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서 또 도로가 갈라지는 사고가 발생, 퇴근길 교통이 통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12일 고양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50분께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의 한 도로와 인도에 길이가 각각 20m와 7m가량 되는 균열이 생겼다.이곳은 지난 2월 세 차례나 지반 침하와 도로 균열이 발생했던 일산 요진와이시티 인근 업무시설 공사현장 앞 도로다. 15층짜리 고층 업무시설을 짓기 위해 깊이 20m의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던 중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사고로 오후 8시부터 서울에서 일산 방향 버스전용차로를 제외한 4차로가 전면 통제되고 있다. 앞서 약 3시간 전에는 지난 2월 사고로 아예 진·출입이 통제된 다른 면 도로에서 펜스 안쪽에 약간의 균열이 발생했다. 시 관계자는 “보수작업의 하나로 업무시설 건설현장에서 물막이 공사를 하던 중 유압이 세 지하수가 터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속히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고양=김상현기자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단 1승을 남겨뒀다. KGC인삼공사는 12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용병 데이비드 사이먼(29점ㆍ12리바운드)과 키퍼 사익스(18점ㆍ7어시스트)의 활약을 앞세워 82대7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KGC인삼공사는 남은 3경기에서 1승을 거두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게 된다. KGC인삼공사는 1쿼터에서 사이먼이 13점을 몰아넣으며 22대21로 앞섰다. KGC인삼공사는 2쿼터 시작과 함께 사익스의 공격이 살아나며 34대23으로 달아났지만 막판 모비스 함지훈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해 전반을 41대40으로 마무리했다. 시소게임을 펼치던 KGC인삼공사는 3쿼터 중반 사이먼과 사익스, 오세근의 적극적인 공격으로 흐름을 바꿨다. 3쿼터 중반 연속 15점을 올리며 점수 차를 벌린 KGC인삼공사는 종료 1분 50초를 남기고 사익스가 상대 공을 스틸해 덩크슛을 꽂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이어진 공격에서도 사이먼이 덩크슛을 성공시키며 안양체육관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KGC인삼공사는 4쿼터 초반 모비스의 거센 추격에 잠시 주춤했지만 상대가 지친 틈을 타 손쉽게 득점을 쌓으며 다시 도망갔고, 경기 종료 2분 20여 초 전엔 80대63으로 벌려 사실상 승부를 마무리했다. KGC인삼공사는 오는 1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3차전을 벌인다.홍완식기자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는 ‘2017년도 온라인 수출 지원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해외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온라인 수출관 패키지, 검색엔진 마케팅 패키지, 외국어 홈페이지 제작, 검색 엔진마케팅, 온라인 구매 오퍼 사후관리 등 5개 분야로 나눠 모집한다. 온라인 수출관 패키지는 영문 등 외국어로 상품페이지를 제작하고서 국내 대표적인 B2B사이트인 고비즈코리아와 글로벌 e-마켓에 등록해 홍보ㆍ바이어 발굴ㆍ인콰이어리 대응ㆍ거래지원 등을 일괄 지원하는 사업이다. 검색엔진 마케팅 패키지는 외국어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해당 홈페이지가 구글 등 해외유력 검색포털에서 쉽게 검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부 보조금 이 외에 기업 부담금은 검색엔진 마케팅 패키지 130만 원, 외국어 홈페이지 제작 40만 원, 검색 엔진 마케팅 100만 원이다. 이 외 온라인 수출관 패키지와 온라인 구매 오퍼 사후관리사업은 무료다. 사업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은 고비즈코리아(kr.gobizkorea.com)를 통해 5월 5일까지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문의는 중진공 마케팅사업처(055-751-9754), 고비즈코리아 고객지원센터(1588-6234), 경기지역본부(031-201-6841,2)로 하면 된다. 