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의 미군 기지촌. 이 안에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세 명의 여성이 있다.30년간 파주에서 햄버거를 만들어온 바비엄마, 폐지로 생계를 유지하는 박인순씨, 그리고 흑인계 혼혈인 안성자씨. 다큐멘터리 거미의 땅은 국가 권력에 의해 삶을 철저하게 유린당한 세 여성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영화다. 같은 소재를 다룬 다큐 아메리칸 앨리(2008)의 김동령 감독과 달동네 철거민의 애환을 다룬 사당동 더하기 22(2009)의 박경태 감독의 작품이다. 두 감독은 포성과 전투헬기 소리가 들리는 유령마을에 사는 그들의 분절된 기억을 따라, 망각된 기지촌의 모습을 담는다. 영화는 역사적 실재였던 공간과 이 공간을 배회하는 유령들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트라우마를 보여주는 등 깊이 있는 주제의식을 드러낸다. 끝나지 않은 역사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묵직한 파장을 던진다. 영화 거미의 땅은 제13회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국내 최초로 국제경쟁부문에 진출, 특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이후 제17회 이흘라바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다큐멘터리 포트나잇 2014: 뉴욕현대미술관 MOMA 모마 국제 논픽션 & 미디어영화제에 잇달아 초청,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다큐 거미의 땅은 기존 다큐들과 다른 형식을 채용한다. 세 여성의 기억을 따라 상황과 공간을 재구성하고 있는 만큼, 비선형적으로 시간을 구성하고, 조립한다. 형식면에서 임흥순 감독의 위로공단의 전개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 박광수기자
변신의 끝은 어디일까? 그가 영화 타이타닉(1997)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그저 잘 생긴 배우에 불과했다. 스펙트럼을 넓히기 시작한 것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을 찍고 나서 부터다. 이후 할리우드의 거장 감독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함께 갱스 오브 뉴욕(2003), 디파티드(2006), 셔터 아일랜드(2010), 더 울프 오브 윌스트리트(2013) 등 다수 작품을 하면서 그의 필모그래피는 물론 연기세계에도 일대 변화를 맞는다.매캐한 뒷골목의 조직 보스에서 정신분열증에 걸린 형사, 탐욕으로 찌든 윌 가의 증권 맨까지 다양한 역할로 분화하고 있다. 이번 작품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이하 레버넌트) 역시 그 같은 연장선에 놓인 작품이다. 영화 레버넌트에서 디카프리오는 믿었던 동료에게 배신을 당한 후 처절한 복수를 감행하는 사냥꾼 휴 글래스 역할을 맡았다. 미국 서부역사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전설적 모험가 휴 글래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19세기 말 미국 서부, 개척 전 이곳은 유럽인과 인디언이 공존할 수 없었다. 유럽인은 동물의 가죽을 사정없이 벗겼고, 인디언들은 맹렬히 싸웠다. 길잡이 글래스 일행도 마찬가지. 인디언들과 살육전쟁을 벌이다 밀린 글래스는 일행을 이끌고 본부로 가려다 곰을 만나 큰 부상을 입는다.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글래스. 일행은 그를 이끌고 돌아가려 했으나 산세가 험하다. 인디언도 쫓고 있으니 난감한 상황이다.결국 대장 헨리(돔놀 글리슨 分)은 동료 2명에게 글래스가 죽을 때까지 지켜주고 묻어주라고 하지만 피츠제럴드(톰 하디 分)는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그들과 동행한 글래스의 아들인 인디언 혼혈 호크마저 죽이고 도망 길에 오른다. 몸을 일으켜 세울 순 없지만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글래스. 아들의 복수를 위해 치열한 생존을 택한 남자의 복수는 그렇게 시작된다. 이 작품의 압권은 단연, 디카프리오의 연기다. 회색 곰에 공격당할 때의 처참함과 영하 40도의 강추위 눈 속에 파묻힌 채 추위와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그 한 컷 한 컷 관객의 신경을 건드릴 정도로 세세하고, 리얼하다. 때문에 2시간 30분의 긴 상영시간에도 지루함이 없다.매드맥스4: 분노의 도로에서 맥스 로켓탄스키 역할을 맡았던 톰 하디의 열연도 대단하다. 비인간적이고 탐욕스러운 피츠제럴드 역을 정말 얄밉게 잘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하디의 연기대결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영화 버드맨으로 87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작품이다. 일단 작품성은 보장됐다. 롱테이크 기법을 잘 쓰는 감독답게 이번 작품에서 숨 막힐 듯 거대한 설원의 광풍을 잘 잡아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박광수기자
해투3 황치열.
