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1인 가구 절반 이상 ‘생활고’… “소액결제로 생필품 사요”

“월급은 월세와 대출금으로 통장을 스치듯 빠져 나가니, 높은 이자의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 인천 부평구에 사는 이해린씨(23)는 달마다 빠져나가는 월세와 공과금 등으로 빠듯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씨는 60여만원의 월세와 공과금 등  고정 지출만 150만원이다. 월급이 200만원인 이씨에게 버겁기만 하다.  이씨는 “월급은 통장을 스쳐 공과금 등으로 빠져 나간다”고 토로했다. 이어 “통장에 잔고가 없다보니 당장 필요한 음식이나 생필품은 연 이자율 60%에 이르는 휴대전화 소액 결제로 구입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소액결제가 매월 30~40만원씩 쌓이다 보니, 휴대전화 요금 연체도 잦아진다”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혼자 생활하는 김민지씨(48)도 휴대전화 소액결제가 생활을 이어가는 주요 수단이다. 김씨는 “변변한 일자리가 없어 공장 단기 알바를 한다”며 “일감이 있을 때만 일을 하니, 생활비 충당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편의점에서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간단한 끼니를 때우고는 한다”며 “열심히 사는데도 생활 형편이 좋아지지 않아 우울하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1인 가구들이 낮은 임금으로 인해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등 생활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5일 인천시가 통계청·SK텔레콤㈜의 데이터를 결합해 1인 가구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한 결과, 인천 1인 가구 중 53.6%의 연 소득이 3천만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1년 동안 3회 이상 소액결제를 이용한 1인 가구의 비율은 22.5%로 2인 가구 17%와 3인 가구 20.3%, 4인 가구18.8% 보다 높다. 1인가구의 연령별 소액결제 비율은 30대가 40.9%로 가장 높고, 40대 35.1%, 20대 33.6% 순이다. 시는 소액결제를 사용하는 1인 가구는 휴대전화 요금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낮은 임금-휴대전화 소액결제 의존-휴대전화 요금 연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인 가구의 24%가 1년에 1회 이상 휴대전화 요금을 연체하고 있다. 또 이들 중  10.6%는 1년에 3회 이상 휴대전화 요금이 밀렸다. 이는 2~4인 가구의 연체 비율인 7%보다 높은 수치다.   전용호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액결제·통신비 미납 등은 이들의 생활고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1인 가구의 빈곤은 외로움, 극단적 선택 증가 등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인천시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1인 가구 맞춤형 경제·복지 정책 지원을 통해 이들의 생활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인천지역 20~30대 1인 가구, 금융·레저·생활 관심↑

인천지역 1인 가구들은 금융과 레저, 생활 등의 순으로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인천시가 통계청·SK텔레콤㈜의 데이터를 결합해 1인 가구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한 결과, 1인 가구들은 휴대전화로 금융·레저·생활 분야 등의 콘텐츠를 많이 이용한다. 이들은 금융 분야에서 107.9%로 가장 높은 콘텐츠 이용률을 보였다. 이어 레저 107.4%, 생활 104.2%, 엔터 102.4%, 쇼핑 101.3% 순이다. 기준치인 100%보다 높을수록 1~5인 가구의 평균보다 이용 빈도가 많은 것이다.  반면 3~5인 가구가 많이 이용하는 교육 분야의 1인 가구 이용률은 63.6%를 보였다. 특히 20~30대 1인 가구는 금융에 관심이 많았다. 이는 이들이 예·적금 등 사회초년생으로서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연령별로는 30대의 금융 콘텐츠 이용률이 186.8%로 가장 높았다. 20대와 40대도 162.9%와 140.4%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50~60대의 금융 관련 이용률은 100% 이하에 그쳤다. 이어 1인 가구들은 캠핑과 여가생활 등 레저 분야에서도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이들은 3~5인 가구에 비해 자유시간이 많아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령별 레저 관련 콘텐츠 이용률은 30대 177.5%,40대 152.2%,20대 136.5%, 50대 103.1%  순이다.  이 밖에도 20~30대 1인 가구의 생활정보 관련 이용률이 각각 153.3%, 171.3%로 연령 중에 가장 높았다. 이어 40대 134%, 50대 89.9%  등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이번 분석을 통해 1인 가구 중에도 소득과 여가 등에서 큰 차이가 있는 점과, 이들의 생활고 등을 파악했다”고 했다. 이어 “1인 가구 연령층과 관심 분야 등을 결합해 다양하고 차별화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보기만 해도 ‘덜덜’… 오토바이 무법질주 ‘아찔’ [현장, 그곳&]

