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극으로 담아낸 해외입양인 뿌리찾기

‘상상 속의 엄마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그의 손을 꼭 잡고 있거나 무릎에 그의 머리를 가만히 누이고 나즈막히 속삭이듯 노래를 불러 준다. 잠시 후면 그의 친부모일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꺼내지 못한 이야기-상자 中) 의정부예술의전당 상주단체인 인 예술무대 산과 캐나다 팡게아 극단이 함께 만든 꺼내지 못한 이야기-상자는 어린 나이에 캐나다로 입양간 한 소년이 중년의 나이가 됐을 무렵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창작인형극이다. 그동안 예술무대 산은 인형극을 통해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해 화두를 던졌고, 팡게아 극단은 여러나라의 극단과 교류하며 다민족, 다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그려왔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예술교류 공동제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워크숍을 갖고, 두 나라의 문화와 이야기가 혼합된 인형극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1년여의 준비 끝에 국제입양을 소재로한 작품을 만들었다. 주인공 ‘데이빗 미상 맥켄지’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린나이에 캐나다로 입양 돼 양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다. 하지만 늘 자신의 존재를 설명해야 하는 어린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채워지지않는 상실감과 상처, 입양인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시선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자신의 입양기록을 꺼내보게 되고,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작품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낯선 곳에 살아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입양인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입양인이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차분하게 담아냈다. 예술무대 산 관계자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정체성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아울러 입양인에 대한 편견과 시선들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작품은 6~7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문의 (031)828-5841 송시연기자

[문화인] 무용가 마마정김

물감이 온몸에 질척인다. 끈적끈적하다. 무용수의 움직임에 따라 바닥에, 벽에, 천정에 형형색색의 궤도가 그려진다.파열하는 음악과 건조한 공간. 서로의 몸짓으로 빨려 들어갈 듯 미끄러지는 무용수들의 퍼포먼스. 실험을 넘어선 전위, 기묘한 미학이 전해졌다.오는 8일 서울 방배동 ‘탄츠슐레’에서 펼쳐지는 무용극 의 한 시퀀스를 앞서 본 느낌이다.유럽과 미주 무대에서 활동해온 무용가 ‘마마정김’(Cie MamajeangKim·39)의 작품이다. 동작과 오브제, 음악과 공간 구성 하나하나 몇날며칠을 고심해 만든 순수 창작극이다.작품만큼이나 그녀 역시 범상치 않다. 중요한 작품을 목전에 두거나, 뭔가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을 때는 항상 삭발을 한다. 이날도 거뭇한 까까머리로 나타났다. 이번 작품을 향한, 그리고 자신에 대한 각오다.그녀의 이력은 독특하다.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이 알려졌다. 대학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그녀는 졸업 직후인 2000년, 무작정 프랑스로 향했다. 말도 통하지 않고, 돈도 부족했지만, ‘독기’ 하나면 될 거라 여겼다. 그만큼 무용은 절대적 무엇이었다. 아르바이트와 어학원, 무용을 병행하며 하루를 48시간처럼 보냈다. 졸리거나 지칠 땐 스스로 뺨을 때리며 채찍질하기도 했다. 노력은 그대로 결실로 나타났다. 일 년이 채 되지 않아 프랑스 무용 스튜디오인 ‘에흐베 꾸비’(Herve Koubi)에 들어갔다. 이후 5년간 수석 무용가로 활동한 뒤 2006년에는 무려 1천500대 1의 살인적 경쟁을 뚫고 독일 소재 세계적 무용단인 ‘샤샤발츠’(SashaWaltz)의 정식단원으로 입단했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였다.이후 유럽은 물론 아메리카와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넘나들며 무용을 선보였다. 그렇게 무용가로서의 명성과 입지를 확보할 즈음, 그녀는 다시 한국행을 택한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제자를 길러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예종과 국민대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며 학생을 가르쳤고, 틈틈이 무용단 지도도 병행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사건도 있었다. 아내가 됐고, 최근에는 한 아이의 엄마도 됐다. 무용 은 한국행 이후, 갖가지 인생사건을 겪은 뒤 창작한 첫 작품이다. 감회가 남다른 이유다. “아직 하고 싶은 것도, 할 일도 많습니다. 좋은 엄마만이 아니라 멋진 엄마도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무용가로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험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출발이 이번 무대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8일 공연 외에도 이달 21일 대구수성아트피아축제에 초청돼 수성아트피아에서 공연을 갖을 예정이다.박광수기자

마이너스 대출금리 中 가산금리 비중 62%…“배보다 배꼽이 더 크잖아”

