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는 잊었다… 일만 할 수 있다면”

“땀이 비 오듯 흐르며 폭염과 사투를 벌여도, 내 손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뿌듯합니다” 영상 34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던 3일 새벽 4시께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의 한 인력사무소. 이른 시각임에도 이곳 앞은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일용직 근로자들이 어느새 80여명으로 늘어나 장사진을 이뤘다.이른 새벽임에도 후텁지근한 열기가 인력시장 주변을 짓누르고 있었지만, 이들 구직자들에게 더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들은 서로 가벼운 인사를 나눈 뒤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며 인력사무소에 불이 켜지기만을 기다렸다. 일용직 근로자 대부분은 과거 사업실패나 개인 사정 등 인생의 고비를 겪은 터라 무더운 날씨에도 일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함을 느끼는 듯했다.사업 실패 후 수년간 인력사무소를 찾고 있다는 L씨(46)는 “7년 전 사업에 실패해 일용직에 발을 들인 이후 매일 일을 한다는 것이 감사하다”면서 “겨울에는 일하고 싶어도 일거리가 없어 못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일거리가 넉넉한 여름에 열심히 일해 돈을 모아둘 생각”이라고 웃음 지었다. 잠시 후 인력사무소장이 도착하자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수십명의 근로자들은 차례차례 목공업이나 자재정리, 청소 등 다양한 일거리가 있는 오산과 화성, 광주 등 전국 각지의 공사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오산으로 향하던 J씨(60)는 “폭염보다 무서운 것은 일자리가 없는 것이라 날씨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몇 달 전 공사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같은시각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의 수진리고개 인력시장에도 일자리를 구하고자 모여든 근로자들이 가득했다. 선착순대로 일거리가 배정되는 만큼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이들은 인근 해장국집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한 뒤 주변을 서성였다.시장 한편에서 일자리를 구한 한 무리의 근로자들이 승합차에 오르자 대기 중이던 근로자들은 행여 오늘 일거리를 구하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갈까 애타는 마음을 담배로 달래야만 했다. 20여분의 기다림 끝에 일거리를 구한 J씨(54)는 “여름철엔 한낮에 공사현장에서 철근을 잡으면 장갑이 쩍쩍 달라붙을 정도라 힘들다”면서 “그러나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아 직접 일을 해 돈을 벌 수 있어 기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한동은·조승호기자

‘특별형사대’ 치안여건 개선 눈에 띄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시행 중인 ‘특별형사대’가 투입 6개월 만에 2천500여명의 범법자를 검거하는 등 경기지역 치안여건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기남부청에 따르면 특별형사대는 7개 경찰관 기동대 가운데 기존 1기동대(108명)를 개편한 부대로, 지난 2월2일 정식부서로 조직됐다.기존 기동대가 시위 대응을 주로 하는 것과는 달리, 이들은 현장 순찰과 함께 범죄자를 검거하고 직접 수사까지 맡고 있다. 또 최초 수원과 안산, 시흥, 평택, 화성 등 경기서남부지역 9개 경찰서 관할구역에 투입되다가 4월부터는 24개 경찰서 관할로 확대됐다. 그 결과 특별형사대는 투입 6개월 만에 수배자 558명, 일반 형사범 807명, 출입국관리법 위반사범 1천205명 등 총 2천570명을 검거했다.또 절도·강도·폭력·살인·방화 등 5대 범죄 발생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6천945건에서 4만5천425건으로 1천520건(3.2%) 감소했다. 특히 외국인 폭력범죄는 해당 기간 1천618건에서 1천454건(10.1%)으로 줄었고, 외국인 5대 범죄도 2천23건에서 1천938건(4.2%)으로 감소했다. 경기남부지역 체감안전도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안전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점, ‘범죄안전도’는 4.7점 높아졌다.경찰 관계자는 “거리에 경찰관이 배치된 것만으로도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는 점을 감안, 특별형사대 활동을 계획했다”며 “활동 6개월을 맞아 성과를 분석해보니 순찰을 통한 범죄 예방활동뿐 아니라 실질적인 검거까지 치안여건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퇴직자도 제재하겠다는 수원 공무원 강령

