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배구 ‘미다스의 손’ 수원전산여고 박기주 총감독 “오로지 열정·사랑으로 가르칩니다”

“우수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지도자의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6년 동안 수원전산여고 배구팀의 사령탑을 맡아 ‘배구 명문’으로 이끌고 있는 박기주(51) 감독은 고교배구에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한다. 1994년 고려증권에서 선수생활을 마친 후 담배인삼공사(현 KGC인삼공사)와 흥국생명 코치를 거쳐 2002년 수원전산여고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한국 여자배구의 ‘아이콘’ 김연경(상하이)과 한유미(현대건설), 한송이(KGC인삼공사), 황연주(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 배유나(한국도로공사), 표승주(GS칼텍스) 등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를 키워냈다. 2009년 성인 여자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2010년과 2011년 청소년대표팀 감독, 2012년 유스대표팀 감독, 2016년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박 감독은 그동안 수많은 국제무대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우수선수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수원전산여고에서 제자들과 수집한 우승 트로피만 20여 개. 우승을 너무 많이 해 정확한 횟수를 파악할 수 없다는 박 감독은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에 대해 “선수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배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과 종일 붙어다니며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관리한다. 컨디션, 심리상태 등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넘치는 부분은 덜어내 어린 선수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나의 엄격함 때문에 우리 팀에 오는 것을 꺼리는 선수들도 있다. 때론 자성도 하면서 시대 흐름에 맞게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훈련 강도가 높은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지만, 선수들에게 기량보다 인성을 더 중요시한다. 훈련 중 실수를 범할 때보다 젓가락질부터 인사법, 숙소생활, 생활자세 등이 흐트러지면 더 큰 불호령이 떨어지기 일쑤다.그는 “최근 프로배구 드래프트를 보더라도 선수 지명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선수들이 배구로 성공 못 하더라도 어디에서든 누구보다 잘 적응하고 융화될 수 있도록 인성과 인내를 늘 강조한다”라며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교사로서 선수 개개인의 미래를 먼저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박 감독의 배려 덕에 수원전산여고는 지난 11일 열린 프로배구 드래프트에서 165㎝의 단신인 한수진이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된 것을 비롯해 드래프트에 참가한 졸업예정자 4명이 모두 프로팀의 지명을 받았다. 박 감독은 “제자들이 원하는 학교와 팀에 입단해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라며 “하지만 팀에 신경 쓰느라 내 자식들은 어떻게 컸는지도 잘 모른다.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 아버지의 관심과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음에도 반듯하게 자라준 두 딸과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완식기자

황해청·한국중화총상회 협약 중화권 기업 투자유치 ‘맞손’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이 국내 화교기업단체와 세계 화상네트워크가 연결된 중화권 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13일 이화순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은 이날 황해경제자유구역청에서 송국평(宋國平) 한국중화총상회 회장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중화권 기업 투자유치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1998년 설립한 한국중화총상회는 국내 화교기업 연합회로 1999년부터 세계화상대회에 참석해 왔다. 특히 2005년에는 일본 고베, 마카오 등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 제8차 서울 세계화상대회를 유치하는 등 세계 화상 네트워크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 협약에 따라 황해청은 한국중화총상회가 황해경제자유구역에 투자할 잠재기업 발굴 업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각종 홍보자료와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중화상회는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화권 유망 투자기업을 발굴하고 황해청이 추진하는 국내외 투자유치 설명회 등 투자유치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 첫 번째 활동으로 한국중화총상회는 15일부터 3일간 미얀마 양곤에서 개최되는 제14회 세계화상대회에 참석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중화총상회 회장단에게 황해청의 투자유치 현황을 직접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이화순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은 “황해경제자유구역이 중국과 최단거리에 있는 만큼 대중국 협력관계가 관건이지만 사드문제 등으로 본격적인 중국자본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협약으로 세계 중화총상회 네트워크를 활용한 세계 화교기업 발굴과 투자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천만 송이 천일홍 활짝 양주서 추억 ‘한아름’