정자연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12일 진정한 의미의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해 지방은행 설립을 통한 ‘1도 1 은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심 후보는 이날 경기일보와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이 국회 의원회관 의원식당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대선후보 초청 릴레이 인터뷰’에서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일찍부터 1도 1 은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7대 국회 때 제가 가장 강력하게 제기했던 과제 중 하나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그는 지방은행 설립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진정한 지방분권의 필수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심 후보는 “지역에서 돈이 돌아야 지방분권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지금은 지역에서 소비를 해도 대형 마트나 복합 쇼핑몰을 통해 본사로 송금되면서 지역경제가 공동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이어 “어떤 기관이 지방으로 내려가더라도 임금을 수령하는 은행들은 대부분 다 시중은행이고 결국 돈은 서울에 와서 쓴다”고 진단하면서 “이렇게 되면 지방자치분권의 의미가 없고 건물만 내려가 있는 셈이 되는 것이다. 실제 돈이 돌지 않는 그런 지방분권은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이에 따라 심 후보는 “그런 점에서 앞으로 1도 1 은행 이상으로 하고 적어도 지방분권의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적극적인 협력과 네트워크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심 후보는 “공기업 이상의 기업들은 그 지역의 지방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삼는다든지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심은행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송우일기자
쌀 가격 폭락과 쌀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생산비 절감은 농업인에게 숙원이 됐다. 특히 농촌인구 고령화, 영세화로 경영비를 줄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이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쌀 생산비를 15% 이상 줄이는 벼 직파재배법을 확대 하고자 12일 농협 경기지역본부와 공동으로 연시회를 열고 보급에 나섰다. 경기미와 농업인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날 열린 ‘벼 직파재배 교육 및 생력재배 연시회’를 통해 생산비 절감방법과 직파재배 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확대되는 벼 직파재배…농가소득 보완 기대 이번 교육은 쌀 생산비를 줄이는 벼 직파재배를 농가에 적극적으로 보급해 쌀 가격 하락에 대응하고 농가 소득을 보완하고자 마련됐다.도농기원은 이날 연시회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논을 정밀하게 고르는 방법을 선보였다. 또 트랙터부착 파종기ㆍ승용 직파기ㆍ무인헬기 등을 이용한 유형별 직파재배 기술, 무인보트를 이용한 방제기술 등을 시연해 호응을 얻었다. 도농기원에 따르면 벼 직파재배 기술을 이용하면 기계 이앙 재배법과 비교해 노동시간은 최대 65%, 총 생산비는 15% 이상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직파재배는 지난 1995년 5천500ha에서 2014년 1천513ha로 최근 확대되는 추세다. 벼 직파재배기술은 논에 못자리를 설치하지 않고 볍씨를 직접 논에 뿌려 벼를 재배한다. 물에 물을 뺀 상태에서 골을 내 점점이 파종하는 ‘무논점파’, 마른 논에 파종하는 ‘건답점파’, 논에 물을 채운 상태에서 손이나 비료살포기 등으로 파종하는 ‘담수산파’가 있다. 최근 무인헬기를 이용한 ‘무논산파’ 기술도 활용된다. 우선 무논점파는 논물을 뺀 상태에서 골을 내며 점뿌림하는 기술이다. 분답 준비가 이앙작업과 같으며 점뿌림에 따른 입모향상과 도복경감으로 안전성이 높다. 다만, 새 피해가 일부 발생하며 종자 싹 틔우기 길이가 길면 파종 곤란하다는 단점이 있다. 건답점파는 마른논상태에서 트랙터 부착점파기를 이용해 파종, 흙덮기하고서 2~3엽일때부터 담수해 재배한다. 파종작업이 간편해 작업 효율이 높고 점뿌림하고서 흙으로 덮기에 새 피해가 적다. 비가 오면 파종 작업이 곤란해 파종기에 가뭄 시 발아나 모의 생육이 불량하며, 잡초 및 잡초성벼 발생이 많아지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볍씨부착 생분해 비닐을 이용한 건답점파는 생분해 비닐에 볍씨를 부착해 마른논에 전용피복기를 이용한다.특히 잡초성 벼(앵미) 발생 억제 및 제초제 미사용으로 친환경 재배에 유리하다. 담수산파는 분의 소독한 종자 침종 후 싹 틔우기 직전의 종자에 규산(철분)분말을 코팅해 논 정지작업 직후 손이나 비료살포기 등을 이용 파종하는 기술을 뜻한다.파종작업이 간편해 이앙재배와 비교하면 70% 이상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다만, 종자 몰림 현상으로 입모 불균일, 눈 그누기시 새 피해, 도복 우려 등이 크다. ■ 노동력 30% 이상 절감, 벼 무논점파 재배기술…논두렁 정비+물관리 필수 직파재배 가운데서도 육묘∼이앙 노력을 30% 이상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벼 무논점파 재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무논점파 재배기술은 기계 모내기와 수량, 쌀 품질이 비슷하고 성공률은 높였다.