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함께해서 몰랐지만 이별은 항상 훅 하고 옵니다.” 자극적인 설정없이 묵묵한 감동으로 관객들을 울릴 영화 덕구가 다음달 5일 개봉한다. 영화 덕구는 ‘할배’역을 맡은 이순재와 1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덕구역의 정지훈이 감성연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일흔 살의 할아버지는 손주인 일곱 살 덕구와 다섯살 덕희에게 하나 뿐인 가족이다. 아들이 세상을 떠나자마자 사망보험금을 받아 몰래 쓴 며느리를 할아버지가 집에서 쫓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삶도 시한부 선고를 받아 얼마 남지 않았다. 세상에 남겨질 손주들을 위해 특별한 이별 선물을 준비하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흔히 영화는 악역이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악역이 단 한명도 없다. 평화로운 농촌의 현실을 짚으면서도 어린이, 노인, 외국인 며느리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 안는다. 이순재는 영화에서 오롯이 ‘가족애’를 담아냈다. 덩그러니 담겨진 손주들을 위해 갈빗집에서 불판을 닦고 공병을 수거하는 등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돈을 모은다. 그 돈으로 손자들을 공부시키고, 따뜻한 아침밥과 저녁밥을 해먹이고 따뜻한 아랫목에서 잠을 재운다. 정작 본인은 구멍난 양말과 너덜너덜한 옷으로 지낼 뿐이다. 그러나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할아버지는 여전히 손주들 생각과 걱정 뿐이다. 이순재는 영화 속에서 손주들을 똥강아지라고 부르며 예뻐하고, 손주들의 투정을 흐뭇한 미소로 받아줄 때 우리가 주변에서 늘 보던 할아버지였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덕구역의 정지훈은 때묻지 않은 아이 감성 그대로를 영화에 표현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순재와 정지훈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담백하면서도 큰 울림을 준다. 전체관람가 허정민기자
봄에 어울리는 가벼운 코미디 영화가 스크린가를 찾는다. 한국 영화 두 편이 다음달 5일 개봉한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과 대부업자: 소울 앤 캐시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어른을 위한 코미디’를 표방한다. 성인이 할 법한 능글맞은 대사가 웃음을 유발하는 영화다. 작품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신하균),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이엘)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관계를 그렸다. ‘바람’ 앞에 마주하게 된 인물 간 얽히고 설킨 관계를 솔직하고 대담하게 드러낸다. 사랑을 해도, 결혼을 해도 외로운 철부지 어른들의 모습을 코믹하고 공감가게 보여준다.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영화지만 톤 조절을 통해 세련되게 풀어낸다. 4명의 주연 배우가 돋보인다. 쉽게 볼 수 없는 조합으로 개봉 전부터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이엘 등이 호흡을 맞춘다. 이성민은 20년 동안 한 번도 바람을 들키지 않은 석근을 맡아 능청스럽고 미워할 수 없는 성격을 연기한다. 신하균은 우연한 계기로 바람에 빠지는 봉수로 분한다. 송지효는 SNS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을 맡는다. 또 출연작마다 호평받는 배우 이엘이 제니로 등장한다. 제니는 다른 인물 간 관계를 모두 흔들어 놓는 역이다. 이병헌 감독이 “각 역할에 원하는 배우가 모두 캐스팅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최우제 감독의 대부업자: 소울 앤 캐시는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풍자 코미디 영화다. 영화는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트린 영혼 담보대출의 등장을 다룬다. 이에 얽힌 사건을 청문회를 배경으로 풀어낸다. 소재가 신선하다. 영혼 담보대출을 해준다는 소울 앤 캐시 대표 천수관과 이를 밝히려는 국회의원들이 대립한다. 풍자가 돋보인다. 성형수술을 한 채 청문회에 참석하거나 청문회에서 스마트폰으로 야한 사진을 보는 등 실제 국정감사장에서 딴짓을 해 화제를 모았던 사태를 꼬집는다. 또 코미디 영화에 특화된 배우들이 출연해 자연스러운 풍자 코미디를 보여준다. 최근 연극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명계남을 비롯해 개성 있는 코믹 연기와 재치 있는 애드리브를 구사하는 박철민, 장혁진 등이 열연한다. 이들은 청문회 속 상황을 유쾌하게 그려내며 풍자 코미디의 진 매력을 살려낸다. 독특한 소재와 방식이 영혼 담보대출이라는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기대를 모은다. 12세 관람가 손의연기자
