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정신 나간 국힘’ 발언 후폭풍… 3일 대정부질문 주목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정신 나간 국힘’ 발언으로 3일 오후 예정된 국회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회는 3일 오후 본회의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을 실시한다. 22대 국회 출범 후 뜨거운 논란이 됐던,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상속세 완화 등 세제개편과 관련한 내용도 언급될 수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을 상대로 고물가 등 민생경제 위기와 세수 결손에 따른 재정위기를 집중적으로 지적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국세 수입 대폭 감소에 대한 대응책이 큰 관심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1∼5월 국세 수입은 151조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조1천억 원(5.7%) 감소했다. 이로써 올해 누계 국세 수입은 3월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감소 폭도 4월(-8조4천억 원)보다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 주류가 선제적으로 꺼낸 종부세 폐지 또는 완화와 대해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의원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도 어떻게 조율될지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전날(2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말하면서 충돌하면서 정회소동이 빚어지면서다. 현재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사과 없이는 이날 본회의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과 김 의원은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종료 이후 전날 본회의 상정이 불발된 ‘채상병특검법’의 상정도 재차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 진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병주 의원 발언을 둘러싼 여야 간 충돌이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점을 찾지 못한다면, 우원식 국회의장이 야당의 특검법 상정 요구를 받아들이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나경원 국힘 당대표 후보, “아래를 섬기는 정치 구조 이뤄내겠다”

국민의힘 나경원 당대표 후보(서울 동작을)가 인천을 찾아 지구당 부활을 비롯한 ‘아래를 섬기는 정치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 후보는 3일 오전 7시 국민의힘 인천시당 아침강연에서 “우리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당원을 존중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수도권 중진 청년들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뿌리를 튼튼하게 해야한다”며 “당원의 노고와 헌신에 대해 합당한 대우를 해드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는 “우리당은 ‘새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따라간다”며 “지역에서 4년 동안 열심히 텃밭을 가꿔도, 새로운 사람 앞에서는 경쟁력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 후보는 당 대표 선거를 위한 경쟁이 과열하면서 당의 분열과 계파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 후보는 “원희룡, 한동훈 줄세우기 공천이 또 시작됐다”며 “수도권 민심을 정말 주요하게 생각한다면 공천제도 개혁과 같은 근본적인 문제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나 후보는 지구당 부활 등 지방자치 중심의 당원 활동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공천제도 개혁의 핵심은 당에서 오래 활동한 분들을 제대로 평가하고 가산점을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며 “이것이 위로부터 공천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공천”이라고 했다. 이어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지역의 지구당을 부활시키고, 당비 모금 방법이라도 더욱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광역 의원들의 보좌관 제도를 정착, 1인 1보좌관 제도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계파가 없어서, 저에게 좋은 자리와 쉬운 자리가 오지 않았으나, 5선을 거치면서 민심을 읽고, 민심에 줄 서는 법을 배워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원내 당대표가 버티고 있는 야당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여당에서도 원내 당대표를 배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도 이날 손범규 국민의힘 인천시당위원장은 나 후보에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수도권 매립지, 경인국철 지하화 등의 현안을 담은 건의문을 전달했다. 나 후보는 “인천은 항만과 공항을 품으면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며 “유정복 시장의 비전에 따라 세계적인 글로벌 톱텐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나 후보는 아침강연을 마친 뒤 유정복 시장을 만나 전당대회를 비롯한 여러 현안에 대한 논의를 했다. 유 시장은 이날 오전 8시 접견실에서 “20년 넘는 시간 동안 한결같은 정치를 해 온, 정치 구력이 상당한 후보”라며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이 미래로 향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했다.

