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학산 민간아파트 건설 ‘일단 스톱’

인천시가 공원녹지 확충을 위해 추진한 남구 승학산 관교근린공원 개발행위 특례사업이 도시공원위원회에서 심의가 부결되면서 산 하나를 넘었다. 하지만, 이달 말 열리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용도변경’이 승인될 경우 이곳에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돼 지역주민의 반발이 우려된다. 20일 시에 따르면 최근 열린 도시공원위원회에서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관교공원 아파트 건설 사업내용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심의부결됐다. 이번 결정으로 16만3천400㎡에 달하는 특례사업부지의 70%에 해당하는 공원부지 조성이 어려워졌다. 나머지 30%의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려면 오는 28일 열리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용도변경’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 이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녹지 훼손은 물론 조망권이 침해된다는 이유로 이 사업을 반대해왔던 이 일대 주민들은 시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관교공원 특례사업 반대 의견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한 남구의회 역시 도시계획위의 용도변경 승인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이들은 시가 어쩔 수 없이 특례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면 49만여㎡에 달하는 승학산 전체부지에 대한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도 보이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 16만여㎡를 대상으로 사업이 이뤄진다면, 나머지 30만여㎡ 부지가 난개발 때문에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남구의회는 공원이 조성되는 부지 인근에 예비군훈련장이 있어 군과의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민간사업자가 아파트만 서둘러 건설하고 공원조성은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허송세월을 보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남구의회는 도시계획위가 용도변경을 승인하지 않게 되더라도 확실한 ‘단서조항’을 달지 않으면 민간사업자가 내용을 변경해 다시 승인을 요구할 수 있기에 명확한 심의를 촉구했다. 정채훈 남구의원(학익2동ㆍ관교동ㆍ문학동)은 “현재 법적 대응이 불가능해 주민들의 집단행동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도시계획위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오는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인천지역의 공원녹지를 확충하기 위해 일부 공원에 한해 사업대상부지의 70%를 녹지로 기부채납받는 대신, 30%를 비공원시설로 풀어 사업이 가능토록 하는 민간 도시공원 개발 특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영민기자

황금연휴 5월… 골목길 영세 자영업자 ‘잔인한 달’

5월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반갑기는 커녕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53·여)는 요즘 5월 달력을 넘겨보기가 무섭다. 최장 11일 가까이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 때문에 매상이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다음 달은 주말과 일요일을 제외하고도 근로자의 날(5월1일)을 비롯해 석가탄신일(5월3일)과 어린이날(5월5일) 등 징검다리 연휴가 몰려있다. 여기에 19대 대통령선거(5월9일)도 휴일로 끼어있다. A씨는 이곳에서 보증금 2천만 원에 110만 원씩의 월세를 내며 가게를 운영한다. 평일에는 근처 직장인들이 찾아와 근근이 운영을 해왔지만, 휴일이 많은 다음 달은 매상이 바닥을 찍을 수밖에 없어 벌써부터 월세 낼 걱정이 태산이다. A씨는 “남들은 연휴라며 놀러갈 계획 세운다고 난리인데, 우리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그저 먼 나라 얘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에 있는 다른 가게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골목에서 작은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 B씨(51·여)도 몇 달 전에 두 딸의 성화에 못 이겨 연휴기간 동안 동해바다로 여행을 가자고 약속을 했지만, 이미 계획을 접은 지 오래다. 월세를 맞추려면 쉬는 날도 가게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평달에도 월세 맞추기가 빠듯한데 다음 달은 마이너스가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래도 조금이나마 적자를 만회하려면 빨간 날도 문을 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과 월급봉투가 얇은 직장인들도 황금연휴가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중소기업들은 납기지체 등을 이유로 하루나 이틀 정도만 쉴 뿐 공휴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곳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인들도 어린이날에다 어버이날까지 몰려있어 목돈이 들어가야 할 형편이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않아서다. 남구에서 조그만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는 C씨(42)는 “가족끼리 외식이라도 한번 해야 되고 어버이날 부모님 용돈도 드려야 되는데,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대출이자랑 세금 내고 나면 여윳돈이 거의 없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정부는 5월 첫째 주 평일을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방안을 올해 초 검토했었지만, 생산·조업일수 감소와 해외여행 증가 등 단점이 클 것으로 보고 없던 일로 했다. 김준구기자

