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원대 필로폰 밀수한 '아시아 마약왕' 재판에

수백억원대 필로폰을 국내로 밀수입한 후 태국에서 도피 생활을 해온 이른바 아시아 마약왕이 국내로 강제송환돼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강력부(문영권 부장검사)는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56)를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9월 5일부터 2017년 12월 20일까지 국내 운반책 16명을 이용해 캄보디아에서 21차례에 걸쳐 필로폰 18.3㎏을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필로폰 18.3㎏은 61만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610억원에 달한다. A씨는 또 밀수입한 필로폰 중 9천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총 185회에 걸쳐 판매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 2016년 국내 운반책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A씨의 범행을 인지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후 2018년 1월 캄보디아에서 A씨를 붙잡아 이민국 구치소에 가뒀지만, 탈출해 태국으로 도주했다. A씨는 지난해 말 체포돼 태국의 한 수용소에서 구금 중이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태국이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제한하면서 국내 송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외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태국캄보디아 등에 도피한 미검거 공범들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인천 중구 빈집 ‘아슬아슬’ 방치…주민들 “벽 무너질 것 같아 불안해”

인천 중구에 장기간 방치한 빈집이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악취는 물론 빈집을 통해 인근 주택으로 빗물이 스며드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구는 사실상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 18일 오전 10시께 중구 관동2가 인근에 있는 한 2층 주택. 지붕이 부서져 반쯤 뚫린 빈집이 양쪽 옆 주택에 의지해 위태롭게 서 있다. 집의 수평이 무너진 듯 현관문의 오른쪽이 내려앉으면서 외벽을 이루는 벽돌 사이에 틈이 벌어져 있다. 집 뒤편에는 문을 지탱하던 나무 기둥이 부서져 나뒹굴고, 전기 배선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버려진 스티로폼 박스, 폐비닐 뿐 아니라 동물의 배설물이 발 디딜 틈 없이 자리해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옆집에 사는 오청자씨(75)는 구에 여러차례 민원을 넣어도 달라지는게 없다고 호소했다. 오씨는 빈집의 지붕이 뚫려서 우리집까지 빗물이 넘쳐 벽지를 몇 차례나 덧바르고 스티로품까지 덧댔지만 곰팡이가 생겨 소용이 없다고 했다. 이어 빈집에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신게 무려 18년 전이지만 해마다 민원을 넣어도 달라지는게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옆집과 외벽을 맞대고 있는데, 장마철에 옆집이 무너지기라도 할까 봐 불안하다고 했다. 빈집의 오른쪽 건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지성씨(27)도 폐가로 변한 옆집 때문에 곤혹스럽다고 했다. 올 초 카페 인테리어를 새로 했는데, 폐가가 바로 옆에 있으니 미관상 좋지 않다며 빈집에 길고양이가 드나들어 밤마다 고양이 울음소리로 시끄럽고, 배설물 냄새가 지독해 힘들다고 토로했다. 중구는 빈집의 소유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빈집을 관리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사망한 집주인이 아직까지 집의 소유자로 등록돼 있는 상황이라 강제 철거를 하는 등의 뚜렷한 방법은 없다면서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니 상속자를 수소문해서 관리를 하도록 요구하는 등 민원을 최대한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환경미화원 폭행한 직장상사 제재 없이 정규직 전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부하직원을 폭행폭언해 형사처벌을 받은 용역업체 직원(본보 3월25일자 6면)을 아무런 제재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부서에서 일하고 있지만, 공항공사는 근무지 분리도 하지 않았다. 18일 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지방검찰청은 지난 3월27일, 부하직원을 폭행한 A씨를 상해 혐의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부하 직원 B씨의 얼굴과 턱 등을 여러차례 때리고 너 죽여버리고 그만두겠다 등의 폭언을 한 혐의다. A씨와 B씨는 당시 공항공사의 환경미화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 업체 소속 직원이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도 A씨의 신체적 폭행, 과다감시, 욕설 등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인정해 A씨가 소속한 업체에 인사위원회 개최, 징계사유 명시 등의 시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공항공사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A씨를 6월께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전환면접까지 거쳤지만, 결격 사유를 확인하지 않았고 A씨의 부서나 근무장소 변경 조치도 없었다. B씨는 A씨와 마주치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공항공사 측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고통을 호소했지만, 열흘이 넘도록 관련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B씨는 나를 때린 사람과 매일 마주하는 게 힘들어 주말마다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며 최소한 A씨와 떨어져 일할 수 있게 만이라도 해달라고 호소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 제76조 3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 사실로 드러나면 회사가 행위자에 대해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사안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개별적인 면담을 통해 요구사항을 듣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인천경제청 무분별 오피스텔 허가, 송도중학교 과밀학급 책임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도시 내 무분별한 오피스텔 허가로 중학교 과밀학급 문제를 야기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학령인구를 고려하지 않고 오피스텔 사업승인을 내주면서 중학교 과밀학급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인천시교육청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송도 68공구에는 올해 기준으로 3만 1천세대가 들어와 2020년 계획(3만 세대)보다 1천세대 증가했다. 여기에 학령인구 유발 세대로 보지 않는 오피스텔도 상업지구에 대거 들어서면서 예측하지 못한 학령인구도 늘고 있다. 시교육청은 인천경제청이 오피스텔로 인한 학령인구를 고려 하지 않으면서 과밀학급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상업지구에 들어서는 오피스텔의 경우 건축법상 업무시설이지만 주거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천경제청은 세대를 파악할 때 대략적인 추정만 할 뿐 전체 오피스텔 현황이나, 이로 인해 생기는 학령인구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오피스텔은 공동주택(아파트)과 달리 학교용지부담금도 내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 입주민과의 형평성 문제도 나온다. 시교육청은 공공주택에 더해 오피스텔로 인한 학령인구 증가로 2024년 중학교 과밀학급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송도 중학교 6곳의 학급당 학생수는 평균 30명으로 과밀 관심지역이다. 이에 시교육청은 송도 8공구 아암초등학교 인근에 추가로 중학교 용지 1만 4천㎡를 요청했지만 인천경제청은 거부의사를 밝혔다. 아암초 인근 해양3고(가칭) 예정부지(3만㎡)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학교용지는 제공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2월 해양3고 부지를 나눠 중고등학교로 설치하라는 입장을 시교육청에 전달했다. 하지만 중학교 과밀학급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콩나물 교실에 대한 인천경제청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당초 인천경제청과 학교용지를 선정할 때 오피스텔은 학령인구에서 빠졌기 때문에 추가적인 학교용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천경제청이 기존 계획보다 많은 학령인구를 유발했으면 이에 맞춰 추가로 학교를 신설하는 것이 맞다며 해양3고 부지를 중고등학교 나눠 설치하라는 것은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시교육청이 학령인구를 과하게 잡고 학교용지를 확보하는 측면이 있다며 그간 시교육청 요청에 따라 초등학교 등을 맞춰줬지만 이번 중학교 용지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강정규기자

