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취임 100일을 맞이하면서 도내 기업들의 대미 수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경제ㆍ외교 정책 변화에 따라 수출 환경이 변하기 때문이다. 1일 KOTRA가 발간한 ‘트럼프 취임 100일과 미 통상·경제정책 평가 및 주요국 대응현황’ 보고서를 통해 미국 신정부의 통상·경제정책과 미국의 통상·경제정책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자동차, 전기전자 통상 압박 우려 커져 트럼프의 통상ㆍ경제 공약은 번복·미이행·입법 실패로 혹평 불구, 실용 및 현실주의 노선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 100일 후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 행정명령, 오바마케어 대체법안 실패, 러시아 대선 개입 등으로 리더십에 타격을 받고 최저 지지율(40%)을 기록 중이다. 통상 분야에서는 TPP(Trans-Pacific Partnershipㆍ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탈퇴는 이행했으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과 NAFTA 재협상 등 대부분 공약을 주요국 통상마찰 우려로 번복했다. 경제공약의 핵심인 세제 개혁은 재정 건전성 문제 미해결 및 이해관계자 대립으로 의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한국에 미칠 영향은 한미 FTA 재협상 및 비관세 장벽 강화 우려 확대, 대 한국 적자 폭이 큰 자동차, 철강, 전기전자 산업 위주로 통상압박 강화 전망된다. 한미 FTA 재협상과 관계없이 미국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산업별 수입규제는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은 대한 무역적자 규모와 고용유발 효과가 큰 자동차, 철강, 전기전자 산업 위주로 통상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주력 수출산업 타격 우려…대처 전략 필요 중국ㆍ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피하려고 미국의 정책기조에 순응하는 분위기다.중국은 미국에 양국 통상협력을 위한 ‘100일 계획’을 제시해 환율조작국 및 관세보복을 피했다. 일본은 미국에 4천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70만 개 일자리 창출을 공약한 ‘미ㆍ일 성장ㆍ고용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제시해 자국 통화정책을 방어하는 동시에 미국을 다시 TPP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분위기다. 반면, EU와 독일은 미국이 수입관세나 국경 조정세를 도입하면 WTO 제소 등 강력한 대응을 경고했다. 캐나다는 이미 미국 유제품에 관세를 부과해 무역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고, 스위스는 미국의 경고에도 지속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파고가 더욱 거세지면서 한미 FTA 재협상, 비관세 장벽 강화 등으로 인한 한국 주력 수출산업의 타격이 우려된다”면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우회할 수 있는 현명한 대처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파주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이 공동 후원하는 ‘2017 파주출판도시 어린이책잔치’가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동안 파주출판도시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한 어린이책잔치는 ‘다 함께 놀자’를 주제로 200여 곳의 출판사와 문화단체가 어린이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알차고 풍성한 행사로 준비됐다. ‘같이 읽는 내책네책展’을 타이틀로 진행되는 테마 전시는 ‘출판도시가 사랑한 그림책 작가’ 전을 통해 출판도시 그림책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국내외 그림책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친구에게 책을 추천하는 ‘나의 재미 너의 재미-눈높이 추천도서 모음전’과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공연동화 ‘책 속으로 풍덩’ ▲어린이들이 책 속 주인공으로 분장해 캐릭터 인형과 출판도시를 걷는 ‘출판도시 어린이 퍼레이드’ ▲올해 처음 선보이는 보물찾기 ‘렛츠고! 북헌팅!’ ▲어린이를 위한 팝페라, 재즈콘서트, 트럼펫 콘서트 등 ‘출판도시 인문학당-어린이 음악당’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책을 추천해주는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 등이 마련돼있다. 명필름아트센터, 한국영상자료원, 파주보존센터는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들을 모아 상영하고 만화 제작 방식과 만화가와 함께 만화를 그려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출판도시 메가박스는 온 가족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신 개봉작과 함께 어린이책잔치 기간 방문 관객에게 페이스페인팅 이벤트와 영화 기념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버스킹 공연과 이벤트, 체험 행사 등이 마련된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www.pajubfc.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파주=김요섭기자
