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염태영 “尹, 이태원 특별법·채상병 특검법 거부시 국민 거센 저항 받을 것”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수원무 국회의원 당선인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엄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로 아픔을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지목, “이번에도 그런 우를 범한다면 국민의 거센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 당선인은 2일 자신의 SNS에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 통과됐다. 참사 발생 551일만”이라며 “그간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폭우 속에서, 얼어붙은 눈밭에서 진상 규명을 외쳐온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힘겨운 시간을 견뎌온 유가족들을 더 이상 실망시켜선 안된다”며 “신속하고 엄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로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분의 아픔이 치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염 당선인은 같은 날 국회를 통과한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을 언급하며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채 해병 순직 사건을 축소, 은폐하기 위해 외압을 행사한 의혹과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드러난 만큼, 특검으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우려되고 있는데, 만일 이번에도 그런 우를 범한다면 국민의 거센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염 당선인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부의된 사실을 들며 “전세 사기 피해는 사회 초년생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몬 사회적 재난”이라며 “불안과 고통 속에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는 피해자들이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민에게도 소득보장을”···경기도, ‘농어민 기회소득’ 의견수렴

경기도가 올해 중 ‘농어민 기회소득’ 도입을 앞두고 지원계획과 사회보장제도 신설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도는 2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전문가, 농어민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어민 기회소득’ 도입을 주제로 대토론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농어민 기회소득은 청년농어민(50세 미만), 귀농어민(최근 5년 이내 귀어농), 환경농어민(친경, 동물복지, 명품수산 등 인증) 등 도내 1만7천700여 농어민들에게 월 15만원(연 18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정책이다. 기회소득은 민선 8기 도의 대표 정책으로,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만 보상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도는 지난해 농어민 기회소득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보건복지부와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기본계획 수립과 조례 제정, 시·군 신청접수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대토론회에서 농어민 기회소득 확산·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기회소득의 명료한 개념 정의 필요성 ▲기존 기본소득, 직불금 등과의 차이점·통합 운영 ▲사회보장제도 신설 등이 논의됐다. 도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관련 전문가와 농어민, 시·군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어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오병권 도 행정1부지사는 “농어촌의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농어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청년농어민, 귀농어민, 환경농어민을 집중 육성하는 농어민 기회소득 지원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매산초, 개교 119주년... “역사와 전통 계승” [꿈꾸는 경기교육]

역사와 전통을 지닌 수원 매산초등학교(교장 정기영)가 개교 119주년을 맞았다. 매산초는 1906년 일제강점기 수원 거류민소학교(1학급)로 개교해 광복 이후인 1945년 수원 남수공립학교(6학급)로 재개교했고, 이후 1996년 매산초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119년간 전통을 지키며 성장하고 있다. 매산초는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학교인 만큼 올해 제119주년 개교기념일을 특별하게 맞이했다. 개교기념 행사 주간 겸 학교사랑 교육 주간을 설정해 학년별로 다채로운 행사를 운영한 것. 특히 이번 행사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매산초등학교가 자긍심을 고취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어린이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체험 중심의 활동으로 교육의 효과와 학생들의 만족도를 함께 높였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학교의 일대기 및 역사물을 전시한 역사관 둘러보기, 다양한 수목이 가득한 학교 정원 둘러보기, 아름다운 교정에서 단체 사진 촬영하기, 학급별 교가 릴레이 부르기 활동 등을 했다. 