송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불법 판매 행사 하루 앞두고 '올스톱'

인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송현아)이 불법으로 물의를 빚던 대규모 판매 행사(본보 1718일자 1면)를 하루 앞두고 전면 취소했다. 18일 연수구와 송현아 등에 따르면 송현아는 오는 19~28일 열려던 연수구청과 함께하는 테크노파크 나눔 바자회에 대해 지역 여론 등을 고려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송현아는 주차장에 설치한 약 85개의 불법 가설건축물(몽골텐트)을 곧바로 철거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송현아의 결정은 지역 안팎에서 인천 등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데도 행사를 강행한다는 비판이 거센데다, 구가 이번 행사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사로 인정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7일 송현아는 구에 행사를 직거래 장터 개설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행사로 판단, 고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송현아측은 이날 구 실무진 등과 접촉해 자신들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를 감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구는 송현아측의 요청을 불허하는 쪽으로 내부 의견을 모았고 구청장의 결정만 남은 상태였으나, 송현아측이 행사를 자진 취소함에 따라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 구의 이같은 분위기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며 대규모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이고 송현아측이 이미 불법 시설을 설치한 상태인데다, 행사 목적도 대규모 할인 행사에 가깝다고 본 것으로 전해진다. 송현아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행사를 기획했으나 논란이 있는 만큼, 연수구의 결정과 관계없이 모든 행사를 전면 취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송현아가 불법적으로 추진하던 행사는 취소했지만, 구가 지역 행사 관리를 소홀하게 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2017년 1차례 같은 불법 행위를 한 송현아가 이번에 똑같이 행사를 불법으로 추진한 것을 사전에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는 이 행사에 소상공인을 추천하기까지 했다. 구 관계자는 우리가 관리감독을 잘못했다는 사실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행사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수기자

