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수는 꼼수였다.” 2019년 11월, 국수 이세돌이 은퇴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천상의 맛을 내는 기적의 사과가 있다. 주인공은 숲에 사과나무를 심었다. 10여년간 사과는 열리지 않았다. 초읽기에 몰린 그는 죽기 위해 산에 올랐다가 튼실한 도토리를 보고 깨달았다. 관리하지 않고 야생과 싸우게 했다. 몇 년 후 나무는 사과를 냈다. 기적의 사과다. 이세돌의 은퇴 인터뷰가 있기 3년 전인 2016년 3월, 인간과 인공지능(AI) 바둑기사 알파고와의 세기의 대국이 있었다. 다섯 판을 싸워 네 판을 지고 한 판을 인간이 이겼다. 나는 AI가 네 판을 이긴 이유보다 한 판을 진 이유가 궁금했다. 인간의 모든 기보를 딥러닝한 AI를 상대했기 때문이다. 꼼수였다. 듣보잡 꼼수에 AI가 버퍼링을 했다. 블랙홀과 빅뱅의 양수겸장, ‘AI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다. 인간의 전장보다 더 치열하게 전개된다. 미래에 대한 우려도 비등한다. AI의 대부로 알려진 제프리 힌턴은 “AI가 두렵다”고 했다. 긍정과 부정의 성찰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AI 전국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AI를 이긴 이세돌의 꼼수와 생사를 도치시킨 기적의 사과를 가져온 이유다. 이세돌의 꼼수는 변수의 변종이다. 2023년, AI 바둑기사의 아킬레스는 선명해졌다. 번번이 인간의 꼼수에 버퍼링한다. 꼼수는 인간의 최종 병기다. 그것을 인간 세상에서 ‘신의 한 수’라 불렀다. 인류사의 중대한 변곡점에는 변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변수는 변증해 상수가 된다. 상수의 어미인 변수는 다름이다. 다름은 예술이 되고 일상이 돼 문화가 되고 문명이 되듯이 인류사의 기념비적 변수 AI는 거대한 문명으로 간다. 천상의 맛은 야생에서 나왔다. 야생이 사과나무에 잠자고 있던 본성을 깨웠다. 그 맛이 인간의 본성에 잠자고 있던 미감을 깨웠다. 초읽기가 인간의 본성에 있던 ‘신의 한 수’를 깨웠다. AI도, 꼼수도, 천상의 맛도, 자연과 인간의 본성에 있던 것들이다. 이는 빅뱅 이전에도 무언가 있어 우주가 창조된 것과 같은 이치다. AI는 빼어난 인간의 자식이다. 버퍼링을 당했던 꼼수도 단박에 상수로 만들고, 같은 수에 두 번 당하지 않는다. 인간은 상수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계속 꼼수를 생산한다. 2인 삼각 경기가 시작됐다. 합이 맞지 않으면 둘 다 쓰러진다. 인간도, AI도 알고 있다. 인간 본성에 잠자고 있는 포스트 AI를 깨울 때다. 그럼에도 AI의 썰(說)을 받아쓰기만 할 때 창조는 고사되고, AI의 노리개로 전락할 것이다. “문명이 모든 것을 가져갔다.” 2007년 10월, 뉴욕에서 만났던 마지막 남은 인디언 영적 리더의 통곡처럼 보호구역에서 이방인들이 제공한 먹거리에 취해 영혼을 상실한 인디언들의 아류, 아Q가 될 것이다. 1827년 무렵 셔터를 누르는 순간 사건을 재현하는 사진술이 발명됐을 때 “회화는 죽었다”고 했다. 회화는 죽지 않았다. 오히려 사진으로 회화의 정체는 더 돈독해졌다. 1970년, 컬러TV 가 시판되기 시작할 무렵 “영화는 죽었다”고 했다. 영화의 미장센은 더 스펙터클해졌다. 지금, 상상을 초월한 디지털 해상력은 수억광년 우주를 장엄하게 재현한다. 불과 1년 전, 시빗거리였던 AI 그림은 해일처럼 볼거리를 생산하며 현대미술의 메카 뉴욕에서 ‘AI 아트(ART)’로 자리했다. 다름으로 차이는 분명해졌다. 그 다름의 총합이 AI다. 역설적으로 AI의 넘사벽은 불완전한, 그러나 창조적 존재, 인간이다. ‘AI 천하지대본’의 시대, 인간의 존재 이유는 절대한다.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수많은 눈꺼풀 아래 누구의 잠도 아니라는 기쁨이여!”