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역사는 통사적으로 살펴보면, 오랜 시간에 걸쳐 진전된 문화를 추구하면서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자연과 인간의 사이에서 갈등과 협력의 조화로 이룩한 결과물이다. 지구촌의 여러 지리적 특성에도 인간의 삶을 개척한 지역은 어느 곳보다도 넓고 다양하게 분포되어 발전되어 왔다. 비옥하고 풍요로운 땅과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갈등도 계속해서 반복되어 오면서 많은 비인간적인 행동도 돌출되었으나 인간이 가진 영혼의 순수성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고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많은 전쟁의 불길에 휩싸였고 이것에 따른 상처의 흔적도 역사를 인지하는 대중들에게 서글픈 사유를 일으키게 한다. 한국의 역사는 대체로 약 500년의 세월을 의지하여 새로운 왕조에 의하여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전환이 이루어지는 주기성을 지니고 있었다. 새로운 국가를 이루고 안정시키는 과정에서도 협력과 갈등도 내재했을 것이고 이것에 따른 부작용도 있었으나 다른 민족에 의한 지배와 주권의 박탈은 존재하지 않았다. 주권의 박탈과 이민족의 지배에 따른 시대적 정치권력의 변화로 인한 혼란과 군수목적의 공업화는 지역적 갈등을 제공한 기초로 작용하였고, 신분제 변화에 따른 갈등도 한 부분을 차지했으며, 왜곡된 교육에 의한 사상적 변용은 한 국가의 미래에 암울한 현실로 빠트리게 된다. 이러한 복합적인 갈등과 사상의 부조화는 결국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확대되어 이전의 역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발생시켰고, 또한 전쟁의 유품으로 남북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돌고 도는 것으로 세상은 연속성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우주의 진리에서는 인간의 환생이 자기의 생활터전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이루어지므로 민족과 국가를 강조하는 사상은 이치에 맞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인간은 선천적으로 가져왔던 업력과 현실에서 학습된 습관이 현재의 나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가 가진 공통적인 요소는 이러한 업력의 속성에 원인하는 것으로 도덕에 대한 관념이 우리의 삶을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생계에 보이지 않고 그림자로서 중생들을 얽어매는 하나의 사유가 이기적인 마음이다. 국가 간의 인적 이동과 문화의 교류가 왕성한 현대사회는 자발적인 문화의 수용과 새로운 문화 전개로 전진하고 있어 부작용이 적고 인간사회를 풍요롭게 하고 있다. 그렇지만, 외부의 힘에 의한 강제적인 문화의 수용과 억압에 의한 역사의 변용은 많은 후유증으로 그 사회를 해체하거나 큰 혼란으로 이끌어 간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겪었던 일제강점기의 억압과 강제에 의한 통치와 문화의 접목은 6ㆍ25라는 동족 상잔을 유발하였고, 각 분야에 보존되는 전통으로 남았다. 지금 우리의 위치에서 이전의 선배 세대가 그러하였듯이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고 협력과 공존하는 마음으로 생활규범을 바꾸어가는 것이 이들에 대한 작은 배려라고 생각된다. 세영스님 수원사 주지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학교에서 불리는 이 노래는 듣기만 해도 정겹고, 향수를 느끼게 하는 원조 국민동요다. 그런데 이 짧은 노랫말 속에는 그야말로 아날로그 시대의 전형적인 학교 풍경이 고스란히 그려진다. 학생들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등교해야 하고(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정해진 교사에게 수업을 받아야 한다(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는 것이 그것이다. 산업화시대의 교육은 대개가 획일적이었고, 단순했으며, 어찌 보면 KS마크 공산품처럼 규격화되어 있었다. 당시의 교육이 특별히 변화를 두려워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변화를 추구하지도 않았고, 요구하지도 않았던 고정관념이 존재했던 시대였다. 1994년 서태지와 아이들은 교실 이데아라는 노래에서 당시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매일 아침 일곱 시 삼십 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릿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학교 밖 외부 환경의 변화는 교육의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정보화 시대, 디지털 혁명시대, 인공지능의 시대로 사회적 환경은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으며, IT 시대는 이제 교육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무료 온라인 강의서비스를 제공하는 칸 아카데미(Khan Academy)가 대표적이다. 