기계 모내기처럼 로타리 및 정지작업을 하고 무논점파 이앙기를 이용해 파종한다. 벼 무논점파 재배는 특히 무논 상태에서 5∼7립의 종자를 균일하게 점뿌림해 입모가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앵미(잡초성벼) 발생억제와 도복을 방지하는 등 그동안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한 새로운 기술로 평가받는다. 직파라는 점이 기계 이앙과 다르지만 수량성, 미질, 잡초성벼 발생 등이 기계 이앙 벼와 비슷해 생산비 절감을 위해서는 확대해야 할 벼농사의 주요 기술로 꼽힌다. 우선 벼 무논점파할 논은 모래땅은 좋지 않고, 볏짚이 있는 경우 가을갈이를 하는 게 좋다. 가을갈이를 못하면 해동하고서 일찍 논갈이를 하고 물을 넣어 썩힘을 촉진하는 게 중요하다. 정지작업은 평탄하게 해야 입모율과 제초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논두렁을 정비해 파종 직후 옆 논에서 물이 들어오지 않게 해야 한다. 무논점파의 10a당 비료사용 기준량은 질소 9.0, 인산 4.5, 칼리 5.7㎏이다. 토양특성 및 지력에 따라 가감하면 된다. 1차 제초제 살포는 로타리 작업 직후 등록된 제초제를 골고루 뿌리고 5일 이상 논물이 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종자는 수매 등을 고려해 알맞은 품종을 10a당 4∼5㎏가량 준비한 후 균일파종이 가능하도록 까락을 제거해야 한다. 소독과 볍씨 담그기를 한 후 볍씨발아기 등으로 싹길이가 1~2mm 정도 되도록 기르고, 파종할 때 볍씨에 물기가 많으면 균일파종이 되지 않아 싹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파종 적기는 5월 1~20일 사이가 적당하다. 이 기간에 기상예보 등을 참고해 비가 오거나 갑자기 저온이 되면 파종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 특히 논의 정지작업이 잘되지 않아 물이 고여 있는 곳은 물을 빼고 파종해야 한다. 파종이 완료되면 물이 잘 빠지도록 물고랑 및 물꼬를 정비하고 논두렁을 확인해 비가 내리거나 물이 들어와도 즉시 배수가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벼가 5㎝ 내외로 자랄 때까지 파종 후 10~15일 동안 물을 대지 말고 관리해야 한다. 이 시기에 가뭄이 지속해 생육에 지장이 있으면 골에만 물을 댔다가 빼주는 작업을 한다. 전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벼가 5 이상 자란 상태에서 물을 넣고, 2~3일 지나 논물 높이를 5㎝ 내외로 조절한 후 2차 제초제 처리를 해야 하는데, 전용제초제를 골고루 살포한 후 1주일 이상 논물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가지치기 거름은 벼잎이 5매 정도 나왔을 때 나누어 주고 이후에는 일반 기계 이앙 논과 같이 관리하면 된다. ■ 도농기원, 직파 재배면적 확대로 경기미ㆍ농가 경쟁력 확보 도농기원은 올해 100㏊의 논에서 직파재배 시범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와 업무협약을 통해 농협이 운영하는 직파재배 시범단지 70㏊에도 전담 지도사를 배치해 현장기술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도농기원은 이날 열린 ‘벼 직파 재배 교육 및 생력 재배 연시회’에서 직파재배 기술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를 뒷받침했다. 행사에서는 이문희 한국직파농업협회 이사장이 ‘직파재배 핵심 재배기술’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으며 벼 직파 재배를 하는 농업인이 직접 사례 발표를 해 이해를 높였다. 또 유형별 벼 직파 및 생력재배기술 화판 설명, 유형별 생력재배 연시, 종합 토론 등 교육과 토론이 이어졌다. 김순재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지난해 1천810㏊에 머물렀던 직파재배 면적을 올해는 1천900㏊로 확대하고 2023년에는 3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농가 실정에 맞는 농법을 선택해 파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직파재배 기술을 지속적으로 보급해 경기미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는 17일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12일 “박 전 대통령의 기소 시기가 17일 정도가 제일 유력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다섯 번째로 진행된 박 전 대통령 구치소 방문 조사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7일은 공식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날이다. 