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가 6월 이후 꾸준한 약진을 통해 3강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즌 내내 이어진 줄부상 속에서도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최하위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온 KT는 최근 5연패 늪에 빠져있는 3위 키움과의 격차를 0.5경기 차로 좁혔다. 최근 추세라면 이번 주 3위 도약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중심에 두 차례의 부상을 딛고 최근 복귀한 ‘천재타자’ 강백호가 있다. 그가 중심 타선으로 돌아오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개막 이전 새끼발가락 골절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했던 강백호는 지난 6월초 복귀해 타격감을 되찾았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다시 전력서 제외된 뒤 40여일 만에 복귀했다. 복귀 후 2경기서 침묵했으나, 최근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더욱이 21일 KIA전서는 첫 4번 타자로 나서 박병호의 자리를 훌륭히 메우며 팀의 대승에 기여했다. 강백호의 3경기 연속 멀티히트에 누구보다 반가운 사람은 이강철 감독이다. 그동안 주전 야수들의 잇따른 부상 악재 속에 ‘거포’ 박병호가 고군분투하며 힘들게 타선을 지탱해 왔으나, 강백호의 복귀로 박병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타선 구축에 다양한 옵션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시즌 KT 테이블세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가운데 이강철 감독이 당초 구상했던 강백호, 박병호, 앤서니 알포드의 클린업 트리오가 본 궤도에 올라 황재균, 배정대, 김민혁 등의 타선 배치가 유연해졌다. 무엇보다 강백호의 복귀로 타자들의 자신감이 함께 상승하고 있는 것이 반갑다. 강백호의 복귀와 함께 멀티 내야수인 오윤석도 돌아옴에 따라 완전체 타선 구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시즌 박경수 대신 주전 2루수로 활약하다가 허리 통증으로 7월 24일 이후 한달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했던 오윤석은 21일 KIA전서 복귀해 3타수 1안타를 쳤다. 그동안 오윤석의 자리를 박경수와 신본기가 메웠으나, 이번 시즌 81경기서 타율 0.252, 4홈런, 31타점의 쏠쏠한 활약을 펼친 그의 타선 공백을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KT는 이번 주 가을야구 불씨를 살리려는 8위 두산과의 잠실 2연전을 시작으로, 압도적 1위 SSG와 홈 경기, 무서운 후반기 상승세로 6위까지 도약한 NC와의 주말 원정 2연전을 통해 3위 도약을 노린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가 타격 페이스가 올라와 팀 타선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경쟁 팀들의 성적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만의 경기를 펼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학기자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모텔 건물을 충격한 뒤 차량을 버리고 도주한 70대 남성이 검거됐다. 수원남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혐의로 A씨를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8시께 영통구 망포동의 모텔 건물을 충격하고 차를 버리고 도주한 혐의다.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112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차적조회를 통해 확인한 얼굴 사진을 토대로 인근 일대를 순찰하던 중 용모가 비슷한 A씨를 발견, 불심검문을 통해 A씨를 체포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으로 확인됐다. 양휘모·김정규기자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하던 20대 여성이 경찰의 추격 끝에 붙잡혔다. 수원서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A씨를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오전 6시10분께 권선구 매교동의 모텔 에어컨 실외기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용의 차량 이동 경로를 예상하고 해당 장소에서 A씨 차량을 발견했다. 그러나 A씨는 수차례 정차하라는 경찰의 요구에 불응하고 도주했다. 경찰은 500여m를 추격해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이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양휘모기자