초중고교 수준의 수학, 화학, 물리학부터 컴퓨터공학, 금융, 역사, 예술까지 4천여 개의 동영상 강의를 36개 언어로 전 세계 학생과 교사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젠 교육이 바야흐로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누구나(anyone) 원하는 수준별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는 e-러닝(Electronic learning)을 요구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자유롭게 인터넷에 접속해서 교육받을 수 있는 m-러닝(Mobile learning), 여기에 유비쿼터스와 교육을 결합한 u-러닝(Ubiquitous Learning)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장소, 단말에 관계없이 학습자의 상황에 맞게 콘텐츠가 전달되며 미진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쫓아가기도 버거울 정도로 성큼성큼 앞서나가는 지금의 교육환경 변화는 어쩌면 코로나19와 같이 살아가기를 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서 온라인 가정학습이 부각되는 지금, 학부모도 학생도 슬기로운 스마트 교육생활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시점인지도 모른다. 조광희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장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최근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핫하게 떠오른 노래 제목이다. 이제 코로나19 확진자가 어디서 나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서울 수도권에서 다발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생활속 거리 두기로 전환한지 24일 만에 강화된 방역수칙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4일까지 다시 강수를 꺼내 들었지만 최근 소규모 집단감염에서 대규모 7차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보다 더 강화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이에 질세라 지자체들도 제각기 방역수칙과 확진자 알림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SNS를 통한 신속한 정보 전달과 쌍방향 소통이었다. 아울러 단체장도 페이스북을 실시간으로 정보와 논평을 게재하면서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제 SNS는 친목을 넘어 재난상황에서도 가장 신속하고 영향력 있는 미디어로 자리 잡은 듯하다. 성남시에도 안전 문자와 홈페이지 외에 SNS 채널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을 안내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반응이 뜨겁다. 시 공보관실에서 운영하는 홍보매체는 카카오톡 채널, 페이스북, 블로그, 인스타그램, 트위터 5가지 채널과 유튜브로, 팔로워는 35만5천명, 조회는 1천445만7천명에 달한다. 팔로워 수는 성남시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올해 초 24만 명에 비해 45%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카카오톡 채널의 성장세가 눈길을 끈다. 지난달 말 현재 성남시 카톡 채널 친구는 10만785명으로 지난해 1월 2천422명(대비 약 42배), 올해 초 2만7천13명(대비 약 4배)임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변화다. 숱한 노력에도 좀처럼 관심을 갖지 않던 시민들이 역설적으로 코로나19 상황에 스스로 찾아와 친구가 되어준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성남시와 직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은혜의 강 교회와 분당제생병원 집단감염 사태가 확산될 당시, 확진자 동선을 발 빠르게 알리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하루 18시간 이상 밤낮없이 매달렸다. 때로는 읽기에도 민망한 비난의 댓글에도 일일이 설명을 아끼지 않았고, 시민들의 두려움 해소와 보다 빠른 소통을 위해 실시간 채팅을 개설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가장 정점인 기간인 지난 3월12일부터 4월24일까지 실시한 소셜미디어 이용자 분석에서 인근 4개 지자체 중 성남시의 페이스북이 반응도와 공유도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지난달 6일 (주)데이터 드리븐) 관심도와 긍정도는 2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다. 이는 시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신뢰와 만족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민들이 공식 채널을 믿고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않을 만큼 성숙된 것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언택트(Untact) 매체가 소통의 주류를 형성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성남시 공보관실은 이미 성공적으로 그 첫발을 떼었다. 다음 단계는 각 매체별 특성을 파악하여 보다 다양한 연령과 대상들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 사용하는 유튜브에 대한 활용에도 추가 예산 확보는 물론 새로운 변화와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이다. 이종빈 성남시 공보관
