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을 앓고 있는 60대 조카가 30년간 같이 살아온 삼촌을 살해한 혐의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22일 A씨의 살인 혐의 선고 공판에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제3자의 범행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점과 A씨가 삼촌인 피해자 B씨(70대)를 살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 등을 무죄의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제3자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제3자의 침입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이 사건 건물 공동 현관문에 별도의 잠금장치가 없어 누구나 출입할 수 있고, 범행 현장의 제3자 출입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만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 도구로 특정된 십자드라이버에서 피고인의 DNA가 발견되지 않아 십자드라이버가 범행 도구인지 확신하기 어렵다”며 “다른 범행도구로 특정된 전기포트에서도 피해자의 혈흔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올해 1월31일 오후부터 2월1일 오전 사이 수원시 주택에서 함께 사는 B씨를 둔기로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현병 등을 앓고 있는 A씨는 B씨 명의의 임대주택에서 30여년간 함께 살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범행 이후 A씨가 B씨의 시신을 이불로 말아 베란다에 방치한 것으로 봤다. 경찰은 2월7일 B씨 아들의 신고로 출동해 B씨 시신을 발견했으며 자신의 방 안에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의 변호인은 공판 과정에서 A씨가 7세 정도의 지능인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양주시내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택시 100대가 투입된다. 22일 시에 따르면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코로나19 펜데믹을 거치며 수익이 크게 늘어난 음식배달, 택배 등 유사업종으로 이동함에 따라 택시기사 부족으로 인한 심야 택시 승차난이 가속화 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시는 심야시간 택시 승차난을 완화하기 위해 이날 양주시 택시복지센터 2층 회의실에서 양주시 개인택시조합 조합장, YJ협동조합 부사장, ㈜양주상운 노조위원장 등 택시업계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심야 택시 승차난 완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시는 당초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택시 부제 해제, 심야 운행 택시 콜비 지원 등을 검토했으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문제 해결을 위해 관내 택시업계와 머리를 맞댔다. 이번 간담회에서 택시업계는 심야시간대에 택시 100대를 투입하고, 서부권에는 조를 편성해 상시 운행하는 차량을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법인택시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택시기사를 채용해 시민들의 택시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시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택시면허 대수를 늘릴 수 있도록 장기적 택시 수급방안을 모색해 심야 택시난 해소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성철 시 대중교통과장은 “택시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과 협력해 시민들이 심야시간에도 불편함 없이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11시24분께 인천 서구 인천지하철 2호선 왕길역 인근 도로를 지나던 1t 트럭의 적재함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트럭이 전소됐고, 일대 도로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인명피해는 없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접수한 뒤 약 1시간 만인 오후 12시21분께 불을 모두 껐다. 소방당국은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프로야구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정규 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가면서 가을야구 진출을 위한 5위 싸움이 뜨겁다. 특히 21일까지 가을야구 입성의 마지노선인 5위 자리를 놓고 SSG 랜더스(57승1무59패)와 KT 위즈(56승2무60패)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 경기 차로 살얼음판 행보를 이어가는 두 팀은 23일부터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시즌 5번째 ‘수인선 시리즈’를 치른다. 올 시즌 두 팀의 상대 전적은 KT가 6승5패로 근소하게 앞섰다. SSG는 8월 17경기서 6승11패로 부진 중이다. 최정과 에레디아에만 의존하며 리그 7위(0.272)에 머물러 있는 침체된 타선도 문제지만, 평균자책점(5.23) 부문서 리그 최하위를 마크하고 있는 ‘마운드’가 큰 고민이다. ‘외국인 투수’ 앤더슨(9승)과 부상에서 돌아온 엘리아스(4승)는 준수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선발’ 김광현(9패)과 나란히 7패를 기록한 오원석과 송영진의 부진이 뼈아프다. 