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천~제주 세월호 후속 여객선, 1일 인천항 입항…‘비욘드 트러스트호’ 10일 저녁 첫 출항

7년만에 인천과 제주도의 바닷길을 오갈 배를 보네요. 1일 낮 12시55분께 인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옛 국제1여객터미널)의 제주행 2부두(잔교). 웅장함을 자랑하는 대형 크루즈급 여객선이 강풍을 뚫고 인천항에 조심스럽게 부두에 배를 붙인다. 이 여객선은 전날 오전 10시께 울산미포조선에서 출발한 비욘드 트러스트호(Beyond Trust)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지난 2014년까지 인천~제주를 다니던 세월호보다 무려 4배가 큰 2만7천t급이다.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8m에 달한다. 승객 854명과 차량 487대(승용차 기준), 컨테이너 65개를 싣고 최대 시속 43㎞로 운항할 수 있다. 잠시 후 접안을 마친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뒷면의 화물을 싣는 문(램프)을 서서히 내리며 각종 물품을 싣기 위한 차량들이 줄이어 배에 올랐다. 홍종욱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7년만에 인천~제주간 여객선의 운항 재개가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이날 접안 테스트 등을 마친 후 오후 7시께 제주도 노선의 첫 시범 운항을 했다. 홍 청장이 직접 배를 타고 시범 운항을 했다. 이후 운항관리 규정 심사와 선장 적성심사, 본 면허 취득 등 실제 운항을 위한 절차를 밟는다. 이미 인천항만공사는 지난해부터 50억원을 들여 연안여객터미널(제주행)의 안전 확보를 위한 시설 정비개선 공사를 끝낸 상태다. 홍 청장은 전문과와 함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살핀 뒤 운항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인천시, 전국 최초 숙의시민단 운영…‘인천형 수소 생태계 구축’ 의제 가동

인천시가 상설 숙의시민단을 통해 인천형 수소 생태계 구축 사업으로 인한 지역 갈등 해결에 나선다. 1일 시에 따르면 공론화갈등관리위원회는 최근 숙의시민단의 1번째 의제로 인천형 수소 생태계 구축 사업을 선정했다. 현재 시는 탈석탄탄소중립도시 조성을 위해 지역 곳곳에 수소생태계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 발전소충전소의 안전성과 이산화탄소 배출 등 대기 오염 문제에 대한 주민 반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숙의시민단을 통해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숙의시민단은 오는 6일까지 1차 인식조사를 한다. 지난달 사전조사를 마친 상태다. 이번 1차 인식조사는 수소 관련 정보와 쟁점 등에 대해 2차례 설문조사를 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이를 토대로 내년 13월에는 의제별 숙의시민단 50명을 선발, 전문가들의 발표와 시민단 토의 등 2차 숙의토론회를 거쳐 시에 전달할 정책 권고안을 만든다. 앞서 시는 지난 7월 인천시민 중 성별연령별지역별 비례를 고려해 521명을 무작위로 추출, 전국 최초로 숙의시민단을 구성했다. 이종우 시민정책담당관은 숙의시민단을 통해 인천의 다양한 갈등 사안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과 원하는 해결 방식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형 수소 생태계 구축에 대한 쟁점을 시작으로 지역 갈등을 시민 숙의로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시는 세계적인 수소 중심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 친환경 수소 에너지와 함께하는 탈석탄탄소 중립조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시는 기업들과 함께 수소생산클러스터, 청청수소모빌리티, 수소충전인프라 구축, 분산형 블루수소 전원체계, 생활속 연료전지 등의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보람기자