주목할 만한 프랑스 다큐멘터리 영화 내일(원제: Demain)이 오는 5일 개봉한다. 영화는 소셜펀딩으로 제작돼 110만 관객이 관람하는 등 기획단계서부터 프랑스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작품은 기후변화, 자원고갈, 환경오염 등을 이야기한다. 미래의 지구와 지구에 사는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찾아 나선다. 로드 다큐멘터리다. 미국 디트로이트부터 인도 쿠탐바캄까지 슬기로운 지구 생활자를 찾아낸다. 시릴 리옹 감독과 함께 영화 나우 유 씨 미:마술사기단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로 잘 알려진 프랑스 배우 멜라니 로랑이 공동감독을 맡았다. 또 노동의 종말을 펴낸 저명한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 세계적인 생태사상가 반다나 시바, 생태 농업의 선구자이자 농부철학자 피에르 라비 등 세계적인 지식인이 총출동한다. 이들은 ‘누구나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작품은 프랑스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세자르영화제 베스트 다큐멘터리상, 콜코아 프랑스영화제 베스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는 등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세계 30개국에 배급을 시작했다. 농업, 에너지, 경제, 민주주의, 교육 등 5가지 주제를 차근차근 짚어가며 문제점을 밝힌다. 구체적 사례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의미있다. 전체관람가 손의연기자
경기도의회 박재순 의원(자유한국당ㆍ수원3)이 지난 한 해 동안 자산을 가장 많이 불린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끌고 있다. 박 의원은 종전 재산신고 대비 100억 원이 늘어난 145억 원을 신고해 ‘재산증식 1위’와 ‘도내 최고 자산가’로 이름을 올렸다. 29일 공개된 ‘2018년 고위공직자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보면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년간 재산총액이 100억9천776만 원 늘어난 145억5천268만 원을 신고했다. 박 의원은 수원시 영통구에 있는 본인 소유의 밭(2천946㎡)을 115억8천여만 원에 매각해 재산이 늘었다고 소명했다. 개별공시지가는 12억6천353만 원이었지만 실거래액은 115억8천500만 원이었다. 종전 지가의 9배가 넘는 금액이다. 해당 부지가 망포4도시개발구역에 포함되면서 땅값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지난해 2월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 고시됐다. 이밖에도 차량 신규구입과 배우자의 개인사업 소득증가, 자녀 취업에 따른 소득증가도 재산 증가사유였다. 박준상기자
“교사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율성과 자주성을 가지고 교육하고, 학생들은 학습의 주도자로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주인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교육입니다.” 오는 6월 13일 치러질 인천시교육감 선거 출마를 위해 최근 부교육감을 사직하고 출마를 공식화한 박융수 전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은 “부교육감으로 3년 3개월, 권한대행으로 1년 6개월간 인천교육을 책임졌는데, 자격없는 후보들에게 교육을 맡겨 아이들을 내몰리게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박 전 부교육감은 “교육감의 가장 큰 업무는 교육부로부터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지난 3년 3개월동안 1조9천710억원이던 중앙정부 이전수입을 2017년 말 2조6천120억원까지 대폭 늘렸고, 6천410억원을 추가 확보한 데 이어 인천시의 미전입금 2천619억원을 받아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천교육은 지난 2번의 직선제 교육감이 모두 불미스러운 일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추락해 있는 상황”이라며 “29년동안 공직에 있으면서 이미 검증을 거친 강점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교육과 정직한 행정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 전 부교육감을 만나 그가 꿈꾸는 교육과 주요 정책들에 대해 들어봤다. Q 인천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이유는 A 정년이 8년이나 남아있고, 실질적으로 교육감과 월급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원해 교육감에 출마한다는 상상은 하기 힘들었다. 