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빛나는 ‘경기도 미래’] 월드비전과 동행… 이호준 기자, 스리랑카를 가다

‘인도양의 진주’ㆍ‘홍차의 나라’라고 불리는 스리랑카. 이처럼 아름다운 수식어가 붙은 나라이지만, 여전히 많은 아이가 마실 물을 찾아 산속을 헤매고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스리랑카는 약 440년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영국으로부터 차례로 식민통치를 받았던 아픈 역사를 갖고 있으며, 1948년 독립을 했지만 1983년부터는 26년간 내전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내전은 스리랑카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고 이는 결국 스리랑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전가돼 많은 아이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도, 깨끗한 물을 마시지도 못한채 방치되고 있다.월드비전은 이러한 스리랑카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국내 후원자들에게 후원금을 모집, 현지에서 소득증대 사업 및 교육지원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월드비전의 활동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더욱 효과적인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해 ‘2018 월드비전 스리랑카 경기서ㆍ북부 교육기관 비전로드 방문단’이 스리랑카로 향했다.■2천500명의 후원 아동이 기다리는 ‘캔디’ 지역으로 향하다 이번 비전로드 방문단에는 윤계숙 의정부교육지원청 교육장, 문승화 상도중학교장, 이용남 부천여고교장, 이강천 서해중학교장, 최희영 양지중학교장, 이춘원 장곡고교장, 박기호 숙지고교장, 이건식 회룡초교장, 조성초 전 서해고교장 등 경기도내 교육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이 속한 학교는 모두 학생들이 ‘사랑의 빵’ 동전 모으기, ‘기아체험’ 등을 통해 스리랑카 아동 후원 활동을 실시한 곳이다. 학생들이 모아 보낸 사랑의 씨앗이 스리랑카에서 어떻게 피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비전로드 방문단에 참여한 것이다. 지난 7월30일부터 8월5일까지 일정으로 스리랑카를 방문한 비전로드 방문단. 이들이 찾은 곳은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서 차로 약 5시간가량을 달려가야 도착하는 ‘캔디’ 지역이다. 월드비전은 지난 2016년부터 이곳 캔디 지역 내 ‘강가이할레코랄레’라는 곳을 대상으로 각종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강가이할레코랄레’ 지역에는 약 2만 8천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41%는 극빈곤층, 34%는 차상위 계층으로 전체 인구의 70%가량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 이 지역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이 책을 읽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3명 중 1명은 제대로 먹지 못해 발육부진 및 저체중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비전은 현재 이 지역의 아이들 중 2천500여 명을 후원하고 있으며 올해 내 3천 명까지 후원 아동을 확대할 계획이다.■“마을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월드비전의 사랑, 스리랑카 아이들에게 ‘꿈’을 갖게 하다 비전로드 방문단이 처음 찾은 곳은 해발 1천800m에 위치한 ‘탈라팔라 마을’. 이 마을에는 42명의 아이가 살고 있으며 월드비전은 이곳 아이들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유치원 리모델링 사업과 놀이터 조성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탈라팔라 마을의 이난다 이장(40)은 “이전에는 유치원 지붕이 없어 비가 오면 아이들이 교육을 받지 못했고, 교육기구도 없어 사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할 것도 없었다”며 “월드비전에서 유치원 시설뿐만 아니라 창의력 발달을 위한 다양한 교육기구도 지원해줘 도심의 아이들과 비슷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방문단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방문단은 탈라팔라 마을 인근에 위치한 캐리그룹 학교와 돌로스바게 싱할라 학교를 차례로 방문했다. 월드비전은 53명의 아이가 다니는 캐리그룹 학교에는 리모델링 사업을, 260명가량의 학생들이 다니는 돌로스바게 싱할라 학교에는 교사 역량 강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캐리그룹 학교 4학년을 재학 중인 배툼민사르 군(9)은 “학교가 새롭게 변하면서 친구들 모두 더욱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나중에 꼭 훌륭한 의사가 돼 마을의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돌로스바게 싱할라 학교에 다니는 아신 군(16)의 꿈은 고고학자이고, 안시니 양(16)의 장래희망은 판사다. 이들 모두 월드비전의 후원을 받아 현대적인 교육방식에서 수업을 듣고 있으며, 이를 통해 꿈을 가꿔나가고 있었다. 