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현역 의원도 두번 연속 하위 20%면 당협위원장서 교체 권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정기감사 결과 두 번 연속으로 하위 20%에 속하는 현역 의원 당협의 경우,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도록 비상대책위원회에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양희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 의원 당협과 각 시도당에 대한 첫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원내 당협의 경우, 초선 40곳과 재선 이상 43곳 등 83곳을 평가했다면서 현장감사 없이 사전점검 정량평가로만 평가했으며, 상위 20%, 중위 60%, 하위 20%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하위 20%에 속한 당협에 대해서는 단기별 특별당무감사를 통해 개선 노력을 지원하고, 정기감사 결과 두 번 연속 하위 20%에 속하는 당협의 경우 당협위원장 교체를 (비대위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당무감사위는 하위 20%에 해당하는 현역 의원 당협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상위 평가 20%에 포함된 당협으로 성남 분당갑(김은혜) 등 초선 8곳과 재선 8곳을 공개했다. 이 위원장은 하위 그룹에 속하는 당협들은 당 사무처 차원에서 어떠한 내용들이 개선할 내용으로 평가받았는지 통보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에 하위 평가를 받은 원내 당협이 내년 정기감사에서 다시 하위 그룹에 포함되면 당협위원장 교체가 검토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만약 내년에 비대위가 당무감사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두 번 연속으로 하위 그룹에 포함된 현역 의원을 당협위원장에서 물러나게 할 경우, 오는 2022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놓고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 간 갈등이 불가피하게 된다. 하지만 내년에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경우, 지방선거에 앞서 실시되는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 위원장은 이날 17개 시도당에 대한 평가 결과도 밝혔다. 그는 평균 이하 점수를 받은 시ㆍ도당이 8곳이라면서 평가 항목 9개에 대한 점검결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무감사위는 평균 이하인 8곳의 시ㆍ도당 명단 역시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내년 1월 이후에 코로나19 사태와 (4월 7일) 재보궐선거 등 스케줄에 따라서 여의도연구원과 중앙당 감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진호 부위원장은 당무감사 실시 목적은 개선을 위한 것이지 어떤 사람을 바꾸고 처벌을 위한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 항목에 있어서 어떤 부분이 미비하고 개선해야 하는지는 사무처를 통해서 시ㆍ도당과 당협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민기자

경기도, 내년부터 ‘대중교통 코로나19 방역’ 추진

경기도가 내년부터 마스크 착용 점검 수준에서 나아가 도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중교통 코로나19 방역을 추진한다. 도는 내년도 예산안에 택시 방역차단막 설치 지원사업ㆍ방역버스 사업이 신규 편성, 시ㆍ군별 수요조사와 예산 확보 등을 거쳐 내년 1분기 안에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28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1년도 경기도 예산안에는 대중교통 분야의 코로나19 대책 사업인 경기도 방역버스 지원(도ㆍ시군비 116억원), 경기도 법인 및 개인택시 방역차단막 설치 지원(도비 3억5천200만8천원) 등이 담겼다. 먼저 경기도 방역버스 사업은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많은 도민이 이용하는 시내버스, 시외버스, 마을버스에 대해 공기정화 및 환기 기능을 갖춘 방역필터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도내 31개 시ㆍ군 총 1만4천500대(시외버스 2천대, 시내버스 1만대, 마을버스 2천500대)를 대상으로 헤파급 방역필터 설치를 비롯해 손소독제, 마스크, 발열체크기 등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앞서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비말, 에어로졸, 미세먼지를 98% 제거할 수 있는 헤파급 공기정화 방역필터 설치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예산 심의 과정에서 해당 사업 예산 116억원을 신규로 증액하고 통과시켰다. 도는 시ㆍ군비를 포함한 예산 116억원을 확보한 만큼 내년 초에 도가 우선적으로 예산을 집행한 뒤, 향후 시ㆍ군으로부터 시ㆍ군비를 돌려받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택시 방역차단막 설치 사업은 총 11억7천만여원(도비 3억5천만여원, 시ㆍ군비 8억2천여만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도내 전체 택시 3만7천745대 중 26%인 9천778대(16개 시ㆍ군)가 대상이다. 비닐차단막 1개당 12만원으로 산출했다. 도는 직접 택시업체에 감염병 방역물품을 지원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업계 부담을 경감시키고, 택시운수종사자와 이용승객의 불안감을 해소해 택시 수요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도는 이번에 확보한 3억5천여만원과 함께 필요한 시ㆍ군비 8억2천여만원의 경우 시ㆍ군별로 추경을 통해 확보되면, 내년 초부터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박태환 도 교통국장은 현재 방역버스를 어떻게 구축할지 내부적으로 전문가와 논의하고 있다. 예산을 확보한 만큼 내년 초에 바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방역을 완벽하고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호기자