특별히 올해는 학교 사랑 예술제를 열고 학년군별로 1~2학년군은 학교 사랑 말하기 대회, 3~4학년군은 학교 사랑 그리기 대회, 5~6학년군은 학교 사랑 시화 꾸미기 대회를 운영했다. 예술제를 통해 우수 학생을 시상한 매산초는 우수 작품을 학교 곳곳에 게시해 학생들이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학생들뿐 아니라 교직원들에게도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학교의 전통을 이해하고 마을 자원과 연계한 교육을 위해 연수를 연 것. 특히 수원 근대화 거리 및 부국원, 수원향교 등을 답사하면서 교수·학습자료를 수집하고 교육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토의하기도 했다. 정기영 교장은 “학교 사랑의 마음을 바탕으로 큰 꿈을 키워나가는 어린이를 육성하는 것이 매산초 교육의 핵심”이라며 “제119주년 개교기념일을 맞은 매산초 구성원들이 다양한 행사 활동을 통해 축제의 장을 즐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도내 학교 조리실 ‘공기질 개선’...실시간 자동 제어 시스템 구축 [꿈꾸는 경기교육]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이 학교 조리실의 공기질 개선을 위해 환기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오염물질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1일 경기도형 학교 조리실 환기 개선 기준을 마련한다고 2일 밝혔다. 오는 2027년까지 1천700개교에 2천244억 원을 투입해 학교 조리실 환기시설 개선을 마칠 계획이다. 학교 조리실 환기 개선 사업은 고용노동부의 학교급식 조리실 환기설비 설치지침과 단체급식시설 환기에 관한 기술 지침을 근거로 추진했다. 하지만 학교 구조상 적용이 곤란하거나 공사 후 소음 및 결로 발생 등으로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학교 조리실 근로자들은 기존 환기 개선 사업 전에는 ‘환기가 어려워 눈이 따갑다’, ‘비 오는 날에는 조리실 내 수증기로 인해 앞을 볼 수 없다’ 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환기 개선 공사 후에도 ‘소음이 심해 꺼놓는 경우가 많다’, ‘실외 공기를 실내로 가져오는 급기 시설로 인해 너무 덥거나 춥다’ 등의 애로사항이 쏟아졌다. 특히 근로자들은 조리실의 공기질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고 지적하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획기적인 환기 개선과 환기 성능을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기설비 설치기준 적용 시 학교 조리실 환경 유형화에 대한 세부 지침을 제시할 방침이다. 경기도형 환기 개선 기준의 주요 내용은 △유입되는 공기와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완벽한 제거를 위한 청정시스템 설치 △오염물질 등의 농도를 측정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 △풍속, 풍량 및 조리실 내 오염물질 등을 자동 제어하는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 등이다. 조리실의 공기질 결과에 대한 엄격한 자료 관리를 통해 근로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실시간 모니터링과 자동제어시스템을 구축해 최적의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근로 여건을 조성할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이달부터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해 9월 말 용역을 끝낼 계획이다. 여름방학 기간에는 경기도형 환기 개선 기준을 적용한 시범학교(2개교)도 운영한다.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실제 현장 적용 사례를 확인하고 효과성을 검증한 뒤 경기도형 환기 개선 기준의 전면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올 겨울방학부터는 자동제어시스템을 갖춘 경기도만의 환기설비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임태희 교육감은 “학교 급식실에 들어오는 공기와 나가는 공기가 청정시스템을 통해 정화됨으로써 학교 내·외부 모두의 공기질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장에서 믿고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한 급식실 구현을 위해 충분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명 소하중, 디지털 맞춤 교육 실현... 미리 만나는 ‘미래학교’ [꿈꾸는 경기교육]

학교현장을 가다 광명 '소하중학교' ‘공감하는 나, 존중하는 우리, 성장하는 소하’를 비전으로 한 광명 소하중학교는 1997년 문을 열었다. 모든 학생이 인성과 역량을 키워가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혁신적 시도를 하고 있는 소하중은 경기미래교육 과제인 학교자율역량 강화부터 교육안전망 구축, 미래교육 기반 조성, 미래형 교육과정 운영 등을 실천하기 위해 분야별로 과제를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학교자율과제로 인성교육 및 디지털 기반 교육을 통한 미래 역량 함양을 택한 소하중은 인성과 역량이 균형 잡힌 특색 있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에듀테크를 활용한 디지털·AI 기반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천해 가고 있다.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이기도 한 소하중은 수업 과정에서도 이 같은 강점을 한없이 뿜어냈다. 학생들은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으로 여겼고, 수업시간 내내 활발한 토론과 움직임이 들어차며 여느 교실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 연출됐다.