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대폭 강화해야

n번방 사건으로 성착취 동영상 범죄에 대한 국민 공분이 이는 가운데 대법원이 관련 양형기준 마련에 나섰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범죄(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의 양형기준을 논의했다. n번방 사건의 근본 배경에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미한 처벌이 있었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새 기준 마련은 늦은감이 있다. 양형기준은 법관이 형량을 정할 때 참고하는 기준이다. 현재 살인범죄, 성범죄 등 41개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은 있으나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은 없다. 양형위는 회의 후 소위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한 엄중한 현실을 인식하고, 기존 판결에서 선고된 양형보다 높은 양형기준 설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성 착취 범죄의 피해자 다수가 미성년자인 점, 피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 등을 고려해 관련 범죄를 엄벌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n번방 사건 등으로 인한 높은 사회적 관심도를 고려해 형량범위와 감경ㆍ가중 양형인자, 집행유예 기준 등에 관해선 내달 18일 추가 회의를 열어 구체적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양형위는 피해자가 13세 미만일 경우 양형기준을 높이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도 연령에 따라 양형이 차등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시민단체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텔레그램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배포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과 공범들은 인신매매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동 성 착취는 세계적으로 반인륜적 범죄로 취급하는 데 우리나라 재판부는 양심이 살아있는 지 의심스럽다며 n번방 등 텔레그램 성 착취는 사법부의 판결을 먹고 자랐다. 사법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라고 강조했다. 실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청소년성보호법 11조 위반으로 처벌받은 50건 중 실형을 선고받은 것은 6건(12%)에 불과하다. 44건은 집행유예를 받았다. 아동ㆍ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ㆍ수입ㆍ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된 법령으로 볼 때 터무니없이 약한 판결이다. 이런 형량은 국민 법 감정과 너무 동떨어져 있고, 솜방망이 처벌이 n번방 괴물을 만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게 했다. 대법원은 아동ㆍ청소년 대상 성착취 영상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검찰은 최근 성착취 영상물 제작 사범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까지 구형하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처리 기준을 마련했다. 대법원 양형위도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시대적 흐름에 맞춰 양형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당선인사에 지역현안 챙기기… 민심읽기 바쁜 당선인들

21대 총선이 막을 내린 가운데, 여야 경기 당선인들이 주민들을 향해 당선 인사에 나서거나, 지역 현안 해결에 의욕을 보이며 분주한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임기는 다음 달 30일 시작되지만 이에 앞서 바닥 민심을 청취하고 고충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주영 김포갑 당선인이 길거리 당선 인사와 지역 현안을 챙기며 소통 행보에 나섰다. 김 당선인은 21일 김포 신사우사거리에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건 채 허리 숙여 인사하며 시민들과 눈을 맞췄다. 그는 김포시민 여러분의 선택에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면서 일하는 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확실한 김포 발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양기대 광명을 당선인은 구로차량 기지를 광명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현안 챙기기에 나선다. 양 당선인은 빠르면 23일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관련 지방자치단체와의 의견 조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어 다음 주부터는 4ㆍ15 총선 기간에 제기됐던 지역개발 보상 문제 등 각종 민원을 풀어내기 위해 민원인을 직접 사무실로 초청할 방침이다. 이규민 안성 당선인도 21일 지역 대학 관계자 및 안성소방서장을 만나 산학협력 방안 및 주민 생활안전 보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오전에 중앙대 (안성캠퍼스) 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산학협력 확대 및 학생 거주지 이전 운동 추진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며 또 소방서장과의 면담도 진행한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정찬민 용인갑 당선인이 주민 기피시설 및 발파 공사 현장에 대한 의견수렴 행보에 돌입한다. 정 당선인은 22일 처인구 호곡읍 금어리 부근에 위치한 외곽도로의 터널 구간 발파 공사 반대 농성 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예정이다. 정 당선인은 터널 발파 공사로 인해 소음과 진동이 심하고, 오래된 가구는 균열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건설사 측 등과) 적절한 협의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26일에도 처인구 포곡읍에 조성 예정인 물류센터를 놓고 반대하고 있는 일부 주민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김선교 여주양평 당선인은 21일 지역 교장급 등 교육공무원들과 조찬회를 갖고 교육현안을 점검한 뒤 양평 문화원을 방문, 향토문화자원 보존 및 지역 고유의 원천 콘텐츠를 개발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당선인은 총선 과정에서 발표한 공약 사안을 점검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장을 다니며 고견을 청취하고 있다며 입법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시행령 제개정이 필요한지도 충분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춘식 포천가평 당선인 역시 21일 포천시 군내면에 있는 사거리에서 포천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란 피켓을 목에 걸고 당선 인사에 나섰다. 이어 포천 농협이 주도하는 못자리 작업 현장을 방문, 모판 나르기 일손돕기 등을 진행했다. 그는 농협의 목표 농가소득 5천만 원 달성을 위해 포천시와 가평군의 농협 및 농업인 여러분과 소통하고 응답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전했다. 정금민기자