인천시, 대학과 기업 등 10곳 토양오염우심지역 분류... 기준치 근접

인천지역 대학교 등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발암물질 등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환경부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7개월간 교통 관련 시설지역 30곳, 산업단지 및 공장지역 22곳, 어린이놀이시설지역 14곳, 공장폐수 유입지역 11곳 등 95개 지점에 대해 토양오염 실태조사를 했다. 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인하대학교와 인하공업전문대학(미추홀구 용현동 235), 강인여객(동춘동 943의5), 코오롱인더스트리(서구 가좌동 294) 등 10곳을 토양오염우심지역으로 분류했다. 토양오염우심지역은 중금속 및 불소가 토양환경보전법 시행규칙상 토양오염 우려기준치의 70% 이상, 나머지 토양오염물질이 기준치의 40% 이상으로 나온 지역을 말한다. 토양오염 우려기준치를 초과한 토양오염물질이 나온 지역에 대해서는 정밀조사 명령이 나오고, 그 결과에 따라 정화조치 명령을 받을 수 있다. 사실상 토양오염우심지역은 오염 진척 여부에 따라 앞으로 정밀조사와 정화조치 명령을 받을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토양오염우심지역 중 인하대의 아연 검출량은 212.4㎎/㎏이다. 이는 기준치(300㎎/㎏)의 70.8%에 해당한다. 중금속인 아연은 눈 점막의 손상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에는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인하공전에서는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카드뮴이 3.21㎎/㎏이나 나왔다. 이는 기준치(4㎎/㎏)의 80.3%에 달하는 검출량이다. IARC는 현재 카드뮴이 폐암전립선암신장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 인하공전에서는 기준의 87.1%에 이르는 261.2㎎/㎏의 아연 역시 나온 상태다. 이와 함께 시는 강인여객에서 기준치(400㎎/㎏)의 74.3%에 해당하는 불소를,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는 기준치(2천㎎/㎏)의 79.7%에 이르는 총석유계탄화수소(TPH)를 검출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토양오염 실태조사에 대한 결과로 기준치 초과 등의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정확한 수치나 토양오염우심지역 분류 등에 대해 들은 것이 전혀 없어 현재까지 자체 조사 추진 등을 검토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김민기자

인천시, 누적 7조원 인천e음 회계정산 착수...캐시백 및 충전금 관리 점검

인천시가 누적 발행액 7조원에 달하는 인천e음에 대한 전문적인 회계 점검에 착수했다. 시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의 인천e음 대행사업 회계정산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고 1일 밝혔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인천e음 운영대행사인 코나아이㈜를 대상으로 인천e음 캐시백 지원 기준을 준수했는지를 비롯해 수수료 및 회계관리 등 협약 준수 여부, 인천e음 이용자의 충전금 및 미이용 캐시백 예산의 적정 관리 여부, 인천e음 운영비 등의 회계처리 적정 여부 등을 검사한다. 시는 또 정책수당의 집행 및 정산, 가맹점 정산 및 거래 취소나 거래병식별 거래내역 관리 등의 회계처리에 대한 적정 여부를 살펴본다. 여기에 시는 인천e음 사업 관련 자금관리 내부통제 절차와 프로세스 등을 확인하고 전자금융감독규정의 선불전자금융업자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에 대한 평가도 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회계 점검에서 협약서와 기업회계기준 등을 기준으로 살펴보는 한편, 인천e음 운영취지에 맞게 기술 개발비용이나 인력 투입 등을 했는지 여부를 판단해 비용을 인정해줄 예정이다. 시는 만약 이번 회계정산 검토 과정에서 운영대행사의 회계처리 문제점이 나올 경우에는 개선안 등도 찾을 계획이다. 현재 인천e음은 2018년 시범사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누적 발행액이 7조원에 달하고 있으며, 시의 캐시백 지원 예산과 이용자 충전금 등은 발행규모와 맞물려 증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천e음에 대한 캐시백 지원 예산과 이용자 충전금 등이 해마다 늘어가는 만큼, 회계분야 전문가를 통해 점검함으로써 인천e음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민우기자

[야단法석] ‘정치자금법 위반’ 윤화섭, 기사회생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윤화섭 안산시장이 항소심에서 벌금 90만원으로 형량이 감경되며 기사회생했다. 수원지법 형사항소4-3부(부장판사 정회일)는 1일 열린 이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시장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500만원을 명령했다. 윤 시장은 6ㆍ1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018년 4월 지지자인 A씨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6월 윤 시장에게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직자는 공직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을 위반해서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아 그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상실한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돈을 건넨 윤 시장의 지지자가) 피고인의 정치활동 이력을 잘 아는 만큼 현금으로 준 500만원은 시장선거 준비 등 정치활동을 위한 것으로 보기 충분하다면서도 피고인이 시장 당선 이후 불합리한 결정을 하지 않았고, 500만원을 반환하려 한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대통령ㆍ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단계에서 후원회 설립을 허용하지 않도록 한 정치자금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후 정치자금법은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서 올해 초 개정됐다. 윤 시장은 재판이 끝난 뒤 재판부를 향해 잠시 고개를 숙인 채 머물렀다. 이어 그는 그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시정의 성과로 보답하라는 재판부의 따끔한 질책으로 알고, 앞으로도 시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수원지검은 지난달 17일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윤 시장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최종심에서 벌금 90만원이 확정되면 윤 시장은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장희준기자