안철수 “검사 탄핵안, 이재명 대표 최후의 발악”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일 더불어민주당이 전날(2일) 발의한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검사 탄핵안은 이재명 전 대표의 최후의 발악”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2일) 이재명 민주당이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며 “사실상 대장동, 백현동, 대북송금 등 이재명 수사 검사에 대한 보복이고, 수사방해”라고 지적했다. 또 “피의자가 수사 검사를 탄핵하고, 수사를 막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이냐”고 전제한 뒤 “아예 피의자가 수사하고 재판까지 맘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법치주의를 뿌리째 무너뜨리는 희대의 코미디”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헌법이 부여한 탄핵 권한은 국민을 위한 것이지, 이재명 개인의 방탄을 위한 것이 아니다”며 “헌법과 법치질서에 대한 테러 행위이며, 사법기관에 대한 협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감옥이 두려운 이재명 대표의 최후의 발악이 시작된 것”이라며 “광기 어린 검사 탄핵안을 보니 이재명 대표의 심판의 날도 얼마 남지 않았나 본다”고도 했다, 안 의원은 “이제 어떠한 도전과 방해가 있더라도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지켜내야 한다”며 “그것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지키고 정의를 구현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AI 접목 디지털 플랫폼으로 도민 정신건강 살핀다

경기도가 사회적 인식에 따라 병원 방문을 통한 정신건강 진단을 꺼리는 도민들을 위해 AI(인공지능)을 접목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정신건강 사각지대 최소화에 나선다. 도민들에 친숙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AI로 양방향 소통 체계를 만들어 도민의 마음 치료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이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다음 달 중순부터 ‘경기도 디지털 정신건강 모델개발 연구용역’의 수행 업체 선정을 완료하고 6개월 동안 관련 연구에 들어간다. 현재 정신건강 진단 형태는 대면 및 유선이지만 부정적인 사회 인식 탓에 도민들은 마음의 병을 치료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도는 유튜브 등 도민들과 친숙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 진단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더욱이 지난 2020년 초부터 약 3년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도민들이 비대면 시스템에 익숙해진 점도 이번 용역 추진의 배경이 됐다. 이와 함께 도는 유튜브 등 영상의 경우 소통 구조가 일방적이기에 AI 기술을 적용, 양방향 소통 구조를 구축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민들이 자신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도는 31개 시·군의 정신건강 복지센터와 연계해 이들이 치료를 받는 데 도움을 줄 방안이다. 도 관계자는 “정신건강 문제를 안은 사람들은 겉으로 티가 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AI 접목도 이번 연구에서 고민될 것으로 보이며 결과가 나오면 관련 정책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에 롯데바이오 메가플랜트 착공… 2027년 가동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바이오의약 ‘메가플랜트 건립’을 본격화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3일 송도 11공구 첨단산업클러스터에서 송도 바이오 캠퍼스 착공식을 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4조6천억원을 들여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의약품 제조시설을 짓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만2천285㎡(6만1천평) 부지에 총 36만ℓ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 역량을 갖춘 3개 공장을 건설한다. 착공식에는 유정복 인천시장, 황효진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 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국회의원(인천 연수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공장은 12만ℓ 규모의 항체 의약품을 생산,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가능하다. 또 임상물질을 생산하기 위해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에너지 절감과 재활용을 위한 설비를 투자, 열재활용을 통해 탄소저감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 위탁개발생산단지(CDMO) 사업과 함께 바이오벤처의 동반 성장을 위해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 바이오벤처의 입주공간 및 연구장비를 제공하고,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지원을 한다. 또 엑셀러레이터(AC)의 사업화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추진해 송도 바이오산업 육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착공을 위한 준비를 마쳤고, 2027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송도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잇단 연구개발·제조시설 투자로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또 바이오 대기업들과 바이오 창업육성시설인 ‘K-바이오랩허브’ 등의 국책사업을 통해 우수한 인력공급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송도와 영종국제도시가 바이오 특화단지로 지정, 바이오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유 시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송도 바이오 캠퍼스는 인천을 넘어 전 세계의 바이오산업을 견인하는 핵심 앵커시설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롯데그룹의 과감한 투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빛을 발할 수 있게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률 2% ‘안전 역주행’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차량을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13명의 사상자를 낸 남성이 고령 운전자로 알려진 가운데 인천 관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계속 늘고 있는 반면 면허증 반납률은 지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인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7천912건 중 957건(12%)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다. 2022년에는 7천695건 중 1천59건(14%), 2023년 7천648건 중 1천221건(16%)으로 집계되며 점점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고령 운전자의 경우 운동 신경, 반응 신경이 떨어져 사고 위험이 커진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교차로 역주행 사고 역시 차량 운전자 나이가 68세로 알려졌다. 하지만 초고령 사회 진입과 맞물려 고령 운전자도 느는 추세다. 인천지역 고령 운전자는 2021년 19만235명에서 2022년 21만3천909명, 2023년 23만7천129명으로 늘었다. 고령 운전자가 늘고 사고 역시 이와 비례해 지속적으로 늘자 인천시는 지난 2018년 ‘인천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조례’를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는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면허증을 반납하면 10만원을 충전한 인천 이음카드를 지급한다. 하지만 이 밖에는 별다른 인센티브가 없어 고령 운전자들의 면허 반납률은 2%대에 그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2.5%, 2022년 2.8%, 2023년 2.6%로 저조하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고 특히, 교통 수단이 부족한 강화군이나 옹진군 등에서는 차량이 없으면 이동이 어려워 면허 반납이 쉽지 않다. 아직 면허를 반납하지 않은 이모씨(73)씨는 “면허 반납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을 포기하는 건데 10만원은 너무 적다”라며 “반납률을 높이려면 금전적 보상을 포함해 다른 수단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면허 반납이 의무는 아니다 보니 지자체에서 강제할 수는 없다”며 “홍보를 강화하는 등 반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만족도' 5점 만점 중 평균 3.76점…1위는 어디?