박 대통령의 구속 시한은 오는 19일까지이지만 검찰은 선거 운동이 본격화하고 나서 검찰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기소 시점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검찰은 17일 이전에 박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을 동시에 기소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반 년간 계속된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매듭짓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우 전 수석 영장이 기각되는 등 막바지 보강 수사에 예기치 못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다음 주로 기소 시점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롯데ㆍSK 등 삼성 외에 일부 대기업의 추가 뇌물 공여 의혹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권혁준기자
한꺼번에 팝콘처럼 피어난 아파트 단지 안의 벚꽃을 보면서 저 많은 꽃을 피워내느라 힘들었을 나무의 노고를 생각하게 된다. 꽃 한 송이를 피우는 데 무척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하니 이 즈음의 나무들은 나무발전소인 셈이다. ‘봄은 땅에서 오고 가을은 공중에서 온다’고 했는데 나무들은 봄을 가지 끝까지 끌어올리느라 야생화들보다 개화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린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을 물어봤더니 대부분 벚꽃이라고 대답했단다. 그 이유는 벚꽃이 화려해 눈에 잘 띄는 데다가 지구 온난화로 벚꽃 개화 시기가 일주일가량 앞당겨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봄의 전령인 것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벌써 아득하다. 법정스님 수필을 읽다 보니 화초를 애지중지 보살피다가 거기에 얽매이게 되자 꽃에 대한 사랑도 결국 집착임을 깨닫게 된 스님이 난초 화분을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장미 등 기르던 화초를 다른 데로 옮기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 빈 뜰에 시간이 흐르자 야생화들이 피어난다. 달맞이꽃은 해질녘에 핀다. 저녁 예불을 마치고 뜰에 나가면 수런수런 여기저기서 꽃들이 문을 연다. 투명한 빛깔을 보고 있으면 그 얼까지도 환히 들여다보이는 것 같다. 박꽃처럼 저녁에 피는 꽃이라 그런지 애처로운 생각이 든다. 혼자서 피게 할 수 없어 여름내 나는 어둠이 내리는 뜰에서 한참씩을 서성거렸다. 그 애들이 없었더라면 여름의 내 뜰은 자못 삭막했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마른 바람이 불어오자 꽃들은 앙상한 줄기에다 씨를 남긴 채 자취를 감추어갔다. 오늘 아침 마지막 꽃대를 거두어주었다. -빈 뜰 중에서 꽃들이 수런거리며 문을 여는 시간, 애처로운 마음에 “혼자서 피게 할 수 없어” 꽃 옆에서 여름내 서성거리는 스님. 이게 자비심일 게다. 함께 겪는 것. 비 오는 데 가장 고마운 사람은 우산을 내미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비를 맞아주는 사람이라지 않는가. 타자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될 때 우리는 돈이나 효율성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을 것이다. 법정 스님의 글을 읽으면서 늘 번잡스럽기만 한 내 마음의 뜰을 떠올려 본다. 마음에도 여백이 있어야겠다. 더 움켜쥐려고만 하지 말고 햇빛 한 줌, 바람 한 줌 그리고 몇 송이의 달맞이꽃, 나팔꽃, 메꽃 등이 피어 있는 빈 뜰을 두어야겠다. 뒤로 물러 서 있기 땅에 몸을 대고 남에게 그림자 드리우지 않기 남들의 그림자 속에서 빛나기 -라이너 쿤체 은엉겅퀴 최근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시다. 제 키를 높여 햇빛을 독차지하려는 무한경쟁 사회에서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스스로 빛나는 생존 전략. 라이너 쿤체는 “시란 조용한 인식을 매개하는 ‘맹인의 지팡이’ 같은 것”이라고 했다. 평소 깨닫지 못하는 존재의 비밀을 드러내주는 이런 시를 만날 때 내 정신도 함께 고양된다. “나의 의문을 풀어주는 데는 열 권의 철학책보다 창가에 핀 한 송이 나팔꽃이 낫다”는 휘트먼의 말을 생각하며 이 봄, 한 송이 꽃과 깊게 눈을 마주쳐 본다. 박설희 시인
인천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과 인천대학교가 12일 상호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두 기관은 이날 인천대에서 업무 협약식을 갖고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책임있는 역할 수행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인천대는 2017년 인천 구단의 공식후원사로 활동하게 된다. 인천 구단은 인천대 축구부에 대한 축구용품 등 인프라를 지원한다. 