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코로나지원금 ‘214억원’...손도 못 대고 사라졌다

인천시가 지난해 모든 시민에게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금으로 10만원씩 지급했지만, 이중 10%에 가까운 214억원이 쓰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시와 군·구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까지 집행한 코로나19 재난극복 및 일상회복지원금의 군·구별 정산 내역을 분석한 결과, 3천10억원 중 집행 잔액이 231억원(7.6%)인 것으로 집계했다. 시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금으로 모든 시민들에게 지원금을 줬지만, 정작 100명 중 7명 넘게 이를 쓰지 못하고 반납한 셈이다. 특히 군·구별로는 어르신 인구가 많은 지자체가 이 같이 지원금을 쓰지 못해 반납한 비율이 높았다. 옹진군은 20억6천만원 중 2억4천286만원(11.4%)을, 중구는 146억5천190만원 중 14억8천701만원(10.1%)을 시에 반납했다. 이어 강화군은 70억원 중 6억9천만원(9.8%), 연수구는 402억원 중 34억원(8.5%), 미추홀구는 415억원 중 33억원(8%)를 반납했다. 이 밖에 지자체가 시에 반납한 금액은 서구가 563억원 중 45억원(7.7%), 부평구 501억원 중 38억원(7.6%), 계양구가 297억원 중 21억원(7.1%), 동구 62억원 중 4억원(6.5%), 남동구 529억원 중 31억원(6%) 등의 순이다. 군·구는 이 같은 현상이 당초 시가 지원금을 사전에 신청해야만 지급하는 ‘신청제도’로 추진해 아예 지원금 제도를 몰라 신청하지 않은 시민이 꽤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일부 어르신들은 지원금이 인천지역사랑상품권(인천e음)으로 받다 보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잔액 확인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구의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인천e음 앱에서 지원금의 잔액을 확인하지 못해 잔액보다 큰 금액의 결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원금을 다 쓴 줄 알고 못 쓴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행정복지센터에 찾아온 어르신들에게 직접 인천e음 카드를 만들어 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을 했지만, 앱 사용까지 지원하진 못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서는 당초 ‘신청주의 복지’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지급 방식을 함께 고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시는 기초연금수급자 어르신과 현역 군인·보호 아동 등만 현금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인천e음으로 일괄 지급했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번 코로나19 지원금은 사회복지제도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인 접근성과 지속가능성 모두 해결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청을 한 사람만 받을 수 있는 신청주의 제도와 어르신들의 디지털 이용 어려움이 모두 영향을 준 셈”이라고 했다. 김대영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집행부가 ‘지원금을 줬는데, 시민들이 안 쓴 것 뿐’이라는 식이라고 하는데, 미사용의 비율이 너무 높다”며 “이는 예산 집행과 기획 단계서부터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e음으로 모두에게 줘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더 많은 비율을 현금으로 지원하는 방법 등을 검토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시 인천e음으로 지급하다보니 인천시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지원금 신청을 받았어야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앞으로 재난 관련 지원 제도를 만들 때 최대한 모든 시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가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경기도 자객공천설’ 정가 촉각

