았다. 오만한 여당을 심판하고, 무능한 야당을 대체하자며 기존의 양당 체제를 겨냥한 것이다. 천창호 기획조정국장은 “한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면서 “제3당이 등장하면 정치에 경쟁이 도입돼 민생을 챙기게 된다는 뜻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일하는 국회론’을, 더민주는 ‘경제심판론’을 들고 나왔지만 본질은 정치다”라는 국민의당 말이 맞긴 맞는데 이 당이 뭘 바꿀 수 있을 지는 의심스럽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슬로건은, 1992년 미국 대선 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구호를 응용한 것이다. 대한민국 유권자들을 대신해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문제는 정치인이야, 바보야’. 말만 앞서는 정당, 밥그릇 싸움만 하는 정당, 발목 잡는 정당, 책임지지 않는 정당, 민생을 외면하는 정당…. 그동안 국민들이 봐온 정당, 정치인의 모습이다. 이번 총선도 그들만의 말잔치로 끝날 것이 뻔하기에 그저 씁쓸하다. 이연섭 논설위원

유권자 눈길도 마음도 사로잡아라 ‘이색유세’

4·13 총선 공식 선거 운동 첫날인 31일 후보마다 다양한 방법의 선거 운동 방법으로 유권자의 시선을 잡았다. 더불어민주당 계양을 송영길 후보는 황소 모양으로 제작된 유세차인 ‘황소차’를 등장시켰다. 유세차량 전면에 황소의 눈과 귀, 뿔을 달고 뒤편엔 황소 꼬리까지 달았다. 차량에선 황소 울음소리까지 울려 퍼져 아이들과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 송 후보는 체구와 우직한 성격 덕분에 계양주민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계양의 황소’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특히 지역 곳곳에선 아침 일찍 후보와 선거사무원이 모여 단체로 공연을 펼치며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새누리당 연수을 민경욱 후보는 이날 오전 8시께 선거사무소 앞 사거리에서 선거사무원 18명과 함께 가사를 개사한 크레용팝의 ‘어이’라는 노래와 함께 신나는 댄스를 선보였다. 민 후보는 그동안 선거사무원들과 틈틈이 율동을 연습해 왔다. 같은 당 서구갑 이학재 후보도 당의 공식 선거로고송 ‘PICK ME’를 틀어놓고, 선거사무원 10여 명과 함께 땀을 흘리며 춤을 췄다. 뒤편의 유세차에는 사전에 제작한 이 후보의 뮤직비디오가 상영됐다. 같은 당 남구갑 홍일표 후보는 춤까진 아니지만, 신나는 노래로 선거의 흥을 돋우는 데 집중했다. 10년 가까이 선거로고송의 절대강자로 꼽히는 거북이의 ‘빙고’ 노래를 개사해 ‘아싸 홍일표’를 강조했고, 조항조의 ‘사랑 찾아 인천 찾아’로 40대 이상 중년층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 후보는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세대를 끌어 잡기 위해 춤을 췄다. 많이 유권자들이 정치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반면 튀지 않고 조용하게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후보들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연수을 윤종기 후보는 이날 새벽 피켓 선거 유세에 이어, 동춘2동 주민센터 등을 찾아 지역 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미용 봉사활동에 참여해 작은 힘을 보탰다. 특히 점심시간엔 옥련동 청량경로당을 찾아 지역의 한 노인정을 찾아 상차리기를 비롯해 배식, 이후 설거지 등까지 식사봉사를 했다. 또 새누리당 계양갑 오성규 후보는 이날 출근시간 인천지하철 1호선 작전역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이후 유세차 없이 조용히 지역 곳곳을 돌며 유권자 한명 한명과 대면하는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윤 후보는 “짧지만 봉사활동하는 시간만큼은 선거 운동보다 지역 주민의 마음을 끌어안고 싶었다”면서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인기영합적 선거 운동보다는, 진정한 모습을 보여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인엽·최성원·박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