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생전에 자신의 묘비명을 이렇게 썼다. 타오르는 장미는 벌써 봄을 전송한다. 이즈음 나는 어반스케치 수강생들과 향교로를 걸으며 카페 시인과 농부까지 산책을 한다. 그냥 눈산책이고 종점 시농에서 스케치를 하는 나들이 코스다. 오랜만에 수강생들과 오복서점에 들렀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조각가 류인전을 보러 갔던 인사동의 모란미술관처럼 긴장감이 있다. 그런데 계단 벽에 ‘5월31일 오복서점은 문을 닫습니다’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자주 이용하는 건 아니지만 어떤 내적 쉼터를 잃은 것 같은 허전함이 몰려왔다. 1990년 문을 열었다니 33년째다. 행궁 앞 여민각 건너편에서 시작했는데 광장 조성으로 수용되자 19년 전 지금의 장소로 옮겨온 것이라고 안정철 사장님은 지그시 얘기한다. 아날로그적 책의 유산이 한 시대를 마감하는 느낌이다. 나는 이곳에서 희귀한 시집들을 발견하고 흐뭇한 적이 많았다. 오늘 획득한 누렇게 무르익은 시집 두 권은 이 서점의 마지막 유물이 될 것 같다. 1988년판 김남주의 ‘나의 칼 나의 피’, 고정희의 ‘이 시대의 아벨’ 1984년판이다. 아, 나의 소박한 황금빛 이삭줍기는 봄날의 꿈처럼 지나가는구나.
동양하루살이. 해마다 이맘때면 남한강 주변으로 날아오는 불청객이다. 올해는 때 이른 이상 고온으로 벌써부터 난리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도 목격됐다. 땅거미가 내려앉으면 불빛이 있는 곳을 무차별 습격한다. 파리채 같은 도구로 때리면 분비물도 나온다. 비위가 여간 상하는 게 아니다. 필자가 몇년 전 확인했던 녀석들의 폐해다. 밖에 주차한 차량들마다 하얗게 덕지덕지 붙는다. 어지간해선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 점포 쇼윈도도 마찬가지다. 하루살이라고 꼭 하루만 사는 건 아니다. 보통 1년 또는 그 이상 생존한다. ‘하루’라는 접두어가 나타내는 시간은 성충이 된 뒤의 수명이다. 암컷은 짝짓기 후 알 2천~3천개를 낳은 뒤 죽는다. 이런 가운데 동양하루살이의 번식은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거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굳이 분류하면 해충이 아니라 익충이라는 논리다. 생태계에든, 인체에든 해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사람을 물지 않고 전염병도 옮기지 않고, 2급수 이상 물에서 서식해 수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주장도 제시된다. 유충과 성체 모두 물고기와 새의 먹이여서 수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곤충이라는 의견도 곁들여진다. 수도권에 처음 나타난 건 2006년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였다. 2013년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도 모습을 드러내 한동안 ‘압구정벌레’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최근에는 주로 남양주와 양평 등 남한강 주변에서 출몰한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여름이면 이 녀석들로 골머리를 앓는다. 징그럽고 혐오스러워서다. 해충인지 익충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보기에 소름 끼친다는 점도 분명 피해다. 남양주시는 내년까지 매년 15%씩 줄인다는 목표까지 설정하고 방제사업에 나서고 있다. 양평군도 비슷한 플랜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자체의 묘안 수립이 시급하다.