“남녀 공용화장실은 안 가요”… 불법촬영에 여성들 ‘불안감’ 고조

남녀 공용화장실이면 아예 안 가요 최근 여의도 KBS 사옥 내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용 카메라가 발견돼 논란인 가운데 공공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여성들은 남녀 공용화장실은 아예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경계심을 드러냈다. 18일 오전 안양시 동안구의 한 골목. 술집 등이 몰려 있는 이곳의 노후화된 건물에서는 남녀 공용화장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공용 화장실에는 비좁은 공간에 남성용 소변기 하나와 함께 남성, 여성 칸으로 구분돼 있었다. 문이 열려 있어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데도 안심 비상벨이나 CCTV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해당 건물 내 상점에서 일한다는 여성 L씨(30)는 건물 내 화장실은 남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불안하다며 번거로워도 5분 거리에 있는 백화점 화장실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고 토로했다. 의왕시 고천동의 위치한 한 상가 남녀 공용화장실은 도어락이 있었지만 고장 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당 건물 4층에는 독서실이 있어 청소년들의 출입이 잦았다. 이곳 화장실이 남녀 공용인 것을 확인하고 발걸음 돌린 여성 K씨(24)는 옆 동네 화장실에서 몰래 카메라(불법 촬영용 카메라)가 발견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주 급할 때 아니면 잘 이용 안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전한 공용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경기도 일선 지자체는 화장실 남녀분리를 원하는 사업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사업도 시행했다. 하지만 신청 건수는 저조한 수준에 그쳤다. 수원시의 경우 지난해 2차례에 걸쳐 출입구ㆍ층별 분리 등 공사비용의 50%, 최대 1천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했으나 신청한 사업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수원시 화장실문화팀 관계자는 자부담금에 대해 사업자들이 부담을 느껴 사업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원시는 신청자가 없는 상황에서 나머지 국비를 반납해 올해는 해당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 불법촬영ㆍ유포 범죄 수는 지난 2011년 1천523건에서 2018년 6천470건으로 4배 증가했다.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검거된 불법 촬영 범죄 피의자는 1만 6천802명이며 이중 97%가 남성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남녀 공용화장실은 일반 여자 화장실보다 불법 촬영 범죄에 노출돼 있다며 화장실 분리를 위한 건물주, 지자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촬영을 심각한 범죄로 받아 들이는 사회적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며 불법 촬영물에 대한 수요가 있어 범죄가 이어지는 것으로 단순히 공급자만 처벌하는데 그치지 말고 소비자들도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령기자

인천시, 개항창조도시 조성사업 난항

인천시가 추진 중인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전체 사업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8개 사업이 재검토보류 단계에 머물러 있어 추진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16일 시에 따르면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의 총사업비는 5천667억원이다.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은 국비 지원이 이뤄지는 마중물 사업 3개(360억원)와 부처 협력사업 5개(387억9천만원), 지자체 사업 14개(1천349억800만원), 민간투자사업 3개(3천579억원) 등이다. 그러나 현재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거나 사업재검토, 보류 등으로 추진이 불투명한 사업비는 3천702억원에 달한다. 마중물 사업 중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은 당초 민간사업자였던 CJCGV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멈춰있다.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은 246억원에 이른다. 지자체 사업 중에는 자유공원 일대 경관개선사업(10억원), 근대건축물 재현 사업(109억6천100만원), 인천역주변 지하차도 조성사업(348억원), 입체보행통로 조성(24억원), 우회고가 공중정원 조성 정비사업(40억원), 등 5개 사업(531억6천100만원)이 사업 재검토 및 보류 상태다. 민간투자사업에서도 인천복합역사개발 등 2개 사업이 민간투자를 위한 메리트 부족 등으로 사업자 모집에 실패해 추진이 불투명하다. 인천시의회 결산검사위원회도 2019 회계연도 인천시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결산감사 의견서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결산검사위원회는 사업을 전면재검토해 사업이 추진 가능한 방안을 찾고 사업 추진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추진 부서를 배분해 사업별 성과지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결산검사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시는 개항창조도시 조성사업 중 폐기 사업과 대체 추진 사업 등을 분류하는 등 사업 개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미 지난 4월 도시재생사업 주요사업 점검 영상회의에서 국토교통부에 폐기할 사업과 대체 사업 등에 대해 보고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개항창조도시 사업 면적 중 앞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총괄사업관리자 방식의 도시재생 뉴딜에 뽑힌 동인천역 2030 역전 프로젝트를 구역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시는 2020년 하반기 중 이런 내용을 담은 개항창조도시 활성화계획 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비를 투입하는 사업은 당초 사업 기간인 2021년까지 추진이 무리가 없다고 보고 받았다며 다만 지자체사업 등에 대해서는 곧 활성화계획 변경을 계획 중이라는 내용을 공유받았다고 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사업을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집중적으로 추진할 부분은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을 재구성 중이라며 특히 사업 추진이 어려운 것들은 대안을 마련해 조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인천경제청, 미국계 자본 빠진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 조사 착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사실상 현대건설 소유인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의 경제자유구역 내 개발사업(본보 16일자 1면) 자격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17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최근 송도국제도시 68공구(송도랜드마크시티)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와 관련한 사업 협의 등을 하는 과정에서 SLC에 있던 5.1%의 포트만 홀딩스 지분이 모두 현대건설에 넘어간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미국계 자본 기업인 포트만은 지난해 12월 남아있던 SLC의 지분을 모두 현대건설에 매각했다. 현재 SLC는 현대건설이 99.28%의 지분을 차지한 국내기업인 셈이다. 인천경제청은 포트만의 지분 매각 사실을 6개월여 동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인천경제청과 SLC의 협약 및 계약상 지분 변화 등에 대한 보고 의무가 없어 벌어진 일이다. 현재 인천경제청은 포트만이 SLC의 지분을 모두 정리하는 과정 등에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경제자유구역법) 등을 어기거나 협약계약을 위반한 사안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여러 곳의 법무법인에게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 특히 인천경제청은 SLC가 개발사업시행자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검토할 방침이다. 현행 경제자유구역법은 외투기업으로 개발사업시행자 지위를 얻고 외투 기준을 지키지 못하면 그 자격을 취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지난 2008년 개발사업시행자로 지정받은 SLC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또 외투 지분이 모두 사라진 SLC가 정상적으로 송도랜드마크시티 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지 등도 조사한다. 당초 SLC는 포트만이 지난 2006년 11월 100%의 지분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후 포트만은 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현대건설에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 등을 통해 SLC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1월 송도랜드마크시티 개발사업에 대한 인천경제청과의 사업계획 조정 합의를 했을 당시 포트만의 지분은 16.3%까지 줄어들었고, 지난해 11월 개발이익 환수 문제에 합의했을 때에는 5.1%로 감소했다. 다시 포트만이 1개월여 만에 남은 지분마저 모두 현대건설에 넘기면서 사실상 SLC는 경제자유구역 취지에 맞지 않는 국내기업으로 전락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지난 12일 송도랜드마크시티 개발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법률 자문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외투 지분이 나가는 과정 등을 대상으로 위법 여부를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했다. 김민기자

