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건폐물 재생처리업체’ 이대로 괜찮은가?] 3. 부실대처 논란

민원으로 얼룩진 진건읍 건설폐기물 재생처리업체와 관련, 남양주시는 그동안 형식적인 단속과 미흡한 행정조치 등으로 사실상 ‘방치 수준’의 대응으로 일관해 온 것으로 지적됐다. 24일 남양주시에 따르면 진건읍 송능리 일원에는 A업체(4천334㎡, 3만톤ㆍ이하 현재기준)가 1994년, B업체(9천880㎡, 2만9천톤)가 1996년, C업체(2만6천446㎡, 5만2천톤)가 1997년도에 각각 폐기물처리업(중간처리업) 허가를 받고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이들이 허가 이후 20여 년간 영업 중 각종 위반행위로 당국에 적발된 행정처분은 고발 7건, 경고 22건, 영업정지 10건, 원상복구 1건, 과태료 24건(5천510만원)이다. 또한 접수된 민원을 토대로 현장에서 적발한 시정명령이나 계도사항은 수천 건에 달해 수치화할 수도 없다는게 관계 당국의 설명이다. 이처럼 수십 년간 불법행위와 민원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데도 시는 구체적 대안없이 사실상 미온적인 행정으로 일관해왔다. 본보가 입수한 허가 당시 ‘현지조사 복명서’에는 해당 사업과 ‘관련 소음ㆍ진동ㆍ분진 등으로 주민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사업시행에 있어 민원발생 시 사업을 중단하고 민원해결 후 사업을 재개한다’고 허가 조건부를 명시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또 최근 인근 고교 학부모들의 민원을 바탕으로 현지조사에 나선 시가 분진덮개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린 뒤 조치사항에 대해 직접 확인하지 않고, 업체가 보내온 사진으로 대체해 출장보고서를 작성한 사실도 취재과정에서 드러났다. 결국 조치사항을 전적으로 업체에 이관, 업체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는 헛점도 드러내고 있다. 한 업체의 경우 대규모 순환골재가 인접 산과 붙어 심각한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데도, 시는 그동안 방진벽이 없었다는 사실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등 소홀한 관리감독도 이같은 사태를 불러온 원인으로 지목된다. 게다가 시는 지난 2014년 부터 ‘자원순환특화단지 종합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용역’ 추진과 기업체 간담회, 환경부ㆍ경기도 사전협의, 정치인ㆍ주민 간 간담회를 통해 이전계획을 수립했지만, 당시 이전을 추진하던 관계 공무원의 퇴직과 이후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당시 담당 공무원은 “간담회서 이전을 약속했고, 주민들은 항의와 민원을 자제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행정 추진이 끊기는 무관심 속에 주민 고통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시에서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내부까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일부 업체에선 공무원보다 관련법을 더 잘 알고 있어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 단속이 쉽지 않다”며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비해 업체 측에 규정 준수를 당부하고 있으며, 불시점검과 철저한 단속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1분기 영업익 ‘100억’

