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 황아현 命 : 미디어본부 웹뉴스팀 기자 ▲ 김승환 命 : 서울본부 사원 <11월28일자>
중국의 기업부채는 300%를 넘는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기업부채 비율이 300%를 넘었다. 그렇다면 중국은 이미 망했어야 했는데 왜 망하지 않을까. 지난해 헝다그룹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을 때 부채가 많은 중국 기업들은 도미노 파산할 것이라 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중국의 기업들이 도미노로 무너졌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심지어 2022년 미국의 연준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는데도 중국의 기업들의 연쇄도산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중국은 한국의 1970년대와 닮았기 때문이다. 중국 대부분의 메이저 은행들은 국유은행이다. 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이 세계 은행순위에서 1~4위까지 점유하고 있다. 한국도 1970년대 당시 은행들은 권위주의 정부에 귀속돼 있어 국유은행이나 다름없었다. 그렇다면 국유은행들은 기업이 부도 위험이 닥치면 무슨 일을 하는가. 정부는 은행들에 기업이 위기에 빠지면 만기연장, 채무 재조정, 자금 추가 지원 등으로 지원한다. 일단 은행의 자금으로 메워주고 또 부족하면 세금을 퍼주면서라도 문제를 덮어준다. 그러니 국유은행이 막아주면 기업에 위기가 와도 사회적인 위기로 전이되지 않는다. 즉, 중국 기업의 내수부채는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외화부채다. 외화부채는 중국 정부에서 함부로 나설 수 없다.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로 망한 것이 바로 외화부채 문제 때문이다. 1990년대 일본은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였다. 그런데 한국은 10%가 넘는 고금리였다. 따라서 일본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와 한국에 투자하거나 동남아시아에 고금리로 빌려주면 큰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러나 1997년 태국에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한국까지 오자 문제가 됐다. 일본에서 빌려온 자금은 단기 자금이었고 한국이 동남아시아에 빌려준 자금은 장기 대출이었다. 결국 외화 유동성이 경색됐고 종금사 등이 파산하면서 시스템 위기로 번졌다. 결국 한국은 IMF에 손을 벌리며 망하고 말았다. 그러나 중국에는 외화부채도 문제가 크지 않다. 외화 유동성이 없어 망한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상황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그리고 세계적인 외화 부족을 대하는 전략도 바뀌었다. 중국은 ‘성장 극대화’ 전략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바꾸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 한국은 성장 극대화 전략이었다. 국유은행으로 높은 부채를 일으켜 투자를 극대화하고 고용을 크게 늘려 결국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은행이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등을 지켜야 해 높은 부채로 성장할 수 없었다. 그러니 투자를 방만하게 하지 못하고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으며 고용이 둔화되고 낮은 경제성장률로 가게 됐다. 외환위기 전에는 7~8%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있었다면 지금은 2~3%의 성장을 할 뿐이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은 성장률은 높아지지 않지만 부채 비율이 낮아 국가부도의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사실 중국의 헝다를 비롯한 부동산 기업들의 파산이 2021년에 집중적으로 있었던 것도 중국이 ‘성장 극대화’ 전략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바꾸면서 부채를 축소한 영향이다. 김장섭 JD부자연구소 소장
한국 사회는 외환위기를 맞이하면서 공공 부문의 비효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정부는 신공공관리(NPM)적인 정부 개혁을 단행했다. NPM적인 개혁 중 가장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것 중 하나가 공공 부문의 민영화다. 민영화와 민간위탁의 주목적은 전문성과 무엇보다도 예산 절감일 것이다. 하지만 민영화와 민간위탁에 대한 문제점 또한 날로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사회복지시설 민간위탁에 대한 문제점으로는 지방자치 단체장이 4년에 한 번씩 바뀔 때마다 그 숫자는 늘고 있으며 이는 선거에 함께한 사람들이나 단체에 보은의 행위로 필요성에 대한 구체적 조사나 검토 및 당위성도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고용 또한 적정 인원, 필요성, 전문성, 자격에 대한 검증보다도 앞서 언급한 보은 인사 행정으로 조사되고 있다. 경기도 같은 경우 사회복지 이용시설(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영유아 시설 등)의 92%가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경기도 31개 시군 중 2개 시군을 제외하고 지방조례에서 명확한 심사기준을 규정하지 않아 심사항목별 채점 기준 심사 서류 등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문제는 민간위탁 시설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와 열악한 근무환경이다. 