인천 강화 이야기에 앞서 북한의 개성에 있는 송악산(松嶽山ㆍ488m)을 소개하고 싶다. 송악산은 산 전체가 주로 화강암인 큰 바위산이다. 예로부터 경기(京畿)의 오악(五嶽) 중 한 산으로, 명산 반열에 올라 있다. 경기오악은 송악산을 위시, 가평의 화악산(華嶽山ㆍ1.4㎞)과 가평~포천의 운악산(雲嶽山ㆍ935m) 그리고 파주의 감악산(甘嶽山ㆍ675m)과 과천~서울의 관악산(冠嶽山:631m)으로 모든 산 이름에는 악(嶽)자가 들어 가 있다. 원래 산 이름에서의 악(嶽)자는 큰 산, 위엄있는 산이란 뜻이였다는데 언제부터인가 바위산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이들 다섯 산 중 송악산은 남북분단으로 가 볼 수 없는 산이지만, 아주 가까운 위치의 산으로, 강화평화전망대에서는 강 건너 바로 눈 앞으로 다가 선다. 송악산 자락에 펼쳐진 대도시 개성 역시 아무나 가 볼 수 없는 곳이지만 거리로는 아주 가깝다. 남북 분단 이전, 일제 때의 개성~서울 간은 통학기차로 통학을 하던 거리였다. 거리상으로는 약 60km, 철길위의 정거장마다 열차가 정차했기 때문에 기차 타는 시간이 편도로 2시간 정도 걸렸다고 한다. 1971년부터 1974년까지 문교부장관을 역임하신 민관식(1918~2006) 선생은 이 통학열차를 이용했던 일정때의 기록을 남겼다. 개성역을 출발, 봉동~장단~문산~금촌~일산~수색~신촌역을 거쳐 서울역(당시의 경성역)에 도착한 다음, 도로위를 달리는 전차로 갈아 타고 안국동으로 이동했다. 그 다음, 도보로 화동(종로구 북촌로)에 있었던 경기고등학교(당시의 경성제일고보)까지 갔다는 것이다. ▲평화롭게 살기 위해 전쟁을 치른다어떤 명분이든 이제 전쟁은 그만 어느 집단이나 나라, 시대마다 전쟁의 명분들은 다 달랐겠지만, 그 명분들의 공통분모들을 찾다 보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년~322년)가 말한 우리는 평화롭게 살기 위해 전쟁을 치른다는 평화로 귀결되기도 한다. 온갖 전쟁으로 얼룩진 세계사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 역시, 전쟁으로 이어진 역사라는 표현은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역사는 이 땅에서 900회 이상의 크고 작은 전쟁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류의 역사는 전쟁을 통해서 형성되고 발전되기도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해를 가하고 상대를 죽이고 자신들도 상대에게 죽임을 당하는 처참한 전쟁의 비극을 통하여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고 또 성장해 오기도 했다는 사실은 매우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서면 민통선북방지역 제적봉에는 강화평화전망대가 있다. 북한 주민의 생활상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문화관광공간이다. 2008년 9월 5일에 개관한 이 전망대는 지하 1층 지상 4층의 규모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인 1층에는 통일염원소를 배치해 놓았다. 이산가족들의 한을 달래고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디지털나무를 설치, 탐승객들이 이곳에다 소망을 적고 그 뜻을 오랫도록 기릴 수 있게 해 놓았다. ▲고향 그리워 울고 또 울었던 망향의 긴 세월남북을 가르는 강안(江岸)의 최단 거리는 고작 1.8km 전망대 본관건물 2층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고성능 망원경으로 북한땅과 북한 주민들의 생활 모습을 직접 조망할 수 있다. 우리의 역사가 투영된 한반도의 축소판과 같은 강화의 전쟁사와 군사유적지, 6?25전쟁의 피해 상황도 볼 수 있다. 남북분단의 과정을 설명 받고, 영상물 관람을 통하여 대치중인 남북한 상황도 알 수 있게 해 준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통일로 가는 길을 보게 되며 통일을 위한 노력과 통일 이후의 비전도 제시해 주고 있다. 3층은 북한땅 조망실이다. 조망대에서 조망되는 북한지형을 모형으로 제작하여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전망대에서 한 눈으로 들어오는 강 건너편 북한의 개풍군 해창리와 삼달리까지는 2.3km, 정말 지척의 거리다. 남북간의 강안(江岸)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강화도 북단의 도로, 전망대로(길)의 한 강안 맞은 편에 있는 북한의 해장포다. 1.8km의 거리다. ▲대룡시장 교동이발관, 망향 70년 지광식 할아버지 이야기 강화평화전망대를 찾아 가기 직전, 먼저 들렸던 강화군 교동면 교동섬에서 만난 82세의 실향민 지광식(池光植) 할아버지는 실향 70년의 한(恨)과 망향의 간절함을 소상하게 이야기 해 주셨다. 하늘을 나르는 새들과 남북을 가르는 강물 속의 물고기들도 자유롭게 남북을 오고 가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이 스스로가 갈라 놓은 경계선을 자유롭게 넘지 못하며 한 맺힌 삶을 살아 왔다고 했다. 하지만 살아 있는 한, 고향으로 돌아 간다는 꿈과 희망은 포기할 수가 없다고 하신다. 지광식 할아버지는 625 전쟁이 터진 1950년 열한 살 나이 때, 동네 어른들을 따라 살던 고향마을, 당시의 황해도 연백군 호동면 남당리 마을 앞 남진포 포구에서 배를 타고 남한 땅인 강화도의 교동섬으로 피난을 왔다고 했다. 북한 땅 고향마을에서 남한 땅 교동섬까지는 물길 20리, 약 7km의 거리다. 전쟁이 끝나면 모두가 바로 고향으로 돌아 가겠다는 다짐이었다는데, 이제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을 넘고 또 너머 70년의 세월까지 넘겼다며 허탈해 하신다. 당시 교동섬에는 북에서 함께 살았던 사람들 모두가 집단이주라도 한 듯, 서로가 다 잘 아는 사이였다고 한다. 전쟁은 이어지고 귀향이 어려워 지자, 피난민 일부는 더 먼 남쪽으로 갔다고 했다. 