더불어시민당, 다음 달 15일께 민주당과 합당 추진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모 정당인 여당과 이르면 다음 달 15일 합당 작업을 마무리 짓는다. 더불어시민당 제윤경 수석대변인은 2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원래 더불어시민당의 (총선 이후) 일정이 합당이었다. 민주당과 더불시민당의 합당은 이르면 다음 달 15일 진행될 것이라며 민주당의 (합당) 결정이 더 주요하게 작용했고, 더불어시민당 내에서도 의견이 다 조율됐다고 전했다. 더불어시민당은 합당 절차를 진행하기 전, 소수정당 몫으로 당선된 용혜인조정훈 당선인의 제명 작업을 진행할 예정인데 이 경우 이들의 당선인 신분 유지가 가능한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당을 위한 민주당과의 협상에는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대표가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우희종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선인 분들은 추후 각자의 주체적 선택을 통해 정당 활동을 하시면 된다며 다만, 임기 시작 전 당선인의 제명은 해당 당선인 분들께 여러 어려움이 있을 듯해 소수당으로 돌아갈 분들에 대해서는 절차적 부분을 좀 더 고민해야 한다고 알렸다. 공직선거법 192조는 비례대표국회의원 또는 비례대표지방의회의원의 당선인이 소속정당의 합당해산 또는 제명 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변경할 경우에는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금민기자