자본주의 시각에서 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교육감 권한대행을 하는 1년 6개월동안 학부모나 지역사회에서 출마에 대한 목소리가 있었다. 지금 출마한 후보가 과거 교육감과 연관돼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고, 그런 요청들을 거부하기 힘들었다. 학부모들의 요구도 있었고 여론조사도 1위를 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지금까지 인천교육을 책임져 왔는데, 자격 없는 후보들에게 맡겨 인천 아이들을 내몰 수 없다는 생각이 컸다. Q 3+3무(無) 선거를 선언했다. 어떤 내용인가 A 앞에 3무는 세입부분, 자금과 관련된 3무다. 출판기념회를 하지 않고 후원금이나 기부금을 받지 않는 것, 선거펀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은 프리미엄 때문이다.교육청은 직원들이 많은 조직이다. 3만명 직원 중 1만명이 5만원씩만 내고 가더라도 5억이다. 이 돈을 포기한 이유는 참석한 직원과 오지 않은 직원, 돈을 많이 낸 사람과 적게 낸 사람을 다 알게 되는데 차별없이 대할 자신이 없어서다. 공정한 인사를 할 수 있는 전제조건을 시작부터 만들기 위해 이런 정책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교육감 선거 보조금은 교육청 예산이 선관위로 가지출되는데, 이런 곳에서 절약해 종국에는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공영선거제도의 첫 출발을 만들고 싶었다. 뒤에 있는 3무는 트럭, 스피커, 율동선거원을 쓰지 않겠다는 것인데 결국 선거비용의 반을 차지하는 이런 것들을 절약해 선거비용을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Q 말은 쉽지만, 실천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이는데 A 교육은 실천이다. 옳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누구도 시행하지 않은 이 일을 박융수의 도전과 실험으로 교육예산을 절약하고 아이들에게 돌아가도록하는 선거공영제도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로 나아갈 것이다. 3+3무 선거를 치르는 대신 적극적으로 각종 현장을 찾아 시민과 직접 소통하면서 정책을 설명하고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인천이 넓어서 모든 현장을 다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는 한 나의 비전과 출마 이유 등을 개별적으로 설명할 것이다. Q 인천시는 과밀학급과 학생 수 부족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곳이다. 해결책이 있나 A 단기적인 처방은 과밀학급 부분에 학교 설립을 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 문제는 교육청의 문제가 아니다. 도시정책을 편중되게 했기 때문에 학교도 편중될 수밖에 없다. 결국 도시발전을 균형발전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 통합 재배치도 필요하다. 필요한 부분에서는 학교 유치를 해야겠지만, 학부모, 시청 등과 함께 긴밀히 협의해 균형 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Q 교육감에 당선된다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A 다양한 니즈에 따라 교육을 제공하는 따뜻한 교육을 추진하려 한다. 교육감이 전문성을 갖춘 2만5천명의 교사에게 권한을 부여해 자율성과 자주성을 가지고 교육하게 하고, 학생들은 학습의 주도자로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할 수 있게끔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칠것이다. Q 다른 후보에 비해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A 29년동안 공직을 했다. 사무관부터 고위 공무원까지 올라오면서 엄격한 정부 검증시스템을 거쳤다. 여기까지 온 것은 이미 검증이 된 것이다. 시작을 교육부에서 했고 재정과 관련해 3년 3개월동안 얼마나 많은 돈을 가져왔는지도 검증됐다. 교육감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 예산 확보와 관련해서도 전문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 현재 후보들 중 중앙부처 관료를 아는 사람들, 재정비율을 제대로 인지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런 부분은 다른 후보와 비교할 수 없는 강점이라고 본다. Q 마지막으로 인천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천은 2번이나 시행착오를 거쳤다. 