차량을 몰다가 교통사고를 낸 뒤 함께 타고 있던 동료 군인이 사망했음에도 이를 방치하고 도주한 미군이 경찰에 붙잡혔다. 평택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주치사) 혐의로 A상병(20대)을 긴급 체포했다고 22일 밝혔다. A상병은 21일 0시55분께 청북면 백봉리 편도 1차선 도로에서 차를 몰던 중 도로 우측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동승자 B상병(20대)이 차량에서 튕겨나가 사망했음에도 차량을 버리고 도주한 혐의다. 112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700여m 떨어진 인근 도로에서 A상병을 발견하고 검거했다. 경찰은 A상병의 채혈을 측정해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 중이다. 현재 A상병도 부상을 당해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A상병을 미군 헌병대에 인계하고 추후 일정을 협의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양휘모·안노연기자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대표의원 불신임’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는 가운데 백현종 도시환경위원장(구리1)이 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곽미숙 대표(고양6)를 거세게 압박했다. 도의회가 한 달 넘게 이어진 파행 끝에 어렵사리 원 구성을 마무리했지만, 국민의힘 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도의회 정상화에도 재차 적신호가 켜졌다. 백현종 위원장은 21일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정상화추진단 소속 의원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상임위원장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후 곽 대표도 이에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며 “정치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하지만 (곽 대표를) 묵묵히 지켜보며 느낀 것은, 오만과 불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장 선거에서) 패했으면 빠르게 조직을 수습하고 향후 로드맵을 짜는 것이 수장의 역할이다. 그러나 곽 대표는 수습 과정에서 자신에게 책임을 물을까 전전긍긍하며 도망가기 바빴다”며 “의장 선거에서 패한 것이 사퇴를 요구하는 이유가 아니다. 지난 두 달 간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이 사퇴해야 할 이유”라고 직격했다. 또한 백 위원장은 “곽 대표에게 대표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청하는 것은 저의 간절함에서 나온 정치 행위다. 저 역시 여기에 책임을 져야 하기에 상임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며 “당 안팎에서 11대 도의회 국민의힘은 이미 끝났다는 평가가 자자하다. 지어낸 말이 아니라 이제 각자도생만이 살길이라는 전염병이 펴질 것이라는 말도 있다. 앞으로 4년 동안 도의회 내에서 무수히 많은 표결을 해야하는데, 이미 우리에겐 패배라는 결과가 낙인 찍혀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백 위원장은 선관위를 꾸리고 자유롭게 후보 등록을 받은 후 의총을 열고 전체 투표로 새로운 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새로운 대표가 선출되면 다음 달 임시회가 시작되기 전에 전체 의원 단결과 단합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 78명의 진심이 담긴 소통만큼 강력한 무기는 없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위원장은 “이른 시일 내 상임위원장 사퇴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곽 대표가 이 같은 제안에 진정성 있는 답변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태환기자
“인천의 깃대종인 점박이물범과 대청부채, 우리 모두가 지켜내야 할 보물입니다.” 21일 오후 4시께 서해최북단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의 하늬해변 앞 물범 바위. 바위 위에는 30여마리의 점박이물범들이 몸을 뉘어 쉬고 있다. 파도가 칠때마다 몸을 뒤뚱거리며 까만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날 인천시 깃대종 생태관광 투어 3번째 코스에 참여한 30여명의 시민들은 망원경과 카메라를 세워놓고 점박이물범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번 생태 투어를 맡은 인천녹색연합과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점사모)’ 등은 시민들에게 점박이물범들의 나이와 생김새를 토대로 한 특징 등은 물론 인근 주요 서식지 등을 설명했다. 점박이물범은 천연기념물인데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이다. 점박이물범은 백령도 하늬해변 물범바위에서 주로 생활하며 환경파괴로 매년 개체 수가 줄어 올해 기준 백령도에 약 300마리만 남아있다. 생태 투어에 참가한 이세현양(9)은 “말로만 듣던 점박이물범을 직접 보니 너무 신기하고 기쁘다”고 했다. 이어 “엄마·아빠는 물론 친구들과 함께 점박이물범을 보호해, 백령도에 더 많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일 녹색연합은 대청도 지두리해변 인근에서 대청부채의 서식지와 생김새 등에 대한 관찰과 교육도 했다. 참가자들은 지두리해변 절벽의 바위 사이사이에 자란 보라빛의 대청부채를 자세히 살펴봤다. 오후 3시30분께 대청부채가 하나둘씩 꽃봉오리를 활짝 피우자, 참가자들은 환호성을 터뜨리며 사진을 찍는데 열중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아직 꽃봉오리를 피우지 않은 대청부채 앞에 앉아 꽃봉오리가 열리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대청부채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대청부채는 오후 3시를 안팎으로 꽃봉오리를 피우다가 밤 9시에 완전히 꽃을 말아버리는 특징을 갖고 있다. 국내에는 개체 수가 적어 서식지 보호가 필수적이다. 