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전날부터 진행한 대선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를 9일 종료한다. 김문수 대선 후보 측은 해당 여론조사를 무효로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동안 대선 단일 후보로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 중 누가 더 나은지 묻는 당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당원 투표는 이날 오후 4시, 국민 여론조사는 오후 1시에 마감된다. 선호도 조사는 2·3차 후보 경선 때와 같은 방식으로 당원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한편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 후보 측은 “후보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당에서 진행하는 여론조사는 무효”라며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김 후보 측 신청을 받아들여 전국위 소집 금지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당이 의도한 후보자 교체는 어려워진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김문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대승적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11일이 넘어가는 늦은 단일화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다시 한번 김 후보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당원의 뜻에 따라 10일 이전에 단일화해달라"고 호소했다.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의 결단 여부에 따라 선거판이 달라진다"며 "이재명 세력을 막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길이 무엇인지 분명하다. 김 후보의 대승적인 결단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청과 소통을 위한 김 후보의 진정성 있는 행보가 당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론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김 후보의 단일화 참여를 재차 요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그런 의미에서 어제 김 후보와 한덕수 후보 간 단일화 회담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대선이 다가올수록 민주당은 독재의 마수를 드러내면서 내각 인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오만한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단일 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문수 대선 후보가 이날 오전 11시 의원총회에 참석한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경선 당시 김 후보는 신속한 단일화를 약속했고, 많은 당원과 국민은 그 약속을 믿고 김 후보를 지지했다"면서 "지지자의 열망에 화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무엇보다 11일 후보 등록 이전에 단일화가 완료돼야 두 분 후보 중 누가 승자가 돼도 기호 2번을 달 수 있다. 기호 2번을 달아야 당의 선거 자산과 역량을 온전하게 쓸 수 있다”면서 “김 후보의 결단 여부에 따라 선거판이 달라진다. 그리고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진다”고 했다.
제267대 교황으로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선출됐다. 가톨릭 역사상 미국 출신의 첫 교황이다. 8일 오후 6시 8분께(현지시간) 콘클라베가 진행 중인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흰색 연기가 피어올랐고 종소리가 울려 펴졌다. 133명의 추기경 선거인단의 콘클라베 이틀만이자, 네 번째 투표 만에 새 교황 선출 알렸다.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이후로는 17일 만이다.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외신과 도박사들이 꼽은 교황 후보군에는 포함됐었지만 10위권 안에 등장하지 않았다. 애초 유력 주자로 부각됐던 인물은 피에트로 파롤린(이탈리아) 추기경과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필리핀) 추기경, 마테오 주피(이탈리아) 추기경 등이다. 이중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 서열 2위인 국무원장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잇는다는 측면에서, 타글레 추기경은 첫 아시아 출신 교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후보로 관측됐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새 교황은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프레보스트 추기경으로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은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이다.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서 교황을 배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새 교황명은 '레오 14세'이다.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뜻한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새 교황명 '레오 14세'는 19세기 말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강조한 레오 13세 교황(재위 1878-1903)을 계승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레오 14세는 미국 국적이지만 20년간 페루에서 선교사로 활동했으며, 2015년 페루 시민권도 취득하고 같은 해 페루 대주교로 임명됐다. 