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근대5종 ‘간판’ 김선우, “AG·올림픽 개인전 메달 목표”

“금·은·동메달을 모두 획득해 기분 좋았습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내년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개인전서 메달을 꼭 따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달 이집트에서 열렸던 2022 국제근대5종연맹(UIPM)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3개의 메달을 획득한 김선우(26·경기도청)는 소감을 이 같이 밝히면서 개인전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김선우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첫날 여자 계주서 김세희(BNK저축은행)와 팀을 이뤄 동메달을 획득한 후, 나흘 뒤 고교 후배인 장하은(18·경기체고), 성승민(19·대구시청)과 함께 단체전서 준우승했다. 그리고 대회 마지막날 전웅태(27·광주시청)와 호흡을 맞춘 혼성계주서 한국의 대회 2연패를 합작했다. 개인전을 제외한 계주와 단체전서 모두 메달을 수집했다. 어느덧 국가대표 10년 차인 김선우는 여자 근대5종의 ‘간판’으로 경기체고 2학년이던 2013년 국가대표에 발탁돼 이듬해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서 한국의 사상 첫 금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이어 2017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개인전 2연패 달성을 비롯, 2018년 UIPM 월드컵대회 개인전 첫 동메달 획득 등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에서 혼성계주·단체전에 걸쳐 5개의 금메달(은 2, 동 3)을 획득했으나, 정작 성인 무대에서는 아직 개인전 금메달은 만져보지 못했다. 10년 넘게 지도하고 있는 최은종 국가대표팀 감독(경기도청)은 “(김)선우는 펜싱과 수영, 승마, 사격 등 대부분 종목에서 상위권 성적이다. 다만 육상 기록을 20~30초 당겨야 개인전 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라며 “체력이 좋고 기복이 없기 때문에 파리 올림픽을 목표로 좀 더 노력한다면 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이어 최 감독은 “국내 선발전과 국제대회 출전 등으로 피로가 누적돼 다음달 아시아선수권은 포기하고 10월 전국체전에 초점을 맞춰 기량과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두 차례 올림픽(리우, 도쿄)에 참가한 김선우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지도 모를 파리 올림픽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다. 김선우는 “첫날 계주에서 좋은 스타트를 보인 것이 은·금메달로 이어졌다. 하지만 개인전 아쉬움이 있다. 동계훈련을 통해 육상과 펜싱의 기량을 더 다져 내년 아시안게임과 1년 뒤 올림픽을 준비하겠다”면서 “대표팀 후배들이 기초 종목의 기량이 좋아 도움이 되고 있다. 이들이 기술종목 기량을 보완하면 함께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8·16 주거안정 대책] 尹정부, 경기·인천에 5년간 108만호 짓는다

앞으로 5년간 신규 정비구역 지정·초역세권 콤팩트시티 개발 등을 통해 경기·인천지역에 주택 108만호가 공급된다. 국토교통부는 사업 조기 시행을 위해 지자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힘을 합쳐 10월부터 정비사업 수요 조사 및 컨설팅 지원 등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16일 발표했다. 이른바 ‘8·16 대책’으로 일컬어지는 이번 정책은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주택 공급 계획으로, 오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전국에 주택 270만호를 공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수도권은 경기·인천 108만호를 포함해 총 158만호다. 전체적인 방점은 무주택 서민 등의 내 집 마련과 주거상향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우수 입지에 양질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자는 데 찍혀 있다. 먼저 국토교통부는 주택 공급 기반 회복을 위해 서울 10만호, 경기·인천 4만호 등 전국 22만호 이상의 신규 정비구역을 지정한다. 정부는 10월부터 수도권·광역시 등을 대상으로 추가 정비사업 수요조사에 착수, LH 등을 통해 사업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빠른 사업 시행을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 또 국토부는 안정적인 중장기 공급 기반 확보 차원에서 내년까지 15만호 내외의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를 발굴한다. 철도역 인근 부지는 개발밀도를 높여 주변부 연결성을 강화한 ‘콤팩트시티’ 콘셉트를 적용해 개발할 계획이다. 이때 대상은 기존 3기 신도시 중 GTX가 정차하는 곳으로, 고양 창릉·남양주 왕숙지구가 해당된다. 이들 지구에서 시범적용을 추진한 후 10월부터 추가 택지 후보지가 순차적으로 발표된다. 아울러 성남 분당·고양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재정비는 올해 하반기 연구용역을 거쳐 2024년 도시 재창조 수준의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추진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제는 공급 정책을 과거의 물량 위주에서 주택의 품질과 정주 환경, 안전, 주거복지까지 합쳐 근본적으로 혁신해 나가야 한다”며 “충분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해 시장안정을 도모하고 국민께 내 집 마련의 기회와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경기만평] 오래가는 놈이 강한거더라...