[법률플러스] 음주운전, 운전면허 취소 범위

A는 지방자치단체의 운전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제1종 대형, 제1종 보통, 제1종 특수(대형견인ㆍ구난), 제2종 소형 운전면허를 취득한 사람인데, 혈중알코올농도 0.140%의 주취상태로 배기량 125cc 이륜자동차를 운전하였다. 관할 경찰청은 이를 이유로 A의 모든 자동차운전면허(제1종 대형, 제1종 보통, 제1종 특수(대형견인ㆍ구난), 제2종 소형)를 취소하였다. A는 이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의 운전원으로 근무하기도 어렵게 되고, 자신이 음주상태에서 운전한 이륜자동차 면허만 취소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운전면허까지 취소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며 법원에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취소하여 달라는 청구를 하였다. 이에 서울고등법원에서는 ①A가 지방운전주사보로 임용되어 약 21년간 성실하게 근무한 점 ②A의 자동차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경우 직장에서 파면 혹은 해임이 될 가능성이 큰 점 ③35년간 별다른 사고나 교통위반 전력이 없는 점 ④운전이 A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중요한 수단에 해당하는 점 등에 비추어, 제2종 소형 운전면허를 제외한 나머지 제1종 대형, 제1종 보통, 제1종 특수(대형견인·구난) 운전면허를 취소한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음주운전을 한 경우에 운전면허의 취소 여부는 행정청의 재량행위이나,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증가와 그 결과의 참혹성 등에 비추어 보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할 공익상의 필요는 더욱 중시되어야 하고, 운전면허의 취소로 인하여 입게 될 당사자의 불이익보다는 이를 방지하여야 하는 일반 예방적 측면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특히, A에 대해 제1종 대형, 제1종 보통, 제1종 특수(대형견인ㆍ구난) 운전면허를 취소하지 않는다면, A는 위 각 운전면허로 배기량 125cc 이하 이륜자동차를 계속 운전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게 되고, A의 혈중알코올농도 0.140%는 운전면허 취소처분 기준인 0.100%를 훨씬 초과하고 있으며, 달리 A에 대하여 특별히 감경해야 할 만한 사정도 없고, A가 당시 음주상태에도 불구하고 운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득이한 사정도 없었으므로, 경찰청의 운전면허 취소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그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고등법원의 판결을 파기하였다. 결국 A는 모든 운전면허가 한꺼번에 취소되어 운전 자체를 못하게 되었다. 이처럼 A는 한순간의 음주운전으로 자신의 운전공무원으로서의 지위와 생계수단을 모두 상실하였는바, 아무쪼록 음주운전을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심갑보 변호사

국기원 태권도9단최고고단자회 김경덕 회장 “태권도 정체성 확립… 진정한 무도 거듭날 것”

“50년 이상 태권도를 수련한 최고단자들의 유대 강화와 나아가 ‘국기’ 태권도의 정체성 확립을 통해 진정한 ‘무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지난 7일 태권도 총본산인 국기원에서 열린 ‘2018 국기원 태권도9단최고고단자회(이하 9단최고고단자회) 정기총회’에서 역대 최연소로 2년 임기의 6대 회장에 선출된 김경덕 경기도태권도협회장(71)은 9단최고고단자회가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닌 태권도인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김 회장은 “태권도가 스포츠로 세계화의 발전을 이룬 반면 ‘깨달음의 무도’라는 정체성은 점차 잃어가고 있어 태권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무도 태권도의 본질을 되찾는데 우리 9단최고고단자회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현재 25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한 9단최고고단자회는 53세가 돼야 승단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거의 50년가량 태권도를 수련한 사람만이 가입할 수 있을 정도로 자격이 엄격하고 가입이 까다롭다”고 밝힌 김 회장은 “미국의 경우 8ㆍ9단회가 있지만 국기원 승단자 뿐만이 아닌 각 체육관에서도 단증을 발급하기 때문에 우리의 9단최고고단자회와 엄격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또 김 회장은 “스포츠 태권도에 묻혀가는 태권도의 무도 정신을 재확립하기 위해 가칭 ‘월드 태권도 그랜드 마스터’ 창립을 임기 중 이뤄내겠다”면서 “9단들이 50년 이상 수련하며 쌓은 노하우와 무형의 자산을 체계적으로 정립해 후진들에게 전달한다면 ‘무도 태권도’의 정신을 계승하고 인성교육에도 더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최근 튀니지에서 열렸던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부에서 이란이 금메달 7개를 쓸어담으며 우승한 것은 수원 출신의 강신철 사범이 과거 무도 태권도 시절의 수련방법을 접목시켰기 때문”이라면서 “일본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가라데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위해 총리대신이 직접 나서는 등 폭넓은 지원을 하는 이때에 우리도 ‘국기 태권도’의 정신을 지키는데 보다 많은 예산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김 회장은 “故 김운용 회장이 스포츠 태권도로 100년 미래를 설계했다면 이제는 예와 도를 중시하는 무도 태권도의 정신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인성을 함양하는 ‘한류 정신문화’를 전파하는 데 힘써야 한다”며 “최근 중국에 태권도 수련생이 1억 명을 넘을 정도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이들에게 수천 년 역사를 간직한 태권도의 정신을 담아 올바르게 교육한다면 대한민국의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그러면서 김 회장은 이 같은 일을 9단최고고단자회가 앞장서 발전시키는 데 역량을 모으고 체계화시킬 계획임을 밝혔다.황선학기자

