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내 마을회관·경로당에 돋보기 안경 기부한 군의원, 벌금형

선거구 내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에 돋보기 안경을 나눠주는 등 기부행위를 한 혐의로 인천의 한 구의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3부(권성수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화군의회 A(60) 의원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도록 돼 있어 의원직은 유지하게 됐다. A 의원은 지난 1∼2월 자신의 선거구에 있는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을 찾아가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며 1개당 5천원짜리 돋보기 안경 27개(총 시가 13만5천원)를 총 4차례에 걸쳐 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지방의회 의원의 경우 선거권자나 선거구 내 기관·단체·시설 등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현직 지방의회의원이 해당 선거구 내 시설들에 돋보기 안경을 무상으로 제공한 기부행위는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하고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범행을 모두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돋보기 안경 가액이 경미한 점,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기부행위를 한 것도 아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경희기자

포천시, 비둘기낭 폭포 초입 너덜너덜한 야자매트도 방치

포천시 한탄·임진강 지질공원 비둘기낭 폭포에서 수백 m 떨어진 곳에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주차장에 잡초만 우거지는 등 예산 낭비 논란(본보 9월13일 자 7면)이 이는 가운데 비둘기낭 폭포 초입에 구멍 나고 갈기갈기 찢긴 야자매트가 흉물스럽게 방치, 관광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특히 관리감독 책임을 가진 포천시가 나 몰라라 내버려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곳을 가장 많이 찾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중국어 안내판 하나 없어 관리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세계지질공원 등재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13일 시와 관광객 등에 따르면 한탄·임진강 지질공원 비둘기낭 폭포(천연기념물 제537호) 진입로는 날카로운 자갈밭으로 돼 있어 야자매트를 깔았지만, 곳곳에 구멍이 나고 갈기갈기 찢긴 상태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시는 애초 지반이 약하다는 이유로 가공되지 않은 자갈을 무작위로 깔았다가 관광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지난해 초 그 위에 야자매트를 깔았다. 그러나 1년도 채 안 돼 날카로운 자갈에 매트가 구멍 나고 갈기갈기 찢겨 나가 흉물스럽게 돼 있지만 시는 예산 타령만 하고 팔짱만 끼고 있어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관리 부실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곳을 가장 많이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중국어 안내판 하나 없다. 이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들은 스스로 다니고 싶어도 중국어 안내판이 없어 단체 관람 이외에는 꿈도 꾸지 못한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의 경우 한 달 평균 1만여 명 등 12만여 명이 찾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올해도 지난달 말까지 8만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 관광으로 왔다는 한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에 들어오면 국가지질공원으로 안내돼 있어 볼거리가 많다고 기대했는데 중국어 안내문이 없어 자유시간에 개인적으로 돌아볼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인 관광객 A씨는 “천연기념물인 비둘기낭 폭포 초입에 야자매트가 엉망으로 돼 있는데도 관리권자인 시는 뭐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기본적인 관리도 안 되는데 세계지질공원에 등재가 가능하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예산을 세워 자갈을 걷어내고 황톳길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필요시되는 중국어 안내판도 제작,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국가지질공원인 한탄·임진강 지질공원을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위해 경기도와 연천군, 강원도와 철원군 등과 함께 올해 용역을 진행하고, 내년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신청, 오는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천=김두현기자

황금연휴 앞두고 주요 관광지와 영세사업장 희비 엇갈려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인천지역 주요 관광지와 영세사업장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2일 백령도와 연평ㆍ덕적도 등을 운항하는 (주)고려고속훼리에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22일께부터 추석 황금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9일까지 전 좌석이 이미 매진됐다. 이 기간 동안 인천 도서지역 숙박업소도 대부분이 꽉 찬 상태다. 백령도 진촌리에서 팬션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는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모든 방이 예약된 상태라 당장 구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인근 팬션들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인천지역 대규모 호텔들도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객실예약과 관계자는 “연휴기간 숙박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은 지 불과 며칠 만에 빠른 속도로 예약이 차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관광지의 높은 예약률과 달리, 영세상인들은 울상이다. 구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50ㆍ여)는 요즘 달력을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유동인구가 줄어 가게 매출이 뚝 떨어질 게 불을 보듯 뻔해서다. 하지만 그는 연휴기간 내내 하루도 쉬는 날 없이 가게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월 임대료 90만 원에다 아이들 학비까지 내려면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추석연휴가 길어 가게 매출이 죽을 쑬 것은 뻔해도, 남들처럼 쉬었다간 한달 임대료도 맞추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청 인근에서 콩나물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B씨(53)도 연휴기간 가족과 함께 쉬겠단 생각은 이미 접은 지 오래다. 그는 “공무원이나 대기업 다니는 사람들이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빨간 날이라고 다 쉬었다간 밥 먹고 살기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연휴를 앞두고 깊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남구의 한 전통시장 상인은 “정부에선 임시공휴일까지 정하며 내수를 진작시키겠다고 하지만, 이곳 상인들이야 그림의 떡”이라며 “명절이 대목이지만 장을 보는 양은 정해져 있어, 연휴가 길수록 시장 상인들은 시름만 깊어진다”고 말했다. 홍종진 인천시소상공인연합회장은 “추석연휴와 공휴일 빼고 나면 10월에 실제 일할 수 있는 날이 보름에 불과해 소상공인들은 불안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준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