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37. 이천 경기도자미술관

기대 이상이다. 도자예술의 세계가 이처럼 넓고 재미있고 풍성하다니! 이천 설봉산 자락에 안긴 ‘경기도자미술관’에서 만난 도자 작품은 상상력의 최첨단에 서 있다. 2022년 하반기부터 1년 넘게 새롭게 단장해 11월24일 재개관하며 선보이는 첫 소장품 상설전의 이름이 ‘현대도예-오디세이’다. “가장 큰 변화는 소장품 상설전이 마련됐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도자엑스포 준비 때문에 자주 문을 닫아야 했거든요. 그럼에도 전시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뜻에서 오디세이란 이름을 붙였어요.” ■ 천의 얼굴을 가진 도자 2001년 3월 개관한 이천세계도자센터는 2021년 3월 ‘경기도자미술관’으로 명칭을 바꾼다. 20년이나 사용하던 이름을 바꾼 까닭은 현대도자미술관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함이다. 미술관의 환경도 확 바꿨다. 관람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디지털 전시 콘텐츠 제작과 콘텐츠 고도화에 공을 들였다. 경기도자미술관이 소장한 2천466점의 작품은 한국현대도예와 세계현대도예의 역사에서 중요한 거장의 작품을 비롯해 동시대 현대도자예술의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이 작품 중에서 선별해 상설전을 준비한 것이다. 따라서 작품을 감상할 때 과거나 전통이 아니라 현대와 변화에 시선을 맞춰야 한다. 경기도자미술관에서 만난 작품들은 현대도자미술의 놀라운 성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도자가 아니면 결코 표현할 수 없는, 도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오묘한 매력을 선사한다. 흙으로 빚는 도자는 회화나 조각보다 훨씬 까다로운 과정, 불의 단련을 거쳐야 완성된다는 사실이 매력적이다. 김지수 큐레이터의 해설을 통해 도자의 변신이 이미 오래전에 이뤄졌음을 확인한다. “1950년대 전근대적 도자 수공업에서 벗어나 예술로서 도자가 등장합니다. 수공예적 도자에 대한 관습적 사고의 굴레에서 벗어나 현대미술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표현 매체’인 예술로서 인식의 전환을 맞으며 등장한 것이지요.” ■ 통념을 벗겨주는 현대도예-오디세이 ‘현대도예-오디세이’는 도자에 대한 통념을 시원하게 벗겨준다. 예술로서 도자를 정립한 20세기 현대도예의 시작과 오늘날 현대도예의 다양한 표현 양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3부로 꾸며졌다. 1부의 주제는 ‘흙, 현대 도예의 서막’이다. 6·25전쟁이 끝난 직후 전쟁의 폐허 위에 한국 도자의 1세대 작가들이 설립한 ‘한국조형문화연구소’, ‘한국미술품연구소’, ‘한국공예시범소’가 한국 도자의 변화를 끌어낸 주역이다. 경영난으로 연구소는 곧 문을 닫지만, 참여 작가들은 조선 도자의 전통을 간직한 이천에 하나둘 자리를 잡으면서 이천은 도자의 성지로 거듭난다. 3대를 잇는 작가들의 작품은 전통의 힘을 보여준다. ‘벗어나고 싶은 심정’은 얼핏 청년 작가의 작품처럼 파격적이다. 그러나 사실은 90대의 원로작가 정담순이 2000년에 제작한 작품이다. 사각의 닫힌 벽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인물의 모습에서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작가의 열망이 느껴진다. 1960년대를 전후해 한국의 대학에서도 도예 교육이 시작된다. 미국 유학을 다녀온 정규, 권순형, 김익영, 원대정 같은 1세대 작가들이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작가들을 길러낸다. 전통의 흐름을 계승한 일본과 달리 단절되다시피 한 전통을 새롭게 복구한 이들의 노력은 지금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한국 작가들의 작품 옆에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들을 배치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점토혁명’을 통해 현대 도예의 세계를 확장한 미국 작가의 작품이다. 전통이 짧기 때문일까, 이들은 더욱 과감하다. 흙덩어리를 던지고 부수는 파격적인 모험을 감행한다. 왜 가죽옷을 벽에 걸어놓았을까? 도자로 부드러운 가죽의 질감까지 살려낼 정도로 섬세하게 표현한 작가의 솜씨에 놀란다. 전통에서 과감히 벗어나 흙이 갖는 물질에 집중한 작품들은 도자예술의 미래를 상상하도록 자극한다. 역시 일본 작가들의 작품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과 확연히 구별된다. 소품들이지만, 현대 도예의 선두에 일본의 작가들이 서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한미일 3국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통해 현대 도예가 어떻게 생겨나 변모해 왔는지를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2부 ‘흙, 물질과 조형 언어’는 21세기 현대 도예의 다양한 경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국제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깨지는 도자의 특징을 이용해 만든 홍콩의 작가 유엔 소링의 ‘무제’는 도자예술의 첨단을 보여주는 듯하다. 