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새내기 제자 발 씻겨주니… 사제 ‘마음의 문’ 활짝

인천지역 곳곳에서 ‘이색 입학식’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명현중학교는 2일 교장과 교사들이 신입생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했다. 학생들을 섬기고, 사랑으로 가르치겠다는 의미다. 신입생들은 발을 씻겨 주는 교사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어색한 마음을 조금씩 떨쳐냈다. 세족식에 참여한 한 신입생은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발을 씻겨 주셔서 쑥스러웠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남동구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입학식은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사회까지 맡았다. 재학생들은 오케스트라와 난타 공연으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냈고, 신입생들은 ‘나의 꿈 발표대회’에서 외국어로 자신의 꿈을 선생님과 친구들 앞에서 발표했다. 몇몇 초등학교는 자녀를 처음 맡기며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을 안심시키는 행사를 준비했다. 중구 삼목초등학교는 교장이 1학년 담임교사에게, 6학년 학생이 신입생에게 환영의 의미로 각각 노란 모자를 직접 씌워주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 막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을 세심하게 가르치겠다는 뜻이다. 부평 십정초등학교는 학교장이 초등학교와 유치원 신입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직접 부르며 오카리나를 선물했다. 전병식 교장은 학부모에게 “아직 어린 자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자녀가 꿈에 다가갈 수 있도록 지도하겠으니 믿음을 갖고 맡겨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 섬지역 초등학교 중 일부 신입생은 ‘나 홀로 입학식’을 가졌다. 주안남초 승봉분교, 용유초 무의분교, 강화 지석초, 강화 해명초 등 4곳은 신입생이 각 1명뿐이고, 삼목초 장봉분교, 공항초 신도분교, 계양초 상야분교, 강화 삼산초 등도 올해 각 2명만 입학했다. 남구 남인천중고등학교는 매년 성인과 학생들이 함께 입학식을 한다. 남인천중고는 어려운 환경으로 가난한 시절 배움의 기회를 놓친 성인에게 마음껏 공부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 올해 272명의 만학도가 졸업했고, 280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이지현 남인천중고 교사는 “중학교 과정에 입학하시는 분들 대다수가 초등학교를 다닌 지 30~40년 이상 됐다”며 “이분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남다르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요즘 졸업식은 축제 형식으로 많이 치르고, 입학식의 경우 의전은 간소화하고 담임교사와의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덕현기자

개성공단 폐쇄 교복업체 납품 차질 현실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국내 한 교복업체가 완제품 납품에 차질을 빚으면서 인천지역 일부 중등학교 학생들이 교복을 받지 못해 새 학기 첫날부터 사복 등교가 현실화됐다.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업체를 통해 교복을 생산해 온 교복브랜드 엘리트베이직이 지난달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이미 생산된 10여만 벌의 교복 및 원단을 가지고 나오지 못해 일선 학교와 맺은 교복수급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면서 학생들이 교복을 받지 못하는 교복 대란이 벌어졌다. 인천지역은 엘리트베이직 측과 교복수급계약을 맺은 33개 중·고교 가운데 25개 학교(중학교 12곳, 고등학교 13곳)가 교복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학교가 받지 못한 교복은 재킷과 셔츠, 바지, 조끼 등을 합쳐 8천여 벌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을 예상한 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교복 착용시기를 늦출 것과 각 가정에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이 같은 사실을 미리 알릴 것을 통보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통상적으로 한 학생이 블라우스나 셔츠 등을 2벌 이상 구입한다는 등의 이유로 사복 등교 학생을 정확히 집계하지 못하고 있어 혼란을 자초했다. 특히 지난달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교복수급 차질이 예상됐음에도 후속조치를 미뤄온 교육 당국의 늑장대응 탓에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과 실망을 주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노현경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인천지부장은 “시교육청 등 교육 당국은 하루빨리 학생과 학부모 등 당사자에게 교복수급시기의 구체적 일정과 계획을 알려 더는 혼란과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교복업체가 국내 공장 가동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이달 중이면 수급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한강물 農水중단… 강화농민 속탄다

인천 강화군의 가뭄 극복을 위해 공급한 한강물 농업용수가 2개월여 만에 일시 중단될 위기에 처해 농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일 강화군과 농민 등에 따르면 한국농어촌공사 김포지사는 풍무2지구 아파트 준공에 따른 하수관로 설치와 농업용수 대수로관 긴급보수를 위해 오는 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한강 농업용수 공급을 중단한다고 강화군에 통보했다. 한강물 농업용수는 지난해 극심한 물 부족을 겪은 강화지역의 가뭄 극복을 위해 같은 해 12월 15일부터 공급하기 시작해 필요한 농업용수 700만t 중 현재 300만t이 공급됐다. 그러나 한강 농업용수 공급이 중단될 경우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모내기 철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농업용수 부족으로 농민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농어촌공사는 풍무2지구 아파트 공사와 관련해 하수관로 설치 및 농업용수 대수로관 긴급보수 사업을 50억 원에 수주한 것으로 알려지자 강화농업경영인연합회 등 농민단체들은 “농어촌공사가 농민의 어려움보다는 공사의 수익성에 더 큰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강화군은 모내기 철 전에 농업용수 공급이 중단되면 물 부족으로 올 농사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농업용수 대수로관 긴급보수 공사를 오는 9월 이후로 늦춰줄 것을 농어촌공사에 요청했다. 농어촌공사 김포지사는 “오는 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한 달간 농업용수 대수로관 긴급보수 공사로 인해 한강물 용수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한의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