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아진 버스, 속터지는 승객

무리하게 좌석 4~8석 늘려 간격 협소 다리도 못펴 닭장에 갇힌듯 불편호소 49인승 광역버스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승객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좌석 수 늘리기로 인해 불만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정부의 광역버스 입석 금지 조치의 대안으로 기존 41ㆍ45인승 버스보다 좌석이 48석 늘어난 49인승 대용량 버스가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 현재 경기지역에서는 49인승 버스 74대가 운행 중이다. 그러나 기존의 45인승과 길이ㆍ너비가 같은 49인승 버스는 기존의 10줄에서 1줄(4석)을 추가해 11줄로 늘렸고, 이로 인해 좌석의 앞뒤 간격은 좁아졌다. 입석금지가 시행되면서 발생한 좌석난을 해결할 방안으로 도입됐지만, 대신 그 불편이 승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 셈이다. 지난 4일 오전 8시께 서울로 출근하는 직장인들과 통학하는 대학생들은 수원역에서 사당역 방면의 7770번 버스에 차례차례 올랐다. 이 버스는 49인승 버스로 뒷문 없이 11줄의 좌석이 빼곡하게 놓여 있었다. 승객들은 이른 아침 시간에 사당역까지 1시간을 넘게 가야 하다 보니 잠을 청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좁은 앞뒤 간격 탓에 등받이를 뒤로 조금도 눕히지 못한 채 직각으로 앉아있었고, 이 상태에서도 무릎이 앞좌석에 닿았기 때문이다. S씨(28ㆍ여)는 체구가 작은데도 무릎이 앞좌석에 닿으니 앉아있기도 불편해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다면서 옆에 남자 승객이 앉으면 좁은 공간에 둘이 밀착해야 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또 5일 밤 11시께 강남역 5번 출구 앞에는 수원방면으로 가는 광역버스를 타기 위해 노선마다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수원버스터미널 방면의 3007번 버스에 탑승한 승객들도 역시 좁은 공간에 불편을 호소했고, 통로 쪽에 앉은 남자 승객들은 아예 다리를 밖으로 빼놓고 앉아있었다. J씨(27)는 이전과 다르게 앞좌석과 간격이 너무 좁아 다리를 둘 곳이 없다면서 입석 승객까지 꽉 차면 닭장 속에 갇힌 기분이다라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무조건적인 증차가 어렵기에 49인승을 도입했다면서 승객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있지만 49인승 버스의 도입으로 입석률이 줄고 있어 광역버스 좌석제 정착을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軍, 자살병사 절반 사전에 가능성 인지”

군대에서 자살한 병사의 절반가량은 사전에 군이 자살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비례ㆍ용인갑 지역위원장)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여간 보호관심병사 및 도움배려병사의 자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2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병사 136명 중 64명이 사전에 자살 가능성이 있는 병사로 분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22사단 임모 병장의 GOP(일반전초) 총기사고 등으로 관심사병에 대한 관심이 쏠렸던 지난해에는 자살 병사 총 40명 중 23명(57.5%)이 보호관심병사로 지정돼있었다. 올해 8월까지 자살한 병사 13명 중 8명(61%) 역시 보호관심병사로 분류된 상태였다. 이로 인해 군이 이들의 자살 가능성을 인지하고서도 지속적인 관리를 하지 못해 자살로 이어지게 했다는 점에서 군의 관리 소홀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대다수의 병사가 자살 전에 우울증 등의 증상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반대로 나머지 절반 이상의 자살병사에 대해서는 자살우려자로 식별조차 하지 못한 셈이다. 백 의원이 도움배려병사로 지정됐던 병사들의 자살 장소를 분석한 결과 총 64명 중 34명(53.1%)은 창고, 화장실, 연병장 뒤, 사격장, 생활관 등 부대 안에서 자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30명은 휴가나 외박 기간 동안 외부에서 자살했다. 백 의원은 자살 우려가 있음을 인지하고도 막지 못했다면 관리 소홀로 볼 수 있다며 군 부적응자는 사회로 빨리 복귀시키는 등의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근본 대책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