교육의 장이 돈을 받고 감옥에 간 것은 씻을 수 없는 추락이다. 3만명 교육청 직원이 아무리 노력해도 힘들다. 교육감 개인의 일탈이지만 직선제에 의해 시민들이 뽑은 교육감인 만큼 시민들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내가 교육감에 출마한 이유는 다른 후보자들이 전에 있던 교육감의 면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시민들에게 선택지를 줬다. 정답을 준 것이다. 정답이 있는 문제를 줬으니 시민들도 선택을 잘 선택해줘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이 교육감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이 없다고 답했는데, 이렇게 되면 또다시 교육감이 감옥에 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교육감은 30만 인천 아이들의 담임이다. 운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고 시민들이 선택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교육감의 면면을 제대로 공부하고 파헤쳐 인천 교육을 위해 누가 필요한지 심사숙고해 선택을 해야 과거 교육감의 추락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다. 김경희기자
연세대학교가 오는 2020년까지 송도국제도시 내에 500병상 규모의 송도세브란스 건립을 확정했다.연세대학교는 29일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브란스병원 건립 및 사이언스파크(YSP)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연세대는 송도 5공구 국제캠퍼스 옆 33만6천여㎡ 부지에 송도세브란스 건립에 나선다.송도세브란스는 임상과 연구기능을 동시에 갖춘 종합병원 규모로 들어서게 되며, 인천지역 병원들과 긴밀히 협력해 인천시민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전망이다.특히 인천경제청은 연세대의 의무사항을 명확히 하기 위해 송도세브란스 건립 지연시 지연손해금을 부과하는 등 위약벌 규정을 포함했다. 또 1단계 사업인 국제캠퍼스 개교에 이어 2단계 캠퍼스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2단계 사업은 연구시설 중심의 학부생 5천명 추가 유치와 송도11공구에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산학연 클러스터인 사이언스파크 조성을 골자로 하고 있다. 2단계 사업 완성을 통해 연세대 국제캠퍼스는 기존 캠퍼스와 차별화해 IT와 미래도시, 바이오 등 첨단 융합학문을 중심으로 학부생·대학원생·외국인 학생·연구원들이 함께 교육하고 연구하는 진정한 의미의 종합캠퍼스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해 송도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래도시로 조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시민의 염원인 송도세브란스를 건립하고 송도국제화복합단지 사업 완성을 통해 송도를 동북아 최고의 교육·연구 허브로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도 “송도 국제캠퍼스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연구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며 “대학의 전통적인 모습을 탈피해 다양한 주체들이 공유하고 협력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진정한 산학연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오는 6월 13일 치러질 인천시 교육감 선거를 준비 중인 보수진영이 사실상 단일화에 실패했다. 보수 성향의 인천교육감후보단일화추진 통합위원회는 29일 최순자 전 인하대 총장을 보수진영 후보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당초 통합위는 이팽윤 전 인천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과 고승의 덕신장학재단 이사장이 경선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혀왔지만, 이날 최종적으로 최 전 총장만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사실상 보수진영 단일화는 무산됐다. 고 이사장은 “단일 후보 선출 과정이 공정하거나 투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참여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며 “오래 전부터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보수진영에서는 고승의 이사장을 단일후보로 발표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당시 발표를 주도했던 통합위 내 공동대표 2명이 제명되면서 조직 내 영향력이 약해졌다. 