선발 마운드가 불안해지자 불펜진도 과부하가 걸렸다. ‘불혹’을 넘긴 노경은은 리그 홀드 선두(31개)를 달리고 있지만 68⅔이닝을 소화해 지친 상태고, 조병현 또한 57⅔이닝을 던져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SSG의 안정적인 가을야구행을 위해선 국내 선발진과 불펜의 재정비를 통한 ‘마운드 재건’이 필수다. KT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지난 6·7월 ‘여름 강자’의 면모를 보이며 순위표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하지만 8월 들어 7승10패로 좋지 않은 흐름이다. 반등을 위해선 투·타 모두 분발이 절실하다. ‘외국인 원투펀치’인 쿠에바스와 벤자민은 자신의 몫을 다해주고 있지만, SSG와 마찬가지로 ‘국내 선발진’들의 활약이 좋지 않다. 고영표는 최근 4연패로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팀 내 다승 선두 엄상백(10승9패) 역시 들쭉날쭉한 경기력이다. 올 시즌 처음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온 조이현은 불안한 경기력으로 성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최근 10경기서 부진 중인 강백호(0.185), 오재일(0.147), 장성우(0.158) 등 중심 타선이 슬럼프에서 벗어나야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릴 수 있다. 두 팀의 이번 3연전은 가을야구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대결이 될 것이다. SSG가 5위 자리를 사수해 이숭용 감독의 첫 가을야구가 실현될지, KT가 기적 같은 역전극을 만들어낼지, ‘수인선 빅뱅’은 팬들에게 최고의 흥미를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기사입니다 약 56만 평에 달하는 충북 제천에 자리한 세명대는 배움의 장이면서도 캠퍼스 곳곳이 ‘재미있는 경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총학생회와 별개로 구성된 학생위원회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활동계획을 기획하고 이를 실천하면서 재미있는 학교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학생위원회가 기획안을 학교에 제안하면 대학은 이를 적극 수용해 예산을 지원한다. 학생들은 자기 돈을 쓰지 않고도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2022년 꾸려진 학생위원회는 현재 14개이며 167명이 활동하고 있다. 동아리와 학생자치기구가 아닌 학교 행정과 활동을 학생 스스로가 기획하고 운영하는 학생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세명대가 전국 최초다. 위원회는 △꽃피는 △따뜻한 △맛있는 △밀어주는 △벗어나는 △생각하는 △알려주는 △약속하는 △용감한 △이상한 △착한 △춤추는 △통하는 등이 있다. ■ ‘밀어주는 위원회’ 고교생 꿈 실현 3년째 지원…기금은 총장 기부로 마련 이 중 눈길을 끄는 곳은 밀어주는 위원회다. 세명대는 2022년부터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꿈 공모’를 받아 이들의 꿈 실현을 돕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로 3년째 지원하는 이 장학금은 고등학생이 학업에만 매진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깨고 다양한 꿈을 향해 노력하는 학생들을 선정해 장학금을 주고 응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재학생들이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하고, 장학금은 총장이 사재로 지원한다. 이 행사를 주관한 밀어주는 위원회는 한 달간 심사를 거쳐 14명을 지원 대상자로 선정했다. 지원 동기와 열정, 꿈 실현 목표의 구체성 등을 중점 심사했다. 위원회가 선정한 청소년들은 △나만의 메모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목표로 노트북 구매를 계획한 학생 △드론 전문가를 꿈꾸며 프리스타일 드론 제작에 나선 학생 △영화감독과 레이싱팀 엔지니어, 뮤지컬 배우 등을 꿈꾸는 학생 등 14명이다. 세명대는 이들의 꿈 실현을 돕기 위해 1천47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이 비용은 권동현 세명대 총장의 기부로 마련했다. 권 총장은 지난달 16일 열린 장학증서 전달식에서 “재능있고 열정 있는 학생들의 꿈과 목표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이 장학금이 꿈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 교내 소나무숲에 해먹설치·춤 통해 세대간 교류 등 별별 위원회 눈길 또 학교 도서관 입구 바로 옆에는 약속하는 위원회가 운영하는 약속화폐상점이 있다. 돈보다 가치가 있는 것이 ‘약속’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곳이다. 돈을 지불하지 않고 헌혈과 봉사활동을 하거나 부모님과 문화생활을 하는 등 미리 약속한 내용을 지키면 단계별 상품과 교환해준다. 또한 춤을 통해 모든 세대와 교류하는 춤추는 위원회, 여행을 하고 싶을 때 교내 버스로 무작위로 떠나는 벗어나는위원회, 도서관 뒤편 소나무 숲에 ‘생각하는 존(zone)’을 만들고 26개의 해먹을 설치해 휴식을 할 수 있도록 한 생각하는 위원회, 창업 할수 있도록 도전의 기회를 주는 ‘용감한 위원회’ 등 대학 생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별별 위원회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같은 구상에는 권동현 총장의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2022년 3월 40대 초반의 젊은 총장으로 취임한 권 총장은 취임일성으로 “대학이 마련한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즐기며 배우게 하겠다”고 밝혔다. 일명 ‘재미있는 경험-세명대학교’를 표방한 것이다.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 스스로 계획하고 자신의 생각이 반영된 의사 결정을 해보는 과정에서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권동현 총장은 “웃고 즐기는 경험을 넘어 어떤 일을 하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 장차 사회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스스로 해결하고 언제나 유쾌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5급 승진 ▲회계과 권위향