침 한방울 때문에… 강제추행범 7년만에 검거

7년 전 초등학생을 강제추행하고 달아난 20대 남성이 범행 당시 아파트 계단에 뱉은 침 때문에 뒤늦게 검거됐다. 인천지검 형사3부(최창호 부장검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헤어디자이너 A씨(21)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14살 중학생이던 2010년 4월11일께 부평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당시 11살 초등학생이던 B양(18)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져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B양에게 “담배를 피우려는데 망을 좀 봐달라”며 아파트 5층과 6층 사이 계단으로 데려가 추행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 감식을 하던 경찰은 용의자가 뱉은 것으로 추정되는 침을 아파트 계단 2곳에서 발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으나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된 DNA와 일치하는 것은 없었다. 경찰은 침 외에 범인을 특정할 만한 단서가 없어 미제 사건으로 분류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오토바이 절도 사건에 연루돼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드러났다. 한 30대 남성이 지난해 11월 오토바이를 잃어버렸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같은 달 4일 경기도 부천에서 해당 오토바이가 발견됐다. 이 오토바이에서 발견된 A씨의 혈흔을 분석한 결과 DNA가 7년 전 강제추행 사건에서 수거한 침의 DNA와 일치, 경찰은 A씨를 추궁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주영민기자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률 ‘66.7%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이 높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자랑하고 있다. 인하대는 올해 초 실시한 제6회 변호사 시험 합격자 발표 결과, 전체 응시자 72명 중 48명이 합격해 66.7%의 합격률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전체 응시자 평균 합격률인 51.5%보다 10%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올해 졸업을 한 후 첫 시험을 치른 6기 졸업생들은 10명 중 8명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 시험은 졸업 뒤 5회까지 치를 수 있다. 지난해 인하대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비율은 64.6%를 기록했다. 첫 응시생들의 합격률은 몇 년째 7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71.1%를, 2015년 75.6%, 2014년 85%를 기록했다. 인하대는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이 법학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실시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교과 과정 등 교육 수준이 이미 고도화돼 있어 학교 프로그램만으로도 충분히 합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인재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학원이나 혼자 공부하는 학생들보다 학교 수업을 잘 따라오는 이들의 합격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훌륭한 교육 내용과 함께, 학생들을 열성적으로 지도한 교수들 덕분에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준구기자

“주택가 인근 LPG 저장탱크 설치 안된다”

㈜GS E&R(GS)이 안산시 단원구 스마트허브에서 운영하고 있는 발전시설 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LPG 저장탱크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인근 주민들이 안전상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20일 GS와 주민 등에 따르면 GS가 운영하는 반월열병합발전소는 반월산업단지 내 증기와 전기 등을 생산ㆍ보급하기 위해 단원구 초지동 661 일원 부지 6만2천700㎡에 건립됐다. 이 발전소는 하루 최대 76.96M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으며 현재 석탄 및 벙커C유와 경유, 도시가스 등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GS 측은 안정적인 증기 공급 등을 위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연료를 LPG로 대체하기 위해 200t급 저장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공동주택 인근에 LPG 저장소가 들어서면 안전상 문제가 있고, 불안에 떨 수 밖에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저장탱크에 LPG 공급을 위해 화물트럭이 출입하면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고, 설명회 등도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GS 관계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해온 사업인 만큼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저장시설 설치에는 변화가 없다. 주민들이 원한다면 해당 부서와 협의를 거쳐 주민설명회도 열겠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기술 검토를 통해 시행하는 만큼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산=구재원기자

문화·교육·관광분야 통합… 광주시, 1국5과 신설 조직개편

광주시는 1국 5과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상반기 중 단행한다. 20일 시에 따르면 이번 조직 개편은 갈수록 성장해 가는 행정수요를 반영, 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와 도시 전체 경쟁력 향상을 위한 평생학습도시 선정에 대비, 지역의 안정된 일자리 지속적 창출은 물론 친환경 녹색도시를 구현하는 데 방점을 뒀다. 국 신설은 지난 2015년 인구가 30만 명이 넘어서면서 도시주택국이 설치된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조직체계는 5국 37과에서 6국 42과로 전환된다. 시는 신 성장 콘텐츠인 문화ㆍ교육ㆍ관광분야를 통합, 문화교육관광국 신설로 기능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평생교육과, 일자리경제과, 녹색환경과, 토지정보과, 지역보건과 등 5개 과를 설치하고 농정업무 정책기능과 실행기능 간 유기적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농정과를 농업기술센터로 통합한다. 이에 따라 농업기술센터는 현행 2과에서 3과 체제로 개편된다. 부서 및 팀의 명칭 변경, 팀의 신설과 분리, 부서 재배치 등도 진행된다. 총무국은 자치행정국으로 복지교육국은 희망복지국으로 경제산업국은 경제환경국으로 각각 변경된다. 시 관계자는 “대내외 행정요구에 적극 대응,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한상훈기자

