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전공 살려… 남은 시간 봉사하며 보낼 것”

노순명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이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을 마친 인천시체육회의 임원직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 노 상임부회장은 12일 “통합을 끝낸 인천시체육회가 임원진 구성을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임원 자리를 더 이상 맡지 않고 인천시태권도협회 회장으로써 남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겸직금지법이 개정됨에 따라 가맹경기단체 임원과 체육회 임원 겸직이 불가능해 지면서 노 상임부회장 역시 자신의 전공 분야인 태권도협회 회장직에 남기로 결심했다. 노 상임부회장은 “그동안 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직원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며 “전공이 태권도인 만큼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태권도협회를 위해 봉사하며 일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2월28일 인천시(통합)체육회 창립총회를 개최한 인천시와 체육회 등은 이달 안으로 새로운 체육회 임원진 구성을 마칠 예정이다. 현재 35명 내외로 구성될 예정인 임원진의 최종 결정을 위해서는 유정복 시장의 결제만 남은 상태며, 임원진에는 유 시장과과 교육감 또는 부교육감이 당연직으로 포함된다. 최성원기자

한국 메이저리거 6명, 최대 61차례 맞대결

오승환(34)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하면서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6명으로 늘어났다.이에 따라 한국인 선수가 소속된 메이저리그 팀끼리의 대결은 올 시즌 최대 61차례나 벌어지게 됐다. 만약 이대호(34)까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다면 빅리그 안 한국인 선수 간 맞대결은 더욱 많아진다.올 시즌 메이저리그 한국인 맞대결의 서막은 오승환과 강정호가 연다.이들은 오는 4월4일 피츠버그 홈구장 PNC파크에서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물론 지난 시즌 중반 왼 무릎을 다친 강정호가 기대대로 개막전에 맞춰 복귀한다는 가정 아래다. 이들의 KBO리그 맞대결 전적은 타율 0.308, 1홈런, 3타점으로 강정호가 우세했다. 오승환과 강정호는 올 시즌 19차례의 만남이 예약돼 있다.박병호와 김현수는 이튿날부터 맞대결을 펼친다. 박병호와 김현수가 속한 미네소타와 볼티모어는 5일부터 8일까지 볼티모어 홈구장 캠든야즈에서 개막 3연전에 돌입한다. 박병호는 지난 7일 국내에서 가진 미네소타 입단 기자회견에서 “김현수와 미국에서 만나는 걸 기분 좋게 생각한다”며 “한국인의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7월에는 메이저리그 안 ‘코리안 리그’라고 해도 좋을 만큼 많은 맞대결이 이어진다. 박병호-추신수(2~4일), 김현수-류현진(5~7일), 오승환-강정호(5~8일), 추신수-박병호(8~11일), 류현진-오승환(23일~25일)의 경기가 줄줄이 열린다. 특히 2일부터 11일까지는 열흘 내내 한국인 선수 대결이 예정돼 있어 국내 야구팬들의 아침이 즐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규 시즌 뿐만 아니라 포스트 시즌에서도 한국인 빅리거 간 맞대결은 계속될 전망이다.조성필기자

오승환 “세인트루이스 26번 달아요”

▲ 12일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함께 들고 있는 카디널스 존 모젤리악 단장과 오승환. 연합뉴스 오승환(34)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었다.세인트루이스 구단은 12일(이하 한국시간) 기자 회견을 열고 오승환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기한과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다만, 현지 언론은 ‘1+1년’ 계약에 보장 금액이 500만 달러(약 60억2천750만원)를 넘고, 옵션액을 합칠 시 2년 최대 1천100만 달러(약 131억7천150만원)에 달하는 규모라고 전했다.오승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단장과 함께 등번호 26번과 자신의 영문 성 ‘OH’를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진출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품은 꿈이었다”며 “카디널스 팬과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모젤리악 단장은 “마침내 오승환을 우리 팀에 영입했다”면서 “더 역동적인 불펜을 구축하는데 오승환이 힘을 보탤 것”이라고 환영했다.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함에 따라 올겨울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또는 자유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한국 선수는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를 합쳐 3명으로 늘었다. 이보다 앞서 메이저리그를 밟은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를 포함하면 올해 빅리그에서 활약할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최대 6명으로 늘어난다.오승환은 마무리 투수가 아닌 계투요원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에는 최대 구속 100마일(161㎞)의 강속구를 던지는 현역 최정상급 소방수 로베터 로젠탈이 버티고 있다. 로젠탈은 지난해 4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해 마크 멜란콘(피츠버그·51세이브)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좌완 필승 불펜 케빈 지그리스트와 짝을 이뤄 우완 필승 불펜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은 강한 불펜을 선호하는 추세다. 지난해 캔자스시티가 30년 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것도 켈빈 에레라-루크 호치버-웨이드 데이비스로 이어지는 강한 불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세인트루이스로서는 오승환이 빅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로 다가온 것으로 풀이된다.200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오승환은 2013년까지 9시즌 동안 28승13패, 277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를 올리며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했다. 2014년 일본 한신 타이거즈와 2년 최대 9억엔(약 93억7천만원)에 계약한 오승환은 지난해까지 4승7패, 80세이브를 기록했고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조성필기자

