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무너져 내린 ‘체육웅도’ 명성

1990년대부터 경기도 체육은 타 시ㆍ도의 부러움을 넘어 질시의 대상이었다. 지난 1981년 인천시와 분리 후 경기도 체육은 학교 및 시ㆍ군청 팀 창단과 꿈나무 육성 등 홀로서기를 통해 전국 최고로 성장했다. 오랜세월 체육인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과였다. 이후 경기체육은 하계 전국체육대회에서 17연패 달성을 비롯, 종합우승을 25차례나 이뤄냈다. ▶이처럼 화려했던 경기도 체육이 고사(枯死) 위기에 직면했다. 체육웅도라는 명성도 점차 잊혀져가고 있다. 그동안 경기체육을 지탱해온 학교체육이 뿌리째 흔들리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경기도교육청의 체육정책 기조 변화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전문체육ㆍ생활체육을 관장하는 단체의 통합, 경기도체육회의 민선시대, 경기체고의 침체 등 리더의 무관심과 방관, 정치권의 과도한 간섭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운동선수들에 대한 과도한 제약과 규제에 우수선수 타 시ㆍ도 유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선수들의 진로는 학업이 아닌 운동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저 마다의 기량이 미래를 결정하는 달란트(talent)이지만 그 꿈을 펼칠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는 공부가 전부가 아닌 각자의 재능을 살려 꿈을 이뤄가야함에도 유독 체육 인재들에겐 엄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전국 최초의 도립(道立) 체육고등학교로 세워진 경기체고 역시 개교 26년을 맞았지만, 최근 2년 연속 미달사태를 빚는 등 중학 선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에서 기피 대상이 돼가고 있다. 또한 민선체제 출범후 경기도체육회는 조직의 갈등과 균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이 같은 경기체육의 퇴보 상황에 정책을 바꾼 정치인부터 단체장ㆍ학교장 등 몇명의 이름이 지주 오르내린다. 경기체육이 급격히 무너져 내리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반면 다시 일어서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어떻게 쌓아올린 명성인데. 이제라도 경기체육의 심각성을 깨닫고 바른 길로 나아가는 방향과 대안을 고민할 때다. 황선학 문화체육부 부국장

[사설] 환수 1천억으로 수익 8천억 면죄부 주려나/경기도·성남시의 ‘환수 약속’이 미덥잖다

성남시가 대장동 공영 개발사업 준공 승인을 연장할 듯하다. 예상대로라면 성남의 뜰이 다음 달 준공검사를 신청한다. 시 관계자는 민간 사업자의 폭리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크다고 승인 연장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경기도는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에 대한 자산 동결ㆍ보전, 개발 이익 추가 배당 금지, 부당이득 환수 등의 조치를 시에 요청했다. 이를 위한 행정 절차의 하나로 보인다. 취지는 알겠는데, 국민 뜻에 부응한 조치일까. 주목할 것은 얼마를 환수하려고 하느냐다. 성남시는 법률 자문으로 받은 환수 근거를 말한다.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본부장 판결이다. 유씨의 배임죄가 성립되면 사건 관계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공소장 속 유 전 본부장의 배임 액수는 1천100억원으로 알려진다. 손해배상의 구체적 산정 방식 등은 변수가 많다. 하지만, 공소장에 적시된 배임범죄액 1천100억원이 최대 환수액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장동 개발의 민간 수익은 8천억~1조원 정도로 얘기되고 있다. 국민이 분노하는 지점이 여기다. 상상할 수 없는 돈놀이에 경악하고 있다. 자연스레 이 대박 이익금을 어떻게 환수할지가 관심이다. 경기도와 성남시가 서둘러 환수를 말한 것도 이런 여론 때문이다. 바로 그 내용이 미덥잖다. 실제 환수 규모가 수익 총액에 턱없을 가능성이 크다. 1천억원 환수로 1조원 수익을 정당화해주는 결과만 주는 상황이다. 유 전 본부장 공소사실에 뇌물죄도 있기는 하다. 뇌물죄의 범죄 액수는 벌금 또는 추징의 산정 대상이다. 지방 정부가 아닌 국가 예산으로 처리된다. 경기도ㆍ성남시의 환수 약속과는 애초부터 무관한 영역이다. 유 전 본부장 재판 절차와 결부시키는 것도 불안정하다. 성남시가 설명한 환수 시점은 유 본부장 범죄 성립 때다. 확정 판결을 말하는 듯하다. 몇 년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 공범 확인, 범죄 병합 등에만 몇 달 걸릴 수 있다. 그 수년간 대장동 공영 개발 사업을 미승인 상태로 두겠다는 얘기인가. 이 때문에 발생하는 입주민 또는 원주민-환지 조건-들의 피해는 어쩔건가. 원성이 들끓어도 유동규 재판이 안 끝났다며 미루겠다는 것인가. 대장동 사건은 국민적 사건이다. 국민의 눈높이가 있다. 유동규ㆍ개발업자 재판만 기다리는 행정을 국민은 이해하지 않을 것이다. 민간업자 측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법률 고문단도 있다. 특별검사, 전직 대법관, 전직 검찰총장 등이 즐비하다. 고액의 고문료로 선임된 변호인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민간업자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을 것이다. 공소 사실은 언제든 통째로 뒤집힐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환수 계획도 다 날아간다는 얘기가 된다. 경기도ㆍ성남시가 이런 법률적 불안정성을 모른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부당 이득 환수라는 구호가 미덥지 않은 것이다. 이 순간에도, 민간업자 측은 자산 보전을 위해 온갖 수단을 쓸 것이다. 이에 맞설 성남시는 그 자산 보전을 위해 어떤 수단을 쓰기는 하는 걸까.