양주시는 오는 23~24일 이틀 동안 전국 최대 규모의 천일홍 꽃밭 조성지인 양주체험관광농원에서 ‘2017 양주 천만 송이 천일홍 축제’를 개최한다. 양주 체험관광농원은 부지 12만4천708㎡에 1천만 송이의 천일홍을 비롯해 핑크뮬리, 정원 장미, 황화 코스모스, 꽃댑사리, 가우리, 칸나 등 50여 종의 다채로운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로 장관을 연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등 사진촬영의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축제에는 가족, 연인, 친구 등 누구나 함께 참여해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도록 풍성한 문화공연과 천일홍과 연계한 특색 있는 경연, 체험ㆍ전시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가을의 문턱 축제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소중한 보랏빛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문화공연으로는 첫날인 오는 23일 예원예술대 학생들의 뮤지컬, 한버들 전통문화예술단의 길놀이와 사물놀이, 양주윈드오케스트라 공연을 비롯해 박해미, 코요테, 서문탁, 박현빈, 달샤벳, 스페이스A, A_De 등과 함께하는 감동콘서트가 펼쳐진다. 오는 24일에는 정동하, 홍경민, 퓨젠엠씨, 박정수, 오비너스 등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천일홍 퓨전콘서트가 열린다. 공연 후에는 가을 밤 보랏빛 천일홍 꽃밭을 아름답게 수놓을 화려한 불꽃놀이가 변함없는 사랑의 축제의 밤을 장식할 예정이다. 천일홍 관련 체험 프로그램으로 캘리액자, 열쇠고리, 도자기 만들기, 페이스 페인팅, 문패 만들기 등 가족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함께 전통체험 프로그램으로 부채 수묵화, 가훈 써주기, 별산대놀이 체험, 천생연분마을 연잎 차, 연 비누 만들기, 도깨비 검 만들기 등도 진행된다. 부대행사로 천일홍 사진전시회, 꽃보다 가족 그림 그리기 대회, 양주시 우수농축산물 판매, 가상현실 VA/AR 체험, 소방안전체험 등이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소중한 추억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성호 양주시장은 “깊어가는 가을 양주 천만 송이 천일홍 축제를 찾는 관람객들이 만개한 천일홍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이번 축제를 마련했다“며 ”전국 최대 규모의 천일홍 군락지가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활력을 주는 경기도 대표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군포서 평생학습 축제… 배움의 즐거움 만끽

(재)군포문화재단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군포 중앙공원에서 제6회 평생학습축제를 개최한다. 책나라군포 독서대전과 함께 진행되는 이번 평생학습축제는 ‘평생학습, 일상애(愛) 물들다’를 슬로건으로 평생학습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진행돼 평생학습의 즐거움을 더 많은 시민과 나눌 예정이다. 군포지역 평생학습기관 및 동아리 50여 개가 참여하는 이번 축제는 크게 전시마당과 체험마당, 기획마당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전시마당에선 평생학습 기관과 동아리, 동 주민자치센터, 생활문화동호회들의 냅킨아트, 도예, 서예, 자수, 리사이클 아트 등의 작품 250여 점이 전시돼 평생학습을 통한 문화예술활동의 성과를 공유한다. 군포시 평생학습원, 군포시 여성회관, 군포시 청소년수련관 등 군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평생교육기관을 비롯해 평생학습마을, 행복학습센터, 복지관, 동아리 32개가 참여하는 체험마당에는 북아트, 캘리그라피, 매듭공예 등의 다양한 체험거리가 마련돼 있다. 기획마당에선 블랙 클라운·버블 드래곤 팀의 저글링, 비누방울쇼 공연이 진행되고, 모든 시민들이 참여해 대형 그라피티 작품을 만드는 톰 소여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이번 축제를 준비하며 발생한 쓰레기들에 색을 입혀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오브제 모뉴멘트와 서로 초상화를 그려주며 몽마르트르 예술가가 되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평생학습의 장을 마련했다”며 “많은 시민이 평생학습을 통한 즐거움으로 일상을 행복하게 물들여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포=김성훈기자