교동섬에 남은 사람들은 생계의 방편으로 허허벌판 피난 온 정착지에 자신들이 살던 고향마을 가까운 곳, 대룡리(大龍里)에 있었던 연백장의 모습 그대로를 본 따서 만든 골목시장을 개설했다고 한다. 강화도 본섬에서 교동도까지는 2014년 연육교인 교동대교(3.44km)가 개통되었고 교동도(섬)는 지금 보석처럼 반짝 반짝 빛나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그 중심이 대룡시장이다. 반세기 전으로 되돌아 가 본 시간여행대룡시장 골목길을 걷다 대룡시장 골목안으로 들어 섰다. 초여름의 무더운 날씨, 허름한 건물벽면에 그려 진 첫 번째로 만난 벽화의 한 컷에서 아이스케이키~ 하고 외치는 소년의 맑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골목 안 길이 좁기는 했지만, 차 없는 거리로 지정이 되어 있다. 참 잘한 조치라는 생각이다. 골목 길 양 쪽으로는 금방 찌그러질 것 같은 낡고 허름한 건물들이 무질서하게 들어 서 있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갔고 오랫동안 이대로 잘 보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만약에 이 정겨운 옛날식 건물들이 현대식 건물들로 개조 된다면 어떻게 하지? 엉뚱한 걱정이 앞섰다. 건물 벽면에는 세련되지 않은 옛날식 벽보들이 많이 붙어 있다. 여러 컷의 벽화들도 그려져 있다. 골목 곳곳에는 반세기 전 생활상을 떠 올리게 하는 조형물들도 재현되어 관광명소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도 온다. 시장 안 풍경들이 엄청 난 관광자원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교동이발관은 눈에 확 띄는 소재다. 주인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압권이고 반 세기 전의 이발관 모습이 생생하게 보존되어 있다는 것은 기네스 북에 등재될 수도 있을 법하다. 이발관 안 벽면에는 1965년 7월 10일, 공중위생법에 따라 경기도지사가 교부한 이용사면허증(지광식)이 걸려 있다. 다른 한 쪽 벽면에는 당시 어느 이발관에서나 쉽게 볼 수 있었던 평화로운 농촌풍경, 이발소 명화가 옛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발관의 간판 윗 편에다 둥지를 틀고, 대를 이어가며 할아버지와 오랜 세월을 함께 해 온 제비가족의 보금자리 두 동(棟)이 객의 눈을 크게 자극했다.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살 수가 없는 귀하고도 기이한 재비들의 단독주택이다. 글_우촌 박재곤 사진_강화군청 제공
인천 흥국생명 김연경으로 다시 인사드립니다. 많이 설레고 기대가 큽니다. 우승은 뚜껑을 열어봐야죠. 11년 만에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에 복귀한 국민 거포 김연경(32)은 10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서 국내로 복귀해 많은 팬들을 만날 생각에 설렌다. 팬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장에는 조병익 구단주를 비롯, 김여일 단장, 박미희 감독이 참석해 김연경을 환영했다. 또 흥국생명은 그동안 잠정 결번으로 놔뒀던 김연경의 10번을 다시 주인에게 돌려줬다. 김연경은 국내 복귀에 대해 내년에 열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국내 복귀가 경기력 유지에 가장 좋은 길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력만 생각했지, 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은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옵션 포함 최대 6억5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후배들의 연봉과 흥국생명의 샐러리캡(연봉총상한액) 운영에 도움을 주고자 예상보다 훨씬 적은 3억5천만원에 입단했다. 김연경은 올 시즌 우승은 흥국생명이 유력하다는 질문에 스포츠가 쉬운 것도 아니고, 말만큼 쉬우면 누구나 우승할 것이다. 모든 팀이 다 강하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답했다. 월드스타 김연경의 친정 복귀로 흥국생명은 국내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 중 한명인 이재영(24)과 그의 쌍둥이 동생인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과 함께 초호화 진용을 갖추고 올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이른바 제2의 왕조시대를 구축하게 됐다. 한편, 2005년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된 김연경은 2005~2006시즌 신인상을 받고 화려하게 데뷔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차례 수상했다. 또 국가대표팀 에이스로 10년 이상 활약하면서 2012년 런던올림픽 4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앞장섰다.김경수기자