비전로드 방문단은 이러한 아이들의 소망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하늘로 날려보내는가 하면, 함께 학교 앞마당에 종려나무를 심어 아이들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나길 기원했다.■물 양동이에서 해방된 아이들… 월드비전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다. 캔디 지역 중심가에서 30㎞가량 떨어진 코호왈라 마을. 309가정이 거주, 250여 명의 아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지난해 한국월드비전의 식수지원 사업이 진행된 곳이다. 월드비전의 식수지원 사업은 식수원에서 물탱크로 물을 끌어온 뒤 펌프를 이용해 각 가정에 보내는 방식이며 가정에 중화시설을 설치해 정화된 물을 아이들이 마실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월드비전은 식수지원 사업을 진행한 마을의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식수관리위원회’를 설치, 마을 사람들로 하여금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물을 관리하도록 임무도 부여하고 있다. 또 마을에 유기농법도 전수, 농약으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도 예방하고 있다. 코호왈라 마을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 이제는 집집마다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 아이들은 하루 일과 중 대부분을 절벽 밑에 있는 계곡에서 양동이에 물을 받아오는 데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이제는 양동이를 든 아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이 마을의 식수관리위원장인 제이엠모나씽씨(78)는 “이전에는 아이들을 씻기고 먹이기 위해 절벽을 내려가 물을 길어 와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마을 사람들의 삶의 질이 달라졌다. 물을 길어 오는 시간에 아이들을 돌볼 수 있게 됐고, 또 직장에서 일도 할 수 있게 됐다”며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국분들이 보내주신 사랑과 후원만큼 물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아이들을 잘 키워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코호왈라 마을에서 차로 1시간가량 이동한 곳에 있는 ‘카라갈라마을’. 이곳은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식수지원 사업이 진행될 예정인 곳이다. 이곳 주민들은 벌써 10명의 주민들로 식수위원회를 구성, 한국월드비전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카라갈라마을의 MK세나라트네 식수위원회 위원장(68)은 “현재는 주민들이 2㎞가량을 걸어서 식수원까지 물을 길어 가고 있고 마을에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우물이 단 1개밖에 되지 않아 물이 늘 부족하다”라며 “그동안 남성들이 일하러 나가면 마을 아이들과 여성들이 식수 문제 때문에 늘 양동이를 들고 다녀야 했는데 이제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기쁘다. 한국에서 보내준 사랑을 잊지 않고 반드시 아이들이 식수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마을, 아이들이 건강한 마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비전로드 방문단에 참여한 이춘원 장곡고 교장(56)은 “월드비전은 세계인의 희망이고 빛이며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번 방문에서 다시금 실감했다”며 “세계 속의 희망 등대, 월드비전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많은 분의 사랑과 관심, 후원을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월드비전 캔디 사업장 총괄매니저 벤자민 도슨“아낌없는 후원 감사 마을 곳곳 희망찬 변화 지속적인 사랑·관심을”한국의 후원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월드비전 스리랑카 캔디 사업장의 총괄 매니저를 맡고 있는 벤자민 도슨(37) 입니다.먼저 스리랑카 아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후원해 주시는 모든 한국 후원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한국에서 보내주시는 후원으로 스리랑카 아이들은 식수를 공급받고, 정상적인 교육도 받게 되는 등 희망찬 변화가 실현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후원자 분들은 다른 나라 후원자분들과는 달리, 아이들에게 굉장히 많은 관심을 보내주시고 계시고 이러한 관심이 아이들에게는 커다란 사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후원자분들이 저희에게 후원을 해주시면서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후원자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후원금이 단 한 푼도 헛되이 사용되는 일이 없도록 저희 월드비전 스리랑카 캔디 사업장 직원 모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아이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마을 공동체의 변화, 아이와 부모들의 인식 전환을 통한 자립 실현을 위해 월드비전은 항상 노력하겠습니다.후원자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경기도의 미래, 길을 묻다] 우계 성혼