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을 실천하고 있는 선도학교 소하중을 찾아 경기미래교육의 길을 미리 만나봤다. ■ 교육에 녹아 있는 ‘지성(至誠)’... 주인 의식 갖는 학생들 소하중의 교훈인 지성(至誠)은 지극한 정성으로 성실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만큼 소하중은 학교 교육 곳곳에서 지극한 정성이 담겨 있는 교육으로 혁신을 선도해왔다. 꿈을 키우고 예절 바른 자주적인 학생상과 사랑이 넘치고 긍지를 가진 존경받는 교사상, 믿음을 갖고 학교를 이해하며 함께하는 학부모상, 잘 가르치고 꿈과 희망과 감동을 주는 학교상을 교육의 기대상으로 둔 만큼 서로의 성장에 언제나 최선을 다해 임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발현된 것이 바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사업이다. 소하중은 코로나19 당시 온라인 수업이 필수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교수-학습의 질 향상 이라는 목표를 위해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정비했고, 원활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했다. 이러한 환경에 활용할 수 있는 기기를 구비하기 위해 힘쓰면서 소하중에는 자연스럽게 온라인 수업에서 생기는 문제점 해결을 위한 교사들의 학습문화가 생겨났다. 교사들은 고민했다. 디지털 시민 역량이 필수가 된 상황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면서도 획기적으로 교육 환경을 바꿔 나갈 방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교사들은 다양한 에듀테크 활용 프로그램을 교수-학습에 적용해보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은 하나둘 성과를 냈다. 가장 먼저 학생들의 흥미도가 달라졌다. 참여도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더 이상 수업시간에 손을 드는 일에 두려움이 없었다. 그 사이 교사들은 보다 창의적으로 수업을 설계할 방법을 찾아갔다. 수업의 질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해마다 학급 수가 늘어나고 있는 소하중은 이러한 교육이 가장 효과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학급당 인원 수 역시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은 소하중의 입장에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교사의 역량이 미치기 어려운 부분을 디지털 교육 혁신을 통해 채워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찍이 이런 고민을 시작했던 소하중에는 지난해 도교육청의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사업 공모가 기회가 됐다. ■ 시대 변화 따라간 소하중... ‘개별화 맞춤 교육으로 배우고 품고’ 올해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로 지정된 소하중은 ‘AI기반 코스웨어 및 테크를 활용 개별화 맞춤 교육으로 배우고(高) 품고(高)’를 대주제로 정하고 선도학교로의 앞선 걸음을 걷고 있다. 소하중은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선도학교 사업의 과제를 ‘AI기반 코스웨어 및 테크툴 활용 개별화 맞춤교육으로 학력 향상과 정서 안정 방안 구안’으로 잡았다.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교육공동체, 디지털 인성과 역량이 균형 잡힌 교육과정 운영, 모두의 꿈을 실현하는 미래학교 구현의 세 가지 원칙을 정한 소하중은 이에 맞는 목표들도 세부적으로 설정했다. AI개별 맞춤형 학습으로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키워 학생들의 자율학습 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교육 연구 태스크포스나 AI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교원의 교육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데 목표를 뒀다. 또 학생의 자기효능감을 키우고 우울감 해소를 지원하며 교원이나 학생 모두 비판적 사고력 및 세계시민성을 키우는 것으로 디지털 인성과 역량이 균형잡힌 교육과정을 운영해 가기로 협의했다. 또 AI 및 테크를 활용한 수업으로 미래형 수업 및 평가 체제를 구축하면서 학습안전망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러한 교육 목표가 가능했던 건 이미 지난해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사업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서 소하중은 ‘모두를 위한 미래교육을 실천하는 소하중 디지털 선도학교’를 만들기 위해 국어와 영어, 수학, 한문, 정보, 기술·가정 등의 교과목에서 디지털 기반 학생 맞춤형 수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AI로 배우는 AI윤리교육, 학생회 기획 팩트 체커 대회, 선플 캠페인 등 다양한 학생 주도 디지털 시민성 함양 프로젝트를 추진해 역량을 강화했다. 또 소하 수업나눔 콘퍼런스를 통해 학부모 및 지역에 수업을 공개하기도 했으며, 메타버스 ZEP 온라인 공개 수업 등을 통해 학교의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 노하우를 공유해 갔다. 가장 대표적인 우수 사례는 ‘AI++’를 꼽을 수 있다. AI와 더불어 AI 키우기라는 의미를 담은 이 수업은 AI코스웨어를 활용해 듣기·말하기 활동을 하면서 교수·학습 방식을 혁신하고 공간적·시간적 제약에서 벗어난 몰입 교육을 실현해냈다. 학습자 수준에 따른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면서 학생들은 성취감이 올라갔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게 됐다. 