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기고 녹슬고… 이렇게 처참할 수가” 세월호 확인한 유가족들 오열·실신

“찢기고 녹슬고 부서진 선체가 마치 폭탄 맞은 것 같아 볼 수가 없었어요” 세월호 유가족들이 2일 배를 타고 나가 그동안 직접 보지 못한 전남 목포 신항에 접안한 세월호 선체의 선상 부분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유가족들은 그동안 육지에서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이 배 밑바닥이 보이도록 접안한 탓에 객실과 조타실이 위치한 선상 부분을 간접적인 사진과 영상으로만 접했다. 이날 해양수산부의 협조로 배를 타고 세월호 선상이 보이는 바다로 나가기 위해 유가족 50여 명은 약 2㎞를 걸어 외부 항구로 향했다. 유가족과 가족 기록단은 13명씩 5개 조로 나눠 항구에서 배편으로 약 15분 거리에 있는 목포 신항으로 향해 했다. 선상의 세월호 수습ㆍ인양 작업 현황을 참관하기 위해 갔지만 사실상 최초로 직접 세월호 선상 모습을 보는 탓에 가족들 얼굴에서는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서로 격려하며 구명동의를 입고 배에 오른 가족들은 세월호 선체가 보이면서 점차 굳은 표정으로 창밖을 응시했다. 유가족을 태운 배가 세월호 선체에 50m가량 접근하자 가족들 입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가족들은 “선상이 폭탄 맞은 것 같이 찢기고 부서졌다”며 오열하고, 가족 일부는 쓰러졌다. 일부 유가족은 차마 처참한 세월호 선상 모습을 보지 못하고 얼굴을 돌리고 눈을 감은 것으로 전했다. 20분 동안 참관할 예정이었으나 가족들이 고통스러워 하면서 불과 10분 만에 다시 출발지로 뱃머리를 돌렸다. 유가족들은 시간 감각이 사라질 만큼 지난 2014년 4월16일과 지난 3년여의 고통스런 시간을 다시 느끼며 회색빛으로 변한 낯빛으로 한 손에는 눈물을 닦은 휴지를 쥐고 배에서 내렸다. 단원고 희생자 이영만 학생의 어머니 이미경씨는 “보고 믿기지 않는 처참한 모습에 배가 아닌 것 같았다”며 “처참하게 훼손된 세월호가 사고 당시 그리고 3년 동안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고 싶다. 선체조사 작업하는 모습이라도 유가족들이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연합뉴스

하남·포천시장 ‘4·12 보궐선거’ 예측불허 대혼전

5월9일 대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엿볼 수 있는 ‘4·12’ 하남시장·포천시장 보궐선거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구속에 대한 보수층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고, 대선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치뤄지는 선거인지라 각 당이 자존심을 걸고 중앙당 차원의 총력지원에 나섰다. 2일 하남·포천 지역 정가에 따르면 하남시장 선거는 4개 교섭단체가 4강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미사지구 등을 중심으로 젊은 표심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중 어느 쪽을 지지할 것인지, 보수 부동층의 향배가 한국당과 바른정당 중 어느 쪽으로 쏠린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진보성향 표심과 보수성향 표심이 모두 분열될 수 있기 때문에 상대 성향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민주당은 당 소속 이교범 전 시장이 시장직을 상실하면서 치뤄지는 선거인 탓에 다른 정당으로부터 집중 공세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추미애 대표와 전해철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소속 의원들이 1일 오수봉 후보 집중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에 맞서 한국당도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과 원유철·김성원 의원 등 소속 의원들이 2일 윤재군 후보 지원유세를 펼쳤다. 하남은 이현재 정책위의장 지역구에서 한국당도 배수진을 치고 있다. 국민의당 역시 지난달 29일 유형욱 후보 출정식에 박지원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데 이어 31일에는 안철수 전 대표가 지원 유세를 펼치며 총력 지원중이다. 바른정당도 지난달 25일 윤완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유승민 의원(현 대표)과 남경필 지사, 정병국 전 대표, 김학용 도당위원장 등이 대거 참석해 필승을 다짐했으며, 2일에는 남 지사가 윤 후보와 함께 예배를 드렸다. 포천은 국민의당을 제외하고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정당 등 교섭단체 3개당 후보와 민주당연합당(유병권), 무소속(박윤국) 후보 등 5명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후보를 사퇴한 이강림 전 무소속 후보 지지층이 어느 후보를 지지할 지가 최대 변수라는 데 이의가 없는 상태다. 포천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어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다소 유리하다고 볼 수 있으나 보수층이 분열될 경우 민주당 혹은 다른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두현 김재민 강영호기자

검찰, 박 前 대통령 내일 ‘구치소 조사’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검찰이 이번 주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한다.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찾아 ‘방문조사’를 진행하고, ‘비선 실세’ 최순실씨(61)와의 공모 관계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는 방침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오는 4일 서울구치소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당초 3일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려 했으나 변호인 측이 변론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이날로 조사 일정을 잡았다. 조사 장소 또한 처음에는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소환하려 했으나, 이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심리 상태와 경호 문제들을 이유로 변호인 측이 구치소 조사를 요청해 수용했다.이와 함께 청사 소환 시 경호ㆍ경비 등 문제로 다소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데다 방문조사가 더 효율적이라는 검찰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최씨와 공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뇌물수수 혐의 입증에 있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한은 최대 20일로, 적어도 오는 19일 이전까지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충분히 수사한 후 재판에 넘겨야 한다. 이달 17일부터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검찰은 그전에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