“대한민국 최고의 교통회사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철도신호사업 전문기업인 SR 강대권 총괄부사장은 “철도신호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주름잡는 교통회사들이 유럽이나 일본에 있는데,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나올 때가 됐다. 그게 바로 SR이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강 총괄부사장은 첫 직장으로 주류회사인 무학의 기획파트에서 근무했다. 당시 인기리에 팔렸던 과일소주를 기획해 히트를 시키면서 열정적으로 일했다. 그러던 중 2015년 SR 이사회 의장인 부친 강춘기 회장이 현장에서 일하다 쓰러지자 무학을 나와 SR로 자리를 옮겼다. 철도분야는 그에게 생소했지만 경리 파트와 생산, 제품 설치를 위한 현장실습 등을 철저히 거치면서 철도신호장비 업무를 파악해 나갔다. 지금은 120명의 직원을 이끌고 있는 국내 철도신호사업 전문기업의 총괄 부사장이 됐다. 강 총괄부사장은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유통라인을 꼼꼼히 체크하고 잘못된 자재는 들어오지 않는지, 철도신호교통의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등을 살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직원 한 분 한 분을 소중하게 생각해 직원들의 행복을 위한 복지정책으로 대학원 진학 시 등록금 지원, 전세자금 대출, 기숙사 운영, 성과급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SR은 레일열차를 검지하는 궤도회로장치가 고장 나도 즉시 복구되며 스스로 고장을 감지해 유지보수 작업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미래형 장치인 SR의 통합 모듈형 임펄스궤도회로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또, 회사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와 한국교통대·우송대·한양대·송원대 등과 함께 철도인재 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해 인턴십을 운영하며 젊고 참신한 철도인재를 발굴·육성한 점을 인정받아 경기도지사 표창장을 수상했다. 22년 업력의 SR은 신호설비에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전원공급장치를 생산·공급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자 국내 철도신호장비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회사는 지난 2004년 남북철도연결사업 내 6개역 신호용 제품 납품을 기점으로 2010년 경기도 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됐고, 2020년 의왕시 우수중소기업으로 2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철도발전과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부총리(기획재정부장관) 유공표창을 받았다. 강 총괄부사장은 자신만의 경영철학이 있다. 그는 업의 전문가로서 스스로를 신뢰해 남이 해주기를 기대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며 집요함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부심(Ownership)과 동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전문성을 존중하며 적극적·긍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신뢰심(Trust)을 우선시 한다. 또, 조직 간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전체 최적화를 추진하면서 서로의 성장과 발전(상생)을 위해 협력하는 합심(Synergy)과 명료한 처리방식과 프로세스를 갖추고 기존 방식에 안주하지 않으며 더 높은 목표를 세우며 창의적 방법으로 과감히 도전하는 혁신(Innovate)을 중요시한다. 아울러, 고객이 원하는 것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고객가치(Think)와 업에 순수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며 동료에게 성장(육성)의 동기를 수시로 제공하며 핵심역량에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명심(Dream)을 추구한다. 