“국민의힘에서 고양갑에 원(희룡) 장관님을 ‘자객공천’ 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출마하십니까.”(정의당 심상정 고양갑 국회의원), “저는 심 의원님과 대결이라면 영광이죠.”(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당 심 의원과 원 장관 사이에 느닷없이 오간 ‘자객공천’ 질의·답변 장면이다.  이날 해프닝은 웃으면서 1회성으로 끝났지만 원 장관의 출마설은 경기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도 끊이지 않으면서 일부 장관들의 이른바 ‘경기도 자객공천’이 실제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영세 통일부 장관에 이어 다른 현역 국회의원 장관들의 여의도 복귀와 비현역 국무위원들의 행보에 대한 전망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중 원희룡 장관은 1기 신도시가 있는 고양과 성남뿐만 아니라 김포골드라인과 지하철 5호선 연장 등 현안을 안고 있는 김포, 경기도 정치 1번지인 수원 등 곳곳에서 이름이 오르내린다.  경기도 인물난을 겪고 있는 여권의 입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경기도 주요 공약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연장 신설과 광역교통망 확충, 신도시 문제 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 장관의 경기도 출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원의 경우 국회의원 5명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일 정도로 여당에서 보면 험지이지만, 중량감 있는 인물이 나와 분위기를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여당내에서 제기된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원 장관의 수원 출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면서 “험지라 하더라도 (다른 몇 사람과) 그룹을 짜고 급을 올려 수원에서부터 바람을 일으키면 경기도 총선 해볼만 하다”고 주장했다.  여권에서 가장 호감도가 높은 한동훈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해 일단 부정적이고 하태경 의원 등도 출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지만,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카드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민주당에서 한 장관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상황이다. 조응천 의원(남양주갑)은 지난달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유튜브 연장방송에 출연, 한 장관 출마설에 대해 “처음에 딱 나왔을 때 딱 보고 나간다라고 제가 말씀드렸다. 한 장관 나가실 거다”라며 “지금은 100X10, 1천% 나간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이 총선에 출마한다면 서울에 나갈 확률이 높지만 최대 승부처이면서 여당에서 인물난을 겪고 있는 경기도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농지법 위반’...이천 비에이비스타CC ‘의혹 투성이’

이천 비에이비스타CC를 운영 중인 S법인 소유 농지가 휴경지로 방치되고 있어 농지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S법인은 법인이 농지를 소유할 수 없는데도 20여년간 불법 소유하고 있어 농지법을 무색케 하고 있다. 앞서 비에이비스타CC는 자사 임원의 농지에 폐기물을 무단 투기하고 골프장 밖 산지 수백㎡를 불법 전용(경기일보 6월22일자·26일자 7면)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최대 규모인 54홀 골프장 비에이비스타CC를 운영하는 S법인은 골프장과 인접한 농지 7필지 이상을 1996년부터 소유하고 있다.  농지법상 비농업인이 농지를 소유하려면 ‘영농여건 불리농지’여야 하는데, S법인이 소유한 모가면 어농리 381 1천309㎡ 면적의 농지는 영농여건 불리농지가 아니다. 결국 해당 농지를 S법인이 소유하는 건 농지법 위반 사항이며, 농지를 처분해야 할 대상이라는 얘기다.  해당 농지 소유 자격이 없는 S법인이 농지에 대한 등기를 할 수 있었던 건 1996년 골프장 사업계획 승인 당시 이들 농지가 사업부지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2001년 골프장 사업계획을 변경하면서 해당 농지들이 사업부지에서 모두 제척돼 현재는 S법인이 농지를 소유할 자격 자체가 없다.  그럼에도 S법인은 해당 농지를 경작조차 하지 않은 채 장기간 휴경지로 방치해 뒀다. S법인의 농지법 위반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행정당국은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주민 이모씨(57)는 “어차피 골프장으로 개발될 농지니까 법인이 농지를 불법 소유하던, 농사를 안 짓고 있던 의미 없다는 식의 궤변 아니냐”며 “농지에 폐기물 무단투기까지 하고,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법인 측은 “(골프장에서) 제척된 부지(농지)와 인근 부지(농지)는 추가 골프장을 증설하고자 지구단위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이천시와 국토교통부의 의견 수렴 중에 있다. 양지해 달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사업부지에서 제척된 농지를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건 농지법 위반”이라며 “농지이용 실태조사를 진행해 농사 미경작 등 농지법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이천 비에이비스타CC는 골프장 임원 소유의 농지에 폐기물을 무단투기하고 산지불법전용을 통한 골프장 불법 확장 의혹 등으로 행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경기도 택시비 오르니 부담 가중… ‘신데렐라’ 귀가 [현장, 그곳 &]

