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감독시스템… 우리 지금 떨고있니? 대기업 금융계열사 ‘초비상’

‘재벌 개혁’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칼날이 금융 계열사를 여럿 거느린 대기업으로 향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기업 계열 금융사 전체를 한꺼번에 감독하는 ‘통합감독 시스템’ 도입이 탄력을 받고 있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 도입과 관련해 논의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통령 업무보고 때 금융그룹 통합감독 체계에 대한 준비 사항과 향후 추진 계획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KB금융, 하나금융 같은 금융지주그룹에 한해 계열사 전체를 묶어 리스크를 따져보고 자산 건전성 등을 감독하는 통합감독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 현대차, 한화, 동부, 롯데그룹처럼 보험ㆍ증권ㆍ카드 등 다수의 금융 계열사를 둔 대기업들은 관련법상 금융지주회사로 분류되지 않아 통합감독의 대상이 아니다. 문 대통령의 공약은 통합감독을 이들 대기업집단에도 확대해 감시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그룹 내 금융 계열사와 비(非)금융 자회사 간의 자금 거래로 부실이 발생해도 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동양 사태가 그 대표적 예다.동양그룹은 2013년 대부업체인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계열사에 자금을 불법 지원했다. 또 동양증권을 통해 부도 직전의 자회사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판매해 개인투자자 4만여 명에게 1조3천억원대 피해를 줬다. 동양 사태 이후 금융위는 2015년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기로 하고 공청회를 열었다. 금감원도 지난해 금융지주감독팀을 금융그룹감독팀으로 개편하는 등 내부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재계의 반발과 공정거래위원회 규제와 중복될 수 있다는 지적 등이 나오면서 진척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통합감독 규제를 받을 대기업집단의 기준은 ▲금융 계열사 자산 5조 원 이상 ▲금융자산 비중 40% 이상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선정 기준에 따라 삼성, 현대차, 한화 등 4∼10개의 대기업집단이 감독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이뤄지면 이들 대기업집단도 금융당국으로부터 자본 적정성 평가를 받게 된다. 계열사 간 출자 금액을 차감한 뒤 그룹 전체의 자본이 충분한지 확인하는 게 핵심이다. 당국이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계열사와의 자금 거래를 쉽게 파악할 수도 있다. 또 금융지주사처럼 그룹 내 대표 금융회사를 정하고, 이 대표 회사가 계열사들의 재무 현황과 리스크 관리 실태 등을 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필기자

‘지능정보도시’ 과천, 4차산업 메카로

과천시가 16일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지능정보도시 과천’이라는 새로운 도시 비전을 선포하고, 지식정보타운 조성을 기반으로 미래 4차 산업을 선도하는 중심도시로 상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이날 선포식에는 신계용 시장을 비롯해 신창현 국회의원, 이홍천 시의회 의장 등을 비롯해 시민 등 450여 명이 참석했다. 신 시장은 이날 비전 선포식을 통해 “4차산업 혁명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자족 도시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과천을 4차 산업 친화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이로써 과천이 국내 4차 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해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과천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과천시는 재건축과 지식정보타운 조성, 뉴스테이 사업 등의 도시공간 구조 변화와 4차 산업혁명의 도래, 고령화·저출산 등 사회적 여건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의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방향과 내용 등을 담은 ‘비전 2040’을 발표하고, 4대 목표 중 하나로 ‘4차 산업혁명 친화도시’를 설정했다. 과천시는 이 같은 목표 실현을 위해 오는 2021년 준공을 목표로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에 135만㎡ 규모의 지식정보타운을 조성하고 있다. 지식정보타운은 25% 이상이 녹지로 조성되는 친환경 단지로, 비즈니스와 교육, 문화, 주거기능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로 조성된다. 이 중 비즈니스 기능이 이뤄지는 22만㎡ 규모의 지식기반산업용지에는 4차 산업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유치된다. 과천시는 이를 통해 도시의 자족기능을 확보하고 과천의 미래 성장 동력산업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식정보타운은 입지적으로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고, 제2경인 고속도로와 강남순환도로 등 우수한 광역교통망을 보유하고 있어 입주 기업이 비즈니스 경쟁력과 인재를 확보하는 데 유리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신 시장은 “지식정보타운 조성을 통해 지능정보도시의 기틀을 다지고, 주암동 뉴스테이, 과천동 복합문화 관광단지, 선바위 역세권 개발 등에도 전략적인 투자와 장기적인 지원을 시행해 앞으로도 과천시만의 특화사업을 발굴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과천=김형표기자