수원시가 소속 ‘공무원 행동강령에 관한 규칙’을 일부 개정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현직공무원도 아닌 퇴직공무원에게까지 윤리규정을 적용하고 이를 위반했을 시 제재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다. 특히 실질적으로 퇴직공무원을 제재할 수 없는 시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면서 다분히 형식적인 사문화된 규정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3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수원시 공무원 행동강령에 관한 규칙’을 일부 개정하면서 ▲퇴직공무원 윤리규정을 신설하고 ▲외부강의 기준 초과 대가에 대해서는 금지된 금품처리 기준에 따르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국민권익위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시는 ‘공무원 행동강령에 관한 규칙’을 일부 개정해 건전하고 청렴한 공직풍토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 제12조의 3(공무원이 퇴직 후에 하지 말아야 할 행위에 대한 규정)은 물론, 제22조3(퇴직공무원에 대한 제재)을 신설하면서 퇴직공무원은 물론, 현직공무원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현직도 아닌 퇴직공무원까지 강도 높은 윤리의식을 요구하는데다, 시가 실제 위반사항을 적발하더라도 제재를 가할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한 퇴직공무원은 “퇴직한 공무원에게까지 징계성 제재를 하겠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미 공직자윤리법이 있어 잘못을 했다면 처벌 받을 수 있겠지만, 시가 어떤 제재와 처벌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신설되는 퇴직공무원에 대한 윤리규정에는 ▲현직공무원(후배)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퇴직 전 업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서 또는 업체에 취업제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있는 내용이다.시 소속 한 현직공무원도 “시가 퇴직한 선배들을 제재하는 방안은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것 외 없을 것”이라며 “문서상 규정일 뿐 실제 제재하는 사례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감사관실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의 권고사항 중 하나를 이번에 반영한 것으로, 현직공무원은 물론이고 퇴직공무원에게까지 경각심을 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명관·안영국기자

경기도교육청, 운동장 우레탄 트랙 ‘흙·천연잔디’로 바꾼다

경기도교육청이 중금속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을 흙과 천연잔디로 교체를 추진한다. 도교육청은 3일 한국산업표준(KS) 납 기준 90㎎/㎏을 초과한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을 걷어내고, 흙(마사토) 또는 천연잔디로 교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아직 우레탄 트랙의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만큼 KS 인증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우레탄 트랙을 재설치하는 것은 지양하겠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방침이다. 현재 KS의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유해성 검사 대상 물질은 납, 수은, 카드뮴, 육가 크롬 등 중금속 4종 뿐이다. 또 국가기술표준원이 환경호르몬으로 지정된 프탈레이트를 우레탄 유해성 검사 대상에 추가해 KS 기준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현 KS 기준으로 우레탄 트랙을 설치했다가 추후에 또다시 유해성 논란이 불거질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교육청은 다만 지난 6월 납 초과검출 학교를 대상으로 교체 희망 물품을 조사한 결과 80%에 달하는 학교가 ‘KS 인증을 받은 우레탄 트랙을 설치하겠다’고 답하는 등 우레탄 트랙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만큼 설명회를 열어 학교 교직원과 학부모의 이해를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예비비 약 20억원을 투입해 납 함유량이 높은 학교부터 순차적으로 트랙 및 체육시설을 교체해 갈 예정이다. 나머지 예산은 도교육청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으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도교육청 관계자는 “안전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우레탄을 학교 시설에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흙 또는 천연잔디 조성을 강제할 수는 없지만 가급적 많은 학교가 동참할 수 있도록 안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ㆍ정민훈기자