“그렇지 않아도 물가 인상으로 힘든데, 택시비까지 오르니 이제 택시를 탈 엄두도 못 내겠습니다.” 경기도내 택시요금 인상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10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한 택시 승강장. 15대의 빈 택시들이 시민들을 태우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하지만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들은 3팀 뿐이었다.  택시승강장 앞을 지나던 시민들은 빈 택시 행렬을 보고도 잠시 멈춰 고민하다 이내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현정씨(가명·38)는 “출장을 다녀와서 짐이 많아 택시를 타고 집에 가고 싶지만, 택시비가 부담돼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한다”며 “급한 경우가 아니면 택시는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 때문에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는 임수현(32·여)씨는 울며겨자먹기로 택시를 탔다고 했다. 그는 “직장이 동탄이라 집에서 대중교통을 타고 가려면 버스만 3번이나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며 “직업 특성상 일이 늦게 끝날 때가 많아 퇴근길이 벌써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인과의 모임 후 발걸음을 재촉하던 이현호씨(49)는 “오후 11시부터 할증 요금이 적용되다보니 오산에 있는 집까지 3만원 가까이 나올 것 같아 모임에서 먼저 빠져나왔다”며 “앞으로 늦은 시간 약속은 최대한 잡지 말고 택시 이용 빈도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경기도내 택시 요금이 지난 1일부터 3천800원에서 4천800원으로 1천원(22.56%) 인상되면서 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심야 할증시간이 1시간 앞당겨진데다 할증요율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되면서 시민들은 택시 요금 부담으로 당분간 이용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였다.  반면 2019년 5월 이후 4년2개월만에 요금 인상을 맞이한 택시 기사들은 ‘택시 기피’ 현상이 걱정된다면서도 요금 인상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화성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임정근씨(가명·57)는 “퇴직하고 개인택시를 운행하기 시작했는데,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기름값과 차량 유지비 등 부담이 컸다”며 “기본요금 인상 초반에는 손님이 줄어들겠지만, 지금이라도 올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올해 초 서울에서 택시요금이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손님이 30% 정도 줄었는데, 경기지역 또한 이미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요금 인상으로 (손님 수)변동이 클 지는 모르겠다”며 “당장 손님이 줄어들어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택시 업계 종사자들에게 요금 인상은 필요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만평] 오버액션...

[사설] 상습 쌍욕∙협박 용인체육회장, 수사하라

용인시체육회장 사퇴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달 29일 용인시체육회종목단체협의회가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용인시체육회 오광환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 이틀 전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다. 오 회장과 함께 근무하는 체육회 직원들 목소리다. 앞서 용인시의회의 사과 촉구 성명서 채택도 있었다.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라’고 했다. 민선 체육회장이다. 이런 선출직을 향해 쏟아지고 있는 사퇴와 사과 촉구다. 놀랍게도 발단은 상습적인 욕설, 모욕, 협박이다. 전언 또는 녹취로 불거진 것만 보자. 취임식 때부터 직원들이 참담한 욕설을 들었다. 회장 본인 얼굴이 있는 현수막에 주름이 졌다는 이유였다. 축구협회 정기총회에서는 ‘예산을 없애는 시의원을 찾아가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했다. 시의회 의결에 대한 공공연한 위협으로 들릴 수 있었다. 시의회 공식 성명이 나오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잡음은 뒤에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직원 워크숍에서도 일이 터졌다. 오 회장이 가까운 곳에서 먹자고 제안했다. 체육회 임직원들이 정한 식사 장소가 약 30분 떨어져 있었다. 이동할 때부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고 한다. 도착해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고, 필설로 옮기기 민망한 욕설을 해댔고, 직원에게 달려들다가 다른 직원을 밀치기도 했다고 한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쌍욕으로 위협했다고 한다. 결국 객지에서 경찰까지 출동해야 하는 사건이 되기에 이르렀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다. 그런데 현장 일부가 담긴 동영상이 제시됐다. 보고도 믿기 어려운 모습이 거기 있었다. 직원들은 이런 공포가 일상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워크숍이 끝난 뒤 업무 복귀 뒤에도 이어졌다. ‘앞으로 더 힘들게 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 오 회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사죄한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주위의 사퇴 요구에 대해선 ‘선거로 된 상황이기 때문에’라며 거부했다. 그렇긴 하다. 표로 뽑힌 자리다. 그러나 그 표가 인권 말살 권한까지 준 것은 아니다. 쌍욕했으면 처벌받아야 한다. 끼친 손해 있으면 배상해야 한다. 직원들은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라 한다. 오 회장 입장도 있을 것이다. 불행히도 그들은 고소인과 피고소인으로 맞서게 됐다. 세상에 이런 괴이한 파행이 또 있을까. 다른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우리가 권해 볼 것은 하나다. 경찰의 신속한 수사다. 빠른 유·무혐의 결정 또는 기소·불기소뿐이다. 그래야 시민 망신이 덜할 것 같다.