원로 조각가 김광우 前 동아대 교수 “고향 포천에 마지막 예술혼 담은 ‘평화 조각공원’이 꿈”

“고향 포천에서 마지막 남은 예술 인생의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포천 출신의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로서 예술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원로 조각가 김광우(76) 전 동아대 교수. 그의 창작활동은 현재 진행형으로 예술혼을 담은 노익장의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김 조각가는 국내 작가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는 조각가로 널리 알려졌으며, 미국 초대전에서 뉴욕타임스가 극찬을 아끼지 않을 만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다. 김 조각가는 197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50여 회의 국내외 초대전과 2005년 대통령 표창과 2006년 홍조근정훈장 등 화려한 수상경력, 4회에 걸친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전체 컨셉과 전시감독을 맡는 등 한국 예술계의 거목이다. 그는 기존 상업미술을 벗어나 녹슨 쇳조각이나 스테인리스 주전자, 전화기 등 버려진 철 재료들을 활용해 탑, 마차, 오토바이 등 구체적인 형상을 엮어 낸 입체 조각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자연과 인간, 문명이 함께 공존하고 숨 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같은 화려한 명성을 쌓은 김 조각가이지만, 고향 포천에 돌아와서 마땅한 미술관 하나 없어서 마당 곳곳에는 명작(名作)들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허름한 창고의 작업장에는 아직 완성되지 못한 채 작품들이 머물러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김 조각가는 마지막 남은 인생의 큰 꿈이 있다. 포천에 자신의 예술적 역량과 군사, 접경이라는 지역특성을 살린 거대한 ‘평화 프로젝트’ 즉, ‘노벨평화상 조각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김 조각가는 “전쟁과 분단의 역사 현장이자 38도선 접경지역 포천에 평화조각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양질의 포천석으로 상징조형물(가칭: 평화의 여신상)과 역대 노벨상평화상 수상자 103명의 동상을 건립한 조각공원은 분명히 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포천의 관광콘텐츠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예술인이 사회에 공헌하고 봉사하는 길은 자신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을 미래세대가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인생의 마지막 작품을 남기는 것”이라며 “나이가 들어도 가슴에는 늘 작품을 대할 때마다 벅찬 감동과 수많은 창작세계가 선명하게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포천시 창수면 주원리가 고향인 김 조각가는 포천에서 중ㆍ고교를 거쳐 홍익대 미대를 나와 서울 진명여고에서 미술교사를 역임했다.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창원대 교수와 부산 동아대 교수, 예술대학장을 역임하는 등 27년간 교수로 활동했다. 포천=김두현기자

하남시 수리골·예동지구 원안대로 재개발 진행

하남시 덕풍동 352의 39 일원 수리골과 신장동 475의 40 일원 예동지구 등이 원안대로 재개발에 들어갈 전망이다. 두 지구는 국토이용계획법상 해제를 위한 주민동의 3분의 2를 충족하지 못해 현 상태(지구단위계획 존치)를 그대로 적용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추가 해제를 위한 주민 동의가 없는 한 주택의 용도변경(근린생활시설 등)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계획 수립지구를 적용받는다. 시는 앞서 지난 1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도시관리계획(수리골ㆍ예동지구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에 따른 주민 의견 수렴 결과’를 공고했다. 16일 시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지난달 28일 실시한 주민 의견 수렴 결과, 수리골지구 해제 동의는 58.1.%, 예동지구는 28.2% 등으로 지구단위계획수립지침상 주민 동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지 못했다. 수리골지구와 예동지구는 공동주택 건설계획으로 지난 2009년과 2010년 각각 지구단위계획지구로 결정됐다. 두 지구는 결정고시 후 주택건설사업이 지연되면서 폐지요구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는 이에 따라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규정대로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을 재정비하기 위한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당시 계획인구는 수리골지구가 900세대, 예동지구는 350세대 등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서 첨예한 갈등으로 국토계획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3분의 2 동의를 얻지 못해 해제되지 못한 채 현행 지구단위계획을 유지하게 됐다”며 “추후 주민제안에 따른 주민동의가 충족될 때까지 두 지구는 현 상태 그대로 존치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의왕 시내버스 불법유턴 해결책 ‘종점 변경’