그는 “확고한 경영철학으로 철도관련산업 미래를 혁신적 기술로 주도함으로써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상가로 돌진한 6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김포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6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김포 구래동에서 술에 취해 승용차를 몰다가 상가건물로 돌진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고로 건물 1층 무인 인형뽑기 가게 출입문과 기계 등이 파손됐으나 가게 안에는 손님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이 현장에서 확인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수치인 0.08% 이상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귀가 조치했으며 추후 다시 불러 사고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원이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동거인에게 공동으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 대한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놨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이광우 부장판사)는 이날 노 관장이 최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와 최 회장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공개적 행보 등이 노 관장과 최 회장의 근본적인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혼인을 파탄나게 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노 관장은 지난해 3월 김 이사장이 최 회장과의 혼인 생활의 파탄을 초래했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위자료로 3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유부녀였던 김 이사장이 최 회장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 뒤 부정행위를 지속해 혼외자까지 출산했고, 최 회장은 2015년 이후에만 김 이사장에게 1천억원을 넘게 썼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이사장 측은 노 관장이 이혼 소송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의도로 제기한 소송으로, 결혼 관계는 이미 십수년간 파탄 난 상태라고 주장했다. 노 관장 측이 주장한 1천억원에 대해서는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이를 언론에 밝힌 노 관장 대리인을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앞서 최 회장·노 관장 부부가 당사자인 이혼 소송에서 항소심 법원은 최 회장의 혼인 파탄 책임을 인정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20억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아울러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천808억원의 재산 분할도 명령해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한편 법원의 판결 후 김 이사장측은 입장문을 내고 "노소영 관장님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특히 오랜 세월 어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프셨을 자녀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소하지 않겠다"며 "법원에서 정한 의무를 최선을 다해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포시 대곶면 덕포진로 103번길 90에 자리한 덕포진교육박물관(관장 김동선·이인숙)은 교육을 주제로 1996년 6월 문을 연 사립 박물관이다. 설립자 부부의 학창 시절을 보여주는 1950년대의 교육 관련 유물을 비롯해 전통문화와 농경문화 유물까지 두루 갖춰 같은 해 9월 경기도 테마박물관(제96-5호)으로 지정됐다. 교육을 주제로 한 대한민국 최초의 박물관인 데다 설립에 얽힌 특별한 사연을 가진 까닭에 개관 초에 KBS 9시 뉴스에 보도될 정도로 크게 주목받았다.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춘 기획전시와 다양한 프로그램은 교육전문가들의 호응과 관심을 끌어낸다. 서울교육대를 비롯해 초등도덕교육연구회, 한국민주시민연구회 같은 단체와 협력해 교육을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연수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 3학년 2반은 아직도 수업 중입니다 교육박물관이 자리한 덕포진은 150여년 전에 일어난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의 현장이다. 시련을 꿋꿋하게 이겨낸 역사를 보여주듯 무궁화꽃이 활짝 핀 정원 풍경이 평화롭다. 박물관 입구에 책보를 허리에 낀 소년상과 방문객을 환영하는 듯 두 팔을 치켜든 할아버지 모습의 조형물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초록의 숲에 자리한 붉은 벽돌 3층 건물이 박물관이다. 1866년 강화도를 점령한 프랑스 군대를 양헌수가 지휘하는 조선 군대가 기적처럼 물리친 후 대원군의 명으로 세운 척화비는 박물관이 자리한 지역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덕포진박물관의 무지개 스토리’가 펼쳐진다. 젊은 부부 교사의 단란한 모습을 담은 사진과 개관식 사진 사이가 까맣다. 이인숙 관장이 사고로 시력을 잃은 사실을 표현한 것이다. “제가 사고를 당했을 때 3학년 2반 담임을 맡고 있었지요.” 이 관장을 따라 ‘3-2’ 간판이 붙은 교실로 들어선다. 갑자기 1950년대 초등학교 교실이 나타난다. ‘정직한 어린이 협동하는 어린이’가 3학년 2반의 급훈이다. 삼각자가 놓인 칠판에는 분필로 또박또박 쓴 ‘과수원 길’ 노랫말과 교실 한가운데 놓인 난로 위에 쌓아둔 찌그러진 도시락이 정겹다. 수십년의 세월을 한순간에 건너뛰게 만드는 연출이 재미있다. 풍금 앞에 앉은 이 관장이 ‘반달’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른다. 1절은 따라 불렀으나 2절은 가사가 생각나지 않아 흥얼거리며 불렀지만 즐겁다. “이 노래는 1924년 윤극영 선생님이 작사 작곡했어요. 