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11시께 평택시 쌍용자동차 생산공장에서 3m 높이의 차체 로봇조립라인 위에 있던 정규직 작업자 50대 A씨가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동료들의 신고를 받고 도착한 소방당국이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사고 당시 A씨는 조립라인 점검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현장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평택=최해영기자
정부의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인하대학교의 조명우 총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9일 인하대 등에 따르면 조 총장은 신수봉 교학부총장, 원혜욱 대외부총장과 함께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에 총장단을 동반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조 총장 등은 최근 인하대가 정부의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최종 탈락한 것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조 총장의 임기는 내년 8월31일까지로 아직 1년여가 남아있다. 여기에 이번 일반재정지원 대상 탈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장단 이외에 인하대의 추가 보직자들에 대한 일괄 사의 표명 등의 가능성도 있다. 이미 몇몇 보직자들은 총장단과 공동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인하대교수회는 이번 일반재정지원 대상 탈락을 두고 평가에 대한 부실한 준비와 안일한 대응도 원인 중 하나라며 총장을 비롯한 보직자들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조 총장 등 총장단의 사퇴 의사를 학교법인 측이 모두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최근 교육부가 일반재정지원 평가 등에 대해 재평가나 또다른 사업 등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보니, 학교법인측이 앞으로의 원할한 사업 추진을 위해 총장단 일부의 사의를 반려할 여지가 남아있다. 현재 인하대는 송도사이언스파크캠퍼스(송도캠퍼스) 조성 사업을 놓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협약 변경 및 수익부지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협의체를 꾸리고 논의하고 있다. 또 지난 7월 김포시와 풍무역세권 도시개발구역에 김포메디컬캠퍼스 조성을 추진하는 등 굵직한 현안이 있다. 이 때문에 자칫 총장단이 한꺼번에 사퇴하면 당장 현안 해결은 물론 학교 운영에 공백이 불가피하다. 인하대 관계자는 총장단의 사임 의사에 따른 학교법인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2021년 대학 기본 역량 진단 가결과에서 인하대를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이후 지역 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교육부의 평가에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지난 3일 교육부는 가결과와 같은 최종 결과를 내놨다. 이민우기자
인천 옹진군의 부실한 관리로 공유수면 매립 사업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군이 매립 공사를 기한 내에 끝내지 못하고 인천시에 준공 검사조차 받지 않아 매립면허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9일 군과 시 등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자월면 이작리 부두 인근에 있는 1천800㎡ 규모의 공유수면을 매립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18년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어항 개선사업 뉴딜어촌300 중 하나로, 군은 해수부에 총 100억원의 예산을 받았다. 군은 이 중 약 12억원을 투입해 이곳 공유수면을 매립, 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군은 공유수면 매립실시계획에 따라 지난 6월30일까지 시에 매립준공과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공정 및 검사 일정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이를 지키지 못했다. 특히 군은 준공 기한이 오기 전에 시에 기한 연장을 요청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하지 않았다. 결국 군은 기한 내 미준공 등으로 매립면허를 상실했다. 군은 지난 7월7일 매립을 뒤늦게 끝냈지만 면허를 상실해 아직 방치하고 있는 상태다. 공유수면법 제54조 2항에 따르면 매립면허를 상실할 경우 사업자는 매립한 부지를 공유수면으로 원상회복해야 한다. 예산 12억원을 쏟아 메꾼 이 매립지를 국가 소유인 공유수면으로 되돌려놓아야 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앞서 이 매립지 인근은 주차공간 부족으로 2차선 도로에 갓길 주차할 수 밖에 없는 등 주민들 사이에 주차장 요구가 끊임없이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이작리에 거주하는 A씨(64)는 지자체가 100억짜리 뉴딜사업을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주민 편의를 위해 책임지고 사업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공정 일정 등을 잘 확인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했다. 