용인시는 오는 5일 제95회 어린이날을 맞아 시청 광장에서 ‘어린이날 대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용인시어린이집연합회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에는 어린이뮤지컬ㆍ복화술인형극 등 6개의 공연과 드론ㆍ문패ㆍ바람개비 만들기 등 23개의 체험부스, 플리마켓, 3D입체영화관 등이 진행된다. 가족단위로 참여하는 댄스대회, 미니게임, 얼음참기, 격파왕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크레이션 무대도 마련된다. 가족사진을 찍어 캐릭터 스티커 사진으로 출력해 주는 가족사진관도 운영된다. 또 청소년수련관과 처인구 보건소 앞에서는 어린이들이 승마지도사의 도움을 받아 조랑말을 무료로 타볼 수 있는 ‘마구마구놀이터’가 마련된다. 청사 지하 1층 갤러리부스에서는 주한스웨덴대사관에서 육아휴직을 하는 스웨덴 아빠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전이 열린다. 시 관계자는 “어린이들은 신나게 뛰어노는 행복한 날이 되도록 어린이날 행사를 준비했다”며 “자녀와 함께 즐거운 하루를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용인=송승윤기자
파주경찰서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남성들을 대상으로 조건 만남 상대 여성을 소개해 준다고 유인, 돈을 요구한 뒤 중국에 있는 사기 조직에 전달한 혐의(사기)로 A씨(43ㆍ중국국적)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20일부터 지난달 2일 사이 서울 영등포구 등지에서 인터넷 채팅사이트를 통해 “조건 만남 여성을 연결해줄 테니 계약금을 입금하라”며 B씨 등 피해자 24명으로부터 받은 3천200만 원을 중국의 사기조직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조직은 계약금을 받으면 “일이 틀어져 조건 만남이 안된다”며 “금융관리 쪽에 문제가 생겨 돈을 추가 입금해 일정 금액을 맞추면 문제를 해결해 한꺼번에 돌려주겠다”며 다시 돈을 요구했고, 본전 생각에 이들의 요구대로 추가로 돈을 내던 피해자들은 결국 사기 임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파주=김요섭기자
119에 허위로 위치추적 신고를 한 20대에게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다. 수원소방서는 119종합상황실에 허위신고를 한 혐의(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K씨(25)에게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했다고 1일 밝혔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K씨는 지난달 11일 동생과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해 소방차ㆍ구급차 및 경찰 인력 등이 긴급 출동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그러나 K씨의 신고는 분실한 휴대전화를 찾기 위한 허위 신고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부천에서 술에 취한 30대 남성이 화재가 났다며 허위 신고를 해 소방차량 17대 및 소방관 37명이 출동, 1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수원소방서 관계자는 “허위ㆍ장난 신고 때문에 긴급 전화를 받지 못하거나 잘못 출동하게 되면 꼭 필요한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허위ㆍ장난 신고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돈기자
지난해 공공기관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가 1천 명을 돌파했다. 여성보다 육아휴직 사용자 규모가 적은 편이지만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6년 공공기관 경영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332개 공공기관에서 육아휴직 사용자는 전년보다 1천118명(10.1%) 늘어난 1만 2천215명으로 집계됐다. 여성 사용자는 1만 1천198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1천17명에 불과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28.4%(225명)나 증가했다.