가산금리 비중 62%.시중은행의 마이너스대출(신용한도대출) 금리에서 차지하는 가산금리 비중이 62%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이때문에 은행권 기준금리보다 가산금리 비중이 높아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9월 KB국민·KEB하나·NH농협·신한·우리·SC·씨티 등 시중은행 7곳의 마이너스대출 평균금리는 연 4.17%다. 이 가운데 기준금리 평균은 연 1.58%, 가산금리 평균은 연 2.59% 등이다.가산금리 비중이 전체 마이너스대출 금리 비중의 62%, 가산금리가 기준금리보다 1.01%포인트 높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조달금리를 얹은 은행권 기준금리에 고객들의 신용도를 토대로 산출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재량껏 산정하고 있으며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산정 기준과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는 활동성 고객이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평균 마이너스대출 금리가 연 4.34%로 가장 높았다. 가산금리 비중도 63.1%로 시중은행 가운데 제일 컸다.하나은행의 평균금리는 연 3.80%로 이 가운데 가산금리 비중이 58.4%다.우리은행은 연 3.87%로, 가산금리 비중이 58.4%를 차지했다.신한은행의 평균금리는 연 3.67%이고 가산금리 비중은 56.9%다. 농협은행은 평균금리가 연 3.54%, 가산금리 비중이 54.8%로 국내 5대 은행 중에 평균금리와 가산금리 비중이 가장 낮다. 외국계 시중은행은 국내 시중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높고, 가산금리 비중도 컸다.SC은행의 평균금리는 연 4.60%이고, 이 가운데 가산금리가 연 3.11%로 비중이 67.6%나 된다. 씨티은행의 평균금리는 연 5.56%로 가산금리 비중이 72.1%에 이른다.은행권 관계자는 “마이너스대출은 신용대출”이라며 “담보대출보다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가산금리가 더 높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팀

274개교에 썩은 양파·싹 튼 감자 등 불량 급식재료 납품

위장업체 설립을 통한 중복 입찰과 서류 위조 등을 통해 학교 급식 식자재 공급 계약을 따낸 뒤 단 한 차례도 소독을 하지 않은 차량을 이용해 서울ㆍ경기지역 274개 학교에 불량 급식 재료를 납품해온 식재료 공급업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검거됐다.이들은 직원 명의로 위장업체를 설립한 뒤 중복으로 입찰해 공급 계약을 따내는가 하면 학교장 직인 등을 위조해 소독증명서와 납품실적증명원 등의 서류를 허위로 꾸며 제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권순정)는 4일 학교장의 직인을 위조해 허위 서류를 꾸미고 직원들의 명의로 위장업체를 설립한 혐의(공문서위조 및 행사죄, 입찰방해죄) 등으로 식재료 공급업체 A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이들에게 소독을 한 것처럼 허위소독증명서를 발급해 준 소독업체 대표 B씨 등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검찰에 따르면 A씨 등 3명은 지난 2011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직원들의 명의를 이용해 13개 위장업체를 설립한 뒤 전자입찰에 중복 참가하는 수법으로 모두 472회에 걸쳐 65억원 상당의 학교급식재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학교 식재료 공급 계약 조건을 맞추기 위해 소독증명서 20장과 학교장 명의 납품실적 증명서 290장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는 단 한 차례도 소독하지 않은 차량을 학교 급식 식자재 공급에 사용했으며, 썩은 양파와 싹이 튼 감자, 머리카락이 붙은 당근 등 품질미달의 식재료를 공급하다 학교 측으로부터 수차례 경고 조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의정부=박민수기자

보물급 등 도굴 문화재 799점 매매·수집 前 박물관 원장 등 적발

도굴된 문화재를 매입해 자신의 집과 사무실 등에 10여 년간 은닉한 뒤 이를 판매하려던 A씨 등 문화재를 매매, 알선, 은닉해 온 문화재 관련 사범 16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의 집과 사무실에서 ‘성리대전서절요’ 등 보물급 문화재를 포함, 799점의 문화재를 회수했다.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광역수사대는 4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장물취득,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하고, 경북 지역 사설박물관 원장 B씨와 골동품상, 수집가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여 년간 도굴된 문화재임을 알면서도 이를 매매, 수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문화재를 숨긴 채 압수에 불응하는가 하면 위작 도자기를 진품으로 알고 주거지 화장실 천장에 숨기는 등 강하게 수사에 강하게 저항한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이 이들의 사무실과 주거지에서 압수한 문화재는 전적류(도서) 513점, 도자기류 123점, 서예류 86점, 공예류 77점 등 모두 799점이다.특히 지난 1993년 보물 1157호로 지정된 ‘성리대전서절요(性理大全書節要)’와 같은 판본인 4책 중 1책이 발견됐으며, 17세기 과거시험 답안지, 조선 전기 문신 김국광의 묘소에 묻혔던 지석 등 보물급 문화재도 대거 포함됐다. 이들 문화재는 대부분 20~30년 전 향교나 사찰 등에서 사라진 것들로 상당수가 낙관이나 내용이 훼손돼 출처와 피해자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도난이 대부분 20~30년 전에 이뤄진 탓에 공소시효가 만료, 직접 문화재를 도굴한 범인을 처벌할 수도 없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한 문화재 사범 16명 및 회수한 도난 문화재 등 799점 외에도 관련 문화재사범 및 도난 문화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한편, 이번에 발견된 성리대전서절요는 중종 38년이던 1538년 김정국이 성리대전에서 중요한 부분만을 뽑아 편성·간행한 책으로, 나머지 판본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의정부=박민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