쥐띠 丙子 36년생 컨디션 불리 심신피로 금전문제 복잡 흉(凶) 戊子 48년생 재물지출 가정불화 출행여행 마음이 산란 庚子 60년생 모임갖고 과음과식 직장사업 문제 불리 壬子 72년생 친구 형제로 재물지출 연인과 이별수 조심 甲子 84년생 부모걱정 변화변동 차량 문서고민 말조심 소띠 丁丑 37년생 명예상승 자손경사 문서시험 구재성사 길(吉) 己丑 49년생 재물투자 이득 상사의 후원 부부화합 길(吉) 辛丑 61년생 경쟁관계 발생 사회활동해야 일이 성사 癸丑 73년생 시험 문서 차량 구직 가정화목 만사 길(吉) 乙丑 85년생 일진왕성 능력발휘 시험합격 직업해결 길(吉)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투자재물 이득 문서계약 차량 이사 원만 길(吉) 庚寅 50년생 모임초대 외식하고 데이트 매사무난 만사 길(吉) 壬寅 62년생 모임성공 가족외식 여행하고 데이트 모임 甲寅 74년생 문서시험 직장해결 연인 만나고 친족모임 丙寅 86년생 분주하고 실속없고 경쟁치열 모임은 성공 토끼띠 己卯 39년생 직업안정 자손기쁨 모임초대 즐거운날 길(吉) 辛卯 51년생 집안 및 자손 문제로 고민 재물지출 많고 癸卯 63년생 재물손실 욕심금물 가정불화 출행불길 乙卯 75년생 부모님 및 상사의 도움 선물 받고 만사 길(吉) 丁卯 87년생 일진왕성 모임성사 음주가무 즐겨 재물지출 용띠 庚辰 40년생 집안경사 직업안정 문서해결 음식대접 壬辰 52년생 투자재물 불리 모임성사 가정불화 출행불리 甲辰 64년생 문서 서류 이사 계약 차량 시험 결혼 대길(大吉) 丙辰 76년생 일진불리 사고시비 주의 음주운전 말조심 戊辰 88년생 주점출입 오락주의 즐거운 데이트 뱀띠 辛巳 41년생 직업문제 고민 재물지출 가정 및 건강조심 癸巳 53년생 투자손해 타인과 시비 여행출행 불리 乙巳 65년생 직장문서 자손 고민해결 능력인정 운수 길(吉) 丁巳 77년생 인기상승 연인 생기고 여행하고 만사해결 己巳 89년생 인기상승 즐겁고 만사해결 재수왕성 하고 말띠 壬午 42년생 친구형제 문제로 재물지출 운수는 왕성 甲午 54년생 문서 직장 원만 운수왕성 외식하고 출행 丙午 66년생 말을 삼가하고 음주운전 탈선 조심해야 戊午 78년생 돈 생기고 인정받고 구직가능 연인 데이트 庚午 90년생 직업 고민해결 음식대접 자손경사 만사 길(吉) 양띠 癸未 43년생 재물지출 많으나 가족모임 외식 출행운 乙未 55년생 문서계약 성사 투자이득 사업왕성 대길(大吉) 丁未 67년생 명예상승 혼담성사 승진행운 오고 己未 79년생 재물 생기고 칭찬받고 소식듣고 시험원만 辛未 91년생 모임성사 능력인정 직장해결 재수원만 길(吉)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원하는 소식듣고 문서 해결되나 고민발생 丙申 56년생 만사 불길하니 일찍 귀가하여 대화해야 길(吉) 戊申 68년생 구직성사 자손경사 문서해결 만사 길(吉) 庚申 80년생 친구동료 언쟁 재물지출 탈선가출 가능 壬申 92년생 친구도음 모임성사 중심인물 되고 만사 길(吉) 닭띠 乙酉 45년생 문서 및 차량 문제해결 직장사업 원만 길(吉) 丁酉 57년생 인기있고 귀인도움 능력발휘 연인화합 己酉 69년생 재수있고 횡재수 혼담원만 만사형통 길(吉) 辛酉 81년생 기분 상하고 꾸중듣고 정신불안 참아야 길(吉) 癸酉 93년생 재물손실 시기질투 가족불화 운전 술조심 개띠 丙戌 46년생 오전에 사고주의 오후는 뜻을 성취 길(吉) 戊戌 58년생 투자증권 재물이득 가족 및 연인화합 길(吉) 庚戌 70년생 만사불리 투자손해 연인불화 술 조심 壬戌 82년생 문서시험 문제원만 재수도 왕성 대체로 무난 甲戌 94년생 부모도움 시험문서 해결 음주가무 돈 지출 돼지띠 丁亥 47년생 승진가능 운수왕성 행운오고 가정화목 길(吉) 己亥 59년생 재물이득 사업왕성 문서해결 연인화합 길(吉) 辛亥 71년생 투자재수 불리 경쟁탈락 출행변동은 불리 癸亥 83년생 여행출행 분주다사 집안걱정 문서변동 乙亥 95년생 일진불리 여행출행 조심 술 조심 서일관 운명철학원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프랑스와의 1차전에서 득점을 올려 한국 대표팀의 2대1 승리에 기여한 수원 출신 이영준 선수(김천 상무)의 활약상에 격려의 글을 올렸다. 이 시장은 이날 새벽(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에스타디오 말비나스 아르헨티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1차전에서 1대0으로 앞서던 후반 18분 세트피스 상황서 헤더골을 기록한 이준영 선수가 자랑스런 ‘수원의 아들’임을 보고 받고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이영준 선수의 선전을 축하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이 시장은 이날 한국의 추가골을 기록한 이영준 선수가 수원특례시 시민구단인 수원FC에 지난 2021년 만17세의 어린 나이로 입단해 K리그1 최연소를 기록한 것과 형인 이호준이 수원 연고의 프로농구 kt 소닉붐의 선수라는 사실을 전하며 “정말 대단한 형제들이죠?”라고 칭찬했다. 또한 이 시장은 이들 자랑스런 스포츠 스타 형제의 아버지가 수원시 공직자라는 사실을 알고 직접 만나 격려한 이야기를 소개하며, 수원시 연고 프로팀 소속인 두 아들이 현재 모두 군복무 중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이어 이호준·영준 형제가 무사히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스포츠 메카’ 수원의 명성을 드높일 그 날이 벌써 기대된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 시장은 이영준 선수가 남은 U-20 월드컵에서도 선전을 이어가 16강을 넘어 우승까지 하길 바란다 면서 ‘대한민국 U-20 대표팀 파이팅! 이영준 선수 화이팅!’이라는 글을 남겼다.