[사설] 교육청의 사립학교 교사 채용, 공정성 높이는 계기 돼야

사립학교도 교사를 뽑을 때 채용시험을 시ㆍ도 교육청에 맡겨야 한다. 지난 8월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 앞으로는 교육청 채용 위탁이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다. 채용 비리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일부 사학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사 채용 관련 부정과 비리로 인해 사립학교 교사 채용의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다. 실제 평택 태광학원에선 교사 채용 관련 금품수수와 시험지 유출 등의 비리가 있었다. 경찰은 업무방해 및 배임수재 혐의로 태광학원 관계자 10명을 입건했고, 범행을 주도한 행정실장 등 3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또 이들에게 돈을 건네고 정규교사 채용 시험에 합격한 기간제 교사 21명, 그 부모 5명 등을 배임증재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지난 9월 사학재단 이사장 아들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수십억원이 오간 태광학원의 대규모 채용 비리는 본보 보도를 통해 불공정하고 파렴치한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는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이 사학비리 근절 대책을 강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고, 국회의 사립학교법 개정까지 이끌어 냈다. 개정된 사학법은 사립학교 교사 채용시 시ㆍ도교육청에서 체계적으로 관리ㆍ운영되는 필기시험을 거치도록 해 교사 채용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지금까지 사립학교는 법인에서 자체 시험을 내거나 교육청에 시험을 위탁하는 방식 중 자율적으로 선택해 왔다. 자체 시험과 교육청 위탁의 시행 비율은 지난해 기준 4대 6 정도다. 경기도가 사립학교 교직원 채용 전 과정을 경기도교육청에 위탁하면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하는 근거 마련에 나섰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이기형 의원(민주당김포4)이 경기도교육청 사립학교 교원 공정채용 지원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안에는 사립학교에서 경기도교육청에 교원 채용 전형을 위탁하는 경우 주어지는 각종 지원 등에 대한 근거 등이 담겨 있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도교육청은 매년 사립학교 교원 공정채용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며, 교원 채용 전형의 시행을 위해 기준절차평가방법 등의 전형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조례가 도내 사립학교 교직원 채용비리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이 될지 주목된다. 경기도가 사학법 개정을 이끌어낸 것처럼, 조례안 또한 전국 시ㆍ도교육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학의 비리와 부정으로 교사 채용 권한이 교육청으로 넘어가면서 사학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기도 한다. 전체 사립재단이 자율성을 잃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자성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