내년 3월 5일까지 ‘이동노동자 강추위 쉼터’ 운영

경기도가 이동노동자들의 휴식건강권 보호를 위해 내년 3월 5일까지 이동노동자 강추위 쉼터를 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동노동자 강추위 쉼터는 이동노동자 무더위 쉼터와 함께 민선7기 노동정책 철학인 노동이 존중받는 경기 실현을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이동노동자 맞춤형 휴게 공간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대면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필수노동자의 역할이 강조됨에 따라 이들을 위한 휴게여건 조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주요 이용 대상은 필수노동자인 택배기사, 퀵서비스, 집배원, 대리기사 등 업무 특성상 강추위 속에서도 오랜 시간 야외에 일할 수밖에 없는 이동노동자이다. 이번에 쉼터가 운영되는 곳은 북부청사를 포함한 경기도청사(6곳)와 직속기관(7곳), 사업소(24곳), 공공기관(40곳) 등 모두 77곳이다. 각 기관 휴게실과 로비 등을 활용해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난방기를 가동한다. 특히 쉼터별 시설관리자 지정, 1일 1차례 방역 소독 및 수시 환기, 발열체크, 이용객 마스크 착용, 시설 수용 전체 인원 30% 이하 이용, 출입명단 작성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 운영한다. 김규식 노동국장은 택배기사, 퀵서비스, 대리기사, 집배원 등 야외에서 활동하는 이동노동자들의 휴식 공간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한 방역수칙을 지켜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창학기자

경기도, 지방세 고액 체납자 206명 출국금지 요청

경기도가 지방세 고액 체납자 206명을 선정,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도는 이들이 타인 명의를 도용하거나 해외 도피를 통해 체납처분을 회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도는 지난 9월부터 지방세(취득세, 주민세, 지방소득세 등) 3천만원 이상 체납자 8천586명을 대상으로 유효 여권 소지 여부, 외화 거래 내역, 국외 출입국 기록 등을 조사해 신규 요청 187명(외국인 9명 포함), 연장 요청 19명 등 출국금지 요청 대상 206명을 가려냈다고 28일 밝혔다. 지방세징수법과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도지사는 시ㆍ군에서 대상자를 제출받아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출국금지 기간은 내국인 6개월, 외국인 3개월이며 필요 시 연장 요청할 수 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외국인 A씨는 12억원 상당의 아내 명의 고급주택에 살면서도 지방소득세 1억원을 내지 않았다. 지난 15년간 출국 횟수를 보면 A씨 43회, A씨 아내 33회, A씨 자녀 28회 등으로 언제든지 세금을 내지 않고 해외로 도피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2018년 C법인 대표이사로 있던 중 급여압류통지서를 받자 사임 후 자녀에게 대표이사를 위임해 체납 처분을 피했다. 지난해 외화거래내역 조회 결과 해외 송금액이 27만3천달러가 넘었으며, 2014년부터 올해까지 B씨와 B씨의 자녀가 수시로 해외에 나간 기록이 확인됐다. 도 관계자는 외국인 고액체납자는 내국인과 달리 해외로 출국하면 추적이 어려워 체납액 징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성실납세 분위기를 해치는 외국인 고액체납자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치를 이어가 경기도에서는 체납 불법행위가 용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내년에도 외화송금내역, 국외자산 등을 수시로 조사, 해외 출국 후 체납처분을 회피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한 추후 체납액 납부 등 출국금지 해제 요건 대상자에 대해서는 신속한 조치를 통해 부당한 권익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여승구기자