거리로 나온 예술 세계 공연의 ‘향연’…‘안산국제거리극축제’ 5월5일 개막

안산시를 대표하는 ‘2018 안산국제거리극축제(ASAF:Ansan Street Arts Festival, 이하 거리극축제)’가 오는 5월 5일부터 3일간 안산문화광장 등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제에는 전 세계 14개국 108개 공연팀이 참가한다. 폐막 프로그램을 비롯해 안산리서치 3편, 공식참가작 19편, 거리예술 플랫폼 8편, 광대의 도시 16편, 靑 자유구역ㆍ유스컬처 21편, 시민버전 3.0 35편, 팝업아지트ㆍ도시놀이터 5편, 자매교류 공연 1편 등 모두 108편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특히 국내 최초로 만나보는 신작들과 확대된 시민참여형 공연은 한층 차별화된 무대를 선사한다. 지난 2005년 출발한 거리극축제는 안산에서 매년 5월 열리는 공연예술축제다. 안산의 거리와 광장을 무대로 도시민의 일상과 삶터 이야기를 연극, 퍼포먼스, 무용, 음악, 다원예술 등 다양한 공연으로 풀어내는 국내 대표 거리예술축제다. 거리극축제를 주관하는 안산문화재단 강창일 대표이사는 “올해는 우리나라 대표 거리예술 축제로의 정체성을 제시하고 시민이 주축이 되는 축제로 만들겠다”며 “이번 축제는 거리예술의 본질에 집중, 거리예술 축제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방향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룩 아모로스-고갱의거북이 ◇신작과 차별화된 거리예술작품 올해 축제는 거리예술의 본질에 집중해 국내 대표 거리예술축제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 방향성을 가진다. 특히 국내에서 최초로 만나볼 수 있는 신작이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거리예술축제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제시하는 폐막작 프랑스 ‘룩아모로스’의 ‘고갱의 거북이’는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라이브 음악과 텍스트, 영상, 미술을 결합한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어서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국내 연극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극공작소 마방진’도 처음 시도하는 거리예술작품인 관객과 함께하는 이동형 거리극 ‘로드씨어터 돈키호테’를 이번 축제에서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국내외 신작이 기다리고 있다. ◇참여형 공연으로 만나는 거리예술 축제의 핵심은 역시 시민이다. 이번 축제는 시민과 일상적인 관계를 갖는 그 무엇이어야 한다는 과제에서 출발했다. 이런 이유로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관점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프로그램 기획에는 다양한 관객층을 우선 고려했다. ‘팝업아지트ㆍ놀이하는 도시’는 어린이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막대와 종이상자를 이용해 건축물을 만드는 프로그램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공연에 배우로 직접 참여하는 작품까지 연령층별로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공연으로 구성했으며, 직접 체험을 통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거리예술을 접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시민버전 3.0’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와 달리 최초로 거리예술축제에 참여하는 예술가로서 축제와 거리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사전워크숍을 진행했다.사전워크숍 기간에는 예술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퍼포먼스(커뮤니티 댄스)를 준비해 오는 5월 6일 축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35개 시민예술단체가 참여한 퍼포먼스는 250여 명이 광장 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선보인다. 워크숍을 통해 안산 시민예술가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앞으로 작품창작에 대한 시너지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안산 곳곳이 축제무대 축제의 특징은 중심 무대인 광장이 다양한 형태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안산문화광장은 길이 1.16㎞에 면적은 서울 광화문 광장의 2.6배에 달하는 거대한 무대다. 축제는 지난 몇 년간 안산문화광장을 벗어나 시민 삶터 깊숙이 들어가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으나, 올해는 더욱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다. 축제를 앞두고 사전에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프리프로그램을 단원구 원곡동과 상록구 상록수역 및 반월역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안산의 풍경과 일상이 작품에 담기고 장소 하나하나가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적인 면을 배려했다. 또한, 세월호 침몰 참사 정부합동분양소가 있었던 화랑유원지에 특설무대를 설치해 거리예술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흐 쉬흐파스’의 ‘보트_랭보의 취한 배’와 ‘카를라 클라트&안드레스 벨라디에즈’의 ‘익숙한 변화’, ‘안산순례길개척위원회’의 ‘안산순례길 2018’ 그리고 ‘프로젝트 외’의 ‘빨리빨리’를 공연하며 장소성에 대한 본래의 의미를 되살리는 시도를 한다. ◇알찬 구성으로 만나는 프로그램 2018 안산국제거리극은 안산만의 이야기를 담는 거리극축제의 유일무이한 제작지원프로그램인 ‘안산리서치’와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광대의 도시’도 눈여겨 볼만하다. 다문화, 안산 일상의 소리, 세월호의 이야기를 담은 각 3가지 작품이 안산리서치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광대의 도시’는 왜 웃음이 필요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던지며 유쾌한 공연위주로 가족단위 관객에게 만족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안산=구재원기자