어떤 편의점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을까. 최근 오프라인 유통시장 중 편의점의 성장세(8.1%)가 백화점(2.2%)과 대형마트(0.5%)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면서,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만족도 및 이용행태 조사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결제 편의성'에 대해선 만족이, '판촉·이벤트'에 대해선 불만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원은 지난 4월 11일부터 23일까지 국내 편의점 프랜차이즈 시장점유율 상위 4개 사(세븐일레븐·씨유·이마트24·지에스25, 가나다순)를 대상으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최근 6개월 이내 편의점 프랜차이즈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전국 거주 소비자 1천600명(업체별 400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조사대상인 편의점들의 종합 만족도는 5점 만점 중 평균 3.76점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지에스25(GS25)’가 가장 높은 3.89점이었다. 3년 전 조사 결과(3.54점)와 비교할 때 종합만족도는 0.22점 상승했는데, 특히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나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서비스 상품 만족도’가 가장 크게 개선된(3.67점→4.01점)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편의점의 환경이나 고객 대응 등을 평가하는 ‘서비스 품질’(3.68점 → 3.73점)과 편의점 이용과정 중에 느낀 감정을 평가하는 ‘서비스 체험’(3.50점 → 3.55점)에 대한 만족도는 개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각 0.05점 상승). 또 서비스 품질 부문에서는, 점포의 내·외부 관리상태를 평가하는 ‘점포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3.89점으로 가장 높았다. 반대로 고객 소통 및 수요 충족 노력을 평가하는 ‘고객 공감성’에 대한 만족도는 3.62점으로 가장 낮았다. 서비스 상품 부문의 경우, 결제수단의 다양성과 간편성, 결제내역 안내 등을 평가하는 ‘결제 편의성’에 대한 만족도가 4.36점으로 가장 높았다. 편의점에서 진행하는 판촉 및 이벤트 행사의 다양성, 혜택, 흥미성, 참여 용이성 등을 평가하는 ‘판촉·이벤트’에 대한 만족도는 3.63점으로 가장 낮았다. 소비자들은 편의점에서 1회 평균 1만710원을 지출한다고 응답했다. 3년 전 조사 결과(8천734원)보다 22.6%(1천976원) 증가한 금액이다. 편의점 이용 빈도는 ‘주 1회 이상 방문’이 76.7%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자주 구입하는 상품으로는 ‘음료’(31.1%), ‘간편식 식사류’(26.6%), ‘과자, 아이스크림, 베이커리류’(13.4%) 등이었다.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생활편의서비스 이용 경험률은 62.1%로, 3년 전 조사 결과(41.6%)보다 20.5%p 증가했다. 주로 이용하는 생활편의서비스로는 ‘택배’가 25.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자동현금입출금기(ATM) 이용’(15.4%), ‘교통카드 충전’(7.4%) 등의 순이었다. 이때 생활편의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994명)의 종합만족도는 3.81점으로, 이용하지 않은 소비자(606명)의 종합만족도(3.69점)보다 0.12점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대상 소비자의 8.8%(141명)는 편의점 이용 중 불만·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불만·피해 유형별로는 ▲원하는 상품의 재고 부족(52.5%) ▲직원 불친절(37.6%) ▲결제 오류(24.1%) 등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국민 다소비 및 신규 관심 서비스 분야의 비교정보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사업자의 서비스 개선 활동에도 도움이 되도록 맞춤형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고사이트서 싸게 팔아요”… 쓰레기 종량제 봉투 불법 유통 성행