메시, 5번째 FIFA ‘발롱도르’

리오넬 메시(29·아르헨티나·FC바르셀로나)가 2015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Ballon d‘Or) 수상자로 선정됐다.FIFA는 12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2015 FIFA 발롱도르 시상식을 열고 메시를 2015년 전 세계 축구계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수에게 주는 FIFA 발롱도르 수상자로 선정했다. 메시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이 상을 받았고, 2013년과 2014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포르투갈·레알 마드리드)에게 수상의 영광을 내줬다가 3년 만에 다시 FIFA 발롱도르를 되찾았다.메시는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가 통합되기 이전인 2009년까지 포함해 통산 5번째 전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상을 품에 안았다.이 상은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활약상을 기준으로 FIFA 회원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기자단 등의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정했다.메시와 호날두, 네이마르(24·브라질·FC바르셀로나) 등 세 명이 최종 후보로 오른 가운데 지난해 53경기에 나와 48골을 작렬하며 소속팀 FC바르셀로나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시즌 5관왕으로 이끈 메시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165개국 대표팀 감독, 162개 나라 대표팀 주장, 기자 171명 등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메시가 41.33%의 득표율로 호날두(27.76%), 네이마르(7.86%)를 제쳤다.메시는 2014-2015시즌 소속팀에서 57경기에 출전해 58골을 터뜨렸고 2015-2016시즌에도 21경기, 18골의 엄청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메시는 “지난 2년은 호날두가 이 상을 받는 광경을 객석에서 지켜봤는데 이렇게 다시 수상하게 돼 기쁘다”며 “5번째 수상은 내가 어릴 때 꿈꿨던 그 이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에게 투표해준 분들과 팀 동료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축구 덕분에 얻은 모든 좋은 일과 나쁜 일들이 나에게 많은 교훈이 됐다”고 덧붙였다. 홍완식기자

[천자춘추] 노후준비지원법 활용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가 이미 66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서 장수의 위험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할 때이다. 준비하지도 않았으면서 장수의 기쁨만을 반길 수 있을 일은 아니다. 한 해 동안만 해도 우리나라 80세 이상 노인 인구 10만 명당 78.6명이나 되는 고령자들이 고단한 노후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면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재무적 안정, 건강유지, 대인관계, 소일거리나 일자리, 주거환경, 여가활동 6가지 영역에서의 균형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경제적 준비없이 맞이하는 노후는 큰 위험이 될 수 있으며, 의식주 해결이 어렵다면 행복한 노후생활은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므로 재무적인 준비가 중요하다는 것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건강을 잃는 것은 노후 행복을 위협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이미 마련한 노후자금을 고갈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사망 원인의 대부분은 오랜 생활습관에 기인한 만성퇴행성 질환 때문이라 하니 이를 막기 위해서는 꾸준한 건강증진 노력과 조기검진 등의 예방이 중요하다. 은퇴 이후에는 자녀들이 분가하게 되고 자신의 사회활동 폭도 급격히 좁아지는 것이 현실이므로, 동호회나 취미활동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한 대인관계를 은퇴 수 년 전부터 미리미리 넓혀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노후의 일은 경제적 도움뿐만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게 하고 존재의 의미를 갖게 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인생 후반전을 대비하는 가장 생산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역시절의 경험을 살리거나 평소 하고 싶었던 것을 위해 착실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노후에는 어떤 환경, 어떤 집에서,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에 대하여 미리 고민하여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자원봉사 등 사회기여적인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은퇴 전부터 정기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봉사는 스스로에게 자존감과 보람을 가져다 줄 뿐아니라 나를 기쁘게 해준다.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이미 100세 시대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으며, 이제는 계획적이고 치밀한 준비 없는 노후는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노후준비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배성훈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장