공공시설 민간위탁은 전문성이 전제돼야 하며 비전과 미션, 사회복지적 가치, 종사자에 대한 고용안정, 처우개선, 노동관계법 준수 등 지자체 직영체제보다 우월하다는 확증적인 결과가 담보돼야 하나 많은 지자체가 이러한 검증을 할 수 있는 기준과 세밀한 조례가 없다. 일반 산업현장은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합법을 가장한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그렇다고 하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들의 행복 추구를 위한 일을 하는 정부나 지자체가 예산 절감이라는 이유로 기본적인 근로기준법 내 보호나 보장을 하지 않는 것은 지위와 권력이 휘두르는 또 다른 기득권이다. 현재 경기도와 성남시 안산시 등은 생활임금보장조례와 노동인권조례 등을 제정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와 보상에 일조하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지자체가 더 많다. 정부나 지자체가 당연히 운영해야 하는 공공복지시설을 민간 영역에 떠맡겨 그 책임을 다하는 민간위탁 종사 노동자 공무원, 정부 또는 지방자치 출자출연기관 노동자, 민간위탁 노동자들의 기관별 업무량이나 전문성, 자격을 비교해보면 민간위탁 노동들이 얼마나 차별을 받고 있는지 상세히 알 수 있다. 정부가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 및 지자체가 양성한 비정규직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실행해야 하며 이후 산업현장과 생활현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은철 전 안산시근로자종합복지관장
소방서의 출동 벨은 365일 밤낮없이 울리지만 소방관이라면 유독 신경이 곤두서는 계절이 있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기온이 내려가는 계절, 바로 겨울이다. 따듯한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사람들은 난방용품을 꺼내기 시작하고 전기 사용이 많아지면서 화재 건수도 증가한다. 각 소방서에서는 화재 위험이 증가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매년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겨울철 화재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전국 화재 발생건수는 총 3만6천267건이며 특히 겨울철 화재발생 건수는 1만800건으로 전체 화재 발생 건 중 30%를 차지해 유독 다른 계절과 비교해 봐도 많음을 알 수 있다. 화재 장소는 공동주택 등 주거시설이 1만5건으로 28%였으며 화재 원인 중 전기 화재가 1만6천566건으로 46%를 차지했다. 통계에서 보듯이 실제로 화재는 우리의 가정생활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부주의한 전기 사용이 화재의 주원인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가정이나 직장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화재예방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전기제품 및 난방기기의 안전수칙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전열기구는 안전인증(KC마크)을 받은 제품으로 전기열선은 과열차단장치와 온도조절센서가 있는 제품을 사용하며 멀티탭은 정격용량 허용기준 내에서 사용하고 사용 후 전원은 반드시 끄고 콘센트는 뽑아 놓아야 한다. 전기장판은 접히거나 전선이 눌리지 않도록 조치하고 전기장판 위에 불이 쉽게 붙는 이불이나 라텍스 제품을 함께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전기히터는 주변 가연물을 정리하고 충분한 공간을 확보한 후 사용하고 화기 주변 가까운 곳에 소화기를 비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상생활에 필수불가결한 전기는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고, 난방용품은 겨울철 추위를 녹여주는 고마운 존재인 만큼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부터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화재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전기용품 안전수칙을 실천한다면 올겨울 시민 모두가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박기완 분당소방서장
시 쓰고 노래하던 시 창작 수료식이 인터넷에 올랐네, 기왕이면 내 얼굴도 사진 한 장 올릴 걸 연륜 지나 늦깎이로 총총이 글을 실어 논다랭이 모 심듯이 내 얼굴 주름살이 행이 되고 연이 된다 세월 먹고 늘어나는 내 삶 속에서 시어들이 고목에도 글 꽃 피운다. 이병희 시집 ‘병원’, 수필집 ‘무중생유’ ‘시인마을’ 동인.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재인충남장학재단은 26일 인천동부교육청에서 ‘2022년도 15회 재인충남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을 했다. 충남장학재단은 이날 대학생 41명에게 4천100만원(1인당 100만원),고등학생 18명에게 900만원(1인당 50만원)의 장학금을 각각 전달했다. 조정근 재인충남장학재단 이사장은 “우리 학생들이 인천은 물론 국가와 민족의 발전을 이끄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 할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에게 응원의 장학금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재단법인인 재인충남장학재단은 2007년 설립해 충남지역 출신 및 자녀 921명에게 7억2천65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박주연기자