이어, 관련 법에 면허 회복을 위한 근거가 있어 시와 적극 협의해 면허를 회복하고 사업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인천시의 지역 내 공공의료 빈틈을 메워줄 인천제2의료원 설립이 본궤도에 올랐다. 시는 인천제2의료원 설립을 위한 추진 협의회를 꾸리고 규모, 입지 후보지 등에 대한 검토에 나선다. 9일 시에 따르면 최근 안영규 행정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학계전문가 등 모두 15명이 참여하는 인천제2의료원 설립 추진 협의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안 부시장과 정형섭 건강체육국장 등 당연직 2명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이병래 시의원(남동5)와 정의당 조선희 시의원(비례), 기윤환이용갑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포함한다. 또 이정남 가천대길병원 공공의료본부장, 조승연 인천의료원장, 이훈재 인천시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 송준호 인하대학교 의과대학교수, 서정안 인천재능대학교 보건의료행정학교수, 박희두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천남부지사장, 황규철 ㈔인천사랑운동 시민협의회장, 한성희 건강과나눔 상임이사,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 등도 들어갔다. 시는 협의회를 통해 제2의료원의 사업 타당성 등 기본방향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고, 재원부지규모 등 설립 방안에 관한 사항을 협의할 예정이다. 또 직영위탁민간투자 등 제2의료원의 운영방법 관련 사항도 논의할 계획이다. 협의회 운영 기간은 시가 오는 10월 발주할 예정인 기본계획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무리하기 전까지다. 지방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상 지방의료원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기본계획 및 사업 타당성조사 용역을 거쳐야 한다. 협의회는 용역을 거치기 위해 제2의료원 설립 전반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시는 용역 결과물을 제2의료원 설립 허가를 위해 보건복지부 및 기획재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제2의료원은 인천지역의 숙원사업이지만, 지난 2019년 시가 타당성 연구용역을 마친 뒤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의회와 시민단체는 제2의료원 건립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시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결국 지난 4월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집행부에 제2의료원 설립을 촉구했고, 시는 타당성 조사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하긴 하지만 다음달 용역을 하기 전까지 인천제2의료원 입지 후보지 등 전반에 관한 사항을 검토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회의를 해야 해 이달 중으로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했다. 김보람기자
박남춘 인천시장이 시민생활과 밀접한 현안을 직접 챙기는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 시장은 9일 미추홀구 수봉공원 일대에서 추진 중인 수봉별마루 야간 명소화 3단계 사업현장을 둘러본 뒤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수봉별마루 야간 명소화 3단계 사업은 수봉공원의 주요거점을 연결해 야간경관축을 형성하는 프로젝트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원도심 환경개선 사업으로 야간 경관을 아름답게 개선한 수봉공원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로 진행되고 있는 수봉공원 일원 명소화 사업을 더욱 꼼꼼히 챙겨 인천을 대표하는 공원 중 하나로 조성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 시장은 이날 수인선 바람길 숲을 방문했다. 수인선 바람길 숲은 지난 7월 미추홀구 수인선 숭의역~인하대역 구간(1.5㎞)에 만들어진 이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다음으로 박 시장은 미추홀구의 시민 다중이용시설과 인천대 제물포캠퍼스에 설치한 드라이브스루 선별검사소를 들러 방역 상황 등을 직접 살펴봤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세 저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신접종이라며 백신접종률 향상과 접종기관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오접종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상생활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집합금지 준수, 밀집밀폐밀접 3밀 환경 회피, 개인위생 관리 등의 기본방역을 잘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제86회 해양경찰의 날(10일)을 앞두고 인천해양경찰서도 방문해 정환수박나은이근 경장 등 3명의 모범해양경찰을 표창했다. 김민기자