지식과 행동,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함을 이르는 지행일치(知行一致)와 언행일치(言行一致)는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직자들이 가져야 할 필수적인 마음가짐이다.하지만 지난 수년 간 우리나라 정치계에는 지행일치와 언행일치를 이루지 못한 이가 많으며, 역사적으로 되돌아봐도 이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공직자가 근ㆍ현대에는 전무한 편이다. 과거 고대 중국시대부터 동아시아권에서는 공직자에게 청렴해야 함을 강조함과 동시에 성현의 가르침을 깨우쳐 백성들에게 베풀 것을 촉구했다.이 같은 경향은 조선시대에 접어들면서 성리학이 국가의 주요 이념으로 자리잡게 되자 더욱 짙어졌다. 과거 시험 합격을 통한 입신양명(立身揚名)이 양반층 대다수의 목표가 됐고, 나라에서는청백리(淸白吏ㆍ청렴결백한 관리) 제도라는 공무원 격려 원칙을 근간으로 국가 발전을 도모했다.■ 도덕적 인재 육성… 청렴·공정사회 만들어야 조선시대 청백리에 선정된 218인 중 한 명인 황희(黃喜) 정승과 맹사성(孟思誠) 등의 사례를 통해 조선의 국가 주요 이념인 성리학이 관료들에게 청렴함과 지행ㆍ언행일치를 얼마나 강조했는지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중기를 대표하는 성리학자인 우계 성혼(牛溪 成渾ㆍ1535~1598)은 “‘출처관’ 이 뚜렷한 교육자를 중심으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도덕적 실천이 가능한 인재를 육성해 청렴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경기도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계 성혼은 “시대의 변화를 잘 헤아려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주가 고향인 우계 성혼은 국가와 민생에 대한 우환의식(憂患意識)이 비슷했던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4)와 동네 친구 사이였다. 두 사람은 상대방에게 잘못이 있으면 주저 없이 지적해 고칠 것을 권고했던 둘도 없는 지기이다. 여기에 또 한 사람이 있으니 구봉(龜峯) 송익필(宋翼弼, 1534~1599)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들 세 사람을 파주 삼현(三賢)이라고 불렀다. ■ 시대의 흐름을 잘 헤아려 가장 낮고 가까운 곳에서 시작해야 우계 성혼은 생전 실천을 강조한 정치가이자 성리학자, 철학자로 평가받았다. 그는 “시대는 늘 변화하니 시중을 잘 헤아려 형편과 경우에 따라서 일을 융통성 있게 잘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현 시점에서 경기도는 현재 산재한 도내 구체적인 문제를 논함에 있어 시대에 맞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비단 경기도에게만 촉구한 것이 아니며 정부차원에서의 시대 흐름의 포착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한 내용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몇 년간 설왕설래했던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문제와 대미 철강 수출ㆍ대북 교류 문제와 함께 지난 6ㆍ13 지방선거를 통해 새 도정이 구성된 만큰 31개 시ㆍ군 협치 시에도 시대 흐름에 맞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우계는 “이런 정책과 비전의 실천을 위해서는 ‘기본’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인의 가르침은 높고 먼 곳이 아닌 낮고 가까운 곳에서 시작한다”는 말로 ‘지행일치’를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낮고 가까운 곳’ 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평소 ‘소학(小學)’ 을 매우 중시해 학생들이 처음 문하에 들어오면 빗자루를 들어 마당 쓸고 걸레로 방을 닦는 쇄소응대(灑掃應對)를 시켜 학문에 앞서 인성교육을 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일상에서 내가 속한 장소부터 쓸고 닦는 것이 곧 교육의 시작이라고 생각한 만큼 실천을 위한 교육에는 기본적인 인성교육이 전제돼야 함을 알렸다. ■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도덕적 실천에 집중해야 우계는 율곡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추천해 관직을 수십 번 제수 받았지만 그는 결코 출사하지 않았다. 우계, 율곡, 구봉 삼현(三賢)은 수백 명의 제자들을 양성했다. 그 중 우계는 벼슬을 사양하고 서실(書室)을 세워 22개조의 학규(牛溪 書室儀)까지 제정하고 공부지침서(爲學之方)까지 정해서 40여 년 동안 가장 많은 후학들을 길러냈다. 이 중 상당수의 구절이 ‘소학(小學)’과 연관돼 쇄소응대 뿐만 아니라 학생들끼리 서로 공경하고 공손하며 겸손할 것을 교육의 덕목으로 삼았다. 또 제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과업을 스스로 점검하고 의리를 사색해 이를 실천하게끔 만들었다. 이는 현재 지식교육에 집중된 우리나라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입식 지식교육은 대학 입시교육과 취업까지 연계돼 있으며 인간을 인간답게 기르는 교육에는 뒷전이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이에 우계 성혼은 ‘위기무실지학(爲己務實之學)’을 제창하며 현대 사회의 문제점에 일침을 가했다. 