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에서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락의 열기가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5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개막한 대한민국 대표축제 ‘2022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오전 8시30분부터 락 팬들이 줄지어 기다렸다. 티켓 부스가 문을 열기 1시간반이 남았는데도, 이들은 3일간의 락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한 준비물 확인에 더 열정을 쏟았다. 오전 11시께 관람객 입장 시작과 동시에 락 팬들은 메인 무대 앞 곳곳에 돗자리나 그늘막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KB국민카드에서 무료로 설치한 그늘막 등에도 삼삼오오 모여들어 자리를 잡았다. 정오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인천공항 스테이지’에서 한국적인 락의 묘미를 살린 ‘바비핀스’가 이날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1번째 무대를 장식했다. 바비핀스는 ‘안녕, 수잔’ 등의 곡으로 30분동안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 시작 10여분만에 200~300명의 팬들이 무대 앞으로 모여 함성을 쏟아냈다. 이어 퍼지퍼그가 인천공항 스테이지에 올라 ‘You Should Be Ashamed’ 등의 곡을 연주하며 팬들과 락으로 공감했다. 이어 낮 12시40분부터 시작한 서브 무대 ‘카스 스테이지’에선 특유의 부드러운 멜로디로 아련한 느낌을 주는 ‘지소쿠리’ 밴드가 ‘생각없는 생각에 털썩 머무르자’란 감미로운 곡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또 오후 1시40분부터는 효도앤베이스 밴드가 무대에 올라 달궈진 열기를 이어갔다. 이들이 대표곡 ‘강아지’ 등을 통해 화려한 드럼과 기타 연주를 뽐내자 그늘막에 앉아 있던 100여명의 사람들이 스테이지 앞에 한 데 모여 천천히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효도앤베이스는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음악을 번갈아 연주하며 락의 진정한 매력을 선보였다. 이날 오후 2시10분부터는 메인 무대인 ‘KB 스테이지’에서도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했다. 오프닝 무대의 주인공인 ‘크랙샷’의 연주가 시작하자 흩어졌던 팬들은 무대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즐기지 못한 지난 3년 간의 오프라인 공연의 아쉬움과 한을 풀어냈다. 섭씨 32도가 넘는 뜨거운 땡볕에서도 두 손을 높이 올리고 흔들며 ‘크랙샷’의 연주에 맞춰 호흡했다. 특히 팬들은 2번 연속 온라인으로만 느끼던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보상을 바라는 듯 크랙샷의 기타 및 드럼 연주에 심장 박동 수를 맞췄다. 보컬 빈센트의 특유의 샤우팅에 락스피릿을 외쳤다. 아직 자리를 뜨지 않았던 관람객도 무대 앞으로 끌어 당겼다. 난 ‘괜찮아’, ‘달의 몰락’ 등 리메이크 곡을 비롯한 8곡의 락음악을 부르며 미친듯이 자리에서 뛰어 올랐다. 또 ‘팔로우 미’란 곡에 100여명의 팬들은 원형의 자리를 비웠다 동시에 자리를 메우는 특유의 퍼포먼스도 했다. 오후 2시50분 서브 무대에서 TRPP 밴드가 미디엄 템포의 몽환적인 락 음악을 펼쳐냈다. TRPP의 힘찬 샤우팅과 함께 관객석으로 물대포가 터져나오자 관객들은 박자에 맞춰 힘껏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TRPP는 많은 가사 없이도 독특한 전자음과 잔잔한 베이스 연주를 통해 자신들만의 음악세계를 선보였다. 이들의 연주가 절정에 이르자 일부 관객들은 서로 목마를 태워준 채 노래를 부르거나 마주 보며 춤을 추는 등 각자 다양한 방법으로 무대를 즐겼다. 오후 3시20분 메인 무대에 2번째로 오른 ELEPHANT GYM은 감미로운 리듬을 살린 기타연주와 발랄한 보컬로 잠시 휴식을 갖는 팬들을 불러 모았다. 오후 4시 서브 무대에서는 시네마 밴드가 무릎을 꿇은 채 강렬한 기타 연주를 선보였다. 게다가 락 페스티벌에서 보기 힘든 트럼펫 연주를 보여주자 관람객의 환호성은 더욱 커져갔다. 그들은 ‘Metalingus’을 통해 확성기로 무대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등 진정한 락 스피릿을 보여줬다. 오후 4시30분부터 메인 무대에서는 이무진이 대표곡 ‘신호등’을 노래하며 관객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그는 ‘과제곡’을 통해 현란한 솔로 기타연주를 선보이더니 후렴구에서 가사 ‘죄송합니다’를 하늘을 찌를 듯한 샤우팅을 자랑했다. 그는 느린 템포와 잔잔한 멜로디가 특징인 ‘8번 연습실’을 통해 자신의 무명시절 겪은 어려움을 진정성있게 전달했다. 이무진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관객들이 듣고 싶은 노래를 들려주는 등 무대 센스를 발휘하기도 했다. 이날 이무진은 앵콜곡 ‘누구 없소’를 포함해 총 8곡을 부르는 등 무대를 장악했다. 5시10분 서브 무대에선 유라의 그루브 넘치는 공연이 이어졌다. 