성남사랑상품권 회수율 99.7%… 청년배당 도입후 유통량 1.8배 ↑

성남시가 발행하는 지역 화폐 ‘성남사랑상품권’이 청년 배당 도입 이후 유통량은 1.8배 늘고 회수율은 99.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전통시장, 서점, 학원 등 성남지역 가맹 점포 7천679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성남사랑상품권 유통량이 늘면서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도 자연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시에 따르면 성남사랑상품권 판매처인 성남농협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5년 133억 원이던 성남사랑상품권 판매량은 지난해 249억 원으로 116억 원(87%) 늘었다. 시중에 유통된 규모가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지난해는 청년 배당이 지급된 첫해다. 청년 배당은 성남시가 대한민국 최초로 기본소득 개념을 적용해 도입한 청년복지정책으로 재산, 소득, 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3년 이상 성남시에 거주한 만 24세 청년에게 분기별로 25만 원(연간 100만 원)씩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지난해에만 청년 1만7천745명이 청년 배당으로 102억2천300만 원 상당의 성남사랑상품권을 받았다. 이는 지역 화폐 유통량을 249억 원으로 늘리는 주원인이 됐다. 청연배당 쓰임새는 다양했다. 성남시가 지난해 3월 말 시행한 1분기 청년 배당 만족도 설문 조사 결과에서 청년 배당을 생활비로 사용했다는 청년이 40.9%로 가장 많았고, 자기 계발비(17.9%), 여가문화비(1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호응도 커 ‘청년 배당을 받으면서 돈보다 더 소중한 자신감을 얻었다’, ‘사회가 처음으로 나라는 존재를 돌아봐 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성남사랑상품권 가맹점은 지난 2015년 5천277곳에서 2016년 7천100곳, 2017년 현재 7천679곳으로 늘었다. 청년층에 맞춰 동네서점(20곳), 문구점(34곳), 학원(24곳) 등이 추가로 가맹 등록을 했다. 술집, 유흥업소, 대형마트, 백화점은 가맹 대상에서 제외했다. 박광호 시 유통행정팀장은 “중고 거래 사이트 운영자들과 협조해 1년 9개월여 동안 모니터링한 결과 사업 초기 이른 시일 안에 온라인 거래가 자취를 감춘 이후 현재 부당거래는 없다”고 말했다. 성남=강현숙기자

[지지대] 구호 뿐인 ‘관광도시 인천’

“타 도시에 없는 관광 시설은 고사하고 그 흔한 케이블카나 물놀이 시설 하나 없는 곳이 인천입니다.” 얼마 전 모임에서 한 참석자가 ‘인천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타 시도에 없는 인천만의 특화된 관광 시설이나 인프라가 필요하다’ 라는 의견을 내놓자 동석한 시 공무원이 인천 관광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정리한다. 한 마디로 ‘관광 목적으로는 인천을 방문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이다. 인천관광공사가 추천한 ‘9월의 인천 가볼 만한 곳’ 중에는 개항장과 드라마 ‘도깨비’ 촬영으로 알려진 배다리 헌책방, 9·15 인천상륙작전 명소인 팔미도와 월미도, 섬 트레킹 등이다. 2017년 가을에 가볼 만한 곳으로 이곳들을 선정한 관광공사도 참 고민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천상륙작전 관련 장소는 70~80년대 수학여행 장소이며, 배다리 헌책방 거리 역시 같은 시절 전성기를 누린 이후 시나브로 사라져 가는 골목이다. 섬 트레킹 코스 또한 70~80년대 중·고등학교 시절 1년에 한번 정도 친구들과 함께 망둥어 낚시를 다녔던 그 섬들 그대로이다. 30~40년 전 그대로인 그곳들이 오늘까지 인천의 대표 관광지이다. 부산바다축제, 통영 ‘동피랑 마을’ 등 인천처럼 바다를 품은 크고 작은 해양 도시들은 각각의 지리적 특성을 접목해 연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인천시가 새로운 관광 인프라 활용을 위해 수년째 추진하고 ‘168개 인천 섬 보석’ 프로젝트는 아직 빛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관광도시 인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재출범한 인천관광공사도 인천시와 산하기관들이 주관하는 관광행사의 대행기관 수준에 그치며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아니, 인천관광공사의 행사 대행 수익만큼 행사의 질이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 관광공사의 자체 사업예산이 전무하다보니 구조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제라도 인천에서만 보고 즐길 수 있는 ‘인천 표 관광’을 만들어야 한다. 인천시와 관광공사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광공사가 자체 관광 사업을 개발할 수 있는 관련 예산 확보 등 기본 여건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인천시의 관광도시 프로젝트와 관광공사의 재출범이 실패라는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사설] 철도 기술자 고령화, 고민해야 할 때다