농업용수 보내도… 물 안흐르는 ‘금빛수로’

김포 한강 신도시의 대표 특화시설인 대수로(금빛 수로)가 건천화에 따른 민 낯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가운데(본보 3월16일자 12면), 금빛 수로 농업용수가 본격 통수됐는데도 관로 누수문제로 여전히 물을 공급받지 못해 금빛 수로로 물이 흐르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20일 LH 김포사업단과 김포시 등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 김포지사는 지난 13일 고촌읍 신곡 양·배수장에서 금파통수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LH 김포사업단은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업용수 공급과 함께 전체 수체계시설에 필요한 11만1천300㎥와 보충수량 9천200㎥ 등 모두 12만532t의 물을 공급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2.7㎞의 대수로를 시작으로 실개천(8.9㎞)과 가마지천(2.1㎞) 등 총 13.7㎞의 수로에 물이 흐르고 호수공원에 1만5천850㎥의 담수가 이뤄져야 하지만 청송교 밑 수처리장부터 수로에 물을 공급하는 관로에서 일부 크랙(Crack:갈라진 틈새)이 발생, 누수로 수로에 물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특히, 올해는 한강 신도시 수체계시설의 농업용수로 인한 제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현장을 확인한 뒤, 올해 시범 운전을 거쳐 팔당원수 사용 여부를 최종 결정키로 해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시원스럽게 흐르는 수로와 실개천 등을 보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 통수식만 기다려왔지만, 농업용수의 공급이 시작됐는데도 수로에 물을 볼 수 없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 A씨(46ㆍ주부)는 “수로라는 게 1년 365일 늘 물이 흘러야 하는데도 한강 신도시 수로 특성상 농업용수로 운영되고 있어 지난겨울 동안 콘크리트와 시뻘건 황토를 드러낸 채 황량한 수로를 보고 지내왔다”며 “농업용수가 공급되기 시작했는데도 왜 수로에 물이 흐르질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 확실한 시범 운전을 통해 문제점들을 확인하고 팔당원수 공급 여부를 확정해야 하는데 올해 제대로 시범 운영할 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김포사업단 관계자는 “청송교 밑 관로의 일부 누수로 일시적으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신속히 관로를 정비, 빠른 시일 내 물이 공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포=양형찬기자

[1일 현장체험] 아이스링크 ‘정빙사’