페루 빈민가 등 변방에서 사목했던 이력 탓에 '가장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미국인 출신 교황을 금기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교황으로 선출됐다고 분석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이면서도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이어서 교회 내 개혁파와 보수파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인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오 14세는 2023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지난 2023년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교황청 주교부는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조직으로, 교황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 중 하나로 꼽힌다. 당시 레오 14세는 주교 후보자 명단을 결정하는 투표단에 여성 3명을 처음으로 포함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조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오 14세는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포르투갈어·이탈리아어·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선출 후 교황의 전통적인 복장인 진홍색 모제타(어깨 망토)를 착용한 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로 나와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라고 첫 발언을 했다. 이어 스페인어로도 같은 말을 반복지만 영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또 전 세계인에게 내리는 첫 사도적 축복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라틴어로 '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뜻) 전통에 따라 라틴어로 마무리했다. 한편, 교황 즉위 미사는 일주일 내에 이뤄질 예정이며 레오 14세 교황은 9일(현지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과 미사를 공동 집전한다. 이어 오는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의 발코니에서 첫 축복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대선 경선을 마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정에 복귀했지만 함께 캠프에 합류했던 고위직 인사들의 자리는 여전히 공석 상태다. 이에 따른 경기도 핵심 정책과 도의회와의 소통에 공백이 생기면서 ‘도정 공백 상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도청내 공석인 고위직은 행정2부지사, 경제부지사, 비서실장, 정무수석, 정책수석, 기회경기수석, 협치수석, 기획조정특보, 대변인 등이다. 이 중 경제부지사와 협치수석 등은 경기도의회와의 소통을 담당하는 주요 창구이자 예산·정책 조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음 달 경기도의회 제384회 정례회 개회를 앞두고 도의회가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강조한 상황에서 정무직의 대거 공석은 원활한 의회 소통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급 고위공무원 자리의 공백도 주목된다. 현재 도의 1급 공무원 4명 중 김성중 행정1부지사를 제외한 3명이 공석이다. 행정2부지사는 명예퇴직했고 경제부지사는 대선 과정에서 직을 비운 상태다. 여기에 최원용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도 9일 퇴직할 예정이다. 최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평택 공동선대위원장을 맡는다. 도청 내 부지사, 수석급 자리는 도지사가 임명할 수 있지만 행정안전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탓에 임명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현재 도는 행안부와 인사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캠프에 손을 보탠 고영인 경제부지사와 수석 등은 선거 후 복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대변인 자리는 상황이 다르다. 강민석 전 대변인은 임기제 공무원이기 때문에 공모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강 전 대변인은 12일부터 진행되는 공고에 지원할 계획이며 합격하면 다음 달 중 복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빈자리를 신속히 채우기 위한 절차는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민선 8기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인 경기국제공항 조성 사업이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도는 후보지 세 곳의 배후지 개발을 위해 지난 2월 용역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수원 군 공항 이전 갈등과 후보지 주민 공감대 형성 등의 논란 속에 멈춘 바 있다. 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도는 7일 ‘경기국제공항 후보지 분석 및 배후지개발 전략 수립 연구용역’ 입찰 공고를 발표했다. 이번 용역은 공항 유치를 위한 사전 타당성 검토와 함께 중장기적인 배후지 개발 구상까지 포괄하는 계획으로 총 2억4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용역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9개월이다. 용역 대상 지역은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인 ▲이천시 모가면 ▲평택시 서탄면 ▲화성시 화성호 간척지 등 세 곳이다. 도는 각 후보지의 지리·경제·사회적 여건 및 주변 환경과 토지 이용 현황, 기반시설 등을 면밀히 분석해 개발 가능성을 판단할 방침이다. 