유라는 대표곡인 ‘수영해’를 부르며 가늘면서도 매력적인 보이스에 현란한 기타 연주를 더했다. 또 미디엄 템포의 전자음이 인상적인 ‘숨을 참는 괴물’을 부르며 미스터리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여러 연령층이 있는 메인무대에 비해 많은 젊은 관객들이 유라의 공연을 보기 위해 무대 앞에 모여들었고, 생맥주를 즐겨 마시며 여유롭게 공연을 즐겼다. 오후 5시50분 메인 무대에선 선우정아가 강렬한 기타 연주에 맞춰 특유의 음색을 뽐내며 무대를 장악했다. 이에 관객들도 손을 하늘 위로 올려 흔드는 등 함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선우정아는 자신의 대표곡인 ‘봄처녀’를 락 스타일로 편곡해 열창했다. 또 ‘Buffalo’를 통해 ‘음메’와 ‘나나나나’라는 추임새를 관객들과 함께 부르며 열기를 이어갔다. 오후 6시께 폭염이 한 풀 꺾여갔지만 퇴근 시간과 맞물려 쏟아져 들어온 관람객 및 팬들로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열기는 더울 달아올랐다. 방역부스를 거쳐 티켓부스, 입장게이트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오후 6시40분 서브 무대에 적재가 올라 첫 곡 ‘우연을 믿어요’를 감미로운 보이스로 부르며 관객들의 시선을 한데 모았다. 또 발라드곡인 ‘Fine’을 통해 분위기 있는 기타 연주를 하며 서정적인 무드를 연출했다. 관객들은 눈을 감고 몸을 좌우로 흔들며 달달한 분위기에 몸을 맡겼다. 오후 7시 메인무대에는 우리나라의 펑크락밴드의 전설인 크라잉넛이 등장했다. 그들의 등장과 동시에 많은 락 팬들은 무대 앞으로 달려갔다. 크라잉넛은 ‘OK 목장의 젖소’를 시작으로 ‘말달리자’와 ‘밤이 깊었네’ 등 락 팬들의 최고의 애창곡을 불러 이날 최고의 ‘떼창’을 이끌어 냈다. 크라잉넛의 보컬 박윤식은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공연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상상도 못했다”며 “관객들과 마음껏 신나게 놀고 가겠다”고 했다. 이어 오후 8시30분 서브 무대에서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팝밴드 TAHITI 80의 공연이 빛과 어우러져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첫날밤을 무르익게 했다. TAHITI 80은 이날 ‘Open Book’과 ’1000Times’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곡들로 국내 락 매니아들과의 호흡을 함께 맞췄다. 특히 유명 축구 게임에 삽입해 더 유명한 ‘Big Day’ 는 모여든 락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특히 오후 9시30분에 열린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개막식에는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해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국회의원(남동을)과 정일영 국회의원(송도을),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중·강화·옹진), 민민홍 인천관광공사 사장,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3년만의 오프라인 공연 부활을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유 시장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통해 행사장을 찾은 많은 시민들이 음악에 흠뻑 빠져 신나게 즐기며 지난 3년간 답답했던 마음을 모두 털어버리길 바란다”고 했다. 개막식에선 화려한 축하 영상과 함께 드론쇼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드론쇼는 수백여대의 드론이 인천의 밤하늘에 ‘ROCK’과 ‘LOVE’, 펜타포트 심볼마크 등을 불빛으로 수 놓았다. 이들 드론들은 형형색색의 불꽃을 뿜어내며 행사장에 모인 관람객들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의 대표 록밴드 넬(NELL)은 이날 메인무대의 헤드라이너로 등장해 첫날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들은 몽환적이면서도 달콤한 목소리가 어우러진 ‘Tokyo’를 열창했다. 동시에 메인무대의 전광판에는 예술적인 느낌의 효과영상이 흘러나와 팬들의 분위기를 한껏 올렸다. 특히 이들의 대표곡인 ‘기억을 걷는 시간’의 첫 가사인 ‘아직도’가 흘러나오자 관객석에서는 ‘와’라는 큰 함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넬의 보컬 김종완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첫 날에 공연을 할 수 있어 매우 감사하다”며 “앞으로의 공연도 즐겁게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했다”고 했다. 한편,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와 경기일보 공동 주관하는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오는 7일까지 인천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린다. 