“과수화상병이 발병할지 미처 몰랐는데....” 23일 오전 10시께 양평군 개군면 내리 사과와 배 과수원. 이곳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농장주(65)는 말끝을 잇지 못한 채 한숨을 내쉬었다. 베어져 매몰되는 나무의 잎은 적갈색을 띠며 말라 있었다. 양평군은 이곳에서 굴착기 4대와 인력 18명을 동원해 벌목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들은 외부인 출입금지 조치가 내려진 현장에서 역학조사도 있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나뭇잎이 변하는 건 과수화상병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오 군 농업기술과장은 “지역선 이번이 처음이다. 예찰반을 상시 운영하던 중 확인했다”고 말했다. 윤대훈 농촌기술원 담당 지도사는 “군의 예찰반·방제단 상시 운영이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앞서 개군면 내리 과수원 2곳(1.4㏊)에선 지난 22일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군은 이후 위기관리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했으며 사과 과수원 89곳, 배 과수원 70곳 등 지역 내 과수원 159곳에 대해 정밀예찰하는 등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원 등도 인접한 시·군 과수재배지역을 대상으로 예찰 강화와 예방수칙 준수, 증상 발견 시 신고 등을 당부하고 있다. 또 해당 과수원 주변 2㎞ 이내에서 추가로 확진된 과수원 2곳에 대해서도 24일 매몰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과수화상병은 2015년 안성에서 처음 발생해 평택, 안성, 양평, 이천 등 4개 시·군에서 매년 발생하고 있다. 올해 과수화상병은 25건 발생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7% 수준이다. 정부는 연 3회, 지자체는 연 3~6회 약제방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2, 3년 단위로 현장을 진단(PCR)하고 방제 시기 등에 대한 연구내용을 발표하는 등 사전 방제방안을 찾고 있다.
까치집 유응교 높다란 나무 위에 사뿐히 지어진 집 태풍이 불어와도 그대로 끄떡없네 목수도 저리 튼튼히 지을 수는 없을걸 너그러움·여유 속 튼튼해지는 관계 까치들은 왜 집을 공중에 지을까? 어렸을 적 하도 궁금해 선생님께 여쭤봤다. 그랬더니 선생님은 빙긋이 웃으시더니 이렇게 대답해 주셨다. 세상 구경을 하고 싶어서 높은 곳에다 짓는다고.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가 또 질문했다. “선생님, 까치집은 태풍에도 날아가지 않아요” 그러자 선생님은 또 이렇게 대답해 주셨다. “까치들의 조상은 원래 목수였단다.” 이 동시조를 읽으면서 어린 날의 추억을 되새겨 봤다. 맞다! 태풍이 불어와도 끄떡없는 게 까치집이다. 사람들이 지은 집은 무너질지언정 엉성해 보이는 까치집이 무너졌다는 뉴스는 들어본 적이 없다. 시인은 그 엉성해 보이는 까치집에 시선을 줬고, 이를 독자들에게 주목하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까치집이 엉성하지 않다면 태풍 같은 센 바람에 통째로 날아가 버릴 것이다. 엉성한 덕분에 바람이 빠져나갈 틈새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비쩍 마른 나뭇가지와 진흙 한 덩이로 짓는 저 까치집! 그건 그 어느 가옥보다도 튼튼한 성채가 되는 것이다. 인간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너그러움과 여유를 지녔을 때 인간관계가 원만해지는 법. 시인이 까치집을 통해 얘기하고자 한 것도 여기에 있지 싶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지난 22일은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가정위탁의 날’이었다. 흔들리는 가정, 갈 곳 잃은 아이들, 한순간에 남이 되는 가족. 