[사설] 軍 유휴지 특별법 제정해 활용방안 마련해야

경기도에는 연천군을 비롯해 포천시, 동두천시를 포함, 여러 지자체에 많은 군 유휴지가 분포돼 있다. 지난해 국방부에서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내 국방부 군 유휴지는 약 658만㎡로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며, 이는 축구장 면적으로 치면 1천개를 지을 수 있는 규모이지만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아 지역발전을 위한 부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기 북부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군 유휴지는 국방부나 군부대가 소유하고 있지만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거나, 앞으로 사용할 계획이 없는 방치된 부지를 말하고 있다. 이들 부지는 대부분 군부대가 이전했거나 훈련장 및 사격장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군 유휴지가 많이 생긴 이유는 군 병력이 축소되고, 무기 체계도 바뀌어 군부대가 통합 또는 폐지된 경우 등이다. 또한 훈련이나 사격훈련이 축소돼 훈련장이나 사격장이 줄어들어 유휴지가 된 것도 있다. 현재 국회에는 군 유휴지 관련 법안이 2개 제출돼 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2020년 11월 ‘군 유휴지 및 군 유휴지 주변지역 발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군 유휴지 특별법)을,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2022년 11월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이다. 이들 법안은 지자체가 군 유휴지 등에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국가가 토지 매입비용을 보조하고, 또한 토지대금의 장기분할 상환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밖에도 유휴지 부지에 회사나 공장 등도 설립, 이전하면 세제상 지원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들 법안은 지역발전을 위해 지자체가 군 유휴지를 활용하기 위한 법안임에도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국회에 계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의회는 윤종영 의원이 지난 3월29일 도의회 북부분원에서 ‘경기도 미활용 군용지 공공 활용을 위한 입법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또한 지난 6월28일 ‘경기도 군 유휴지 및 군 유휴지 주변 지역 활용과 지원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윤 의원이 추진, 도의회 본회의 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그러나 이 조례는 국회에서 군 유휴지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재정 등 여러 가지 여건상 제약이 많아 사업 계획 수립이 쉽지 않다. 우선 시급한 것은 군 유휴지 실태 파악이다. 국회에 보고된 것보다 유휴지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바, 이는 국방부에서 군사시설에 대한 어떤 정보를 공개하거나 제공에 대해서 꺼리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해당 지자체는 군 유휴지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 또한 김동연 경기지사는 군 유휴지 활용을 공약에서 약속했으니, 가칭 ‘군 유휴지대책TF팀’을 구성, 경기 북부지역 발전에 동력을 제공하기 바란다.

[이슈&경제] 중국은 잃어버린 20년이 올 것인가?