의왕시는 불법 유턴으로 보행자와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고위험이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본보 2월16일자 12면)에 따라 시내버스 종점을 백운사로 이전키로 했다. 16일 시에 따르면 시는 그동안 B운수 소속 87번 시내버스가 종점인 의왕~과천 간 도로 왕림교 하부에서 회차ㆍ대기하면서 이곳을 지나던 보행자와 버스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고위험이 많다고 판단, 왕곡동 왕림마을 주민과 이곳을 지나는 보행자들이 대책 마련을 제기했다. 시는 이에 B운수 측과 종점을 백운사까지 연장하는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을 협의했으나 버스업체는 고천체육공원부터 백운산입구까지 노선 연장 시 거주 주민이 많지 않아 1.8㎞가량을 빈차로 운행해야 하고 회차장 내 대기장소가 좁아 안전사고 우려가 있고 배차간격 증가에 따른 기존 고객 불편과 버스 종사자 휴식시간 감축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해 왔다. 이런 가운데, 시는 B운수 측과 수차례 현장방문과 긴밀한 협의 등을 통해 회차장 대기장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기존 마을버스 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87번 버스노선을 백운산입구까지 연장하기로 최종 결정, 16일부터 군포 금정역을 오가는 87번 시내버스 출발장소를 고천체육공원에서 백운산입구로 변경, 1.8㎞ 연장 운행한다고 밝혔다. 87번 시내버스는 백운산입구를 출발, 고천체육공원~의왕시청~한세대~산본역~군포시청을 거쳐 군포역까지 오전 5시부터 8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이에 따라 01번 마을버스가 유일한 노선인 왕림마을은 87번 시내버스의 노선연장으로 교통불편이 크게 해소되고 백운산을 찾는 행락객의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버스업체와의 의견이 서로 상충돼 합의점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해결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교통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왕=임진흥기자

방치된 평택호 ‘노을 전망대’… 랜드마크로 재탄생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평택호 배수갑문 ‘노을 전망대’ 관리가 평택시로 이관돼 평택의 랜드마크로 본격 개발될 전망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연면적 4천291㎡ 크기의 노을 전망대는 사무실과 기계·전기실 등으로만 활용되고 있을 뿐 전망대와 휴게실 등 면적 대부분은 사용되지 않고 있다. 16일 평택시에 따르면 평택시는 접근이 어려운 평택호 배수갑문 도로변에 위치,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노을 전망대의 관리를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위임받아 리모델링과 접근로 개발 등을 통해 평택·당진항과 평택호 관광단지, 중국인 친화도시와 연계한 랜드마크로 개발하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와 업무협약(MOU)을 통해 노을 전망대가 위치한 관리동(지하 2층 지상 6층)을 리모델링하고, 접근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접근로는 현재의 평택호 관광단지∼전망대 간 길이 250m 자전거도로(너비 3m)를 평택호 제방도로 위로 육교 형식으로 연결하거나 제방 교각을 잇는 너비 50여㎝ 크기의 배수갑문 관리용 도로를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상반기에 관리·운영 등 전문가 의견을 반영, 제2회 추경예산(안)에 용역비를 반영하고, 소요 예산은 내년 본예산(안)에 반영, 시의회 심의를 받기로 했다. 문예관광과를 총괄과로 신성장전략과·디자인과·축수산과·공원과·도로사업과·건설하천과·농업정책과 등 7개 과가 업무를 분장해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공재광 시장은 “배수갑문을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갑문에 설치된 노을 전망대 활용방안을 시에 요청함에 따라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게 됐다”며 “접근로가 없어 활용되지 않고 있는 노을 전망대 접근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평택·당진항과 평택호 관광단지와 연계해 개발, 서해의 대표적인 친수공간으로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평택=김덕현기자