“오토바이를 보기만 해도 불안해 죽겠어요. 무법자도 아니고, 왜 저렇게 난폭운전을 하는 걸까요?” 15일 오전 11시께 수원특례시 영통구 신동의 한 편도 4차선 도로. 오토바이 3대가 보란 듯이 정지 신호를 받아 대기 중인 차량들을 비집고 새치기하는 것도 모자라 이내 정지선을 넘어 횡단보도까지 점령했다. 특히 보행자 신호에 맞춰 도로를 횡단하는 시민 10여명의 따가운 눈초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뻔뻔한 모습도 보였다. 비슷한 시각 화성시 반월동의 한 편도 5차선 도로 사정도 마찬가지. 오토바이 6대가 일제히 달리는 차량들 사이사이를 아찔하게 가로지르는 등 곡예운전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었다. 이 중 한 운전자는 헬멧 등 보호 장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우회전 신호를 어기는 등 난폭운전을 이어가다 보행자를 칠 뻔도 했다. 한모씨(27·수원)는 “왜 저렇게까지 위험하게 운전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본인들 편의와 이익을 위해서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까지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 전했다. 최근 3년 경기도내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단속건수가 평균 6만건이 넘는 등 안전의식이 여전히 결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덩달아 이륜차 교통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시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처벌 강화는 물론, 후면 번호판 단속 등 대책을 서둘러 확산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경기남·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 평균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 단속건수는 6만건 이상이다. 지난 2020년 6만1천996건에서 2021년 7만2천397건으로 1만건 이상 급증했다가, 지난해 5만7천51건으로 감소했다. 이륜차 교통사고 발생건수 역시 비슷한 양상을 띤다. 2020년 4천778건, 2021년 5천129건, 2022년 4천354건 등이다.지난해 들어 이륜차 단속·사고건수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일상에선 이를 체감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솜방망이 처벌’과 ‘미완성 대안’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도로교통법은 이륜차 신호 위반 시 벌금 등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으나 같은 법 ‘범칙행위의 처리에 관한 특례’에 따라 부과된 범칙금을 내면 이를 면제하고 있다. 또 이륜차 불법 근절 대안 중 하나인 후면 번호판 과속·신호 단속 카메라는 도내에 10대 뿐으로, 전체 단속 카메라(4천456대)의 0.2% 수준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이륜차 불법 단속 시 계도 혹은 과태료 부과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인 데다 후면 번호판 단속 카메라 설치율도 현저히 낮은 실정”이라며 “불법이 여전한 만큼 이제라도 처벌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경기만평] 검찰 출석 능력평가... D-1