이승훈·이지용기자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내년에 신장 이식을 받기만을 기다렸는데…”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의 화재 사고의 희생자들이 안치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은 유족들의 눈물로 가득했다. 사망자 60대 A씨의 유족은 5일 이곳에서 허탈한 표정으로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았다. 5년 전 신장을 이식을 받은 A씨는 이날 불이 난 해당 빌딩 내 한 투석병원을 1주일에 3번씩 찾아 치료를 받는 등 강한 회복 의지를 보였다. 특히 내년에는 두 번째 신장 이식을 앞둔 데다 미리 순번까지 받아 놓은 상황이었으나 이날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유족들은 북받친 감정을 참지 못했다. 더욱이 화재 당시 A씨는 보행보조기구를 착용하느라 사고 장소를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온갖 역경도 이겨냈던 70대 여성 B씨의 유족들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지난 2004년 위암 2기 판정을 받았음에도 가족을 위해 강인하게 버텨내던 B씨는 원래 성남시가 거주지다. 치료를 위해 1주일에 3차례 병원을 찾기 버거워 이곳 근처에 조그마한 방을 구했다. 이른 새벽에 남편의 배웅으로 병원에서 투석을 받고 나서 오전 11시에 남편과 함께 집에 들어가는 게 그의 일상이었다. 하지만 B씨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B씨의 남편은 “전날 반주와 함께 오순도순 식사를 했는데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아내가 치료를 받을 때 옆에 있어야 했다”며 연이어 영정사진을 닦았다. 고인의 아들도 “어제 어머니께 전화가 왔는데 바쁘다고 소리친 게 죄스럽다”라며 울먹였다. 여기에 화재 당시 50대 여성 간호사 C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를 보살피다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딸은 “오늘 아침만 해도 엄마랑 통화했는데 지금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라며 눈물을 터뜨렸다. 장례식장을 찾은 이성호 이천시 부시장은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빠른 대책과 지원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오전10시17분께 발생한 이번 사고로 투석병원 환자 및 간호사 등 5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간호사 C씨를 제외하면 대부분 투석을 받고 있던 60대~80대 환자들이다. 소방 당국은 투석병원 바로 밑에 층인 지상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김정오·이정민·박병규기자
경기체중이 2022 하계 초·중·고유도연맹전에서 여자 중등부 단체전과 개인전 2개 체급을 석권했다. 온영태 감독과 박종원 코치가 이끄는 경기체중은 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계속된 대회 4일째 여자 중등부 단체전 결승서 광주체중을 4대1로 가볍게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8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경기체중은 준결승전서 김지현·장인혜·이다정·이시은이 모두 승리해 포항 동지여중을 4대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진출, 광주체중과 만났다. 결승서 경기체중은 첫 판 +78㎏급 김지현이 김효담을 허리후리기 한판으로 제쳐 기선을 잡은 뒤 45㎏급 장인혜가 상대의 선수 부족으로 기권승을 거둬 2대0으로 앞서갔으나, 이어진 48㎏급서 이다정이 조효진에게 허벅다리걸기 한판으로 져 쫓기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52㎏급 이시은이 안미선을 발목받치기 절반에 이은 누르기 절반을 더해 한판승을 거둬 승기를 잡았고, 5번째 판서 57㎏급 이유빈이 박효경을 업어치기 절반과 누르기 절반을 합해 한판승을 거두며 승부를 마무리 했다. 온영태 경기체중 감독은 “그동안 무더위에도 박종원 코치를 중심으로 묵묵히 훈련해 좋은 결실을 맺은 선수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자만하지 않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체중 우승의 주역인 김지현은 개인전 +70㎏급 경기서 16강 이승진(동지여중)에 한판승(업어치기 절반+누르기 절반), 8강 전나라(신현여중)에 허리후리기 + 누르기 한판승, 준결승 이나경(이흥덕유도장)에 누르기 한판승, 결승전서 이은진(서울 종암중)에 밭다리 절반과 누르기 절반을 더해 한판승을 거두는 등 4경기를 모두 한판으로 장식하고 우승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또 42㎏급 장인혜도 준결승전서 문가빈(남양주 금곡중)에 지도승을 거둔 후 결승서 김채이(경북체중)를 한소매업어치기 한판으로 물리치고 1위를 차지해, 역시 단체전 우승 포함 대회 2관왕이 됐다. 반면, 52㎏급 이시은과 70㎏급 장혜윤은 준우승, 48㎏급 이다정은 3위에 입상했다. 이 밖에 남중부 51㎏급 조연우와 여중부 48㎏급 주수림(이상 과천중)도 결승서 각각 이현겸(양구유도스포츠클럽)과 조효진(광주체중)을 제치고 정상에 동행했다. 황선학기자