인천시가 9일 강원도충청남도전라남도와 함께 정부에 탈석탄동맹(PPCA) 가입 및 친환경 에너지로의 조속한 전환을 추진토록 하는 내용의 건의문을 전달하기로 합의했다. 시에 따르면 인천을 비롯한 4개 시도는 지역 내 화력발전시설이 있어 PPCA에 가입한 상태다. 인천에는 옹진군 영흥도에 석탄을 원료로 한 영흥화력발전소가 6개의 발전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서구에는 한국서부발전 서인천발전본부(발전기 16개), 한국남부발전 신인천발전본부(발전기 12개), 한국중부발전 인천발전본부(발전기 9개) 등이 있다. 시는 강원충남전남과 함께 탄소중립 이행과 기후 위기를 멈추기 위해서는 탈석탄이 필수사항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시도지사 명의로 채택한 건의문을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의 탄소 중립를 위해서는 반드시 영흥화력발전의 조기폐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수립중인 2050 탄소중립 전략에는 탄소중립기본법을 반영해 탄소없는 건강하고 깨끗한 인천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PPCA는 지난 2017년 제23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3)에서 영국과 캐나다 주도로 창립했다.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의 원인인 석탄발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회원국은 오는 2030년까지, 나머지 국가는 2050년까지 중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2023년에 열릴 제28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인천 유치를 추진 중이다. 이민우기자
김강래(20.6.29.) 코로나19로 원격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하면서 학급 당 학생 수가 많은 큰 학교는 방역, 학습 지도, 등교 일수 등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학교에 비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학생 수 20명 상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 교육을 위한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지난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이 강조한 말이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한발 더 나가 방역에 따른 거리두기를 지키려면 한 학급에 16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못을 박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학생 수 20명상한 법제화에 모두 동의했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지난 7월 29일 교육 회복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습심리사회성 결손 극복을 위해 과밀학급 해소, 기초학력 보장, 심리상담 지원, 유아직업계고취약계층 맞춤 지원 등이다. 특히 교육부는 28명 이상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2024년까지 총 3조원을 투입한다. 전교조는 이에 즉각 반발했다. 즉 한 학급에 27명도 과밀인 상황에서 28명 기준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든 학생들의 교육 회복을 위해서는 전면 등교와 학교 교육 정상화가 절실하고 양질의 교육 여건 조성을 위해 학급 당 학생 수 20명상한 법제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학급 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3.1명, 중학교 26.7명, 고등학교 23.4명으로 OECD 평균인 20명 상한보다 많다. 인천은 2020년 4월 기준 초등학교 24명, 중학교 27.5명, 고등학교 24.1명이다. 초등학교 기준 17개 시도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급당 학생이 38.2명인 곳도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시도별 28명 이상 학급 수도 초등학교의 경우 경기도는 7천597곳, 서울 2천103곳, 인천 405곳이다. 중학교는 경기 9천753곳, 서울 1천753곳, 인천 1천412곳이다. 고등학교는 경기 3천55곳, 서울 1천530곳, 인천 361곳이다. 이은주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급 당 학생 수는 시행령으로 정한다. 초중고교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51조에서 학교의 학급 수 및 학생 수는 교육감이 정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과학고 등 영재교육은 다르다.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 제32조는 학급 당 학생 수는 20인 이하로 둔다고 했다. 명백한 교육차별이다. 가장 공정하고 평등해야 할 교육법이 영재학교와 일반학교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어처구니가 없는 교육의 현실이다. 법에 따른 교육차별은 교육부교육청의 행정재정지원의 차별로 이어진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시기에는 학급밀집도 격차를 초래한다. 과밀학급 해소야말로 학교 방역과 교육 격차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신의 한수다. 한국교육개발원 보고서 코로나19 확산시기, 불리한 학생들의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에서는 비대면 온라인수업에서의 관계성 및 공동체성 결핍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 불리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사회적으로 취약한 학생들에게 학교는 생의 전부였다는 말이다. 이미 선진국은 학생 간 필요한 안전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학급규모를 줄이거나 절반으로 감축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프랑스와 영국은 초등학교 교실에 입실할 수 있는 학생 수를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최대 15명까지 제한한다. 이제 학급 당 학생 수 20명상한은 시대적 의무사항이며 교육혁신의 종착지다.