김준하군(10)은 “정해진 시간에 꽃을 피는 대청부채를 직접 보니 매우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인천의 깃대종인 대청부채를 많이 알리고 싶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인천의 깃대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를 높일 수 있도록 홍보 및 생태 투어 등의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시는 ‘깃대종 교육·홍보 프로그램 개발 사업(인천 깃대종 알리고 살리고)’을 통해 다음달에는 중구 영종도 갯벌에서 흰발농게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점박이물범·대청부채와 인간의 공존… 산교육의 장” 임지영씨 가족 참여… 남편·자녀와 환경보호 절실함 느껴 지역사회에 소중한 자원 알리는 ‘시민홍보대사’ 활동 계획 인천시민들이 인천시의 깃대종 생태관광을 통해 멸종위기에 놓인 점박이물범과 대청부채 등 생물은 물론 환경까지 보호해야 하는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2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인천녹색연합과 함께 서해 5도인 대청도와 백령도 등에서 깃대종 생태관광 투어 3번째 코스를 진행했다. 이번 생태관광 투어에 임지영씨(38)는 남편, 그리고 딸 2명과 함께 가족단위로 참여했다. 임씨와 가족들은 점박이물범과 대청부채를 관찰하면서 인천 깃대종의 의미에 대해 배우기도 했다. 앞서 임씨는 지난해 녹색연합에 회원으로 가입해 숲 교실 등의 생태 프로그램에 참여하다가, 대청부채와 점박이물범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깃대종 생태관광 투어에 함께했다. 임 씨는 “그동안 환경에 관심이 많아 아이들 교육 차원 등에서 전국의 생태 관련 탐방들을 해왔다”면서 “이번에 인천시가 지정한 깃대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꼭 아이들과 함께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깃대종 생태관광 투어를 통해 점박이물범과 대청부채의 생김새나 특징 등도 살펴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이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동·식물인지 새삼 느꼈다”고 했다.특히 임씨 가족은 이번 깃대종 생태관광 투어를 통해 환경 보호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느끼고 있다. 임씨는 “아이들에게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과 대청부채를 보여주며 환경 문제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닌, 우리 지역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문제라고 알려줬다”고 했다. 임씨는 물론 임씨 가족 모두 인천 깃대종의 시민 홍보대사로 나설 계획이다. 임씨는 현재 ‘귤현동 탄소중립마을 너머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생태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협동조합을 통해서도 깃대종의 존재와 보호 필요성 등을 지역 사회에 알려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도 직접 눈으로 본 만큼 주변 친구들에게 점박이물범과 대청부채를 알려주고 싶다고 한다”며 “아이들의 작은 발걸음이지만, 나중엔 인천 전역에 깃대종을 알릴 수 있을 것 같아 매우 뿌듯하다”고 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이번 생태관광 투어를 통해 아이들이 깃대종과 환경 보호의 의미를 깨닫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적극적인 홍보 등을 통해 깃대종을 인천의 대표 자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박찬교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부회장 “백령도의 보물 점박이물범을 주민과 함께 지키고 알리겠습니다.”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점사모)’은 점박이물범의 생태 특징을 관찰하고 시민들에게 점박이물범을 알리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벌써 20년째다. 박찬교 점사모 부회장 등 활동가들은 매일 점박이물범의 서식지인 하늬해변에서 개체 수, 출현 시간대, 행동 패턴, 먹이 활동 등을 자세히 살펴보는 모니터링을 한다. 또 이들은 이 같이 모인 정보들을 통해 점박이물범의 생태 관련 자료집을 만들어 인천시와 옹진군 등 지자체에 공유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벌써 3개의 자료집을 완성했다. 이들은 앞으로 점박이물범 연구기초자료를 발간해 지자체의 지원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점박이물범은 백령도에서만 제대로 볼 수 있어 지역의 소중한 보물”이라며 “그런 만큼 지자체가 관심을 가지고 점박이물범의 중요성에 대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홍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부회장은 백령도뿐만 아니라 서해 전역을 다니는 점박이물범의 특징을 감안, 효율적인 보호·개체 증식을 위해 중국과 북한 등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점박이물범이 서식하는 진촌1리 일대가 ‘국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받은 만큼 점박이물범 투어 등을 체계화해 운영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 또 점박이물범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해안쓰레기 수거 활동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사람과 점박이물범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스스로 점박이물범을 보호하고 알려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명에 육박했다. 반려동물은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 된 지 오래다. 반려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동물복지법은 강화되고 있다.