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로 보내버려…' 만취손님 바가지에 현금인출까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일용직 노동일을 하는 A(53·지체장애 4급)씨는 최근 술을 마시러 유흥업소에 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통장에서 250만원이 넘는 돈이 사라진 것이다. 지난 11일 새벽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로 택시를 탄 A씨는 값싸게 술을 마실 수 있다는 택시기사의 추천을 받아 울산시 중구 중앙로 일대의 유흥업소를 찾았다. 업소에 들어가자 곧바로 여종업원들이 A씨를 자리에 앉히고 폭탄주를 만들었다. 이미 취한 상태였던 A씨는 폭탄주 한두 잔에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몇 시간 뒤 유흥업소 주변 길거리에서 눈을 뜬 A씨는 집으로 돌아가 통장 잔액을 확인해보고는 깜짝 놀랐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180만원이 술값으로 결제됐고, 85만원이 현금자동인출기에서 인출된 것이었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A씨와 유사한 피해사례를 10여차례 신고받아 수사에 착수, 유흥업소 종업원들이 피해자들의 카드로 돈을 인출하는 장면을 현금인출기 폐쇄회로(CC)TV로 확인했다. 경찰은 중구 중앙로 일대의 유흥업소를 압수수색하고,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업주 김모(50·여)를 구속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다른 업주와 종업원 등 모두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올해 6월말부터 11월초까지 손님 10명의 신용카드 등을 훔쳐 1천410만원을 주대 명목으로 무작위 결제하고, 1천800만원을 현금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업소에 손님을 데려다 주는 택시기사들에게 수고비 명목으로 2∼3만원씩 지급해 취객을 유치했다. 취한 손님이 들어오면 업소 문을 잠그고 폭탄주 1∼2잔을 더 마시게 해 정신을 잃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현금으로 결제하면 더 싸게 해주겠다"며 손님에게 대신 현금을 찾아오겠다고 속여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각각 최소 130만원에서 최대 900만원까지 손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싼값에 술을 마시려는 일용직 노동자 등 사회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며 "피해자 중에는 A씨와 같은 장애인이나 61세 노인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택시기사들에 대해서는 공범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수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김씨 등을 상대로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구청에 통보해 이들 업소에 대한 영업 허가 취소나 영업장 폐쇄 요청을 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주간전망] 원·달러 환율, ECB 양적완화·中 위안화 SDR 편입 여부 촉각…1180원 상승 전망도

이번 주(11월 30일~12월 4일) 원·달러 환율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 발표 여부 등 대형 이벤트 속에 상승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대비 4.1원 오른 1157.1원에 장을 시작했다. 이후 장초반 달러 강세에 힘입어 1159원을 중심으로 등락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시장 전문가들은 한 주 동안 달러화 강세 재료가 예정돼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먼저 3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중국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여부는 원·달러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미 시장에서 위안화의 SDR 편입을 예상했기 당장 위안화 강세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위안화의 SDR 편입 결정은 아시아 통화에 중장기적인 모멘텀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위안화 수요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레인지를 1150~1180원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ECB의 통화정책 회의, 미국의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음 달 3일 예정된 ECB의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따라 달러화 강세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당초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추가 부양책을 펼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에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으로 유로존의 경제 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ECB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커진 상황. 추가 부양책으로 유로화 약세가 두드러질 경우 상대적으로 달러화 강세 기조가 더욱 짙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다음 달 4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도 원·달러 환율 상승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의 근거로 고용 안정을 내세우는 만큼 다음 달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고용 지표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정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ECB의 양적완화 여부,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모두 달러 강세 이벤트로 달러 매수 요인이 커지고 있다"면서 "달러 강세와 위험통화 약세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정 팀장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레인지를 1157~1176원으로 전망했다. .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ECB 통화정책회의, 미국의 고용지표 대기, 위안화의 SDR 편입 등 굵직한 대외 이벤트 속에 지지력 속 변동성 확대 장세가 예상된다"면서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는 1150~1170원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제휴사 이투데이 제공

신경숙 남편 남진우 사과 "표절 혐의, 무시해서 죄송"

"문학 매체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아온 사람의 하나로서, 주위의 모든 분들께, 그들의 기대만큼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다. 신경숙을 비롯해 여러 작가의 표절 혐의에 대해 무시하거나 안이하게 대처한 것은 해당 작가를 위해서나 전혀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다." 소설가 신경숙의 남편이자 시인 겸 문학평론가인 남진우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부인의 표절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이번 달 출간된 월간 '현대시학'과 '21세기문학' 겨울호에서 표절 논란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남 교수는 다음 달 출간 예정인 월간 '현대시학' 권두시론에 '표절의 제국 - 회상, 혹은 표절과 문학권력에 대한 단상'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1992년 시작된 이인화의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의 표절 논란을 언급하며 당시 문인들과 문학공동체가 표절 사태에 대응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읊었다. 또 이인화의 표절 사태 여파로 계간 '문학동네'가 창간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이인화의 표절 사태로 출범하게 된 '문학동네'의 원년 멤버들이 또 다른 표절 논란으로 편집위원에서 물러나게 된 현상은 삶의 쓰디쓴 아이러니를 되씹게 한다"며 "제1기 편집위원들은 신경숙 사태의 책임을 나눠갖는다는 의미에서 문예지의 편집과 기획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진우·류보선·서영채·신수정·이문재·황종연 등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들은 이번 겨울호를 마지막으로 퇴진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표절 사안에) 사과를 해야 한다면 마땅히 창간 때부터 '문학동네'의 문학 담론을 주도해온 원년 멤버 중의 하나가 해야 한다"며 "늦었지만 사과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나를 포함해 그동안 한국 문학의 일선에서 주도적으로 일해온 많은 사람이 오만했던 게 틀림없다"며 "그들은 문학권력이라는 말을 거부했지만 실은 권력의 은밀한 단맛에 길들여져 있었고, 살펴야 할 일을 등한히 했고, 진작 했어야 할 일을 그냥 미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인으로부터 비롯된 표절사태가 한국문학에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드러냈다. 그는 "작가 개개인에게도 한국문학 전체에도 이 사안은 엄청난 시련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 일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나가느냐에 한국문학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여겨질 정도다. 진화의 도상에 있는 한국문학에 이 사태가 재앙만이 아닌 새로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라고 마무리했다. 남 교수는 부인의 표절 논란 전 '표절 킬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다른 문인의 표절 문제를 신랄하게 다뤘던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이다. 그는 부인의 표절 논란 이후 5개월 동안 침묵해 많은 비난을 산 바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