경기체고 김도엽이 제46회 회장기 전국중·고학생사격대회 남고부 25m 권총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했다. 김도엽은 5일 전북 임실군 전북종합사격장에서 계속된 4일째 남고부 25m 권총 개인전서 577점을 쏴 같은 학교 손상우(573점)와 이세윤(환일고·573점)을 제치고 우승, 지난 7월 제51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학생사격대회에 이어 시즌 2관왕에 올랐다. 이어 김도엽은 손상우·박성준·이주신과 팀을 이룬 단체전서도 경기체고가 1천720점으로 환일고(1천712점)와 강원사대부고(1천651점)를 제치고 1를 차지하는데 기여해 대회 2관왕이 됐다. 또 남고부 50m 복사 개인전에서는 정주완(고양 주엽고)이 613.8점을 쏴 같은 팀 김시우(612.1점)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정주완은 단체전서 주엽고가 1천828.5점의 대회신기록(종전 1천827.2점)으로, 오산고(1천813.3점)와 인천체고(1천812.1점)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하는데 기여해 역시 2관왕에 올랐다. 이 밖에 여고부 50m 복사 단체전에서는 주엽고와 성남여고가 각 1천816.5점, 1천814.6점을 기록, 태릉고(1천832.6점)에 이어 2,3위에 랭크됐다. 김영웅기자
“우리가 대신 죽었어야 하는데…원통하다. 원통해” 5일 오후 2시25분께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 로비에 80대 부부가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 도착했다. 이윽고 병원 관계자의 말을 들은 아내는 곧바로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17분께 발생한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 화재 사망자의 유족이다. 사망자는 이 빌딩 지상 4층 한 투석병원에서 근무하던 50대 여성 간호사 A씨다. A씨는 지상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기가 병원까지 치솟았음에도 끝까지 환자를 대피시키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이곳에 도착한 고인의 남편도, 딸, 아들도 갑작스러운 소식에 경황이 없었고, 실신한 여성은 계속 쓰러져 있었다. 이 모습에 걱정된 본보 기자가 로비에서 행정 담당을 하던 직원에게 의료진을 불러달라 부탁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응급실에 가봐라”. 응급실 도움 요청도 헛수고였다. 이번 사고로 모든 의료 인력들이 현장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결국 본보 기자가 119에 직접 신고를 했다.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의 인력이 없어 본보 기자가 119에 신고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마찬가지 이유로 119 구급대에서 이천병원에 도달할 인력은 없었다. 결국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에서 7㎞ 떨어진 대월면에서 119 구급차가 출동, 쓰러진 여성을 보살폈다. 이 여성이 실신한 지 약 30분 만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로 숨진 A씨의 사연에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군 복무 중인 A씨의 아들은 전날 휴가로 친구들을 만난 뒤 어머니를 보러 오던 길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이날 모자는 함께 안경을 맞추러 가는 등 모처럼 데이트를 할 예정이었다. 고인의 딸 역시 “오늘 아침에 엄마랑 통화했는데 지금 현실이 믿기질 않다”고 울먹였다. 또 A씨의 남편은 “사고 직후 동료 간호사의 전화를 듣고 소식을 접한 뒤 장례 절차 등 아무런 조치의 통보가 없어 원통할 뿐”이라며 “우리 아내는 평소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면서도 안전을 제일로 생각한 사람”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김정오·이정민·박병규기자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30대 남성이 흉기로 자해를 시도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10분께 화성시 반송동의 한 공원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 안에서 A씨(30대)가 흉기로 자해, 손목과 목 등에 10cm 가량의 열상을 입었다. 이후 A씨는 자신이 자해한 모습을 촬영해 여자친구 B씨에게 전송했고, B씨는 해당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즉시 현장에 출동, A씨를 찾아낸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이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날 B씨가 이별을 통보해 이 같은 소동을 벌인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경찰은 현재 자세한 사건 발생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화성=김기현기자