[사설] 거꾸로 가는 인천시 균형발전 정책

인천시는 개항이래 도시화를 선도하면서 성장을 지속했다. 국가 항만인 인천 제물포항을 기반으로 경인철도와 경인고속도로가 개통하고 주변에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국가산업발전에도 기여했다. 산업혁명의 전진기지로 발전하면서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도시 인구가 집중하고 이에 따른 난개발이 불가피했다. 이에 열악한 도시주거환경 정비수요가 급증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였으나 기존의 원도심 정비에는 소홀한 나머지 쇠퇴가 고착화 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경제자유구역의 도입으로 신도시 발전에 행정역량이 집중되면서 원도심과 신도시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은 인천시 도약발전 기회를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것임을 지역사회는 인식하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할 과제로 오래전부터 지적해왔다. 그동안 인천시정의 최고 책임자들도 양극화 해소를 시정의 최고우선순위로 설정하면서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하였다. 각종 선거과정에서도 지역의 최우선과제로 설정하면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인천시의 실제적인 행정에서는 양극화 해소가 구호로만 그치고 오히려 양극화를 부추기는 정책을 남발하면서 원도심 주민들에게 위화감을 넘어 배신감을 들게 하는 것으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도시재생뉴딜에 발맞춰 인천시도 낙후된 원도심을 살려 도시 균형발전을 실현하는 핵심 과제로 설정하였다. 그러나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은 거창하게 구호만 외치고 곳곳에서 지지부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인 고속도로 일반화 사업과 주변의 재생사업은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면서 마냥 지체되고 있다. 시정의 최고 책임자인 시장이 나서서 진두지휘해도 모자랄 텐데 시장은 주민수용성만 외치고 수수방관하는 모습이다. 담당 실무부서의 행정은 내년 지방선거와 연계하면서 선거의 유불리를 계산하면서 눈치를 보고 있다는 오해를 낳기에 충분한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균형발전 사업의 하나인 서북부권 종합발전 계획의 용역은 원도심의 공동화를 심화시키는 핵심사업으로 전면적인 재검토가 요구된다. 지난 27일 인천시의 용역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서북부권 개발사업으로 인해 약 23만명이 중동미추홀구 등 원도심에서 빠저나와 유입될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서북부권 개발지역으로 원도심의 인구가 이동하면서 원도심 공동화를 부채질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인식하면서 개발사업의 내용을 일부 축소 변경하는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을 검토할 것을 밝혔으나 근본적으로 전면 포기 수준의 수정이 필요한 사업이다. 인천시 행정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사례는 많은 부분이 있는데 그중에서 교육인프라 격차의 심화이다.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원도심은 보건위생공간 확보, 학생식당 보유율, 친환경 인증 학교 수, 건물 노후도 등에서 신도시에 비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GTX와 같은 광역인프라는 원도심의 박탈감을 심화시키는 등 인천시 행정의 대부분이 구호와는 달리 거꾸로 가고 있다. 균형발전은 단기간에 달성되지 않는다. 인내를 가지고 진솔하게 접근하는 참된 균형발전 정책으로 전면 재정비가 필요하다.