또 철도 사고가 났다. 13일 새벽 4시50분 양평역~원덕역 구간에서 발생했다. 시운전하던 전기 기관차가 앞에 멈춰 있던 또 다른 시운전 기관차를 뒤에서 추돌했다. 뒤에서 추돌한 기관차 기관사가 숨졌다. 두 차에서 작업하던 기술자 6명이 다쳤고 이 가운데 3명은 중상이다. 사고가 나면서 이 구간의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가 오전 7시35분부터 재개됐다. 국토 교통부는 감독관 등을 현장에 파견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지난 5월과 6월, 노량진역과 광운대 역에서 근무 중이던 철도 근로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7월에는 달리는 무궁화호 객실로 10㎏짜리 쇳덩어리가 날아들어 유리창이 파손됐다. 또 부산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던 KTX 열차가 선로 위에 멈춰서는 사고도 있었다. 국토부가 밝힌 올 상반기 철도 운행장애는 118건이다. 지난해보다 27건이 늘었다. 이 때문에 숨지거나 다치는 승객과 철도 근로자들의 수가 계속 늘고 있다. 이번 경의중앙선 추돌 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차량 결함일 수도 있고, 철도 기술자들의 실수일 수도 있다. 그 결과를 떠나 우리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기하려는 문제가 있다. 바로 철도 기술자들의 고령화다. 철도 근로는 어렵고, 거칠고, 위험하다. 전형적인 3D 직종이다. 여기에 인건비 절감을 위한 격무까지 겹쳐 있다. 다른 분야 같았으면 벌써 값싼 외국 노동력이 채워졌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특성상 그럴 수도 없다. 결국, 철도 기술진 전체의 고령화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전기철도 전문기술자 중 50ㆍ60대 비중이 52.9%에 달한다. 대기업의 ‘40대 명퇴’라는 시류와 비교하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더 걱정은 앞날이다. 현재 운영되는 철도 기술자 양성 기관은 특성화 고등학교와 대학을 포함해 13개다. 이마저 교육 커리큘럼이 현장 기술 습득과 무관한 경우가 많다. 이러다 보니 전기철도 분야 국가기술자격 보유자 수도 갈수록 줄고 있다. 전기철도산업기사 자격 같은 경우 취득자가 2014년 4명, 2015년 8명, 2016년 5명에 불과하다. 철도 기술자들의 고령화가 심각한데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됐던 문제다. 이런 지적을 정부가 외면하고 있었다. 철도 기술자 7명이 숨지고 다친 이번 경의중앙선 사고를 계기로 철도 기술자들의 고령화와 수급 불균형 문제에 근본적 해결책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사설] 아이 볼모 사립유치원 집단휴업, 명분없는 불법이다

전국의 사립유치원들이 오는 18일과 25~29일 집단 휴업을 강행하겠다고 한다. 휴가를 내기 어려운 추석 연휴 직전을 휴업시점으로 잡아 유치원생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에 비상이 걸렸다. 학부모 입장은 아랑곳하지 않는 사립유치원의 이기주의적 행태에 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다. 교육부는 엄정 대응 입장을 밝혔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도내 교육단체도 나서 휴업 중단을 촉구했다.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등 4개 교육단체는 12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들과 학부모를 볼모로 한 명분없는 사립유치원 휴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사립유치원들이 집단 휴업에 나서는 것은 국공립유치원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 때문이다. 국공립유치원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으로 향후 5년 내 전체 유치원의 24%인 국공립유치원 비율을 40%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사립유치원들은 생존 기반이 위협받을 것이라면서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그게 안된다면 국공립유치원과 똑같이 재정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국공립에는 원아 한 사람당 매월 98만원, 사립에는 29만원이 지원된다. 국공립 지원금은 시설비, 교사 인건비 등 운영 전반의 예산을 합친 금액이다. 그런데 사립유치원들이 단순 비교를 하며 개인 사업처에 국공립과 같은 세금을 지원해 달라고 하니 황당하다. 사립유치원들의 위기의식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들의 요구와 해결방식은 동의하기 어렵다. 학부모들은 국공립유치원을 선호한다. 원비가 저렴하면서도 보육 및 교육 환경은 훨씬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공립유치원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 우리의 국공립유치원은 24.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68.6%)의 3분의 1도 안 된다. 저출산 고착화 등 사회 현실을 감안하면 보육의 국가 책임은 시대적 과제다. 국공립유치원의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공립 확대는 선진국들의 추세이며, 부모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정책이다. 국공립유치원 확대가 사립유치원 경영을 어렵게 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유치원 문을 닫고 학부모에게 고통을 안겨준다는 것은 아이를 볼모로 한 집단이기주의다. 일반 국민의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유치원의 집단휴업은 법적 근거도 부족하다. 유아교육법 시행령은 개별 유치원 사정상 휴원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집단휴업에 대한 규정은 없다. 사립유치원들은 명분도 실리도 없는 불법 집단휴업을 철회해야 한다. 교육당국은 국공립유치원 확대로 인한 사립유치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함께하는 인천] 목숨은 단가로 따질 수 없다