색동회를 조직해 어린이 문화운동을 펼치던 방정환 선생님과 나라를 빼앗긴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와 희망을 주는 동요를 부르게 하자며 만든 것이지요.” 능숙한 몸짓과 밝고 낭랑한 목소리 때문일까. 이 관장이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는다. “아이들에게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 공부든 운동이든 뭐든 열심히 하라고 강조해요. 노래 많이 불러 마음에 꽃바구니를 많이 만들면 나쁜짓을 안 한다고 가르치지요.” ■ 한국 교육의 역사와 전통문화의 풍성함을 마주하는 시간 김동선 관장의 안내로 ‘학창시절 체험관’을 둘러본다. 부창부수랄까. 목소리에 힘이 있고 자세가 꼿꼿해 여든이 넘은 노인이란 사실을 잊게 만든다. 까만 교복과 교련복을 입은 학생 사진이 실물 크기로 세워져 있다. 관람객이 즐겨 사진을 찍는 곳이다. 빛바랜 학생증과 커다란 상장, 잉크로 또박또박 정성을 들여 작성한 성적표를 살펴보며 책보를 메고 학교에 다니던 유년 시절의 추억을 더듬는다. 한 장의 흑백사진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단발머리를 한 소녀가 오른손을 번쩍 들고 있다. 어린 동생을 등에 업고 수업을 받지만 소녀의 표정이 야무지다. 장마에 물이 불어 바지를 둥둥 걷고 시내를 건너는 학생들의 발걸음도 씩씩하다. 바로 이들이 민주화와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2층 ‘교육사료관’은 자료의 보고라고 할 만하다. 1800년대 후반 서당의 풍경을 담은 사진부터 당시 학동들이 익힌 천자문을 비롯해 당대 유물들이 한국인들의 학구열을 잘 보여준다. 조선어학회에서 펴낸 ‘조선어 표준말 모음’이나 정음사에서 펴낸 ‘중등말본’ 같은 책은 민족의 얼을 짓밟는 일제에 맞서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키려 노력한 흔적을 보여주는 소중한 유물이다. 한 자루의 큰 칼이 유리관 안에 전시됐다. “일제강점기에는 교사들도 칼을 차고 있었지요.” 함께 전시된 ‘소화실업수신서’는 일본어로 된 교과서다. 국어는 ‘일본어’이고 우리말은 쓰지 못하도록 탄압했던 어두운 시대를 지나 광복을 맞이한 후 펴낸 교과서를 살펴본다. 광복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어난 6·25전쟁으로 교육환경은 세계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한다. 누런 갱지에 인쇄된 책, 철필로 글씨를 새기고 잉크를 발라 시험지를 만들었던 ‘등사기’가 보인다. 1966년 펴낸 4학년 2학기 ‘표준수련장’의 표지가 재미있다. 남녀 어린이가 아버지가 일하는 배추밭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쥐를 잡자’, ‘불조심’, ‘자연을 보호하자’ 같은 글이 새겨진 리본도 시대를 증언하고 있다. 등교 전 구호가 새겨진 리본을 가슴에 달고 오가던 1970년대 학교 앞길의 풍경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딱지치기와 땅따먹기 같은 즐거운 놀이가 골목길에서 벌어졌던 재미난 사실도 알려준다. 1980년도 초등학교 교감 선생님 월급은 얼마였을까? 본봉과 수당과 연구비를 포함해 집으로 가져간 월급은 25만2천515원이다. 호랑이와 함께 우리나라 백두대간을 누볐던 표범 박제를 만난 것은 뜻밖의 즐거움이다. 3층에는 세 개의 주제로 손때 묻은 정겨운 유물이 전시됐다. ‘전통문화실’은 자개농과 다듬잇돌이 놓인 ‘할머니방’과 화로와 주판이 놓인 ‘할아버지방’을 비롯해 볼거리가 가득하다. ‘농경문화실’은 잔치 때면 펼쳤던 멍석과 가마니 같은 1970년대 농촌 마을을 방문한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당대의 거의 모든 유물을 만날 수 있다. ■ 휴식과 충전의 공간 덕포진교육박물관은 교육 프로그램에 정성을 쏟고 있다. 일반인 및 초중학교 단체를 대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박물관협회가 후원하는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을 비롯해 경기도와 김포시의 후원으로 진행하는 ‘경기도 지역문화 예술플랫폼 육성사업’은 지역의 문화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사랑받고 있다. KB국민은행과 한국박물관협회 후원으로 진행되는 ‘KB박물관노닐기’와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진로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음악과 시가 함께하는 ‘노래하는 인문학 수업’은 아주 인기가 많다. 인근 군부대 장병을 대상으로 인성교육, 유치원 대상 졸업여행 등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2004년 박물관의 최고 영예인 ‘최우수 박물관’(대통령상)에 선정된다. 김동선 관장의 외조에 힘입어 이인숙 관장은 ‘경기도박물관인상 대상’(2006년)과 ‘김포시문화상’(2018년)을 수상하고 ‘아름다운 이화인상’(2014년)도 수상한다. 무엇보다 반가운 사실은 김승태 학예실장이 2021년 전국 박물관인대회에서 한국박물관협회 ‘자랑스러운 박물관인상’ 젊은 부문을 수상한다. 박물관 설립 때부터 함께했던 김 학예실장에게 보람됐던 일을 물어본다. “박물관을 설립하신 관장님 부부의 뜻을 잘 이어받아 성인들에게는 추억을 제공하고, 아이들에게는 창의적인 인성교육이 행해지는 휴식과 충전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덕포진교육박물관은 휴식과 충전의 공간이다. 박물관 옆에 ‘외할머니의 부엌’이라는 정겨운 이름의 생활사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으니 함께 찾아보면 좋겠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초가을 덕포진교육박물관을 찾아 추억을 소환하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외세의 침략에 맞서 이 나라를 지켰던 사적 덕포진이 있는 ‘서해랑길’을 천천히 걸어보면 어떨까. 권산(한국병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