#1. 성남시에 사는 A씨는 지난 4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싸게 파는 것을 발견했다. 편의점에서 사는 것보다 1만2천원(1묶음 20장 기준)저렴해 구매를 했지만, 종량제 봉투에도 정품과 가품이 있을 수 있다는 이웃의 말에 구매했던 봉투를 확인해보니 가품으로 밝혀져 당황했다. #2. 용인시에 사는 B씨는 지난 5월 중고거래로 종량제 봉투를 싸게 샀지만, 얼마 뒤 가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B씨는 “가짜 쓰레기 봉투를 사용했다”며 “쓰레기 종량제의 취지를 부정하는 비양심적인 사용이라 생각돼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경기지역내 개인이 팔 수 없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기도, 환경부 등에 따르면 종량제 봉투는 도에서 발주해 위탁관리 업체를 통해 지정된 판매처에만 배포된다. 도내 종량제 봉투 판매처는 총 1만8천152곳으로 집계됐다. 현행 폐기물 관리법에 따르면 지자체와 대행 계약을 안 한 자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판매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지자체와 대행 계약을 맺지 않은 개인들이 온라인에서 중고거래를 통해 무분별하게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중고거래를 방치하면 가품이 유통될 수 있고 종량제 봉투를 이용한 쓰레기 경량화 유도에도 어려움이 있을 우려가 있다. 또, 쓰레기 처리비를 걷는 수단인 종량제 봉투 가품들을 방치하면 지자체의 재정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지자체는 종량제 봉투 불법 유통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종량제 봉투는 쓰레기 처리 비용을 높혀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정책"이라며 "온라인 불법 판매를 손 놓고 있는 것은 지자체에서 쓰레기 문제를 신경 쓰지 않는 방증일 수 있다. 엄격 단속에 나서고 처벌도 강하게 해야 하고 세금으로 제작되는 종량제 봉투의 불법 유통 여부를 지자체들이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 관계자는 "정기점검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신고가 들어와야 위반사항에 따라 행정조치를 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온라인 불법 판매 근절을 위한 대안을 고심해 보겠다”고 밝혔다.

끝 모를 의료 공백… 희귀질환자들 ‘죽음의 공포’ [고통의 굴레, 희귀질환②]

세상에 무수히 많은 병, 그중에는 심지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 희귀질환은 7천700여종. 전세계 인구의 약 4%가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지정한 국내 희귀질환 수(2023년 기준)는 총 1천248개, 국내 희귀질환자는 총 70만명으로 추정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까지 합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의료공백 속에서 생과 사의 기로에 놓여 있다. ■ 한 해 희귀질환자 5만명↑... 이름도 생소하고 치료도 힘든 희귀질환 한국은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 1천248개를 희귀질환으로 분리하고 있다. 희귀질환자는 매년 5만여명 발생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발간한 ‘희귀질환자 통계연보’를 보면 지난 2021년 국내 희귀질환 발생자 수는 5만5천874명이다. 이 중 유병인구가 200명 이하이거나 질병 분류코드가 없는 극희귀질환자는 1천820명, 기타 염색체 이상질환자는 87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희귀질환이 발생한 이들 중 1천845명이 사망했다. 국내 유병인구 200명이 넘는 희귀질환자는 4만3천79명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만1천377명(26%)으로 가장 많고 서울 8천601명(19%), 인천 2천446명(5%) 등의 순이다. 희귀질환 중 진료실 인원수가 가장 많은 질환은 특발성 폐섬유증(4천450명)으로 나타났다. 비가역적 확장성 심근병증(3천92명), 기관 또는 계통 침범을 동반한 전신홍반루푸스(2천967명), 소장 및 대장 모두의 크론병(2천347명), 모야모야병(2천169명) 등도 2천명 이상의 질환자가 나왔다. 희귀질환은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치료가 쉽지 않고 장기간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아야 한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지난해 환자와 보호자 7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은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치료제가 없다고 했다. 치료제가 있어도 처방받아 복용하거나 투약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30%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치료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사용하지 못한다고 답한 환자가 절반을 넘었다. 구체적으로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서’(50%), ‘식약처의 허가가 이뤄지지 않아서’(40%) 순으로 나타났다. 질병으로 투병하기 전의 생활수준보다 투병하고 있는 현재 생활수준이 ‘낮아진 편’이라고 답한 응답한 비율은 64.8%에 달했다. 특히 일상 생활을 하기 위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72.5%가 생활수준이 낮아졌다고 응답했다. ■ “진단받기까지 수년 걸렸는데”... 