사회복지사업은 공공서비스로써 시민 삶의 질과 행복을 위한 서비스다. 시민 욕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높아져가는 상황에서, 지자체가 한정된 재원으로 이러한 욕구를 충족하기에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사회복지사업 재정지출에 있어 예산 및 비용절감에 대한 효율성 문제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효과성은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근래에는 예산이 효율성있게 잘 사용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원예산이 얼마나 국민 삶 속에서 체감되며 삶의 질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효용성과 영향력에 대해 더 깊은 관심과 분석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지자체별로 실행하는 자살사업을 예로 들면,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는 얘기는 이제는 식상할 정도로 많이 언급됐다. 대한민국 전체 국민 중 14%밖에 안 되는 노인이 전체 자살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인에 비해 노인자살 비율이 2배 이상 높다. 2015년말 기준 인천시의 노인자살률은 전체 시도 중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얘기하면 인천시가 대한민국 자살률 순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노인자살 문제를 노인문제로 볼 것인지, 아니면 자살문제로 볼 것인지에 따라 담당부서가 이원화돼 있다. 노인자살은 성인자살과는 달리 원인이나 행태가 다르기 때문에 접근하는 방법도 달라야 한다. 빈곤이나 건강상, 혹은 사회 관계망 단절로 인한 고독 등으로 야기되는 문제이기에 자살형태 또한 징후를 나타내지 않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자살 관련 상담센터를 찾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도움을 얻으려 해도 관련 서비스기관에 대한 정보가 없어 찾아가질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노인자살문제는 자살 고위험군 노인을 발굴해서 그에 맞는 맞춤형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것이다. 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도 인천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관련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고, 자살을 생각하고 실제로 시도했던 노인들을 많이 접하고 있다. 지금도 기억나는 사례 중 한 어르신은 5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는데, 전문봉사원이 어르신과 하룻밤을 같이 지새우면서 안심시킨 적도 있다. 그 어르신 가정을 방문할 때 마다 집안 곳곳에 붙어있는 스티커가 있는데, 냉장고에 붙어있던 가장 인상 깊었던 스티커 문구는 ‘도움 받았음을 잊지 말자. 그 도움으로 힘차게 살아보자’ 라는 내용이었다. 종종 음료수를 사들고 사무실에 들르는 어르신을 볼 때마다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면서, 이분들의 생명의 가치가 서비스 제공단가로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임을 느낀다. 인천시가 재정건전화를 위해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한 유사사업과 중복사업을 검증해 복지재정 효율성을 높였다고 얘기한다. 서비스 공급자 입장에서 재정지출에 대한 출처와 책임을 명확히 하자는데 그 의미가 크다고 본다.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는 시대에 사회복지복지비스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고 있다. 또 학문간 융합을 통해 복지서비스 질이나 만족도에 대한 평가를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 이에 노인자살 문제를 노인문제와 자살문제로 이원화시켜서 생각할 게 아니라, 통합적인 지원시스템 뿐만 아니라 공급체계의 다원화를 통해 문제를 접근해야 할 것이다.정희남 인천시노인보호전문기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