이후 고 이사장은 단일화 추진 과정이 공정하다면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최종적으로 불발되면서 추진 과정에 대한 공정성 문제도 도마에 오르게 됐다. 보수진영 단일후보 명칭 사용에 대한 진통도 예상된다. 통합위 측은 이날 최 전 총장을 ‘보수진영 단일후보’라고 발표했지만, 고 이사장의 출마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단일화 추진 과정의 문제를 제기하는 고 이사장 측이 명칭 사용에 대해 지적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날 최 전 총장이 후보로 결정되면서 인천시교육감 선거는 진보진영 단일후보 도성훈 전 동암중 교장, 중도 성향 박융수 전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 보수진영 최순자 전 인하대총장과 고승의 덕신장학재단 이사장 등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김경희기자
남한산성 안에서 현존 건물 중 가장 멋진 건물을 꼽는다면 단연 수어장대다. 수어장대는 서쪽에 자리한 장대라는 의미에서 ‘서장대’로 더 많이 불렸다. 수어장대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호다. 1972년에 지정되었다. 문화재 지정 번호가 의미 없다고도 하나 제1호는 각별한 가치가 있다. 가장 처음 지정되었다는 상징성을 갖기 때문이다. ■서장대에 오른 숙종 1688년(숙종 14) 2월 29일 저녁 숙종은 남한산성에 당도했다. 4박 5일 일정으로 효종과 인선왕후의 능인 영릉(寧陵)에 거둥했다가 한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숙종은 이미 2월 26일에 영릉으로 가면서도 남한산성에 들렀다. 오가면서 두 차례나 방문했을 만큼 숙종이 공을 들인 행사였다. 남한산성 동문에 도착한 숙종은 가마를 타고 서문 쪽의 서장대에 올랐다. 서장대에는 광주 유수 이세백이 미리 대기하고 있었다. 숙종은 번잡한 의례도 생략한 채 측근들만 데리고 단출하게 올랐다. 서장대에 오른 숙종은 “내가 오늘 이곳에 와서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절로 서글픈 감회가 일어난다”고 했다. 숙종은 이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병자호란 당시 전사한 신성립과 지여해의 자손, 전공을 세운 서흔남의 자손에게 관직을 내리고 다른 관련자들에게도 음식물을 주고 품계도 올려주었다. 조선의 국왕 중 처음 남한산성 서장대에 오른 국왕이 숙종이다. 병자호란의 아픔이 담긴 남한산성을 대폭 보수한 국왕도 숙종이었다. 오늘날 남한산성 외성으로 불리는 봉암성과 한봉성 그리고 신남성의 시작이 모두 숙종의 손에서 이뤄졌다. 조선은 병자호란 패전으로 청과 조약을 맺었다. 그 내용 중 하나가 성벽의 수리나 신축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조선은 돌 하나조차 맘 편히 쌓지 못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왔다. 1673년(현종 14) 말에 청에서 ‘삼번의 난’이 발생했다. 청이 내부문제로 골몰하면서 조선에 대한 감시가 약해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즉위한 숙종은 강화도에 돈대 48개를 쌓고 북한산성을 축조했다. 남한산성 보강도 이 연장선상에 있었다. 숙종이 서장대에 오른 뒤 그 행적은 후대 국왕들의 모범이 되었다. 숙종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던 영조를 비롯해 정조, 철종, 고종이 남한산성을 찾았다. 남한산성을 찾은 국왕들은 하나같이 서장대에 올랐다. ■서장대의 역사 서장대는 1624년(인조 2년) 남한산성을 쌓을 때 동서남북에 조성한 4개 장대 중 하나다. 장대란 성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높은 곳에 설치한 장수의 군사 지휘소를 말한다. 서장대는 남한산성의 서쪽 주봉인 청량산(498m) 정상에 있다. 멀리 서울의 강서, 강동, 강남 일대가 한눈에 들어올 만큼 조망이 좋아 당대에도 장대 중 가장 전망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또 수원 화성 서장대나 북한산성 동장대 등 전국에 손꼽히는 장대도 있으나 서장대처럼 2층으로 된 장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한산성에는 나중에 봉암성에 외동장대를 설치하면서 5개 장대가 있게 되는데 이 중 현전하는 건물은 서장대뿐이다. 그래서 더 귀하다. 서장대를 오늘날 모습처럼 2층 구조로 지은 사람은 1751년(영조 27년) 수어사 이기진이었다. 