[사설] ‘재난사태 선포권’ 시도 이양, 실용적 대응·관리 필요하다

지난 3월28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05차 중앙안전관리위원회에서 국가 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중대 재해감축 로드맵이 발표됐다. 주요 내용은 국가재난 안전관리 시스템을 현장에서 작동하는 재난 안전관리체계로 전환하고, 시·도지사에게 ‘재난사태 선포권’을 부여한다는게 골자다. 지역·현장의 재난관리 권한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다. 17개 광역지자체에 재난사태 선포권을 넘겨 준다는 얘기는 처음이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2015년 업무계획에 재난사태 선포권의 지자체 이양을 명시한 데 이어 지난해 이태원 압사 참사를 계기로 올해 4월 이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시·도에 재난사태 선포권 이양은 지지부진하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명시된 ‘재난사태 선포권’은 재난경보 발령, 인력 장비 및 물자 동원, 대피명령, 공무원 비상소집, 이동자제 권고 등의 권한을 의미한다. 현재 행안부 장관이 권한을 갖고 있다. 재난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전례없는 재난과 마주하며 살고 있다. 최근 550㎜가 넘는 극한 호우로 댐 범람, 둑 붕괴, 산사태, 지하차도 침수 등으로 다수의 사망·실종자와 이재민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서울과 포항의 침수, 이태원 압사 사고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재난이 있었다. 앞으로 또 어떤 극한 재난이 닥칠지 모른다. 각종 재난의 신속한 대처를 위해 시·도에 재난사태 선포권이 이양돼야 한다. 지금의 국가주도 재난 대응체제로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처가 어렵다. 일례로 한 시·군에서 재난이 발생할 경우 현재는 협조 차원에서 인근 시·군의 공무원 및 물자 지원 등이 이뤄진다. 하지만 시·도지사가 재난사태 선포권을 갖게 되면 협조 차원을 넘어 지시에 따른 신속한 지원을 할 수 있다. 행안부는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재난안전법 개정안을 통해 광역지자체 이양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1년째 국회에서 표류 상태다. 국회 행정안전위는 ‘시·도지사가 시·도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행안부 장관에게 보고하는 등 절차가 이원화됐다’는 검토 보고서를 냈다. 재난 현장의 기관 상황 보고 대상은 많으면 안 된다. 골든타임 대응·복구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행안부는 재난 선포권을 광역지자체에 이양하려면 우려되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재난 사태는 초동 대응이 중요하므로 지자체가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 시·도 이양은 지방분권 차원에서 옳은 방안이지만 재난 대응에 대한 판단 능력을 높이는 등 전문성과 인프라 구축이 뒷받침돼야 한다.

[사설] 中 유커 온다, 인천·경기 준비됐나

12일 낮,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 대합실이 왁자지껄했다. 중국을 출발한 국제여객선을 타고 온 중국인 118명이다. 84명은 중국인 유커(游客·관광객), 나머지는 따이궁(代工·보따리상)이다. 중국 카페리 입항이 사라진 것은 지난 2020년 1월이다. 3년7개월 만의 입항이다. 같은 날 비슷한 장면이 보여진 곳이 또 있다.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이다. 다이궁 48명이 웨이하이에서 출발한 카페리를 타고 들어왔다. 화물만 오가던 평택항에 중국인이 왔다. 중국 관광객·보따리상의 입국은 즉각적이다. 한한령을 해제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왔다. 중국내 한류 금지령은 2017년 3월이다. 우리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에 대한 보복이었다. 관광의 큰 줄기는 그때 막혔고, 코로나 때 완전히 끊겼다. ‘사드 규제’로 보면 6년여, ‘코로나 규제’로 보면 3년여다. 그 폐쇄령을 중국이 전격 해제하고 첫 주말이었다. 인천에 중국 관광객이 들어왔다. 평택에 중국 보따리상들도 보였다. 역시 최대 수혜지는 제주와 서울이다. 한한령 이전 한 해 평균 300만명이 찾던 제주도다. 크루즈, 카페리 등 연결망이 곧 복구된다. ‘명동 유커’로 불리는 서울 역시 최대 수요처다. 인천과 경기도 역시 못지않게 중요한 수혜지다. 본보가 개항 이후 첫 주말을 ‘니하오 인천’이라고 표현했다. 역사문화의거리의 인천근대박물관에 중국인이 몰렸다. 단체 사진을 찍는 유커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화교중산중학교, 인천개항박물관, 인천자유공원도 북적였다. “중국 관광객이 인천 곳곳의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즐기고 있다는 게 체감된다.” 지주현 인천시소상공인연합회 사무처장이 전하는 분위기다. 인천에서의 ‘유커맞이’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이 경기도에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 평택항은 원래 유커보다는 따이궁 비중이 컸다. 그 다이궁 움직임이 분명히 나타난 것이 다행이다. 다이궁이 지역사회에 주는 경제 효과는 크다. 대중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관건은 그 외 경기도 지역이다. 대표적인 중국 관광객 수혜지로 용인특례시가 있다. 에버랜드는 여전히 중국인들이 찾는 위락시설 1위다.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할 시설이라는 특이점이 있다. 이와 연계된 용인지역 관광상품이 많다. 신속히 점검해야 할 것 같다. 수원특례시도 중국 관광객 수가 많았던 곳이다. 화성(華城), 왕갈비, 통닭거리 등이 뜨거운 명소였다. 기다리는 관광보다 찾아가는 관광이 필요한 시점이다. 짧게는 ‘코로나 3년’ 폐쇄였다. 실질적으로는 ‘사드 6년’ 폐쇄였다. 짧은 시간이 아니다. 관광 패턴이 바뀌었을 수 있다. 유커들의 움직임, 기호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어찌보면, 그래서 모든 시·군에 열린 기회다. ‘유커 확보 행정’을 겨뤄볼 새로운 출발선이다.