[지지대] 최종건·종현 형제

최종건 회장과 최종현 회장. 오늘날의 SK 그룹을 만든 형제다. 형 최종건은 창업 설립자다. 동생 최종현은 기틀을 마련한 주역이다. 누가 SK 그룹의 주류인가. 간혹 이런 논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심사위원회의 고민도 거기 있었다. 수원 명예의 전당에 한 사람만 선정해야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종건ㆍ종현 형제 선정’이다. 나머지 헌정자 6명이 개별 선정인 것과 달랐다. ‘종건ㆍ종현 형제’에만은 ‘1건 2인 선정’이라는 예외를 적용했다. ▶형 최종건의 출발은 선경직물에 견습기사다. 광복 이전에 입사해 일을 배웠다. 8ㆍ15 이후 적산(敵産)이 된 선경을 인수했다. 부품을 조립해 직기 4대를 만들었다. 이 4대가 12년 뒤 1천대로 늘었다. 1973년에는 선경석유까지 설립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짧은 역사는 거기서 끝났다. 선경석유 설립 반년 만에 폐암으로 사망했다. 48세의 젊은 나이였다. 마지막 순간, 그는 SK 역사에 남을 선택을 했다. SK를 세계적 기업으로 만든 결정이다. ▶동생 최종현에게 기업을 맡겼다. 지역 사회엔 둘의 아름다운 형제애가 전해진다. 형 최종건의 아우 사랑은 남달랐다. 동생 최종현을 유학시키며 뒷바라지했다. ‘너는 공부를 많이 한 기업인이 돼야 한다’는 게 형 최종건의 주문이었다. 최종현 회장의 위스콘신대학교ㆍ시카고 대학교 경제학 학위는 그래서 가능했다. 최종현 회장도 형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세계 석학들과의 교류를 현장에 접목한 최초의 1세대 기업인이 됐다. ▶최종건ㆍ종현 형제의 정신이 곧 SK 정신이 됐다. 지역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소중하게 이어가고 있다. 1995년에 대형 도서관을 지어 수원지역에 기부했다. 최신원씨(최종건 회장 아들ㆍ현 SK네트워크 회장)는 기부왕이다. 역대 기부액 37억원으로 1위다. 세계공동모금회(UWW) 최고액 기부 클럽인 ‘1000만 달러 라운드테이블’에 가입했다. 아시아인 최초다. 경영적 손해에도 불구하고 ‘창업 고향’을 지키고 있다. 70년 된 수원 터다. ▶대기업 후세들의 일탈이 논란이다. 땅콩 회항, 물벼락 파문, 욕설 경영…. 끝이 없다. 그때마다 사람들이 ‘인성 교육’을 말하고 ‘사회적 책임’을 말한다. 하지만 ‘맘대로 되지 않는 게 자식 농사’라 했다. 말처럼 쉽지는 않아 보인다. 본을 보일 수 있다면 제일 좋겠는데…. SK 그룹 역사에서 그런 단면을 볼 수 있다. 감동적인 형제애로 키워온 기업, 사회적 책임으로 그 정신을 잇는 2세. 이런 기업을 향토기업으로 갖고 있는 것도 시민의 행복이다. 김종구 주필