또 양 기관은 인적교류의 확대를 통해 축구선수 발굴 및 영입 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산학협력사업 프로젝트’를 진행, 인천대 재학 중인 우수 인재를 인천 구단의 잠재적인 스포츠산업 요원으로 육성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 공헌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한 공동사업을 시행하고, 올 시즌 인천 구단 홈경기 중 ‘인천대 브랜드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병일 인천 구단 대표이사는 협약식에서 “향후 양 기관의 관계강화를 통해 인천지역 사회발전에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동성 인천대 총장은 “인천이라는 이름을 함께 쓰는 교육기관과 프로스포츠 구단이 하나 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며 “공동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에 모범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영수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고양갑)는 12일 “선거 과정에 연대나 단일화, 사퇴는 절대로 없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심 후보는 이날 경기일보와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이 국회 의원회관 의원식당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대선후보 초청 릴레이 인터뷰’에서 “제가 사퇴하는 것은 촛불 시민이 사퇴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그는 “촛불 시민, 비정규직, 워킹맘, 중소자영업자 등 삶이 고달픈 사람들이 심상정에게 거침없이 달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면서 “끝까지 완주해 책임 있는 결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아울러 심 후보는 “지난 대선은 민주당의 한계를 아는 사람들도 정권교체를 위해 불가피하게 비판적 지지를 던졌다”며 “그러나 이번 선거는 이미 국민이 정권교체를 해놨다. 이번 선거는 정의당과 민주당, 국민의당이 개혁을 놓고 진검승부를 하라는 게 국민의 뜻”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촛불의 시대정신은 개혁”이라며 “거침없는 개혁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저 심상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의당이 추구하는 진보정치는. 정의당은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만들자는 정당이다. 많은 분이 진보정당이라고 하면 안보가 불철저하지 않느냐는 오해하시는데 저희는 튼튼한 안보 위에 복지국가로 가자는 정당이다. 지금까지 보수가 추구해온 가짜 안보가 아닌 진짜 안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저희가 원내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정당인데 저희보다 더 센 공약을 내는 데가 많다. 이 때문에 최근 대선이 시작되면서 많은 분이 정의당이 더 세게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의당은 급진성과 과격성이 아닌 책임성을 강조하는 정당이다. 표 때문에 정책을 여반장 식으로 바꾸지 않고 일관되게 추진해 국민의 삶을 바꾸는 그런 정당이다. 이번 대선 때 노동가치를 국정운영의 제1과제로 삼는 친 노동 개혁정부를 말씀드렸다. 다음 정부의 핵심과제는 불평등 해소다. 대한민국 최초로 친재벌이 아닌 시민들의 땀을 응원하는 정부가 되겠다. -대선 과정에서의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선거과정에 연대, 단일화, 사퇴는 없다. 제가 사퇴하는 것은 촛불 시민이 사퇴하는 것이다. 촛불 시민, 비정규직, 워킹맘, 중소자영업자 등 삶이 고달픈 사람들이 심상정에게 거침없이 달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끝까지 해서 책임 있는 결과를 만들겠다. 촛불 혁명 이후 제대로 된 미래 정당 하나는 남겨야 한다는 데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이 막판에 도와달라고 해도 완주할 것인지. 제가 고단한 국민을 도와야지 왜 그분들을 도와야 하나. 지난 대선은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를 다투는 선거였다. 민주당의 한계를 아는 사람들도 정권교체를 위해 불가피하게 비판적 지지를 던졌다. 심상정이 지지를 많이 받으면 정권교체에 지장이 생기지 않느냐는 우려로 진보정당 지지가 억눌렸고 그것이 진보정당 성장에 큰 장애가 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이미 국민이 정권교체를 해놨다. 한국당, 바른정당은 집권가능성이 없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 아니다. 이번 선거는 정의당과 민주당, 국민의당이 개혁을 놓고 진검승부를 하라는 게 국민의 뜻이고 촛불의 시대정신은 개혁이다. 거침없는 개혁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저 심상정이다. 이번 촛불 시민혁명을 주도한 시민들이 당장은 정권교체에 몰려 있지만 다음 정부가 개혁을 추진하지 않으면 바로 ‘디스’할 것이다. -지방분권형 개헌에 대한 입장은. 