5일 오전 1시26분께 화성시 병점동 왕복 8차선 도로를 달리던 26t 화물 트럭에서 화재가 발생, 10여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해당 트럭 운전석 측 3번째 타이어와 휠이 소실됐다. 운전자 A씨(50대)는 갓길에 차량을 정차시킨 뒤 대피,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불은 타이어에 펑크가 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장비 10대와 인력 31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으며 현재는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화성=김기현기자
“아이 키우려면 고양시로 가라.” 서울 서북부를 생활권으로 하는 신혼부부들이라면 한번쯤은 듣는 얘기다. 거주나 주차공간, 도로나 교육환경, 주변 편의시설이나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아이를 키우며 생활하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는 제안이다. 그리고 최근 이런 말들이 다시 들려온다. 향동지구를 필두로 3기 신도시 창릉까지 새로운 주거지구가 대거 들어서며 다시금 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처럼 고양시가 아이 키우기 좋은 지역일까? ‘교육’적 측면에서 고양 신시가지들의 여건을 살펴봤다. 그 첫 방문지는 7월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덕은지구다. 손 놓은 교육청, 서울서부 “우리도 과밀” vs 경기북부 “대중교통으로 해결해야” 덕은지구는 ‘로또청약’ 지역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한강 조망권에 푸른 수목이 곳곳에 자리한 숲세권이면서, 서울시와 가장 가까운 고양특례시라는 지리적 요건을 갖췄다. 지역번호조차 서울과 같은 ‘02’번을 쓴다. 편도 4차선 도로를 건너면 서울 상암동이, 다리를 건너면 마곡지구가 지척이다. 한창 개발 중인 DMC역 복합쇼핑몰에 지하철역 신설 등 주변환경도 우수하다. 당첨만 되면 앉은 자리에서 2~3배 집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투자가 아닌 실거주 목적에서, 더구나 고등학생이거나 진학을 앞둔 자녀가 있다면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는 서울 상암고등학교다. 7월 입주를 시작하는 DMC디에트르한강 아파트에서 2.2㎞ 떨어져있다. 위험을 크게 무릅쓰지 않아도 도보로 30여분이면 갈 수 있다, 차로는 5분이면 간다. 그렇지만 정작 학생들을 보낼 수는 없다. 서울서부교육청에서 타 지역에서의 학생 유입을 원천적으로 막았기 때문이다. 결국 덕은지구로 이사 온 고등학생들이 배정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는 새롭게 조성된 향동지구에 위치한 향동고등학교다. 아파트에서는 약 4㎞ 떨어져 있으며 도보로는 1시간 10분가량이 소요된다. 가장 큰 문제는 덕은지구와 향동지구를 ‘철로’가 가로막고 있기에 이를 넘나들 수 있는 다리가 교통량이 많은 수색교 밖에는 없어 통학길이 위험하다는 점이다. 이에 고양교육지원청 등으로 통학로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덕은지구 입주예정자 협의회는 최근까지도 시장후보나 지역시의원 등을 만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섬처럼 외딴 덕은지구 내에 고등학교를 설립하거나, 통학로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대중교통 수단을 마련해달라는 등의 내용이다. 그렇지만 돌아온 답변들은 모두 ‘쉽지 않다’였다. 당장 경기북부교육청과 고양교육지청은 “고등학교 건립부지도 없지만, 덕은지구의 세대수 및 학생수가 적어 고등학교 설립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설립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경기북부교육청 관계자는 “고양시의 경우 하나의 학군으로 묶인 평준화지역인데 반해 신시가지가 계속 생겨나고 구시가지는 학령인구가 줄어 특정 지역은 학생이 과밀한데 다른 지역은 학생이 없어 폐교를 고민해야하는 학교도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학교 신설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아져 학생들의 통학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대중교통수단의 개선을 통한 문제해결이 거의 유일한 해법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대중교통 협의도 ‘난항’… 고양 “마을버스 무정차라도” vs 서울 “간선버스가 원칙” 대중교통으로의 통학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고양시 버스노선과는 고양교육지청의 협조요청에 따라 서울시와 대중교통 개선협의에 나섰다. 고양특례시가 제시한 방안은 크게 2가지다. 