조지오웰의 풍자소설 ‘동물농장’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불평등, 부조리함을 다룬 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의 대표적인 구절이다. 매너 농장의 동물들은 처음에 인간들이 자신들에게 행사하는 불평등하고 무자비한 대우에 분노해 농장 주인을 내쫓는다. 동물들이 혁명을 시도하고 자신들이 농장 주인이 돼 농장 이름을 동물농장으로 바꾼 뒤 자신들만의 규칙들을 적어둔다. 그들은 절대로 인간들과 비슷한 형태의 모습을 띠지 않고 인간의 방식은 절대 따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처음에 대장 역할을 했던 돼지인 메이저가 세상을 떠나자 나폴레옹과 스노우볼이라는 두 돼지들은 권력욕에 서로 싸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나폴레옹과 그의 편에 섰던 스퀼러라는 돼지는 규칙을 계속해서 교묘하게 바꾼다. 나폴레옹은 스노우볼한테서 이긴 후 권력을 잡게 되자 점점 인간의 모습을 띠게 된다. 침대에서도 자고 인간들과 얘기도 하며 술에도 취한다. 결국 인간들과 같이 직립보행을 할 수 있는 지경까지 도달했으며 돼지를 제외한 다른 동물들은 매너 농장의 주인이 있을 때와 다름없이 불평등과 무자비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이렇게 결국 동물 혁명은 실패로 끝나게 된다. 나폴레옹과 돼지들은 권력의 맛에 빠져 사는 상류층 사회를 말하고 복서라는 말은 그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글을 읽을 줄 알지만 침묵하는 당나귀 벤자민은 사회에서 침묵하고 있는 지식인들을 상징한다. 조지오웰이 동물농장을 통해 풍자하고자 한 그 당시의 사회 이슈는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에 관한 내용이다. 동물농장의 동물들을 보면서 그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불평등하고 비합리적인 대우를 받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소설에서의 돼지들이 온갖 사치를 부리며 살 때, 복서라는 말은 풍차를 만들기 위한 끝없는 노력과 노동력을 들인다. 이와 같이 이 소설의 배경이 됐던 상황에서 상류층 사회의 사람들은 자신의 사치를 부리며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아가는 반면, 그 이외의 사람들은 노동력을 희생하며 살아갔을 것이다. 동물농장은 당시 사회 배경과 인간의 권력욕에 대해 해학적 웃음을 불러일으키면서 불평등한 사회 모순까지 다룬 수준 높은 풍자 소설이며 사회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용인 어정중 조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