경기도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일상공간에 편리함을 더하고 지역 특성을 살리는 신(新) 도시디자인 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가 정해준 큰 틀을 유지하는 동시에 저마다 개성을 살린 도시디자인 계획을 구(舊)도시에 적용, 품격있고 안전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10일 도내 지자체에 따르면 최근 일선 시군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용역발주 및 착수보고회가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먼저 수원시는 지난 5월 수원시 공공시설물 디자인종합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도시디자인 계획을 통해 무분별하게 설치된 관내 공공시설물을 통일화하고, 관리 소홀로 저해된 도시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양평군은 군내 공공디자인 진흥계획 수립을 위한 주민공청회를 지난 3일 개최했다. 양평군은 도시의 특성을 살린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 양평군만의 도시브랜드 설립 및 도시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 불필요한 장식요소 설치를 지양하고 물리적ㆍ서비스 환경 등 종합적인 개선을 통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양시와 오산시도 새로운 도시디자인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착수보고회를 개최하고 나섰다. 고양시는 이번 공공디자인 진흥계획을 창릉 3기 신도시와 일산 테크노밸리, GTX A 노선 착공 등 다양한 사업에도 적용, 고양시만의 차별화된 도시 공간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산시는 도시디자인 계획으로 디자인 수준 향상을 통해 도시 정체성ㆍ품격을 높일 예정이다. 이 같은 일선 지자체의 움직임은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제시된 최초의 법정계획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공공디자인 지역계획에 큰 틀에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간 공공디자인은 지역마다 크게 달라 통합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가이드라인 없어 개별 지방자치단체 혹은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지방계획이 수립ㆍ운영된다는 문제점도 제기돼 왔다.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중앙부처가 공모를 통해 공공디자인 모델을 개발하고 지자체에서 분야별, 기능별로 적용할 방침이라며 지자체와 협치를 이루며 방향을 잡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인천 문학초등학교와 남인천여중학교의 학생과 교사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인천은 미용실 근무자 등 6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발생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9일 문학초교와 남인천여중 학생 및 교직원 699명에 대해 전수조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검사 대상은 인천 문학초교 381명, 남인천여중 318명으로 이 중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는 70여명이다. 이들 학교는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일가족 확진자 4명 중 A양(13)과 B양(9)이 다니던 곳이다. A양과 B양은 지난 8일 이들 학교에 등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들 학교의 등교를 오는 19일까지 중지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상태다. 그러나 이날 미용실 근무자와 서울 마곡동 콜센터 근무자 등 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로써 인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99명까지 늘었다. 미추홀구 주민 C씨(41여)는 미추홀구 도화23동에 있는 미용실 직원으로 지난 1일 미용실을 방문한 확진자 50대 여성 D씨와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이 미용실의 방문객을 찾아 검체 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D씨는 지난 8일 고양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방역당국은 D씨의 감염경로를 특정하지 못 했다. 또 서울 마곡동 콜센터 근무자인 E씨(65여)도 양성 반응이 나타났다. E씨는 지난 5일 강서구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고 있지만 수도권의 확산세가 이어지는 만큼 방역의 고삐를 당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광필 인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은 인천의 감염재생산지수(RT)값이 최근 0.7까지 떨어지는 등은 긍정적이지만 경기도의 RT값이 상승하고 있어 수도권의 RT값은 여전히 1을 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적으로 30~50명의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방역을 강화해 방역당국에게 유리한 쪽으로 상황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국립 인천대학교 총장 선거를 둘러싼 논란이 법정공방으로 번진다.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66)는 지난 9일 인천지방법원에 이사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장을 접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최 교수는 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하면서 본안 소송에 앞서 이에 대한 효력을 멈추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함께 냈다. 