의료파업으로 수술 지연 희귀질환자가 많은 상급 종합병원에서 의료공백이 생기면서 수술이 지연되는 등 환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의 ‘희귀질환 환우 대상 국가 지원실태 조사’에 따르면 처음 관련 증상이 나타난 후 정확한 희귀질환 진단명을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2.9년, 진단을 받기까지 세 곳의 병원을 전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없는 경우 3.5년, 1인 가구의 경우 7.7년의 시간이 걸린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참여한 희귀질환자 10명 중 7명은 상급종합병원(76.3%)을 주로 이용한다고 답했다. 6개월 기준, 이들이 주로 내원하는 의료기관의 방문 횟수는 평균 6.3회다. 10대 미만 환자의 경우 의료기관 방문 횟수는 평균 9.6회로 늘어난다. 희귀질환 특성상 진단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의료진이 많은 상급종합병원으로 가야 해서다. 또 합병증 치료와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희귀질환자들은 동네 병의원을 이용하기 쉽지 않아 상급종합병원을 주로 이용한다. 이런 상황 속에 의료공백이 생긴 지난 4개월여간 파업으로 피해를 본 환자 대부분이 상급종합병원에서 발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시작된 2월19일부터 6월21일까지 정부 ‘의사 집단행동 피해 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813건이었다. 이 중 상급종합병원 이용 환자의 피해 신고는 668건으로 전체 피해신고의 82.2%를 차지했다. 접수된 피해 신고 813건 중 수술 지연이 476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료 차질 179건, 진료 거절 120건, 입원 지연 38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결국 의료파업이 몇 달째 계속되면서 상급종합병원 외에 갈 곳이 없는 희귀질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정부는 필수 의료의 경우 진료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전공의의 공백은 곧 의료공백으로 이어졌다. 교수를 도와 시술과 처방을 맡았던 전공의가 없어진 만큼 수술은 지연됐고, 예약을 해도 진료를 받기까지 대기하는 시간은 한없이 길어졌다. 김재학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장은 “희귀질환은 말 그대로 희귀한 질병이기 때문에 이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는 교수와 전공의도 소수에 불과하다”며 “결국 쓸 수 있는 약이 드물고 치료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인 희귀질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 갈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의료파업이 지속되면서 수술 일정이 계속 뒤로 밀려 두려움과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생각해달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사 증원에 관해 의료계에서 집단행동을 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집단행동을 예견했고 비상진료대책을 준비했으나 피해가 있었다”며 “환자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의료계와의 대화 등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전문가 제언 “의료공백 최대 피해자… 세심한 지원체계 필요” 전문가들은 의료공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희귀질환자들을 위한 세심한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희귀질환자는 평소에도 지원 정책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의료파업 이후 약자였던 이들의 문제가 가장 크게 드러난 것”이라며 “취약 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교수는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빠른 대처가 필요한데도 희귀질환자의 아픔을 생각하지 않은 채 의료파업을 지속하는 것은 의사가 아픈 환자들을 길바닥에 내던지는 꼴이다”며 “강 대 강 대치에 약자인 환자들만 죽어나가고 있다. 그들의 곁을 매몰차게 떠나는 행위는 환자에게 씻어낼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잘못은 의사다. 의사가 환자를 버린 것과 다름없다”며 “이런 상황에 응급 체계를 미리 만들어 놓지 못한 정부의 잘못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는 무책임한 행동을 그만하고 약자들을 더 생각해야 한다. 그게 의사의 본분”이라며 “더 이상 환자가 을(乙)이 되는 환경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의사는 환자들이 자신의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을 인질로 내세우는 행위를 그만둬야 한다”고 피력했다. 