[기고]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쿼터입학제 동반돼야

2016년도 연수구에 새로운 학교가 문을 연다. 오는 3월 송도국제도시에 개교 예정인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가 바로 그것이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기존의 과학영재학교와는 달리 수학·과학 분야는 물론 인문·예술적 감수성까지 겸비하는 융합형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영재학교로 전국적으로 세종시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는 지난 2012년에 인천광역시와 인천시교육청에서 교육부의 공모 신청을 통해 유치되었다. 당시 인천광역시 영재학교 유치계획에 의하면 서울, 경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에는 과학영재학교가 운영되고 있었던 반면, 전국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인천에만 과학영재학교가 없었고, 이로 인해 인천지역의 인재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이 심각한 상황으로 인천시는 판단, 명품교육도시 조성을 위하여 과학영재학교의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인천시가 2012년 10월 공모신청 마감에 임박하여 과학영재학교 운영을 위한 재정적 부담으로 연수구에 학교 운영비의 25%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으며, 당시 불가피하게 이에 대한 협약서(MOU)가 체결된 것이다. 흔히 양해각서라고 하는 ‘MOU’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기관이나 단체 간에 맺는 일종의 약속이다. 그러나 필자는 과학영재학교 운영비가 32만 연수구민의 노력과 땀의 결실로 거둬들인 혈세로 지원되는 것인 만큼 이를 세심히 살펴보게 되었고, 여기서 나타난 비정상적인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자. 현재 연수구 관내에 소재한 초·중·고 57개교에 약 20억의 교육경비가 지원되고 있다. 이를 평균적으로 계산하면 한 학교에 3천5백여만원의 교육경비가 지원되는 셈이다.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의 올 한 해 운영비는 약 30억이며, 교육청에서는 연수구에 7억5천만원의 운영비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3천5백만원 대 7억5천만원 한 개 학교에 지원되는 교육경비의 20배를 넘는 규모이며, 이 금액은 연수구 관내 57개교에 지원되는 전체 교육경비의 1/3을 초과하는 막대한 예산이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지원기간이 올해에 끝나지 않고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한 지속적으로 매년 운영비를 지원해야 하며, 2018년부터는 10억 이상의 운영비를 부담해야 하는 데 있다. 영재학교가 소재하는 전국 6대 광역시 중 어느 곳도 기초자치단체에 운영비 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곳이 없다. 이러한 특별한 상황에 대해 우리 연수구는 MOU 체결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건의한 사항이 있었다. 만약 연수구에 계속적인 재정 부담이 되어야 한다면, 전국 단위 학생 선발에서 연수구 학생들에 대한 쿼터입학제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필자는 서울 강남에 비교되는 연수구의 교육수준은 다른 어느 도시와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보다 많은 연수구의 뛰어난 영재들이 세계적 교육 커리큘럼을 갖춘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구민의 혈세로 녹을 먹고 있는 구청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재호 인천 연수구청장