[함께하는 인천] 남이 아닌 내가 보이는 길

길을 걸으면 자동차나 자전거를 타고 다닐 때보다 눈에 들어오는 게 많다. 산책의 즐거움이 걷기 명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 남이 보이고, 걸어가면 내가 보인다는 어느 도보 예찬론자의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프랑스에서 플럼빌리지라는 수행공간을 운영하는 베트남 승려 틱낫한은 일상 속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모든 발걸음마다 평화라는 책을 통해 알려준다. 스님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일상에서 잊고 지내는 마음 챙김을 지금, 여기에서 찾으라고 조언한다. 보행자를 걷기 편하게 하는 도시는 품격 높은 쾌적함을 안겨준다. 이런 도심엔 역사성과 장소성이 살아 있는 거리가 곳곳에 뻗어 있고, 과거의 기억과 흔적을 간직한 건축물이 친숙함을 더해 준다. 근대건축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인천에도 인상 깊은 거리와 건물이 상당하나 아직 그 가치를 제대로 발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이끈 미국 보스톤의 프리덤트레일 4km 거리에 독립선언문 낭독 광장, 독립영웅들의 공동묘지, 독립전쟁 기념탑 등 아메리칸 퍼스트 시설이 몰려 있듯 코리안 퍼스트가 인천 개항장문화지구에 즐비하다.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할 때 양키두들이란 음악이 울려 퍼진 화도진, 자장면 탄생지 청관거리, 선교사 아펜젤러 부부가 세운 국내 첫 개신교회인 내리교회, 최초 서구식 호텔인 대불호텔, 국내 최초 철도인 경인철도 착공지, 국내 최초 극장 협률사(현 애관극장) 등이다. 또 청일조계지 계단, 여선교사 합숙소, 제물포구락부 등 역사문화자산이 무궁무진하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젊은 뮤지션들이 구한말~일제강점기 인천에서 불리던 제물포애국가, 경인철도가 등 100곡가량의 옛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얼마 전 1926년 개항장에서 유행한 인천 아리랑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제물포, 더 재즈 예그리나가 송도 트라이보울 무대에 올라 감동을 주었다. 배우들이 부른 다소니 응수, 에바는 슬아 해나 아리아(응수가 사랑하는 사람, 에바는 슬기롭고 아름다운 요정)라는 해석 안 되는 순우리말 가사가 진한 여운을 주었다. 대중음악의 시발지인 인천을 노래하는 것 같았다. 근대문화가 넘쳐나는 개항장거리 인근엔 산업유산도 가득하다. 시민들이 다음달 24일까지 한 달간 일제강점기부터 운영되던 도쿄바우라전기, 조선기계제작소, 동일방직, 삼화제분 공장을 둘러보는 노동자의 길을 탐방하고 있다. 이런 역사적인 길이 평소에도 친숙하게 다닐 수 있는 일상의 공간으로 자리 잡아야 인천에 활기와 생기가 넘쳐날 것이다. 박희제 인천언론인클럽 회장

경기도, 전국장애인체전 정상 탈환 위한 힘찬 시동

경기도가 2년 만에 열린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정상탈환을 위한 힘찬 출발을 보였다. 경기도는 20일 경상북도에서 개막한 대회 첫 날 육상에서 4개, 수영과 볼링, 사이클에서 각 2개 등 10개의 금메달을 획득, 사전경기 포함 총 금메달 16, 은메달 10, 동메달 12개로 총 2만1천467점을 득점, 충북(2만116.70점ㆍ금10 은16 동11)을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특히, 이날 수영에서 2개, 사이클에서 1개 등 3개의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는 호조를 보였다. 또 12위 목표의 인천시는 금메달 6, 은메달 13, 동메달 8개로 1만33점을 득점 7위를 달렸다. 인천시도 사이클서 2개, 육상서 1개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김천수영장에서 열린 수영 남자 계영 400m 34포인트에서 경기선발은 권용화(용인시)ㆍ박성수(부천시)ㆍ염준두(고양시)ㆍ정태현(성남시)이 역영해 4분24초02로 한국신기록(종전 4분33초44)으로 우승했으며, 남자 평영 50m DB 채예지(용인시)도 30초58의 한국기록(종전 30초88)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영주 경륜훈련원에서 벌어진 사이클서는 나형윤(가평군)이 남자 트랙 독주 1㎞ C4서 1분18초615의 한국신기록(종전 1분21초357)으로 금빛 질주를 펼쳤다. 여자 트랙 독주 1㎞(Tandem) B에서는 김윤공(안산시)이 비장애인 인도자인 임유라(경기도장애인사이클연맹)와 짝을 이뤄 1분21초347로 금빛 페달을 밟았다. 이날 4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육상서는 남자 800m T54의 박윤재(안산시)가 1분45초15를 기록하며 1위로 골인했고, 남자 800m DB의 이무용(포천시)은 2분04초99로 우승했다. 여자 800m DB의 오상미(성남시)도 2분55초88로 1위를 차지했으며, 여자 원반던지기 F35ㆍF38 이유정(고양시)은 12m23을 던져 금메달을 획득했다. 볼링서는 남자 개인전 TPB4 정광준(포천시)과 여자 개인전 TPB2 고미양(부천시)도 각각 831점, 768점으로 정상에 동행했다. 차정우 경기도장애인체육회 과장은첫 날부터 많은 한국기록과 메달을 쏟아져 기분좋게 출발했다면서전국체전은 변수가 많은 대회지만 우리가 분석한 예상대로라면 메달과 득점 모두 경쟁 시.도에 앞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인천시는 사이클 남자 트랙 독주 1㎞ C2와 개인추발 3㎞에 출전한 염슬찬이 각각 1분23초322(종전 1분26초147), 4분14초662(종전 4분25초769)로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육상 남자 포환던지기 F44의 김윤호도 10m55로 역시 한국신기록(종전 10m30)을 수립하며 우승했고,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DB 이수호는 2분27초17로 금 물살을 갈랐다. 황선학기자