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면서 동물보호단체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일부 동물보호단체는 구조를 명목으로 반려동물을 강탈하거나 이와 관련한 영상을 SNS에 올려 후원금 모금을 위한 돈벌이로 악용하고 있다. 한 동물단체 회원들은 사유지에 무단 침입하거나, 동물을 데려간 뒤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해 고소까지 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경기도내 곳곳에서 동물보호단체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현장을 로컬이슈팀이 직접 찾아 실태를 파악해 봤다. 편집자주 “젊은 사람들이 찾아와 욕하고, 협박하고... 애지중지 키운 반려동물을 빼앗아갔어요” 60대 후반 A씨(김포시)는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에게 반려견을 모두 빼앗기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A씨에 따르면 자신들을 동물보호단체라고 소개할 뿐, 정확한 신원을 밝히지 않은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집으로 찾아왔다. 대문을 열어주자 마당을 급습한 이들은 동물학대 신고가 접수됐다며 개들을 강제로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학대와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정황이 포착됐으니 개들을 넘겨주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면서 반려동물 소유권에 대한 포기각서를 내밀었다. A씨는 “학대를 했다는 증거가 어딨냐”며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혼자서 이들을 감당할 수 없었다. 가택 침입, 폭언과 협박, 강탈 등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A씨는 망연자실했다. A씨는 “젊은 사람들이 노인을 상대로 밀치고, 욕하고, 협박하니 눈 뜨고 당할 수 밖에 없었다”며 “최선을 다해 가족같이 개들을 키웠다. 주변의 도움을 받아 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70대 B씨(여주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올해 초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이 B씨의 사유지에 찾아왔다. 이들은 동의 없는 촬영을 진행한 뒤 동물학대, 동물보호법 위반 등을 운운하며 반려견을 동물보호시설로 실어간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B씨는 “동물을 보호해야 할 단체들이 오히려 견주를 동물학대범으로 몰아 반려견을 강탈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를 상대로 고소를 진행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동물보호법 위반) 제보를 받아 찾아갔고, 자체 매뉴얼대로 진행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맞고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부 동물보호단체가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반려견을 강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피해사례는 신고와 온라인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으나 정확한 피해 현황은 집계되지 않고 있다. 피해자 대부분이 고령의 어르신들이어서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대처 방안을 모르거나 알리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단체는 일부 단체들의 이러한 행태 이면에는 ‘후원금 모금’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나라한 동물구조 현장을 유튜브 및 SNS 등을 통해 보여주거나, 구조실적 등을 제시하면 후원금이 상당히 모인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유명 동물단체 대표는 “일부 동물보호단체는 자극적인 요소를 넣어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해 후원금 모금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하지만 후원금을 목적으로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단체는 극히 일부”라고 밝혔다. 후원금 빼돌리고 무분별 안락사… 도 넘은 동물보호단체 후원금 유도 후 개인적 유용한 ‘가온’ 대표 징역 1년6개월 동물 보호라는 명분 앞세운 일부 동물보호단체 행태 ‘눈살’ 동물업계 “순수 동물복지단체와 동물보호권단체 구분 필요” 일부 동물보호단체의 기부금 및 후원금 모금, 구조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부금을 모아 개인 계좌로 빼돌려 사용해 재판에 넘겨지거나, 동물 보호라는 명분을 앞세워 견주로부터 반려견을 강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에는 국내 유명 동물보호단체가 후원금을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동물을 보호하는 대신 무분별하게 안락사시켰다는 비판을 받아 세간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개농장의 개들을 구조한다는 명목으로 후원금을 유도한 뒤 개인적으로 유용한 동물보호단체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 11단독(판사 정완)은 지난해 11월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동물보호단체 ‘가온’ 대표 C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C씨는 