한 번만 봐주세요. 앞으로는 원산지 표기를 잘 하겠습니다. 9일 오후 2시10분께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 추석을 앞두고 원산지표시 특별 단속에 나선 인천시와 남동구의 합동 단속반이 단속을 시작하자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진다. 단속반이 적발한 한 매장은 중국산 낙지의 원산지 표기 표에 중국산과 국산을 함께 표기했다. 주인이 국산은 이미 다 팔아 없는 것일 뿐이라고 단속반에 호소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상인 A씨는 고발을 검토하겠다는 단속반의 말에 다른 집도 다 이렇게 해놨는데 왜 우리가게만 단속하느냐며 한 번만 봐달라고 사정한다. 단속반이 다른 가게로 자리를 옮기자 A씨는 계속해 단속반을 따라오며 하소연한다. 인근의 다른 매장에서는 가리비의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기한 팻말만 소비자에게 보이도록 배치하고, 일본산으로 표기한 팻말은 뒤집어 놔 적발당했다. 이 매장 상인 B씨는 억울하다며 발을 동동 구르더니 일하다 보니 뒤집어진 지 몰랐다며 이런 것까지 다 잡으면 어떻게 장사하느냐고 항의했다. 뒤늦게 단속반이 온 것을 본 상인 C씨는 원산지표기판과 펜을 들고 황급히 원산지를 적어 놓는다. 하지만 단속반의 눈을 피하진 못 했다. 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낙지, 개불, 광어 등 모든 수산물에는 원산지 표기가 없는 상태다. C씨는 너무 흐릿하게 적혀 있어서 지우고 다시 쓰려던 찰나였다. 억울하다고 했다. 전어의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아 단속에 적발된 상인 D씨는 오늘 적발당해서 과태료를 내면 하루를 공친 셈이라며 한숨을 쉰다. 합동 단속반은 이날 거짓 표기 1건과 원산지 미표기 6건을 적발했다. 거짓 표기에 대해선 고발할 계획이며 원산지 미표기에 대해선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추석 명절 대목을 앞두고 지난 6일부터 농축수산물에 대한 집중 단속을 하고 있다. 이번 단속은 17일까지 이어지며, 대상지는 지역내 어시장과 도매시장, 전통시장 등 1만82곳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많은 상인이 원산지 표기에 참여하고 있고, 위반행위도 많이 줄었다며 지속해서 계도에 나서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양주시 장흥면 산속에 자리 잡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미술관이다. 하늘에서 미술관을 바라본 미술관 전경이 놀랍다. 건축가 최성희-로랑 페레이라가 장욱진이 호랑이[虎]와 까치[鵲]를 그린 호작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이 건축물은 장욱진의 작품세계를 고스란히 형상화해 놓았다는 평을 받는다. 2014년에 개관한 장욱진미술관은 국내외 전문건축가들의 주목과 찬사를 받았다.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하고, 한국건축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7에 선정되었으며, 영국 BBC 2014 위대한 8대 신설(new) 미술관에 선정되었다. 건물 한가운데 마름모꼴의 정원이 있는 독특한 구조의 장욱진미술관은 지하1층, 지상2층 규모인데, 5개의 전시실을 비롯하여 영상실, 강의실, 아카이브 라운지를 아우른 복합적인 공간이다. 미술관 밖이 조각공원이란 사실과 계곡을 끼고 있다는 사실도 자랑이다. 미술관 바로 옆에 임진왜란의 영웅 권율장군의 묘가 자리하고 있어 역사적으로도 유서 깊은 곳이다. 새와 아이를 즐겨 그린 장욱진(張旭鎭, 1917~1990)은 박수근, 이중섭과 함께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의 거장이다. 충남 연기가 고향인 장욱진이 어떻게 양주와 인연을 맺었을까? 보통학교 3학년 때 전국 어린이 미술대회에서 일등상을 받고, 양정고보에 재학하던 1938년 전국 학생 미전에서 공기놀이로 최고상을 받으며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받은 장욱진은 일본 제국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다. 해방 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근무하고, 한국전쟁이 끝난 1954년부터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나 창작에 전념하기 위해 6년 만에 교수 자리를 벗어던진다. 서울을 떠나 전기불도 없는 양주 덕소에 작은 화실을 마련한 그는 1974년까지 양주에서 작품 활동에 전념한다. 이것이 양주시에 장욱진미술관이 세워지게 된 배경이다. 이후 서울 명륜동과 수안보, 용인 마북리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그는 1990년 74세로 운명한다. 장욱진이 자주 했던 나는 심플하다라는 말은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말이다. 한평생 10호 미만의 작고 단순한 그림을 즐겨 그렸던 장욱진은 어른 아이 모두가 좋아하는 국민화가다. ■ 진진묘, 아내의 시선으로 거장들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다 특별기획전 진진묘(眞眞妙)는 흥미롭다. 8월 24일부터 10월 24일까지 진행되는 진진묘는 장욱진을 비롯한 김기창, 문신, 민복진, 백영수, 이응노의 예술세계를 아내의 시선에서 조명한 기획이다. 