중국이 코로나 이후 리오프닝을 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중국이 코로나19 시기 소비를 못했기 때문에 보복소비가 클 것이라고 봤지만 그렇지 못했다. 중국의 소비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계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 만다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중국은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아 금리 인하를 하며 소비심리를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중국이 이렇게 금리 인하를 하는 이유는 중국의 생산자 물가지수인 PPI가 8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중국은 소비심리가 빠르게 살아나지 못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중국이 디플레이션까지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감한 경기부양을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좀 더 살펴보면 중국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만약 디플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면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에 빠지기 전에 제로 금리로 낮춰서라도 소비심리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만약 풀린 돈이 또다시 부동산으로 들어가 버블을 일으키면 일본처럼 부동산 버블로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은 돈을 과감하게 풀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부채를 줄일 수도 없는 딜레마 상황이다.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끼고 빠지는 과정을 살펴보자. 중국은 기업부채가 300%에 달한다. 이유는 2008년 금융위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미국이 금융위기에 빠지자 미국으로 수출을 할 수 없었던 중국이 내수로 경기부양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도로, 교량, 항만, 공항, 철도뿐만 아니라 주택 건설까지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추진했다. 이렇게 무리하면서까지 경기부양을 한 이유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속적으로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 늘어난 기업 부채와 지방 부채는 중국의 위험 요소가 됐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오히려 중국은 부동산 거품 빼기에 나선다. 미국이 일본의 버블을 터뜨려 일본을 몰락시켰던 것처럼 미국이 중국을 같은 방식으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에 적용할 무기는 바로 ‘바젤3’다. 바젤3의 도입은 부실덩어리인 중국 은행을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 바젤3의 핵심은 은행의 건전성 강화다. 그래서 중국이 헝다 같은 부동산 기업들을 파산시키면서까지 부동산 가격을 잡은 것이다. 즉, 미국이 중국 은행을 공격하기 전에 알아서 중국 자신이 중국 부동산의 거품을 빼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중국이 모르는 것이 있는 듯하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에 빠져 디플레이션에 허우적거리는 것은 미국이 플라자 합의로 일본의 부동산 버블을 만들고 그것을 터뜨렸기 때문이 아니다. 일본의 부동산 불패 신화가 꺾이면서 부동산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이후에 부동산과 같은 위험자산에 아무도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일본이 디플레이션에 빠졌을 때 일본 정부가 실수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디플레이션이라 생각하면 과감하게 제로 금리까지 떨어뜨리고 양적완화를 했다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버냉키의 말처럼 중국의 런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 금리로 떨어뜨리고 양적완화를 할 수 있을까? 방법이 없다. 1900년대 제국주의 시절에도 제국은 식민지를 무력으로 다스리지 않았다. 은행 시스템으로 식민지를 불황에 빠뜨리고 파산시키며 길들였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이다. 엄청난 돈을 찍어내도 미국의 신용등급은 깎이지 않는다. 그러나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는 미국처럼 돈을 찍어내면 베네수엘라처럼 파산하게 될 것이다.

[경제프리즘] ‘알타시아’를 출구로 삼자

중국 경제가 불안하다. 소비·생산·부동산 등 경기지표가 기대치를 밑돌고, 청년실업률은 20%를 넘는 수준이다. 게다가 ‘메가캡 8’(세계경제와 글로벌 증시를 주도하는 8개 기업 :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이 중국에서 이탈하고 있다.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중국을 떠나는 이유는 중국 근로자의 임금이 10년간 두 배가량 높아졌고 중국 정부의 규제와 정책, 미국과 중국의 경제·정치적 갈등 때문으로 보인다. 탈(脫)중국에 나선 외국 기업이 가는 방향은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기업을 중심으로 본국으로 복귀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이고, 다른 하나는 아시아지역에서 대체 투자지를 찾는 ‘알타시아(Altasia·Alternative[대체]+asia[아시아] Supply Chain[공급망])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흐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들 기업이 중국에 인접한 아시아 국가들로 이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의 베트남 휴대전화 공장과 인도의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공장, 삼성디스플레이의 인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공장, LG전자의 가전제품 생산 라인,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생산공장이 있다. 해외의 경우는 지난 4월 미국의 애플이 맥북 생산시설을 태국과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맥북 생산시설은 중국에만 있었는데 베트남에서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이 맥북 생산라인을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 반도체회사인 인텔은 기존 베트남 공장에 1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미국의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필리핀 R&D연구센터에 2억달러 투자, 퀄컴은 2020년에 베트남에 R&D를 설립하는 등 아세안 지역은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후공정을 거의 전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알타시아는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개별 국가로는 중국을 대신할 수 없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한국·일본·대만·인도의 기술력,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의 자연 자원, 싱가포르·홍콩의 금융과 물류 서비스, 방글라데시·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의 인건비 등은 중국을 대체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알타시아 기류에 중국 정부는 정책금리 인하 등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으나 여러 장애 요인이 있어 구조적인 해결책을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우리나라 기업은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줄이기) 차원에서 리쇼어링과 알타시아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같은 고기술·자본집약적인 국가와 저임금의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가 협력해 제품을 조립하거나 생산하는 시스템이 구축되면 알타시아는 우리에게 ‘포스트 차이나’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아침을 열면서] 다시 오른 대관령에서