[사설] 본보 폭로된 송암동산의 어두운 얘기...가여운 아이들의 ‘아빠’는 가면이었나

송암동산은 시흥 지역의 상징적인 보육시설이다. 각계의 봉사 손길이 그친 적이 없다. 지역 정치인은 물론, 관내 유력 인사들이 줄을 이었다. KLPGA 소속 유명 골프 선수들의 봉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전직 시흥시장이 이사장으로 취임할 정도다. 시설의 역사만 60년이 넘는다. 대각사의 숭고한 종교 정신을 바탕에 두고 운영돼 왔다. 현재도 초ㆍ중ㆍ고교생 27명의 아동이 생활하고 있다. 이런 만큼 횡령 의혹이 지역사회에 주는 충격이 크다. 본보가 입수한 송암동산의 입출금 현황은 온통 의혹투성이다. 시에 등록되지 않은 송암동산 명의 통장이 공개됐다. 여기서 10여년간 6천800여만원이 빠져나갔다. 실질적 운영자의 개인 통장으로 입금됐거나 현금으로 빠져나간 돈이다. 제보자는 이런 돈의 흐름을 운영자 개인이 빼간 횡령이라고 증언한다. 직원들의 식대 통장에서도 불명확한 자금 흐름이 있다. 특별한 이유 없거나 공사 대금 등의 명목으로 빠져나간 돈이 적지 않다. 제보자의 주장은 최근 시흥시 감사에서 발견된 비위 의혹과도 맞아떨어진다. 감사에서 비등록 계좌가 확인됐고, 운영자의 후원금 횡령 정황도 포착됐으며, 각종 위반 사항 22건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시 감사의 직접적 발단은 2018년 발생한 직원의 보육원 여학생 성추행 사건이었다. 올 1월 행정처분으로 시설장 교체 명령이 내려졌고, 운영자는 원장직에서 사임했다. 60년 대표적 보육 시설에서 계속 확인되는 의혹이다. 행정 감사의 단계를 넘어선 게 아닌가 싶다. 한두 해가 아닌 5년 또는 10년 이상 이어진 횡령 의혹이다. 지역민의 후원금과 정부ㆍ지자체 지원금에 대한 용처 확인 작업이다. 여기에 아동복지법 위반 사항도 줄줄이 거론된다. 직원들에 대한 불공정 노동 행위도 들려온다. 행정 조치의 영역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운영자 측은 이런저런 사유를 대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수사를 통한 진실 확인이 더더욱 필요해진다. 본보가 운영자의 비위를 폭로한 투서를 입수했다. 거기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아이들이 아빠에게 밉보이면 안 되기 때문에 눈칫밥을 먹고 연기를 잘해야 한다 아마도 전임 이사장이자 원장이던 운영자를 아이들은 아빠라고 부른 모양이다. 우리가 간혹 봐온 배반스런 상황인가. 겉으로는 한없이 자애로운 보호자의 모습을 하고, 속으로는 누구보다 셈 빠른 사업가의 모습을 한 이 시대 보육시설의 가짜 아빠들의 얘기 말이다. 수사로 진상을 밝혀서 전모를 세상에 공개해야 한다.

[경기시론] 왼씨름 VS 오른씨름 上

씨름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고 유네스코에 등재됐지만, 현대씨름이 왼씨름인지 오른씨름인지는 아직 논란이 많다. 왼손으로 다리 샅바를 잡기 때문에 왼씨름이란 주장이 있지만, 씨름협회조차 현대씨름이 왜 왼씨름인지를 설명하는 데에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 또 씨름협회는 1987년에 현대씨름을 왼씨름에 근거 한 바른 씨름으로 명명했다. 그러나 근대자료나 씨름 원로의 구전에 의하면 현대씨름은 오른씨름일 가능성이 크다. 최초의 전국대회가 열렸던 1927년 제1회 전조선 씨름대회는 지금과 반대로 왼 어깨를 맞대고 다리 샅바를 오른손으로 잡는 정규씨름이 정식경기였다. 이때 씨름은 왼씨름, 오른씨름, 통 씨름 등의 다양한 종류가 있었고, 용어도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대회 참가비를 낸 200명의 선수 중 경기방법에 불만을 품은 150여 명은 경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1929년 조선씨름협회는 정규씨름을 오른씨름이라 하고, 왼씨름은 오른 다리에 샅바를 매고 왼손으로 다리 샅바를 잡는 방식이라고 발표해버렸다. 그러면서 씨름은 지역마다 경기방식이 다르고 왼씨름과 오른씨름을 서로 혼용해서 부르기 때문에 선수들의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결국, 씨름대회는 왼씨름과 오른씨름으로 경기를 진행하다 1959년 6월 제1회 전국장사씨름대회부터 왼씨름으로 통일됐다. 이 때문에 대부분 씨름인은 현대씨름을 왼씨름으로 알고 있다. 씨름은 샅바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깨도 매우 중요하다. 샅바 싸움도 상대 선수보다 어깨를 더 낮춰잡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기 때문에 결국은 어깨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오른 어깨를 맞대고 경기를 하는데 왼씨름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 사진으로 남아있는 1910년 이후의 씨름 자료를 보면 지금처럼 다리 샅바에 손목을 넣어 잡는 것이 아니고, 샅바 바깥쪽 부분을 손가락만으로 잡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다리 샅바가 지금처럼 중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때 언론보도를 보면 왼씨름과 오른씨름의 명칭이 바뀌어야 했었다는 논리도 있고 현대씨름은 오른씨름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하편에서 계속. 공성배 세계용무도위원회 사무총장