전통적인 가족의 의미가 희미해진 지금, 가정의 달 5월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들여다보는 기간이다. 몸으로 낳은 자식도 연을 끊고 남남이 되는 시대가 됐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아도, 서류상 ‘동거인’으로 남아 있어도 끈끈한 가족이 된 사람들이 있다. 팔순이 넘은 윤미자씨(82·부천시 소사본동)의 곁을 지키는 건, 남편도 아니고 친구들도 아니다. 그가 가슴으로 낳은 20대 딸 A씨가 든든한 버팀목처럼 윤씨의 곁을 지킨다. 처음엔 부모가 될 생각은 없었다. 부모의 형편이 괜찮아져 다시 데려가겠다고 찾아오면 주저하지 않고 요청을 수락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친부모는 A씨를 찾으러 오지 않았다. 그렇게 윤씨 모녀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엄마와 딸이 됐다. 1988년 부천에서 놀이방을 운영하기 시작한 윤씨는 1992년부터 어린이집 원장으로 지역 내 보살핌이 간절한 아이들과의 접촉 기회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자식들은 장성해 결혼한 뒤 독립했고, 남편은 이미 곁을 떠났다. 그때마다 윤씨의 곁을 지킨 건 역설적이게도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이었다. 1995년 무렵부터는 버려지는 아이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당시 경찰은 아이들을 구청 사회복지과로 인계했고, 구청 직원들은 인근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2, 3일만 아이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대부분 거절했다. 윤씨는 차마 그 아이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A씨를 만난 건 2002년이었다. 20대 초반의 미혼모가 어린이집에 맡긴 5개월된 아기. 지금은 둘도 없는 동반자인 딸과의 만남은 그때부터다. 여전히 공문서는 A씨를 그의 친모와 가족으로 묶어 뒀다. 윤씨와 딸은 서류상으로는 그저 ‘동거인’ 관계일 뿐이다. 가정위탁은 입양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윤씨는 “입양이니 위탁이니 그런 걸 언제 다 따져서 키우겠냐. 난 그저 딸이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만 있었다”며 “내가 공식적으로 부모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그냥 내 아이라고 여기고 키웠을 뿐이고, 앞으로도 내 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런 윤씨의 마음을 딸도 알아줬기 때문일까. A씨는 아픈 곳 하나 없이 멀쩡하게 자라 성인이 됐고, 공부뿐만 아니라 각종 예체능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면모를 뽐낸 덕에 윤씨의 얼굴에서는 함박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A씨는 이제 엄마 보고 걱정하지 말라면서 내가 엄마를 지켜주겠다고 손을 꼭 잡는 의젓한 딸이다. 초등학생 때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들여다보던 노모의 눈엔 20년이 넘는 긴 세월이 응축된 눈물이 맺혀 있었다. “언젠가 딸한테 ‘나를 엄마라고 부를래? 할머니라고 부를래?’라고 물었는데, 딸이 ‘엄마라고 부르고 싶어요’라고 하더라고요. ‘네 마음이 원하는 대로 부르라’고 그냥 웃었죠. 그렇게 저는 딸을 마음으로 낳은 엄마가 됐습니다.” 윤씨는 “가족의 의미는 외부에서 정해주는 게 아니다. 가족을 이룰 당사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문제”라며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가정위탁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따스한 가족의 품이 있어야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웃어 보였다.