또 디지털 튜터 뿐 아니라 또래 도우미가 투입되면서 서로가 협력하며 결과를 도출해내는 과정을 배우게 됐고, 이는 곧바로 인성 교육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실제 원어민이 사용하는 영어 표현을 학습하고 자신에게 맞춤형으로 주어지는 수업으로 잦은 성공 경험을 갖게 되면서 영어 과목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소하중 관계자는 “그동안 교육 시스템에서 해결하기 어려웠던 교육공동체의 요구에 대해 지원받을 수 있게 되면서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러한 과정을 경험하면서 학교 현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이후에도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교육을 활성화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학생이 주인공인 수업... 재미•집중 多 잡았다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계획대로 되는 게 없어서.” 소하중 3년7반 교실. 박혜란 교사의 영어 수업이 시작된 이곳에 아이돌그룹 TWS(투어스)의 데뷔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가 흘러나왔다. 학생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앉아있던 자리를 모둠활동을 위한 자리로 정비했고, 하나둘 태블릿PC를 가져와 본격적인 수업의 시작을 기다렸다. 한참 노래를 따라 부르며 춤도 추던 아이들은 박 교사가 수업을 시작하자 순식간에 집중했다. 박 교사가 이 노래를 택한 건 이날 수업이 ‘계획’과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 박 교사는 계획과 관련된 대화를 이해하는 게 이날 수업의 목표라고 설명하며 수업을 시작했다. 박 교사는 수업의 80% 이상을 영어로 진행했다. 학생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쉬운 단어를 사용했고, 혹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을까 신경쓰며 중간중간 영어로 말한 문장을 한국어로 다시 얘기해주기도 했다. 이날 수업은 AI교수·학습 플랫폼인 하이러닝을 이용해 진행됐다. 학생들은 앞서 사전에 했던 수업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서로 의논하며 박 교사가 출제한 문제를 풀어나갔다. 각자가 하나의 조를 이뤘고, 문제를 다 해결하고 나면 모든 조원이 함께 박수를 쳐 과제 종료를 알렸다. 게임처럼 먼저 맞춘 팀일수록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의 집중력도 함께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옆 친구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를 도와주기도 하고, 서로의 답을 맞혀보고 의논하며 정답을 찾아갔다. 입을 다문 채 자리에 앉아 교사들이 전달하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통상의 교실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입을 다문 아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서로서로 손을 들기 바빴고, 발표를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협업도 원활하게 이뤄졌다.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싶다는 경쟁심이 집중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렇게 게임처럼 진행된 수업은 막바지를 향해 갔다. 이날 서로서로 협력하며 배운 것들을 평가하는 시간이 오자 학생들은 다시 자리를 정리하고 2명씩 앉아 있던 원래의 대형을 찾아 갔다. 그리고 박 교사가 준 문제를 홀로 풀기 시작했다. 너무 빨리 푼 학생이 있으면 박 교사가 다가가 다시 하나씩 지도했다. 다지선다형 문제인 만큼 아무 번호나 쓰는 학생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모든 문제를 푼 뒤 답변을 제출하자 곧장 AI의 평가가 뒤따라왔다.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그 문제는 어떤 유형이었는지 AI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결과는 고스란히 저장됐다. 언제든 학생들이 원할 때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피드백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수업 종이 울린 뒤에도 학생들은 한동안 박 교사 곁을 떠나지 않고 질문을 이어갔다. 박 교사에게 다가온 한 학생은 “이렇게 수업을 하니 너무 재밌었다. 다음에도 이 수업을 하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터뷰 줌-in “내 수준 맞춘 AI 선생님... 학교가 즐거워요” “학생들이 지필평가도 디지털 교육 방식을 적용해 보면 좋겠다고 하거든요. 재미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행복하죠.” 디지털 교육 혁신 선도학교를 만들기 위해 가장 선봉에 서서 학생들과 호흡하고 있는 박혜란 교사는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개별학습 수준에 따라 AI가 적합한 학습 모델을 제시하면서 알파벳조차 모르던 아이가 3개월 뒤 영어 단어를 읽기 시작하는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하중처럼 과밀학급인 학교에서는 이러한 디지털 교육이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톡톡히 역할을 했다. 박 교사는 “기존의 영어 듣기나 말하기 수업을 생각하면 학생들이 일제히 동일한 자료를 듣고 동일한 문제에 답하다 보니 틀린 학생도 자신이 왜 틀렸는지도 모른 채 ‘다음에 더 연습해야지’라고 생각하거나 아예 포기하게 된다”며 “말하기 수업은 짝꿍과 대화 연습을 하거나 적극적인 몇몇 아이들에게 발표를 시키는 수준에 그친다”고 전제했다. 