위기의 이웃들 ‘마음의 눈물’ 닦아드려요

소방 공무원, 범죄 피해자, 군인 등. 각종 사고와 재난 때 발생하는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의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지속적인 상담을 펼쳐온 이들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로저스심리상담센터에서 봉사 중인 차명호 평택대학교 교수와 심리상담 전문가들. 이들은 일선 소방관들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해소를 위해 FIRE FIGHTER(소방관들에게 필요한 7가지 심리역량의 약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특강과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구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심한 소방관들의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이 아직 미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군 생활을 하며 대인관계 문제, 공황장애, 우울증, 자살 충동 등으로 고통받는 장병에게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상담센터는 한국군상담학회와 함께 군 상담 자격과정을 운영해 600여 병의 군 상담사를 배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아울러 지역사회를 위해 교육, 상담, 연수, 강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정서장애 아동이나 학습 부진아의 학교적응을 돕기 위해 지역의 초ㆍ중ㆍ고를 방문, 아웃리치 심층 심리검사를 하고, 정서장애 등으로 고통받는 학생들에게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또 최근 학교폭력이나 교권 침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사 및 학교 관리자(교장)를 대상으로 감성리더십 프로그램 연수를 실시해 건강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밖에도 지역에서 일어난 성폭력이나 범죄로 인한 피해자들의 정신적 외상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며, 위기 부부와 상담을 통해 새롭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실제 남편의 폭력으로 가정 위기를 겪었던 K씨(45ㆍ여) 부부가 상담을 통해 서로 존재의 소중함과 가치를 인정하고 더 건강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했다. 차명호 교수는 “사회 곳곳에서 상담치료는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며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평택=최해영기자

[공연 리뷰] 의정부예술의전당 ‘K컬처쇼 : 별의전설’

의정부시는 서울 구경에 나선 외국인 관광객이 숙박하는 도시다. 소비 체류형 관광객으로 전환시킬 콘텐츠 개발이 시급했다. 우리나라 비보잉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K-팝도 세계를 강타했다. 덩달아 한국문화 전반에 걸쳐 외국인의 관심과 호감도 모두 높아진 상황이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제작한 공연 의 탄생 배경이다. 의정부예술의전당과 경기콘텐츠진흥원, (주)HJ컬쳐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의정부시가 삼국시대 고구려 매성군(賣省君) 영토였던 것과 고구려 덕흥리 고분벽화에서 발견된 견우직녀 벽화 등를 모티브로 한 공연물을 기획했다. 현실 세계에서 만난 견우와 직녀가 둘을 방해하는 천강과의 전쟁(댄스 베틀) 끝에 사랑을 이루지만, 끝내 죽어 오작교 위에서 재회한다는 내용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넌버벌 쇼로 완성, 2015년 초연했다. 오는 6월 해외(베트남 다낭) 진출도 확정지었다. 지난 12~13일 의정부음악극축제의 개막작으로 상연된 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목적성을 성취하기에는 충분했다. 시즌 2로 돌아온 작품은 기존 제목에서 ‘견우직녀성’과 ‘줄탁동시(?啄同時)프로젝트’ 등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덜어내고, 장르 소개였던 ‘K컬처쇼’를 작품명으로 내걸었다. 관광객 대상 상설 공연과 해외 투어 등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출연진도 상설 공연이 가능하도록 초연 당시 80명에서 40명으로 대폭 줄였다. 출연진 감소에 따른 부채춤과 플라잉 등의 사라진 장면은 패턴 비제잉(VJing, 실시간 영상 조작)과 한국의 민화ㆍ수묵화 등을 그려낸 대형 LED, 영상과의 인터랙션 등 화려한 첨단미디어아트로 채웠다. 십장생도와 일월오봉도를 비롯해 전통적인 수묵화 이미지들을 무대가 마치 캔버스인양 그려낸 첨단미디어아트와 댄서들의 고난도 기술이 어우러지는 장면은 백미다. 판소리 춘향가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노래, 빅뱅의 히트곡, 태권도 기반 마샬 아츠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라는 호평이 아깝지 않다. 하지만 타깃이 ‘외국인 관광객’이라는 단서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작품 전개를 이끄는 카운트테너의 노래는 후반부로 갈수록 오히려 공연 흐름을 끊고, 서사는 화려한 볼거리에 사라졌다. 국내 성인 관객의 입맛을 맞추기에는 무게감과 깊이가 여러모로 부족하다. 류설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