역대 최다 발생 경기도…중증 병상 가동률도 증가세

경기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전달 대비 사망자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도내 신규 확진자는 1천582명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다 기록인 지난 9월23일(1천184명) 보다 398명 증가한 수치다. 시ㆍ군별 신규 확진자는 고양시 145명, 성남시 131명, 부천시 120명, 수원시 91명, 안산시 90명, 용인시 88명, 남양주시 84명 등이다. 도내에선 지난달 16일부터 보름째 하루 7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누그러들지 않는 실정이다. 더욱이 위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병상마저 점차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중증 환자의 병상 가동률은 전날의 86.9%보다 1%p 오른 87.9%(290개 중 255개 사용)로 집계돼 11일째 가동률이 8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은 데다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날 가용 병상은 3개 줄어 35개가 남아 있다. 하루 동안 코로나19로 사망한 도민은 10명이다. 여기에 추석 이후 확진자 증가로 10월 한 달간 사망자는 139명이었으나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된 11월부터는 사망자 수가 257명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가용 병상이 줄어드는 와중에 사망자 역시 증가하는 상황이기에 추가적인 병상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도는 감염병전담병원 신규 지정을 통해 26개의 중증 병상을 비롯해 중등증ㆍ준중증 등 총 1천173개 병상을 순차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재택치료 중인 도내 확진자는 3천756명으로 전날(3천433명)보다 323명 증가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최근 사망자의 대부분은 60대 이상의 노인들로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에 추가 예방접종을 권고할 예정이라며 병상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학생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소아ㆍ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이정민기자

학교 비정규직 2개월 만에 또다시 총파업…급식ㆍ돌봄 비상

급식 조리원과 초등돌봄 전담사, 유치원 방과후 교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임금인상과 비정규직 차별해소 등을 요구하며 2일 하루 동안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런 가운데 이번 파업에 경기 조합원 3~4천여명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기지역 학교마다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1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만 조합원이 2차 총파업으로 학교 비정규직의 차별을 끝내겠다라며 시도교육청은 학교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개선 계획을 마련하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라는 사회적 요구에 책임있고 전향적인 자세로 응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학비연대는 지난 10월20일 진행한 1차 파업 당시 조합원 10만명 가운데 약 4만여명(40%)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일부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이 중단(본보 10월21일자 7면)됐다. 경기도에선 급식 조리원과 초등돌봄 전담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7천여명이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상당수 학교가 급식ㆍ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파업 당일 경기와 서울, 인천지역 노조원들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사전 결의대회를 연 뒤 본 대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학비연대는 경기도에서 3천~4천명의 급식조리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전면등교 시행으로 코로나19 감염 불안에 휩싸인 학부모들은 학비연대 총파업으로 또다시 급식과 돌봄 공백을 마주하게 됐다. 초등학생 자녀들 둔 권영은씨(39ㆍ수원)는 파업으로 매번 피해보는 것은 학부모와 아이들이라며 아이들을 볼모로 연중행사처럼 이뤄지는 파업이 옳은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비연대 파업에 대비, 일선 학교마다 상황에 따라 간편식 또는 도시락 제공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에 파업과 관련한 안내를 진행했으며, 각 학교에선 메뉴얼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민훈기자