[사설] 불법투성이 건폐물 처리업체, 남양주시 왜 방관하나

전국이 공사판이라고 할 정도로 전국 곳곳에서 각종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도시 재개발과 아파트 건설, 고속도로ㆍ교량 공사 등 건축물의 해체나 신축 과정에서 수많은 건설폐기물들이 나온다. 토사, 폐벽돌, 폐블럭, 폐콘크리트, 폐목재, 폐합성수지, 폐아스콘, 철근 등 폐기물 종류는 상당히 많다. 건축 패재류는 분리, 파쇄, 소각 등의 과정을 거쳐 폐잔재물은 수도권 매립지로, 재활용 골재류는 다시 건설현장에 공급된다. 이런 일을 하는 업체가 ‘건설폐기물 재생처리업체’다. 건설 폐기물은 운반과 적재, 분리, 파쇄, 소각 과정 등을 거치며 엄청난 먼지와 분진, 가스, 소음 등의 공해를 유발한다. 주변 환경에 대한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인근 주민들이 각종 오염물질에 노출돼 건강을 위협받고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는 더욱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하지만 상당수 건폐물 재생처리업체들이 이를 외면한 채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남양주 진건ㆍ오남지역 주민들은 몰상식한 건설폐기물 재생처리업체 때문에 숨도 맘놓고 못쉬며 20년째 먼지와의 전쟁 속에 고통받고 있다. 실제 피부병과 호흡기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재산피해도 만만치 않다. 진건읍 송능리 일대엔 건폐물 재생처리업체 3개 기업이 모여 단지를 이루고 있다. 이 인근에 주거지와 고등학교, 기업체 등이 있지만 업체들은 폐자재 이동, 적재, 분리, 파쇄 등 갖가지 작업을 진행하면서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 건축 폐자재를 가득 싣고 다니는 덤프트럭은 덮개도 없이 운행하고, 포크레인이 이를 옮기는 작업 중 먼지가 날려도 살수장치는 가동되지 않고 있다. 단지엔 폐기물들이 마치 야산처럼 쌓여 비산먼지를 유발하지만 방진덮개는 찢어져 제구실을 못한다. 거의 무법천지다. 현장을 확인한 한국건설환경협회 소속 환경담당자는 “상식적으로 심각한 수준을 넘어 위험 수위”라고 진단했다. 진건ㆍ오남 주민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역환경단체와 연계해 ‘건폐물 퇴출추진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20여 년간 수십 회에 걸쳐 집회와 민원, 감사원 감사 등 문제 제기를 했지만 남양주시 등 관계 당국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곳곳에서 불법이 자행되고 주민피해가 극심한데도 미온적 대처에 관리 감독에 손놓고 있으니 주민들은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주민 고통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폐기물관리법, 대기환경보전법, 건설폐기물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등을 놓고 다각도에서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관련법이 있는데도 남양주시는 왜 주민 고통을 외면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사설] 국회·청와대도 충청도로 가자 말했던 남경필 / 경기도 옥죌 특구법에 애매하게 말했던 이재명