사시사철 얼음으로 덮인 곳이 있다.빙판위를 신나게 달리고 싶을 때면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언제든 찾아 갈 수 있는 곳, 바로 아이스링크다. 드넓은 링크에 1년내내 최고의 빙질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숨은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여기에는 과학과 기술의 힘도 빌려야 한다. 최고의 빙질을 만드는 직업 ‘정빙사’는 화려한 빙판뒤에 숨은 주인공이다. 체육부 기자가 되기 이전부터 링크장을 찾을 때마다 빙판은 어떻게 관리되는지 늘 궁금했다. 사람들의 스케이트날에 부서지고 깨진 얼음조각은 어떻게 하는지, 움푹 패이고 깎인 곳은 어떻게 메우는지, 또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속에서는 어떻게 빙판을 식히고 다시 얼리는지 의문투성이었다. 그 해답을 찾기위해 나섰다. 단 하루만이라도 얼음 마법사가 돼보기 위해서다. ■ ‘김연아 키즈’부터 ‘제2 이상화’까지 꿈이 모이는 곳 1일 정빙사 체험을 위해 지난 17일 수원 탑동에 위한 아이스하우스를 찾았다. 봄비치고는 제법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전에 찾은 링크에는 어린 아이들로 북적였다.강사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제2의 김연아, 이상화를 꿈꾸며 저마다 열심히 스케이트를 타고 있었다. 링크장 옆 사무실에서 만난 정빙사 이병일(62)씨는 초보 정빙사(?)를 반갑게 맞아줬다.교육이 끝날 때까지 우선 사무실에서 대기하라고 말한 그는 두꺼운 겨울점퍼를 내주었다. 안그래도 링크의 한기에 몸이 움츠러드는 찰나 이 정빙사가 건네준 두꺼운 패딩점퍼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이 정빙사는 패딩점퍼를 건네며 “오늘 1일 조수가 생겨서 적적하지는 않겠구만”이라며 사람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 정빙사는 본격적인 정빙작업을 하기전에 먼저 기계실로 인도했다. 기계실에는 일명 ‘잠보니’로 불리는 정빙차부터 보일러, 냉동기까지 복잡한 기계들로 가득했다. 가장 먼저 보일러부터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정빙사로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위해 아침에 눈뜨자마자 해야하는 일이 보일러로 물을 데우는 일이라고 했다.언뜻 듣기엔 ‘링크에 뜨거운 물이 왜 필요하냐’ 싶겠지만 훼손된 빙판 표면을 뜨거운 물로 녹여서 다시 매끄럽게 만들기 위해 중요한 작업이다. 보일러부터 가동해서 물을 60도까지 데운 뒤 정빙차 물탱크에 물을 보충하는게 첫 번째 업무다. 다음으로 냉동기에 대해 소개했다. 이 정빙사는 “냉동기가 링크 안에서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시로 체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링크 온도는 계절마다 다른데 여름에는 -9.0도를 기준으로 하고, 겨울에는 -7.8도, 봄ㆍ가을에는 -8.7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단다. 실내빙상장 안에 사람들 때문에 실내온도가 올라가면서 빙판이 녹기 때문에 적절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 ‘정빙차’를 잘 다뤄야 진정한 정빙사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정빙차에 대해 배워보기로 했다. 링크에 갈 때마다 한번쯤은 보게 되는 정빙차는 실제로 보니 불도저를 연상케하는 육중한 몸을 자랑했다.정빙차는 빙판 위에 뿌려진 얼음 찌꺼기를 1톤짜리 폐빙 탱크로 흡입하고, 정빙 칼날(블레이드)로 빙판을 0.1~0.2㎜ 정도로 깎아내면서 빙판 표면에 온수를 뿌려 파인 얼음판의 틈새를 채워주는 역할을 담당한다.이 모든 작업이 거의 동시에 이뤄지면서 유리알 같은 얼음판으로 만들어 준다. 정빙작업의 진짜 주인공이기 때문에 수억원을 호가하는 덩치만큼 엄청난 몸값을 자랑한다. 정빙차의 작동법을 배우던 중에 아이들의 교육이 끝나면서 링크장 휴식시간이 됐다. 이 정빙사는 “이제 정빙차를 타고 나가도 되겠다”며 링크로 향하는 문을 열고 정빙차를 빼냈다. 정빙차를 링크로 옮기는 동안 빙판을 살펴보니 군데군데 패인 곳과 떨어져 나간 얼음 조각이 많이 보였다. 이 상태로는 다음에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정빙차를 제 위치에 옮긴 뒤 정빙차에 올라탔다.자동차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한 후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던 때처럼 떨리고 긴장된 순간이었다. 배운대로 정빙 작업이 가능하게끔 조작한 뒤 조심스럽게 전진 기어를 넣고 엑셀을 밟자 정빙차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정빙차가 지나갈때마다 움푹 패이고 깎인 얼음판이 매끄럽게 정돈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링크를 한바퀴 돌며 정빙작업을 이어갔다. 이 정빙사는 정빙차 운전에 재미가 들린 기자의 모습을 보면서 “어때 할만 해? 그래도 운전에 소질이 있구만. 속도는 안나지만 또다른 매력이 있지?”라며 대견하다는 표정이었다. 약 10분정도 링크를 이러저리 돌면서 정빙 작업을 마치자 이 정빙사는 정빙차를 기계실에 넣고 이번에는 수동 정빙기를 꺼냈다. 정빙차가 닿지 않는 사이드와 구석의 경우 이 수동 정빙기로 정빙사가 직접 밀며 깎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의 시범을 보고 난 뒤 크게 어려워 보이지 않아 가볍게 생각하고 수동 정빙기를 밀기 시작했다.그러나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바닥은 미끄러운데다가 무거운 정빙기를 직접 밀자니 발바닥과 팔에 있는대로 힘을 줘야하는 이중고가 계속됐다. 한 면을 미는데 만도 온몸에 땀이 비오듯 흘렀다. 이를 지켜보던 이 정빙사는 “정빙차 타는 것은 이거에 비하면 일도 아니야. 매일 하는 일이 아니어서 다행이지 나도 할 때마다 힘에 붙인다”고 말했다. 어렵게 사이드 정빙작업을 마친 후 기계실로 돌아와 정빙차 청소를 시작했다. 정빙차 곳곳에 얼음 조각이 끼어있었는데 특히 스크류 사이에 낀 눈이나 얼음 등을 더운물로 꼼꼼이 씻겨야 했다. 이 정빙사는 작은 조각이라도 정빙차 운행 중에 고장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구석구석 잘 청소해야한다고 강조했다.청소를 마치는 중에 또다른 아이들이 수업을 위해 링크로 들어가서 신나게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그는 빙판위에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볼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나도 내가 정돈한 링크를 아이들이 타는 모습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 24시간 링크에서 살아가는 ‘얼음 장인들’ 아이들이 링크를 이용하는 동안 사무실에서 이 정빙사에게 정빙사의 다른 업무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정빙사는 빙판만을 관리하는게 아니라 링크 전체를 관리하는 관리자이자 운영자였다.또다른 정빙사와 24시간 2교대로 근무한다는 그는 링크에 있는 동안은 빙판에 온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전했다. 우선 정빙차 밑에 들어가는 칼날은 13일에 한번씩 교체작업을 하는데 혼자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교체하는 데만 한 시간정도 소요된다. 또한 정빙기로 같은 곳을 계속 돌다보면 얼음판 평형에 뷸균형이 생겨서 한달에 한번씩 균형을 잡아주는 작업도 해야 한다. 많이 깎여서 낮아진 부분을 높여주기 위해 물을 호수로 분사시켜 낮은 부분을 채워 높이를 맞춰주는 것이다. 이 정빙사는 “이 작업의 경우 손님들이 모두 나간 야간 12시 이후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철야로 이뤄지는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 밖에도 부수적으로 링크장 내 시설과 전기 시설 등을 함께 관리하면서 고장이 났을 경우 이를 직접 수리하거나 외부업체에 의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링크장 내 강화유리가 많이 파손돼서 강화유리로 교체할때까지 파손된 부분을 PE판으로 대서 임시보수하는 일이 많다고 한다. 원래 에어컨 제조 대기업에서 일했다는 이 정빙사는 “은퇴하고 자격증 학원을 다니면서 공조냉동기계기능사와 보일러 자격증, 위험물관리자격증, 소방관리사2급, 흡수식 냉동기 자격증 등 5개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지난 2012년 이 곳에 정빙사로 취업해 5년째 일하고 있다.정빙사는 내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해준 고마운 직업”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평창 올림픽을 개최하게 되면서 링크가 더 늘어나고 저변이 확대돼 정빙사의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다. 누구든 도전해 볼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빙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그에게서 정빙사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 김연아와 이상화, 이승훈이 이 분들 손에 의해 태어났다고 생각하니 정빙사라는 직업에 경외심과 존경심마저 들었다. 아울러 내년도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이분들의 역할이 누구보다 중요할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다.이 정빙사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 아이들의 수업이 끝나고 링크장에 또다시 휴식시간이 돌아왔다. 자리에서 일어난 우리는 또다시 정빙차로 향했다. 정빙차가 링크장으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어준 이 정빙사는 “이봐 신참, 자네 차례야. 이번에는 더 잘할 수 있지?”라며 내게 정빙차를 맡겼다. “네, 물론입니다. 이제 잠보니는 저한테 맡겨주세요!” 나는 그렇게 기자가 아닌 정빙사로 이날 빙판을 몇 번이고 돌고 또 돌았다. 사람들의 안전과 최고의 빙판을 유지하기 위해 오늘도 잠보니는 얼음 위를 달린다. 김광호기자

