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저보다 불편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봉사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는 것이 봉사이고 같이 살아가는 방법이더라고요.” 사회복지사로 출발해 나눔봉사 19년째를 맞는 신명희 군포시건강가정ㆍ다문화지원센터장의 신념이다. 충남 광천이 고향인 신 센터장은 수원여대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한신대로 편입해 재활학과를 졸업한 복지 전문가다. 신 센터장은 대학시절 광주 ‘한사랑 마을’ 복지시설에 실습을 나갔다가 지체ㆍ정신 장애아동을 만나면서 이 길을 선택했다.그는 “실습 때 만난 아이들이 처음엔 눈도 마주치지 않아 당황했지만, 실습기간이 끝나고 떠날 때 가지 말라며 울던 그 친구의 눈빛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봉사는 단순히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과 시간을 나누는 것이며, 그들의 마음과 삶을 배우고 같이 사는 것이 봉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센터에 온 지 3년이 넘어가는 신 센터장은 가족의 범주에 다문화가족을 포함해 더 적극적으로 다문화 사람들을 식구처럼 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난 13일 연중 가장 큰 축제인 ‘2017 다문화 음식축제’가 산본 로데오거리에서 10개국 다문화 가족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신 센터장은 “며칠 동안 각 나라의 음식들을 준비해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이번 축제에 2천여 명의 군포시민들이 참여했다”며 “많이 고생한 센터 식구들에 고맙고 고향 음식을 맛있게 즐기는 시민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행사에 참여한 다문화 식구들도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센터 운영, 행사 관리 등 하루하루 분주한 일정을 보내는 신 센터장은 남편으로부터 큰 힘을 얻고 있다. 세 딸과 함께 외조하는 그의 남편은 “남들한테 봉사하면서 우리 가정에는 언제 봉사할 거냐”며 사랑스러운 불평을 하곤 한다.이에 신 센터장은 “남편과 딸들 덕분에 힘을 얻고 센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건강한 가정과 따뜻한 다문화 가족들을 위해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여러 복지관과 다문화 센터 직원들이 시간 외 근무와 휴일 근무와 관련된 급여체계가 달라 많이 힘들어한다”며 “고생한 만큼 일정 급여를 조정해주는 것을 여성가족부에 제시하고 싶다”고 아름다운 부탁을 전달했다. 군포=김성훈기자
16일 방송될 JTBC ‘님과 함께 시즌2 - 최고의 사랑’ 101회에서는 유민상·이수지 커플이 장모님댁 첫 방문에 나선 모습과 윤정수·김숙 쇼윈도부부의 코골이 수면검사 결과가 공개된다.
횡령ㆍ배임 등으로 구속 기소되고서 사면받은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이 17일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 참여하며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다. 16일 CJ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수원 광교신도시 내 통합 연구개발센터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리는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한다.온리원 콘퍼런스는 뛰어난 성과를 보인 직원을 시상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CJ그룹 임원 200여 명이 참석하며 이 회장의 자녀인 이경후 CJ 미국지역본부 상무대우와 이선호 CJ주식회사 부장도 자리할 예정이다.개관식을 시작으로 광교 CJ블로썸파크는 지역사회에서 더욱 활발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CJ블로썸파크는 CJ제일제당 연구개발(R&D)센터로 광교 테크노밸리, 인근 연구시설과 함께 광교를 첨단연구산업단지로 구성하고 있다.식품과 소재, 바이오와 생물자원 등 CJ제일제당 각 사업부문 연구개발 역량을 한데 모은 융ㆍ복합 R&D 연구소로 이천의 제약연구소, 서울 강서구의 바이오기술연구소, 서울 구로구의 식품연구소, 인천의 사료기술연구소 등 수도권에 흩어져 있는 CJ제일제당의 4개 연구소를 통합했다. 현재 600여 명이 입주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축구장 15개 크기(연면적 11만㎡ 규모)로 총 4천800억 원을 투자해 지난 2015년 10월 완공했으나 이 회장의 부재로 공식적인 오픈행사를 미뤄왔다. CJ 관계자는 “완공 이후에도 이 회장의 부재로 공식적인 세레모니를 열지 못했는데, 공식적으로 대내외에 오픈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경기도의회 도덕성검증위원회가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 후보자(66)에 대해 공직자 윤리가 ‘부적격’하다고 지적(본보 5월16일자 2면)한 가운데 기획재정위원회의 정책검증 인사청문회에서도 ‘부적격’ 판단이 내려졌다. 