인천지역의 공공주택(아파트) 매매가격이 공시가격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금리 폭등과 거래절벽,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는 부동산 시장의 ‘3중고’가 심화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정부 차원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수정 및 재산세 부담 완화 대책 등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27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이 5억3천600만원인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내 A아파트의 전용면적 84㎡형이 최근 5억원에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또 청라국제도시의 B아파트 86㎡형은 최근 공시가격인 4억4천700만원보다 낮은 4억2천만원에 매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여기에 원도심에서도 이 같은 역전 현상이 나오고 있다. 지역 내 원도심인 연수구 연수동의 C아파트 단지의 61㎡형은 지난달 공시가격은 1억9천300만원이지만 지난달 1억8천만원에 매매 계약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인천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덩달아 올해 공시가격도 뛰었지만, 이후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올해 인천 아파트의 공시가격 상승폭은 국내 광역시‧도 17개 중 가장 높은 29.33%를 기록했다. 올해 인천시민들은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등도 많이 냈다. 부동산 업계 등에선 앞으로 이 같은 금리 상승세에 따른 아파트 가격 하락, 또 거래가 끊기는 거래절벽 등 3중고로 인천지역 주택시장의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수구 공인중개사 A씨는 “집 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예측에 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내집 마련 실수요자들까지 거래를 꺼리고 있다”이라고 했다. 이어 “높은 가격에 집을 산 경우 떨어진 가격에 집을 내놓지 않아 현재 인천 전체가 아예 거래 절벽 수준”이라고 했다. 특히 지속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은 시민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가 4%대로 오른 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리면서 시중은행의 금리는 2자릿수를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뒤늦게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의 은행의 금리 정보 공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이 금리 변동기 속 이자 장사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탓이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은행의 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릴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공기가격 이하 거래가 더 잦아질 수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수정을 비롯해 재산세 부담 완화 대책 등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이인석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부동산학과 초빙교수는 “정부가 올해 재산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0%인 공정시장 가액 비율을 45%로 한시적으로 낮춘 것처럼, 더 많은 특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정부와 여·야 등이 최대한 빨리 공시가격 현실화율 수정 방안을 확정하고, 내년도 보유세 인하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인도 고대 성전 리그베다에 유명한 문구가 있다. ‘현자들은 하나의 진리를 다양하게 말한다.’ 이 말은 영원한 진리를 지성의 다양성을 통해 여러 가지 철학적 접근과 신앙적 접근 방법으로 다양하게 표현한다는 것이다. 인류사의 수많은 종교와 철학들은 그 근원이 하나라는 것을 리그베다에서는 위와 같이 말하고 있다. 인류는 영원한 진리에 숭고한 예배를 통해서 내 영혼을 아름답게 승화 시켜 깨달음을 얻는 명상을 했다.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면서 기도하고 살아가는 것이 정상적인 사람들의 순수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이성적인 사람이나 국가가 권력과 탐욕으로 갈등을 만들어 수많은 사람이 전쟁으로 죽거나 고통받게 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풍요의 극치를 달리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가난과 질병으로 죽어간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것인가? 이것이 인류의 공통된 화두이다. 