노르웨이 토르비욘 크바스뵈의 2014년 작 ‘튜브 조형물’도 묘한 매력을 풍긴다. 창자처럼 잘린 튜브를 겹겹이 쌓았는데, 흙을 빚어 이지러지지 않고 형태를 그대로 살려낸 작가의 솜씨가 경이롭다. 흙의 성질을 아는 사람이라면, 흙을 반죽해 본 적이 있다면 얼마나 놀라운 작품인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3부 ‘흙, 현대 도예의 모색과 탐구’에서 더욱 파격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상의를 벗은 할머니가 베개를 쥐어뜯어 사방에 깃털이 어지럽게 흩어진 침실의 풍경이 펼쳐진다. 미국 작가 팁 톨랜드가 2017년에 제작한 작품 ‘짜증’은 도자의 표현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섬세하게 표현하는 작가의 솜씨에 거듭 경탄한다. 벨기에 작가 안 반 호이의 ‘기하학에 대한 탐구’란 작품은 흙의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점토를 종이처럼 얇게 펼친다. 잠시만 발을 멈추고 작품을 응시하면 내 안의 고정관념, 상식과 통념이라는 바위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상설전을 본 후 기획전시를 볼 수 있도록 관람 동선을 도자기 속처럼 나선형으로 구성했다. 현대도자미술을 재미있게 감상하려면 상설전을 반드시 관람해야 한다. 상설전은 현대도자미술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오솔길이다. ■ 흙이 빚어내는 놀라운 세계 미술관 앞에 세워진 ‘도자문화선언문’을 읽어본다. 2001년 8월 ‘세계도자엑스포2001경기도’를 개최하며 세계도자엑스포조직위원회가 작성한 것이다. “산업기술은 인류에게 많은 것을 주고 또 많은 것을 빼앗아 갔다. 하지만 흙과 인간의 손으로 빚는 도자의 기술은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직 편하고 아름다운 삶을 창조해 내는 데 기여해 왔다.” 도자는 인류에게 무엇을 말해줄까?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 자연과 문명을 융합하여 지구파괴의 위협으로부터 생명권을 보존하면서 전통기술과 미래의 첨단기술을 이어 단절을 지속의 역사로 바꾸어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경기도자미술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국제교류다. 2001년 개관 이래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2019년까지는 해외 진출과 세계도예의 국내 유입을 위해 추진됐다면, 2020년 이후는 미술관의 역할과 정체성 확립에 집중하여 세계 속 한국현대도예의 지평을 넓히고 담론을 형성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작가들의 기획과 참여로 이뤄지는 ‘토락교실 교육프로그램’은 도자예술과 음악 미술 체육 등 다채로운 분야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도자미술관이 자리 잡은 설봉공원 주변에는 이천시립박물관과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이 있어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원을 산책하며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멋진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이천에 여행을 떠날 때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하겠다. 경기도자미술관은 변신 중이다. 미술관의 콘텐츠와 일부 시설을 보완한 2024년 4월 초에 공식적인 재개관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날이 기다려지지만, 지금의 상설전만으로도 현대 도자미술의 멋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권산(한국병학연구소)

파주시 메디컬클러스터 조성사업 잰걸음…PF 마무리, 시공사 선정만 남아

파주시가 민선 8기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파주메디컬클러스터(PMC) 조성사업이 잰걸음을 하고 있다. 23일 파주시에 따르면 PMC 조성사업은 서패동 일원 45만㎡ 부지에 총사업비 1조5천억원을 투입해 종합의료시설(대학병원)과 혁신 의료 연구단지, 바이오 융복합단지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목표로 핵심 축인 아주대병원과 국립암센터 유치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사업시행사인 PMC는 금융기관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규모 부동산 개발에 활용되는 대출) 승인을 받아 시공사 선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서 시공 참여를 약속한 국내 굴지의 A사가 내부 사정을 이유로 최근 사업 불참을 결정했다. PMC 조성사업은 현재 대형 건설사들과 사업 참여를 논의하고 있으며 다음 달 중 시공사 선정도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공사가 선정되면 토지 보상에 착수하고 이어 부지 조성공사에 착공한다. 시는 조성사업 실시계획인가를 위한 모든 행정절차를 올해 상반기에 마쳤다. 또 시의회에서 사업 시행자 중 하나인 파주도시관광공사의 출자 비율 상향(20%→50%)에 동의했다. 교통, 환경, 교육 영향평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사업 인정,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 자문 등 대부분의 행정절차를 마치고 현재 토지주와 협의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시 관계자는 “파주메디컬클러스터가 올해 말에 착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단 첫해 '전국제패' 돌풍 일으킨 화성시청 女 탁구팀