장욱진이 서점을 운영하여 자신의 예술 활동을 지원했던 아내 이순경(1920~)의 초상화를 금동불을 연상케 하는 보살로 표현한 작품 진진묘를 비롯해 김기창의 화가 난 우향, 조각가 문신의 무제 시리즈, 조각가 민복진의 부인상, 서양화가 백영수의 가족, 서양화가 이응로의 군상은 아내의 영향력이 돋보이는 대표작품들이다. 김명훈 학예사의 안내를 받아 미술관을 둘러본다. 장욱진의 생애와 진진묘가 탄생한 사연을 그린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김 학예사의 설명처럼 장욱진의 생애가 영상으로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안내 책자에 실린 장욱진의 말이 눈에 들어온다. 부부가 서로를 이해한다면 정신세계의 방향이 일치할 수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대화 중에 깊이 공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순경이 쓴 장욱진의 그림편지 선물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나를 생각 말고 그를 생각하는 마음과 행동으로 예술가를 좀 더 편하게 함에 내가 부족했던 게 아니었던지 하는 생각은 요즈음도 들 때가 있다. 누런 바탕에 그려진 그림은 마치 수묵화 같다. 화면 오른편 아래쪽에 놓인 그릇은 장욱진이 인사동에서 구입하여 부인에게 선물한 향합입니다. 해설을 들으니 그림이 더욱 새롭다. 매직 마커로 보살을 그린 작은 그림에도 진진묘라 쓰인 한글이 보인다. 혼인하고 그 이튿날부터 난 그림 그리구, 우리 노보살은 경전을 읽었어. 그 일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지. 후년이면 금혼식을 맞는데도 말이야. 장 선생이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저는 한쪽에서 불경을 공부합니다.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그림을 그리는 장욱진의 모습이 떠오른다. 장욱진은 작품 전시회를 아내에게 선물한다. 전시회 날짜를 결혼기념일 또는 아내 생일로 정했다니 그의 사랑법이 직설적하다. 김기창(1913~2001)과 박래현(1920~1976)은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부부 화가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예술에 대해 간섭지 않고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을 결혼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박래현도 한국의 여성이었다. 밤중에 그림을 그려 부엉이라 불렸던 박래현은 두 눈을 부릅뜬 부엉이 일곱 마리로 탄생한다. 그림 제목은 화가 난 우향이다. 짐작하듯 우향은 박래현의 호다. 이들 부부는 1947년 한국 최초로 부부전을 개최한 이후 해외를 포함하여 13회나 거듭한 같은 길을 가는 예술가 부부였다. 프랑스에서 열린 국제 야외 조각전에 태양의 사자를 선보이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조각가 문신(1923~1995)은 파리에서 화가 최성숙(1946~)을 만나 이듬해 결혼한다. 문신이 72세로 별세한 이후 문신의 고향에 세운 미술관을 지키는 최성숙이 들려주는 말이 놀랍다. 나는 문신이라는 거목을 키우는 정원사입니다. 물도 주고, 벌레도 잡아주는. 우리 시대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발언이다. 문신의 조각 작품은 풍만하면서도 단정하다. 최성숙은 이 조각들을 보는 순간 모델이 자신임을 바로 알았노라고 고백한다. ■ 양주, 문화예술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양주 출신의 조각가 민복진(1927~2016)은 한평생 가족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작업을 해왔다. 그의 작품 세계는 모자나 커플과 같은 가족의 사랑을 주제로 이루어졌다. 나는 모자상, 가족상을 만들면서 예나 지금이나 사랑의 공간을 창출했다. 이 인간애적 조각물이 시대를 초월한 전달자적 표상이 되어 모두의 가슴 속에 영원하기를. 민복진의 가족과 아내 이인훈의 초상인 부인상을 바라본다. 곧 개관할 민복기미술관에 전시될 작품이다. 이응노(1904~1989)는 한자와 한글, 원시 문자와 고대 언어 등 다양한 언어의 형태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한 세계적인 작가이다. 고암선생님은 내게 예술이 무엇인지 문을 열어준 사람이었어요. 아내 박인경(1926~)의 고백이다. 그의 울림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박인경이 우리나라 최초로 미술학부가 설립된 이화여대 제1회 졸업생이자 한국여성화가 1세대를 대표하는 화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모자상으로 유명한 서양화가 백영수(1922~2018)의 가족은 자유롭고 평화롭다. 백영수가 아내 김명애(1948~)를 위해 그려준 별은 서정으로 가득하다. 별 보기를 좋아하는 아내가 겨울에도 매일 별을 보러 가자고 조르자 백영수는 별을 그려줄 테니 그만 나가라며 이 그림을 그려 선물했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작품이다. 해도 재미난 작품이다. 춥고 습한 노르망디에 거주할 당시, 외출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 김명애가 벌벌 떨면서 들어오자 따뜻하게 해주겠다면서 즉석에서 합판을 잘라 그린 작품이다. 김명애는 백영수미술관을 설립해 남편의 예술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을 개관한 이후 2019년까지 5년간은 바탕을 다지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2017년에는 장욱진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진행하고, 2019년에는 개관 5주년 기념전을 열었지요. 2020년 공립 박물관미술관 실감콘텐츠 제작 및 활용사업에 선정되어 10억의 지원비를 받아 미술관을 확 바꾸었습니다. 처음 찾는 관람객은 물론 이전에 찾았던 분들에게도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전달할 수 있도록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새롭게 단장하고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민복진미술관을 개관하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할 것입니다. 미술관 관계자의 말처럼 산 깊고 물 맑은 양주시가 첨단의 문화예술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권산(한국병학연구소)
