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준비,양평 공설 화장장 건립] 下:안전을 담보할 최첨단 시설

양평군은 공설장사시설 건립을 위해 주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첫번째 쟁점은 안전성 확보다. 화장 때 발생하는 대기오염과 냄새문제 원천방지 여부는 최근의 관련 기술 발달에 달렸다. 군 관계자는 최근에 지어진 다른 지자체 화장시설은 기술발달로 무연ㆍ무취에 완전연소를 달성하고 있어 최첨단 시설을 도입하면 대기오염이나 냄새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번째 쟁점은 부정적인 이미지다. 이를 위해 휴식과 추모시설이 결합한 형태의 공원화를 추진 중이다. 유족들만 찾는 공간이 아니라 주민들이 휴식과 산책, 사색 등을 위해 찾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했던 세종시 은하수공원은 장례를 치르는 동안에도 지역축제가 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세종시 은하수공원은 넓은 잔디광장과 조경과 식재 등을 통해 공원화됐고 서울추모공원도 건물 대부분을 지하화, 자연친화적인 경관을 추구하면서 갤러리와 문화활동 등도 수시로 열리고 있다. 군도 공설장사시설이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주민들이 찾고 싶어 하는 공원이나 휴식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 해외 사례들도 연구 중이다. 1900년대 초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건립된 스코그쉬르코고르덴(Skogskyrkogarden:숲속의 묘지)이 대표적이다. 일명 우드랜드라고도 불리는 스코그쉬르코고르덴은 자연경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본연의 기능과 예술성을 잃지 않은 묘지공원이라는 평가를 받아 지난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스톡홀름 시의회는 1912년 천편일률적인 묘지시설을 탈피하고자 대규모 국제공모전을 열어 건축설계 공모를 진행했다. 세번째 쟁점은 반대를 극복하는 공직자의 자세다. 군은 인내심을 갖고 주민들과 끊임없는 대화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지난 2011년 12월14일 14년 만에 완공된 서울 서초구 장지동 서울추모공원 준공식장에는 지역주민들이 초청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역주민들의 항의로 준공식장은 소란해졌다. 당시 박원순 시장이 현지 주민들에 대한 자리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점을 공식 사과한 이후에야 소란은 진정됐다. 군 관계자는 이 같은 사례를 예로 들면서 반대를 공감으로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양평 전체를 위해 공설장사시설 유치를 결정한 지역주민들에게 그에 걸맞은 예우와 세심한 배려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동균 군수는 화장장은 지역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섣불리 추진하기도 어려운 시설이다. 관 주도가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방법으로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토론하며 추진하겠다. 삶이 존엄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역주민 여러분의 관심과 의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양평=장세원기자

포천 일동면 30년 된 군인 아파트 공실로 흉물 방치… 주민들 철거 요구

포천시 일동면 화룡로 군인아파트가 수년째 흉물스럽게 방치,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더구나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범죄의 온상도 우려돼 철거여론도 비등해지고 있다. 2일 포천시와 육군 제5군단 등에 따르면 일동면 화룡로 970의12 일원에 30여년 전에 건립된 기산아파트(80여세대)는 전용면적 45㎡ 미만 군인아파트로 군인 가족들이 대부분 살았다. 하지만 적은 평형에 시설도 낡아 군인가족들의 불만은 컸다. 여기에 5년 전 인근에 500여세대 아파트가 들어서고 국방부가 민간아파트 일부를 군인아파트로 사들이자 기산아파트에 거주하던 군인가족들은 대부분 이주, 5년여째 공실로 방치되고 있다. 이 아파트는 현재 자물쇠만 굳게 잠긴 채 주변에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울타리도 망가진 채 내팽개쳐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이 아파트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상국 포천시의회 부의장은 기산아파트는 오래됐고 낡아 리모델링은 불가능하다. 반드시 철거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든지, 시에 매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산아파트에 부착된 안내문에는 CCTV가 설치됐다는 문구가 있지만 찾아볼 수 없다. 청소년들의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실제 이곳에는 청소년들이 서성거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인근 주민 A씨(65)는 매년 여름이면 학생이나 청년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무너진 울타리로 들어가고 있다며 간혹 여학생들도 보여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2년 전에 육군 제8사단마저 떠나면서 지역상권이 완전히 죽었는데 기산아파트마저 오래도록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어 군부대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며 국방부가 이미지 관리차원에서라도 대안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군 제5군단 관계자는 주민 요구 사항을 잘 알고 있다. 국방부 중기계획에 오는 2022년 기산아파트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300400세대 규모의 신규 아파트를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

3명의 목숨을 구한 사다리차 기사 한상훈씨 "같은 일 반복되도 구할 것"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긴박함을 느꼈어요. 저도 모르게 사다리차를 올리고 있더라구요. 군포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주민 3명을 구한 사다리차 영웅 한상훈씨(29)를 2일 오전 화재 현장에서 만났다. 한씨는 숨진 근로자 A씨 등이 일하는 인테리어 업체에 창문틀과 창문 등 인테리어 물품을 공사 현장으로 올려주는 사다리차 업체 대표다. 사고 발생 1시간30분 전인 오후 3시부터 현장에 있던 목격자이기도 하다. 그는 사고가 난 세대에 사용될 인테리어 물품을 전달하기 위해 1층에서 대기하던 중 펑하는 굉음과 함께 사고가 났다고 당시 사고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신고 후 12층에 여성 한 명이 있는 것을 목격하고 구조할 사람이 자신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다급히 접었던 사다리를 다시 펴기 시작했다. 한씨의 눈 앞에 15층 창문 틈에서 겁에 질린 듯 두 손을 흔들고 있는 어린 초등학생 남매의 모습도 들어왔다. 한씨의 마음은 다급해져만 갔다. 더욱이 소방당국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당시 살수차만 도착해 이들 주민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한씨뿐이었다. 한씨는 아이들이 다급하게 손을 흔들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이들을 구할 수 있는사람이 저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씨는 곧바로 유독가스로 둘러싸인 아파트 12층 내부에서 손을 흔들고 있던 20대 여성을 사다리차에 올려 구조했고, 이후 바로 위층인 15층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남매를 안전하게 지상으로 옮겼다. 한씨는 사다리차 최대 높이가 14층이지만 순간적으로 아이들을 구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아 리미트장치를 풀고 15층까지 올라갔다며 위험하지만 같은 상황이 재현되더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구조 후 소방대원에 인계된 아이들의 건강은 어떤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은진기자