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지난 2012년 370명, 2013년 491명, 2014년 678명, 2015년 792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공공기관 임직원 정원은 1만 1천643명(4.0%) 증가한 총 29만 9천 명으로 집계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인력이 증원된 곳, 새롭게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곳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특히 작년에는 임금피크제 시행 때문에 전년보다 정원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신규채용은 2만 1천16명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1천855명(9.7%) 늘었다. 한국전력공사가 전년보다 394명 늘어난 1천413명, 국민건강보험공단이 873명을 새로 채용했다. 비정규직은 12.6%(5천282명) 줄어든 3만 6천499명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은 2012년 4만 5천318명에서 4년 동안 8천819명 줄었다. 정자연기자
경기도와 현대·기아 자동차가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통해 우수 인재를 채용하길 희망하는 기업을 모집한다. 이번 채용 박람회는 도와 현대자동차그룹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우수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유망 중소기업의 인재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박람회는 오는 29일 오전 코엑스에서 개막할 예정이며, 2만여 명 내외의 우수 인재가 박람회장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참가 대상은 현대·기아차의 1·2차 협력사 120곳 및 도내 강소기업 20곳으로, 올해 채용수요가 있어야 한다. 참가 업체에는 부스 설치는 물론, 참가기업 대상 신입사원 역량교육 참여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길관국 도 공정경제과장은 “이번 채용박람회를 통해 청년에게는 일자리를, 중소기업에게는 우수인재를 채용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심 있는 도내 강소기업이 많이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참가신청 및 문의는 경기도일자리재단으로 하면 된다. 정일형기자
사시사철을 막론하고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꾸준한 요즘이다. 건강에 대한 인식 또한 높아지면서 각종 식이요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사용자의 수요에 맞게 제작되고 있다. 이번 주는 초보 다이어터부터 숙련된 트레이너까지,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용자를 위해 다양한 다이어트 앱을 소개한다. ■ 눔(Noom) 코치 전 세계 4천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다이어트 앱 ‘눔 다이어트 코치’는 개인 트레이너처럼 식단을 관리하고 사용자의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응원하는 유용한 앱이다. 행동심리학에 기반을 둔 과학적으로 증명된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으로 체중을 관리할 수 있으며 당뇨병 관리 프로그램, 고혈압 관리 프로그램 등으로 각종 만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 그날 집중해야 할 미션을 제시하고 식사 때마다 알림을 보내줘 꾸준히 기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무려 4만 개 이상의 한식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하루 칼로리 양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 다이어트신 100만 다이어터의 사랑을 받고 있는 다이어트신은 국내 최대 다이어트 커뮤니티로서, 의사, 영양사, 트레이너, 상담사 등 현장 다이어트 전문가가 각종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비만도 계산기로 나의 BMI 지수를 확인하고 다이어트 목표를 설정한 뒤 하루에 필요한 음식과 운동 칼로리를 정해볼 수 있다. 또 일별 목표 칼로리를 체크해 성공 및 실패 도장을 찍을 수 있으며 사진과 함께 식사, 운동 칼로리를 쉽게 계산하고 기록할 수 있다. 월별 통계, 칼로리 사전, 홈트레이닝 영상, 물다이어리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춰 앱 하나로도 다이어트와 관련된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볼 수 있다. ■ 다이어트 헬퍼 다이어트 헬퍼는 데일리 브리핑을 통해 다이어트와 관련된 중요한 지침을 전한다. 다이어트 식단 일기를 작성하면서 자신의 다이어트를 되돌아보고, 비만도 측정 시스템으로 정확한 다이어트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나만의 헬퍼 기능으로 실제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헬퍼의 알림과 메시지만으로도 운동 여부나 운동량, 영양소 섭취량을 기록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 실제 물소리와 성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물 알람으로 물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성필기자