한 달 후면 금년도 마무리되고 세상은 한해를 돌아보며 큰 역사적 사건과 사고 등을 정리하며 일 년을 마무리하면서 새해인 계묘년 토끼해를 바라보며 미래를 예측하고 설계하는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전쟁으로 죽어가는 이들을 보고 가슴 아파하고, 기후 위기로 고통받는 인류를 걱정하며, 질병과 사고로 죽음을 맞는 사람들을 걱정하며, 경제적 위기로 많은 나라 사람들이 혼란을 겪음을 보고 도와 주려고 한다. 그러나 위정자들은 자신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으로 전쟁을 중지하거나 기후 위기를 멈추게 하고 가난한 이들의 병과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더욱 세상을 구렁텅이로 빠트리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옛사람들은 밤하늘의 보름달을 바라보며 그 속에서 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의 모습을 그렸고, 달 속의 토끼처럼 영원히 평화롭고 안정된 세계에서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살고 싶은 이상세계를 꿈꾸며, 소원을 빌면서 행복한 나라를 꿈꾸어 왔던 것이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경복궁 교태전 등 궁의 뒤뜰에 토끼의 형상을 새겨 넣었는데 이것은 궁의 여인들이 아무 근심 걱정 없이 편안하게 생활하게 해달라는 염원의 표현 방법이었다. 이렇게 토끼는 우리 삶 속에 밀접하게 자리 잡은 고요와 평화와 행복의 상징이었다. 연말을 맞아 상상 속의 유토피아지만 보름달 속의 토끼를 보며 편안과 행복을 염원하고, 어려움을 이겨낸 인류의 지혜로 힘든 환경에서도 남을 위해 기도하는 여유를 갖고 살았으면 한다. 미광선일 법명사 회주
세련된 공공기관. 조금은 어색한 문구다. 관(官)이 가진 이미지가 그만큼 딱딱하고 진부하기 때문이다. 이 편견을 깨려는 곳이 있는데, 추구하는 바가 신선하다. 재미있고 트렌드에 민감한 공공기관이 되고 싶다는 포부다. 올해로 설립 21주년을 맞은 경기콘텐츠진흥원이다. 경콘진의 장(長)은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대화형 미디어(인터랙티브 미디어)로 석사를 수료하고 MIT 센서블 시티랩 연구원, TED 펠로, 구글 아트&컬처 작가, 랜덤웍스 대표로 활동한 ‘실무자’다. 한 해를 마무리해가는 시점에서 민세희 경기콘텐츠진흥원 제10대 원장(47)을 만나 올해의 성과와 내년의 목표 등을 들어봤다 Q 2022년이 저무는 시점, 경콘진은 어떤 한 해를 보냈나. A 다양한 콘텐츠로 도시와 도시민의 마음속 거리를 가까이 만들고자 한 시간이었다.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보다 세련된 공공기관을 만들자는 목표로 달렸다. 개인적으로 올해 경콘진 내부에서도 서로간의 합이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모두와 여러 가지 성과를 냈지만 특히 만족스러운 건 ‘콘텐츠 디지털전환 축제, 쿠키(Cookie)’다. 그동안 경콘진이 산업 페어 위주의 행사를 선보여 왔다면 이 축제는 콘텐츠의 장르 간 전환과 디지털 확장을 보여주기 위해 추진한 행사다.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에서 활용한 공간 맵핑 기술을 통해 실감콘텐츠를 제작한 전시·체험 축제였는데 10월28~30일 3일간 8천900명이 넘는 관람객을 모아 인상 깊었다. Q 경기도 지역이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된 사례도 있을까. A 특색 있는 지역 콘텐츠를 발굴, 경기도민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문화기술 저변을 확대하고자 한 게 있다. 연천군 재인폭포 주상절리를 배경으로 한 ‘오르: 빛 재인폭포’다. 이곳은 화산폭발로 형성된 아름다운 지형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돼 가치를 인정받은 곳이다. 처음 방문했을 때 재인폭포를 병풍으로 소리가 웅장하게 울리는 모습을 보고 “관람객이 들어오고 나가는 순간까지 여운을 남길 수 있겠다, 기억에 남을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높이 18m, 폭 30m의 대규모 미디어파사드와 사운드를 입혀 실증에 나섰는데 그게 참 예뻤다. 내년에도 꼭 다시 한 번 하고 싶다. 이처럼 경기도의 다양한 자연 경관과 문화재를 찾아 콘텐츠를 더하면 그게 ‘지역 스폿(Spot)’이 되지 않겠나. Q 취임 이후 1년여간 코로나19와 맞물려 온라인 산업도, 콘텐츠 시장도 각각 넓어졌다. 바야흐로 장르 확장의 시대인데 그 속에서 경콘진이 주력하고자 했던 점은. A 장르가 확장되기도 했지만 경계가 허물어졌다는 인식이 크다.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에서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가 콘서트(리프트 투어)를 열고,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와 패션 버버리(Burberry)가 결합해 빅브랜드를 만든 것처럼 산업이 빠르게 변하면서 각종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우리는 그 안에서 공공기관 같지 않은 공공기관, 하지만 활기를 불어넣는 콘텐츠 전문 공공기관이 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를테면 게임 콘텐츠를 세계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 해외 바이어를 초대해 수출상담회를 열기보다는 앱마켓에서 웹 퍼블리싱(Web Publishing)을 지원하는 식을 선택했다. 앞으로는 회사가 아닌 자택이어도, 세계가 아닌 로컬이어도 ‘살아남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특히 온라인이 그렇다. 