지역별 SWOT 분석을 통해 경쟁력을 비교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차별화 전략도 함께 마련된다. 배후지 개발 전략도 핵심 과제다. 도는 공항 중심의 경제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후보지별 산업군을 발굴하고 핵심산업 유치와 기업 입지 전략을 세울 예정이다. 이와 함께 토지이용계획을 포함한 개발구상(안)을 제시하고 교통 인프라 확충 방안도 담는다. 특히 광역교통망 연계와 인접 도시 접근성 향상 방안 및 물류와 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공항경제권 조성 계획도 마련된다. 사회적·경제적 파급효과 분석도 포함된다. 공항 조성에 따른 생산유발·취업창출 효과뿐 아니라 소음, 환경 훼손 등 사회적 갈등 요소에 대한 영향 평가도 진행된다. 이를 통해 주민 수용성과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향후 정책 제언까지 포함한 종합보고서가 마련될 예정이다. 주민 의견 수렴과 소통 전략도 병행된다. 도는 올해 주민설명회를 2회 열 계획이며 이 중 1차 설명회는 7월 중 개최할 계획이다. 2차 설명회는 용역 중간 결과를 포함해 올해 중 개최될 예정이며 도는 이를 바탕으로 유치 공모 절차를 거쳐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중 최종 후보지를 지정할 계획이다. 다만 공항 유치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수원 군 공항 이전 반대 여론과 주민 갈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경기국제공항이라는 이름 아래 과거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주민설명회에서 배후지 개발을 통한 지역 상생과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함께 제시해 갈등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도의 발전과 도민 편의를 위해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 임진각에 접경지역 최초로 설치된 통일로 가는 쌍둥이 ‘평화의 소녀상’ 1기의 북한 설치가 재추진되고 있다. 천주교 등 종교단체가 나서 일본군 성노예문제에 대한 민족 공통의 아픔을 공유하고 평화 통일을 앞당기자는 취지에서다. 8일 통일로 가는 평화의 소녀상 위원회(상임대표 김순현 이하 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와 천주교 등 종교단체는 임진각 자유의 다리 인근에 설치된 통일로 가는 평화의 소녀상 2기 중 1기를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당초 설치 목적대로 북한 설치를 다시 추진 중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6㎡ 규모에 높이 143㎝, 가로 360㎝, 세로 160㎝ 등의 크기로 위원회가 시민 성금 등으로 지난 2019년 4월27일 2기를 제막했다. ‘소녀야, 고향가자’ 주제의 이 쌍둥이 평화의 소녀상은 담담한 표정에 주목을 쥐고 있으며 어깨 위에는 자유와 평화의 상징인 새가 앉아 있다. 평화의 소녀상에는 평안북도 희천에서 태어나 13세 때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에 속아 중국 만주 일본군 위안소에서 고초를 겪은 고(故) 길원옥 할머니의 시가 새겨져 있다. 통일로 가는 평화의 소녀상은 설치 전부터 주목 받았다. 통상 다른 지역에선 1기뿐인 것과는 달리 2기를 설치해서다. 당초 위원회는 1기는 임진각에 남겨 두고 나머지 1기는 길원옥 할머니의 고향인 평안북도에 보내는 한편 북한이 제작한 평화의 소녀상을 그 빈 자리에 설치하도록 예정하며 추진했다. 그러나 올해로 평화의 소녀상 설치 6주년이 지났지만 북한에 1기를 보내려는 당초 취지는 이뤄지지 못했다. 그동안 위원회와 천주교 측이 추진에 나섰지만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길게 이어 지면서 실현되지 못했다. 위원회와 천주교 측은 올해 광복 80주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시기인 만큼 악화된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될 것을 기대하면서 평화의 소녀상 북한 설치를 적극 추진 중이다. 김순현 상임대표는 “임진강에 세워진 쌍둥이 소녀상은 아직 고향(평안북도)을 가지 못하고 있다”며 “고향을 생각하고 다시 동무들과 함께 할 날들을 꿈궜던 소녀(길원옥 할머니)처럼 희망과 꿈을 잊지 않고 광복 80주년 북한 설치가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9일 금요일 날씨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낮 기온이 평소보다 낮아 쌀쌀하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충청권과 남부지방,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돼 오전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역별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서해5도 10~40㎜ ▲강원도 10~50㎜ ▲충청권 10~40㎜ ▲전남남부 20~60㎜(많은 곳 80㎜ 이상) ▲광주·전남북부·전북 10~40㎜ ▲부산·울산·경남남해안 20~60㎜(많은 곳 80㎜ 이상) ▲경남내륙·대구·경북 10~40㎜ ▲울릉도·독도 5~20㎜ ▲제주도(북부 제외) 50~100㎜(산지 200㎜ 이상) ▲제주도북부 20~60㎜ 등이다. 밤 동안 남부지방(전북내륙 제외)과 제주도는 대부분 비가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충남권과 전북내륙, 수도권 등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은 내일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0~15도, 낮 최고기온은 15~20도다. 아침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지만, 낮 기온은 평년보다 2~5도가량 낮다. 수도권의 경우 아침 최저기온은 ▲수원 13도 ▲과천 13도 ▲인천 14도 ▲서울 15도 등이고, 낮 최고 기온은 ▲수원 16도 ▲과천 15도 ▲인천 16도 ▲서울 16도 등이다. 바람은 오전부터 제주도와 해안, 강원산지, 경북북동산지를 중심으로 순간풍속 70㎞/h(20m/s) 이상(산지 90㎞/h(25m/s)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 예정이다. 새벽부터는 서해남부남쪽바깥먼바다와 제주도남쪽먼바다, 오전부터 그 밖의 해상에 30~70㎞/h(9~20m/s)의 강풍이 불고, 물결이 1.5~4.0m 내외로 매우 높게 일면서 풍랑특보가 발표될 수 있다. 