2017년 3월부터 개농장 구조, 보호소 설립 등을 홍보하며 2년간 9천800만원가량의 후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1억원에 가까운 후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C씨는 기부금품 모집 단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또한 개인적인 용도로 후원금을 사용한 것이 밝혀져 큰 충격을 줬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아지 학대라고 구조한 동물보호단체, 학대가 아니라고 돌려달라는 보호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 왔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는 SNS에 동물학대 정황이 의심되는 강아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강아지는 아파트 베란다에 걸터앉아 있었다. 동물보호단체는 사진 속 강아지가 자주 베란다에 나와 있다는 점과 거주 환경 등을 근거로 동물학대를 의심, 주인으로부터 반려견을 강제로 분리시켰다. 이 단체는 반려견 구조 과정을 유튜브로 생중계했고, 심장사상충과 탈수증세 등 병원 검진 결과를 공개하며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반려견주가 이를 정면 반박하면서 상황은 반전을 맞았다. 동물보호단체의 주장과 달리 견주는 자신의 SNS에 여러 사진을 게시하며 ‘반려견이 일상에서 좋아하는 일종의 놀이’라고 해명, 반려견을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견주는 반려견을 되찾았다는 소식과 함께 충격적인 병원 검진 결과를 또 한번 전했다. 동물단체에서 주장했던 내용과 달리 반려견은 심장사상충에 걸린 적이 없다는 결과를 전달받은 것이다. 동물단체 측은 구조 당시 올린 유튜브 채널 영상을 삭제한 상태이며, 대표와 해당 견주는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법적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동물업계는 순수한 동물복지단체와 동물보호권단체의 구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영리 목적으로 단체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동물보호단체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제언 정부·지자체, 현장 점검·실태 파악....등록기준 강화·불법행위 사전 차단 경찰 등과 함께 전담팀 구성 주문도 일부 동물보호단체의 무리한 동물구조 행태 등 논란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문가들은 시민단체 설립 목적에 맞게 이들이 받는 후원 또는 기부금이 올바로 사용되는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시민단체 기부금 및 보조금 투명성 강화를 위해 ‘기부금단체 국민참여 확인제도’ 등을 도입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애초 목적과 다른 용도로 기부금을 사용하는 경우 제재를 강화하고, 현재 운영 중인 비영리민간단체 관리정보시스템(NPAS)을 개선키로 했다. 아울러 감사원에 공익시민단체 회계자문팀(가칭)을 설치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동물보호단체를 정부나 지자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관리·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후원금을 받고 있지만,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활동하는 개인 또는 단체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포털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검색된 동물보호단체 및 관련 기관만 해도 100곳이 넘는다. 동물보호단체 관리·감독을 위한 엄격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다. 정대 한국해양대 해사법정학부 교수(한국동물법연구회 부회장)는 “시민사회단체 중 하나인 동물보호단체는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문제점이 보이는 만큼 정부나 지자체가 동물보호단체에 대한 현황 파악 및 현장 점검에 직접 나서 목적대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등을 관리·감독해야 투명성이 확보된다”고 제언했다. 동물보호단체가 우후죽순 난립하지 못하게끔 제도권으로 편입시키고 매뉴얼을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태림 동물법학회장은 “현행 동물보호법상 동물보호단체 관리 감독은 지자체 소관인 만큼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단체의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며 “동물보호단체를 설립하려는 단체들을 대상으로는 등록 기준을 강화해 불법 행위를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자체와 경찰 등 행정·사법적 권한을 가진 기관이 감독 부서를 함께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동훈 동물법 전문 변호사(법무법인 로베리)는 “동물보호단체는 공권력을 가진 기관이 아닌 ‘민간단체’다. 이들에게 지자체가 감시관 등을 지정해 동물구조에 나서게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 “현행 동물보호법 등이 제정돼 있는 만큼 지자체나 경찰 등 공권력을 가진 기관들이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전담팀을 구성하거나 인력을 충원해 지원하고, 협조하는 등의 방식으로 동물권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로컬이슈팀=김경수·박용규·안노연·이대현·김기현·안치호기자