최 교수는 이사회가 아무런 이유없이 구성원의 결정을 뒤바꾼 만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라며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와 구성원의 투표를 거쳐 정해진 1위가 아닌 3위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정한 사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인천대 총추위는 검증 과정과 구성원의 정책평가 등을 거쳐 1위로 최 교수, 2위 박인호 명예교수(65), 3위 이찬근 무역학부 교수(64)를 각각 선정한 후 이사회에 전달했다. 이사회는 지난 1일, 2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이 교수를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이사회가 3위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출하자 학교 안팎에서는 논란이 일었고, 일부 학생들은 학교 안에 관련 내용을 담은 대자보를 붙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우진기자
중고자동차 판매 사이트인 보배드림에 허위 동정글을 올려 4천만원을 챙긴 40대 남성이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0단독 곽태현 판사는 10일 사기,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3)에게 징역 6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보배드림 사이트에 닉네임 붕어의 질주로 접속해 동정심을 유발하는 내용의 허위 글을 올려 775명으로부터 4천200여만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자신이 매우 불우한 환경 속에서 일을 하다가 난치병(재생불량성빈혈)을 진단받았고 이후 파혼을 당했다고 게재했다. 또 현재 동거녀와의 결혼 과정에서는 처가의 반대에 부딪혀 동거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친자 2명과 어렵게 살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통장 잔고가 708원뿐이어서 300만400만원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계정이 정지된 후에는 유사한 닉네임을 만들어 사이트에 접속한 뒤 자신이 올린 글의 진위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모욕 섞인 언사를 하고, 그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택배로 보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난치병을 받은 적이 없을 뿐더러 친자라던 2명의 아이는 동거녀의 자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누군가로부터 모욕을 당하거나 음식물 쓰레기 택배를 받은 적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생활비가 모자르자 회원들의 관심을 끌어 후원금을 받으려고 허위 내용을 각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양휘모기자
인천시교육청과 ㈜윤디자인그룹의 한글문서 글꼴 윤서체를 둘러싼 법정공방이 5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10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윤디자인그룹은 지난달 인천지역 초등학교 30곳을 대상으로 제기한 윤서체 무단 사용에 대한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취하했다. 윤디자인그룹은 지난해 10월 학교 측에 윤서체 무단 사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재판은 학교에서 서체(글꼴)를 다운 받아서 사용했느냐를 쟁점으로 양측이 극명하게 대립했다. 윤디자인그룹은 한글문서에 있는 윤서체를 사용한 것 만으로도 불법 다운로드 및 무단 사용에 해당해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시교육청은 한글문서에 있는 윤서체를 사용한 사실만으로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며 반박했다. 시교육청은 전문기관의 자문을 받아 자료 100여건을 분석한 뒤 학교마다 경위서를 받는 등 반박 자료 수집에 집중했다. 이후 한컴(한글과컴퓨터)과 계약한 서체 현황과 학교에서 실제 서체를 다운로드했는지 여부 등을 분석해 법정공방에 대응했다. 시교육청의 강경 대응과 함께 코로나19로 재판이 늦어지자 윤디자인그룹은 소를 취하했다. 소송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실익이 많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로써 2015년부터 시작한 인천 교육계와 윤디자인그룹의 윤서체를 둘러싼 저작권 침해 법정공방은 일단락됐다. 앞서 법원은 지난 2017년 시교육청과 윤디자인그룹의 1심에서 손해배상금을 100만 원으로 산정한다고 판결했고, 대법원은 이 금액을 최종 확정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윤서체와 관련한 소송은 끝났지만 다른 글꼴 회사가 많아 앞으로의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글 서체와 관련한 예방 교육과 함께 일선 학교 홈페이지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저작권 침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강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