이런 가운데 부적격으로 명시된 인사청문 보고서를 받게될 남경필 경기지사가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경기도의회 기재위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김 후보자에 대한 공직 윤리, 부정 경력 등을 집중 추궁 했다. 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양근서 의원(안산6)은 “김 후보자가 인천도시개발공사 사장 퇴직 후 외국계 투자회사 한국사무소 대표를 맡았다”며 “김 후보자가 지난 2007년부터 4년간 외국계투자회사 한국사무소 대표로 재직하면서 15억 8천만 원에 달하는 급여를 받았다”고 밝혔다.이어 양 의원은 “인천도시개발공사와 외국계투자회사는 일종의 갑을관계였고 이전 직장과 연관된 기업에 취직해 거액의 연봉을 취득한 것은 대가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특히 이날 청문회를 통해 김 후보자가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것도 밝혀져 ‘편중된 정치성향’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양 의원은 “(앞서 있었던 도덕성검증위원회에서) 김 후보자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에 참가한 것은 우발적이라고 해명했는데, 태극기 집회 참석한 것도 우발적으로 봐야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에 김 후보자는 “촛불집회든 태극기집회든 참석 여부를 청문회에서 답하기는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기재위는 인사청문회를 마친 후 ‘공직자 윤리 부적격’, ‘편중된 정치성향’ 등의 이유로 ‘부적격’하다는 인사청문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필 지사는 기재위로부터 보고서를 받은 뒤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허정민기자
경기도가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도내 2천800여 개에 달하는 고시원을 전수 조사한다고 16일 밝혔다. 고시원에 거주하는 위기 가구를 발굴ㆍ지원하기 위해 실시되는 이번 조사는 신속한 지원을 원칙으로 다음 달 23일까지 진행된다. 조사 인력은 읍ㆍ면ㆍ동 맞춤형복지팀을 중심으로 무한돌봄센터의 민간 사례관리 전문가 및 이·통·반장, 지역주민 등 민관 협력으로 이뤄진다. 이들은 고시원비를 미납했거나, 최근에 실직한 가구, 중한 질병이나 부상을 당한 경우, 고령자 등 위기 가구를 위주로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를 통해 발굴된 위기가정에는 긴급복지(4인 가구 기준 월 115만 원 생계비 지원, 300만 원 이내 의료비 지원) 및 도 무한돌봄사업(생계비 및 의료비, 월세 보증금 300만 원, 월세 월 62만 원 지원) 등이 지원된다. 또 복합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선정해 위기 상황이 해소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라호익 도 복지정책과장은 “이번 조사는 우리 주변의 복지사각지대를 발견해 실질적인 지원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여관, 모텔, 찜질방 등을 대상으로 주거 취약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조사를 지속 실시해 복지소외계층의 위기상황을 사전 예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인천시가 몽골 항쟁 당시 고려의 수도인 강화도의 역사유적 복원사업을 3조원대 매머드급으로 추진한다. 2018년 고려 개국 1천100주년을 맞아 추진하는 이 사업은 고려 항몽기에 대한 연구와 복원을 통해 강화도가 경주와 부여 등에 버금가는 민족의 정치·문화 역사자산이 살아있는 고도(古都)라는 점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인천시는 16일 5대 분야 20개 사업으로 구성된 ‘강도(江都)’의 꿈 실현 프로젝트‘를 확정해 발표했다. 30년간 국비, 시비, 개발 이익금 등 총 3조8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강도(江都)는 몽골 침략 이듬해인 1232년부터 1270년까지 39년간 강화도가 고려의 전시(戰時) 수도 역할을 할 당시 사용된 이름이다. 인천시는 먼저 내년 말까지 총 60억원을 들여 고려 강도 미니어처를 제작하고 전시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미니어처는 중국 시안에 있는 당나라 수도 장안의 황궁 미니어처를 벤치마킹해 제작된다. 인천시는 사업 예정지를 물색하며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도 시기 고려 정궁 위치를 재조사하고 발굴해 정궁을 재건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이를 계기로 경주 보문단지처럼 고려역사문화단지를 30년 사업으로 추진한다. 강도가 자리 잡았던 강화읍 일대에서는 복개된 동락천을 생태하천으로 개발하고 주변에 고려역사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궁궐·관아·체험시설과 숙박·휴양시설을 마련한다. 강도(江都)시기에 제작된 팔만대장경의 판당지(보관터)를 찾아 판당(장경각)을 건립하고 팔만대장경 판각의 전통에 따른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담은 평화대장경을 간경(看經) ?봉안하는 사업도 진행된다. 시는 강화 국립박물관 설립을 통해 ‘지붕없는 박물관’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 강화 고려 왕의 길, 관방유적의 길, 고인도의 길 등 다양한 콘셉으로 시민에게 다가간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전란 위기 속에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강도(江都)를 복원함으로써, 고려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강화도를 역사문화관광의 중심지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제홍기자