처음 서장대의 모습은 알 수 없으나 대체로 1층 건물로 추정하고 있다. 17세기 말 무렵에 제작된 남한산성도(영남대 박물관)에 동서남북 장대 모두 1층 누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기진이 서장대를 지을 당시에는 터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기진은 영조가 이곳을 다녀간 의미를 되새겨 2층 누각을 완성한 뒤 건물 바깥쪽에는 ‘서장대’라는 현판을, 안쪽에는 ‘무망루’라는 현판을 걸었다. ‘서장대’라 한 것은 처음 이 장대의 옛 이름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무망(無忘)’이란 임금이 치욕을 당한 병자호란의 통한을 잊지 말자는 뜻이었다. 조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 올라 동으로는 한봉성을, 서쪽으로는 삼전도비를 바라보면서 북벌을 추진한 효종의 뜻을 이어받아 원수를 갚자는 권고를 담았다. 어찌 보면 ‘서장대’나 ‘무망루’ 모두 옛 일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읽힌다. ■‘서장대’에서 ‘수어장대’로 오늘날 수어장대의 모습은 1836년(헌종 2) 광주 유수 박기수(1774~1845)의 손에서 탄생했다. 박기수는 서장대를 다시 손보고 현판도 ‘수어장대’로 고쳐 달았다. 글씨는 그의 형 박주수가 썼다. 현재 수어장대 경내에 있는 큰 바위에도 ‘수어서대(守禦西臺)’라 새겨 있는데 이 역시 박주수 글씨다. 현판을 보면 ‘수어장대’라는 큰 글씨 옆에 작은 글씨로 ‘세병신계하하한(歲丙申季夏下澣)’이라 새기고, ‘집금오대장군(執金吾大將軍)’과 ‘반남박주수군여지인(潘南朴周壽君與之印)’이라는 낙관을 남겼다. 현판을 조성한 해가 1836년 6월 하순이며, 글씨를 쓴 사람이 박주수라는 의미다. 집금오대장군은 이 글씨를 쓸 당시 박주수 직함인 판의금부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며, 반남은 박주수의 본관이고, 군여는 호다. 이때 새로 고쳐 단장한 건물이 현재 수어장대의 원형이다. 오늘날 수어장대는 1층이 앞면 5칸, 옆면 4칸이며, 2층은 앞면 3칸, 옆면 2칸이다. 1층 안쪽에는 사방이 트인 방을 만들었는데 그 네 기둥이 2층의 바깥기둥과 그대로 연결되어 있다. 지붕은 웅장한 팔작지붕으로 꾸몄다. 수어장대는 이후에도 계속 크고 작은 보수를 거쳤다. 1960년대 사진들을 보면 ‘수어장대’ 현판의 위치가 바꿔있고 현판도 검정바탕에 흰색글씨로 되어 있다. 모두 수어장대를 잘 보존하겠다는 의도로 이뤄진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원형을 변형시키고 말았다. 건물의 세부 사항도 몇 차례 바꿨다. 한국전쟁 이후 문화재 관리 상황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2012년에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1909년의 유리원판 사진을 토대로 원형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남한산성은 201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고, 그 덕분에 1836년에 고쳐진 서장대의 옛 모습도 찾게 되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수어장대 옆에 자리한 무망루 보호각이다. 원래 수어장대 경내에는 이 건물이 없었다. 이 보호각은 1989년에 짓고 이 안에 ‘무망루’라는 현판도 새로 만들어 설치한 것이다. 또 현재 걸려있는 ‘수어장대’ 현판도 원본을 본떠서 새로 만든 것이다. 1836년에 조성한 진짜 ‘수어장대’ 현판은 현재 상자에 담아 수어장대의 2층 누각에 보관하고 있으며, 영조 대에 조성한 ‘무망루’ 현판 역시 2층 누각 안쪽 벽면에 걸려있다. 남한산성박물관이 완공되면 그때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 한다. ■한강물로도 다 씻지 못할 통한의 역사 앞에 수어장대는 남한산성 행궁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위쪽에 있다. 서장대에서 서문(우익문)까지는 대략 0.6km로 어른 걸음으로 5~6분 거리다. 서문은 병자호란 당시 청군이 조선 측과 접촉하거나 편지 또는 국서를 전달할 때 이용한 곳이다. 인조가 항복하기 위해 성을 나설 때도 이 문을 이용했다. 하지만 서문은 1637년 1월 하순에 조선군이 청군 공격을 크게 막아낸 곳이기도 하다. 당시 서문 책임자는 수어사 이시백이었다. 청군은 야간에 세 차례나 서문 방면의 성곽을 공격했으나 번번이 조선군의 분전으로 실패했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성벽의 얼음과 눈이 모두 새빨갛게 물들어 있을 정도로 큰 승리였다. 숙종의 장인 김만기는 서장대에 올라 이런 글을 남겼다. “그 서쪽으로는 평야가 연결되어 바로 한강에 닿으니 오랑캐가 일찍이 진을 치고 대장기를 세운 곳이다. 비록 한강물을 다 기울인다 해도 그때의 더러운 노린내를 씻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서 서장대에 올라 풍경이나 즐길 뿐 마음속 깊이 탄식하는 마음이 없다면 그 사람은 양심을 잃어버린 자라 했다. 오늘 다시 수어장대를 오르면서 이 말을 떠올려본다. 수어장대 역사를 되짚어 보면 김만기의 절절한 외침이 지금도 빛바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직도 한반도가 평화롭지 않아서다.