역사가는 어떠한 사건이 옳다 나쁘다 혹은 누가 좋다 나쁘다 등의 평가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일어났던 그대로의 사실을 냉철하게 객관적으로 관찰하여야 한다. 이처럼 역사 서술에서 보다 객관적이고 보다 체계적이며 보다 종합적인 사서(史書)를 꿈꾸어 온 이가 있었는데, 그가 바로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을 서술한 실증사학자 이긍익(李肯翊, 1736~1806)이다. 소론 명문가문에서 태어나 당쟁의 아픔을 겪다. 이긍익은 1736년(영조 12) 서체로 유명한 원교(圓嶠) 이광사(李匡師)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정종의 서자 덕천군(德泉君)의 후손이자, 이경직(李景稷)의 5대손이다. 이경직은 동생 이경석(李景奭)과 함께 김장생(金長生)의 문인으로, 호란 때에 왕을 호위하여 호조판서에까지 이르렀고, 이경석은 우의정을 거쳐 영의정에 오르는 등 당대 명망 높은 명문 집안이었다. 그러나 소론 강경파였던 이 가문은 여러 차례 큰 화를 입었다. 백조부 이진유(李眞儒)는 이조판서 재직 당시 경종이 승하한 사실을 청나라에 보고하기 위하여 고부부사(告訃副使)로 청나라에 다녀온 후 경종을 쫓아내려는 노론에 맞섰다가 영조의 역적으로 몰려 옥사하였다. 조부 이진검(李眞儉)은 신임사화(辛壬士禍)에 앞장섰다가 영조의 즉위 이후에 처형당했다. 이 집안의 환란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0살 때에 아버지 이광사는 1728년(영조 4)의 이인좌(李麟佐)의 난과 1755년(영조 31)의 나주괘서사건(羅州掛書事件)에 연루되어 함경도 부령(富寧)에 유배되었다가 1777년(정조 1) 적소(謫所)인 신지도(薪知島)에서 사망하였고, 남편의 투옥에 충격을 받은 이긍익의 어머니는 42살의 나이로 자결하였다. 집안이 풍비박산된 상황에서 이긍익은 평생 벼슬을 외면한 채 초야에 묻혀 학문을 닦는 데만 전념하였다. 약 30년간에 걸쳐 『연려실기술』을 저술하게 된 데에는 이처럼 어린 시절부터 불우한 삶을 살아야 했던 개인적인 아픔이 계기가 되었다. 조선 야사(野史) 연구의 선두주자가 되다 노·소론의 당쟁 속에서 뼈아픈 가정사를 겪은 이긍익은 자신의 불운한 환경을 원망하기보다는 역사에 대한 관심과 저술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시켰다. 부친의 유배지인 신지도에서 그는 여동생을 데리고 채소밭을 가꿔 생계를 이으면서 역사서인 『연려실기술』을 편찬했다. 이 책의 탄생은 실로 운명적이었다. 13살 때에 이긍익은 임금이 내준 운(韻)에 대구를 짓는 꿈을 꾸게 되었는데, 꿈 이야기를 들은 부친 이광사는 ‘길몽’이라고 기뻐했고, 이긍익도 훗날 어전에서 붓을 잡을 징조[日後簪筆之兆]라고 생각했다. 잠필(簪筆)이란 붓을 휴대한다는 의미로, 그는 ‘임금 곁에서 붓을 드는 신하[簪筆之臣]’ 즉, 정사(正史)를 편찬하는 사관(史官)이 될 것이라 믿었다. 집안이 몰락하면서 꿈꾸어 왔던 입신의 꿈은 사라졌지만 조선시대 야사(野史)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역사서를 편찬할 것이라는 예언은 적중한 셈이다. 실제로 그는 “요즘에 와서 문득 생각하니, 초야 잠필(草野簪筆)이란 글귀가 늙어서 궁하게 살면서 야사를 편집하게 될 것이라는 예언이 어린 시절 꿈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하면서 “실로 우연이 아니라 모든 일이 미리 정해졌기에 그런 것이다[實不偶然 凡事莫非前定而然歟]”라고 말한 바 있다. 야사란 개인이 사사로이 저술한 사서(史書), 즉 사찬 사서(私撰史書)를 가리킨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등은 국가가 주도한 관찬 사서(官撰史書)이다. 당시 개인의 손으로 역사를 정리하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사서와 문집 등 400여 종에 이르는 각종 서적에서 사료를 발췌하여 조선시대 역사를 하나하나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완성했다. 그는 역사에서 고증을 최고로 여겼다. 『연려실기술』의 서문 격인 「의례(義例)」에서 이긍익은 ‘불편부당(不偏不黨)’ 또는 ‘술이부작(述而不作, 서술만 할 뿐 창작하지 않는다)’의 정신으로 편찬하였음을 밝혔다.그래서 선학자들의 자료에 기술된 부분을 그대로 나열만 하고 그 끝에 인용한 책 이름을 밝혀 독자들의 이해를 돕게 하는 한편, 말을 깎아 줄인 것은 많았으나 자신의 의견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국내 사료에 국한하여 남인·북인·노론·소론 등 당파를 가리지 않고 사실 그대로의 자료들을 모두 인용하여 제시했던 것도 당파성을 배제하고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연려실기술』은 조선의 역사를 연대순으로 엮는 편년체(編年體)가 아닌 기사본말체(紀事本末體)로 엮은 역사서다. 