[변평섭 칼럼] 밥이 하늘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있던 날 오후, 최근 새로 집을 마련한 지인이 있어 그와 함께 집 구경을 갔다. 아직 이삿짐을 옮기기 전이어서 새로 도배와 장판을 하고 있었다. 땀을 흘리며 천장과 방에 도배하는 사람 중에 20대 젊은이도 있었다. 그의 얼굴이 좀 달리 보여 투표 결과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뜻밖에도 관심 없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니, 젊은 사람이 선거 결과에 관심이 없다니하고 다시 물으니 취업하는 것밖에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해왔는데 코로나로 모든 시험이 연기되는 바람에 이렇게 아르바이트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다고 했다. 아르바이트도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고 커피숍이나 양식당 같은 곳에서는 아르바이트 2~3명을 뽑는다고 하면 거의 100명 가까이 몰려오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이런 장판 도배 노동판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창 젊음의 꿈을 펼칠 젊은이가 여기저기 장판 도배 현장을 쫓아다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솔직히 오늘 하루 일자리가 급한 청년에게 어느 정당이 몇 자리 의석을 차지하고, 정치개혁이 어떠니, 하는 말은 사치에 불과할 것이다. 사실 지난해 3월 대비, 올해 기업의 채용공고가 33%나 줄었으니 취업은 좁은 문에서 바늘구멍이 되어버린 셈이다. 아르바이트 시장도 마찬가지다.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에 의하면 지난 2월7일부터 3월6일 사이에 서비스업은 26%, 외식 음료업은 25% 아르바이트 수요를 줄였다. 참으로 심각한 문제다. 취업준비생, 아르바이트, 이 모두를 포함하여 점점 높아 가는 청년 실업률은 선거에 이겼다고 춤을 추고, 선거에 졌다고 울분에 떠는 그런 차원이 아니다. 정말 시급한 것이다. 선거 결과에 관심 없다는 장판과 도배 아르바이트생의 대답이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지난 2월9일 문재인 대통령이 민생경제를 살피고자 충남 온양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반찬가게 여주인이 거지 같다는 말로 실정을 말했다가 뜨거운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었는데 사실 자영업자, 영세상인, 청년실업 상태가 말로 형언할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영화 기생충에 가려 있었지만 지난해 송강호 주연, 조철현 감독의 나랏말싸미도 감동적인 장면이 있었다. 여기에서도 기생충에서처럼 세종대왕 역의 송강호가 열연했는데 특히 세종대왕이 가뭄이 들어 농민들이 아우성을 치자 기우제를 지내는 모습. 그 진지하고 연민의 정이 가득한 세종대왕의 표정에서 애틋한 애민정신을 읽을 수 있었다. 그 당시 가뭄이 들어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는 것이고 그것은 곧 백성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었다. 그러니 비를 기다리는 세종대왕의 간절함이 오죽했으랴! 사실 세종실록에는 민위식천(民爲食天)이라는 기록이 나온다. 한 마디로 밥이 하늘이다는 이야기다. 백성이 배가 고프면 아무리 뜻 깊은 담론을 펼쳐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 당장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못 구해 가슴 태우는 청년에게 검찰개혁이 어떻고 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가게 문 앞에 휴업합니다하는 안내문을 써 붙이고 돌아서는 자영업자에게 한국 코로나 방역이 모범국이라고 홍보해 봤자 얼마나 먹히느냐는 것이다. 코로나로 죽으나 굶어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했다는 어느 영세 상인의 말도 그래서 실감이 가는 것이다. 어쩌면 코로나보다 무서운 것이 경제다. 따라서 국회의원 새 금배지를 가슴에 단 선량들은 밥이 하늘이라는 세종대왕의 말씀을 깊이 새기길 바란다. 변평섭 칼럼니스트

[천자춘추] 소시민의 정치학, 야당 전략가였으면

총선이 끝났다. 180석이라는 압도적인 여당 의석의 성공 요인보다 야당 패인 분석이 정작 더 분분하다. 소위 야당 심판론이다. 여당의 정책이나 비전이 딱히 주목받은 것 없었으니 수긍이 간다. 아주 평범한 생각을 해본다. 나같은 시민이 야당 전략가였으면 어땠을까? 취할 것과 버릴 것 각 두 가지다. 전자는 정부가 코로나 초기 대응에는 미숙했으나 차츰 제자리를 찾아 다행이다. 여야를 떠나 방역에 총력을 다하자와 세월호 6주기를 맞는다. 당시 여당으로서 수습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 깊이 사죄한다. 참척의 고통을 치유하자이다. 후자는 단순하지는 않겠지만.지도부의 구태 이미지를 버렸어야 했다. 이전 지도부는 품격에 경솔함이 넘치더니, 새 지도부는 샌님같이 시민과 동떨어진 현실 감각에 좌고우면하기 바빴다. 비상 조직이라는 것도 새로울 것 없는 재탕이었다. 여기에 신인 발굴과 이미지 개선을 등한시했다. 다음은 뭘까. 조국 교수 건으로 합치된 층을 지지층으로 끌어들이지 못했다. 한 사건에 대한 가치 판단이 같았을 뿐이었는데 극우에 섞이게 생겼으니 지지층으로 가기 꺼렸다. 보수의 주류는 극우가 아니었으니 편승하지 말아야 했다. 소탐대실했다. 그러면 유권자들이 모두 진보여서 민주당을 지지했을까. 출마자 인물됨도 살폈지만, 무시 못 할 덤이 얹혀 있었다. 코로나 대처를 긍정적으로 보았고 표로 환치해서다. 결국, 무엇을 어떻게 현재 실천하고 있느냐를 봤다. 이점은 시사하는 바 크다. 어쩌면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 가치냐 아니냐의 합리주의적 계층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조국 교수 건 논란에서는 여당 지지자들도 비판에 가세한 바 많고, 이번 선거에서 영남권의 민주당 득표율이 상승한 것도 이를 입증하는 좋은 예다. 여당은 차면 비우는 유좌지기(宥坐之器)를 두어야 하고 야당은 환골탈태 해야 할 것이다.특히 당선자들은 민생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한 줌도 안 되는 오만이나 눈 하나 달린 골수적 진보는 거부될 것이며, 자기중심적인 나르키소스로 보수의 내리막길을 가속화했던 장본인들이 보수의 본령을 또다시 자처하는 것이라면 용인치 않은 시대가 되었다. 어느 것이 국민이 준 가치인지를 늘 새겨야 한다. 대다수 시민은 이제 당파성보다 유동성 있는 제3의 당원, 합리주의자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만식 경동대 온사람교육대학장ㆍ시인