[세계는 지금] 물류 4.0으로의 발전과 과제

물류산업의 발전 과정은 물류 1.0에서 최근의 물류 4.0까지의 과정으로 나뉜다. 물류 4.0시대에서는 물류 창고에서의 무인 적재와 하역 및 창고 내 무인 운송, 외부에서는 드론과 무인 화물차에 의한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 나아가 물류산업 내에서는 통신 센서가 부착된 기계들의 활동 범위가 증가하면서 노동력 활용이 최소화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의 현대화된 물류 창고를 학생들과 방문해 물류 현장 체험을 했다. 방문 국가가 한국보다 저개발된 국가인 경우도 있었지만 그 물류창고는 물류 강국인 국가의 시설물이었고 물류 4.0이 새롭게 도입된 곳으로 방문자를 모두 놀라게 했다. 자동화된 무인 운송 시스템이 거의 완벽하게 갖춰졌기 때문이다. 근로자는 단지 물류 창고 내부의 높은 곳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물류 창고 시스템을 활용해 창고 내에서는 대부분 무인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국내외의 물류 산업 현장에서는 물류 1.0에서 물류 4.0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으며 물류 현장에 맞게 단계적으로 진화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류 1.0은 대량 화물 운송이 가능하게 됐던 증기 기관차와 철도를 활용한 시기를 말한다. 물류 2.0은 물류 1.0 시기의 노동 중심의 화물 하역에서 화물의 적재와 하역에 기계장치인 포터 리프트와 화물 운반을 용이하게 하는 팰릿을 이용하던 시기다. 화물의 하역 작업 효율화와 물류창고의 기계화로 하역 시간과 비용 감소가 이뤄지게 됐다. 물류 3.0은 컴퓨터를 활용한 화물 관리와 처리 업무를 진행하는 물류 창고 관리의 최적화가 시스템화 된 상태이다. 물류 4.0은 현재에도 진행 상태이다. 사물 인터넷(IoT·Internet of Thing)과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그리고 빅 데이터(BD·Big Data)를 활용해 인간의 기기 조작이나 판단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또한 물류산업의 수많은 다양한 현장 데이터를 축적해 표준화된 정보로 화물의 운송이 신속하고 간편하게 그리고 명확하게 이뤄지게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인간 중심의 물류 상황을 제어하는 방식이 아닌 IoT와 AI가 기존 인간의 역할을 대행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개념은 일반적으로 사물에 통신 센서를 넣고 인터넷과 연결해 사물의 상태와 상황을 파악하고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며 통신 센서 기능이 있는 기기가 매개체가 돼 스스로 사물을 작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물류 4.0에서는 물류산업 노동자와 비즈니스 담당자들의 업무 강도 및 노동자 수가 감소하게 되지만 물류 4.0이 지향하는 것은 물류 노동자가 노동 업무 강도를 낮추는 데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그렇지만 물류 산업 노동자가 스마트화된 물류 업무로 전환되거나 이업종노동자로의 전환되는 노동자 대상의 일자리 전환 교육 시간 제공 및 지원은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조현수 평택대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사설] 수소산업, 경기도 과감한 투자·지원 필요하다

세계 각국이 수소경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일본을 비롯해 세계 최대 수소 생산국인 중국 등은 수소산업에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한국도 수소 생태계 확대를 위해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신규 연구개발(R&D)에 442억원을 비롯해 1천718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천60억원보다 62.1% 증가한 것이지만 수소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미흡한 수준이다. 수소산업은 중요한 미래 먹거리지만 우리 수소산업 구조는 취약하다. 기술경쟁력도 미흡하다. 경기지역의 수소기업들도 많은 어려움에 부딪혀 있다. 각종 규제와 인력난, 자금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다. 수소시장이 초기 단계라 부품 개발 과정이 길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시장 개척도 쉽지 않아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경기·인천지역의 수소경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전국의 28.8%에 해당하는 수소 연관 기업이 경기도에 소재한다. 4분의 1 넘는 기업이 있으나 규모는 영세하다. 종업원 수 1~9인 기업이 50.8%나 되고, 10~49인 이하 기업이 37.0%에 달한다. 기업 규모가 작다 보니 어려움이 더 많다. 수소경제위원회의 수소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2020년 7월)을 보면, 수소기업들은 자금 지원(42.8%), 기술 지원(15.9%), 전문 인력(15.2%), 인프라(11.7%), 판로 개척(5.4%), 규제 완화(2.9%) 등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이런 애로사항으로 도내 수소기업도 입지적 강점과 높은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소산업은 크게 생산, 저장, 운송, 충전, 활용 등 5개 단계로 나뉜다. 경기지역은 수소차, 연료전지 발전 등과 연관된 ‘활용’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상태다. 생산 단계에선 부생수소 생산이 상용화 단계에 근접했지만 추출수소 및 수전해수소 생산 등 핵심 원천기술과 상용화 실증 경험이 부족하다. 저장의 경우 ‘고압기체 저장운송’은 가능하나 장거리·대용량 운송에 필요한 액화·액상기술은 아직 개발 단계다. 수소산업 관련 법적·제도적 기반이 경쟁국에 못 미치고 각종 인프라도 부족하다. 정부는 과감한 지원으로 핵심기술 개발과 수소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세제 혜택이나 규제 개선도 필요하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경기도의 중장기 정책 수립 등 체계적 지원도 절실하다.