학기 중 도시에서 살다가 방학을 맞아 다시 대관령으로 가느라 가방 몇 개 주섬주섬 쌌다. 사는 게 그렇듯 짐 싸는 것도 꼭 남거나 모자라는데 대체로 둘 다다. 어느 건 모자라고, 어느 건 남는다. 특히 책이 남는 편인데 갈 때는 읽고 싶은 책과 읽어야 할 책들을 읽을 요량으로 이 책 저 책 욕심껏 넣지만 막상 가서 다 읽은 적은 거의 없다. 매번 그러지만 이번에도 아마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또 덜어내기보다 추가하는 손이다. 다시 오른 대관령, 바야흐로 푸름의 제국 전성기다. 하늘 아래 푸르지 않은 구석 찾아보기 힘들고, 푸름의 기상도 더할 바 없어 보인다. 시골 사람들 말이, 나무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3년은 걸린단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듯 도시와 대관령을 오가는 생활이 1년6개월째, 아직 나무 제대로 볼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나무를 구분하기 쉽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다 이렇게 잎사귀 피고 열매가 맺히면 아, 이게 대추나무요 저게 밤나무구나 한다. 아직 열매가 제 모양 갖추지 않은 상태지만 그래도 구분할 정도는 된다. 무엇보다 울창한 전나무 숲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많은 문제가 자명하고 단순해진다. 하지 않아야 할 일과 해야 할 일에 관한 판단은 이곳 대관령에 있을 때 훨씬 자명해진다. 앞으로 전진만 할 줄 알던 지난날 과부하로 건강을 해치고 지친 육신을 여기 대관령에 의탁했다. 대관령은 책 보는 것도 좋지만 산을 더 공부하란다. 그래서 이렇게 걸음걸음 옮기며 온갖 나무며 풀과 이야기를 나눈다. ‘힘들다, 힘들다’하면서도 지금은 쉴 때가 아니라며 채찍질하던 나더러 이대로도 충분하다며 마음 편하게 쉬란다. 다 생각하고 받아들이기 나름이라고. 초록 짙은 너른 벌판을 달리던 어린 시절을 돌아보라고. 지금 따져보면 부족한 것 투성이인 시골 생활이었지만 그 당시 부족한 게 있었냐고. 거꾸로 지금은 부족한 것 없는 생활이면서도 늘 모자라 하지 않느냐고. 대관령 생활하면서 또 다른 경험을 했다. 같은 쇼팽인데 깊은 밤에 들을 때와 햇살 맑은 아침에 들을 때가 아주 다르다. 밤에는 피아노 한 음 한 음에 매달리며 쇼팽은 어떤 마음으로 이런 곡을 썼을까? 하고 어떤 슬픔과 막막함으로 헤아리곤 한다. 그런데 아침에 들리는 쇼팽은 평화롭기만 하다. 지난밤 짙은 농도의 우수는 사라지고, 아침 햇살에 빛나는 맑은 이슬 구르는 소리만 들려온다. 음악조차 그럴진대 세상일 그렇지 않은 게 뭐가 있을까? 지금 눈에 불안해 보이는 것도 때가 바뀌면 불안의 기색은 다 사그라지고 말리라. 지금 무겁게 들리는 소리도 때가 되면 가벼워지리라. 마음 가라앉자 가방 풀어 가져온 책들을 정리한다. 오늘만큼은 읽어야 할 논문들 잠시 미루고 꼭 읽고 싶었던 책과 함께 쇼팽의 선율로 대관령의 새벽을 맞이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