[수능 예비소집일] 운동장서 수험표 받고 고사장 출입금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2일 경기 지역 수능 고사장별로 수험생 예비소집이 진행됐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예년과 달리 진풍경이 펼쳐졌다. 오전 10시 용인 A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학교운동장에 책상 6개를 나란히 배치했다. A고교는 12반을 6개조로 나눠 1조당 10분 간격을 두고 워크스루 방식으로 수험표와 안내서를 배부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 사상 첫 방역수능을 치러야 하는 수험생들의 안전을 위해 고사장은 입장이 일체 금지됐다. 어깨를 움츠린 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의 수험생부터 컨디션 관리를 위해 털모자에 목도리까지 중무장한 학생 등이 하나 둘 학교 정문을 통과해 모습을 드러냈다. 운동장에 들어선 수험생들은 본인이 속한 반을 찾아 가서 친구들과 간단하게 인사만 하고 저마다 거리두기를 한 채 줄지어 섰다. 예비소집은 신속하게 진행됐다. 교사들은 수험생에게 짧게나마 수능 잘 보고 와 등의 응원을 하며 수험표와 수능 안내서, 선물꾸러미를 전달했다. 선물꾸러미 안에는 초콜릿과 수능 필수 점검표, 귤 등이 담겨 있었다. K양(19)은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받으면서 제대로 수업에 참여를 못해 조금 불안함 감이 있다며 할 수 있는 데까진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안내서를 전달받은 수험생들은 만일의 감염 우려를 방지하고자 교사들의 통제 아래 신속하게 학교 밖으로 벗어났다. 교내 한켠에서는 160여명의 졸업생들도 수험표를 받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 이들은 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차례대로 안내서를 배부 받았다. A고교 관계자는 처음으로 워크스루 방식을 통해 예비소집을 진행하다 보니 수험생 통제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고생한 교사들 덕분에 잘 마무리된 것 같다고 했다. 김현수기자

지방자치법 개정안, 국회 행안위 소위 통과… 대도시 등에 대한 특례 인정

대도시 등에 대한 특례 인정 조항 등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1소위 문턱을 마침내 넘었다. 사흘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극적으로 합의안을 마련,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개정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3일 열리는 행안위 전체회의를 통과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일사천리로 넘어설 경우 오는 9일 본회의 처리도 가능해진다. 행안위 법안1소위는 2일 회의를 열고 특례시 조항 등을 골자로 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방자치단체 기관구성 형태 다양화 ▲지방의회 정책지원 전문 인력 도입 ▲지방의회 의장에게 인사권 부여 ▲주민자치회 설치 ▲대도시 등에 대한 특례 인정 등 핵심 쟁점 논의가 이뤄졌다. 최대 난제였던 대도시 등에 대한 특례 인정 문제는 이른바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의 중재안으로 의견이 모였다. 이에 따라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 ▲실질적인 행정수요, 국가균형발전 및 지방소멸위기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행정안전부장관이 지정하는 시군구에 특례를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특례시 명칭은 수원고양용인창원 등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만 쓸 수 있다. 이와 함께 시도의회 뿐만 아니라 시군구의회에 지방의회 정책지원전문인력을 둘 수 있도록 하고, 의장의 인사권을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방정부 자율성 확보를 위해 행정입법으로 자치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을 금지했다. 다만 이견이 큰 주민자치회 설치 문제는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전환점을 맞은 데는 경기지역 정치인들의 숨은 노력이 원동력이 됐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염태영 수원시장은 30년 지방자치사의 성과를 외치며 지방자치법 개정 필요성을 역설, 당초 광역의회를 대상으로 했던 정책지원전문인력 도입 및 의장 인사권 등이 기초의회로까지 확대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 수원 정치권의 맏형인 민주당 김진표 의원(5선, 수원무)은 지난달 24일 열린 당정 협의에서 행안위 법안1소위 위원들을 맨투맨으로 설득하자고 제안, 5개 지역구 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특히 김승원 의원(초선, 수원갑)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한병도 소위 위원장을 설득해 소위 통과의 쐐기를 박았다. 용인에선 지난 20대 국회 행안위 여당 간사로 지방자치법 개정 협상을 담당했던 민주당 김민기 의원(3선, 용인을)이 뭍밑 설득전에 가세했다. 김민기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특례시 내용 등이 담긴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가장 먼저 대표 발의했다. 또 행안위 법안1소위 소속인 민주당 김민철 의원(초선, 의정부을)은 협상이 결렬 위기에 처할 때마다 위원들을 설득해 성과를 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행안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오를 전망이다. 법사위에선 여당 간사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재선, 수원을)이, 본회의 안건 상정 단계에선 대야 협상 실무자인 민주당 김영진 원내총괄수석부대표(재선, 수원병)가 각각 중책을 맡게 된다. 송우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