LH, 인천·김포 서민 주거안정 위해 국민·행복주택 2천880가구 공급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지역본부는 전세난으로 고통받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인천 검단과 경기도 김포에 모두 2천880가구의 국민행복주택을 공급한다고 1일 밝혔다. LH 인천본부는 인천 검단 AA34블록에 국민임대주택 총 1천746가구를 공급한다. 29㎡ 524가구, 37㎡ 524가구, 46㎡ 698가구 등이다. 오는 2023년 6월 입주 예정이다. 현재 무주택인 상태로 도시근로자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1인가구 90%이하, 2인가구 80%이하), 자산기준은 2억9천200만원 이하 등이면 신청할 수 있다. 검단 AA34블록은 인천도시철도(지하철) 2호선 독정역 등이 위치하고 있고, 앞으로 인천지하철 1호선의 검단 연장노선 신설 예정이서 대중교통을 활용한 수도권 주요지역으로의 접근성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특히 인근 당하지구의 풍부한 생활인프라 및 검단신도시에 있는 중심상업지구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LH 인천본부는 또 김포양곡C-1블록에 행복주택 1천134가구를 공급한다. 24㎡ 396가구, 29㎡ 114가구, 36㎡ 112가구, 44㎡ 512가구 등이다. 오는 2023년 5월 입주 예정이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 등이 주거 안정을 통해 사회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주변 시세의 6080% 이하의 임대료로 공급한다. 또 육아와 보육을 위한 어린이집 등 편의시설이 단지내에 있으며, 영유아 및 어린이 등 약자를 위해 안전한 보행동선으로 설계했다. 범죄와 화재 등에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등 입주자의 주거만족도에 최적화한 설계다. LH인천본부 관계자는 2일부터 청약 접수를 시작하며, 입주자격 확인 등을 거쳐 내년 4월에 최종 당첨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민우기자

[문화카페] 그리스 미술과 포도주

고대 그리스 시대는 예술에 대한 본격적인 이론들이 형성되던 시기였다. 그중에서도 미메시스(mimesis)는 당시의 대표적인 예술론으로서 근대를 넘어 현대까지 그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다. 미메시스는 우리말로 모방으로 번역되는데,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 시학에서 예술의 근본적인 행위가 자연의 모방이라고 정의하면서 모방론을 정립했다. 모방론에 따르면 훌륭한 작품이란 자연을 잘 모방(재현)한 작품으로서, 재현의 현실성에 따라 작가의 수준을 구분했다. 이러한 모방론의 대표적인 일화가 제욱시스의 포도이다. 당시 그리스 최고 화가의 자리를 놓고 제욱시스와 파라시오스가 경합을 벌이게 됐다. 먼저 제욱시스가 마을 담벼락에 포도나무를 그렸는데, 정교한 그림 때문에 새들이 날아와 그림 주위를 맴돌았다. 기분이 좋아진 제욱시스는 파라시오스에게 당신의 그림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파라시오스는 자신의 작업실로 제욱시스를 안내했다. 작업실에는 그림이 놓여 있었고 그 위에 커튼이 쳐져 있었다. 제욱시스는 커튼을 걷으라고 했는데, 문제는 바로 커튼이 그림이었던 것이다. 제욱스시는 나는 새들을 속였지만 파라시오스는 예술가를 속였다는 말로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제욱시스가 포도를 그린 것은 포도가 묘사하기 힘든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포도는 올리브와 함께 그리스인들에게서 사랑받는 물건들이었다. 특히 포도는 포도주로 만들어지면서 인류 최초의 술이 됐다. 비록 그리스에서 포도주가 발명된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인들을 통해 포도주가 전세계로 확산된 것이다. 이러한 그리스인들의 포도주에 대한 사랑은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디오니소스가 인간들에게 포도나무와 포도주를 전파한 것으로 서술하고, 디오니소스를 술의 신으로 예찬했다. 플라톤은 포도주를 영혼을 겸손하게 만들어주고, 육체의 건강과 힘을 주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선물이라고 했고, 히포크라테스는 포도주를 가장 맛있는 약이라고 주장하면서 적당량의 와인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포도주를 물로 희석해 묽게 해서 마셨다. 물을 타지 않은 포도주를 직접 마시는 것은 건강에 해로운 일이며 야만의 종족이 행하는 일이라 믿었다고 한다. 그러나 술을 절제하기 힘든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디오니소스는 술의 신이기도 하지만 예술의 신이기도 하다. 이성을 대표하는 아폴론이 낮의 신이라면 감성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는 밤의 신이며 쾌락의 신이다. 예술은 이성적인 사고보다 감성적인 사고에서 출발한다. 플라톤은 예술을 저급한 것으로 예술가를 장인 중에서도 하급의 장인으로 취급했다. 플라톤은 영원불멸의 아름다운 세계를 원했다. 우리 현실의 감각적인 사물 대신 눈으로 볼 수 없는 물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플라톤은 추구한 것이다. 세계를 둘러싼 모든 것은 부서지기 쉬운 허상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러한 허상을 모방하는 예술가들은 거짓 진리를 이야기하는 자들이로서 추방되어야 한다고 프라톤은 역설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이상적인 이데아를 비판한다. 관념에 머무는 것은 진리가 아닌 것이다. 불완전한 현실이지만 거기에는 이데아의 흔적들이 숨어져 있으며 오로지 예술가들만이 그것을 우리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은 단순히 대상을 정밀하게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야 진정한 모방이라고 모방론을 정의 내렸다. 예술작품은 단순히 대상을 모방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예술은 원본과 모방 사이의 긴장에서 태어난다. 예술은 원본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사된 것도 아니다. 우리가 그린 아름다운 밤하늘은 과연 진정한 밤하늘인가? 아니면 우리의 마음이 보고자 한 밤하늘인가? 밤하늘의 모습은 그저 밤하늘이지만 우리가 감동해서 그려놓은 밤하늘은 우리의 마음도 아니고 그저 눈앞에 펼쳐진 밤하늘도 아니다. 그것은 진정한 진리를 갈구하는 우리 영혼의 울부짓음이며 그것이 바로 진정한 미메시스이며 예술인 것이다. 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장