“앞으로 우리 팀에서 국가대표가 배출되고, 기업 팀에 스카웃 돼 진출하는 선수를 키워내는 게 지도자로서 가장 큰 바람입니다.” ‘신생’ 화성시청 여자 탁구팀을 불과 창단 6개월 만에 전국 정상으로 이끄는 등 시즌 내내 돌풍을 일으킨 김형석(61) 화성시청 탁구단 감독은 자신도 이렇게 빨리 정상궤도에 팀이 올라설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화성시청은 지난 1월 대한항공·서울시청·포스코에너지 감독과 국가대표팀 코치·감독을 역임한 김형석 감독을 사령탑으로, 김태준·김영오 코치에 남녀 선수 13명으로 탁구팀을 창단했다. 첫 해 여자 팀의 성적이 두드러졌다. 창단 2개월 만에 한국프로탁구리그 내셔널리그에 출전, 9개팀 가운데 4위에 올라 만만치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여세를 몰아 5월 경기도체육대회에서 우승한 화성시청은 이어 6월 초 열린 춘계 회장기실업대회서 준우승 하는 등 돌풍을 이어갔고, 6월말 대통령기 전국탁구대회에서 기업 팀인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증권을 연파하고 창단 첫 전국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박주현·김하은은 복식서도 우승해 2관왕을 차지했다. 화성시청의 상승세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7월 한국실업탁구 챔피언전서도 미래에셋증권과 한국마사회 등 기업팀들을 따돌리고 준우승을 차지해 만만치 않은 기량을 과시했고, 추계회장기 실업탁구대회 3위, 전국종별선수권 개인복식 박주현·김하은 준우승 등 신생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호성적을 거두며 데뷔 시즌을 마감했다. 탁구계 ‘미다스의 손’ 김형석 화성시청 감독은 “사실 이렇게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준비기간이 짧아 프로리그 출전을 고민했었는데 결과적으로 그 선택이 옳았다. 선수들이 장기 레이스를 경험하면서 기량도 성장하고 팀웍도 잘 다져진 것 같다”고 밝혔다. 33년간의 지도자 경험을 통해 자율적인 훈련을 중시하는 김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 한계를 극복토록 하고, 자신은 조언하는 방식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선수들이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훈련에 매진하면서 점점 기량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 김 감독은 “지자체 팀에 올 때 선수들이 운동의 종착역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지자체 팀은 한국 탁구를 이끌어 가는 허리라고 생각한다. 과거 은행팀들이 했던 역할을 우리가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키워 지자체 팀에서 국가대표도 나오고 좋은 조건에 기업팀으로 진출하는 선례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감독은 “빠른 시간 정상 궤도에 진입한 것은 화성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선수들의 자존감을 키워준게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기술적인 부분과 멘탈을 같이 발전시켜 더 도약하는 팀을 만드는 데 혼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회적협동조합 건강한 세상 김지민 감사, “어르신들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

“어르신들이 스마트폰 교육을 통해 가족과 더 가까워지고 소통을 원활히 해 일상생활에서도 스마트기기에 소외되지 않도록 쉬운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사회적협동조합 ‘건강한 세상’의 초대 이사장을 지낸 김지민 감사(54)가 어르신들의 정보화 교육에 주력하려는 이유다. 2018년 출범한 사회적협동조합 건강한 세상은 비영리법인으로 조합원들이 모여 전문가들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치매 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취약계층과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김 감사는 구세군 활동과 각종 봉사활동을 해왔으며 컴퓨터 전공 경험을 살려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교육을 해준 것이 건강한 세상 창립의 첫 단추였다. 