[지지대] 확찐자

지난 3월 청주시청의 팀장급 공무원이 다른 부서 여직원의 겨드랑이 뒷부분을 볼펜으로 찌르며 확찐자가 여기 있네, 여기 있어라고 했다. 이 여성은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확찐자라고 표현해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모욕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해당 발언의 모욕성을 인정했다. 청주지법 형사22부는 지난 11월12일 확찐자 발언을 한 팀장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확찐자라는 표현은 직간접적으로 타인의 외모를 비하하고, 건강관리를 잘하지 못했다는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데다 정신적 고통을 받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팀장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청주시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견책 처분을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집콕이 일상화됐다. 겨울 들어 코로나 확산이 심각해져 바깥 활동은 더욱 줄었다. 집콕 생활을 하면서 활동량이 줄고, 배달음식을 많이 먹으면서 살이 확 찐 사람이 많다. 이런 이들을 확진자에 빗대 확찐자라고 한다. 신종 코로나가 탄생시킨 신조어이자 우스개 표현이지만 듣는 이들은 기분 좋을 리 없다. 지난 10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성인남녀 1천3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12.5%가 신종 코로나 이후 체중이 늘었다고 답했다. 여성(54.9%)이 남성(44.8%)보다 10.1%p 높았으나, 늘어난 몸무게 평균은 남성이 6.4kg으로 여성(4.5kg)보다 1.9kg 많았다. 직업별로는 중고생들이 56.7%로 제일 많았다. 늘어난 이유로는 고열량고지방 배달 음식 섭취량 증가를 가장 많이 꼽았다. 온라인 수업재택근무로 외부 활동량 감소, 운동시설 이용 자제로 인한 운동량 감소, 코로나 블루로 인한 군것질 증가 등의 이유도 컸다. 장기화된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다. 자칫 방심하면 나도 확찐자가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급성 허리디스크, 관절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실내에서라도 적절한 운동을 하며 과식ㆍ폭식을 삼가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기만평] 지지율 치료제로도...