[기고] ‘위드 치매’ 슬기로운 극복 방법

최근 OECD 통계에 따르면 1970년2018년 기간에 OECD 37개국 중 우리나라의 저출산 및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집계했다. 동시에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 2050년 고령화 비율 OECD 3위로 전망된다. 당연히 주변에서 가족의 치매관련 고민과 질문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됐다. 팔순을 넘긴 아버님이 치매 초기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계시는데 위치 추적이 가능한 스마트 워치를 찾는다는 질문이다. 최근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치매환자 실종 신고 건수는 2017년(1만308건)이후 매년 1만 건 이상 치매환자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접수 건수는 5천 건에 육박한다. 치매노인 실종사건이 발생하더라도 대부분은 가족 품으로 돌아갔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찾지 못한 사례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가정과 부모님들이 겪는 문제가 됐다. 그러면 이러한 고민을 혼자가 아닌 함께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는 슬기로운 방법은 없을까? 정부와 지자체는 치매 환자 실종을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과 홍보를 운영해 오고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예방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치매안심센터가 우리 주변에 있다. 실종 위험이 있는 치매환자 혹은 만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배회증상으로 실종이 염려되는 치매환자와 어르신에게 실종 예방 인식표 및 지문 등 사전등록을 한다. 또한 치매전문교육, 안심지원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과 지문 등을 경찰청 실종자 정보시스템과 연계시키고 있어 치매환자 실종 시, 조속한 발견과 복귀를 지원해 치매환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할 수 있다. 기술분야에서 대중화된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 스마트 앱(App, Application)을 적극적으로 사용해보자. 최근 구글 등 스마트폰 마켓 등에 따르면 치매 관리를 위한 다양한 앱이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보건복지부의 치매체크는 10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높은 사용량을 보였다. 치매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사람이 늘면서 치매보험 가격비교 앱도 제공되고 있다. 인천광역치매센터는 치매북스 앱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치매도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나의 부모님과 가족의 치매에 대해서 혼자 고민하지 말고 사회적 캠페인과 정부 지원센터, 스마트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슬기로운 치매극복 생활을 제안하고자 한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스마트 센서가 수집하는 데이터와 이를 분석한 유용한 정보는 스마트 기기의 활용도를 더 넓혀줄 것이다. 최근 한 통신사가 치매 어르신과 어린이용 워치를 출시했다는 기사를 봤다.(S사 스마트지킴이2) IoT기기의 핵심인 위치 확인기능이 큰 폭으로 강화되어 LTE와 GPS, 무선랜을 동시에 활용하는 복합 측위 시스템(Hybrid Positioning System) 기술을 적용해 다수 보호자와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부모님과 가족의 치매에 대해서 혼자 고민하지 말고 사회적 캠페인과 정부 지원센터, 스마트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슬기로운 치매극복 생활을 제안하고자 한다. 치매가 있어도 살기 불편하지 않은 나라, 당신이 있어 참 든든합니다! 김주영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혁신그룹 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