진미향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대표)는 “지난달 26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정부는 ‘의사 증원에 관해 의료계에서 집단행동을 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집단행동을 예견했다’고 말한 것을 봤다”며 “의료공백이 있을 거라 예상했다면 의사증원에 대해 논의하면서 환자단체 등과도 사전에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쓸 수 있는 약이 드문 중증·희귀질환 환자는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만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의료파업이 시작된 지난 3월 이후부터 4개월여간 희귀질환 진단을 제대로 받기도 힘들고, 치료도 쉽지 않아져 의료공백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진 이사는 희귀질환자를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교육, 의료 등의 분야에서 지표와 정책을 만들어 그들의 고충에 맞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희귀질환자는 단순히 아프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의료공백 속에 무관심한 지원 정책 등에서 오히려 더 병들어 가고 있다”며 “이들은 의료비 지원, 장애가족 돌봄 보존 자원 부족 등 지원체계가 미흡하기 때문에 진단받기도 어렵고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치료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인 희귀질환자를 위해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해 줘야 한다”며 “또 적기에 치료받을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신규 진단 환자들을 위해 각 희귀질환에 쓸 수 있는 약의 정보를 제공해 직접 병원에 찾아가 처방이라도 받을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α팀 ■ 유정이의 편지 “살고 싶어요... 제발 병원으로 돌아와 주세요” To. 의사 선생님께 의사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4학년 이유정(가명·10·고양)이라고 해요. 저는 태어날 때부터 레트증후군과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어서 스스로 움직이지도 말을 할 수도 없어요. 제가 의사 선생님께 편지를 보내는 이유는 의사 선생님이 다시 저희 곁으로 돌아오셨으면 해서에요. 지난번 많이 아팠을 때도, 요즘도, 저는 선생님이 너무 보고 싶고 필요하거든요. 저는 희귀병 때문에 남들보다 몸이 약해요. 그래서 더 자주 열이 나고 아플 때가 많아요. 지난 3월에도 그랬어요. 많이 아팠고, 경기까지 일으켰어요. 아픈 저를 보고 엄마는 구급차를 부르셨어요. 단숨에 달려온 구급대원님들은 제가 갈 수 있는 병원을 찾아 여기저기 전화를 하셨지만 가까운 병원에서는 의료파업 때문에 소아과 선생님이 없다고 거절하셨어요. 한 곳, 두 곳, 세 곳 전화를 거는 병원마다 모두 의사 선생님이 없다며 저를 받아주지 않았어요. 그렇게 30분 동안 집 앞조차 벗어나지 못하자 엄마는 아파하는 저를 꼭 끌어안으시고 “괜찮아, 괜찮아” 하며 다독이기만 하셨어요. 그때 엄마 표정은 미안해하는 것도, 화가 난 것도 같았어요. 엄마의 손길에도 통증은 갈수록 심해졌어요. 가까운 병원에서 저를 받아주지 않자 구급대원님은 40분이나 걸리는 큰 병원에 전화를 걸었어요. ‘뚜르르... 뚜르르...’ 적막한 구급차 안은 전화벨소리만 울렸고, 엄마는 ‘제발’이라고 짧은 한마디를 하고는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셨어요. 구급대원님은 전화를 받은 병원에 저의 상태를 설명하며 받아달라고 부탁했어요. 하지만 병원에서는 “아이가 위급한 상황인데 여기까지 오다가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하냐”며 거절하셨어요. 제 몸은 점점 한계에 다다랐어요. 보다 못한 엄마는 “병원에 밀고 들어가자”고 하셨어요. 구급대원님들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며 동의했고 경기를 일으킨지 2시간이 지난 후에야 병원에 들어갈 수 있게 됐어요. 그날 저는 큰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까지 4시간이 걸렸어요. 저와 어머니는 어디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현실의 막막함과 두려움에 떨었어요. 선생님이 보고 싶고, 간절했던 건 이때만이 아니에요. 갑자기 아프면 가까운 병원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지만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중증 환자인 저는 작은 병원에서 환영받지 못해요. 한 병원 의사 선생님께서는 “왜 우리 병원에 왔냐. 여기서는 너 같은 아이를 받아줄 수 없으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셨어요. 