[의정단상]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이제는 정부가 결단해야

김포를 비롯한 경기 서부권의 교통소외 현실과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는 익히 알려져 있다. 지난 2021년 본 의원과 김포시민들이 삭발을 불사하며 행동에 나선 결과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5호선 김포 연장 노선이 추가 반영됐다. 또 사업 추진의 전제조건인 ‘지자체 협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에서 강력하게 요구해 대광위가 협의체를 구성해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지자체 간 5호선 연장 사업 노선 협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 그동안 지자체 간 대립이 커졌다. 일부 정치인들은 분열적 정쟁으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고 최근 인천시가 ‘5호선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중단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수도권 서부 주민들은 답답할 따름이다. 김포한강2신도시 건설로 인구 10만명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교통 대란이 더욱 심화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제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권한을 최대한 사용하는 것 외에는 없다. 먼저 타당성과 정책성을 갖춘 노선안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 5호선 연장 사업이 급물살을 탄 배경에 골드라인의 지옥철 상황과 김포한강2신도시 건설이 있었던 만큼 ‘김포시 교통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노선’이 최적안이 될 것이다. 또 접경지역으로서 오랫동안 많은 권리를 제한받은 채 희생당해 온 김포 북부지역 주민들의 교통 문제 해결도 충분히 고려되고 반영돼야 한다. ‘2035 김포 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김포 북부생활권은 인구가 8만6천여명에서 향후 13만명 이상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진행 중인 ‘대곶 환경재생 혁신복합단지’까지 건설되면 주거와 산업·일자리가 급증하며 교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김포 북부권을 광역교통 대책에서 배제하는 것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외면하는 것일 뿐 아니라 경기 서북부의 발전 가능성을 저해하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여당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먼저 ‘지자체 협의’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국토부가 직접 타당성과 정책성, 공익성을 확보한 노선을 결정해야 한다. 이 노선에는 그동안 접경지역이 감내해야 했던 희생과 향후 김포 북부지역의 발전 계획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택지 개발과 교통 대책의 격차로 인해 신도시 주민들이 고통을 받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예타 면제를 결단해 개통을 하루라도 앞당겨야 한다. 경기 서북부 교통 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은 광역교통망 확충을 통한 교통수요 분산뿐이다. 정부가 책임 있게 결단하는 것만이 김포시민들을 교통지옥의 불안감에서 해방시키는 방안이다.