위기무실지학은 일상에서의 자기 인격을 도야하는 자아실현의 공부와 실질에 힘쓰는 학문을 나타내는 말로 ‘서실의 22조’에 나타난 것처럼 인성교육을 통한 자기관리와 다른 사람과의 협동심 등을 생각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인공지능과 사람이 바둑을 두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우계 성혼은 이럴 때일 수록 인간을 인간답게 기르는 인문학 교육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제창한 것이다. 이런 우계 성혼의 밑에서 임진왜란 때 목숨을 바쳐가며 의병 활동에 나섰던 중봉 조헌(重峯 趙憲)과 망암 변이중(望庵 以中), 경수 김덕령(景樹 金德齡) 등과 서얼등용과 같이 시대를 앞선 의견을 보인 추탄 오윤겸(楸灘 吳允謙) 등 200여 명의 제자들이 양성된 점은 우연이 아니다. 아울러 인재 등용에 관해서도 재주만으로 사람을 선발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의 됨됨이를 봐야한다고 첨언했다. 특히 공직자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게 공적 가치와 사적 이익의 충돌인 만큼 공리와 공익을 중시하는 공적 마음의 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계 성혼은 이기일발설(理氣一發說)을 주장해 인의예지로 대변되는 인간의 본래 순수한 기질인 ‘이’와 칠정으로 대변되는 기운과 실체인 ‘기’가 한꺼번에 발한다고 주장했으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채 도덕적 실천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개개인이 각자의 주체적인 성실성인 실심(實心), 실공(實功), 실천(實踐)이 하나된 무실(務實)의 학문을 닦는다면 공리와 공익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 민심의 향배가 곧 천명이자 치란(治亂)의 요인 우계 성혼은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 당시 임금 선조에게 △부역법 등 나라를 좀먹기 시작한 민폐를 바로잡을 것 △혁폐도감을 설치해 민생을 안정시킬 것 등을 건의하며 ‘적폐청산’을 주장한 바 있다. 이는 31개 시ㆍ군에 산재한 적폐를 대하는 도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늘이 보는 것은 우리 백성들로부터 보고, 하늘이 듣는 것은 우리 백성들로부터 듣는다” 라는 우계 성혼의 말마따나 민심의 향배가 곧 천명이자 치란의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400여 년 전 그가 주장한 혁폐도감의 설치를 통해 민심을 듣고 그에 맞는 적폐청산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적폐청산에 그치지 않고 적폐를 청산해 낸 진보가 세월이 흐른 후 적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절한 감시와 민중ㆍ지도층 차원의 피드백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기존의 적폐가 처음부터 적폐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고인 물처럼 썩어온 점을 생각하면, 현재의 진보도 그가 말한 “시대는 늘 변화하니 시중을 잘 헤아려 변통을 잘해야 한다” 이라는 구절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 뒤쳐지지 않고 따라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도는 지난 6월 기준 인구 수가 1천2백97만 명으로 전국 전체 시도 인구의 25%(1위)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상당한데다, 지난 2016년 기준 GRDP(지역내총생산)도 373조 3천290억 원으로 전국의 22.7%(1위)에 이르는 등 전국에서 무시하기 힘든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만큼 대한민국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한 지역이니 경기도가 좋은 선례가 되면 대한민국 전역에 적폐청산 바람을 본격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물론 그에 따른 전제 조건은 교육을 통한 올바른 후학ㆍ공직자 양성이다. 우계 성혼은 생전 관료로서의 모습보다 교육자ㆍ철학자로서의 모습이 더욱 부각된 인물인 만큼 현대 사회에서 정치권에 들어가고자 안달하는 폴리페서(Polifessor) 기질이 있는 학자들을 경계하고, 스승은 스승답게 자기 자리를 꿋꿋이 지키면서 제자를 키우는 출처관이 뚜렷한 스승이 많이 나타나야 함을 촉구했다. 대담=성호경 우계문화재단 이사장 정리=권오탁기자 사진=전형민기자 성호경 우계문화재단 이사장 주요 약력▲서울대 경영대학 수료, 국방대학원 수료▲국방부 재정국 회계과장ㆍ감사관 역임▲국방부 국가공무원 3급▲㈜한화그룹 사업본부장ㆍ제3석유대표이사 사장▲ 현(現) 우계문화재단 이사장

'40억대 소득 신고 누락' 이미자, 19억 세금 부과