화전역과 한국항공대학교에서 덕은지구를 돌아 수색교에서 향동고등학교에 정차하는 마을버스 노선을 신설하거나, 기존 마을버스 노선을 일부 수정해 아이들이 통학노선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두 방안 모두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고양특례시가 ‘무정차’를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지역간 이동은 간선버스로 정해야한다는 원칙에 따라 마을버스 노선이 서울을 경유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지역을 거쳐 가려면 ‘간선버스’ 노선을 만들거나, 서울을 거치지 않고 철길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이나 노선을 강구하라는 얘기다. 반면 고양특례시는 “덕은지구와 향동지구 사이에는 대덕산이 막고 있어 길을 만들 수도 없고, 우회를 하려면 항공대학교로 이어진 좁은 외길을 돌아갈 수 밖에 없다”며 “마을버스조차 수익이 안 나지만 시 예산으로 사업비의 80%가량 지원할 수 있어 고려할 수 있지만, 간선버스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하려는 사업자도 없을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학생들의 통학을 생각하면 서울시나 서울서부교육청이 전향적으로 마을버스나 학생의 유입을 허용해야하지만 그들도 나름의 고충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러 대안을 가지고 좀 더 협의를 해보겠다. 학부모들도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고양시는 서울시가 마을버스의 상암지역 경유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의 대안으로 △셔틀버스나 △통학용 마을버스 운용을 제안하기도 했다. 학교장이 결단을 내려 덕은지구 학생들을 위해 덕은지구와 학교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거나, 덕은지구 학부모들이 모여 마을버스 사업자와 직접 계약해 통학용 마을버스를 운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안전하고 빠른 통학, 원하는 지역으로의 하차도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다. 다만 비용은 학교나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하는 만큼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고양=오준엽기자
한 달 넘게 파행을 빚은 제11대 경기도의회 여야 교섭단체가 공동으로 임시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정상화 국면에 들어섰다. 그동안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던 원구성 문제를 비롯해 상임위원회 배분, 현안 문제 등이 합의점에 이를 전망이다. 도의회 여야 수석부대표인 국민의힘 김정영(의정부1)·더불어민주당 조성환 의원(파주2)은 5일 오전 도의회 의사담당관에 제362회 임시회 소집 요구서를 함께 제출했다. 우선 도의회는 임시회 첫날인 9일 최대 쟁점이었던 의장·부의장 선거와 상임위원장 선출 등을 시행해 원구성을 마무리한다. 도가 제출한 2022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은 10일 제안설명, 이후 심의를 거쳐 18일 최종 처리할 예정이다. 양당이 요구한 임시회 기간은 오는 9일부터 18일까지다. 양당은 전반기 의장을 배출하지 못한 당에서 상임위 배정 우선권을 갖기로 하고 세부사항을 논의 중이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교육행정위원회, 경제노동위원회 등 3곳의 상임위원은 각 16명으로 합의했다. 아울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도·도교육청 분리 등은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김정영 수석부대표는 “임시회 기간 의장·부의장, 상임위원장 선거 등 그동안 미뤄왔던 사안을 전부 처리할 예정”이라며 “원구성이 늦어진 만큼 박차를 가해 추경이 실질적인 민생대책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는 의회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성환 수석부대표는 “양당 간의 치열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민생회복을 위해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주신 국민의힘 대표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제11대 의회는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쟁의 장소가 아니라 오직 도민만 바라보고 도민의 삶을 보듬어나가는 일하는 의회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양당은 9일 오전 11시 본회의를 앞두고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합의문에 서명할 방침이다. 손사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