엄마는 “제발 약 처방이라도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했지만 의사 선생님은 약을 처방해줬다 잘못되면 책임져야 하니 어렵다고 거절하셨어요. 결국 제가 갈 곳은 큰 병원, 선생님이 계신 그 병원밖에 없어요. 선생님, 병원은 저 같은 사람을 위한 곳이라고 하셨잖아요. 엄마는 아픈 저를 낫게 해줄 곳은 선생님이 계신 병원뿐이라고 했어요. 선생님이 저를 고쳐주실 것 같아 꾹 참고 서러운 일들도 모두 이겨냈어요. 하지만 의사 선생님들이 떠나고 나서 모든 게 무너져가고 있어요. 엄마는 제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종종 꿈을 꾸셨다고 해요. 꿈에서 제가 두 발로 걸으며 ‘엄마’라고 부르는 꿈요. 하지만 의사 선생님들이 떠나시고 제가 아파도 기댈 곳이 없어지자 엄마 꿈에도 더는 제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요. 저에게는 꿈이 하나 있어요. 의사 선생님들이 돌아오셔서 제가 다시 엄마 꿈속에서라도 걸어다니고 ‘엄마’라고 불렀으면 좋겠어요. 의사 선생님, 제발 돌아와 주시면 안 될까요. 저는 제가 아픈 것보다 저를 걱정하시며 눈물을 보이는 어머니를 보는 게 더 힘들어요. 저뿐만 아니라 저처럼 아픈 사람들 모두 같은 생각일거예요. 아픈 저희를 위해서 다시 곁으로 돌아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From. 투병 소녀 이유정 드림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문닫힌 병원 앞 생사기로... “하루하루가 지옥” [고통의 굴레, 희귀질환①]

“하루 8시간, 진료에 하루를 쏟습니다”…새벽 2시에 시작된 조민수씨의 하루 이유 없이 찾아온 고통. 병명을 알아내는 데만 많은 시간을 들인 이들이 있다. 그렇게 병원을 전전하던 이들이 찾아가는 마지막 보루는 대학병원이다. 그런 대학병원들이 문을 걸어 잠갔다. 의대생 증원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들은 희귀 중증질환자들의 진료에는 무리가 없게 하겠다고 했다. 응급실도 열어 두겠다고 했다. 그렇게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투쟁은 아니라는 ‘정당성’을 강조했다. 과연 그럴까. 경기도내 희귀 질환자들은 치료받을 병원을 찾아 헤매야 했다. 보호시설에 가기도 힘들고, 지원조차 부족한 현실 속에 의료파업을 맞았다. 사선으로 내몰린 희귀 질환자들,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편집자주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인 조민수씨(가명·32·남양주)는 불에 타는 듯한 통증에 오늘도 잠을 청한 지 고작 3시간이 지난 오전 2시 눈을 떴다. 온 몸에 찾아온 극심한 통증은 밀어 넣은 수면제도 소용이 없다. 새벽마다 1시간 넘게 달려 도움을 청하던 응급실은 무용지물이 됐다. 더 이상 그를 위해 진통제를 처방해 줄 전공의가 없어서다. 고통에 몸부림을 치던 그가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는 의료 파업 관련 뉴스를 검색했다. ‘아직도네.’ 한 달 안에 끝날 줄 알았던 의료 파업이 4개월을 넘겼다. 기약 없는 고통에 그는 매일이 지옥 같다고 했다. 지난 2014년 봄, 조씨는 산악자전거를 타다가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져 발목을 크게 접질렸다. 수술은 했는데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2년간 병원을 돌아다니다 찾아낸 병명은 이름도 생소한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전신에 극심한 통증과 부종을 수반하는 희귀병으로 이른바 ‘육체적 고통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병이다. 오늘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던 조씨가 지팡이를 챙겨 집을 나서기까지 입에 밀어 넣어야 했던 약만 25알이다. 2시간여가 걸려 오전 10시께 도착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 요즘 손과 발에 자꾸만 힘이 빠져 컴퓨터단층(CT) 촬영을 했지만 정확한 이유는 찾지 못했다. 조씨가 원인으로 의심하는 척수자극기의 교체 주기는 평균 7년. 조씨의 척수자극기도 배터리를 교체할 시기가 됐지만 의료 파업으로 수술 일정이 기약 없이 밀렸다. 고통을 줄이기 위해 2주에 한 번 목과 허리의 신경을 차단하는 신경차단술을 받았지만 이 역시 의료 파업이 시작된 후 4개월째 받지 못하고 있다. 예약 가능 여부를 물어도 “10월은 돼야 가능할 것 같다”는 답변뿐이다. 조씨는 이날 네 곳의 진료과를 돌았다. 의료파업으로 몇 개 과가 문을 닫으며 갈 곳은 줄었지만 대기시간은 길어졌다. 전기 자극을 통해 통증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 했지만 고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외래주사실에서 주사를 맞기 위해 또다시 대기가 이어졌다. 점심도 챙겨 먹지 못한 상태로 다시 남양주의 집으로 돌아온 시간은 오후 4시30분. 그렇게 꼬박 8시간30분이 걸렸다. 조씨는 “발작통이 시작되면 뼈를 톱으로 써는 듯한 통증과 몸이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이 동반된다”며 “희귀 질환자들은 치료 가능한 병원이 한정돼 있어 의료 파업이 길어지면 하루하루 버티기가 정말 힘들다”고 절규했다. 경기α팀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