촛불 시민혁명을 제도화하는 개헌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의 기본권을 확장하고 정치제도를 바꾸는 동시에 지방분권형 개헌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헌법에 지방분권 국가임을 명시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라는 표현 대신 지방정부라고 써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대등하고 수평적 관계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입법권과 관련해서도 국회와 지방정부가 지방주민의 삶에 대한 부분은 자치 입법권을 보장해야 하고 공공사무는 원칙적으로 지방정부가 수행해야 한다. 또한 지방이 할 수 없는 국가사무는 중앙정부가 해야 한다. 아울러 지방재정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을 명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노동친화적 공약을 설명해달라. 노동권은 국가의 기본 임무가 돼야 한다는 보편적인 노동가치를 말씀드린다. 노동공약과 관련한 첫 번째 문제는 비정규직 문제다. 비정규직은 새로운 사회경제적 신분이다. 이유없이 비정규직이 된다. 경제적 차별이 아닌 인권적 차원에서도 정규직화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개혁이다. 두 번째 최저임금 인상,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노동시간 단축 등 개혁을 통해 일을 하면 먹고사는 데 지장 없고 최소한의 인간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노동전략은 저성장시대의 성장전략 중 하나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 일본 아베 총리 등도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관철하는데 올인하고 있다. 노동개혁으로 인한 중소자영업자들의 사회적 부담은 철저히 상위 1%, 대기업, 원청, 프랜차이즈가 져야 한다. 이와 관련, 최저임금과 연동해 최고임금을 제한하는 ‘살찐고양이법’, 원하청이 하도급 계약 시 최저임금 인상률을 원청이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 대리점에 강력한 교섭권을 주는 ‘남양유업법’ 등이 있다. -대통령과 지방정부 수장 간 토론형 제2 국무회의를 신설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데. 제2 국무회의는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가 제안한 것이다. 전폭적으로 제 공약으로 수용하겠다. 어떤 식으로든 지방정부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정책에 대해서는 사전에 논의할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 의견을 청취하는 실질적 협의가 이뤄지는 기구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입장은. 행정수도 이전 문제와 관련,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개헌은 기본적으로 권력분점에 대한 공감대가 가장 크다.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갈등 의제다. 그동안 정치 관행으로 보면 이런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합의되지 않은 개헌은 배제될 가능성도 크다. 무조건 개헌으로 밀고 가는 게 현명한 게 아니다. 지방 간 이해관계가 있으므로 사전에 정치적 합의를 거치는 게 우선이다. 다양한 방안을 갖고 검토할 수 있다. 어떤 분은 개헌이냐 아니냐 갖고 적극성 여부를 평가하는데 국회에서 여러 정당을 상대해보면 제가 말한 게 가장 적극적인 방안이다. -후보 간 검증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단순 네거티브라고 보는지. 의제 자체가 네거티브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도덕성 검증은 기본이 돼야 한다. 정유라로 인해 국민 가슴에 얼마나 멍이 들었나. 입학, 취업 문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실 규명이 돼야 한다는 게 국민 정서다. 다만 개혁에 대한 구상을 갖고 논쟁해야 할 시기를 유력주자들의 아들, 딸 문제가 덮은 건 아쉽다. 대한민국 정치가 도덕검증에 큰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강해인송우일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파주(58) △명지여고 △서울대 역사교육과 △서울노동운동연합 중앙위원장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 △민주노동당 당대회 부의장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진보신당 공동대표 △통합진보당 원내대표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정의당 원내대표 △정의당 대표 △17·19·20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