기사본말체는 시대 순으로 인과 관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의 전말을 서술하였다. 한말에『매천야록(梅泉野錄)』을 쓴 황현(黃炫)이 그의 역사 정신을 계승하였다. 이 책은 조선시대 정치사를 이해하는 데에 좋은 안내서이자, 조선 왕조 야사에 금자탑이라 평가할 수 있다. 강화학파의 맥을 이어나가다. 이긍익이 활동한 시기에 정국을 주도하고 있었던 노론은 주자학만을 완전무결한 사상체계이자 정치이론으로 받아들였다. 이와 달리 그는 양명학(陽明學)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양명학은 명나라 때 학자 양명(陽明) 왕수인(王守仁)이 주창한 학문으로, 지행합일(知行合一, 지식과 행동의 통일)을 강조하였다. 이긍익의 집안이 양명학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부친 이광사 때문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유배생활을 겪으면서 주자학을 비판하였고, 양명학자인 하곡 정제두(鄭齊斗)를 찾아 학문을 배우고자 했다. 심지어 이광사는 1736년(영조 12)에 그에게서 학문을 배우기 위해 강화도로 이사했고, 정제두의 손녀를 며느리로 맞이하였다. 훗날 이광사가 정제두의 문인이 된 이후 이영익(李令翊), 이충익(李忠翊) 등 이 집안으로 이어지는 양명학을 ‘강화학파(江華學派)’라 불렀다. 이후 양명학은 고종 때의 이건창(李建昌)에 이르기까지 이 가문의 가학(家學)으로 전승되었다. 이긍익의 후손인 이건창은 『당의통략(黨議通略)』을 저술하여 조선시대 당쟁사를 정리하였는데, 이 집안에서 『연려실기술』과 함께 조선시대 정치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저술하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연려실(燃藜室)’이란 한(漢) 나라의 유향(劉向)이 책을 교정할 때 태일 선인(太一仙人)이 짚고 있던 푸른 명아주 지팡이[靑藜杖]에 불을 붙여[燃] 비춰주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아버지 이광사가 그의 서재(書齋) 벽에 써준 그의 당호였다. 밤늦도록 책을 읽고 저술하는 사람에게 이보다 잘 어울리는 멋진 호가 또 있을까? 글_이미선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ㆍ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전 직원이 투표하면 특별 보너스를 지급합니다!” 오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원들의 투표 독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 회사가 앞장서 ‘용돈 지급’이나 ‘회식비 지급’ 등 이색 공약을 내거는 식이다. 1일 여행박사에 따르면, 최근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이벤트를 발표했다. 대선에 전 직원 330명이 모두 투표를 하면 1인당 50만 원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것. 여행박사는 지난 2010년부터 선거 장려를 위해 지방의회 선거 5만 원, 국회의원 30만 원, 대통령 선거 50만 원 등 선거에 참여하면 전 직원에게 용돈을 지급하는 사내 이벤트를 진행해 왔다. 이번 사내 이벤트는 전 직원이 투표 참여하면 직원 1명당 50만 원 씩, 전 직원 330명으로 총 1억 6천여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한다. 공동 미션 외에 별도로 인증샷 콘테스트도 열어 특별 보너스를 준다. 심원보 여행박사 마케팅부서장은 “초창기 직원 대부분이 2030 젊은이들이다 보니 선거 당일 투표장에 가는 대신 놀러 가거나 쉬는 경우가 많았다”며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는 축제로 만들면 선거 참여율이 올라갈 것이란 의견에 7년 전부터 사내 이벤트를 한 게 이제는 독특한 기업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고 말했다. 이색적 투표 ‘유혹’에 직원들도 호응하고 있다. ‘꼭 투표하겠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봅시다’, ‘열일 제쳐 두고 투표하겠습니다’ 등 투표 참여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황주영 여행박사 대표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전 직원들이 용돈도 얻고 공통된 주제로 한마음이 될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두커피전문기업 ‘넥스트씨앤씨’(Nextcnc)도 임직원 39명 모두가 대선 당일 투표 인증샷을 찍어 회사 ‘밴드’ 계정으로 공유하면, 500만 원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 재미있는 방법으로 직원들의 투표 참여를 높이고 싶어 마련한 기획이다. ‘이디엠’(edm) 유학센터는 대선을 앞두고 ‘회식비 인상’ 공약을 내걸었다. 이번 대선에서 ‘130여 명 전 직원 100% 투표’를 달성하면 기존 1인당 3만 원의 회식비를 4만 원으로 증액하기로 했다. 정자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