이어 “교사가 각 학생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주고 싶어도 다른 학생들이 기다릴 동안 한 학생만 따로 지도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며 “학생들의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보니 이를 다 충족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환경에서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은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했다는 게 박 교사의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의 듣기나 말하기 학습 과정과 결과를 AI가 즉각적으로 제공해주면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언제 어디서든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됐고, 학생별로 수준에 맞는 진단도 가능해졌다”며 “아이들이 문제를 풀면서 자신이 어떤 부분을 잘못했는지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부분이 박 교사가 디지털 교육혁신 선도학교를 선택하게 된 이유기도 했다. 박 교사는 영어교사로 3학년 전 반에 수업을 들어가야 했는데, 학생 수가 많다 보니 수행평가를 치르더라도 유인물에 일일이 답을 해줄 수 없는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 또 아이들이 듣기나 말하기 영역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였던 박 교사는 AI 코스웨어를 활용해 학생들이 듣기, 말하기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148명을 대상으로 AI플랫폼을 활용한 스피킹 수업이 영어학습에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90% 가까운 아이들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기존의 수업과 어떤 점이 다른지 묻는 질문에는 학생 각자의 수준에 맞는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박 교사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이 교육현장 개선의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변화무쌍한 시대에 학생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는 행복한 미래 인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디지털 교육 혁신이 미래역량 함양을 위해 큰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학생들 역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로 지정된 후 디지털 기반의 수업을 하면서 수업이 재미있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조민우군은 “지난해 1학년 때 하이러닝과 플랭으로 영어공부를 했는데, 기존 수업과 달리 레벨 차이에 따라 다른 수업을 할 수 있었고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재밌게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조군은 “일대일 관리, 테스트를 통한 레벨에 따른 공부 내용이 주어지면서 이를 통해 영어 실력이 전보다 나아지는 걸 느꼈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AI 활용 수업을 꾸준히 받으면서 수학 과목도 수업을 받아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기 디지털 기반 교육을 경험한 김윤정양도 “한 명의 선생님이 스무 명이 넘는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기존의 수업과 달리 디지털 활용 수업은 개인 맞춤형 수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다가왔다”며 “개인 맞춤형 수업과 다양한 예시를 기반으로 한 수업이 이뤄지다 보니 심도있는 수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어뿐 아니라 국어, 수학, 사회 같은 다양한 과목을 디지털 활용 수업으로 받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관람객 안전·편의 강화…착수보고회 개최

‘2024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역대 가장 안전하고 관람객 편의가 높은 행사로 치러진다. 인천시는 2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천글로벌캠퍼스(IGC)의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운영사무국에서 공동 주관사인 인천관광공사·경기일보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착수 보고회를 했다.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오는 8월 2~4일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며,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 50여팀이 출연한다. 이번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관람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중앙 정부의 지역축제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기반으로 안전보건관리 매뉴얼을 마련해 소방 및 응급 대응 준비와 안전인력 배치, 군중관리 및 안전 안내 등의 계획을 세운다. 소방·응급 의료 기관과 협력해 응급상황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행사장에 5곳의 의료부스와 응급차량 등을 배치한다. 특히 다중 밀집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군중 관리와 명확한 안전 안내 계획도 세운다. 이를 위한 안전관리 요원 구역을 지난해 24구역에서 올해 35구역으로 확대한다. 여기에 범죄와 사고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전문·경호인력도 배치한다. 또 관람객 편의를 위해 전국에서 행사장을 오가는 유료 셔틀버스 운행을 지난해보다 확대한다. 