[기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기억하며

지난 4월11일은 선열들께서 일제에 의해 빼앗겼던 국권을 되찾고 나라의 자주독립을 이루고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웠던 날이다. 정부는 1989년 임시정부수립을 선포했다는 역사자료를 근거로 임시정부 수립일을 4월13일로 정하고 해마다 국가보훈처에서 주관하여 기념식을 거행해 왔으나 임시정부수립 기념일에 대한 정책연구와 학계 의견을 수렴해 작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4월11일부터 기념일을 변경했다. 31운동 전후로 국내외 여러 이름으로 임시정부가 수립됐으며 1919년 9월 각 임시정부들이 상해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통합되면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됐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19년 31만세운동으로 단결한 우리민족의 자주독립 의지이며 31운동 이후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일제강점에 항거하기 위해 조직됐으며 조국 광복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독립운동의 구심체가 되어 일제와 끈질기게 항쟁했다. 이처럼 임시정부는 3ㆍ1독립만세운동을 계기로 태동한 독립운동의 중추기관으로서 일제의 탄압과 방해 속에서도 애국정신을 발휘하여 끝내 조국광복을 이끌어내었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신해혁명 같은 정치개혁을 도모하지 못한 채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지만 임시정부로 공화주의 정부를 처음으로 수립해 그 역사적 의의가 크다. 한말 전제군주제가 약화되고 애국계몽운동으로 입헌군주제가 될 수도 있었지만 불행히도 식민지로 전락한 것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주권재민과 삼권분립의 원칙을 선언한 민주 공화정부로서 우리나라 민주 헌정사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헌법 전문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건국 이래 적지 않은 정치적ㆍ사회적 격변에도 우리는 임시정부가 천명한 민주공화정의 정신을 이상으로 삼아 민주주의 구현을 향해 노력을 계속해 왔다. 오늘 우리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의의를 되새기는 것은 결코 지난 역사의 한 사실을 회고하자는 데에만 그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처럼 과거현재미래는 단절된 것이 아니며 끊임없이 연속되어 언제라도 우리가 역사를 잊으면 불행한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임시정부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시기에도 우리 국민은 코로나19를 슬기롭고 현명하게 극복해오고 있다. 전 세계에서 우리정부와 국민들의 대처능력을 찬사하고 있으며 드라이브스루와 코로나19앱 등 우리의 대응 모델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배우고 활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나라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조국을 위해 신명을 바치신 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의 정신을 본받아 국난극복의 의지를 하나로 모으는 지혜를 발휘해 온 것 같다. 하면된다는 의지로 지금껏 무에서 유를 창조해온 우리 민족의 자신감과 저력으로 현재의 코로나 팬데믹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코로나19에도 봄꽃들은 어김없이 찾아왔듯 우리민족은 어려움에도 몸과 정신에 벤 어려움을 이겨내는 극복정신이 언제나처럼 발현하여 이겨낼 것이다. 4월11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되새기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을 한 번 더 생각하고 현재 우리 사회의 어려움을 현명하게 해결하여 우리의 역사와 정신적 자산을 사랑스러운 자녀들에게 올바르게 물려주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태훈 국립이천호국원 현충선양팀장