어르신들에게 지루한 워드만 가르칠 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핸드폰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페이스북으로 타지에 있는 손자, 손녀들과 친구를 맺고 채팅을 하거나 핸드폰 촬영에서 초점 이동을 통해 꽃의 솜털까지 찍어봤다. 김 감사는 어머니가 치매를 앓았기에 그 아픔과 예방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왔다. 그런 아픈 경험이 있었기에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으로 스마트폰, 영상 촬영, 컴퓨터 수업 등 간단한 것부터 전문 인력 양성까지 도모하는 다양한 수준의 교육을 펼치고 있다. 김 감사는 “어르신으로 국한될 것만이 아니라 정보 소외계층과 치매 예방을 위한 정보화 교육이 우리가 할 주요 프로그램”이라며 최근 오픈 하우스도 개소했다. 오픈 하우스는 건강한 세상의 후원자들에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영상 촬영, 편집, 송출 등을 위한 공유 스튜디오다. 건강한 세상의 후원자는 월마다 5천원부터 2만원 정도를 기부하고 회원처럼 교육을 수강할 수 있다. 교육부터 실습까지 해볼 수 있는 전문 컴퓨터 학원 같기도 했다. 김 감사는 “요즘 마을 방송국이 떠오르는데 자치 주민들이 직접 할 수 있어야 마을 예산을 아낄 수 있다. 그래서 그런 주요 기술들을 습득하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5년간 김 감사의 주축이 돼 뛰어온 건강한 세상은 현재 서정식 이사장이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바통을 이어받아 규모 확장이 기대된다. 현재는 건강한 세상이 많이 알려져 각종 병원과 구제기관 등지에서 먼저 연락이 와 협약을 맺고 부천 어르신들의 복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 김 감사는 “단순히 좋은 일을 오래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교육이 중단됐지만 그때마다 후원자들과 든든히 응원해 준 서정식 이사장님이 있어 힘과 용기를 얻었다. 앞으로 새로운 열정을 불태워 어르신들을 위한 ‘건강한 세상’을 계속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마약 투약' 20대女, 인천행 여객기 비상문 개방 시도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23일 필로폰을 투약한 뒤 여객기에 타고 비상문을 강제로 열려고 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로 A씨(26·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2일 오전 2시께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오는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강제로 열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여객기에는 316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비행기가 출발한 지 10시간 만인 지난 22일 정오께 기내에서 불안 증세를 보이다 비상문을 열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승무원들에게 제지당했다. 경찰은 같은날 오후 6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A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간이시약 검사를 했고,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와 긴급체포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뉴욕에서 6개월 이상 체류해왔으며,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계속 횡설수설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추가로 수사하는 중”이라며 “투약한 마약 종류와 양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에도 필로폰에 중독된 10대 승객이 비행 중인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비상문을 열겠다며 소란을 부리다가 적발, 지나날 20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강신일 배우 & 권호성 예술감독…‘아빠의 청춘’ 관전 포인트 [인터뷰]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다문화 시대, 노인을 바라보는 인식 등 동시대 트렌드와 현장의 이슈를 고려해 기존의 대본을 매만지고 끊임없이 수정을 거쳤어요. 지금 이 시대에 예술이 어떻게 관객에게 다가가야 하는지 많이 고민한 작품이니 가족이 손잡고 오셔서 희로애락이 가득한 공연의 백미를 마음껏 느끼시길 바랍니다.” 수원시립공연단의 제22회 정기공연 ‘아빠의 청춘’이 다음 달 1~3일 정조테마공연장에서 무대를 펼친다. 공연을 앞두고 준비에 한창인 주연 ‘박영감’ 역의 강신일 배우와 총괄 연출을 맡은 권호성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을 만났다. 