2016년 탈세 논란에 휘말려 세무조사를 받은 가수 이미자가 10년간 44억원 넘는 소득 신고를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성용)는 이씨가 서울 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등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한다"고 지난 3일 선고했다.이씨는 각종 공연을 통해 얻은 이익 중 상당한 부분을 매니저 권모(사망)씨를 통해 현금으로 받은 뒤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세무조사 결과 드러났다.매니저로부터 받은 돈을 자신의 계좌가 아닌 남편의 계좌에 입금하거나, 아들에게 약 20억원을 현금으로 증여하는 방식 등이 동원됐다.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이런 방법으로 탈루한 수입금액은 총 44억5천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런 조사결과에 따라 반포세무서는 이씨에게 19억9천여만원의 종합소득세를 경정·고지했다. 이미자와 남편은 "매니저 권씨를 절대적으로 신뢰해 시키는 대로 했을 뿐, 탈법이 있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부정행위를 부인하는 입장을 취했다.재판부는 "종합소득세를 단순히 적게 신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은닉행위를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이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재판부는 "이씨가 공연료 수입액을 몰랐을 리 없는데도 그에 현저히 미달하는 금액만 신고하면서 매니저 말만 믿고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공연기획사들도 이씨의 요구에 따라 출연료를 나눠 지급했는데, 이는 거래처에 허위증빙을 하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설소영 기자

홍콩 가수 엘렌 루, 5일 사망…양극성 장애 앓아

홍콩 가수 엘렌 루가 홍콩에서 사망했다.지난 6일 중국 매체 시나연예 등 외신은 엘렌 루가 5일 홍콩 파오마디 아파트에서 투신했다고 보도했다.엘렌 루의 소속사는 7일 공식 SNS를 통해 "엘렌 루는 지난 몇 년간 양극성 장애(조울증) 등 정서적 질병으로 고통받아 왔다. 우리는 항상 그를 지지하고 응원하면서 곁을 지켜왔지만, 결국 그는 세상을 떠나는 것을 택했고, 우리는 그가 다른 세상에서 평안을 찾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밝혔다.이어 "우리는 모두가 엘렌 루의 용감함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양극성 장애는 끔찍한 병이고, 엘렌 루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 병과 싸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엘렌 루는 자신이 가졌던 경험을 대중과 기꺼이 공유하고,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 할 정도로 용감했다"고 덧붙였다.소속사는 "우리는 여러분 모두가 심각한 정서적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또한 이러한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알게 하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도울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엘렌 루의 가족을 대신해 여러분들의 애도에 감사함을 표한다"고 전했다.엘렌 루는 4세때 홍콩으로 건너가 9세 때부터 아버지에게 클래식 기타를 배웠다. 홍콩, 대만 등에서 촉망 받는 뮤지션으로 10대에 데뷔해 10년 넘게 음악활동을 해왔다. 다양한 앨범과 콘서트 활동으로 실력파 임을 입증한 엘렌 루는 지난해 대만 금곡상 시상식에서 편곡상을 수상했다.음악 외에 커밍아웃으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엘렌 루는 지난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그는 대만 여성 촬영감독과 캐나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설소영 기자

의왕지역 기업체, 배식봉사로 지역사회에 사랑 나눠

농협IT센터를 비롯해 현대로템, 롯데첨단소재 등 의왕지역 기업체 임직원들이 복지관을 찾아 배식봉사에 나서는 등 이웃사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청계종합사회복지관 식당에는 매주 금요일마다 배식봉사를 하려는 기업체 임직원들로 북적인다. 농협IT센터와 롯데첨단소재, 현대로템 등이 그들이다. 지난해 6월부터 배식봉사에 참여한 농협IT센터를 비롯해 현대로템과 롯데첨단소재까지 동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른 업체들의 배식봉사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봉사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손으로 밥을 푸고, 반찬배식과 설거지를 하면서 이마에 구슬땀이 흐르지만, 모두가 즐겁게 배식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봉사에 참여한 직원들은 “처음에는 분위기도 낯설고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지만, 막상 참여하고 나니 뿌듯하고 보람도 느껴진다”며 “기회가 되면 지속적으로 참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수영 의왕시 사회복지과장은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봉사활동에 참여해 지역사회에 따뜻한 나눔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계종합사회복지관은 각계각층의 자원봉사자들이 배식 봉사자로 참여해 식당을 운영해 나가고 있으며 자원봉사자 발굴을 통해 나눔문화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의왕=임진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