[인천시론] 현수막 내걸렸던 자리는 시민 모두의 공간이다

사람들은 도시에 모여 산다. 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다 보니 공간을 둘러싼 다툼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공간에 대한 욕망은 무릇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좀 더 넓고 쾌적한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우린 평생 사투를 벌인다. 그렇게 공간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서로 부딪칠 수밖에 없다. 만약 그럴 때 아무런 제어장치가 없다면 상대적 약자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당할 것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할수록 양상은 폭력적으로 변해 갈 수도 있다. ‘법’은 그래서 필요하다. 법은 강자의 권력을 제한하고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사회 정의와 인류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 그런데 그런 기본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논란을 부르는 법이 있다.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다. 지난 해 12월 개정한 제8조제8호가 문제의 핵심이다. 이에 의하면 정당의 현수막은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일정한 기준을 갖춰 별도 허가 없이 15일 동안 자유로이 내걸 수 있다. 개수도 내용도 아무 제한이 없다. 알다시피 영세업자들이나 일반시민들은 돈을 내고 지정된 게시대에만 현수막을 걸 수 있다. 그게 아니면 철거를 당할 뿐 아니라 과태료까지 문다. 이를 정당에만 예외를 둬 허락한 것이다. 같은 ‘정당’ 소속이라도 현직 당원협의회 위원장이거나 국회의원이 아니면 걸 수 없는 대목도 시빗거리다. 여러모로 불평등해 보인다. 전형적인 강자를 위한 법이라 해도 딱히 할 말이 없어 보인다. 이 법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측은 현역 국회의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 이 같은 법안을 발의했고 압도적으로 가결시켰다(재석의원 227명 중 204명 찬성). 그것도 수십, 수백건의 민생법안은 뒤로 미뤄둔 채 말이다. 그런 일명 ‘현수막법’의 병폐를 지적하며 인천시가 실력 행사에 나섰다. 관련 조례를 개정해 정당 현수막을 4개 이하로 제한하고 혐오 비방의 내용을 담지 못하게 했다. 지난 7월부터 이를 위반하는 현수막을 철거하기 시작했다. 이후 시내 풍경은 한결 말끔해졌다. 시민들의 호응도 크고 언론도 호평일색이다. 권력자들에게 빼앗겼던 시민들의 ‘공간’을 되찾아 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안부는 인천시가 상위법을 위반한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조례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반해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새변)’은 옥외광고물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다. 정부가 강자 편을 들고 시민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선 형국이다. 현수막이 차지했던 자리는 시민 모두의 공간이다. 어느 하나가 독점하거나 지배할 수 없다. 사법기관의 결정은 이 같은 사실을 인정할 것인가 아닌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들의 결론에 촉각이 곤두서는 이유다. ‘부패한 사회에는 쓸데없이 많은 법이 있다.’ 21대 국회가 새겨들어야 할 석학 새뮤얼 존슨의 일갈이다.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행궁동 골목집

화가들의 전시 뒤풀이는 가장 중요한 식순이다. 전시하는 작가는 작품을 내놓고 조금은 긴장하고 있지만 관람자들은 작품만 둘러보면 곧바로 뒤풀이 집으로 향하는 게 일반적이다. 마치 결혼식장에서 축의금에 눈도장만 찍으면 식은 보지도 않고 곧바로 뷔페로 가는 것처럼 말이다. 방화수류정 아래 수원천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대안공간 전시장이 있었고 그 앞에 골목집이 있었다. 골목집은 전시 뒤풀이를 많이 했지만 전시장이 사라지자 행궁동 생태교통 거리로 이전했다. 오랜만에 들렀는데 주인은 나를 알아봤다. 이곳에서 화수공담이라는 화가와 비평가들의 담론이 있었는데 필자도 게스트로 참여해 본 터라 눈썰미 좋은 주인께서 알아보신 것이다. 화수공담이라는 프로젝트 자체가 술 한잔 놓고 그림에 대해 비평해 보자는 취지여서 이론에 약한 작가들이 비평가들 논리 앞에 술만 들이켜며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그러해도 이 프로젝트는 자신이 참여하게 된 것만으로 자존심을 세웠고 일부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초대된 작가는 벽에 그림을 걸고 스크린에 슬라이드 그림을 띄워 작품을 설명했고 뒤이어 비평가가 혹독하게 분석했다. 그때의 긴장감에 술 한잔은 똘똘 뭉쳐진 머리를 해체하기에 충분했다. 본론으로 들어가면 김치찌개는 이 집 안주 중 최고였다. 큼직한 두부전도 맛났지만 김치찌개는 닳으면 물 붓고 즉석에서 재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여러 가지 메뉴가 붙어 있고 유명 TV 프로그램에서 맛집 촬영도 한 관계로 식사 시간엔 손님이 넘친다. 이 유서 깊은 식당을 오늘은 신입생 김명숙 씨가 그렸다. 그녀의 성격만큼이나 담백한 필력이 기존 수강생들을 긴장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