‘도로위 볼트 돌출’ 불안한 운전자들

▲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 아차지교에 높이 10∼20㎜ 볼트들이 튀어나온 채 방치돼 있어 차량 타이어 손상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오승현기자 “도로에 튀어나온 볼트를 피하지 못하고 지나갈 때마다 가슴도 덜컹거려요” 3일 오전 11시께 찾은 용인시 기흥구 아차지교는 지난 2014년에 개통된 편도 1차로의 좁은 교량이다. 그러나 10분간 100여대의 차량이 통행할 정도로 통행량은 많은 곳이다. 인근 골프장 이용객과 아파트 주민, 공사장 출입 차량까지 수십여대가 끊임없이 교량을 통과하며 ‘덜컹’ 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이는 교량 한쪽 도로면에 돌출된 볼트를 통행차량이 밟고 지나가면서 나는 소리. 교량 한쪽 차로 20여m를 따라 높이 10~20㎜의 볼트 40여개가 돌출된 채 방치, 차량 운전자 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게다가 볼트는 도로면과 색깔이 비슷해 운전자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아 피하지 못하는 차량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하루 수백대 통행하는 대형트럭들도 골재를 짐칸에 가득 싣은 채 돌출물을 밟고 있어 타이어 파손 등으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주민 K씨(55)는 “몇 년째 아스콘포장으로 볼트를 덮고 있지만, 공사차량의 통행이 잦아 도로가 금방 팬다”며 “간혹 피하지 못해 밟고 지나갈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며 근심을 나타냈다.아차지교 인근에서 공업사를 운영하는 C씨(45)도 “돌출된 볼트가 타이어에 무리를 줄 수밖에 없다”며 “이대로 방치된다면 언젠간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처럼 아차지교에 볼트가 돌출된 것은 차도와 보행로를 나눈 분리대를 제거하면서 분리대를 고정했던 볼트는 제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스콘 포장으로 볼트를 덮었으나 차량 통행이 잦으면서 자연스레 아스콘이 벗겨진 것이다. 앞서 용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기흥구 청덕동 일대 탄천정비사업을 실시하면서 아차지교의 좁은 차로를 확장하고자 기존의 보행로를 없애고 차도를 넓힌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돌출 구조물에 타이어가 파손돼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곽상구 교통안전공단 연구원은 “돌출된 구조물에 타이어가 터질 수 있다”면서 “특히 대형차 통행이 많을 경우 더 큰 2차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 처인구청 관계자는 “현장 확인결과 차량통행에 큰 위험은 없어보인다”면서도 “반기 별로 도로 실사를 나가 정비하는 등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한동은기자

인천시 체육회·생활체육회 통합 ‘가시밭길’

인천시 체육회와 생활체육회 통합과 관련해 일부 종목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3일 시 체육회 등에 따르면 기존 시 체육회 소속 57개와 시 생활체육회 소속 61개 등 총 118개 종목단체가 79개로 통합하는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검도·배드민턴·수영·야구·컬링·롤러 등 총 6개 종목이 통합을 위한 협의를 마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임시 통합 상태인 당구와, 회장까지 선출한 축구 등에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축구협회는 통합 후 회장까지 선출해 승인까지 받아 사실상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지만, 뒤늦게 선거 과정에 문제가 잇었다는 항의가 빗발치면서 시 체육회가 회장 승인 무효화 등까지 검토하고 있다. 당구협회의 경우 연맹소속 선수와 관계자들이 통합회장 선거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시 체육회가 직접 선거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결국 기존 선거는 오는 8일로 미뤄진 상태지만 협회 간 불협화음은 끊이지 않은 상황이다. 체육회가 나섰지만 투표권을 갖고 있는 연맹과 생활체육회 소속 대의원의 수가 공정하지 않는 등 각종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구협회 관계자는 “처음 선거가 중단된 이유와 문제를 회원들에게 밝히고 어떻게 개선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선거를 진행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체육회 관계자는 “현재 당구협회와 축구협회에서 잡음이 계속되고 있고, 나머지 협회 통합 과정에는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남은 협회가 통합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