“저보다 더 어려운 분도 많은데 이렇게 큰상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식의 도리를 다했을 뿐인데 정말 감사합니다.” 16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8회 아이러브 카네이션 어버이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은 하광렬 씨(49)는 수줍게 웃으며 이 같은 수상소감을 밝혔다. 3형제 중 둘째인 하씨는 14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후 거동이 불편한 뇌병변 1급 중증장애인 어머니(68)를 결혼한 형제를 대신해 7년 전부터 홀로 봉양해왔다. 자신이 사는 빌라단지에서 청소 등 허드렛일을 하며 1달에 손에 쥐는 돈은 고작 50여만 원. 하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어머니가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정성을 다해왔다. 매일 아침 3층 빌라에서 어머니를 업고 내려와 300m 거리에 있는 체육공원에서 재활운동을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하씨의 지극한 효심은 지역주민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어머니 간병을 위해 결혼도 포기한 채 홀로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부터 어머니의 목욕과 수발을 도맡아 온 하씨. 그러면서도 형제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어머니를 모시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공을 형제에게 돌리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효심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하씨의 효심은 단순히 어머니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평소 동네 어른들에게 공손하고 낮은 자세로 먼저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전해온 하씨는 동네주민으로부터 예의범절을 갖춘 보기 드문 청년이라는 평판이 자자하다. “제가 사는 서구는 계단이 너무 많고 길이 좁아서 몸이 불편한 분들과 어르신들이 마음껏 다니기 어려워요. 이분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개선됐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을 전하며 미소 짓는 하씨의 얼굴에서 어머니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묻어 나왔다. 주영민기자
인천시의 2016년도 회계연도 세입과 집행잔액의 합계인 ‘(순세계)잉여금’이 7천60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1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최근 시가 제출한 2016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을 검사한 결과, 회계별로는 세입 9조5천631억원, 세출 8조2천916억원으로 잉여금은 7천674억7천900만원이다. 전년도 잉여금 1천894억1천400만원보다 5천700억원 증가한 규모다. 다음연도(2017년) 이월액(세입)도 410억9천800만원 줄였고, 보조금 집행잔액은 20억3천200만원 감소했다. 이처럼 지난해 순세계 잉여금이 많이 발생한 것은 경제자유구역 내 토지매각 선납액 4천400억여원이 가장 큰 요인이다. 또 부동산 경기의 호조로 취득세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202억 원 늘었고, 지방교육세가 242억 원 증가한 것도 요인으로 꼽혔다. 아시아경기대회 올해 잉여금도 58억4천만원으로, 전년도 -151억원보다 209억4천만원 증가했다. 이와함께 공기업 특별회계(상·하수도, 지역개발기금 등), 기타 특별회계(학교용지부금담, 재난안전, 소방, 의료급여기금, 수도권매립지, 수질개선, 검단폐수종말처리시설, 검단1·2지구토지구획정리사업, 원당·당하·오류·마전·불로·지구토지구획정리사업, 도시·광역교통사업, 도시철도사업, 도시개발, 지하도 상가 등) 등 모든 세목에서 플러스 잉여금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 경제자유구역사업에서 가장 많은 4천456억5천100만 원이 증가했다. 도시교통사업과 광역교통시설사업에서도 각각 43억400만원, 50억2천700만원씩 늘었다. 특히 신규 특별회계 4개 사업(재난안전, 소방, 수질개선, 검단폐수종말처리시설)도 총 45억4천400만원의 이익 잉여금을 기록했다.결산검사 대표위원 김금용 의원(자유한국당)은“24조원이란 시와 교육청의 막대한 예산규모에 비해 검사 일정이 짧고 위원수도 한정돼 있어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부적정한 집행이나 낭비 사례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심도 있게 점검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결산검사 위원에는 손철운, 이용범 시의원과, 공인회계사 1명, 세무사 4명, 재무경력자 2명(전 시의원, 전 국회의원 보좌관) 등 10명이 참여했다. 최대억기자