이에 따라 수도권 29곳, 전국 7곳에 셔틀버스가 오간다. 여기에 ‘콜가마’ 서비스도 추가 편성이 이뤄진다. 이들 셔틀버스는 행사장 전용 임시도로를 통해 정확하고 편리한 접근을 보장한다. 인천 송도의 임시 주차장 5곳과 행사장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하며, 인천교통공사와 함께 인천도시철도(지하철)의 증편도 이뤄진다. 이 밖에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행사장에는 무더위에 관람객들이 그늘에서 쉴 수 있는 아트라운지 쉼터가 생기며, 가족단위 렌탈 캠핑존도 100동 들어선다. 또 전문 티켓 매니지먼트와 협업해 불법 티켓 거래를 차단할 모바일 스마트 티켓도 도입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행사장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국어 통역 안내원을 배치하고 다국어 안내 자료 제공 등의 서비스도 이뤄진다. 시 관계자는 “신진 아티스트 발굴을 위한 펜타 슈퍼루키를 비롯해 글로벌 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한 펜타 쇼케이스, 인천지역 음악산업을 위한 라이브클럽파티까지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관광 자원 홍보 등 인천이 ‘펜타포트로 물드는 음악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1차 라인업은 오는 3일 정오에 공식 누리집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가 이뤄진다. 이어 오후 2시에는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3일권 대비 20% 싼 얼리버드 티켓 예매를 시작한다.

인천 총선 당선인들 “인천경제 살리는데 앞장” 약속…인천상의 당선 축하회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의 인천 여야 당선인들이 인천 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인천상공회의소는 2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컨벤시아 2층 프리미어볼룸에서 총선 당선인과 인천지역 주요 기관·단체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선 축하회’를 했다. 이날 당선인들은 인천 경제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지역 기업인들과 끊임없는 소통으로 인천을 서울에 이은 '제2의 경제도시'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여야를 떠나 경제를 살릴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남동구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제2경인선 조기 착공 등 큰 공약도 있지만, 기업인의 고충이나 전통시장에서 소상공인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며 “국회에서 인천 경제 발전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의 역사와 함께하는 인천상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인천의 각종 경제 현안 해결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국회의원(동구·미추홀구을)은 “인천은 과거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하며 활기가 넘쳤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기 어렵다”며 “인천시민이 땀 흘려 일궈온 경제권을 다시 살려 인천을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인천의 현안 해결 등을 위해 정부의 협조 등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당선인들은 인삿말을 통해 소상공인 지원, 일자리 창출, 교통 인프라 확대 등 각자 자신들의 공약을 이뤄내 인천 곳곳의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인천상의는 총선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에게 기업 친화적인 투자 환경조성, 미래 산업 육성, 인천 경제의 역동성 회복 등 3대 어젠다와 54개 세부과제 등이 담긴 ‘인천경제 희망제안’을 전달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여야 당선인들과 함께 인천을 제2의 경제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 함께 고민하겠다”며 “산적한 문제들을 같이 고심하고 해결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하는 인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축하회에는 총선 당선인은 물론 유 시장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등 기관·단체장, 박주봉 인천상의 회장과 인천 기업 대표, 김기태 경기일보 인천본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인천 유치를 위해 지역사회의 염원을 담아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박 회장은 “인천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기업인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당선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 “인천은 지금 경제 활성화를 이뤄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당선인 모두가 핵심 열쇠인 바이오 특화 단지 조성과 APEC 정상회의 유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최병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학술상 수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최병윤 이비인후과 교수가 제98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학술상은 최근 5년간 연구실적(국제 논문발표), 수상실적, 학회 활동 등을 종합 합산해 점수가 가장 높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최병윤 교수는 이 기간에 SCI, SCIE 등 국제학술지에 주저자로 총 51편의 연구 논문을 실었고, 대한이비인후과학회서 선도연구자상 (2018), 석당우수논문상 (2021), 그리고 피인용논문상 (2022)을 수상했다. 