남경필 지사는 자유한국당 도지사 후보다. 이재명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도지사 후보다. 후보 인준 등의 절차는 남았으나 사실상 확정된 후보자 신분이다. 그러면 예비 후보 때와 달라야 한다. 사안에 대해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게 유권자에 대한 후보자의 도리다. 그 첫 번째로 묻고 싶은 게 있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정책에 대한 생각이다. 경기도민의 재산권을 직접 좌우하는 현안이다. 분명히 짚고 가야 한다. 남경필 후보가 이런 말을 했었다.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 2016년 6월13일 한겨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다. “반쪽 이전을 두고 국토균형발전 취지에 못 미치고 행정 비효율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완벽한 수도이전을 하자는 뜻’이라고 신문은 평했다. 정부 부처 세종시 이전은 국토균형발전 정책의 결과로 노무현 정부의 업적이다. 상당수 도민은 이 정책에 피해 의식을 갖고 있다. 그 후 남 후보는 수도권 규제 철폐를 외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지역특구법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4월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대를 역행하는 지역특구법은 수도권에 대한 역차별이다”라고 남겼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는 정책 프레임은 사회적 통합을 저해한다”고도 했다. 다수 경기도민의 견해와 뜻을 같이한다. 그렇다면, 2016년 6월의 발언은 뭔가. 대선용 발언이었나. 이걸 해명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수도권의 모든 규제를 철폐할 수 없지만 불필요한 규제는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지역특구법에 대한 생각을 묻는 본보에 답한 발언이다. 경기 북부에 대한 통일 경제특구 조성을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특구법 개정안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의 뜻을 밝혔다.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통한 혁신 산업 육성은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특구법 개정안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보인다. 수도권 규제 강화는 더불어민주당의 당론과도 같다. 지역특구법 개정안도 그런 당론에서 출발했다. 이재명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대표 주자다. 그에게 수도권 규제 강화에 대한 생각을 묻는 건 당연한 질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없었다. 발의된 특구법을 폐기해야 한다는 본보 등 지역 언론의 주장에 명확히 답한 바 없다. 이른바 ‘민주당 숙원’으로 여겨지는 세종시 완성-수도권 망가뜨리기 완성-에 입을 닫은 것이다. 분명히 말하고 시작해야 한다. 남 후보는 ‘청와대ㆍ국회도 세종시로 가자’던 말을 왜 한 것인가.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는가. 말해야 한다. 이 후보는 지역특구법을 폐기하라고 요구할 생각은 없는가. 여전히 특구법의 취지를 적극 지지하고 있는가. 말해야 한다. 어느 쪽으로 말하든 그건 선택의 자유다. 다만, 에두르지 말고 분명히 말해야 할 책임은 후보가 된 둘에게 있다.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기도 규제에 대해 밝히는 것처럼 당연한 의무가 또 어디 있나.

[인천시론] 궤도 정치

댓글 조작 사건으로 나라가 연일 시끄럽다. 파워블로거이자 경제적공진화모임 대표인 김모씨, 필명 드루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들이 네이버 뉴스 기사 댓글 등 인터넷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했다고 한다. 게다가 최근 경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경수 의원이 관여됐다는 사실이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지면서 지난 대선 때에도 부정한 여론 조작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혹도 날로 커지고 있다.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씨는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에 ‘느릅나무’라는 유령 출판사를 설립하고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온라인 활동을 벌였다. 이후 그 대가로 김경수의원 등 여권 인사들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에 대한 인사 청탁을 했다가 거절당하자, 반감을 품고 반정부 댓글 조작을 벌인 것이라고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야권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여론 조작 가능성을 의심하고 이와 관련해 특검을 요구하고 나섰다. 실제로 드루킹의 댓글 조작이 있었던 지난 1월 중순 ‘여자하키 남북단일팀 비판’ 관련 기사에 1분만에 ‘공감’을 412건 폭증하게 하는 등 조회 수, 추천 수, 댓글 조작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10% 가까이 급락했다고 한다. 즉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 댓글 조작 등을 통해 여론을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 역시 이와 같은 방법으로 실제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댓글이 정치인에 대한 호감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심리학자들은 사소한 댓글이라도 읽는 순간 뇌에 자동으로 해당 정보가 사실로 입력되기 때문에 타당성이 매우 낮고 아무 근거가 없는 댓글도 사람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전체 이용자의 0.9%에 불과한 사람이 댓글에 참여하고 여론을 좌지우지한다는 분석도 있다. 댓글 조작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선거는 상대 후보를 쓰러뜨려야만 내가 산다. 그래서 선거를 흔히 전쟁에 비유하곤 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병법가인 손무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손자병법’ 시계편(始計篇)에 ‘병자궤도야(兵者詭道也)’란 말이 있다. ‘전쟁이란 궤도, 즉 속이는 것이다’라는 뜻으로 이런 간계, 속임수가 지금 우리나라 선거, 정치판에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인터넷 세상 속에서 말이다.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대다수 선량한 국민을 기만하고 여론을 호도한다. 그러나 궤도, 속임수를 써서 당장 눈앞의 선거 전쟁에서 이길지는 몰라도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불편하기만 하다. 지난 제18대 대선에서는 국가정보원이 댓글 알바 또는 직원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고 급기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실형을 받고 구속됐다. 6·13 지방선거가 이제 50여 일도 채 남지 않았다. 자기 또는 소속 정당의 이익을 추구하거나 일단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의 인기영합적 헛공약을 남발하는 거짓말쟁이 후보는 안 된다. 훌륭한 국가는 훌륭한 시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처럼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와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볼 때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