20여명의 중국 소상공인(보따리상) 조직을 꾸려 중국산 농산물을 국내로 들여와 불법 유통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인천지검 형사4부(이정훈 부장검사)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A씨(58)와 그의 중국인 처남 B씨(29)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또 국내 농산물 판매점 종업원 C씨(53)도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등은 올해 4월 24일 중국인 보따리상들을 통해 마른고추·녹두·참깨·콩 등 중국산 농산물 1천㎏(시가 1천만 원 상당)을 밀수입한 뒤 국내에 유통한 혐의다. 중국 산둥성 석도항 인근에서 농산물 판매업체를 직접 운영하며 밀수 범행을 총괄한 A씨는 중국에서 사들인 농산물을 중국인 보따리상 20여 명에게 50㎏가량씩 나눠주고 한중 국제여객선에 태워 밀수입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중국산 농산물은 자가소비를 전제로 1인당 50㎏까지 검역 없이 무관세로 한국에 들여갈 수 있는 점을 노리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 등은 중국인 보따리상들과 함께 국제여객선을 타고 한국으로 건너와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에서 중국산 농산물을 모은 뒤 국내 판매상에게 판매했다. 이들은 검역을 거치지 않아 허용치를 초과하는 농약을 함유한 중국산 농산물을 시가의 5분의 1 가격에 사 구매가의 200∼500%에 이르는 관세를 내지 않고 밀수입했다. 검찰은 출입국 기록을 통해 이들이 지난해 6월부터 매주 3차례씩 한국과 중국을 오간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한 번에 800㎏∼1t씩 총 200t(시가 20억 원 상당)의 중국산 농산물을 밀수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드러난 중국산 농산물 통관상의 문제점에 대해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며 “조직화한 보따리상 밀수조직과 대규모 국내 판매상에 대해 엄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문재인 정부의 최대 화두로 비정규직 폐지가 등장했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드는 이 일을 시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부당한 대우 안 받을 권리, 해고의 불안에서 벗어날 권리를 위해서다. 그 폐단의 일면을 보여주는 사례가 경기도 산하기관에서 불거졌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비서직 인사 난맥이다. 기관 통합으로 신설된 이곳에 신임 이사장이 취임한 것은 지난 2월 17일이다. 진흥원은 한 달여만인 3월 22일 이사장 비서를 해고했다. 4월 6일 채용된 두 번째 비서는 단 하루만 일하고 사직했다. 4월 10일 근무를 시작한 세 번째 비서도 3주가 지난 4월 28일 해고했다. 이사장 취임 두 달여 만에 3명의 비서가 해고된 것이다. 진흥원 측은 해명했다. ‘일주일 내에 같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한다’ ‘(이사장이) 영어 실력이 매우 뛰어난 비서를 원하는 것 같다’고 했다. 무슨 얘긴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통상 사원 채용에는 서류 심사, 면접 등의 검증 절차가 있다. 경우에 따라 조직이 원하는 분야의 자격증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절차를 거쳐 ‘같이 일 할 수 있다’고 판단된 직원, 또는 ‘영어 실력이 있다’고 검증된 직원을 뽑는 것이다. 그게 정상적인 채용이다. ‘일주일간 일해 보고 결정한다’는 게 말이 되나. ‘근무 중 영어 실력을 검증한다’면 채용 심사는 뭣 하러 하나. 비정규직에 대한 전형적인 갑질이다. ‘아무 때나 잘라도 된다’는 인식을 뿌리 깊게 깔고 있는 사고다. 만일, 해고된 비서들이 정규직이었다면 절대 이런 일이 빚어질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그 비서들의 컴퓨터에서 이사장의 비위가 뭉텅이로 쏟아져 나왔다는 점이다. ‘이사장 업무사항 고충’이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이사장으로부터 당했을 비정규직 비서들의 고충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 ‘상식이 없다’ ‘개념이 없다’는 등의 막말부터, TV를 켜고 끄는 일과 채널을 돌리는 일까지 시켰다고 돼 있다. 주말에 운전기사를 불러내 사우나를 갔다거나, 해외 출장에서 개인적 용무를 위해 조직과 예산을 썼다는 부분도 있다. 비난 대상을 넘어 조사 대상으로 보인다. 해고가 정당했는지, 알려지지 않은 연유는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서에 적힌 23가지 고충 가운데 실정법을 위반했거나 예산 규정을 위반한 것이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 폐지의 가장 극명한 부작용들이 이번 논란에 집약돼 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