인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근육질의 남성이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주차 문제로 다투다 여성을 주먹과 발로 수차례 때려 중상을 입힌 혐의(폭행)로 30대 A씨를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께 남동구 논현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B씨(32)를 주먹과 발로 수차례 때려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등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B씨의 머리채를 잡고 때리는 등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그는 여성이 차를 빼달라고 하자 이 같은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현장에는 A씨의 일행으로 보이는 남성과 여성 1명이 있었지만 A씨의 범행을 말리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씨 등에 대해 자세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추후 구속 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건축물은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이자 역사를 기록하는 공간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이유다. 다만 미학과 소통을 저버린 채 그저 기능만을 강조하는 건축물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기 마련이다. 폐수종말처리장 등 폐산업시설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분명 저마다 의미는 있다. 길을 잃은 건축물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재생사업’의 필요성이다. 수원특례시 ‘고색뉴지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반전에 반전... ‘오브제’ 그 자체 권선구 산업로, 산업단지 수원델타플렉스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고색뉴지엄. 생태하천인 황구지천이 인근에 있어 전원적인 감성이 물씬 풍긴다. 외관은 네모 반듯한 형태의 건축물로, 가장자리가 커다란 철제 구조물로 둘러싸여 있다. 한쪽 측면은 유리창으로 돼 있어 카페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내부로 들어서면 작은 휴게실처럼 마련된 공간에 수원의 산업 역사를 나타내는 전시자료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과거 농업과 상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수원이 1960년대 섬유산업, 1970년대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한 뒤 2000년대부터 정보기술(IT)과 바이오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입구 오른편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다 보면 측면 유리창으로 햇빛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덕분에 지하지만 지하 같지 않은 자연스럽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느새 도착한 계단 아래 작은 공간, 아카이브홀이다. 수원과 관련된 서적이나 자료, 방문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스테디셀러를 비치해 둔 작은 서재가 마련돼 있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고색뉴지엄 고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전시홀이 나타난다. 커다란 탱크 두 개가 남아 있고, 긴 복도에는 거친 콘크리트 벽면과 배관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사용감이 없는 약품 탱크 겉면에는 고색동에 대한 이야기가 새겨져 방문자들에게 이 지역의 의미를 전한다. 복도에는 배관이 계속 이어져 있어 인더스트리얼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천장으로 난 창으로 자연채광이 가능하다. 회색 벽은 일반적인 전시공간과는 다른 특별한 느낌을 준다. 곳곳이 독특한 구조로 이뤄져 있어 공간 자체가 오브제다. 입구 왼편에 존치돼 있는 ‘협잡물 종합처리기(폐수 속 찌꺼기와 이물질을 걸러내는 기계)’는 방문객들을 과거로 회귀시킨다. ■ 비운의 건축물... 극적인 ‘부활’ 사실 고색뉴지엄의 과거는 극적이다. 당초 건축 목적으로는 단 한 번도 사용되지 못했던 비운의 건물이 예술적 공간으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원래 고색뉴지엄은 수원델타플렉스에 입주한 기업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폐수처리장이었다. 일평균 1천380t에 달하는 폐수를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원델타플렉스에 전기, 전자, IT, 바이오기술(BT) 등 첨단 기업들이 주로 입주하면서 끝내 가동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존재가 희미해진 채 10여년간 수원델타플렉스를 중심으로 한 수원의 산업 발전을 쓸쓸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운명이 교차된 건 지난 2015년부터였다. 문화체육관광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국·도비를 투입,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기능을 잃고 방치된 공간들을 살아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순간이었다. 리모델링은 기존 공간들을 존치해 역사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됐다. 폐수처리장이었던 공간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배관과 기계장치, 약품 탱크 등의 시설을 존치했다. 특히 폐수처리 시설 중 가장 큰 공간이던 공동구 연계 유량조정조와 유량분리조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던 설비들을 해체하고 기둥만 살렸다. 이후 2017년 11월 폐수처리장은 비로소 지역 이름인 ‘고색’과 새롭다는 의미의 ‘뉴(New)’,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뜻하는 ‘뮤지엄(museum)’을 합성해 만든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 “계속되는 도전... 이제는 세계가 주목” 현재 고색뉴지엄은 1층과 2층 일부를 시립어린이집으로, 1층 일부와 지하층을 복합전시문화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복합전시문화공간은 시민에게 개방됐다. 개관 기획전시 ‘Re-Bone(리본) 묶는 기술’이 시작이었다. 수원 예술인들의 대관 전시도 진행됐다. 사진, 회화, 미디어, 설치미술, 시화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가 60건 가까이 공간을 채웠다. 교육·문화행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교육행사 ‘고색데이’ 등은 수원델타플렉스와 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형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즈, 클래식, 국악, 연극, 마술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행사도 매년 개최해 주민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더불어 시립고색뉴지엄어린이집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린이의 활기찬 에너지는 이 일대 모든 사람들까지 기쁘게 하고 있다. 영국 비영리단체인 더 그린 오가니제이션이 전 세계 친환경 우수 사례를 시상하는 ‘그린월드 어워즈 2018’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 학교공간혁신 인사이트 투어 코스 중 일부로 선정돼 교육기관 관계자의 방문과 벤치마킹도 이어지고 있다. 고색뉴지엄에서 대관전시를 관람한 한 시민은 “가까운 곳에 누구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있어 좋다”며 “일반적인 전시관과 다른 콘크리트 벽과 남아 있는 기계 등 공간의 느낌이 독특해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