권호성 감독은 “요즘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고민과 또 생각해야 할 것들을 관객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작품”이라며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사람 냄새 나는 가족극을 준비했다”고 자신했다. ‘아빠의 청춘’은 실버 세대와 자녀 세대 간에 느껴지는 장벽과 연결점 등 세대 간 소통 구조를 엿볼 수 있는 음악극. 식당을 운영하는 박영감이 결혼정보회사의 연락을 받으면서 펼쳐지는 다양한 해프닝 속에 가정과 사랑, 인종과 사회 문제를 넘나드는 동시대의 보편적인 이슈가 극 안에 촘촘하게 녹아있다. 특히 최근 유행하는 트로트 곡들이 남녀노소 즐길 수 있게 편곡한 뮤지컬 넘버로 극에 활용되며, 화려한 안무도 곁들인 극의 진행에 따라 추억과 일상 영역을 오가면서 보편적인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배우들의 활력 또한 주요 감상 포인트가 된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강신일 배우에게 이번 작품과 배역은 배우의 삶에 또 한 번 새로운 동기를 부여해 준 소중한 기회다. 그는 “그동안 노래극, 뮤지컬 등 간간히 음악과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던 적은 없었다”며 “한창 혈기왕성할 때였다면 이런 공연을 소화하지 못했을 거다. 그런데 어느덧 나도 이 나이가 됐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노래와 안무도 같이 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현장의 관객과 함께 하는 연극이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강 배우는 “연극 예술의 가장 큰 장점은 그 시절, 그 공간에서 그 관객들과 함께 나눴던 순간을 당시 우리와 같이 했던 사람들끼리만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감독 역시 “연극은 ‘날 것’ 그자체다. 필터 없이 바로 대면하고 직접 소통한다. 다른 매체나 미디어 환경에선 절대 따라할 수 없다”며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은 그 순간 배우들과 그 무대를 통해 모든 걸 판단한다. 환호와 야유, 조여 오는 긴장감, 마주하는 떨림이 뒤섞이는 게 바로 연극이다. 연극을 준비하는 이들은 그게 좋아서 모였고, 그걸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랜 기간 사랑 받아온 작품 ‘아빠의 청춘’이 수원시립공연단의 차기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많은 관심과 응원 바란다”고 웃어 보였다.

경기도, 고양 청사이전 ‘재검토 결정’… 사전절차 미비

경기도가 고양특례시 최대 현안이자 추진 사업 중 하나인 시청 청사 이전 사업에 대해 ‘재검토’를 결정했다. 기존 청사 신축 계획 백지화에 반발하는 지역 주민과 기존 건물로의 청사 이전을 추진하는 고양시와의 대립이 현재진행형인 점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윤성진 경기도 균형발전기획실장은 23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방재정투자심사위원회’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방재정법상 기초단체가 총사업비 20억원 이상 청사 신축·이전 사업을 하려면 예산 편성 전 사업 필요성과 타당성 등을 점검하는 투자 심사를 경기도에 의뢰,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경기도는 이번 재검토 결정 이유로 ▲고양시 재정 여건 및 계획 변경 필요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충분한 의견 전달과 주민 설득 등 숙의 과정 ▲고양시의회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 ▲기존 신청사 문제를 둘러싼 논란 해결 등 사전절차 미비를 지목했다. 이에 따라 고양시는 재검토 사유를 보완한 뒤 다시 경기도에 투자심사를 의뢰해야 한다. 고양시 청사 이전 사업은 덕양구 주교동 소재 현 청사에서 백석동 신축 빌딩으로 청사를 이전하는 게 골자다. 애초 고양시는 현 청사 인근에 신청사를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올해 1월 백석동으로의 청사 이전 계획이 발표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신청사 건립에 찬성하던 지역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며 경기도에 주민 감사를 청구하기도 했으며 고양시는 경기도의 지방재정법 일부 위반이라는 감사 결과에 불복,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는 등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윤 실장은 “고양시가 투자심사위원들이 제시한 의견에 대한 사항을 충분히 검토해서 공감과 소통을 바탕으로 추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고양시는 지난 8월 도에 청사 이전 사업 관련 투자 심사를 의뢰했으나 타당성 조사 미이행을 이유로 한 차례 반려된 바 있다. 고양시는 이후 타당성 조사를 거쳐 지난 10월 도에 두번째 투자 심사를 의뢰했고 도는 지난 23일 심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