은퇴 후 제2의 삶을 그리는 중년 세대는 물론 사라진 일자리와 치솟는 집값에 지친 젊은 세대 등 농ㆍ어촌으로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어ㆍ귀촌 가구 수는 35만8천591가구로 집계됐다. 전년의 32만9천986가구보다 8.7% 늘어난 수치다. 이는 언택트(비대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인구 저밀도 지역 선호 등 생활양식이 변하면서 귀농ㆍ귀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진 영향이다. 그러나 막연히 귀농ㆍ귀촌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농촌생활은 그저 허황된 꿈일 뿐이다. 농촌에 자리 잡기까지 위기에 봉착할 요인이 많아 얼마만큼 철저히 준비하느냐가 귀농ㆍ귀촌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기술과 정보는 필수철저한 준비만이 성공 비결 도내 농촌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귀농인들은 충분한 준비시간을 갖고 영농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습득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착 지역의 주민과도 빨리 동화돼야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파주시 조리읍에서 만난 송기삼씨(57)는 3천966㎡ 규모의 무농약 쌈채소 농장을 운영 중이다. 그는 지난 2013년 6월,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24년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아내와 함께 귀농했다. 송씨는 귀농 결심 후 4단계로 나눠 준비에 전념했다. 먼저 한 달간 농업관련 서적을 탐독했고, 6개월간 귀농교육을 받았다. 지인의 소개로 쌈채소 농장에서 실습을 병행한 그는 이후 밭을 임대해 2년간의 시험재배를 거쳐 지금은 연 5천만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성공한 귀농인이 됐다. 송씨는 귀농ㆍ귀촌은 교육을 통해 정신적으로 단련하고 실습으로 일정기간 간접 경험을 해야지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연천군으로 귀촌한 권미영씨(56)도 각종 교육과 마을 주민의 도움에 힘입어 베테랑 농부로 거듭났다. 바른 인사성 때문에 마을 주민들과 쉽게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는 권씨는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귀농귀촌회 모임을 만들어 선도농가 견학을 다니며 귀농인들의 성공 비결을 연구했다며 교육도 교육이지만 주민들과 빠른시일 내에 친분을 쌓은 덕분에 지금은 벼농사와 전통주를 빚으며 행복한 농촌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험 부족ㆍ주민 마찰은 실패의 지름길 준비 기간 없이 섣부른 귀농ㆍ귀촌은 실패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경험 부족과 현지인들의 선입견, 생활ㆍ영농 방식 차이 등 실패 요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은행 간부를 지낸 A씨(59)는 퇴직 후 사업에 실패하고 건강까지 나빠져 평생을 살아온 성남시를 떠나 충남 부여군으로 귀농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데서 농사나 짓자는 심정으로 수박 농사를 시작했지만 1년 만에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 경험이 없는 농사일도 힘들었지만 무뚝뚝한 성격에 주민들과 섞이지 못하면서다. 마을 주민들과 유대 관계가 형성되지 않아 판로 확보는 물론 농기계나 일손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A씨는 귀농을 결심할 당시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지원해줄 것이라는 착각을 했다라며 농촌 경험이 없어 영농기술이 부족했고, 농촌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한 점도 실패의 원인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 고양시에서 경북 영양으로 귀농한 B씨(40)는 6천611㎡ 규모의 고추 농사를 지으며 연간 2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려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아내가 농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외로움을 호소했고, 자녀의 교육문제, 문화생활에 대한 박탈감, 의료시설 부족 등으로 가족 간 의견 대립이 이어지며 귀농에 실패했다. 성주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각자 귀농귀촌을 하는 목적이 다른 만큼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전문교육을 쌓아야만 실패를 줄일 수 있다라며 귀농인의 집, 농촌 살아보기 등 지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이 농촌에서 살아갈 수 있는지를 미리 체험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홍완식ㆍ김경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