[변평섭 칼럼] 일그러진 골품제

JP(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최근 언론에서 5ㆍ16 군사혁명 때 출동 군인들에게 ‘혁명군’ 이라는 완장을 차게 했더니 혁명과업 수행에 도움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군인’에서 ‘혁명군’이라는 또 하나의 특별한 신분이 탄생한 것이다. 그렇게 하여 새로 군림한 ‘완장’을 그 막강한 위세로 모든 분야에 파고들었다. 그것이 신분사회가 갖는 매커니즘이다. 필자가 얼마 전 인도에서도 가장 현대문명의 교류가 활발한 뭄바이에 갔을 때 있었던 일이다. 우리 일행을 태우고 여러 곳을 돌아다닌 운전기사는 호텔에 도착해서는 일행의 가방을 현관문 앞 까지만 내려주고 쏜살같이 가버렸다. 안내인의 설명은 그가 인도의 카스트 신분제도에서도 ‘불가촉 천민’이기 때문에 호텔에 들어 온 수 없어 그랬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인도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쉬드라 등 4계급이 있지만 실제로는 2천378개나 되는 계급사회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야말로 계급으로 이뤄진 나라. 이중에서도 100여 개 계급은 ‘불가촉 천민’이다. 일반인과 접촉할 수 없는 이름 그대로 천민. 가령 남의 빨래만 해주는 계급의 ‘도비왈라’ 역시 아버지가 빨래꾼이면 아들도 그것을 대물림해야 하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 집단촌을 이루고 있다. 뭄바이에서 제일 큰 빨래터 ‘도비가트’는 5천명 이상의 빨래꾼들이 구정물처럼 더러운 물속에서 빨래를 하는데 그렇게 인간 이하의 환경과 조건 속에서 하루 종일 일하여 버는 돈은 우리 돈 5천원 정도. 지금도 그 깡마른 체구에 움푹 들어간 눈으로 빨래를 하던 그들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안쓰럽다. 물론 인도는 법으로 카스트제를 무효화시켰다.그러나 법은 법일 뿐 아직도 현실은 그 카스트제가 존재한다. 우리 신라도 골품제라는 신분제의 족쇄가 발전을 가로막고 있었다. 신분의 상승을 개인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성골, 진골이 완전한 지배계층을 이루었고 진골 아래 6두품에서는 ‘아찬’까지만 신분상승을 할 수 있었다. 지금의 관직으로 계산하면 사무관 바로 아래, 군대에서는 초급 장교가 아닐까 추리해 본다. 대학자 최치원도 6두품 이어서 중국에 건너가 학문을 닦고 중국 과거시험에도 합격하였지만 신라로 귀국해서는 신분의 벽에 걸려 지배계층에 오르지 못하고 후학을 기르는데 충실했다.최신지, 최승우도 골품제 벽을 넘지 못하자 하나는 왕건에게 또 하나는 견훤에게 넘어가 결국 신라의 운명을 재촉하는 역할을 했다. 지금 우리 사회도 점차 골품제 신분제도가 굳혀가는 것 같다. 지난해 SNS상에서 가장 많이 등장했던 단어 ‘금수저’ ‘흙수저’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노조원 역시 같은 조합원이 아니라 ‘귀족노조원’이 있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당도 주류 비주류가 있다. 직장 마다 ‘정규직’이 있고 ‘비정규직’이 있으며 그 밑에 ‘일웅직’이 있다. 학생들이 빗자루로 교사를 폭행한 찬밥신세 취급을 받는 기간제 교사도 있다. 이들 비정규직은 신라의 골품제처럼 17계층 가운데 ‘아찬’ 까지만 오를 수 있지만 그것도 치열하게 싸워야 하고 대단한 운이 있어야 한다. 새누리당에서도 친박, 비박이 있고 친박은 다시 진박, 가박 등으로 구분되면서 공천을 앞두고 ‘박심(朴心) 마케팅’이 한창이다. 인간이 모여 사는 세상, 신분제도는 어쩔 수 없이 필요하고 그것이 사회조식을 이끄는 불가피한 힘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신분제도가 골품제처럼 폐쇄적이고 개방되지 않는 데서 오는 역기능이다. 비정규직 문제가 그래서 심각한 것이고 ‘귀족 노조원’이 있어서도, ‘흙수저’가 대물림돼서도 안 되는 것이 결국 그 폐단이 사회의 암 덩어리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오늘의 명제다. 변평섭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관피아 뿌리 뽑자” 조건부 명퇴 불허

수원시가 앞으로 공직자들의 조건부 명예퇴직을 원천 불허키로 했다. 그동안 고위직 공직자 중 정년을 2~3년 앞두고 명예퇴직을 신청한 뒤 산하기관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관피아’ 문제를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염태영 수원시장은 최근 간부급 공무원들과의 회의에서 “그동안 인사적체 현상을 해소하겠다며 고위직 공직자의 명예퇴직을 종용한 뒤 보은 차원에서 산하기관장 자리를 줬던 인사 관행을 뿌리뽑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 공무원 정년은 늘리지 못하더라도 조기 퇴직하는 일을 강제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 시장의 이 같은 말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던 4급 이상 고위직 공직자의 조건부 명예퇴직을 원천 불허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시는 국장 또는 구청장 이상 고위직 공무원의 정년이 2~3년이 남았을 경우,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뒤 산하기관장에 임명해 산하기관의 전문성이 결여되고 관피아 문제를 불러일으킨바 있다. 또 산하기관장은 외부 공모를 통해 각 기관에 맞는 전문가를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염 시장은 “산하기관장은 각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외부인 등 개방형으로 공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최근 몇년사이 명퇴한 고위 공직자가 맡고 있는 수원시설관리공단과 수원문화재단, 청소년육성재단 등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방침을 이달 중에 정하고 2월에는 외부 공모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공직자의 정년을 보장하는 한편, 명예퇴직을 통해 산하기관장 자리를 보장하는 인사 행태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라면서 “후배들을 위해, 또는 인생설계를 위해 명예퇴직하는 부문에 대해서는 당연히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영국기자