경콘진은 코로나19 기간이 하나의 기회였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정체하지 않는 문화를 고민할 것이다. Q 현장 전문가로서 지역 콘텐츠를 발굴·개발할 때 어떤 점들을 중시하는지 궁금하다. A 조금 모순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경기도만의 콘텐츠’라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 한국형 스티브 잡스, 한국형 일론 머스크 등의 표현에서 ‘한국형’이라는 단어도 떼고 싶다. 우리 지역,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조금은 놓고 각자 고유의 콘텐츠로 세계 시장에 뛰어들자는 의미다. (나라와 지역처럼) 특정 생각에 매몰되면 콘텐츠는 무너지기 쉽다. 글로벌 소비 시장의 니즈가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잘난 콘텐츠의 장점을 흡수해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고 그걸 지역에 공개해 성공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지역 콘텐츠’가 발굴·개발되는 것 아닐까. 그때 그 도시와 콘텐츠가 파워를 가질 수 있으리라 본다. Q 그럼 경기도를 동·서·남·북으로 나눠보자. 특정 시·군이 아닌 4개 권역으로 가정했을 때 경기도 안에선 각각 어떤 파워가 나올 수 있을까. A 먼저 경기 북부는 내추럴(Natural)하면서도 기운이 세다. 차를 타고 남부로 내려오면 점점 산세가 낮아지는 게 보이는데 그게 정서적으로 묘한 안정감을 준다. 북부권에선 휴양, 혹은 신성하고 잔잔한 아름다움 등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반면 경기 남부는 평평한 느낌이다. 오늘도 내일 같고, 내일도 모레 같다. 일상이 안정되고 여유롭기 때문에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선보이면 인기가 좋을 것 같다. 경기 동부와 서부는 최근 고민이 많은 곳이다. 농림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동부권의 경우 요즈음 하남 스타필드 등을 중심으로 한 소비 시장 이미지가 강해지고 있고, 서울도 인천도 아닌 애매한 서부권의 경우 금속·전기장비 등 제조업의 비중이 크다. 각각 ‘라이프스타일 융복합 산업’, ‘제조+콘텐츠 특화 산업’ 등으로 키우는 데 방점을 찍고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 Q 인공지능 결합 프로젝트 등 현실과 가상을 첨단 기술로 융합하는 일을 한다. 비전이 밝은 분야지만 한편으로는 ‘뒤처짐’이 불안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 A 업무 외 개인 시간엔 개인 작업이나 공부를 한다.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밤이나 주말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제작 환경엔 인공지능이 필수적이고, 미술·음악 등의 분야에서도 거대언어 모델을 떼려야 뗄 수 없다. 우리가 성장하지 않고 기존 방식을 고수하면, 경기도 기업 등 산업계가 뒤처지게 된다. 흔히 “과거엔 데이터가 없으면 힘이 없었고 이젠 기술이 없으면 힘이 없다”고 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본다. 제일 중요한 건 하드웨어다. 이젠 데이터와 기술도 하드웨어가 만들어주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경콘진 역시 이런저런 기술 정보를 많이 알아야 하고, 하드웨어를 높여야 한다. 궁극적으로 각 창작자들의 우수 기술을 조합하는 지휘자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 비전이 밝은 만큼 앞으로도 끊임없이 배우겠다. Q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 여타 외국과 비교했을 때 객관적으로 어떤 수준인가. A 현재 우리나라의 콘텐츠 기술력은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굉장히 높다.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가 세계적으로도 좋게 여겨지는 시점이고, ‘한국 사람’이라는 점이 강한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가 되고 있다. 이전에 한국의 메리트는 ‘변방국가’라는 점에 있었다. 작은 변방국가가 콘텐츠를 내서 주목 받아 왔지만 파트너로는 인정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젠 선진국인 우리나라의 콘텐츠가 눈길을 끌면서 동시에 파트너가 된다. K-문화도 대중문화 소비에서 고급문화 소비로 방향이 바뀌고 있지 않나. 이럴 때일수록 과거 생각에 갇히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자라나는 10, 20대의 미디어 활용 능력 등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끝으로 2023년 역점 사업과 바람은. A 내년부터 여주시에서 ‘동부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운영된다. 그간 경콘진은 의정부시에서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 성남시에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부천시에서 ‘서부권역센터’를 운영해왔는데 이제 동부지역의 인재·자원·인프라 등 창업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동부 허브를 열고 거점 생태계를 조성한다. 다채로운 의식주 콘텐츠를 품은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아울러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연말을 보내시기 바라며, 내년 역시 복 많이 받으시길 희망한다. 가깝고 재미 있는 공공기관, 전문적이고 참신한 공공기관, 쌀알도 다이아몬드처럼 만드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이 되겠다. 이연우기자/사진=윤원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