미세먼지는 원활한 대기 확산과 강수의 영향으로 전 권역이 '좋음' 수준을 보인다. 기상청은 "비가 내리는 지역은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도로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차량 운행 시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 및 감속 운행하는 등 안전운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단히 의미 있고 중요한 판시라고 본다. “국외 유출된 국가 핵심기술이 회수되지 않아 피해 회사와 대한민국의 피해를 가늠하기 어렵다. 이러한 범죄는 국내 기업 생존 기반을 위태롭게 하는 등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피고인은 SK하이닉스 직원이던 중국인 여성이다. SK하이닉스의 첨단 기술을 중국 화웨이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1년6월에 벌금 2천만원이 선고됐다. 항소심이 징역 5년에 벌금 3천만원으로 높였다. 수원지법 형사2-1부(고법부장 김민기 김종우 박광서)의 판결이다. 피고인은 2013년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2020년 중국법인으로 파견됐다. 국내로 복귀한 것은 2022년 6월이다. 곧바로 높은 연봉을 받고 화웨이로 이직했다. 이 과정에서 공정 문제 해결책 관련 자료를 유출해 화웨이에 넘겼다. SK가 개발한 최첨단 기술이다. 명백한 산업간첩 행위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죄가 대한민국에 미친 해악을 형량으로 부과해 중형을 내렸다. 첨단 기술 유출은 회사를 망하게 한다.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갉아먹는다. 피해가 수천억~수조원에 달하기도 한다. 산업기술보호법이 이런 위해를 반영하고 있다. 산업 기술 유출범에 징역 15년까지 선고하도록 규정해놨다. 하지만 실제 처단형의 현실은 가볍기 그지 없다. 최근 6년간 기소된 관련 사건이 117건이다. 여기서 실형이 선고된 사건은 14건이다. 전체 9.9%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으로 풀어줬다. 솜방망이 처벌에 붙이는 판시는 대체로 이렇다. ‘기술 유출로 회사가 입은 손해를 특정하기 어렵다.’ 이를테면 블록체인 보안 기술 엔지니어가 이직을 했다. 근무하던 회사의 기술을 빼돌렸다. 회사가 2년간 70억원을 들여 개발한 기술이다.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피고인에게 집행유예와 벌금 1천만원으로 끝냈다. 역시 ‘손해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수원지법 형사2-1부의 이번 판결은 이런 법원 태도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본다. 1990년대부터 산업기술 유출이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기술은 처벌할 수 없는 지적 영역’이란 의식이 팽배했다. ‘하이클래스 피고인’이라는 현실도 있었다. 이렇게 자리 잡게 된 솜방망이 처벌 관행이다. 돌이켜 보면 그때부터 엄단이 필요했다. 그 이후 기술 유출은 빈도나 내용에서 점점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한중 격차가 사라진 지금의 기술 유출은 경제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경고한다. 명백한 간첩 행위이다. 엄중한 판결이 맞다. 수원지법 형사2-1부의 형량과 취지를 존중한다.
경기도 ‘반세권’에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있다. 경기도 산업의 중심에서 체크되는 악재다. 용인시 처인구 일대가 최근 그렇다. 728만㎡ 부지, 반도체 생산 공장 6기, 발전소 3기, 소부장 협력기업 60여개 등이 들어선다.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 접근성도 다른 지역보다 우수하다. 전국 최고의 땅값 상승 지역이었다. 이랬던 처인구에서 최근 아파트 3개 단지 분양이 있었는데 그 결과가 예상 밖으로 저조하다.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단지가 지난달 청약을 진행했다. 0.38 대 1을 기록하며 미분양 1천가구를 남겼다. 같은 시기 전국에서 30개 단지가 분양했다. 미달 가구 수 기준으로 이 중에 최악이다. 같은 달 분양한 ‘힐스테이트 용인 마크밸리’ 역시 미달이다. 0.46 대 1이다. 함께 분양한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3단지는 그나마 낫다. 1.25 대 1이었다. 용인 반세권의 중심에서 동시에 나타난 미분양 현상이다. 비교치가 있다. 지난해부터 감지된 처인구 일대 아파트 미분양 징조다. ‘용인 둔전역 에피트’가 지난해 8월 분양했다. 1천9가구 모집에 1천637건이 청약했다. 1.62 대 1이었다. 미분양 흐름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반년여 만에 대규모 미분양이 현실이 됐다. 문제는 이게 반세권의 전체 현상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반도체 산단인 평택, 이천도 사정은 같다. 3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평택 5천281가구, 이천 1천610가구다. 경기도 1위와 3위다. 이천과 평택은 ‘미분양 관리 지역’으로 지정됐다. 지정 시점은 지난해 8월과 지난 3월이다. 용인도 지정 조건인 ‘한 달 미분양 1천 가구’를 넘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관리 지역 지정이 곧 있을 것 같다. 건설사들의 자금이 대거 묶일 것이 걱정이다. 이에 따른 연쇄 위기가 경기도 경제를 뒤흔들 수도 있다. 최소한의 분양 열기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기대해볼 유일 조건은 ‘실거주 전환 수요 본격화’다. 결국 반도체 클러스터의 적기 가동인데, 이게 난망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사업이 미뤄지고 있다. 반도체 간 갈등과 인허가 지연 등이 원인이다. 조기 가동은커녕 2030년 가동 목표마저 여의치 않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물론 건설사들의 과잉 공급을 묻지 않을 순 없다. 적정 물량의 6배(용인), 2~3배(이천·평택)를 쏟아낸 게 그들이다. 하지만 미분양 증가가 지역에 미칠 파장이 걱정이다. 쌓인 미분양 아파트는 언제나 지역경제를 직격했다. 반세권 미분양 사태를 보는 우리의 우려도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