‘돈다발’ 사진 제보자 장영하 변호사 “사진ㆍ사실 확인서 신뢰할 수 있다”

경기도 국정감사를 통해 제기된 이재명 지사 조폭 연루설의 제보자인 장영하 변호사가 돈다발 사진과 제공자 박철민을 신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20일 오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자신의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씨의 사실확인서를 공개했다. 지난 18일 경기도 국정감사를 통해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돈다발 사진을 공개하고 이 지사가 국제마피아파로부터 받은 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사진이 국제마피아파 조직원으로 알려진 박씨가 자신의 SNS에 렌터카사업 등으로 번 돈이라고 공개한 것으로 확인돼 사진의 신뢰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장 변호사는 해당 내용을 김 의원에게 전달한 제보자이자, 박씨의 법률대리인이다. 돈다발 사진에 대해 장 변호사는 당시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이 지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박씨에 전해줬고 박씨가 이 지사에게 전달하기 전 촬영해 SNS에 올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 19일 박씨가 직접 작성했다는 사실확인서를 공개했다. 박씨는 사실확인서를 통해 현금 사진은 이 지사에게 수십차례 건너간 돈 중 극히 일부라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로 현금이 이 지사에게 전달된 것을 직접 확인했는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장 변호사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박씨가 이 지사에게 전달한 돈의 전체 액수와 횟수에 관한 질문에도 장 변호사는 그것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장 변호사는 박철민의 사실확인서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표현됐다는 점에서 신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돈다발 사진이 이 정도 공개된 건 빙산의 일각이라며 이 정도 의혹이 제기됐으면 수사권을 발동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남=진명갑기자

고양 전 여친 살해 뒤 시신 훼손·유기 50대 검찰 송치

헤어진 연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5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고양경찰서는 2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된 A씨(54)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6일 오후 5시께 고양 화정동 소재 40대 여성 B씨의 집에서 B씨를 성폭행하고 흉기로 살해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약 2주 뒤 B씨 집으로 다시 찾아와 B씨의 시신을 훼손한 뒤 인근 창릉천변 풀숲에 갖다버린 혐의도 있다. A씨는 약 4개월간 교제한 B씨가 자신과 헤어진 뒤 만나주지 않자 미리 흉기를 준비하는 등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 집 앞에서 B씨를 기다렸다가 귀가하는 B씨를 흉기로 위협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훼손된 시신은 비닐봉지 3개에 담아 오토바이를 타고 가 내다 버렸다. B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여온 경찰은 가까운 인물이었던 A씨를 유력 용의자로 추정하고,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A씨는 경찰이 출석을 요구한 날 하루 전인 지난 11일 알고 지내던 경찰관에게 전화로 범행사실을 실토한 뒤 함께 파출소에 가서 자수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받을 형량을 예측해 보면서, 자수를 하고서도 성폭행사실과 범행 동기는 숨기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A씨의 진술을 토대로 창릉천변 일대를 수색해 훼손된 B씨의 시신을 모두 찾아낸 경찰은 시신의 속옷이 벗겨져 있고, 시신에서 정액 반응이 나온 점 등을 토대로 A씨를 더 추궁, 결국 모든 범행을 자백받았다. 고양=유제원기자

‘원조의 품격’ 경기일보 국감 라이브 중계, 족집게 해설로 시청자 ‘호평’