[사설] 가을, 수인선 시리즈를 보고 싶다/SSG와 KT에 거는 脫코로나

인천 야구팬들이 행복하다. 인천 SSG 랜더스의 질주가 무섭다. 가장 먼저 70승 고지에 올라섰다. 쌓아 올린 승률 내용이 압도적이다. 15일 현재 71승3무31패, 승률이 무려 0.696이다. 2위 LG와 9.5 경기, 3위 키움과는 11경기 차이다. 남은 정규리그 경기가 39게임이다. 전패를 한다고 가정해도 승률이 5할을 넘는다. 10구단 가운데 승률 5할을 넘는 팀은 4개다. 여기에 현재 추세가 대단하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다. 인천 팬들의 마음은 이미 정규리그 우승에 가 있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KT위즈의 뚝심도 대단하다. 현재 성적 55승2무45패로 4위를 기록 중이다. 3위와의 격차가 4경기로 사정권 안이다. 시즌 초반은 투·타 위기로 출발했다. 타선의 중심 강백호가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다. 1선발이었던 쿠에바스는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또 다른 에이스 데스파이네도 전반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소형준, 고영표를 원투 펀치로, 엄상백까지 가세하며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이 가을야구를 확신케 하고 있다. 이쯤 되자 서서히 ‘수인선 가을 매치’가 얘기된다. 인천 SSG와 수원 KT간의 코리안 시리즈 기대다. 2000년 SK와이번스가, 2013년 KT위즈가 창단됐다. 그간 두 팀 간에는 지역보다는 기업 간 매치가 자리했다. 국내 통신업계 라이벌인 SK텔레콤과 KT 간의 경쟁이었다. 2021년 SK와이번스가 SSG 랜더스로 바뀌면서 그런 공통점은 사라졌다. 이제 인천과 수원, 수원과 인천의 지역 경쟁 구도로 자리가 잡혀 간다. 올해, 정상을 앞에 둔 두 지역의 첫 결투를 볼 가능성이 엿보인다. 인천과 수원의 역사는 그 뿌리가 깊다. 그 유서의 단면이 바로 도청 소재지 유치 경쟁이다. 1946년 서울이 경기도에서 분리됐다. 그 뒤에도 한 동안 경기도청은 서울에 있었다. 이 불합리를 해결하고자 도청의 경기도 이전이 추진됐다. 1953년 인천에서 ‘경기도청 유치위원회’가 발족됐고, 그 일주일 뒤 수원에 ‘경기도청 수원 존치위원회’가 구성됐다. 6·25 당시 임시 경기도청이 수원에 설치된 바 있다. 결국 수원은 도청 소재지를 얻었고, 인천은 직할시로 승격 독립하게 됐다. 두 지역을 연결하는 교통 수단이 수인선이다. 일제 수탈의 상징이었던 협궤열차였다. 그게 2020년 9월 현대화된 전철로 거듭났다. 지금은 수원과 오이도를 오가는 최첨단 교통 수단이다. ‘가을 야구’의 지역 경제 효과를 과하게 부풀리지 않겠다. 모든 시민이 야구에 환호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며칠의 활력만이라도 절실한 게 지금이다. 코로나19에 짓눌린 시민들이 야구로 들썩이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이 가슴 설레는 행복으로 달려갈 두 팀의 선전을 응원한다.