가천대 길병원은 14일 세계 최상위 수준의 뇌과학연구원을 토대로 뇌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가천뇌건강센터’를 개소했다고 밝혔다. 가천뇌건강센터는 연구중심병원 TOP 3에 선정된 길병원이 노하우를 집약해 설립한 뇌질환 전문 특성화 센터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뇌질환을 전문으로 다루게 된다. 특히 국민 보건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치매를 포함해 뇌졸중, 파킨슨병,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 등 다양한 뇌질환에 특화된 정밀검진부터 맞춤치료까지 모두 제공할 예정이다. 길병원은 지난 2004년 1천억 원을 투자해 뇌과학연구원을 개소, 국내 최초로 뇌 지도를 발간하는 등 관련 분야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뇌과학연구원은 현존하는 MRI 장비 중 가장 높은 해상도(선명도)를 자랑하는 7.0T MRI(연구용)를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 진단이 어려웠던 각종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등 뇌 연구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연병길 가천뇌건강센터 센터장은 “길병원은 뇌 진료 분야 세계 최상위 수준의 뇌과학연구원과 연계한 임상의학, 중개연구를 통해 치매와 뇌질환에 특화된 아시아 뇌 건강 허브 센터로 거듭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길병원은 지난 2013년 인천시광역치매센터를 개소해 지역 치매 관리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김민기자
인천시의회 재산매각 상황과 특수목적법인 조사특별위원회(이하 조사 특위)가 오는 18~20일동안 센트럴파크호텔 건설과 송도국제화복합단지 건립 사업 등 5개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추가조사를 실시한다. 조사 특위는 지난해 1차 특위 조사내용과 현지 확인자료 등을 바탕으로 추가 행정사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위 첫날인 18일에는 센트럴파크호텔 건설 사업, 19일은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 20일은 송도아메리칸타운과 인천아트센터, 오케이센터를 조사한다. 특위에는 인천도시공사 본부장과 SPC 대표 등이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특위는 이번 감사에 관계기관과 시공사 대표 등 전·현직 관계자 43명을 증인으로 출석요구했다. 특위 관계자는 “SPC 출자기관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도시공사의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SPC 운영 실태와 사업 추진과정에 불합리하게 추진된 부분은 없는지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며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문제점에 대한 향후 대책 마련을 강도 높게 주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인천지역 정치권의 더불어민주당 탈당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학용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계양갑)이 14일 탈당했다. 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정당이 됐다”며 “특히 인천 지역에서 발생한 문재인 대표 친위대의 극단적 패권주의는 더불어민주당에 미래가 없다는 보여준다”고 탈당이유를 들었다. 더민주당 인천시당 측이 유력 정치인의 출마를 돕고자 신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이도형 전 인천시의원의 출마를 만류하자(본보 13일자 1면) 반발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 의원은 ‘입법로비’ 혐의로 지난달 1심 판결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신 의원은 판결에 앞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신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조계자 인천시의원(계양2)도 이날 탈당했다. 조 시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패권세력은 정당의 미래인 젊고 유능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귀옥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남구을지역위원장과 유중형·정채훈 남구의회 구의원 등도 이날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당으로 입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소수정당 창당도 이어지고 있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신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는 15일 중구 하버파크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인천시당 창당대회를 연다. 경기도, 경북, 광주, 전남에 이어 다섯번째다. 창당대회에는 박준영 대표와 국회의원 출신인 류근찬, 채일병, 김경천 부대표, 신영현 시당 창준위원장 등 1천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오늘의 한국 사회는 극심한 소득 불평등과 지역 간 불균형 발전 등 각종 불평등으로 분열의 길을 가고 있다”며 “위민·위국·위족의 3위정신을 바탕으로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신민당은 불평등 해소, 청년 일자리 창출, 노인 복지 확충, 여성·장애인 정책 강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육성, 민족문제 평화적 해결 등 10대 기본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미경·김덕현기자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인천항의 안전한 해상교통환경 조성과 이용자 중심의 항로표지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항로표지시설 확충 및 노후된 시설에 대한 보수·개량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를 위해 인천해수청은 지난해(26억 원)보다 약 60% 증가된 41억 원을 투입한다. 