[2020 경기도 박물관ㆍ미술관 다시보기] 40.파주 두루뫼박물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이 의미하듯 농업은 한국문화의 줄기이자 뿌리다. 일제강점기와 1970년대의 새마을운동으로 농민들이 어울렸던 마을의 축제는 낭비와 미신으로 몰려 타파되었고 민속의 뿌리인 민간신앙을 미신으로 몰았다. 7천년의 농경문화가 근대화란 이름으로 사라지고 있다. 세상은 풍요롭고 편리해졌으나 인간은 더욱 고립되고 생태계는 파괴되었다. 옛 사람들의 생활방식에 오래된 미래가 숨어있다. 선조들이 사용하던 옛 물건에 생태적 지혜가 담겨있다. ■ 두루뫼를 향해 부르는 고향의 노래 유년의 추억이 담긴 고향의 풍경은 흑백 사진 속에나 남아 있을 뿐, 고향의 따스한 정서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 우리 곁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파주시 법원읍 초리골에 자리 잡은 두루뫼박물관은 고향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공간이다. 1998년에 설립된 두루뫼박물관(관장 김애영)은 세월을 단숨에 거슬러 올라가 1970년대 농촌의 아늑한 풍경과 아련한 추억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박물관을 설립한 소설가 강위수(1941~ ) 선생의 고향은 파주 초리골에서 50여리 떨어진 경기도 장단군 장단면 동장리 주산동(周山洞)이다. 두루뫼라 불리던 그의 고향마을은 한국전쟁으로 비무장지대가 되어 지금은 갈 수 없는 금단의 땅이다.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귀환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한 강위수 소설가가 도굴꾼 이야기를 쓰다가 토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 영화촬영을 위해 농촌을 찾았다가 생활도구가 버려지고 집과 담장과 굴뚝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그는 새참을 나르던 소쿠리, 벼이삭을 훑어내는 홀태, 떡에 예쁜 무늬를 새기는 떡살, 거름으로 쓸 똥오줌을 담는 장군 같은 민속품을 수집했다. 무너진 초가집에서 구해온 문짝까지 대책 없이 물건들을 집으로 가져다 날랐다. 아내는 그런 남편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으나 사소하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남편의 수집 동조하고 박물관을 세우고 관장까지 맡는다. 그렇게 모은 것이 6천점이나 되었다. 민속박물관을 세우기로 뜻을 모았다. 두루뫼라는 이름에 설립자의 고향 사랑이 묻어난다. 크고 작은 작은 독과 오지와 항아리가 옹기종기 앉아 있는 장독대는 박물관을 둘러싼 초지골 산자락과 잘 어울린다. ■ 1천500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공간 너무나 다양하고 너무나 흔해서 역사유물로서의 가치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민속생활용품은 순식간에 사라져갔다. 눈 밝은 부부 덕분에 살아남은 귀중한 유물들이 박물관을 채우고 있다. 삼국시대의 도자기부터 타자기, 레코드판 같은 근현대 유물까지 1천500년의 세월을 아우르고 있는 상설전시실을 김애영 관장의 안내로 둘러본다. 박물관은 다섯 개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제1전시실은 토기와 도자기이다. 박물관 설립으로 이끌었던 토기답게 온갖 종류의 토기와 도자기를 볼 수 있다. 백제, 신라, 가야의 회색토기를 비롯해 고려청자와 조선의 분청사기와 백자까지 멋진 도자기를 살펴보며 질문을 던진다. 가장 좋아하는 유물이 어떤 것이에요? 뜻밖의 대답이 돌아온다. 이 굴뚝이에요. 김 관장은 뚜껑이 씌워진 한길 남짓한 굴뚝을 가리키며 웃는다. 굴뚝도 흙을 구워 만들었으니 토기의 일종이고, 아궁이의 불이 잘 타들어가게 하고 구들을 골고루 덥혀준 연기를 빨아냈으니 사랑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똥오줌을 논밭으로 옮기는 용기로 사용했기에 똥장군으로도 불렸던 장군을 입구에 나란히 진열한 것도 진풍경이다. 70년대만 해도 시골집에 한두 개는 있었지만 지금은 구경하기 어려운 특별한 물건이다. 작은 것에는 물이나 술 따위를 넣으나 큰 것에는 오줌을 담아 지게로 운반했다. 나무장군은 오지장군처럼 깨지지 않는 장점이 있어 공사장에서 물을 져 나르는 데에도 썼다. 수원화성을 쌓은 내력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에 장군 그림이 실려 있다. 실학자 유중림은 증보산림경제에 장군을 장분(長盆)으로 적었다. 열 개가 넘는 장군을 보면서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고 노래한 시인 김수영의 거대한 뿌리가 떠오르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2전시실은 사방이 온통 탈이다. 꼭두각시놀이에 사용하는 꼭두각시, 박첨지, 홍동지 탈을 비롯해 전 세계의 탈이 노려보고 있다. 온갖 표정의 탈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오래 머물 수 없다. 