경기도, 동남아시아인 대상 마이스 관광상품 개발

경기도가 대만, 베트남 등 동남아 마이스 참가자를 대상으로 신규 마이스(MICE) 관광상품 개발에 나선다. 경기도와 경기마이스뷰로는 21일 33개 여행사 관계자와 수원, 고양 등 8기 시ㆍ군 마이스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2017년 경기 마이스 유치·개최 지원제도 설명회’를 개최한다. 참가 여행사는 대만,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온 마이스 참가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마이스 전문 인바운드 여행사다. 도는 이번 설명회를 통해 ‘경기도 마이스 유치·개최 지원제도’를 소개하고 도내 유니크 베뉴(Unique Venue)를 활용한 관광코스 상품을 논의할 방침이다. 유니크 베뉴는 전시 컨벤션센터, 호텔 등 마이스 행사 전문시설 외에 미술관, 박물관 등 지역 내 특색 있는 시설을 활용한 마이스 행사장을 말한다. 도는 시ㆍ군 또는 기업, 여행사 등의 단체에서 지역 내 유니크 베뉴를 활용한 마이스 관광상품을 개발할 경우 ‘경기도 마이스 유치·개최 지원제도’에 따라 사업비의 일정 금액을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지원금액의 70% 이상을 해당 시ㆍ군 내 업체에 사용해야 한다는 지원조건에 따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차광희 도 관광과장은 “도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마이스산업을 집중육성하고 있다”며 “중화권과 더불어 특히 동남아권의 마이스 시장 확대를 위해 시·군, 마이스 인바운드 여행사들과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