[지지대] 맨드라미 서정

8월 중순에도 소낙비가 내렸다. 어른들은 비가 내리면 과일들이 여물지 못한다고 걱정했다. 그래도 개구쟁이들은 빗줄기 속에서 마냥 즐거웠다. 철 없던 시절의 추억이다. ▶뭐가 그리 좋은지 비를 맞으며 뛰놀다 출출해지면 흠뻑 젖은 채 집으로 들어왔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꼬락서니 하고는”이라며 타박했다. 빨래 거리를 만들어 온다는 이유에서다. 장독대 옆에서 그렇게 어머니에게 꾸중을 듣노라면 함초롬히 웃어주는 식물이 있었다. 맨드라미였다. “괜찮아”라고 속삭여 주는 누님 같았다. ▶여름 끝 무렵이었지만 후텁지근했다. 맨드라미는 그럴 즈음 장독대 옆에서 활짝 미소를 지었다. 장독대 옆은 어머니의 화단이었다. 어머니는 매년 봄 장독대 옆에 맨드라미를 심었다. 소년의 눈에는 닭볏처럼 생긴 모습이 꽃으로 보이진 않았다. 어머니는 맨드라미를 액을 물리치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식물로 믿었다. 지네가 맨드라미 때문에 장독대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했다. ▶녀석, 아니 그녀의 키는 다 자라면 90㎝ 정도다. 어긋나게 달리는 잎은 난상 피침형으로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8월 원줄기 끝에 닭볏처럼 생긴 꽃이 흰색, 홍색, 황색 등의 색깔로 핀다. 대개는 붉은색으로 피지만 품종에 따라 여러 가지 색과 모양 등이 있다. 꽃받침은 다섯갈래로 갈라지고 갈래 조각은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다. ▶화단에 직접 심기 전에 파종상자에 뿌려 잎이 2~3장 될 때 한번 작은 분에 옮겨 심었다 꽃이 핀 상태로 화단에 30㎝ 간격으로 심었다. 기온이 떨어지면 꽃색은 더욱 화려해진다. 20도 이하 14시간 이내 햇볕을 받아야 꽃눈의 분화가 촉진되고 아담한 형태의 꽃이 핀다. 14시간 이상이 되면 개화도 늦어지고 키도 커진다. ▶꽃 모양이 닭볏을 닮았다고 한자로는 계관화(鷄冠花)라고도 불렀다. 그런데 이상한 게 있다. 그녀의 친정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인도라는 사실이다. ‘뜨거운 사랑’이란 꽃말까지 있다. ▶우리 꽃으로 알고 누님처럼 대했던 맨드라미가 먼 나라에서 한반도로 시집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오래 되지 않았다. 하긴 원래부터 우리 것들인 식물들이 얼마나 될까. 아침저녁으로 풋내기 감성에 푹 빠지고 있다. 얼떨결에 가을이 여름을 밀어내고 있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인천시론] 골치 아픈 분들께

‘골치 아프네.’ 얼마 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친구가 푸념 아닌 푸념을 한 적이 있다. 실제로 아픈 것은 아니었으나, 일이 성가시거나 어렵다는 의미로 쓴 것이었다. 골치는 머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골치가 아프다는 것은 성가신 일이 실제로 두통을 일으킬 정도로 난해하거나, 두통처럼 죽을 만큼의 통증은 아니지만 신경쓰인다는 의미의 관용구일 것이다. 실제 두통도 이와 비슷하다. 두통은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은 무조건 겪었을 만큼 흔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꼴이다. 또 10명 중 4명은 두통이 있을 때 자가진단을 하고 진통제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두통과 관련된 연구와 통계는 재미있는 결과가 많다. 예를 들면 편두통으로 결근이나 결석을 하는 비율이 과거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밖에 두통을 느끼는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9.2%가 ‘월요일’에 가장 많은 두통을 느낀다고 답하기도 했다. 두통은 크게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구분한다. 일차성 두통은 우리가 생각하는 두통으로 두통 자체(원발성)가 질환인 경우이며 이차성 두통은 뇌경색, 뇌출혈 등의 질환이 원인이 돼 발병하는 경우를 말한다. 두통의 90%가 일차성 두통인만큼 이번 칼럼에서는 일차성 두통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다. 일차성 두통은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이 많다. 긴장성 두통은 근육이 긴장해 나타나는 두통이다. 우리의 몸은 어깨, 등, 머리를 감싸고 있는 근육이 연결돼 있다. 잘못된 자세, 과도한 신체 활동 등으로 근육이 긴장하면 머리를 감싸고 있는 근육이 같이 긴장해 조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에 반해 ‘편두통’은 한쪽 머리가 아픈 증상을 말한다. 4시간에서 72시간 지속되는 경우가 5회 이상이거나 욱신거리는 느낌이 있을 때, 한쪽이 아플 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아플 때 중 2가지 이상에 해당될 때 편두통으로 진단한다. 또 구토가 유발되거나 밝거나 시끄러운 장소에서 발현되는 특징이 있다. 두통 치료는 사실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두통을 관리한다고 생각하면 좋다. 긴장성과 편두통 모두 생활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효과가 없다면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두통을 즉시 낫게 하는 약은 없다.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두통 예방을 위해서는 △6시간 간격으로 세 끼 챙겨 먹기 △7시간의 충분한 수면 △8초간 목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 6·7·8 규칙을 기억하면 좋다. 골치 아픈 많은 사람들이 두통으로부터 해방되길 바란다. 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