주요사업으로 영흥수도 타구봉도에 등표를 설치하고, 영흥도 진두항 방파제가 완공됨에 따라 진두항 입·출항 선박의 안전을 위한 방파제 등대 등을 신설할 예정이다. 또 그 동안 해풍 및 강한 파도로 인해 노후된 옹진군 신도 전면해상에 설치 운영됐던 신도북동방등표를 개량하고, 지난 1971년에 건설된 신도등대 외 2곳에 대해서도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한다. 특히 오는 2018년에 등대올림픽격인 제19차 국제항로표지협회(IALA) 총회가 인천 송도에서 개최됨에 따라 우리나라 등대와 인천항의 특징을 잘 나타낼 수 있은 상징 조형 등대 설계에 1억 원을 책정했다. 이 외에서도 인천항의 빠른 조류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해 통항 선박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조류전용 부이를 설치하고, 무신호기 및 전원 공급을 위한 발동발전기도 새롭게 교체한다. 또 강화도 아차도 부근 입표(볼음도입표 외 3기, 등불이 없는 구조물)에 불을 밝히는 등명기를 설치해 어선들이 이른 새벽 및 야간에도 안전운항으로 조업을 할 수 있도록 변경·운영한다. 인천해수청은 41억 원 중 약 65%인 27억원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할 방침이다. 장옥수 인천해수청 항로표지과장은 “올해 표지시설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해 안전한 해상교통환경 조성 및 조기집행으로 어려운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팔미도등대를 활용한 등대해양문화공간 육성으로 시민들의 문화향유 증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정민교기자
약 7년 만에 세 멤버(박지헌, 최현준, 김경록)가 완전체로 컴백한 보컬그룹 V.O.S의 하모니는 변함없었다. 지난 13일 오후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미니앨범 ‘리유니온, 더 리얼’(Re:union, The real) 쇼케이스에서 신곡의 라이브 무대를 처음 선보인 이들은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흔들림없는 호흡을 보여줬다. 이들이 3인조로 재결합해 앨범을 내는 것은 지난 2009년 5월 미니앨범 ‘루틴 프리’(Routine Free)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또 박지헌이 빠진 후 최현준과 김경록이 활동한 V.O.S가 지난해 3월 ‘어느 날 어느 곳 어디선가’ 음반을 낸 이후 10개월 만이다. 셋이 다시 뭉친 데는 소속사 대표의 힘이 컸다고 한다. 박지헌은 “대표님의 공이 컸다”며 “우리가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고 서로 마음을 전달하기 불편한 상황까지 갔다. 대표님이 멤버들을 오가며 다리 역할을 했고, 우리의 마음을 전달해줘 마음이 동화됐다. 한번 딱 만나니 서로 마음을 알겠더라. 우리 노래 제목처럼 ‘눈을 보고 말해요’였다. 함께 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현준과 김경록은 둘이서 V.O.S로 활동하던 지난해 3월 언론에 박지헌과 감정의 골이 있어 완전체 가능성을 두루뭉술하게 말한 적이 있다. 최현준은 “다시 합하는 게 겁났는데 만나보니 거짓말처럼 아무것도 아닌 고민이었다는 걸 느꼈다”며 “만나는 순간에 어색함 없이 바로 결정했다”고 했고, 김경록은 “감정의 골이 깊다기보다 떨어진 시간이 길어 그게 익숙하고 편했다. 노래하며 한켠에 형의 자리를 남겨둬 언젠가 팀을 할 생각은 있었는데 그 시기가 빨리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지헌도 “오해로 세월을 지내다 보면 그 감정이 마치 사실인 양 옭아매는 것 같다”며 “현준이가 다시 만났을 때 눈을 부릅뜨고 날 봤는데 표정이 녹아내리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셋은 앨범 작업을 하고 무대를 준비하며 “어색함도 없었고 이렇게 웃으며 녹음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즐겁게 녹음했다”고 입을 모았다. 박지헌과 김경록은 “실제 신인 때처럼 모여 연습하고 있다”며 “난로가 없는 지하 연습실에서 연습생 시절처럼 연습 중”이라고 말했다. 최현준은 “3시간 정도는 ‘오합지졸’이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신곡보다 1집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은 ‘눈을 보고 말해요’처럼 예전 곡을 호흡 맞추는 게 더 어려웠어요. 저와 경록이는 2인 체제 때 파트를 바꿔 부른 게 익숙해져 있었고, 솔로로 활동한 형은 혼자 한 곡을 이끌어갔으니 톤과 소리 내는 세기가 안 맞았죠. 지금은 다시 잘 맞춘 상태죠.” 오랜만에 완전체 앨범이니 음악 스타일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고 한다. 프로듀서 ‘이원’으로도 활동 중인 최현준은 “셋 활동의 공백이 있었고 그 사이 가요 시장의 발전도 있어 어떤 음악을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V.O.S스러운 걸 택했다”고 설명했다. 박지헌은 “솔로로 6년여간 노래하며 가요계에 노래 잘하는 가수가 너무 많은 상황이 됐다”며 “노래 잘하는 건 큰 매력이 아니고 당연한 상황이 돼 우리 경쟁력을 고민하다가 ‘노래하는 모습이 예뻐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를 모르더라도 셋이 행복하게 노래하는 모습이 경쟁력이라 여겼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을 거쳐 내놓은 앨범 타이틀곡은 ‘그 사람이 너니까’와 ‘그날’ 등 두 곡이다. ‘그 사람이 너니까’는 저마다 이유로 삶의 무게를 진 이들에게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곡이다. 최현준이 작곡한 ‘그날’은 추억을 회상하는 곡으로 다시 만난 멤버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노래다. 두곡 모두 셋의 목소리가 고급스러운 앙상블을 이룬다. 박지헌은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 첫 트랙에 ‘그날’을 담았다”며 “무슨 일 있었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 노래하기보다 인사하는 의미에서 우리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日 의원 위안부 망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