경기도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하 경상원)이 코로나19를 비롯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의 민생현안을 청취했다. 21일 경상원에 따르면 도와 경상원은 지난 19일 수원 소재의 경상원 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 관련 단체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경기도상인연합회,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경기도골목상점가연합회, 경기도소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경기남부지회, 경기남부수퍼마켓협동조합 등 6개 단체 대표와 경기신용보증재단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윤성수 전략기획팀장의 사회로 애로사항 청취와 현장 건의가 이뤄졌다. 지난 1일 김동연 지사의 1호 지시로 민생 회복 정책협의체인 ‘경기도 민생대책 특별위원회’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민생대책 추진과제 발굴을 위해 개최된 이날 간담회에서는 ▲수해 피해 소상공인 지원 ▲경기지역화폐 및 배달특급 활성화 ▲소상공인 금융 지원 ▲소공인 특화지원 등 민생 현안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방안들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소상공인 단체 대표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상황이 회복되려는 찰나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경기도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정도영 도 경제기획관은 “대한민국 경제가 어려워 소상공인분들께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얼마 전 민생대책 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단순히 이야기만 듣는 게 아니라 오늘 들은 민생 현안을 바탕으로 조만간 답을 드리는 시간이 마련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민생간담회를 주관한 김관국 경상원 사업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기록적인 폭우로 국내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관계기관과의 공조가 필요한 때”라며 “경기도, 도의회, 전통시장, 골목상권과 협력해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 민생대책 특별위원회’는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경기도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했다. 경제·고용 대책반, 생활·물가 대책반 등 분야별 5개 대책반으로 운영되며, 소상공인‧기업 대책반은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현장 밀착형 지원 방안을 발굴해나갈 계획이다. 최현호기자 최현호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 마지막 편에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시작해서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며 문화강국을 만들고 싶어 했다. 1947년 ‘나의 소원’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글이다. 21세기에 이른 지금 세계 각국은 문화융성에 방점을 찍고 산업을 개발하고 문화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한다. 과거처럼 군사력과 경제력만으로 세계 주류에 진입할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1990년 덴마크 코펜하겐대 페테르 두엘룬 교수가 문화(culture)와 경제(economics)를 합성한 ‘컬처노믹스(Culturenomics)’를 주창했다. 문화와 산업의 융합, 문화 예술을 산업으로 개발, 문화를 바탕으로 한 사회 질서 만들기 등 우리의 생활 전반에 걸쳐 문화를 접목하는 작업이 21세기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실제로 지금 세계 각국은 컬처노믹스의 꽃을 피운다. 전자제품에서부터 일상 도구까지 문화의 서사(敍事)를 접목하지 않은 상품은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철강과 조선산업이 사양길에 들어서면서 쇠락하던 스페인 바스크 지방에 있는 도시 빌바오는 구겐하임미술관을 세워 도시를 다시 살렸다. 또한 카탈루냐 지방에 있는 조그마한 시골 마을 피게레스는 달리 미술관 하나로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광복 77년이 지나 오늘에 이른 우리는 광복 직후 다시 일으켜 세울 우리나라를 문화가 융성한 나라로 만들고 싶다고 외친 백범 김구 선생의 선견지명이 어느 정도 이뤄졌을까. 한없이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문화를 융성시켜 문화강국을 만들려면 먼저 인문학을 살려야 한다. 문사철(文史哲), 즉 문학·역사·철학이 바로 세워져야 문화가 융성할 수 있다. 문화는 스스로 움직이며 세포분열로 확산하는 생명력이 있다. 이 살아 움직이는 문화를 창조하고 누리는 원천(源泉)이 인문학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한 사람이 1년에 책을 4.5권 읽는다고 한다. 이 숫자에는 중요한 의미 하나가 숨겨져 있다. 이 수치는 이보다 더 많이 읽은 분들과 아예 한 권도 안 읽는 분들을 섞어서 평균 낸 것이다. 책을 한 권도 안 읽은 사람이 몇 명인지는 알 수 없다. 왜 이런 건 밝히지 않는지 한번 새겨보고, 1년에 나는 책을 몇 권 읽는지 남들이 한껏 높여 놓은 통계를 얼마나 삭감하고 있는지 한 번 되돌아보라는 의미가 이 수치에 숨겨져 있다. 김호운 소설가·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