프로야구 연습경기 ‘휑’한 야구장…코로나19가 바꾼 현장

1번 타자 김강민, 2번 타자 윤석민, 3번 타자 최정SK 파이팅! 21일 오후 2시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연습경기가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 텅 빈 관중석의 적막을 지우듯 경기장 빅보드(전광판)에 SK와이번스 팬 10여명이 연이어 등장한다. 평소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전해지던 선수들의 이름을 경기장에 오지 못한 팬들이 1명씩 호명한다. 평소와 다른 풍경을 만든 건 코로나19다. SK와이번스 연습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평일에도 2천~3천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채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열리자 팬들은 혹시라도 선수들이 힘을 잃을까 걱정하며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한 응원에 나섰다. 치어리더를 포함한 응원단 역시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팬들과 소통하며 응원을 이어간다. 빅보드에 나온 팬들은 저마다 인천 SK 파이팅!, 힘내세요 등을 외치며, 마치 관중석에 있는 것처럼 경기를 즐긴다. 팬들의 마음이 닿아서일까. 이날 SK와이번스는 키움히어로즈를 6대 3으로 꺾고 승리를 품에 안았다. 비록 경기장 안팎으로 간식을 파는 매점, 기념품 상점 등은 모두 문을 닫아 적막함이 감돌았지만, 팬들의 응원에 보답한 선수들의 열정 덕에 경기장은 훈훈함이 감돌았다. SK와이번스의 코로나19 대응도 철저했다. 경기장 내 출입구에는 열감지 카메라와 손 소독제를 비치했고, 구단 측 관계자는 출입하는 사람들의 발열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했다. 김성용 SK 와이번스 홍보그룹장은 선수들이 관중을 그리워하고 있고, 팬들도 현장에서 야구를 즐기지 못해 많이 아쉬울 것이라며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선수와 팬이 간접적으로나마 만날 방법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의 이동 경로를 포함해 야구장 전체를 방역하는 등 언제라도 관중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며 선수와 팬들이 안전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연습경기를 통해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보람기자