최 교수는 이비인후과 관련 6개 학회서 상임이사를 역임했고 질병관리청 희귀질환 전문위원과 한국연구재단에서 의약학단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내외서 꾸준한 연구와 학술 활동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연구 활동 중 최 교수는 난청 유전자 돌연변이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청각을 되돌리는 정밀의료 청각재활연구에 앞장섰다. 청각 재활의 꽃이라고 불리는 ‘인공와우’ 수술을 최근 5년간 약 1천례를 성공적으로 시술했으며, 이는 환자들의 난청 유전자 정보를 적극 활용해 수술의 계획, 결과 그리고 예후를 예측하는 등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결과다. 아울러 난청 환자 중 특정 조건이 되는 환자만 시행했던 인공와우 수술을 보다 다양한 종류의 고심도 난청 환자들로 확대, 수술 후 24시간 내 조기 매핑(인공 와우 소리 조절, Mapping) 확립 등 난청 환자들을 위해 여러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고 확립했다. 최 교수는 연구 결과를 산업화하기 위해 국내 최초 유전성 난청 진단 및 치료 회사도 창업해 이 분야 산학 협력도 이끌고 있다. 최 교수는 “학술상을 받게 돼 이비인후과 의사이자 연구자로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난청 유전자 치료 개척 등 난청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더욱 연구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38년 전, 그날의 정신… 인천 '5·3 민주항쟁' 꼭 기억하자

“인천시민 모두가 38년 전 5·3 민주항쟁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2일 오전 7시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옛시민회관쉼터. 조그마한 공원 한가운데 ‘인천 5·3 민주항쟁’ 기념비가 외로이 서 있다. ‘다시 부르마, 민주주의여!’라고 적힌 기념비 글씨 밑엔 거뭇한 소변 자국이 있다. 바로 옆 민주항쟁 정신 기념비에도 음료를 쏟은 듯한 끈적한 액체로 얼룩져 있다. 여기는 지난 1986년 5월3일 인천시민과 학생·노동자 등 수만명이 모여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대규모 민주화 운동을 벌인 곳이다. 문재용씨(64)는 “인천 시민들이 민주화를 외친 역사는 사라지고, 지저분한 기념비만 서 있다”며 “최근엔 노숙자들이 기대고 자거나, 노상방뇨를 하는 등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유민씨(23)는 “매일 지나는 곳인데 기념비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인천 민주주의 역사를 알릴 기념관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 5·3 민주항쟁이 법적 지위를 얻은 지 1년여가 지났지만, 기념관 건립은 지지부진하고 지자체의 지원 예산은 되레 줄어드는 등 법 개정이 유명무실하다. 지역 안팎에선 인천의 민주화 운동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각종 기념 사업 확대를 통해 시민들의 인식을 높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해 7월27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을 개정, 5·3 민주항쟁을 명시하는 등 기념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정부 지원을 받아 인천 5·3민주항쟁의 역사와 발자취를 올바로 정립하고, 온전히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관련 사업을 펼칠 수 있다. 그러나 5·3 민주항쟁을 기억하기 위한 후속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천민주화운동기념관 설립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최근 시는 인천연구원에 정책연구과제로 기념관 설립 타당성 분석 및 장소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부지 및 예산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 2020년에도 기념관 설립을 위한 연구를 추진해 옛시민회관쉼터 등을 후보지로 정했지만 예산 확보 등을 하지 못해 결국 백지화했다. 반면, 부산·대구 등 타 지자체는 이미 민주화 운동 역사를 기념하는 시설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5·3 민주항쟁의 기념사업을 전담하는 인천민주화운동센터의 예산은 지난해 4억원에서 올해 2억여원으로 절반이나 감소했다. 이 때문에 센터는 올해 상반기 5·3 민주항쟁 기념행사와 하반기 희생자 추모식을 할 뿐, 별다른 기념 사업은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이우재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전 이사장은 “5·3 민주항쟁이 법적으로 인정받았지만, 되레 예산은 줄어 기념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가 의지를 갖고 기념관 건립에 속도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또 시민들이 5·3 민주항쟁 등을 기억할 수 있도록 역사 교육과 기념 사업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우선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관련 사업비 등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며 “기념관 건립은 연구 결과가 나오면 내부적으로 설립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