“장소와 관계를 맺은 단순한 계기가 다른 활동 계기를 계속 불러왔죠.” 김진주 작가(36)의 말이다. 경기상상캠퍼스에 입주한 김진주 작가는 지역을 기반으로 아카이브 작업을 하고 있다.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기록한다. 김 작가는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시나 콘텐츠로까지 확장시키는 기획자이기도 하다. 경기상상캠퍼스는 예전에 서울대 농대가 있었던 자리다. 경기문화재단이 이 자리를 위탁받아 비어 있던 건물과 터를 순차적으로 개보수하고 있다. 문화공간으로 꾸미며 입주 작가, 청년단체의 활동공간을 제공한다. 김진주 작가는 서둔동을 중심으로 아카이빙을 시작하며 입주했다. 방치됐던 공간에 대한 역사 연구와 기록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김 작가는 “입주하면서 농대의 역사나 연원, 농업 교육의 역사 등에 대해 지역조사와 인터뷰를 하고 자료를 정리했다”며 “건물 공사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촬영하거나 문헌연구, 인터뷰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주한 것이 지역에서 활동할 수 계기가 됐고, 덕분에 서울이나 타지로 떠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경기천년’과 관련한 아카이브 작업을 하고 있다. 역사와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기록을 수집해 정리한다. 7월에는 이와 관련해 전시도 오픈할 예정이다. 또 경기북부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DMZ 접경 지대인 파주 선유리에서 ‘인물’을 중심으로 지역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에 대해 김 작가는 “작가가 연구를 하냐는 질문도 들었는데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예술작품도 시공간을 말해주는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가지고 있고, 결국 기록을 활용하거나 수집하는 일은 문화예술과 멀리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작가의 아카이브 작업은 학자와 다르다. 보다 날 것을 생생히 기록하며 이 기록은 대중에게 콘텐츠로 선보이는 기획으로 이어진다. 김 작가는 마지막으로 “옛 이야기로 재미있게 놀아보자 라고 생각하며 일한다”며 “지역 기록과 연구에 문화 기획도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의연기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자체 개발한 산느타리 신품종 ‘산타리’를 본격적으로 농가에 공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산느타리 버섯은 아열대 지역 등 고온에서 자라는 버섯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여름느타리’라고 불리고 있다. 갓이 크고 쫄깃쫄깃한 식감과 고기맛이 나는 특징 때문에 ‘고기느타리’로 알려지면서 최근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신품종 ‘산타리’는 저장성이 우수하고 생산수량이 기존 품종보다 1.3배 이상 높다. 대량생산이 가능해 국내ㆍ외 유통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또, 일반 느타리보다 시장가격도 1.5배 이상 높게 형성돼 농가의 소득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기원은 확대 보급을 위해 지난 26일 도내 재배농가에 기술이전을 마쳤다. 지난해 시범재배를 시작한 농가들은 현재 매월 1t씩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유럽 등으로 확대 수출할 계획이다. 김순재 도 농기원장은 “국내 버섯 농가들은 단일 품목재배로 인해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하락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소비자 입맛에 맞는 다양한 버섯을 집중 육성해 농가에 실질적인 소득향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오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