인천아메리칸타운 사업 좌초 위기…사전 청약 집단 반발

국내 첫 외국인 주택단지인 인천 송도 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에 거주중인 재외동포들이 사전 청약을 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사업 진척이 없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안팎에선 이 같은 사업 지연에 따른 청약자들의 계약 파기 등 사업 좌초 위기는 물론, 자칫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대외적 신뢰 하락 등 국제적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1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사업시행자인 ㈜인천글로벌시티 등에 따르면 해외 시민권과 영주권을 가진 동포를 대상으로 한 지상 70층 초고층아파트 498세대와 오피스텔 661실 규모의 송도아메리칸타운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19년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사업설명회를 한 뒤, 같은 해 7월 사전 청약을 해 평균 2.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당초 2019년 10월께 하려던 동호수 추첨 등 본 계약은 소식이 없고, 당연히 같은 달 착공하려던 계획도 현재로서는 기약이 없는 상태다. 또 오는 2024년 3월 준공 목표도 불확실하다. 현대산업개발과 도급계약이 이뤄지지 않았고, 건설자금 조달(PF)을 위한 금융사 계약도 아직이다. 아파트 건설을 위한 절대 공기가 4년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1년 이상 지연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송도아메리칸타운 분양에 참여한 해외부동산에이전트들이 박남춘 인천시장과 이원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방화섭 글로벌시티 대표이사 등에게 조속한 사업 진행과 명확한 사업 일정을 통보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보내기도 했다. 청원을 통해 에이전트들은 시행사인 글로벌시티가 건축인허가접수와 사업승인 지연, 시공사 선정지연, 분양가 조정 및 대표이사 변경 등 탓에 사업이 지연 중이다며 이에 대한 분명한 해명이나 사업일정 통보가 없어 해외동포 청약자들과 에이전트가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책임한 사업진행 방식 탓에 현재 불신의 골이 깊다며 청약자들이 강력한 항의와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고, 집단 움직임도 있어 수많은 민원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청은 청약자들이 자칫 집단으로 계약 해지는 물론 법적 소송에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집단 계약 해지는 사업이 좌초한다는 의미인데, 이는 곧 인천시 등에 대한 대외적 신뢰 하락 등 국제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글로벌시티는 시와 경제청의 인천투자펀드가 100% 출자해 사실상 공공기관의 성격을 띤 회사다. 경제청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시티측에서 지난 2019년 12월에 인허가를 신청했고, 최근 인허가를 승인해줬다며 하지만 새로운 대표이사가 오면서 업무파악 및 사업성 등을 이유로 계속 일정을 미루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당초 계획보다 훨씬 늦어진데다 청약자들의 민원이 상당해 (글로벌시티측에)사업을 서둘러 추진해 달라고 재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시티 관계자는 예정대로 열심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시공사와 계약 협상이 끝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면서 곧 시공사 계약이 이뤄지면 분양가 확정, 동호수 추첨 및 본 계약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민우기자

인천시, ‘송도·청라소각장 현대화’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공개

인천시가 자원순환시행계획과 관련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송도청라 광역폐기물 소각시설(송도청라소각장)의 현대화사업이 필요하다는 대안을 담았다. 더욱이 시는 부족한 소각 용량을 확보하려면 신규 소각장 증설을 위한 다양한 입지 확보와 입지 방안이 필요하다는 대안도 포함했다. 21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22년까지 폐기물 제로화를 통한 자원순환도시 실현을 비전으로 한 생산소비재생관리의 분야별 정책 등이 담긴 인천시 자원순환시행계획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공개했다. 이 초안에는 계획의 분야별 정책에 있는 생활폐기물 직매립 제로화 및 안정적인 처리기반 확충 방안의 대안 설정을 위해 소각장 노후화에 따른 수요공급 안건 2개를 비교 검토했다. 1안은 현재의 소각장을 유지하는 것이고, 2안은 송도청라소각장의 친환경 현대화사업과 신규 소각장 증설을 위한 입지 확보 및 방안 마련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 중 대안으로 뽑힌 것은 2안이다. 2안의 선정 배경에는 소각장의 노후화로 직매립하는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과 각 시설지역별로 지속적인 현대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이유 등이 있다. 또 2안에 대한 장점으로는 생활폐기물 소각처분 시설의 안정적 운영기반 구축, 직매립 제로화 실현, 폐열회수율 극대화 등이 꼽힌다. 반면, 대규모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많은 예산 등은 2안의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아울러 2안에 따른 환경영향으로는 소각용량 증가에 따른 매립지 사용종료 시기가 늦춰질 수 있는 것과 주변지역의 환경오염물질이 늘어나 저감방안 수립 및 주민갈등 해소방안 마련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 등을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이는 송도청라소각장 현대화사업을 비롯해 계양테크노밸리 내 동양동귤현동 소각장 설치에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인 주변지역 주민과 정치권의 거센 반발 등을 불러올 가능성 역시 크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 초안에 대해서는 주민설명회 및 주민의견 수렴반영 절차 등을 밟은 이후 최종적으로 환경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선정된 대안 등도 바뀔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시는 이 초안에 대해 오는 6월 2일까지 주민의견을 받고, 관련 주민설명회를 오는 5월 13일 연수구청 연수아트홀에서 열 예정이다. 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