안내하는 발길이 벌써 멀어진 탓이다. 뒤따라 도착한 제3전시실은 아기자기하다. 거울과 화장대 같은 규방용구, 저울과 됫박 같은 계량용구, 대패와 먹통 같은 목공용구, 가마니틀 같은 직조용구, 호롱과 등잔 같은 조명용구, 짚신을 비롯한 각종 신발 등의 의식주 관련 유물들이 전시관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짚신을 삼을 때 크기를 조절했던 신골은 정말 보기 드문 유물이다. 삼베를 짜던 베틀과 목화에서 무명실을 뽑던 물레도 여러 종류가 전시되어 있다. 제4전시실에는 설립자와 직접 관련된 1970년대 전후의 영화대본과 영사기가 전시되어 있다.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했던 설립자의 손때가 묻은 물건들이다. 한글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공병호타자기도 있다. 안과의사 공병호 박사가 1949년에 최초로 발명한 것으로 한글을 빠르게 입력할 수 있는 세벌식 타자기다. LP판이 빽빽하게 꽂혀있는 자리에서 김 관장이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LP판으로 지금도 음악을 감상할 수 있어요. 국문학을 전공한 김 관장은 서울 한복판에서 25년 동안 이화음악사를 운영했던 음악애호가이며 개인전을 열 정도로 여행사진작가로도 활동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아이스크림 장수가 들고 다니던 낡은 사각의 나무 상자에 담긴 사연도 재미있다. 흥미롭고 특별한 유물들을 자세히 살피려면 한나절로도 부족할 정도로 유물이 많다. 5전시실에서는 농기구와 축산용구들이다. 낫, 호미, 지게, 홀태 등 농사에 쓰였던 다양한 기구들로 채워진 공간에 들어서면 1970년대의 농촌으로 이끈다. 멍에를 멘 누렁소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서 있다. 박제된 소를 통유리 속에 전시하지 못해서 보존에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 다시 소를 박제하려면 얼마나 많은 수고와 비용을 들여야 할까. 비용문제로 귀중한 전시물이 부식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 방앗간부터 대장간까지 박물관 야외도 전시실이다. 방앗간, 헛간, 대장간, 너와집, 상여집이 있다. 무려 일곱 개의 장독대가 있고, 솟대와 장승 옆에는 두레박 대신 지하수를 끌어올리던 펌프가 설치되어 있다. 민간신앙을 알려주는 너와집과 망자를 무덤으로 태우고 가던 상여를 보관한 상여집도 무척 인상적이다. 박물관 곳곳에서 한국의 민속과 전통문화의 모든 것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설립자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진다. 그러나 전시 공간을 넓히면 더욱 빛날 유물들이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 보관시설이 낡아 어렵사리 수집한 귀중한 유물들이 손상되고 있다는 관계자의 말에 안타까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그럼에도 두루뫼박물관이 그동안 걸어온 행적을 살펴보면 놀랍다. 국내 사립박물관 1세대로 출발한 두루뫼박물관은 경기도박물관협회 경기도박물관인상 대상(2013)은 물론 박물관인의 최고 명예인 한국박물관협회 자랑스런 박물관인상(2014)과 문화체육부장관 표창(2018)까지 수상했다. 2014년에는 경기도박물관협회가 주관한 제10회 경기도박물관인상 큐레이터상을 수상할 정도로 기획력도 탄탄하다. 우리 곁에서 사라져간 타자기, 녹음기, 전축 같은 물건들을 전시한 안녕, 아날로그 시대여(2010)를 비롯해 글자가 적힌 책옷비석을 모은 글자들의 세상(2011), 담거나 나르는데 사용했던 용구들의 변천사를 소개하는 담거나 나르거나(2013), 나무로 만든 각종 생활용품을 통해 나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자 기획한 나무는 우리에게(2014) 같은 흥미로운 기획전을 꾸준하게 열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2020년 특별기획전의 주제는 유물 속에 사는 동물이다. ■ 정부지자체, 사립박물관 지원 나서야 코로나19로 사립박물관의 시름이 더욱 깊다. 사재를 털어 유물을 모아 전시하고 교육하는 사립박물관은 국가나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한국인의 정신적 뿌리를 가르치는 일을 개인에게만 맡겨두는 것은 직무 유기나 다름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사립박물관 지원에 나서야할 때다. 두루뫼박물관은 추억 속에만 남아 있는 고향으로 안내하는 완행열차 같은 곳이다. 설립자 강위수 선생이 병상에 계신다는 소식은 뜻밖이다.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 산골짝 깊은 골 초가마을에 봄이 오면 가지마다 꽃 잔치 흥겨우리. 아 이제는 손 모아 눈을 감으라.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선생의 건강을 빌며 그가 평소 즐겨 부르셨다는 고향의 노래를 불러본다. 이경석(한국병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