경기일보가 유튜브와 홈페이지를 통해 중계한 국정감사 라이브 방송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지난해 경기도 언론사 최초로 국정감사를 생중계했던 경기일보의 이번 국감 생중계는 성남 대장동 개발과 낙하산 인사 등 자칫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원조의 품격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일보는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20일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를 모두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했다. 이번 중계방송 해설진에는 20년 이상 국회를 출입한 김재민 기자와 정치부에서만 10년 넘는 경력을 쌓은 이호준 기자가 앙상블을 이뤄 국감장 분위기와 이슈 등을 날카롭게 분석하며 시청자의 이해도를 높였다. 이번 이날 라이브 방송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마지막 국감을 믿고 보는 족집게 해설을 지켜보려는 시청자가 몰리며 지역 언론사 최대 누적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아울러 이날 시청자들은 실시간 댓글을 통해 국감장에 나온 정치인들에게 응원과 비판의 목소리를 보내며 치열한 설전을 펼쳤다. 아이디 Hxxx은 국민의힘은 대장동 말고 다른 의혹은 없느냐, 먹히지도 않는 의혹으로 시간만 낭비한다고 국민의힘 의원들을 직격했고, 아이디 Cxxx는 이재명 지사가 떳떳하면 피하지 말고 특검을 받아야 한다며 이 지사의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다채로운 시각으로 새로운 분석을 제시한 경기일보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아이디 Lxxxx은 어려운 용어들이 난무하는 국감장 분위기에 혼란스러웠는데 알기 쉬운 용어로 쉽게 풀어낸 해설진 덕분에 재미있게 국감을 지켜봤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일보의 기획 및 특집 방송은 경기일보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 경기일보 경기TV를 검색하면 볼 수 있다. 이광희 기자

인천경제청, 4천억대 송도11공구 땅 관련 대기업 특혜·짬짜미 논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조성원가만 4천억원대에 이르는 송도국제도시 11공구 산업시설용지를 매각하는 공모를 추진하면서 사실상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공급 대상으로 내정했다는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20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인천경제청은 이날 송도 11공구인 첨단산업클러스터(C) 내 준공업 용도의 산업시설용지(송도동 430) 35만7천366㎡를 공급한다고 공고했다. 이번 토지공급은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공급가격을 특정한 경쟁입찰을 통해 이뤄진다. 공급가격은 조성원가(1㎡당 119만2천119원)를 적용한 4천260억2천279만8천554원이다. 지역 안팎에서는 인천경제청이 공급 대상으로 삼바를 내정하고 경쟁입찰을 추진한다는 짬짜미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인천경제청이 이날 공고한 토지공급의 면적, 토지매매계약 이후 36개월 이내 산업육성 착수 조건 등은 지난해 8월 삼바가 4공장 증설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제2의 바이오캠퍼스’ 구축 계획 등과 겹치기 때문이다. 당시 삼바는 송도 11공구에 33만578㎡ 이상의 토지를 추가 확보해 제2의 바이오캠퍼스를 구축하고 국내·외 바이오 벤처들을 육성하기 위한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후 삼바는 공장 증설 등을 위해 송도 11공구의 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내놨을 뿐 아니라, 이와 관련해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을 상대로 사전협의까지 했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에 따라 성장관리권역인 송도에서는 대기업이 공장을 신설·증설·이전할 수 없지만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등에 따라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삼바는 가능하다. 이와 함께 4천억원 이상의 공급가격을 해결할 수 있는 기업은 한정적일 뿐만 아니라 공모지침에 따라 컨소시엄을 구성할수 없는 제약 역시 삼바를 향한 특혜 의혹을 부채질한다. 심지어 3년 분할 납부 계획을 충족하지 못하면 토지매매계약 이후 6개월 이내에 공급가격을 돈으로 인천경제청에 납부해야 하고, 사업계획을 모두 마무리할 때까지 근저당 설정 등의 담보로 토지를 제공하거나 제3자 매각할 수도 없다. 특히 인천경제청이 특정 기업을 상대로 사전협의를 거쳐 토지공급을 한 사례는 이미 송도 곳곳에 남아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8월 인천테크노파크 확대조성단지 산업용구용지(송도동 178의3) 3만413.8㎡의 토지공급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전협의를 거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는 경쟁입찰에 들어가기 전부터 송도로 본사와 연구소가 이전할 것이라는 계획 등이 내부적으로 퍼져나갔다. 아울러 첨단산업클러스터(B) 지식기반제조업용지(송도동 218의3) 1만279㎡의 공모 역시 인천경제청과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삼바가 먼저 협의를 거친 이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토지매매계약 이후 36개월 이내 산업육성 착수 조건 등 삼바의 계획과 겹치는 공모 조건은 지난 2019년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 관련 용역을 통해 앵커기업이 바이오산업을 선도해야 한다는 전략을 반영한 것뿐”이라며 “전혀 특혜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최근 급성장 중인 바이오 기업들에 투자가 몰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4천억원 이상의 공급가격을 단순히 특정 기업을 위한 조건으로만은 볼 수 없다”고 했다. 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